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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토리4/ 글로벌 스타일(문화일보)3/ 2018년01월 04일 101세 러너·85세 보디빌더 - 12월 21일 1조각이면 2판 먹은셈 초대형 피자에 입이 쩍

상림은내고향 2022. 11. 10. 16:56

글로벌 스토리4/ 글로벌 스타일(문화일보)3/

2018

01 04 101세 러너·85세 보디빌더… “우리 아직 쌩쌩합니다”

  101세의 최고령 스프린터 만 카우르(왼쪽)가 지난해 4월 뉴질랜드에서 열린 월드마스터스게임의 100세 이상 단거리 달리기 부문에 참가, 환하게 웃고 있다. 자신이 딴 메달을 보이며 활짝 웃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86세 마라토너 데어드레이 라르킨(가운데)과 미국의 85세 보디빌더 짐 애링턴(오른쪽). BBC방송·게티이미지 제공

 

세월 이긴 세계 최고령 선수들 

101세 단거리 뛰는 印 카우르  
93
세때 건강 위해 달리기 시작  
4
월 뉴질랜드 대회선 금메달도  

86
세 마라토너 남아공 라르킨  
하프 2시간5분… 젊은이 맞먹어  
65
번 완주… 설탕·카페인 멀리  

세계 최고령 보디빌더 美 애링턴  
어릴적 허약했는데 지금 힘 넘쳐  
60
번 대회나가16번 우승 대기록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목욕을 한다. 이어 옷을 빨고, 차를 끓여 마신다. 기도를 하고 나면 아침 7, 발길은 달리기 연습을 위한 트랙으로 향한다.  

그녀의 이름은 만 카우르, 인도인으로 올해 101세다. 재미를 위한 운동이 아니다. 그녀는 실제로 경쟁력 있는 스프린터다. 2018년 새해가 되면서 건강한 삶을 위해 운동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 꾸준한 운동은 젊음을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젊음을 돌려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새해를 맞아 운동으로 건강과 젊음을 유지하고, 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지구촌 최고령 선수들을 소개한다

101세의 스프린터 만 카우르 = 카우르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최고령 운동 선수다. 많은 사람이 믿을 수 없는 그의 체력에 나이가 실제 101세인지 의심하곤 한다. 나이를 공식적으로 증명해줄 서류 자체도 없다. 스물에 낳았던 첫째 아이가 81세가 됐으니 그녀의 나이가 거짓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BBC는 “지인들은 카우르의 나이를 의심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카우르는 18세에 결혼해 아이를 낳고 평생을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았다. 그러던 중 8년 전인 93세 때 자식들의 권유로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다. 달리기의 매력에 빠진 카우르는 지금까지 세계의 크고 작은 달리기대회에 출전해 약 20개의 메달을 땄다. 지난해 4월 뉴질랜드에서 열린 월드마스터스게임에서도 100m 달리기 부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물론 100세 이상 달리기 부문에서 카우르가 유일한 출전자인 이유도 있다. 그의 100m 주파기록은 74. 이날 그는 자신의 이전 기록 81초를 7초나 단축했다. 카우르는 “단백질 중심의 식단을 통해 근육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2018년 올해는 9월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리는 월드마스터스챔피언십에 출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금도 기록단축을 위해 트랙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86세 마라토너 데어드레이 라르킨 =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사는 데어드레이 라르킨은 마라톤을 시작하기 전까진 은퇴한 피아니스트에 지나지 않았다. 그녀는 선천적인 척추 기형으로 태어나 39세에 척추유합수술을 받을 만큼 건강이 좋지 않았다 

라르킨은 “어렸을 때는 피아노 학원에 늦어 학교에서 급하게 뛰어갈 때만 달리기를 해봤다”며 웃었다. 69세 때는 골다공증을 진단받기도 했다. 은퇴 후 무료한 삶을 보내던 라르킨은 아들의 권유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때 나이가 78세 때였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세 번씩 달리기 연습을 하다가 이내 마라톤에 도전했다. 한 번 두 번 마라톤 경기에 출전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65차례나 완주했다. 지난해에는 하프마라톤에서 젊은이들의 기록에 버금가는 2시간 5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는 85세 이상 선수들이 출전하는 마라톤 경기 역사상 가장 빠른 기록이라고 BBC는 보도했다

 

라르킨은 “나는 늘 설탕과 소금, 밀가루, 카페인을 멀리한다”며 “나이가 들면 들수록 게을러지는 경향이 있기에 육체적 운동을 하는 것이 건강 유지에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85세의 보디빌더 짐 애링턴 = 여성들이 선전하는 고령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85세의 남성 보디빌더 짐 애링턴은 눈길을 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애링턴은 2018년 세계 최고령 보디빌더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그는 어린 시절 15야드( 13m)를 뛰면 꼭 한 번은 쉬어줘야 할 만큼 타고난 체력이 약했다. 자신의 신체적 허약함을 보완하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운동을 했던 그는 ‘아들의 아들의 아들이’ 태어나서 증조할아버지가 될 때까지도 보디빌더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머슬 비치’ 등의 아마추어 보디빌딩대회를 비롯해 ‘피츠버그 프로 마스터스 챔피언’ 프로 대회 출전 등 모두 60번의 대회에 참가해 16번 우승했다

여전히 청춘인 그의 도전은 최근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웹진인 피플에 소개됐다. 애링턴은 “요즘도 일주일에 2~3, 한 번에 1시간 이상씩 꾸준히 운동을 한다”며 “최근 70세 이상 보디빌딩 종목에 출전하면 출전자가 나뿐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01 12일 누구나 처음인 죽음… 따뜻한 장례 도와드립니다

  한 유가족이 직접 관을 들고 묘지로 향하고 있다. 포피 퓨너럴 홈페이지 캡처

 

유럽, 합리적이고 뜻깊은 장례식 확산 

관·영구차뿐인 간단 장례식  
의례없는 ‘No 장례식’도 인기  
고요한 죽음 돕는 영혼 조산사  
포자 심긴 ‘버섯 수의’도 등장
 

새로운 장례 서비스가 유럽의 죽음 문화를 바꿔가고 있다. 거대 장례업체들의 비효율적이고 천편일률적이며 높은 비용을 요구하는 장례 서비스에 맞선 이들은 “누구나 처음이며 황망히 맞이할 수밖에 없는 죽음의 특성을 이용하지 말라”고 외친다 

8
일 영국 가디언은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유언장을 작성하게 해주고 ‘패키지 서비스’가 아닌 단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등을 소개, 이들이 합리적이고 개인 맞춤형인 새로운 장례 문화를 이끌어간다고 보도했다 

‘페어윌(Fairwill)’은 온라인으로 유언장을 대리 작성해주는 웹사이트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유언장 작성에 필요한 정보들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유언장이 완성된다. 보통 변호사의 조언을 얻어 유언장을 작성하는 경우 평균 6주 정도가 소요되고 300800파운드( 43만∼116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데 반해 이 웹사이트를 통하면 50파운드( 7만 원) 30분 만에 완성된 유언장을 받아볼 수 있다. 페어윌의 공동창업자인 댄 개릿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많이 들었다. 일부 변호사는 우리에게 독설을 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나와 같은 보통 사람 중 얼마나 많은 이가 유언장을 쓰는 데 변호사의 조언이 필요할 만큼 재정 상황 등이 복잡한가. 내 생각에 오로지 2% 정도만이 변호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족끼리 소박한 장례식을 치르며 고인을 추모하는 유가족의 모습. 포피 퓨너럴 홈페이지 캡처

 

장례 서비스 가격 비교 웹사이트인 ‘어바웃더퓨너럴(Aboutthefuneral)’의 창업자인 킴 버드는 “많은 거대 장례 업체는 패키지 서비스만 제공하며, 단품 서비스들의 가격을 웹사이트에 공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슬픔에 빠진 유가족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다”고 말했다. 죽음에 따른 슬픔을 거대 장례 업체들이 이용하고 있다는 우회적 비판이다

‘포피 퓨너럴(Poppys Funerals)’의 창업자 포피 마댈은 거대 장례 업체들의 산업화된 장례 절차를 언급하며 “죽음이 컨베이어 벨트식 산업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 개인을 사람으로 대우하는 것, 두려움은 줄이고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장례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러려면 한 사람이 죽음과 만난 그 순간부터 전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포피 퓨너럴이 제공하는 것은 관과 영구차뿐이다. 고객들은 제공된 관과 영구차로 간단하게 장례식을 치른다. 이 ‘간단 장례식’ 서비스에 이어 최근엔 아예 아무런 의식도 치르지 않는 ‘노(No) 장례식’ 서비스도 인기다. ‘간단 장례식’ 서비스를 이용하면, 보통의 장례식을 치를 때에 비해 2500파운드 정도를 아낄 수 있다

 

  ‘버섯 수의’에서 버섯이 자란 후의 모습 상상도. 데일리메일온라인 제공

 

영혼 조산사’로 번역될 수 있는 ‘솔 미드와이프(soul midwife)’ 역시 최근 변화하는 유럽의 죽음 문화를 보여준다. 영혼 조산사는 죽어가는 사람들을 부드럽고 고요한 죽음으로 인도하고 지원하는 비의학적 동반자로 정의되며 가정, 병원 또는 호스피스 등에서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영국의 첫 번째 영혼 조산사인 펄리시티 워너는 “우리 중 대부분은 집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와중에 고통 없이 자유롭게 죽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우리 중 많은 사람이 실제로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며 “영혼 조산사는 위엄 있고 평화로우며 신성한 죽음으로 이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또 죽음 이후 각자가 지구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하기 시작했다. 주검을 화장한 뒤 뼛가루를 나무뿌리에 묻는 수목장은 자연 친화적 장례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최근엔 ‘버섯 수의’까지 개발돼 이슈가 되고 있다

버섯 수의에는 버섯 포자가 심겨 있어 주검에 버섯 수의를 입히면 일정 시간 후 주검의 영양분을 토대로 버섯이 자라난다. 주검은 수의 속에서 자연 분해된다
박세희 기자 saysay@

 

01 25일 阿, 아메리카産 거염벌레나방 애벌레 공포

 

사하라 이남 옥수수 농가 비상
엄청난 먹성…3500만㏊ 피해
생산량 절반 이상 손실 우려

아메리카 대륙에서 유입된 외래종 가을 거염벌레(fall armyworm) 나방이 사하라 사막 아래 아프리카 대륙의 농부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25
일 영국 이코노미스트 잡지에 따르면 가을 거염벌레 나방 애벌레(사진)는 엄청난 먹성을 자랑하며 사하라 사막 아래 아프리카인 2억 명의 주식인 옥수수(maize)를 갉아먹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아프리카에는 주로 소규모 자작농 소유인 3500만㏊(35만㎢) 규모의 옥수수 경작지가 있는데 대부분 가을 거염벌레 나방 애벌레 피해를 당했거나 피해를 보기 직전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을 거염벌레 나방 애벌레에 대한 방역 작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 해충은 전체 아프리카 옥수수 생산량의 20%가량을 먹어치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2개국에 있는 농업 관련 연구기관인 국제농업생명과학센터(CABI)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탄자니아 등 옥수수 생산 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전체 옥수수 생산의 절반 이상을 잃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을 거염벌레 나방 애벌레는 아메리카 대륙에서도 수백 년간 이미 명성을 날렸다. 이 해충은 총 80종 이상의 곡물을 먹잇감으로 삼고 있으며 왕성한 번식력을 자랑한다. 나방 성충이 된 뒤 밤에 최대 100㎞를 날아다니며 알을 퍼뜨리고 있다. 성충으로 존재하는 10일 동안 가을 거염벌레 나방 암컷 한 마리는 약 1000개의 알을 낳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메리카 대륙 농부들은 가을 거염벌레 나방 애벌레에 강한 유전자 조작 농산물(GMO)과 개선된 살충제 덕분에 이제는 더 이상 이 해충의 피해를 보지 않고 있다. 가을 거염벌레 나방 애벌레가 아프리카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16 1월 나이지리아에서다. 이코노미스트는 선박에 의해 옮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후 순식간에 사하라 사막 아래 아프리카 전역으로 퍼져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43개국에서 피해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더욱이 아프리카 지역 농부들은 자신의 소규모 경작지에서 과거 방식대로 농사를 짓다 보니 피해 규모가 더 커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부가 살충제를 사용하지만 약효가 정밀하지 않은 탓에 곡물까지 죽이는 사례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FAO에선 아메리카 농부들의 전통적 해충 퇴치법을 권유하고 있다. 곡물을 섞어 심으면 가을 거염벌레 나방 애벌레로 인한 피해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천적을 늘리거나 수고스럽지만 일일이 손으로 알을 제거해 주는 방식도 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01 25일 이젠 ‘자가 비행車’ 시대… 플라잉 카 세계 최초 시판

  오는 4월 시판되는 세계 최초 플라잉 카 ‘스위치블레이드’가 상공을 가로지르는 모습. 샘슨모터스 홈페이지 캡처

 

 

- 오는 4월 플라잉 카 ‘스위치블레이드’ 세계 최초 시판 

주행시속 201, 비행땐 305 
이륙 335m- 착륙 488m 활주로 
2
인 스포츠카 1 13000만원 

수직이착륙 스카이택시도 눈앞 
시티에어버스“5년이내 서비스”
 

그리스 신화 속 이카루스는 날개를 달고 태양에 가까이 가다 뜨거운 열기에 날개를 지탱하던 밀랍이 녹아 추락했다. 이는 인간의 오만함에 대한 경고일까 아니면 인류의 하늘 정복에 대한 예언일까.

 

“새처럼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싶다”는 것은 인류의 오랜 소망이다. 라이트 형제가 처음으로 동력비행기 조종에 성공하고 115년이 지난 지금, 인류는 마침내 이 오랜 꿈에 한 발짝 다가서고 있다. 하늘을 정복하기 위한 새로운 혁명이 시작됐다 

 

 

 

인류는 언제나 비행을 꿈꿔왔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15세기에 헬리콥터의 원조 격인 나선형 비행기를 만들었고 라이트 형제는 1903년 동력비행기 조종에 성공했다. 1940년대 제트엔진의 발명과 뒤이은 터보팬 엔진의 도입, 항공기의 효율적 생산이 이뤄지면서 인류의 비행은 일상이 됐다. 하지만 비행의 편의성과 더 빠른 속도에 대한 인류의 목마름은 여전하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인 ‘플라잉 카(flying car)’는 인류 비행 모델에 있어 궁극적 자유의 상징으로 남아 있었다. 이 상징은 이제 현실이 될 전망이다

 

25일 오토카 등 외신들에 따르면 오는 4월 세계 최초로 하늘을 나는 자동차, 이른바 플라잉 카의 시판이 시작된다.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 샘슨모터스는 4월 ‘스위치블레이드(Switchblade)’라는 이름의 플라잉 카 판매를 시작한다. 스위치블레이드는 말 그대로 땅 위를 달릴 수도, 하늘을 날 수도 있는 2인승 스포츠카로, 비행 모드로 전환하면 차량 아래에서 칼날처럼 생긴 날개 2개가 펴지고 차 뒤쪽 꼬리날개가 길게 연장돼 13000피트까지 비행이 가능하다. 스위치블레이드의 최고 주행속도는 시속 201㎞이고 최고 비행속도는 시속 305㎞다. 수직으로 이착륙하는 것이 아닌 활주로를 주행하다가 비행하는 방식이어서 이륙 시 335m, 착륙 시 488m의 활주로가 필요하다. 스위치블레이드는 12만 달러( 13000만 원)에 판매된다

수직으로 이착륙하는 무인 ‘스카이 택시’도 조만간 우리의 일상생활로 들어올 전망이다. 수직 이착륙은 활주로가 필요하지 않아 좁은 도심에서의 항공을 보다 자유롭게 한다. 유럽의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의 프로젝트팀인 시티에어버스의 마리우스 베베셀은 “스카이 택시가 5년 이내에 세계 대도시와 주요 공항들을 승객을 태운 채 오갈 것”이라며 “스카이 택시 예약은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예약하는 것만큼 쉬울 것이다. 이는 도시의 이동 체제를 송두리째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의 볼로콥터(Volocopter·왼쪽 사진) 역시 수직 이착륙 기술을 활용한 전기 스카이 택시를 목표로 한다. 볼로콥터는 이미 지난해 9월 두바이에서 드론과 헬리콥터를 결합한 ‘볼로콥터’의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5년 이내 상용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볼로콥터 대표인 플로리안 로이터는 “스카이 택시를 타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비행의 민주화를 꿈꾼다”고 말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02 01 5m 수도관이 집? 홍콩 ‘깡통 주택’ 뜬다

 

- 집값 세계 1위 악명… ‘캔하우스’ 대안으로 급부상 

1
1600만원… 月 임대 41만원 
운송 간편하고 쌓아올릴 수 있어 
고가 아래·옥상에도 설치 가능 
스마트폰 연동으로 원격 조종도 

길이 5m, 지름 2.1m 캔 안에 사람이 산다 

 

비싼 집값으로 유명한 홍콩에서 이른바 ‘캔 하우스(can house)’가 주거 문제 해결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CNN은 콘크리트 수도관으로 만든 캔 모양의 초소형 주택을 소개하며 홍콩 주거 문제의 답이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의 한 고가도로 밑에 설치된 캔 하우스의 모습. 소파로도 활용 가능한 접이식 침대와 냉장고,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12인이 살기에 적합하게 설계됐다. 제임스 로 사이버텍스처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12월 열린 ‘홍콩 디자인 인스파이어’ 박람회에 소개된 캔 하우스는 홍콩 소재 건축회사 ‘제임스 로 사이버텍스처’가 내놓은 것으로, 콘크리트 수도관 안에 각종 편의시설을 구비해 사람이 살 수 있도록 한 초소형 주택이다. 수도관의 길이는 5m, 지름은 2.1m이며 바닥면적은 911( 3) 정도다. 접이식 침대와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이 갖춰져 있고 샤워실과 화장실도 있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집의 불을 켜고 끄는 등 원격조종도 가능하다. 제임스 로 사이버텍스처 대표는 “건설 현장에 콘크리트 수도관들이 널려 있어 무심코 들어갔다가 그 안이 무척 넓다는 것을 알았다”며 “그때 이 수도관 안에 편의시설이 갖춰지면 사람이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아이디어가 현실화되는 데는 약 한 달이 소요됐다. 로 대표는 “무엇보다 비용이 매우 적은 데다 모든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고 쾌적해 높은 집값에 지친 홍콩의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캔 하우스 한 채의 가격은 15350달러( 1600만 원) 정도이며, 한 달에 383달러( 41만 원) 정도에 임대될 예정이다. “수도관이 저렴해 낮은 비용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로 대표는 설명했다. 캔하우스는 또 차지하는 면적이 좁고 운송이 간편하며 다른 캔하우스와 함께 쌓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빌딩과 빌딩 사이 작은 공간에 연결 부품 없이 여러 채를 쌓아둘 수도 있고, 고가도로 아래나 건물 옥상에도 설치할 수 있다. 캔하우스의 무게는 20t 정도로 이동도 간편하다. 로 대표는 “특히 주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관 주택 등을 전전하는 젊은이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해 그들의 성공적인 사회 진출을 돕고 싶다”며 “전 세계 판자촌 등 빈민가들을 재개발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콩의 집값은 나날이 치솟고 있으며 소득 대비 집값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시 1위를 8년 연속 차지하고 있다. 홍콩의 평균 주택가격은 한 채당 180만 달러( 193000만 원)에 달한다. 지난해 새로 지어진 17( 5) 규모의 한 아파트는 21만 달러( 22500만 원) 정도에 거래됐다. 홍콩의 주택난을 상징·대표하는 것으로 ‘관 주택’(coffin home)이 있다. 말 그대로 관처럼 간신히 몸 하나 눕힐 공간이 집의 전부인 곳이다. 홍콩의 사진작가 베니 람이 관 주택에 사는 빈민들의 삶을 담은 사진을 공개해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주거 문제가 심각해지자 홍콩 정부는 심지어 지하 동굴까지 개발해 지상 거주지를 확보하는 이른바 ‘동굴 건설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연구에 들어갔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02 08 13억 중국인이 먹으면 가격 뛴다… 세계 식품시장 ‘쥐락펴락’

 

열대과일 아보카도 인기 끌자 
멕시코 가격 사상최고가 경신 

뉴질랜드 키위·태국 두리안 등 
작년 10개월간 韓의 5배 수입
 

13억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은 전 세계 수입 과일 시장의 ‘블랙홀’로 불린다. 그만큼 다양한 과일을 많이 수입하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인이 어떤 과일을 먹기 시작하면 바로 가격이 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식품 가격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전국농업무역센터가 내놓은 2017 1~10월 과일 수입·수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개월간 중국의 과일 수입량은 총 3675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과일 수입액은 476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4% 늘었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 과일 수입량이 75t인 것을 감안하면 중국의 과일 수입 규모가 우리의 5배 정도쯤 되는 셈이다.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은 수입 과일은 신선 포도로 지난해 1~10 55000만 달러어치, 222000t이 수입됐다. 2위는 체리로 55000만 달러, 78000t이 들어왔다. 3위는 신선 두리안으로 53000만 달러, 215000t이 수입됐다. 특히 지난해 칠레산 체리가 대량으로 수입돼 1년 전체로는 체리가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과일 수출량은 지난해 1~10 2569000t으로 전년과 비슷했으며, 금액으로는 353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6% 감소했다. 중국이 가장 많이 수출하는 과일은 사과, 포도, 배 등의 순이었다. 중국 유명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京東)닷컴이 지난해 5월 내놓은 빅데이터 수치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과일 1위는 바나나였으며, 오렌지와 망고 등 열대 과일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중국 온라인 시장에서 뉴질랜드산 키위, 태국산 두리안, 칠레산 체리, 베트남산 망고와 자몽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키위가 인기를 모으면서 2016년 상하이(上海) 항구로 입경한 뉴질랜드산 키위는 약 53000t으로 전년 대비 8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경제력과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건강에 좋은 프리미엄 과일을 선호하는 경향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 내에서 열대 과일인 아보카도가 인기를 끌면서 멕시코에서 아보카도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중국의 아보카도 수입량은 2016 25000t으로, 불과 4년 만에 160배로 증가했다. 중국 KFC 매장에서 한정 메뉴로 내놓은 아보카도 치킨버거와 과카몰레 랩 제품이 3주 프로모션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소진되기도 했다. 베트남산 자몽도 중국 수요 덕에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이에 베트남 메콩 지역의 자몽 농가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녹색 자몽에 열광하는 중국인들은 다른 나라보다 높은 가격에 자몽을 수입하고 있다고 한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02 08일 불치병 걸린 바나나… 10년내 지구에서 사라지나

 

- 아시아 넘어 아프리카도 ‘新파나마병’에 멸종 위기 

곰팡이 감염돼 枯死 ‘바나나癌’ 
필리핀 노동자가 阿 감염시켜 
1400
㏊ 농장이 100㏊만 남아 

확산 막을 농약조차 못 만들어 
저항력 강한 품종 개발 못하면 
10
년내 食用바나나 못 볼 수도
 

 

세계적으로 흔한 과일 중 하나인 바나나가 멸종을 앞두고 있다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을지 모르지만 가짜뉴스가 아니다. 바나나를 썩게 만드는 ‘파나마병’이 아시아를 넘어 아프리카 대륙으로 확산되면서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바나나의 위기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5060년 전에도 파나마병이 창궐하면서 먹는 바나나 품종이 멸종을 맞았다. 일부 전문가는 앞으로 바나나는 ‘멸종위기 생물구역’에서 볼 수 있을 것이며, 2030년에 가면 멸종 과일로 분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나나의 암 ‘파나마병’ 

지난 1일 아프리카 최대 바나나 산지 중 한 곳인 모잠비크의 마타누스카 바나나 플랜테이션 농장 입구. 이곳에서는 반도체 공장에서 집진실을 통과하듯 바나나 농장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신발을 벗고 소독약에 손과 발을 담그는 풍경이 이제 일상이 됐다. 자동차들도 파나마병 확산을 막기 위한 소독약을 뒤집어써야 한다. 5년 전 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파나마병이 발병한 뒤로는 지금도 바나나의 건강을 위해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영국 공영 BBC방송은 최근 “지금 아프리카는 바나나의 멸종을 막기 위한 대규모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나마병은 1903년 중남미 파나마에서 처음 발병되면서 이름이 붙었다. 바나나 나무 뿌리가 곰팡이 병원체에 감염되면서 잎과 뿌리가 갈색으로 변한 후 말라죽게 된다. 이 병은 한 번 감염되면 회복할 수 없고 빠른 속도로 다른 나무에 전염되면서 ‘바나나의 암’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병이 발생한 지 10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 병의 확산을 막기 위한 농약조차 개발되지 못했다

파나마병은 이미 1960년대 우리가 가장 많이 먹었던 ‘그로 미셸(Gros Michel)’ 바나나를 멸종시킨 바 있다. 바나나는 400여 가지의 다양한 품종이 있지만 그때까지 먹는 바나나는 그로 미셸 하나뿐이었다. 그런데 파나마에서 발병한 이 곰팡이균이 세계로 퍼지면서 그로 미셸의 95%가 멸종하고 재배가 대규모로 중단됐다. 바나나 업계는 대만에서 재배되던 ‘캐번디시(Cavendish)’ 품종이 파나마병에 저항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 대량재배에 나서면서 현재 우리가 소비하는 바나나가 됐다. 캐번디시는 그로 미셸보다 맛도 없고 껍질도 두껍지만, 파나마병에 저항력을 가진 유일한 품종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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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파나마병(TR4)의 발병 

세계는 바나나를 멸종에서 구한 줄 알았다. 캐번디시의 확산으로 바나나 소비가 늘면서 많은 국가 정부들에서 바나나의 대규모 재배를 지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기존 파나마병의 변종인 ‘신파나마병(TR4)’이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해 태국 등 아시아로 급속히 다시 퍼져 나갔다. 필리핀 민다나오섬에서는 신파나마병으로 바나나 나무의 5분의 1이 감염돼 생산량이 20%가량 감소했다. 2015년에는 오스트레일리아까지 곰팡이균이 확산하면서 일부 바나나 농장이 격리 조치되기도 했다.

현재 아프리카의 바나나 농장을 잠식하고 있는 신파나마병은 필리핀에서 온 두 명의 이주노동자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서울 여의도 면적의 두 배 남짓 되는 1400㏊에 달했던 마타누스카 바나나 플랜테이션 농장은 100ha로 줄어들었다. 전체 직원의 3분의 2에 달하는 2700명의 노동자가 해고됐다. 특히 아프리카에는 바나나 재배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고, 바나나를 주식으로 하는 국가가 많아 신파나마병으로 인한 피해가 다른 대륙보다 극심한 상황이다. 모잠비크의 이웃 국가인 탄자니아도 경제생활의 많은 부분을 바나나 재배에 의존하고 있으며, 우간다 및 콩고 국민은 바나나에서 생활에 필요한 영양분의 35%를 섭취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바나나의 멸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재배 품종을 다양화함으로써 파나마병에 저항력을 가진 품종을 개발하는 것뿐이다

파나마병을 잡기 위한 농약 개발에도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바나나 업계에서는 “새 품종 개발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5~10년 후에는 전 세계의 식탁에서 바나나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바나나 농장의 경영에는 대규모 산림 파괴가 수반된다. 자연 생태계의 단순화가 새로운 질병의 역습을 주기별로 불러오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바나나의 멸종을 막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노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세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02 22 18, 24, 70, 80층… 고층 나무 빌딩 솟는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목조 고층 건물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시카고 리버 비치 타워 조감도

 

  세계의 대표적인 목조 고층 건물들. 왼쪽부터 오는 2041년 완공 예정인 일본 스미토모린교의 W350 프로젝트 조감도, 지난해 완공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의 목조 기숙사, 올해 하반기 완공 예정인 오스트리아 빈의 호호 타워 조감도.

각국 친환경 목조 건축 경쟁 
도쿄에 350m 목조건물 계획  
불에 강한 특수 목재 개발중  

시카고선 80층짜리 건설키로  
오스트리아 올해 24층 완공  
現 최고층은 캐나다의 18
 

나무로 지은 고층 건물들이 전 세계적으로 쭉쭉 올라가고 있다. 19세기 중반만 해도 목재는 건축자재로 널리 사용됐지만 이후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건물 고층화 추세가 정착되면서 고층 건물 건축에는 철근 콘크리트 기법을 활용한 건물이 대세가 됐다. 하지만 21세기 들어서면서 나무로 만든 고층 건물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화재에 취약하고 철근 콘크리트 건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튼튼하지 않은 기존 목조 건물의 기술적 문제가 보완된 데다 목재의 친환경적 우수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무는 대표적인 친환경 건축 자재로 알려져 있다. 또 목재는 생육 과정을 통해 다량의 온실가스를 저장하게 되는데 같은 논리로 목재를 건축 자재로 쓰면 탄소를 오랜 기간 저장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서 목재 제품의 온실가스 배출저감 효과가 크게 부각되기도 했다. 

일본 최대 목조 주택 건축회사인 스미토모린교(住友林業) 2041년까지 도쿄(東京) 한복판인 지요다(代田)구 마루노우치(丸の內) 350m 높이 70층짜리 나무로 만든 빌딩을 세우겠다고 최근 밝혀 화제를 모았다. 일본에서 7층 이상 목조 빌딩 건축 계획은 처음이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보도했다. 스미토모린교는 2041년 창업 350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에 ‘W350’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회사 계획에 따르면 이 목조 건물에는 목재 90%, 철강 10%가 사용된다. 지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건물 외벽은 목재와 철재를 함께 사용하고 건물 내부 벽면이나 천장, 바닥은 모두 나무를 쓰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불에 잘 타지 않는 특수 목재를 개발하고 있다. 화재를 막고 도심 경관을 살리기 위해 빌딩 발코니에는 불에 잘 타지 않는 동백나무를 심고 건물 내부 곳곳에 물이 흘러내리도록 할 예정이다. 건축 면적은 6500, 사용 목재량만 185000㎥에 달한다. 건물에는 호텔, 상업시설, 주거공간이 함께 들어가게 된다. 건설 비용은 소재 개발비를 포함, 6000억 엔( 6조 원) 정도로 똑같은 규모의 철근 콘크리트 건물 건설비의 2배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미토모린교의 W350 프로젝트에는 구조용 집성판(CLT)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CLT는 목재를 수평으로 접합해 판을 만들고 이를 가로·세로 방향으로 결합해 휨에 대한 강성을 지니도록 한 공학용 목재로 콘크리트 슬래브(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상판) 역할을 한다.

지난해 완공된 캐나다 밴쿠버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UBC) 기숙사 ‘브록 커먼 톨우드 하우스’ 목조 고층 건물에도 CLT가 사용됐다. 건물 중심에는 엘리베이터 설치를 위해 철근 콘크리트가 사용됐다. 18층 높이(53m)로 현존 세계 최고(最高)의 목조 고층 건물이다. 하지만 순위는 곧 바뀔 전망이다. 현재 오스트리아 빈에서 높이 84m, 24층 ‘호호 타워’가 올해 하반기 완공 예정으로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호호 타워의 목재 비율은 76%. 통상 10층 이상의 건물을 고층 건물이라고 할 때 목조 고층 건물 순위는 거의 매년 바뀌다시피 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더 트리 베르겐’(49m), 영국 ‘달스턴 레인 런던’(33m), 영국 ‘더 큐브’(33m), 호주 ‘포르테’(32m) 등이 대표적인 목조 고층 건물들이다.

이러한 목조 고층 건물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건축설계회사 처킨스 플러스윌과 영국 케임브리지대는 시카고에 80층짜리 목조 고층 건물 ‘리버 비치 타워’를 건설할 계획인데 스미토모린교 W350 프로젝트와의 경쟁이 볼 만할 것으로 보인다. 목조 고층 건물 건축 경쟁에 한국은 아직 명함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CLT 등을 활용, 4층짜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유전자원부 종합연구동을 시험적으로 건설했을 뿐이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03 08일 뒤집고 식히고… 美 ‘햄버거 패티 굽는 AI로봇’ 등장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위치한 패스트푸드 체인점 캘리버거에서 인공지능(AI) 로봇 ‘플리피’가 조리사 옆에서 햄버거 패티를 굽고 있다. 미소로보틱스 제공

 

캘리버거, 로봇 ‘플리피’ 도입  
셰프 도와 매일 2000개 만들어  
센서바 통해 온도·형태 등 인식  
내년 50개 매장으로 확대 예정
 

고급 레스토랑의 셰프가 로봇에게 고기의 굽기 정도를 지시하는 날이 머지않았다

미 지상파 CBS 방송은 6일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위치한 패스트푸드 체인점 ‘캘리버거’에서 일하고 있는 ‘플리피’라는 이름의 인공지능(AI) 로봇을 소개했다. 플리피는 요리사가 적절한 양념을 한 패티를 넘겨주면, 이를 철판에 올려놓고 타지 않게 뒤집어 가며 패티를 구워낸다. 패티가 적절하게 익으면 이를 꺼내 식히고, 요리사가 이 패티를 다시 넘겨받아 빵 사이에 넣고 햄버거를 만든다. 이렇게 플리피가 요리사를 도와 하루에 만들어내는 햄버거의 양은 2000개가 넘는다.

플리피 본체의 가장 상단에는 주변 사물을 인식하기 위한 센서바가 탑재됐다. 이 센서바가 3D로 대상의 모양을 보면서 온도와 형태를 탐지해 햄버거 패티가 날것인지 어느 정도로 구워졌는지를 구분한다. 또 햄버거 빵이 위쪽인지 아래쪽인지 등도 확인할 수 있다 

미소로보틱스 관계자는 “앞으로 기술 개발을 통해 플리피가 채소를 썰어서 빵에 올리거나, 접시에 음식을 담아내는 역할까지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식당의 셰프가 주방보조가 아닌 플리피에게 명령을 내릴 날이 오는 것이다 

이처럼 AI를 이용한 노동력 대체 속도가 빨라지면서 노동시장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CB인사이츠에 따르면, 400만 명 이상의 요리사 및 점원, 식당 직원이 AI 때문에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미소로보틱스가 개발한 이 플리피의 가격은 모양과 기능에 따라 약 6000달러( 642만 원)에서 1만 달러 수준이다. 직원 한 명의 23개월치 월급이면 10년 넘게 패티를 구워낼 플리피를 설치할 수 있다. 설치도 5분이면 뚝딱이다. 캘리버거는 내년 말까지 50여 개 매장에 플리피를 도입해 햄버거를 만드는 데 이용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술 업체인 아마존은 미 워싱턴주 시애틀에 AI를 이용한 무인 계산 편의점 ‘아마존 고’ 매장을 열었다

‘아마존 고’에서는 고객이 아마존 모바일 앱 계정의 QR코드를 스캔하고 진열대에서 상품을 선택하면, 상품이 자동으로 인식돼 앱 카트에 담긴다. 물건을 다시 내려놓으면 앱 카트에서 자동으로 제거된다. 별도의 계산대 없이 출구로 나오면 고객이 모바일 앱에 등록한 신용카드로 자동 결제된다. 더 이상 캐셔가 소비자의 물건을 일일이 계산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 온 것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데이비드 지토 미소로보틱스 공동 창립자는 “우리의 목표는 인간의 노동환경을 더욱 쾌적하게 하는 것이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03 08일 “2030년엔 老化 피할 수 있을 것… 부자들만”

  25세가 되면 노화가 멈추고 모든 비용이 시간으로 계산되는 미래 시대 이야기를 다룬 영화 ‘인타임’의 한 장면. 또래로 보이는 세 여성은 영화 속에서 왼쪽부터 각각 할머니, 어머니, 딸인 3대 모녀다.

 

세계 거부들 ‘생명연장 기술 투자’ 러시 

오라클 설립자 5억달러 투자  
구글 창업자들 7억달러 쏟아  
죽음해결 회사 직접 세우기도  

미래학자 “앞으로 10~12년뒤  
인류 ‘장수탈출 속도’에 도달”  

기술 급속 발전… 비용 부담 커  
부유층에게만 기회 돌아갈 듯
 

“소개하겠네. 이쪽은 나의 부인이고 이쪽은 나의 딸, 그리고 이쪽은 우리 장모님이야.” 

영화 ‘인타임’에선 누구나 25세가 되면 노화가 멈추는 세상이 그려진다. 부인과 딸, 장모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신체적 나이가 똑같아진 건 이 때문이다. 생명공학 기술의 발달로 영생의 시간을 버는 세상, 영화 속 이야기가 이제 곧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다. 

전 세계 거부들의 돈이 생명 연장 기술 개발로 몰려들고 있다. 7일 독일 도이체벨레(DW) 등에 따르면 X프라이즈 재단의 피터 디아맨디스 회장은 최근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 분야의 선구자로 알려진 로버트 하리리 박사와 함께 미국 실리콘밸리에 ‘셀룰래리티(Celularity)’라는 이름의 새로운 회사를 공동 창립했다. 셀룰래리티는 태반 줄기세포 보관, 줄기세포 기반 치료법 개발, 암 치료, 면역 증진 등을 망라하고 있지만 주요 목표는 생명 연장이다.  

셀룰래리티는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줄기세포로 우리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면서 “노인들에게도 최대한의 이동성과 인지력, 아름다움을 제공해 100세를 60세처럼 만들 것이다. 셀룰래리티가 생명 연장 혁명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셀룰래리티는 셀진,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 코퍼레이션, 소렌토 테라퓨틱스 등 생명공학 기업들을 비롯한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2억5000만 달러(약 2700억 원)의 자금을 투자받아 탄생했다. 

 

  포렉스파이낸스뉴스 캡처

 

셀룰래리티는 최근의 한 사례에 불과하다. 부유한 기술 낙관주의자들은 불멸을 가져올 생명공학 기업에 수년간 수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해오고 있다 

오라클의 설립자인 래리 엘리슨, 구글의 공동 창립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아마존 설립자인 제프 베이조스, 팰런티어 테크놀로지 회장인 피터 틸 등이 그 예다. 래리 엘리슨은 캘리포니아 대학 내 연구소 설립 자금 2억 달러( 2100억 원)를 포함해 엘리슨 의료재단 설립 투자 비용 등 최소 5억 달러(5300억 원)를 생명 연장 연구에 쏟아부었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죽음 해결을 목표로 하는 회사 ‘칼리코’를 세우고 75000만 달러( 8000억 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피터 틸 역시 유니티 바이오테크놀로지라는 신생 기업에 수억 달러를 지원했다 

이들의 지원에 힘입어 생명연장을 위한 공학 기술의 발전은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앞으로 1012년이면 인류는 ‘장수 탈출 속도’를 달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장수 탈출 속도’(Longevity escape velocity)란 우주선이 지구 중력을 벗어날 때 운동에너지와 중력위치에너지의 합이 0이 되는 약 11.186㎞/s의 지구 탈출속도에 빗댄 표현으로, 노화 현상이 매년 1년씩 지연돼 평균 수명 역시 1년씩 증가하는 효과를 얻게 되는 기술 수준을 의미한다. 셀룰래리티의 디아맨디스 회장도 “오는 2030년이면 인류, 특히 부유한 사람들은 노화를 회피할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유한 사람들로 ‘장수 탈출’의 수혜자를 한정한 것은 생명 의학에 많은 비용이 드는 점을 감안할 때 장수 탈출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지는 경우 해당 업계에 투자해온 부유층에게 그 기회가 먼저 돌아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부유층의 영생이 가능해진다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수만 명이 수백 년 동안 살면 나타나게 될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와 죽지 않는 부유한 귀족 계급의 출현으로 더 심해질 부의 양극화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등이다. DW는 “장수 탈출이 실현 가능한 것으로 판명되면 이 두 가지 질문 역시 수십 년 내에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영화 ‘인타임’에서도 누구나 영생을 누리는 것은 아니었다. 모든 비용은 시간으로 계산돼 수백 년의 시간을 가진 부자들은 그만큼의 생을 누리지만 1년 이하의 시간을 가진 빈민들은 자신이 가진 시간이 ‘0’이 되는 그때 죽음을 맞는다. 영화 속 주인공은 홍길동이 돼 ‘시간 은행’을 털어 빈민들에게 시간을 나눠주지만, 그 역시 영화 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03 16일 원광석 1t 캐면 金 10g… 폐가전 1t 녹이면 金 1

 

노다지 찾아 도시로 가는 시대
유망산업으로 뜬 ‘도시광산’

‘어반 마이너’ 도심서 金 추출 
휴대전화 100만대 재활용 땐 
원광석 캐는 에너지의 10% 
24㎏ 銀 250㎏ 등 뽑아내 
채굴·판매지 같아 운송비 절감 

작년 지구촌 폐가전 7000
폐기물 계속 늘어 자원 무한대  
美·英·加 등 앞다퉈 뛰어들어  
“광업서 150년만에 이룬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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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 중반 184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강에서 금이 발견되면서 골드러시 열풍이 미 전역을 뒤흔들었다. 1949년 한 해만 8만 명이 넘게 서부로 몰려들어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을 일컫는 ‘포티나이너스(49ers·Forty-niners)’라는 명칭도 생겨났다. 유럽과 중남미, 중국에서도 수많은 사람이 벼락부자를 꿈꾸면서 바다를 건너고 대륙을 횡단했다. 21세기인 지금도 금을 좇는 바람은 불고 있다.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흙먼지 날리는 땅이 아니라 아스팔트 위에서 금을 캔다. 이른바 ‘어반 마이너(urban miner)’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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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는 ‘도시의 숨겨진 재물을 캐는 도시 광산(Urban mining)’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도시광산을 소개했다. 도시광산은 비도시 지역에서 광물을 캐는 일반 광산업과 달리, 도시인들이 사용하다 버린 폐가전제품 등에서 자원을 얻는 녹색성장산업의 하나로, 최근 독일을 비롯한 유럽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유망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즉 휴대전화나 컴퓨터 등 폐가전제품, 폐건물 등을 해체하고 분쇄, 제련 등의 과정을 거쳐 자원을 추출해 재사용하는 것이다

도시광산은 환경친화적이면서 경제적이다. 예컨대 기종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휴대전화 하나에는 대략 0.024g의 금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휴대전화 100만 대를 모으면 금 24, 250, 팔라듐 9, 9000㎏ 등을 추출할 수 있다. 캐나다의 도시광산 업체 엔비로리치에 따르면 원광석 1t 10g의 금을 얻을 수 있는 반면 폐가전제품 1t에서 1㎏의 금을 얻을 수 있다. 도시광산의 재활용 과정에 쓰이는 에너지는 광산업에 필요한 에너지의 10%에 불과하다. 또 채굴하는 장소와 판매되는 장소가 모두 도시이므로 큰 운송 비용도 필요 없다. 독일 연방환경청(UBA)의 산업화학자인 펠릭스 뮬러는 “직접 채굴하고 정제해야 하는 일반 광산업과 달리 도시광산은 녹여 추출만 하면 되기 때문에 비용절감 효과가 크다”면서 “도시광산은 자원 효율적 순환경제로 가는 길목의 핵심 산업”이라고 말했다

도시광산 자원은 풍부하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약 7000t의 폐가전제품이 배출됐다. 전자제품 소비가 늘고 각 제품의 사용 기간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폐기물의 양은 계속 늘고 있다. 휴대전화, PC 등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콘크리트, 벽돌 등 광물자원은 독일과 같은 국가의 많은 건물에서 대량으로 발견된다. 강철, 구리, 알루미늄과 같은 금속과 플라스틱, 석고, 아스팔트, 목재와 같은 재료도 풍부하다. 시멘트는 석회로, 기름은 화장품으로, 타이어는 단열재 등으로 가공될 수 있다. 모래와 자갈 등 건축자재 생산에 필요한 천연자원은 점차 고갈되는 반면 도시엔 도처에 널려 있는 것이다.

도시광산은 특히 유럽에서 촉망받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자동차 제작에서부터 의료용 임플란트 제작까지 업계에서 필요한 많은 원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호라이즌 2020’ 펀딩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속가능한 재활용 원료의 개발 연구에 2억 유로( 26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전 세계 재활용 쓰레기의 절반에 달하는 양을 수입해 오던 중국이 최근 환경 오염 등을 이유로 수입을 거부하자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성장 속도도 가파르다.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광산업체 블루오크리소스는 해마다 680만㎏의 폐전자제품을 처리하고 있으며 미국의 또 다른 광산업체 리셀룰러는 지난 2010 400만 대의 휴대전화를 처리해 7500만 달러( 800억 원)의 순수익을 창출했다. 현재까지 가장 큰 규모의 도시광산 프로젝트 중 하나는 영국 기업인 어드밴스드 플라스마 파워가 추진하는 것으로, 이 회사는 1960년대부터 폐가전제품을 매립해온 벨기에 브뤼셀 인근의 대형 쓰레기 매립장을 30년에 걸쳐 채굴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엔비로리치의 CEO 듀안 넬슨은 “도시광산은 기존 금광 산업에서 150년 만에 이룬 가장 큰 혁신”이라며 “특히 자연광물 사용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비싸지면서 이미 채굴된 광물들을 재활용하는 도시광산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04 05일 낡고 음침한 亞최대 집창촌… 色을 입다, 희망이 피다

  과거 어둡고 음침하던 인도 서벵골주 콜카타의 소나가치 홍등가(맨 왼쪽 사진)가 최근 트랜스젠더 예술가들의 벽화로 화려하고 밝은 모습(오른쪽 사진)으로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다. 이들은 벽화 작업을 통해 성매매 여성에게도 삶과 행복에 대한 권리가 있음을 일깨워주고 싶다고 밝혔다. EPA·BBC방송

 

‘현재의 모습이 어찌 됐든, 그들에게도 희망이 있습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홍등가로 유명한 인도 콜카타의 ‘소나가치’의 집창촌 건물들이 그라피티 같은 벽화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매춘을 죄악으로 여기는 부정적인 시선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각각의 처지로 소나가치로 흘러들어온 성매매 여성들도 행복한 미래를 꿈꿀 권리가 있다는 측면에서 지구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최근 인도 콜카타 마블궁전에서 약 1㎞가량 떨어진 집창촌 소나가치에서 트랜스젠더 출신의 예술가와 매춘부들이 힘을 모아 낡은 사창가 건물에 벽화작업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소나가치의 음침하고 오래된 건물에 밝은색의 페인트를 이용해 다양한 문양의 그림을 그려 넣음으로써 ‘매음굴’의 어두운 느낌을 탈피하고 있다. 또 빨갛게 매니큐어를 바른 여성의 가녀린 손과 인도 남녀의 얼굴을 현대적으로 표현한 작품들로 몽환적인 느낌을 연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외신은 “매음굴에서 예술이 꽃피고 있다”고 전했다 

소나가치의 벽화는 성매매 여성들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이다. 성매매 여성들은 하룻밤에 적게는 200루피( 3260)에서 많게는 2만 루피(326000)에 몸을 팔면서 허름한 건물과 청결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성매매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당장 생계를 이어갈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그들의 그림은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상징하고 있는 셈이다. 1998년 인도 뭄바이에서 발족한 아프네압(Apne Aap)을 비롯한 성매매 여성 자활 지원단체 등은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성매매 악순환의 굴레를 깨고 자립으로 나가는 교육을 하고 있다

인도에서 조직적 성매매나 호텔 및 공공장소에서의 성매매는 불법이지만 개별적 성매매는 단속 대상이 아니다. 인도에는 8곳의 홍등가가 아시아에서 유명한데, 그중에서도 소나가치는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홍등가다. 벵골어로 ‘금나무(tree of gold)’라는 의미의 소나가치는 영국 식민지배 당시 동인도회사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향에 부인을 두고 온 영국 군인들을 위해 동인도회사가 인도의 과부들을 이곳 소나가치로 데려와 매춘으로 돈을 벌도록 한 것이다. 현재 이 거리에는 성매매를 위한 56층짜리 건물 수백 개가 줄지어 있으며, 11000명의 매춘부가 이곳에서 성매매를 하며 생활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인도 전체적으로는 300만 명의 성매매 여성이 존재해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소나가치에는 매춘부들의 노동조합이자 이익단체인 ‘더르바르위원회(DMSC)’도 있다. 지난 1992년 소나가치 매춘부들 사이에서 콘돔의 의무적 사용과 남성들의 성적 학대에 대한 저항을 요구하며 시작된 DMSC는 인도 전역으로 확산됐다. 현재는 웨스트벵골 지역의 65000여 명에 달하는 매춘부가 성매매 여성의 안전과 권익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주요 조직으로 자리 잡았다. 또 소나가치는 에이즈 등 성병의 전염을 막기 위해 활동하는 국제적 비영리 단체들이 사무실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워낙 긴 역사와 큰 규모를 가진 매음굴인 만큼 소나가치는 많은 작품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지난 2005년에는 소나가치 매춘부의 아이로 태어나 집창촌에서 살아가는 어린 청소년들을 다룬 이야기 ‘꿈꾸는 카메라- 사창가에서 태어나’가 아카데미 최고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소나가치 성매매 여성들의 권익 운동을 생생하게 담은 다큐멘터리 ‘밤의 요정들의 이야기’도 지비카어워드에서 최고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04 05일 사하라 ‘스파게티 밀수’가 늘어난 이유?… 마약 밀매 뒤 빈 트럭 아까워서!

 

阿 남쪽서 북쪽으로 마약 팔고
짐칸에 파스타 실어 추가 수익
사막 건너면 가격 몇배로 뛰어

최근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 스파게티 밀수가 창궐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최근 호에 따르면 사하라 사막은 예전부터 아프리카 대륙 북부와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을 관통하는 무역과 밀수 경로로 활용돼왔다. 매매꾼들은 사막을 관통해 북쪽으로 사람과 마약을 실어 날랐다. 그런데 이들에게 문제가 생겼다. 작업을 마치고 돌아올 때 빈 트럭으로 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약 밀매나 총포, 화약 밀수는 이득이 많이 남는 사업이지만 북쪽에서 무엇이라도 실어 나르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데 빈 차로 돌아오는 것은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고심 끝에 이들이 선택한 품목이 바로 파스타이다. 무게 면에서 파스타는 짐칸에 싣고 사막을 질주하기에 딱 좋은 품목인 데다 마약이나 총포류 밀매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수익성 면에서 그다지 손색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대륙 북부에선 파스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정부 보조금이 붙기 때문이다. 가령 알제리의 경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낮게 유지하기 위해 연간 280억 달러( 296000억 원)를 쓰고 있다. 리비아에서도 같은 이유로 음식물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내전 때문에 가격 변동이 심한 편이었지만 시중에서 파스타 500g 1525센트(달러화)로 거래됐다. 같은 무게의 파스타는 사하라 사막에 걸쳐 있는 말리 팀북크에선 250CFA프랑(말리를 비롯한 옛 프랑스 지배 아프리카 12개국과 기니비사우, 적도 기니 등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단위·50센트)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세네갈과 말리 수도 바마코 일부 부유한 지역에선 800CFA프랑(1달러50센트)에 팔리고 있다.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또 다른 파스타 밀수의 장점은 세금이다. 서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은 수입 파스타에 대해 공통적으로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15%의 부가가치세까지 더하고 있다. 밀수꾼들이 조사에 거의 응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밀수 활동을 둘러싼 사실을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집트의 싱크탱크 경제연구포럼의 2015년 조사에 따르면 파스타는 알제리와 말리 간 밀수 품목 가운데 3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기관은 밀수꾼들은 파스타 거래를 통해 2030%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들 밀수꾼의 영향력은 사하라 이남 지역 시장에서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사막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며 “많은 이가 경로 표시를 위해 모래 속에 스파게티 가닥들을 쑤셔넣고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04 12일 파키스탄에 첫 트랜스젠더 앵커… 보수 이슬람 국가에 ‘변화의 바람’

 

21세 마르비아 말리크 방송 진행 
“각국 기자·시청자에 격려받아” 
性소수자 인권의식 향상 불댕겨
 


인구의 97%가 이슬람교인 파키스탄에서 첫 트랜스젠더 뉴스 앵커가 탄생해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가장 보수적인 국가 중 하나인 파키스탄에서 트랜스젠더를 포함한 성소수자에 대한 인권의식이 한 계단 올라서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평가다. 

영국 공영 BBC방송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민영방송 ‘코헤누어’는 최근 여성 뉴스 앵커로 트랜스젠더 마르비아 말리크(21·사진)를 고용했다. 펀자브대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하고 한때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모델로 활동한 적이 있는 말리크는 고등학교 때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기 위해 가족과의 의절을 감수하고 성전환 수술을 했다. 이후 말리크는 많은 어려움 속에서 스스로 돈을 벌어 대학을 마쳤다고 한다. 말리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방송사 합격 소식을 듣고) 너무 좋아서 소리를 지르며 울었다”고 당시를 설명하며 “내가 소망하던 꿈을 이루기 위한 첫 계단에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파키스탄 트랜스젠더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며 “우리 트랜스젠더들은 성적 차별 없이 동등하게 대우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말리크는 “우리는 제3의 성이 아니라 일반적인 시민”이라고 강조했다 

말리크는 올해 초 코헤누어 방송 앵커로 합격한 뒤 3개월의 연수를 받았고, 지난달 23일 성공적으로 첫 방송을 진행했다. 말리크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첫 방송 이후 많은 시청자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좋은 반응을 보내주셨다”며 “각국의 기자와 저널리스트로부터도 많은 격려를 받았다”고 말했다. 코헤누어 방송사 대표 유나이드 안사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말리크를 채용한 것은 성 정체성이 아닌 능력을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람이 대다수인 파키스탄에는 역사적으로 1718세기부터 성소수자 및 ‘제3의 성’을 뜻하는 ‘히즈라’가 존재해왔다. 주로 남성성을 버리고 여성으로 살기를 택한 이 히즈라들은 ‘구루’라고 불리는 조직에서 양육되고 생활하면서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이루며 살아왔다. 현재 약 50만 명에 달하는 히즈라가 파키스탄에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파키스탄 법원은 2009년부터 ‘제3의 성’으로 히즈라에게 주민등록증을 발급해줬으며 여권 발급 시에도 이들을 트랜스젠더로 분류해왔다

오래전부터 히즈라가 존재했다고 해서 이들에 대한 차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다른 어떤 국가보다 심각하게 성소수자를 배척하고 소외시켰다. 지난 2016 5월에는 알리샤라는 이름의 23세 트랜스젠더가 거리에서 총을 맞고 병원으로 실려왔으나 알리샤를 어느 병실에 둘지 결정하지 못해 치료 지연으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파키스탄에선 남성 병실과 여성 병실을 따로 두고 있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에서는 히즈라들 대부분이 직업을 구하지 못해 구걸과 매춘으로 삶을 이어간다. 이들은 성적 정체성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으며 법적인 결혼도 할 수 없다. 더욱이 사회적으로 보호받지 못해 폭력, 강간, 살인 등 범죄에 쉽게 노출돼 있다

 

이런 파키스탄에서 최근 말리크와 같이 트랜스젠더들이 사회적 지위를 얻고 인정받으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 통계국은 지난해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처음으로 트랜스젠더를 제3의 성으로 배정해 별도로 파악하기 시작했으며 이 조사에서 1418명의 트랜스젠더가 공식 확인됐다. 또 지난 3월 초 파키스탄 상원은 트랜스젠더에게 의학적 검사 없이 스스로의 성 정체성을 결정할 권리를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파키스탄 지방정부도 지난달 트랜스젠더에게 처음으로 ‘X성’을 명시해 운전면허증을 발급해줬다. 파키스탄 내과 의사이자 간성(間性) 운동가인 사나 야시르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파키스탄이 트랜스젠더에 대해 더욱 관대하고 수용적인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04.19 ‘패셔니스타’ 英왕자비의 웨딩드레스, 누가 만들까?

  해리 영국 왕자와 메건 마클이 지난해 11 27일 영국 런던의 켄싱턴 궁에서 열린 약혼식에서 기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왼쪽 사진). 메건 마클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웨딩드레스 차림의 사진(오른쪽 사진, 가운데는 자료사진) AP 연합뉴스·메건 마클 인스타그램 캡처

 

내달 英해리왕자 결혼식 ‘관심’ 
선택된 업체, 유행 주도 가능성  
마클, 2벌 이상 드레스 입을 듯  
‘다소 보수적일것’ 의견 지배적  
업계, 최근 엄숙한 디자인 늘어  
인발 드로르·사라 버튼 물망에  
언론 “최후승자는 버버리”전망 

오는 5월 19일 열리는 윌리엄 영국 왕세손의 동생 해리 왕자의 결혼식이 가까워지면서 왕자비가 될 메건 마클이 입게 될 웨딩드레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공식 디자인은 예식 당일까지 공개되지 않지만 ‘로열 웨딩’으로 불리는 왕실 결혼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큰 데다, 마클이 배우 출신의 패셔니스타였다는 점에서 결혼식 때 입는 웨딩드레스가 향후 유행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패션전문지 패셔니스타는 “최근 열리는 뉴욕 브라이덜 런웨이에 나온 웨딩드레스가 보다 금욕적이고 엄숙한 디자인이 많아지는 등 마클의 결혼이 이미 2019년 웨딩드레스 디자인 업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17일 패션전문지 배니티 페어는 마클이 최소 2벌 이상의 웨딩드레스를 입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공식 예식에서는 엄숙한 분위기의 예복을 입고 저녁 파티 때는 보다 개방적인 성향의 결혼 예복을 입는다는 것이다. 실제 윌리엄 왕세손 결혼 당시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도 두 벌의 웨딩드레스를 마련해 공식 예식과 저녁 행사 때 선보였다. 디자인 형태에 대해선 그동안의 로열 웨딩 전통에 따라, 개방적이고 섹시하기보단 다소 보수적일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신부 개인은 물론 결혼식장 분위기와도 옷이 어울려야 하기 때문이다.  

영국 언론과 뉴스위크 등은 “소매까지 덮는 긴 소매에 레이스가 많이 달린, 엄숙하고 전통적이면서도 우아함을 살린 웨딩드레스가 등장할 것”이라며 “또 결혼식 성향상 영국업체의 디자인이 채택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캐롤라인 카스틸리아노도 “과거 긴 소매의 엄숙한 의상을 입었던 미들턴의 의상 형태와 비슷한 디자인이 선택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브닝드레스의 경우에는 최근 유행과 본인 성향을 감안해 볼륨감 있으면서도 목선을 강조하는 형태의 웨딩드레스가 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마클의 웨딩드레스는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쳐, 패션계에서는 2019년 시즌 웨딩드레스 디자인이 빅토리아 여왕 시대처럼 하이네크(목 부분까지 덮는 디자인)에 손목까지 내려오는 긴 팔의 웨딩드레스가 유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라이드 닷컴은 이와 함께 목선(네크 라인)이 깊이 파인 라벤더색 웨딩드레스가 유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떤 디자이너가 실제 디자인을 맡을지에 대해서도 관련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해당 드레스의 디자이너가 2019년까지 업계 흐름을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패션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의 부인 빅토리아 베컴이 물망에 올랐지만 본인이 부인했다. 이어 유명 웨딩드레스업체 인발 드로르가 왕실로부터 제안받았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업체의 새 시즌 웨딩드레스 디자인이 유출되기도 했다. 5년 전 케이트 미들턴의 웨딩드레스를 디자인했던 알렉산더 매퀸의 사라 버튼이 디자인을 맡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최근 영국 언론은 버버리가 최후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오는 5월을 끝으로 버버리를 떠나는 수석디자이너 크리스토퍼 베일리의 마지막 작품이 로열 웨딩의 대미를 장식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보수적 느낌이 드는 버버리의 여성복 취향도 영국 왕실과 잘 맞고, 마클 자신도 버버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영국 이브닝 스탠더드와 데일리 미러 등은 17일 최근 마클이 스코틀랜드를 방문한 공식 행사에 버버리 옷을 입고 나왔던 만큼 버버리 웨딩드레스가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 

 

05 03일 ‘쥬라기 공원’이 현실로?… 멸종동물 복원 ‘르네상스 시대’

 

- 지구촌 곳곳서 ‘복원 프로젝트’ 동시다발 진행 

호주 멜버른大 파스크 교수팀  
주머니늑대 유전자 지도 분석  

미국 하버드大 처치 교수팀은  
3만년 전 사라진 매머드 도전  

DNA조작없는 얼룩말 교배로  
남아공에서도 ‘콰가’되살리기 

지난 3 19일 케냐 파제타 자연보호구역에서 수컷 북부흰코뿔소 ‘수단’이 45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수단의 죽음으로 지구상에 북부흰코뿔소는 암컷 두 마리만 남게 돼 멸종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콜린 벗필드 세계자연기금(WWF) 캠페인 디렉터는 “수단 같은 상징적인 동물의 죽음은 엄청난 비극”이라며 “본격적인 멸종 시대가 가까워졌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 이면에선 멸종된 동물들을 되살리는 프로젝트가 지구촌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멸종된 공룡을 부활시켰던 영화 ‘쥬라기공원’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3일 뉴스위크 등 외신에 따르면 앤드루 파스크 호주 멜버른대 교수와 그 연구팀은 1936년 멸종한 호주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늑대의 복원에 도전하고 있다. 한때 호주 대륙과 태즈메이니아섬의 최상위 포식자였던 주머니늑대는 양을 공격한다는 이유로 목축업자들의 원성을 받아 남획됐고 결국 동물원에서 키우던 마지막 한 쌍이 사망하면서 멸종됐다 

파스크 교수팀은 지난해 12 105년 된 주머니늑대 새끼 표본에서 DNA를 채취해 분석, 그 결과를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멸종된 야생동물의 유전자 지도가 분석된 최초 사례다. 여기서 한발 더 나가 분석된 주머니늑대 유전자 지도와 똑같이 단백질과 효소 등을 합성해 수정란을 만들어 근연종으로 추정되는 태즈메이니안 데블 등을 대리모 삼아 새로운 주머니늑대를 탄생시킨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2013년 개발된 크리스퍼-캐스9(CRISPR-cas9) 등 특정 유전자를 더하거나 빼는 등의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는 기술 ‘유전자 가위’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도 복원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멸종동물 복원(de-extinction)에 뛰어든 것은 파스크 교수팀만이 아니다. 3 CRISPR-cas9 개발자인 조지 처치 미국 하버드대 교수팀은 3만 년 전 멸종한 매머드를 같은 방식으로 복원하겠다고 나섰다. 빙하에 묻혀 있다 발굴된 어린 매머드에서 DNA를 채취해 해석하고 유전자 편집을 통해 수정란을 만든 뒤 인도코끼리를 대리모 삼아 새 매머드를 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처치 교수는 “2년 안에 아시아코끼리와 매머드의 유전자를 접합한 ‘매머펀트’ 배아를 만들고 10년 내에 매머드를 재탄생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늑대 복원에 도전했던 마이클 아처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팀은 1983년 멸종된 위부화개구리 복원에 도전해 배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위부화개구리는 자신이 낳은 알을 삼키고 위 안에서 올챙이를 키운 뒤 새끼를 뱉어내는 독특한 육아 방식으로 유명한 개구리로 한때 위궤양 치료제 연구를 위해 남획돼 멸종됐다.

유전자 조작을 통한 복원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영화 ‘쥬라기공원’처럼 공룡 복원도 가능할까. 과학자들은 DNA 수명이 100만 년 정도인 만큼 실제 공룡 DNA가 보존되더라도 6500만 년 전 멸종한 공룡 복원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DNA 조작 없이 멸종동물을 복원하는 프로젝트도 진행돼 주목받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1883년 멸종된 얼룩말의 근연종 ‘콰가’를 복원 중이다. 콰가 유전자를 일부 지닌 얼룩말끼리 지속적으로 교배시켜 마지막엔 완전한 콰가를 태어나게 한다는 이 프로젝트는 현재 약 5세대까지 진행되면서 기존 얼룩말보다 콰가에 가까운 개체들이 태어나고 있다.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많다. 대표적 사례가 복제동물들의 수명이 일반 동물보다 짧다는 것으로 연구자들은 체세포 복제를 위해 다른 종의 유전자를 치환하는 과정에서 내부저항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추측하고 있다. 수명이 짧은 동물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데 대한 윤리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이에 대해 연구가들은 복제동물 탄생 가능성과 그 수명이 점점 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클론(무성적인 생식으로 불어난 개체군) 전문가 톈시우췬 미 코네티컷대 교수는 “1996년 복제양 돌리 한 마리를 탄생시키기 위해 277개 배아줄기세포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100개만 있으면 복제동물 1020마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점은 복원 비용이 비싸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소 한 마리를 복제하기 위해 현재 약 15000달러가 필요하고 멸종된 동물의 경우 더 많은 금액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다 


동물 복원은 향후 동물원의 위상도 크게 바꿔놓을 전망이다. BBC방송은 “앞으로 동물원의 위상은 얼마나 많은 동물을 확보해 전시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멸종동물 유전자를 보유하고 복원해낼 능력이 있느냐가 될 것”이라며 “기술만 확보되면 순식간에 해당 동물 수를 불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3월 수단의 사망으로 사실상 멸종 판정을 받은 북부흰코뿔소의 경우도 과학자들은 이미 수컷 유전자를 확보, 복원을 위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05 03일 인어가 살던 곳은 어딜까… 이탈리아 두 도시의 ‘元祖 경쟁’

  로마 출신 19세기 화가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율리시스와 세이렌들’(1891) CNN 캡처

 

 

나폴리 “파르테노페 무덤 있어” 
벤토테네 “그림 속 새의 서식지”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의 주인공 오디세우스는 트로이전쟁에서 승리하고 고향으로 향하던 중 세이렌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려 돛대에 자신을 묶고 선원들의 귀를 밀랍으로 막게 했다. 아름다운 여성의 상반신과 물고기 또는 새의 하반신을 가진 것으로 묘사되는 전설적 존재 세이렌은 아름다운 외모와 노랫소리로 선원들을 홀려 죽음에 이르게 했기 때문이다.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 등 수많은 문학작품의 모티브가 된 세이렌의 고향이 어디냐를 두고 최근 이탈리아에서는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이탈리아 두 지역이 인어의 흔적을 좇는 관광객들을 유혹하기 위한 전쟁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주인공은 이탈리아 나폴리와 나폴리에서 서쪽으로 떨어진 화산섬 벤토테네다. 두 지역은 모두 오디세우스가 세이렌과 맞닥뜨린 곳이 자신들의 지역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나폴리는 도시 곳곳에 적힌 ‘파르테노페’를 근거로 든다. 그리스어로 ‘처녀’를 뜻하는 파르테노페는 세이렌 가운데 한 명의 이름으로 오디세우스가 세이렌의 유혹을 뿌리쳤을 때 그 수치심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무덤이 나폴리에 있고 나폴리에선 해마다 그를 기리는 횃불경주가 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폴리는 이를 근거로 “세이렌 고향은 나폴리”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나폴리가 파르테노페를 기반으로 한 역사를 가진 것은 맞다. 1799년 프랑스 혁명군이 나폴리를 점령한 뒤 이 지역은 약 6개월간 파르테노페 이름을 딴 파르테노페아 공화국으로 개편됐고 나폴리 사람들은 지금도 스스로 파르테노페안이라고 부르며 자랑스러워한다.


벤토테네는 섬에 머무는 바닷새 앨버트로스(신천옹)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말한다. 벤토테네는 나무가 거의 없고 평평해 새들을 위한 완벽한 섬으로 불린다. 실제로 이 섬은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철새들이 쉬었다 가는 곳으로 현재 멸종위기에 놓인 앨버트로스도 다수 볼 수 있다. 특유의 날카로운 울음소리로 유명한 앨버트로스는 반인반어(半人半魚)뿐 아니라 반인반조(半人半鳥)의 모습으로도 전해지는 세이렌의 후예로 잘 알려져 있다. 

벤토테네의 한 리조트 대표 안토니오 산토모로는 “전설에 따르면 세이렌은 이곳 벤토테네의 뾰족한 바닷가 바위 위에서 종일 노래를 부르며 희생자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고 한다”며 “같은 곳에 앉아 독특한 소리로 우는 앨버트로스 이미지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현재 나폴리는 파르테노페 무덤이 있었다고 알려진 카스텔 델로보성 등을 관광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벤토테네도 세이렌이 종일 앉아 있었다는 바위와 새들을 구경하는 보트 투어 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두 지역의 인어 전쟁은 관광객 유치를 위한 것으로 실제로 인어, 세이렌의 흔적을 찾으려는 이들이 모여들고 있다. 나폴리의 한 호텔 주인 알폰소 카푸토는 “세이렌 전설로 우리 지역이 더 특별해지고 아름다워지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05 11일 런던 슈퍼리치, 땅밑에 방대한 ‘궁전’ 짓는다

  영국 런던 첼시 지하에 있는 화려한 수영장(왼쪽부터), 노팅힐 소재 빌라 지하의 고급 홀, 켄싱턴 지하의 호화 거실. 영국 가디언 캡처

 

뉴캐슬대 연구팀, 7개 자치구 4650개 건축계획 분석해보니…

땅값 급격히 치솟자 지하 개발
  
총깊이 72층 건물의 50배 달해
  

체육관 1000개·수영장 376
  
영화관 456개·242개 사우나…
  

지하 1층짜리‘일반형’3755
  
정원까지 확장‘메가형’112
  
수영장·마사지룸·연회장 갖춘
  
초호화 일반형‘지하실’도 눈길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궁 북쪽 끝에 있는 시계탑 빅 벤.

 

뉴캐슬대 연구팀, 7개 자치구 4650개 건축계획 분석해보니…

땅값 급격히 치솟자 지하 개발
  
총깊이 72층 건물의 50배 달해
  

체육관 1000개·수영장 376
  
영화관 456개·242개 사우나…
  

지하 1층짜리‘일반형’3755
  
정원까지 확장‘메가형’112
  
수영장·마사지룸·연회장 갖춘
  
초호화 일반형‘지하실’도 눈길
 

현재 12개 지하철이 운행 중인 영국 수도 런던은 13번째 지하철 노선을 건설할 수 없을지 모른다. ‘슈퍼리치(super-rich)’가 한발 앞서 런던에 방대한 지하 세계를 건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 영화관은 물론 자동차 박물관과 인공해변까지. 살인적인 집값에 ‘토끼 집’에서 허덕이는 런던 서민들은 행여 바로 위를 지나가도 눈치채지 못하는 4650개의 세계가 런던 지하에 펼쳐지고 있다. 

 

11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뉴캐슬대 세계 도시 연구팀은 켄싱턴·첼시, 웨스트민스터, 해머스미스·풀럼, 해링게이, 캠든, 이즐링턴, 원즈워스 등 런던 7개 자치구 지하시설을 정리, 도식화했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동안 승인된 4650개 지하시설 건축 계획을 분석하는 방법이 사용됐다. 집에서도 ‘웰빙’을 즐길 수 있는 체육관이 1000, 고급 수영장 376, 개인 영화관은 456개가 발견됐다. 영화뿐 아니라 각종 매체를 즐길 수 있는 미디어룸은 547, 게임시설 및 다양한 여가 용도로 사용되는 방은 340개였다. 일과 후 뜨끈한 목욕과 함께 피로를 풀 수 있는 사우나 시설은 242, 잠들기 전 한잔의 와인을 위한 저장고는 381개다. 바다에 가지 않고 런던 지하실에서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믿길까. 런던 지하에는 인공해변까지 한 곳 있었고, 단순 주차장이 아닌 자동차 박물관도 존재했다. 연구팀은 “현행법은 허가가 난 지 3년 내에 건축을 시작하도록 돼 있지만 마감 기한이 없어 얼마나 완공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지하세계 건설을 이끄는 다양한 건축가 및 개발자들은 “승인된 계획 대부분이 이행됐다”고 털어놓았다. 


슈퍼리치들의 지하세계는 △일반형 △확장형 △메가형으로 분류된다. 일반형은 3755. 집 아래에 한 층 정도 있는 경우다. 보통 4~5개 정도 시설로 구성된다. 종종 여분의 방도 있지만 대부분 실용적 목적을 위해 만들어졌다. 783개가 존재하는 확장형은 적어도 지하 2층까지 건설해야 해당한다. 건물 아래 공간뿐 아니라 정원까지 등 지하 공간이 확장되는 특징이 있다. 대체로 수영장은 거뜬히 보유할 수 있는 크기다. 112개 지하실은 가장 큰 메가형이다. 지하로 3개 층이 존재하거나, 2개 층이지만 정원까지 공간이 뻗어 있는 경우다. ‘빙산의 일각’이라는 별명을 얻은 집도 있다. 깊이만 18m에 달하는 데다 집의 나머지 면적보다 훨씬 컸다. 켄싱턴·첼시의 한 집에는 지하 3개 층에 수영장 및 플런지풀(미니 수영장), 사우나뿐 아니라 한증막, 직원 숙소 등 종류별로 갖춰져 있었다. 일반형이지만 ‘극단의 럭셔리’가 갖춰진 곳도 있다. 캠든 프림로즈힐의 한 지하실에는 터키식·로마식 욕조, 일반 수영장 및 플런지풀, 흡연실, 마사지룸, 연회장 등이 자리한다. 연구팀은 이렇게 계획된 지하시설들의 총 깊이는 15289m로 런던의 대표적 고층건물인 72층짜리 ‘더 샤드’의 50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도대체 슈퍼리치들은 왜 지상이 아닌 지하 세계 건설에 열을 올리는 걸까. 전문가들은 땅값이 폭등하자 ‘땅밑’을 공략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로저 버러 뉴캐슬대 교수는 “땅값이 매우 비싼 런던 대부분 지역에서는 집을 옆으로 확장하거나 층을 올리는 게 규제돼 있다. 결과적으로 런던의 슈퍼리치들은 지하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세계 국가 및 도시의 비교 통계 정보를 제공하는 넘베오(NUMBEO) 2월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280개 도시 중 영국 런던은 세 번째로 집값이 비싸다. 부동산 중개회사 록스톤의 베키 파테미 상무이사는 “5년 동안 우리 회사가 중개한 140개 건물 중 34%는 지하실이 있었다. 제일 비싼 집은 켄싱턴에서 2000만 파운드(2929940만 원)에 팔리는 등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하층 건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웨스트민스터 지역 하원의원인 캐런 벅은 지하 개발 규제 강화 캠페인을 벌이는 중이다. 그는 “비교적 부유한 주민들이 사는 지역에서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지나친 지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05 18일 전세계서 관심 받는 미혼의 왕자·공주들… 재능도 ‘팔방미인’

 

日가코, 피겨스케이팅서 두각  
태국 나리랏은 亞게임 출전도  
덴마크 니콜라이는 모델 활동 

오는 19일 영국 런던 인근 윈저 성에서 해리 영국 왕자가 결혼식을 하지만 일본과 태국, 덴마크 등에는 결혼 적령기의 왕자, 공주들이 아직 남아 있다. 이들은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을 받고 유명 대중스타 못잖게 파파라치들을 달고 다니기도 한다.

가까운 일본에서 첫손에 꼽히는 결혼 적령기의 왕족은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차남 후미히토(文仁) 왕자의 차녀 가코(佳子·23·왼쪽 사진) 공주다. 빼어난 미모로 일본 국민 사이에서 인기 많은 그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해 중학교 때 일본 전국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고교 진학 후 그만뒀다. 가코 공주는 왕족들이 다니는 가쿠슈인(學習院) 초·중·고교를 졸업한 뒤 국제기독교대학(ICU) 교양학부 예술과학과를 거쳐 현재 영국 리즈 대학에서 유학 중이다. 앞서 언니 마코(眞子·26) 공주가 결혼을 발표한 바 있어 일본 언론은 오는 6월 귀국 예정인 그에게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과 함께 왕실을 유지하고 있는 태국의 시리완나와리 나리랏(31·가운데) 공주도 다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의 딸인 그는 특히 스포츠와 패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나리랏 공주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 배드민턴 국가대표로 출전했으며 2014년에는 승마 국가대표로 인천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개인전과 단체전에 출전하는 등 여러 스포츠에서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태국 방콕 쭐랄롱꼰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뒤 파리로 가 현재 패션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덴마크 왕실 요아킴 왕자의 장남 니콜라이(19·오른쪽) 왕자가 눈길을 끈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올해 초 열린 런던 패션위크에서 모델로 데뷔할 만큼 출중한 외모를 자랑해 국민적 인기와 함께 다른 유럽 국가 왕실로부터도 관심을 받고 있다. 니콜라이 왕자는 덴마크 패션 에이전시 스쿱 모델스(Scoop Models)와 계약을 맺고 모델 활동을 지속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니콜라이 왕자의 모델 활동을 두고 덴마크 내에서는 왕실 규약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부친 요아킴 왕자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아들의 미래는 스스로의 계획에 의해 정해져야 한다”며 활동을 응원하기도 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05 18일 정치인 초대 않고, 新婦가 짧은 연설…英왕실 ‘파격의 웨딩’

 

미리 가본 19일 ‘해리 왕자 & 메건 마클’ 결혼식 

美대통령 · 英총리 초대 못받아  
일반 하객 1200명에게 초청장  

평소 관심사인 인권 언급할 듯  
英성공회 흑인주교 주례‘눈길’  

10억 파운드 경제효과 창출  
결혼기념 피임기구 패키지까지  
경기 침체 겪는 영국엔 큰 호재 

1693년 프랑스 작가 샤를 페로가 책으로 엮은 신데렐라 이야기가 325년이 지나 또다시 재현된다. 오는 19일 영국 런던 윈저 성에서 열리는 해리(33) 왕자와 미국 배우 출신 메건 마클(36)이 그 주인공이다. 물론 단순한 신데렐라 이야기와는 다르다. 수동적인 신데렐라와 달리 마클은 ‘아름다운 배우’를 넘어 인권, 환경 문제 등에 팔을 걷어붙인 사회운동가의 한 명으로 평가받아 왔다. 더구나 이혼 경력도 있고 해리 왕자보다 나이도 많다. 결혼식에서도 흑인 주교를 주례로 세우는 파격을 선보일 예정이다. 21세기 신데렐라의 결혼식을 미리 다녀왔다. 
◇미리 가본 결혼식 =19일 오전 9시 영국 각지에서 선발된 일반인 1200명이 속속 윈저 성 정원에 모여들기 시작한다. 이들은 식이 진행되는 세인트 조지 예배당 밖에서 해리 왕자와 마클을 기다린다. 4시간을 기다려야 하지만 따로 음식이 제공되지 않아 도시락을 지참해야 한다. 

930분이 되면 식장에 들어갈 하객들이 윈저 성 라운드 타워에 도착해 예배당 남쪽 문으로 들어가게끔 안내된다. 왕실 가족들은 1120분부터 자리할 예정이다. 신랑 해리 왕자와 이날만큼은 그의 ‘들러리’인 형 윌리엄 왕세손이 식 15분 전 함께 예배당 서쪽 계단으로 내려와 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10여 분 뒤 ‘마지막 하객’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자리를 빛낸다. 

1159분 오늘의 신부 마클이 등장한다. 마클은 어머니 도리아 래글랜드와 함께 군중이 둘러싼 롱워크를 지나 입성한다. 마클이 누구의 손을 잡고 들어갈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파파라치 논란에 휩싸였던 아버지 토머스 마클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는다. 후보로는 마클의 어머니나 해리 왕자의 아버지인 찰스 왕세자 등이 거론된다. 

주례는 영국 성공회의 미국 최고 지도자 마이클 커리 의장 주교가 맡는다. 커리는 성공회 사상 첫 흑인 의장 주교이기도 하다. 마클은 왕실 결혼식 관례를 깨고 짧은 연설을 할 예정이다. 평소 관심사인 인권 문제 등을 언급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오후 1시쯤 식이 끝나면 새로 탄생한 부부는 마차를 타고 25분간 퍼레이드를 벌일 예정이다. 하객들은 여왕이 주최한 점심 축하연회로 향하게 된다. 부부는 오후 7시쯤에는 윈저 성 프로그모어 하우스에서 열리는 저녁 축하연회에 참석한다.

◇결혼식 이모저모 = 결혼식이 열리는 세인트 조지 예배당은 해리 왕자가 세례를 받은 곳이다. 마클도 지난 3 6일 여왕의 요청으로 이곳에서 세례를 받았다. 이날 웨딩케이크는 유기농 레몬과 엘더플라워 케이크다. 영국인과 미국인의 결합인 만큼 영국 런던 동부에서 바이올렛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제빵사이자 음식 작가 클레어 탁에게 맡겨졌다. 예배당은 마클이 좋아하는 흰 장미와 모란, 디기탈리스(심장풀) 등으로 꾸며진다. 현지에서 자란 식물도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결혼식은 정치인들보다 일반 영국 시민들을 위해 준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등 정치 지도자는 일절 초대받지 못했다. 대신 영국 각지에서 선발된 일반인 1200명이 초청장을 받았다. 하객 명단에는 지난해 맨체스터 아레나 공연장 테러 당시 다친 어밀리아 톰슨(12) 양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 하객은 모닝 슈트 또는 라운지 슈트를, 여성 하객은 드레스와 모자를 착용하도록 돼 있다. 신부가 입을 드레스와 결혼반지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해리 왕자가 결혼식에서 어떤 새 작위를 받게 될지도 주목된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서식스 공작과 공작부인(Duke and Duchess of Sussex)’이다. 

◇왕실 결혼의 효과 = 영국은 이번 결혼으로 경제적, 사회적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전문 평가기관 브랜드파이낸스는 해리 왕자 결혼식이 올해 10억 파운드(14562억 원) 정도의 경제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억 파운드는 광고 유치, 3억 파운드는 관광, 25000만 파운드는 유통·식음료 산업에서 창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경제성장률 둔화로 허덕이는 영국으로선 이만한 호재가 없는 셈이다. 올해 1분기 영국 경제성장률은 0.1%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았다. 

 

결혼식을 맞아 왕실 결혼 기념품도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이 부부의 모습을 담은 기념주화와 우표는 물론 도자기부터 머그잔, 책꽂이 등 종류도 다양하다. 영국 언론 더 선은 이들의 결혼을 기념하는 피임기구 패키지까지 나왔다고 보도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06 07일 마피아 정보원 “스위스 은닉”… 49년前 사라진 카라바조 名畵 찾나

  5 31일 이탈리아 의회 반마피아위원회가 이탈리아 팔레르모의 산 로렌초 예배당에서 도난당한 작품 ‘성 프란체스코와 성 라우렌티우스의 경배’(왼쪽 작은 사진)의 행방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큰 사진). 뉴욕타임스 제공

 

 

- ‘도난당한 미술품’ 각국서 수사 활기 


내부고발자 “도난 이틀 뒤 
그림 구해오라는 지시 받아” 
진품 확인 땐 214억원 가치 

2
월엔 불시검문 佛버스에서 
9
년전 도난 드가 작품 발견 
FBI, 10
大 미술품범죄 추적
 

 

바로크 미술의 거장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1573∼1610)의 1609년 작 ‘성 프란체스코와 성 라우렌티우스의 경배’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의 산 로렌초 예배당에 전시돼 있었다. 그러나 1969년 10월 어느 밤 예배당에 침입한 괴한들에게 그림이 탈취됐고 이후 행방이 묘연해졌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사라진 이 그림의 가치가 2000만 달러(약 214억 원)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지난 3일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등은 카라바조의 그림을 추적해 온 관계 당국이 새로운 증거를 입수해 수사에 다시 활기를 띨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의회 반(反)마피아위원회는 최근 전향한 전 마피아 조직원들의 증언을 통해 해당 그림이 스위스 어딘가에 은닉돼 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전 마피아 정보원 가에타노 그라도는 도난 사건 이틀 뒤 과거 마피아 대전쟁의 주역 중 하나였던 가에타노 바달라멘티로부터 해당 그림의 행방을 알아봐 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이후 그림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최종적으로 바달라멘티에게 전해졌다는 것이다. 그라도는 그림을 입수한 바달라멘티가 스위스의 한 고미술상을 초대해 이 그림을 보여줬고, 고미술상은 그림을 보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 미술상은 이 그림을 팔 방법이 있으니 이를 조각내겠다고 말했다. 이후 과달라멘티는 미국에서 ‘피자 커넥션’이라는 마약 거래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돼 24년형을 선고받았고 복역 중 2004년 사망했다. 문제의 미술상도 이후 이 그림을 공개하지 않은 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라도는 현재까지 그림의 행방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연 내부 고발자라고 위원회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그라도의 주장이 모호해 신빙성이 낮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종 예술품을 추적하고 있는 단체 ‘박물관의 친구들’의 회장 베르나르도 토르토리치 등은 “진술이 모호하고 그림의 실제 크기나 무게 등을 고려했을 때 실현 불가능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약 50년 전 사라진 카라바조의 그림이 다시 발견될지는 불확실하지만 도난당한 예술품을 오랜 기간이 지난 후 다시 찾는 일은 전 세계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약 30년 전 도난당했던 마르크 샤갈의 1911년 작 ‘오셀로와 데스데모나’가 발견됐다. 그림의 원주인 부부가 사망한 상태여서 해당 그림은 원주인 집안의 재산관리 조직에 반환됐다가 최종적으로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3월에는 프랑스의 미술사 전공 학생 3명이 프랑스 북부 및 벨기에 지역 성당을 돌며 성화(聖畵)와 조각상 100여 점을 훔치다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지난 2월 프랑스 경찰은 파리에서 약 30㎞ 떨어진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 정차된 버스를 불시 검문하던 중 화물칸에서 2009년 도난당한 에드가 드가의 작품 ‘합창’을 발견하기도 했다. 프랑스 정부는 작품이 왜 버스에 있었는지, 누가 그곳에 두고 내렸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오르세 미술관 측이 진품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미술계 관계자들은 유명 작품 상당수가 훔치더라도 팔기 어려워 이를 보관하고 있다 들키거나 고의적으로 ‘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도난 미술품을 제보할 경우 큰돈을 만질 수 있다. 지난해 5월 미국 보스턴미술관은 1990년 도난당한 렘브란트의 그림 ‘갈릴리 바다의 풍랑 속 예수’ 등 미술품 13점을 찾는 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약 1000만 달러(107억 원)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FBI는 2005년부터 세계 10대 미술품 범죄사건 리스트(명단)를 작성하고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리스트 최상단에 오른 사건은 이라크전 당시 무방비 상태가 된 바그다드의 이라크 국립박물관에서 7000∼1만여 점의 문화재가 도난당한 사건이다. 2006년 그중 하나인 라가시(고대 수메르 도시)시대 엔테메나왕의 조각상이 미국 세관에서 발견돼 이라크 측에 반환되기도 했지만 아직 대다수 작품은 찾지 못하고 있다.  

그 외 카라바조의 그림과 1995년 미국 뉴욕에서 도난당한 에리카 모리니의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 등이 리스트에 올라 있다. FBI는 도난 미술품들에 대해 적극적인 신고를 독려하고 있다. 

 

만취해서 찢고, 실수로 구멍 내고… 세계적 名作 잇단 수난

 

러 미술관 ‘폭군 이반과 아들’
보드카에 취한 관람객에 훼

예수님 그린 ‘에케 호모’ 벽화
아마추어가 복원해 그림 망쳐

 

미술품 도난과 함께 역사적 문화재를 훼손하는 사건도 빈발해 각국의 문화재 담당 부처와 사법 당국의 고민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25일 러시아 모스크바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에서는 일리야 레핀의 걸작 ‘폭군 이반과 아들, 1581 11 16일’이 한 관람객이 던진 금속 안전봉에 맞아 훼손됐다. 보드카를 마신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이 남성은 수사가 진행되는 내내 횡설수설해 러시아 당국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공식 문화재 훼손에 대한 러시아 형법상 최고형은 징역 3년이지만 러시아 당국은 “3년은 그림의 가치와 비교할 수 없다”며 “가능한 한 가장 가혹한 형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중형을 예고했다

2015년에는 대만 타이베이(台北)에서 전시 중이던 이탈리아 바로크 시대의 거장 파올로 포르포라의 작품 ‘꽃’이 한 소년 관람객이 발을 헛디뎌 그림 쪽으로 넘어지면서 주먹만 한 구멍이 나고 말았다. 2m 높이의 이 그림의 가치는 약 150만 달러로 알려졌다 

의도적인 반달리즘에 작품이 희생되는 경우도 있다. 바티칸 시스티나성당에 전시된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의 유명 조각 ‘피에타’는 1972년 한 헝가리 청년이 휘두른 망치에 파괴되는 수난을 겪었다. 이후 1년간의 복원 작업을 거친 피에타상은 사각의 투명케이스 안에 ‘보관된’ 채 전시되고 있다. 

그러나 문화재 훼손이 오히려 작품을 더 유명하게 한 경우도 있다. 스페인 사라고사주 캄포 데 보르하 지방의 미제리코르디아 성당에 있는 벽화 ‘에케 호모(이 사람을 보라·사진)’는 2012년 세월의 흔적으로 손상된 것을 지역에 살던 아마추어 화가 세실리아 히메네스가 섣불리 복원에 나섰다 오히려 더 심하게 훼손되고 말았다

그러나 훼손된 벽화는 ‘에케 모노(이 원숭이를 보라)’라는 이름으로 오히려 유명해지며 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10배 이상 늘었고 관련 패러디물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06 21일 수술실 갖춘 ‘에어포스 원’… 사우디 국왕機엔 대리석 사우나

 

하늘 위 지휘본부… 각국 정상 탑승 ‘1호기’ 

트럼프 전용기 ‘核가방’ 탑재  
亞·美洲 보잉 - 유럽 에어버스  
안전 고려 쌍둥이機 띄우기도  

푸틴 전용기엔 미니바·헬스장  
일부선 전용차고와 엘리베이터  
멕시코, 가장 비싼 전용기 보유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사상 첫 미·북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나란히 항공편으로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늘에 떠 있는 미국 행정부’란 별칭을 가진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실시간으로 트위터 글을 올려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역시 전용기 참매 1호를 이용할 것으로 알려졌던 김 위원장은 예상과 달리 중국 정부의 고위층 전용기에 탑승해 공중에서 ‘연막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국가원수가 탑승하는 전용기는 일반 항공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첨단장비가 대거 동원되는 데다 각국의 항공전력 등 국력을 과시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아시아·북미는 보잉, 유럽은 에어버스 = 세계 각국 정상들이 탑승하는 전용기는 대형 항공기의 ‘양대산맥’인 보잉과 에어버스의 항공기가 대부분이다. 보잉의 경우 737 747 기종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 특히 보다 대형인 747 기종이 인기다.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보잉747-200B)을 비롯해 한국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보잉747-400), 중국의 고위급 전용기 궈항류하오(國航六號)(보잉747-400), 일본정부전용기(보잉747-400), 인도 총리 전용기(보잉747-400) 등이 모두 747 기종이다. 수송할 수 있는 인원이 많고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다는 게 747 기종의 최대 장점이다. 다만 최근에는 747 기종의 퇴역이 가까워지면서 777이나 787 기종 등으로 교체되는 추세다. 아르헨티나와 호주, 칠레, 네덜란드 등은 737 기종의 항공기를 국가원수 전용기로 사용한다. 

반면 유럽 지역 국가원수들은 보잉보다 유럽에 본사를 둔 에어버스 비행기를 더 많이 이용한다. 독일의 총리 전용기 콘라트 아데나워(A340-300)를 비롯해 프랑스 대통령 전용기(A330-200), 영국 총리 전용기(A330) 등이 대표적이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도 에어버스기를 전용기로 활용하고 비유럽 국가로는 터키(A330)와 요르단(A340-300) 등이 에어버스 기종을 전용기로 채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경우 자국에서 생산하는 일류신(IL) 96-300을 타고, 북한 김 위원장의 참매 1호 역시 IL-62M 기종이다. 

◇호화롭거나, 기능적이거나 = 국가원수 전용기들의 내부 구조는 대부분 비슷하다. 앞부분에 국가원수의 개인 공간으로 욕실, 침실 등이 딸려 있고 이어 집무실과 회의실, 통제실 등의 공간이 이어진다. 그 뒤가 수행원들 좌석이고, 마지막은 동행 취재진이나 말단 수행원들 좌석이 마련돼 있다. 다만 인테리어는 탑승자 등의 취향에 따라 바뀐다. 러시아 대통령 전용기는 집무실과 회의실 외에 미니바, 샤워실은 물론 헬스장까지 갖추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이 직접 주문한 전용기 보잉747-드림리프터는 대리석이 깔린 사우나실과 각각 분리된 20개의 객실, 롤스로이스 주차장과 층과 층을 오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까지 설치돼 있다. 에어포스원은 상대적으로 호화롭지는 않지만 기내에서 상당한 난도의 수술까지 진행할 수 있는 의무실이 마련돼 있다. 또 미국 대통령은 에어포스원에 오를 때 핵 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스위치가 장치된 ‘핵 가방’을 들고 탑승한다. 

전용기는 기능 면에서 각종 첨단장치가 추가되는 경우가 많다. 요르단 국왕인 압둘라 2세의 전용기는 연료 절감을 위해 4개의 롤스로이스 엔진을 장착했다. 세계 최고가(6억 달러)의 국가원수 전용기인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전용기는 12만ℓ에 달하는 연료 탑재가 가능해 승객 250여 명을 태우고 무려 16000㎞를 논스톱으로 비행할 수 있다. 

◇동일 기종 2대 운용하고 전투기 에스코트도 = 국가원수가 탑승하는 만큼 각국에서는 전용기의 안전에 특별히 유의한다. 상당수 국가는 전용기가 뜰 때, 동일 기종의 비행기를 한 대 더 띄워 대통령이 어느 비행기에 탑승했는지 파악하기 어렵게 한다. 필요할 경우 전투기가 전용기를 호위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승무원들도 일반 항공기와 달리 상당수 인력이 군 출신이다. 에어포스원 승무원들은 전원 공군 장병으로 여성보다 남성 승무원이 더 많다. 또 각국 최고위층 인사가 타는 만큼 첩보전도 치열하게 진행되는데 2001년 중국에서 미국 보잉에 전용기를 주문했을 때 비행기 내부에서 도청장치 27개가 발견되기도 했다. 대한항공 전세기를 이용하는 공군 1호기의 경우 함께 탑승한 대한항공 소속 여승무원들까지 경호실의 보호를 받는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작품과 관람객의 경계 허물어… 日 ‘超 디지털 아트’ 물결

  21일 일본 도쿄 오다이바 팔레트타운 콤플렉스에서 개장하는 ‘모리 빌딩 디지털아트 뮤지엄 팀 랩 보더리스’ 전시회를 앞두고 공개된 디지털 폭포 작품의 모습. 팀랩 홈페이지 캡처

 

내딛는 발밑 꽃·등불 생겨나  
관람순서 없이 온몸으로 감상  
상호작용 즐기며 ‘예술속으로’ 

흐르는 물 위에 붉은 꽃잎이 가득 떠 있다. 이곳은 폭포 속 동굴. 발을 담가보지만 젖기는커녕 물줄기가 오히려 길을 내준다. 발을 내딛는 자리마다 붉은 꽃이 피어난다. 내가 곧 물이, 그리고 꽃이 되는 곳에서 누군가는 눈을 감고 명상을, 누군가는 가만히 물의 흐름에 몸을 맡긴다. 동굴을 나와 몇 발짝 옮기자 밤하늘 가득 등불이 떠 있다. 한 발짝 걸을 때마다 발밑에서도 등불이 켜진다. 분명 땅을 밟고 있지만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이다. 

이 초현실적 경험은 21일 일본 도쿄(東京) 오다이바(お台場) 팔레트타운 컴플렉스에서 개장한 세계 최초 디지털아트 박물관 ‘모리 빌딩 디지털아트 뮤지엄 팀 랩 보더리스’ 전시회 이야기다. 벽에 걸려 있는 그림을 단순히 감상하던 기존 전시장 문화를 완전히 탈피했다. 말만 전시일 뿐, 관객이 작품 속으로 직접 들어가 탐험하는 여행에 더 가깝다. 관람 순서도 따로 없다. 1만㎡에 달하는 박물관 자체가 미로처럼 구성돼 있어 온몸으로 전시작품을 느끼며 발길 닿는 대로 움직이면 된다.

모든 작품은 첨단 디지털 이미지로 만들어졌지만 모티브는 숲과 폭포, 바다 등 자연에서 왔다. 물결이 일렁이는 벽에 손을 대면 물고기 수만 마리가 손을 감싼다. 찻잔을 들면 꽃이 무한히 피어난다. 관람객들은 디지털로 조성된, 문자 그대로 인위적인 예술 공간에서 자연과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느낀다. 팀 랩의 수장을 맡고 있는 도시유키 이노코는 아사히(朝日)신문에 “기술은 사람이 예술 속으로 들어가는 걸 가능하게 했다”고 밝혔다. 

사실 모리 빌딩 전시회와 같은 체험형 전시나 디지털 전시는 기존에도 존재했다. 쉽게 실물을 접할 수 없는 유명 거장들의 작품을 가상현실(VR), 인터랙티브 등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관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주최 측이 제공하는 작품을 관객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반면 이번 전시회는 인간과 그를 둘러싼 ‘관계’라는 주제를 관객 스스로 탐험하며 느낄 수 있도록 조성됐다. 박물관 이름에 들어가는 ‘보더리스’라는 표현은 예술 간, 작품과 관객 간, 그리고 나와 타인의 경계를 허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걸음마다 피어나는 꽃송이, 손짓에 지저귀는 새 등에 관객들은 그야말로 작품과의 동화를 경험한다. 팀 랩 측은 “그림 등 전통적 미디어는 관객의 존재에 영향받지 않지만 이 작품들은 관객과의 관계를 기반으로 한다”며 “다른 관객들과 함께 작품을 변화시키며 아름다움을 느끼고 이를 통해 다른 이와의 관계가 긍정적 요소라는 점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07 05 바나나 줄기 옷·효모가죽 재킷… 친환경 ‘그리너 패션’ 뜬다

  3D 프린터로 인쇄된 옷을 모델들이 선보이고 있다. 가디언 캡처

오염 줄이는 자연 소재 옷 각광  
3D프린터 맞춤옷 생산도 늘어 

패션이 곧 개인의 경쟁력인 시대지만 경쟁력이 강할수록 ‘환경오염의 주범’이 될 수도 있다. 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 데 필요한 물은 9000, 간단한 티셔츠 한 장에도 2500ℓ가 소요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폴리에스터를 비롯해 나일론, 아크릴 등 의류 소재는 다양해졌지만 합성섬유의 경우 한 번 세탁할 때마다 수십만 개의 미세 플라스틱을 배출한다. 걸어 다니는 환경오염이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최근 글로벌 패션업계에서는 환경도 지키고 차별화된 패션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는 일명 ‘그리너(greener) 패션’이 떠오르고 있다. 

5일 외신 및 패션업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패션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컬러(색상)는 녹색 나뭇잎을 뜻하는 ‘그리너리(greenery)’가 손꼽힌다. 그리너 패션은 여기서 한발 더 나가 색상뿐 아니라 소재 자체가 바나나 줄기, 과일 껍질 등 자연에서 유래했다. 현재까지 의류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소재로는 면, 폴리에스터 등이 손꼽힌다. 면은 자연 소재지만 원료인 목화솜 재배에 전 세계 살충제, 농약의 35%가 사용되면서 환경 악화에 일조한다. 폴리에스터는 잘 알다시피 석유에서 추출된 화학물질이다.

최근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어내너스 애넘사는 파인애플 잎으로 친환경 가죽 대체품을 만들어냈다. 파인애플 농장에서는 많은 잎을 버려야 하기 때문에 원가도 저렴하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 소재 가격은 같은 면적 대비 소가죽의 절반에 불과하다. 단단한 잎의 특성상 내구성도 뛰어나다. 심지어 가공해놓으면 기존 가죽제품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세련됐다 

패션 제품에 사용되는 색상도 좀 더 친환경 쪽으로 돌아섰다. 최근 패션업계는 중금속 등 독성 있는 화학 염색약보다 천연 추출 염료 사용 비중을 늘리고 있다.


가죽 특유의 질감을 선호하는 이들을 위해서는 가죽과 똑같지만 동물을 죽이지 않는 첨단기술도 활용된다. 미국 뉴욕의 바이오테크기업 모던 메도는 설탕을 양분 삼아 콜라겐을 생산하는 효모 균주를 이용해 동물 가죽 없이 진짜 천연가죽과 흡사한 인조가죽을 만들고 있다. 

방법은 먼저 효모 균주를 생체공학적으로 처리하는 화학공학 발효법으로 콜라겐을 직접 추출해 세포조직을 배양한다. 이후 정제, 조립, 무두질 등 과정을 거쳐 동물의 것과 구별할 수 없는 인조가죽을 탄생시킨다 

3D 프린터 기술도 그리너 패션의 주역이다. 집이나 옷가게에서 신체 치수를 정확히 측정한 뒤 3D 프린터를 이용해 옷을 제작하기만 하면 된다. 몸에 꼭 맞는 옷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초과 생산으로 인한 재고 낭비도 막을 수 있다. 이스라엘 젊은 패션 디자이너 대니트 펠리그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재킷 등을 만들어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다. 

샀다가 몇 번 못 입느니, 마음에 드는 옷을 빌려 입겠다는 이들도 늘고 있다. 한국에도 취업 준비생들의 정장 구매 부담을 줄여주는 정장 대여부터 명품 가방 대여까지 다양한 패션 공유 사이트가 존재한다. 패션도 지키고, 의류 제조 과정에서 오염되는 지구 환경도 보호할 수 있는 그야말로 상생 경제인 셈이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07 05일 호텔급 시설·BMW 차량 … 인력난 日기업 ‘럭셔리 기숙사’ 붐

  일본 기업들이 경기회복에 따른 구인난(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일본 직장인들이 기업들이 밀집한 도쿄도 주오구 시내에서 출근을 서두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토추(伊藤忠) 상사가 지난 4월 도쿄 인근 요코하마에 신축한 사원 기숙사 전경. 이토추 홈페이지

 

복지 앞세워 ‘사원 모시기’ 경쟁 가열 

경제성장기 너도나도 짓다가 ‘잃어버린 20년’ 비용절감 매각 최근 경기회복 바람타고 부활 과거와 달리 원룸형태로 지어 무료 아침식사·스포츠센터도 식단 만들때 의견 최대한 반영 신입사원 생활비 절약돼 인기 

청년실업이 최대 사회문제로 떠오른 한국과 달리 경기 회복으로 구인난(노동력 부족)에 처한 일본 대기업들이 과거 ‘잃어버린 20년’ 동안 경비 절감 등을 이유로 없앴던 사원 기숙사를 다시 짓고 있다.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인 취업 시장에서 젊은 사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특급호텔 수준의 기숙사를 갖추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5 NHK 방송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토추(伊藤忠) 종합상사와 JFE 엔지니어링, 오리엔탈 랜드 등 일본 주요 대기업들이 최근 잇달아 사원 기숙사를 부활시키고 있다

지난 4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이토추, 18년 만의 독신 기숙사 부활의 이유’란 제목의 특집기사를 내보낼 만큼 기업들의 기숙사 부활을 반기는 분위기다. 일본의 경기 침체가 본격화된 지난 2000년 경비 절감을 이유로 사원 기숙사를 매각했던 이토추 상사는 최근 도쿄(東京) 인근 요코하마(橫浜) 361실을 갖춘 7층 건물의 사원 기숙사를 증축했다. 이토추 상사는 젊은 사원들을 끌어들이고 퇴사를 막기 위해 기숙사 주차장에 독일 BMW 차량을 공용 차량으로 배치해 직원들이 휴일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토추 상사는 기숙사비를 매월 15000( 15만 원) 수준으로 저렴하게 책정하면서도 무료 아침 식사를 제공하고 올림픽 규격(25m×50m) 대형 수영장까지 완비한 지역 스포츠 센터와 연계해 ‘사원 건강’을 강조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과거 회사 기숙사는 공용 화장실, 목욕탕 등으로 젊은 직원들의 선호도가 높지 않았지만 최근 기숙사는 식단까지 사원들의 의사를 반영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사원 기숙사 부활에 일본 언론들은 과거 버블 경제 전 고도성장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며 반색하고 있다. 도쿄역에 내린 지방 출신 청년이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취업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내용은 일본 시대극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소재로 과거 고도성장기의 상징적 장면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 일본’을 이끈 주역 중 하나인 이토추 상사가 사원 기숙사를 부활시키자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경기 회복 영향으로 다른 대기업들도 사원 기숙사 재건립을 검토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며 들뜬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일본 대기업들도 잘 갖춰진 기숙사 등 사원 복지를 앞세워 청년들의 눈길 사로잡기에 나서고 있다. JFE 엔지니어링은 신입 사원 공채 코너에 사원 기숙사를 소개하며 욕실과 드럼세탁기, 건조기 등을 완비한 원룸 형태의 기숙사를 제공하고 커뮤니케이션 공간도 갖췄다고 홍보하고 있다. 코니카 미놀타는 도쿄 시내에 250실 규모의 사원 기숙사를 짓고 각층에 주방, 거실을 넣은 ‘셰어하우스’ 방식을 도입했으며 외국인 사원을 위한 각종 이벤트도 실시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사원 기숙사까지 홍보 수단으로 삼는 것은 구직자 중심으로 움직이는 취업 시장 영향이 크다. 일본의 실업률은 2009 5.1%에서 지난해 2.8%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26년 만에 최저 수준인 2.2%까지 내려가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에 도달했다. 일본 정보기술(IT) 기업들은 한국까지 찾아와 인재를 모셔갈 정도로 경기 회복의 영향으로 구직자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15년 여성 사원 전용 기숙사를 지었던 미쓰비시(三菱) 상사와 이토추 상사가 기숙사를 홍보 수단으로 삼자 경쟁업체인 스미토모(住友) 상사 또한 도쿄에 사원 기숙사를 지을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신입 사원들도 생활비 절약 등의 이유로 사원 기숙사 생활을 반기는 분위기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사원 기숙사가 다시 주목받는 배경에는 주거 비용에 대한 젊은 층의 사고 방식의 변화가 있다”며 “2017년 독신 생활에 관한 의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40%가 월수입의 20% 이내를 주거비로 적절하다고 답하는 등 주거비용을 낮추는 추세”라고 전했다. 일본 대학생 학자금 대출이 1998년 약 50만 명에서 2016 144만 명으로 3배 가까이로 증가해 취업 후 학자금 대출 상환에 나서는 젊은이가 늘어난 점도 기업들이 앞다퉈 잘 갖춰진 사원 기숙사를 마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07 12일 지구촌 ‘댄스 잔혹사’…폭력적이라고, 종교규범 어겨서

  미국 NBC방송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 출연해 플로스 댄스를 추고 있는 ‘백팩 키드’(왼쪽부터), 인스타그램에 댄스 동영상을 올렸다 체포된 마헤데 호자브리, 파티 댄스 동영상으로 구설에 오른 러시아 항공학교 생도, 야한 옷을 입었다며 이집트에서 체포된 바 있는 벨리댄서 예카테리나 안드레바. 유튜브 캡처·뉴욕타임스

 

- 英‘플로스 댄스’ 
“폭력적 슈팅게임서 처음 등장” 
한 초등학교 교장이 금지시켜 

- 이집트 ‘벨리댄스’  
러 출신 댄서‘야한 복장’체포 
자국민 유명무용수 감소 불만 

- 이란·사우디·러시아 
이란선 동영상 올린 남녀 체포 
사우디선 콘서트서 댄스 금지 
러선 반나체댄스로 퇴학 위기 

춤은 ‘인간의 가장 오래된 예술’로 불리지만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는 특정 춤이나 댄서 등을 막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선정성, 폭력성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한다거나 춤의 순수성을 지킨다는 이유로 각국 정부나 기관들이 춤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춤을 금지하는 곳에서는 더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조치라 주장하지만 춤을 금지당한 사람들은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는 조치이자 꼼수라며 비난과 조롱을 퍼붓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선정성·폭력성 예방 위해 춤 금지 = 12일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최근 영국 내에서는 남서부 데본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장 직권으로 최근 유행 중인 ‘플로스 댄스’가 금지돼 논란이 되고 있다. 팔을 몸통 앞뒤로 흔드는 플로스 댄스는 최근 유튜브 등을 통해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춤으로 가수 케이티 페리 등 유명 스타들이 자신의 공연 안무에 포함시켰고 국내에서도 방탄소년단 등이 이 춤의 영향을 받은 안무(탕진잼 춤)를 선보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선수 델리 알리가 골을 넣고 세리머니로 이 춤을 추면서 영국 내에서도 유명해졌다. 그러나 이 춤이 처음 등장한 것이 폭력적 슈팅게임인 ‘포트나이트: 배틀 로얄’이라는 게 해당 학교의 금지 사유다. 교장인 캐서린 콕스는 “12세 이상 게임인 포트나이트는 게임 속에서 다른 사람을 죽이는 잔인한 게임이고 사람을 죽인 후 이를 자축하며 이 같은 춤 동작을 하게 돼 있다”며 “동작 중 하나는 ‘나치 댄스’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금지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콕스 교장의 주장은 영국 내에서 학부모와 네티즌들의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아직 춤의 의미도 알지 못하는 어린이들에게 지나친 제약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학부모는 “이제 8세인 내 딸은 포트나이트가 뭔지 모른다”며 “그냥 춤을 좋아하고 나한테 춤을 가르쳐주는 데 열심인 아이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지난 3월 정부가 제다에서 열린 이집트 출신 가수 타메르 호스니의 콘서트 때 관객들이 춤추는 것을 금지했다 큰 반발에 부딪혔다. 사우디에서 열리는 첫 대중 가수 콘서트를 앞두고 사우디 정부는 정장 차림에 남녀가 분리해 앉고 춤을 추지 말라고 요구했다. 

◇정통성 지킨다고 외국인 춤 막아 = 지난 2월 이집트 카이로에선 러시아 출신 유명 벨리댄서 예카테리나 안드레바(예명 조하라)가 ‘복장 불량’을 이유로 체포됐다. 맨살과 잘 구분되지 않는 베이지색 속팬츠를 입고 공연해 법을 어기고 성적 자극을 극대화했다는 게 체포 이유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이방인 댄서에 대한 이집트 토박이들의 ‘텃세’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수십 년간 이집트 내 정상급 벨리댄서 가운데 이집트 출신이 거의 없는 현실에 불만을 가진 전통주의자들의 불만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현재 이집트에선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계를 중심으로 미국, 영국, 브라질 출신들이 벨리댄스계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우크라이나 출신 알라 쿠슈니르의 경우 고국 무대에서 유명해진 뒤 카이로에 진출해 단숨에 슈퍼스타로 성장했다. 안드레바 또한 석방 이후 오히려 몸값이 두 배로 뛰는 등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들의 영향으로 최근 이집트 벨리댄스는 보다 역동적, 감각적으로 변하고 아랍식 춤이라기보다 디스코에 가까워지고 있다. 특히 몽환적이고 아슬아슬하게 성적 스타일을 암시하던 이집트 본연 스타일보다 노골적으로 섹시함을 강조한다. 이에 대해 한 이집트 벨리댄스 관계자는 “이집트 출신 댄서는 이제 멸종위기종이 돼 버렸다”며 “예술의 슬픔이자 이집트의 슬픔”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집트 벨리댄서들에 대한 천대가 이 같은 현상을 부추겼다며 전통주의자들의 주장을 일축한다. 이집트 벨리댄스계의 전설인 디나 탈라트 사예드의 매니저는 “이집트인이 벨리댄스를 추면 창녀에 가까운 대접을 받지만 외국인은 스타가 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춤 동영상 올렸다 체포되기도 = 일부 국가에서는 춤추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체포되는 사례도 있다. 이란 경찰은 지난 6월 인스타그램에 춤 동영상을 올린 마헤데 호자브리(18) 등 여성 3명과 남성 1명을 체포했다. 이란 정부는 이들의 춤 동영상이 히잡을 쓰지 않는 등 이란의 도덕률·규범을 어겨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촬영 장소가 대부분 실내라는 점과 성인이 아닌 10대까지 체포한 점 등을 이유로 과도한 조처라는 비판과 SNS는 공공장소나 다름없으므로 처벌받아야 한다는 옹호 의견으로 이란 내 여론이 뜨겁게 양분되고 있다. 또 지난 1월 러시아에서는 항공학교 생도들이 나체로 몸에 벨트만 두른 채 춤추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관계 당국이 해당 학생의 퇴학 처분을 요청하고 나서자 인터넷에서 반대청원이 이어지는 등 춤을 둘러싼 논란이 지구촌 곳곳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07 12일 감옥살이도 ‘극과 극’…방마다 전화기·TV vs 사료같은 음식·족쇄

 

 

, 20개 교도소에 전화기 설치 

오스트리아 레오벤‘호텔급’유명 
“세금으로 범죄자 좋은 일”비판 

태국 방쾅선 3개월간 족쇄 채워 
르완다선 음식놓고 싸우기 일쑤 
“과도한 인권탄압” 비난 쏟아져
 

“야. 이놈들아, 나 아직 살아 있다! 

 

앙리 샤리에르(19061973)의 자서전을 기반으로 한 1973년 영화 ‘빠삐용’에서 억울하게 교도소에 갇힌 주인공 빠삐용은 상어가 우글거리는 바다에 뛰어든 뒤 이렇게 외친다. 바닥에 기어다니는 지네, 바퀴벌레 등을 잡아먹으며 연명해야 했던 그는 극심한 고문이 가해지는 교도소에서 옥살이를 하느니 결국 상어가 있는 바다를 택한다

 

하지만 빠삐용처럼 절실히 바깥세상을 꿈꾸는 재소자들은 점점 줄어들 전망이다. 헬스장에 TV까지 갖춰진 5성급 호텔 수준의 교도소부터 자녀 양육이 가능한 교도소까지 등장하는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교도소 환경이 날로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영국 가디언,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영국 법무부는 앞으로 2년 동안 700만 파운드( 1039800만 원)를 들여 잉글랜드·웨일스 소재 교도소 20곳의 감방마다 전화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미 설치된 곳도 20곳에 달한다. 감방 내 전화기 설치는 재소자들 간 폭력을 줄이는 동시에 불법 휴대전화 사용을 막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대부분 교도소에는 공중전화가 있지만 숫자가 턱없이 부족해 이용하려는 재소자들 간 싸움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불법 휴대전화 반입도 만연해 2016년 잉글랜드의 한 재소자는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교도소 생활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국 내 일각에서는 범죄자를 세금으로 떠받든다는 비난도 줄을 잇는다.

 

오스트리아나 노르웨이에 비하면 영국의 감방 내 전화기 설치는 우스갯소리 수준이다. 유명 건축가 요세프 헨신의 설계로 2004년 완공된 오스트리아 레오벤 교도소(왼쪽 사진)는 별칭이 ‘5성급 호텔’이다. 방마다 부엌이 있는 것은 물론 책상, 텔레비전도 갖춰져 있다. 교도소에 쓰여 있는 ‘모든 인간은 자유롭고 평등하다’는 문구가 분위기를 대변한다. 노르웨이 할덴 교도소는 강간, 살인 등을 저지른 중범죄자들이 수감되지만 분위기는 학교 기숙사 같다. 재소자들은 암벽타기 등 스포츠부터 음악까지 원하는 취미생활을 할 수 있다.

물론 ‘수감자는 교화의 대상’이라고 보는 선진국과 달리 ‘엄벌의 대상’이라며 극한의 상황을 제공하는 교도소도 있다. 태국 방쾅 교도소는 일단 수감되면 3개월 동안 발에 족쇄를 채우는데 사형수의 경우 땅에 묻힐 때까지 풀어주지 않는다. 식사는 하루 두 번 제공되는데 동물 사료 수준의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또 재소자들은 항상 물 부족에 시달리는데 하수 시설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질병의 온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완다 기타라마 교도소(오른쪽)도 악명이 자자하다. 축구장 절반 면적에 7000여 명이 다닥다닥 붙어 수감돼 있다. 식사도 거의 제공되지 않아 매일 수많은 재소자가 음식을 가지고 싸우다 죽어 나간다. 전자든 후자든 비판은 끊이지 않는다. 영국의 감방 내 전화기 설치 결정에 네티즌들은 “세금으로 범죄자 좋은 일만 하고 있다”고 공분했다. 방쾅·기타라마 교도소 등에는 “과도한 인권 탄압”이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는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08 02일 국가 분쟁에 사기까지… ‘보물선 쟁탈전’ 뜨거운 바다

 

돈스코이號 계기로 본 ‘대박의 꿈’ 

카리브해 19조원‘산호세호’  
스페인·콜롬비아·美기업 다툼  

핀란드 해역 ‘프라우 마리아호’  
19년前 발견했지만 인양 못해  

전세계 수장된 난파선 100만척  
소유권 국제법 없어 분쟁 빈번 

러시아 전함 ‘드미트리 돈스코이호’ 를 둘러싸고 국내에서 최근 벌어진 보물선 소동은 투자사기 논란 끝에 경찰 수사로 이어져 결국 한여름 밤의 꿈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지금도 전 세계 바다에서는 일확천금을 꿈꾸는 이들이 보물선을 찾아 헤매고 있다. 카리브해를 비롯해 지중해, 발트해, 남중국해 등 해상교역이 이뤄진 뱃길을 따라 수중탐험가나 보물사냥꾼들이 가라앉은 보물선을 찾고 있다. 오랜 노력 끝에 난파선을 찾아도 실제로는 경제적 가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때로는 천문학적 가치를 지닌 보물선의 소유권을 놓고 국가 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바닷속 보물을 건져라 = 2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 정부는 지난 7 23 18세기 카리브해 연안에서 침몰한 보물선 ‘산호세호’ 인양 작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은 “보물선의 미래에 대한 국민 우려와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이반 두케 차기 정권에 인양 작업을 이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콜롬비아가 정부 차원에서 인양하려는 산호세호는 스페인 펠리페 5세의 초대형 갤리언선으로 1708 6월 영국 해군과 전투 도중 침몰했다. 당시 교전 끝에 전세가 불리해지자 선장이 배에 실린 보물을 영국군에 빼앗길 것을 우려해 스스로 배를 폭파해 수장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배에는 스페인 식민지였던 페루, 볼리비아 등에서 채굴한 금과 은, 귀중품이 실려 있던 것으로 추정되며 최소 10억 달러( 11200억 원)에서 최대 170억 달러(19430억 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인양회사 SSA 30여 년에 걸친 탐사 끝에 2015 11월 보물선의 정확한 위치를 찾았으나 현재 콜롬비아와 스페인, SSA 간 소유권 분쟁이 진행 중이다. 

유럽에서 가장 잘 알려진 보물선은 핀란드 인근 발트해 바닷속에서 발견된 ‘프라우 마리아호’다. 1771년 러시아 예카테리나 2세가 주문한 렘브란트, 얀 반 호이엔 등 유명 화가들의 미술품 27점과 수백 점에 이르는 고급 도자기, 조각, 금·은화 등을 싣고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다 가라앉았다. 보물의 가치는 10억 유로(13082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1999년 핀란드 스쿠버다이버들이 발트해를 탐사하다 발견했으나 핀란드와 러시아, 네덜란드 등이 계속 분쟁 중인 탓에 인양을 못 하고 있다. 

1622년 허리케인으로 침몰한 스페인 갤리언선 ‘누에스트라 세뇨라 데 아토차호’는 1985년 미국 플로리다주 키웨스트 부근에서 발견됐다. 미국 보물사냥꾼 멜 피셔가 16년간 멕시코만 일대를 뒤진 끝에 찾아낸 배에는 1598~1621년에 발행된 스페인 금·은화 40t, 콜롬비아산 에메랄드와 금·은 세공품, 1000개가 넘는 은괴 등이 실려 있어 가치가 당시 화폐 기준으로 4억 달러(5237억 원)에 이른다. 피셔와 플로리다주, 스페인, 영국 등이 소송을 벌인 끝에 미 연방대법원은 1992년 피셔의 보물소유권을 인정했지만 스페인, 영국 등과 마찰은 계속되고 있다 

아시아에서 발견된 보물선 가운데는 1987년 중국 광둥(廣東)성 해상에서 발견된 남송시대 무역선 ‘난하이(南海) 1호’가 대표적이다. 길이 30m, 10m의 난하이 1호는 840여 년 전 도자기 등 송나라 시대 보물 수만 점을 싣고 인도, 스리랑카로 향하다 태풍을 만나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2007년 난하이 1호 인양에 성공한 중국 정부는 이후 명나라 때 보물선으로 26000점이 넘는 무역품을 실은 ‘난아오(南澳) 1호’ 등을 발굴하기도 했다. 

◇보물선 소유권에 대한 국제법 없어 = 산호세호가 발견된 콜롬비아 영해에만 최대 1200척의 난파선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등 전 세계 바다에 가라앉아 있는 난파선 숫자는 최대 100만 척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경제적 가치가 거의 없지만 몇몇 난파선은 많게는 수십억 달러의 가치가 있는 보물선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의 해저 보물탐사가이자 아토차호 발견자 멜 피셔의 손자인 션 피셔는 600억 달러(672960억 원) 상당이 바닷속 난파선에 실려 있을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문제는 우여곡절 끝에 바닷속 난파선을 찾더라도 법적 분쟁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해저 보물선 소유권에 대한 국제법이나 규약은 없는 상태다. 유네스코는 2001 100년 이상 된 수중 유물들을 이용해 상업적 이익을 얻는 행위를 금하는 ‘수중 문화재 보호를 위한 협약’을 통과시켰지만 실효성이 없다. 영미권에서는 인양자가 소유권의 90%를 갖는 것이 관행이지만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보물사냥꾼으로 1965년 스페인 보물선단을 발견했던 킵 와그너는 “보물선을 찾으려는 노력과 땀, 세월을 다른 곳에 투자한다면 훨씬 더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석·박준우 기자 namdol@munhwa.com 

 

08 09일 영국도 ‘보이스 피싱’ 활개… 非 EU 유학생에 “이민법 위반” 돈 뜯어

‘윈드러시 세대’ 추방사태 이후
“과태료 안내면 강제집행” 사기
英 “돈 요구 안해” 주의보 발령


‘영국에도 보이스 피싱(Voice Phishing)?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 경제 재건을 위해 이주해 온 영연방 출신 주민들을 뜻하는 이른바 ‘윈드러시 세대’ 이민자의 강제 추방 논란으로 홍역을 앓았던 영국에서 최근 이 같은 기류를 이용한 보이스 피싱이 활개를 치고 있다. 8일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최근 내무부 직원이나 경찰을 사칭해 유학생을 대상으로 금품을 갈취하는 보이스 피싱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보이스 피싱은 인도, 중국 등 비 유럽연합(EU) 출신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민법 위반 운운하며 6500파운드( 941만 원) 상당의 과태료를 입금하라고 겁주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경찰 등을 사칭한 이들은 “입금하지 않을 경우 영국에서 추방되고 향후 10년간 재입국이 불가능하다”고 협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맨체스터대 학생회에 따르면 실제로 이 같은 요구에 응해 돈을 입금한 유학생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정부는 올해 윈드러시 세대들에 대한 행정 착오로 상당수 주민을 불법체류자로 만든 전례가 있어 이 같은 사기극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내무부 대변인은 “영국 정부는 결코 개인에게 전화해 비자나 벌금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피해가 있었거나 예상되는 사람은 누구든지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도계 학생·졸업생연합(NISAU)도 관련 성명을 내고 유학생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나 영국 내 학생단체들은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사태에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제학생연맹(NUS) 관계자는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은 이 약탈자들을 잡아들여야 한다”며 “대학들 역시 학생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고 적절한 조치를 통해 단순히 학생들을 안심시키는 것 이상의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외 다른 국가에서도 해외 유학생들은 보이스 피싱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고 있다. 미국 위스콘신주 메디슨대에서는 최근 중국 유학생이 보이스 피싱에 당해 23000달러( 2500만 원)를 잃는 사건이 벌어졌고 뉴질랜드에서는 중국 정부를 사칭해 유학생들에게 현지에서 돈세탁에 휘말렸다며 38000달러를 받아 챙긴 범죄조직이 적발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이 돈을 가상화폐나 구글플레이 기프트카드 등으로 받아 수사 당국의 추적을 뿌리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미국 국가캠퍼스 공공안전센터는 지난 7월 보고서를 통해 “속지 않기 위해서는 경찰이나 관계 당국에 재확인한 뒤 입금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08 09일 日 주부들도 ‘명절 스트레스’… 韓 풍경과 똑닮았네

  일러스트 = 송재우 기자 jaewoo@

 

최대명절 ‘오본’ 일주일 앞 
며느리들 귀성 앞두고 스트레스 
밥상 준비·청소 집안일 산더미 
언론 ‘며느리 괴롭힘’ 집중보도 

남성 55%는 “명절 기대된다” 
여성 60%는 “마음이 무겁다” 
출산 압박·방관자적 남편태도 
한국 명절의 현실과 거의 흡사
 

일본 최대 명절인 ‘오본(お盆·양력 8 15)’이 약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평소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고 인내심 많은 것으로 알려진 일본 며느리들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현지 언론들이 이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9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일본은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오본 연휴에 들어간다. 오본은 한국의 추석처럼 조상에게 성묘를 드리면서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는 일본 최대 명절로, 법정 공휴일은 아니지만 직장인들은 15일을 전후로 23일 휴가를 내서 고향에 간다. 올해 오본 연휴를 앞두고 최근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며느리들을 괴롭히는 요메하라(嫁ハラ·며느리 괴롭힘)는’이라는 제목의 기획기사를 통해 명절 귀성을 앞둔 며느리의 50% 이상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요메하라란 ‘며느리’를 뜻하는 ‘요메()’와 영어 ‘해러스먼트(harassment·괴롭힘)’의 첫 부분 일본어 발음 ‘하라’의 결합어로 수년 전부터 일본 여성들의 명절 스트레스를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일본 며느리들의 명절 스트레스 원인은 상차림 준비와 빨래, 청소 등의 집안일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으로 한국과 비슷하다. 도쿄(東京) 도내에 거주하는 가즈미(和美·가명) 씨는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시어머니께서 ‘내려오느라 고생했는데 가만히 쉬어라’고 말씀하지만, 어느 순간 일꾼이 돼 청소부터 집안일 전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부모들이 출산 또는 육아 문제를 꺼내며 며느리들을 압박한다거나 시댁 식구들이 집안일을 돕지 않는다는 푸념도 크다. 특히 이 과정에서 남편들이 방관자적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아 아내들의 비판 대상이 되는 것도 놀랄 만큼 한국과 흡사하다. 사이타마(埼玉)현에 거주하는 30대 주부 나미에(奈美江·가명) 씨는 “남편보다 두 살 많은 시누이가 있지만 묘소를 치우는 등 명절 집안일은 언제나 우리 부부 몫”이라며 “시댁 어른들은 번갈아가며 아이 낳을 것을 독촉하는데 남편이 아무 반응도 없어 창자가 들끓는 것 같은 마음을 겨우 달랬다”고 말했다. 그는 “명절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남편에게 ‘다음 명절부터는 당신 혼자 시댁에 가라’고 말하지만 결국 또 가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명절 귀성을 앞두고 남성과 여성들의 반응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도 한국과 똑같다. 일본 화장품업체 겐나이제약이 20세에서 59세 사이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55.4%는 명절 귀성에 대해 ‘기대된다’고 답한 반면 여성의 60.9%는 ‘마음이 무겁다’고 답했다. 일본에서는 매년 명절마다 전문가들이 방송에 나와 시부모, 며느리들이 각각 지켜야 할 매너를 소개하지만 여전히 현실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미마쓰 마유미(三松眞由美) 애인·부부상담연구소 소장은 “귀성 시즌이 다가오면 아내의 표정이 바뀌는 것이 일반적이고 부부싸움 빈도는 더 늘어난다”며 “시어머니는 ‘전혀 괴롭히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명절 기간 두통, 속쓰림 증상을 호소하는 며느리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한국·일본과 같은 동북아시아 국가지만 좀 다른 모습이다. 사회주의국가인 중국은 남녀평등 의식이 강해 명절 때 여성이 일방적으로 가사를 전담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나 한국의 추석과 같은 중추제(中秋節) 때는 온 가족이 같이 만두를 빚고 남성들도 가사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 바이두(百度)에서 ‘명절증후군’이나 ‘명절 주부 스트레스’ 등을 검색해도 특별한 게 나오지 않는다. 

대신 최근 중국에서는 명절에 고향 가기를 두려워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쿵구이쭈(恐歸族)’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은 고향에 가면 ‘결혼은 언제 하느냐, 남자(여자) 친구는 있느냐’는 등의 질문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중국 부모들에게 자녀의 결혼은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빨리 결혼해 2세를 갖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아 명절만 되면 나이 든 노총각, 노처녀들이 고향 가기를 두려워한다. 이 밖에 중국에서 쿵구이쭈가 갈수록 늘어나는 이유는 경제적 궁핍, 짧은 휴가와 업무 과다, 명절 때 드는 과도한 비용 등이 있다. 오랫동안 시행된 한 자녀 정책으로 명절 때 시댁이나 처가 중 어디로 갈 것이냐를 두고 부부가 갈등을 빚는 일은 중국에 유독 흔한 현상이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08 24일 찰나의 사냥 쾌감에 … 코뿔소, 해마다 1000마리씩 쓰러진다

 

‘트로피 헌팅’에 피로 물드는 아프리카

 

인간의 야만성은 어디까지일까. 단순히 승리감을 느끼고 싶다는 이유로 코뿔소, 기린 같은 대형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트로피 헌팅(trophy hunting)’에 아프리카 대륙이 피로 물들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만 매년 코뿔소 1000마리 이상이 밀렵으로 희생된다. 우승의 상징 ‘트로피(trophy)’의 본디 어원은 ‘패배’를 뜻하는 그리스어 ‘트로파이온(tropaion)’이다. 생태계를 위협하는 무차별적 트로피 헌팅은 결국 인류가 자연에 패배하는 지름길이 아닐까. 

23 BBC에 따르면 남아공 크와줄루나탈 지방 사법부에서 코뿔소 뿔 밀렵꾼의 감형을 위한 재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판사가 밀렵꾼 측 변호사에게 뇌물을 받았다는 내부 고발이 나온 것이다. 남아공 트로피 헌팅 산업 규모는 연간 20억 달러( 223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물의 생명을 유흥거리로 치부하는 비윤리적인 트로피 헌팅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사법부마저 이를 방관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뿔소 뿔을 구하려는 수요가 이어지면서 남아공에서는 매년 1000여 마리의 코뿔소가 죽고 있다. 현재 남아공에 남아있는 코뿔소는 25000여 마리에 불과하다. 코뿔소 뿔은 손톱과 같은 케라틴 성분에 불과하지만 남다른 재력을 과시하려는 이들에게는 고가의 사치품이다. 중국, 베트남 등 일부 국가에서는 코뿔소 뿔이 건강에 좋다는 속설이 퍼져 암시장에서 거래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코뿔소 사냥이 엄격히 금지된 사냥금지구역에서도 밀렵이 속출하는 실정이다. 코끼리 상아도 트로피 헌팅 대상이다. 세계자연기금(WWF) 관계자는 상아 거래 때문에 아프리카코끼리가 25분에 한 마리꼴로 죽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형 희귀동물을 죽인 뒤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불법 사냥도 유행하고 있다. 지난 7월 남아공의 온라인매체 아프리클랜드의 트위터는 미국인 여성사냥꾼 테사 톰슨 탤리가 기린을 잡은 뒤 그 앞에서 찍은 사진을 링크해 공분을 샀다. 일명 거액의 돈을 지불하고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트로피 헌팅’의 인증샷이다. 지난 2015 7월에는 짐바브웨의 국민 사자 세실이 미국인 치과의사 월터 파머의 전리품으로 희생당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유엔은 동식물을 범죄조직이 밀매하는 것을 중대범죄로 규정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09 06일 브렉시트가 펭귄을 죽인다?

 

 

포클랜드제도 서식 100만마리
EU국가 보호지원금 중단 위기
그동안 年수백만유로 지원받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포클랜드 펭귄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6일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테슬린 바크먼 포클랜드 통상장관은 지난 3일 영국 정부의 브렉시트 추진으로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 내에 서식하고 있는 100만여 마리에 달하는 펭귄들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자금 지원이 중단될 위기에 놓여 있다고 경고했다. 포클랜드 제도에는 산란철이 되면 젠투펭귄, 킹펭귄 등 5, 100만여 마리의 펭귄이 몰려든다 

그동안 포클랜드 제도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유럽지역 생물다양성생태계서비스 지원 계획’에 따라 펭귄 보호를 위해 매년 100만 유로( 129000만 달러)를 지원받았고 역시 EU 국가에 지원되는 라이프펀드 자금 500만 유로(646500만 달러)를 지원받아 왔다. 포클랜드 내 환경단체들은 이들 자금으로 식량 비축량을 유지하고, 펭귄 수를 감시하며 배 사이를 돌아다니며 기름을 뒤집어쓴 펭귄들을 돌보는 작업 등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2019년 영국의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서 수백만 유로에 달하는 펭귄 보호활동 자금 지원도 끊길 처지에 놓였다. 바크먼 장관은 “보호자금이 끊길 경우 포클랜드에서의 중요한 연구와 보존 작업을 수행하는 비정부기구(NGO) 업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펭귄들은 면역력이 약한 데다 인간과 가까운 지역에 서식하는 만큼 조류 수두 등 전염병이 돌아 떼죽음을 당할 수 있다. 또 무분별한 관광객이나 수산 자원을 놓고 어민들과 충돌 등을 겪게 되면서 순식간에 개체 수가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다. 

앞으로 영국에서 이를 대체할 환경 보전금을 편성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체 예산은 EU에서 지원하던 규모에 비해 축소될 전망이다. 바크먼 장관은 “마이클 고브 영국 환경장관이 대체기금 마련을 약속했지만 아직 구체적 계획조차도 알려진 것이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자치정부이다 보니 예산이 반영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포클랜드는 걱정하고 있다. 선진국인 영국 영토인 만큼 다른 국제 지원을 우선적으로 받기도 어렵고 본국 정부의 ‘중요 결정’에서도 후 순위로 밀린다는 것이다. 바크먼 장관은 “이 같은 상황 때문에 EU 지원금이 더욱 절실하다”고 말했다. 

포클랜드 제도뿐 아니라 영국 내 많은 분야에서 이 같은 EU 보조금 이탈로 기능이 마비될 가능성이 있다고 텔레그래프 등은 전했다. 특히나 그동안 보수당 정부가 들어서며 긴축 재정을 펼쳤던 만큼 EU 보조금에 의존하는 분야가 적지 않았다. 포클랜드의 경우 브렉시트 이후 섬 전체의 육류 산업 규모가 약 30%, 수산업 규모가 16% 퇴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을 통해 이 같은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영국이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고 EU를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가능성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09 14일 ‘富의 세계’가 바뀐다…중심지는 아시아로, 명품 대신 예술품으로

 

- 英 컨설팅 업체 ‘지역별 데미 빌리어네어’ 발표 

작년 6900명→2022 9570 
亞 초고액부자, 전체 30% 차지 

, 4년뒤에도 억만장자數 1 
990 2 - 600 3 

사치품 투자지수 분석해보니 
예술품 수익률 25%1위 올라 
‘전통적 1위’ 고급와인 7%불과 

 

글로벌 부()의 지형도가 변화하고 있다. 서구 열강의 식민지였던 아시아가 부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에도 공고한 지위를 지키고 있는 아시아 부호들은 조만간 전 세계 초(ultra)고액 부자 명단의 30%를 차지할 전망이다. 고급 주택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도 아시아다. 부호들의 관심사도 명품 등 단순 소비재보다 미술품 등 투자를 겸할 수 있는 수집품 쪽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1년간 부호들의 예술품 투자수익률은 무려 25%를 기록하며 전년도 조사 1위였던 고급 와인을 제쳤다.  

◇글로벌 부의 허브, 아시아=13일 영국 부동산컨설팅사 나이트프랭크가 발표한 ‘지역별 데미 빌리어네어(demi billionaire·5억 달러 이상 자산을 가진 부자) 인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6900명이었던 전 세계 데미 빌리어네어는 2022 9570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이 가운데 2940명이 아시아 지역에 집중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가장 많은 데미 빌리어네어가 있었던 미국 등 북아메리카(2100) 지역은 4년 뒤 2830명으로 증가하는 것에 비해 아시아는 지난해 1890명에서 급증세를 보이며 1위로 올라서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국가별로는 여전히 미국이 가장 많은 부호를 보유한 국가로 손꼽힌다. 미국은 지난해 1830명에서 4년 뒤 2490명으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킬 것으로 관측됐다. 미국에 이어 데미 빌리어네어가 지난해 490명에서 99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 중국과 390명에서 60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일본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지난해 말 기준 데미 빌리어네어가 100명에 달했고 2022년에는 13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고급 주택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도시 역시 아시아 지역 도시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 기준 1년 전보다 고급 주택 가격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도시는 싱가포르(11.5%)와 마드리드(10.3%) 등 두 곳이었고 도쿄(東京) 9.4% 상승률로 3위를 차지했다. 싱가포르는 외국인 주택 수요 증가 및 부동산개발업체들이 높은 가격에 토지를 매수한 것이 집값 상승요인으로 분석됐고, 도쿄는 경제 심리 회복과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둔 투자 확대가 상승 요인으로 지목됐다. 중국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역시 1년 동안 고급 주택 가격이 각각 7.3%, 3.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이번 분석에 포함되지 않았다. 

나이트프랭크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관련 정치적 불확실성 등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는 강한 성장세”라며 “특히 초고액 부호들의 자산 성장세는 안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9%로 예상해 2017 3.8%, 2016 3.2%보다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나이트프랭크 측은 글로벌 정치·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초고액 순자산 보유자(UHNWI)들은 대부분 기업가라 이미 불리한 여건들을 다뤄봤다. 그들은 불확실하고 모호한 시기에도 균형 잡힌 시각을 고수한다”며 불안정한 정세에도 부호들의 자산 성장세는 공고할 것임을 시사했다.

 

◇수집품에 쏠리는 부자들=이번 보고서에서 부호들은 단순히 부를 과시하는 소비재보다 미술품 등 소장가치가 높은 수집품 투자에 힘을 쏟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트프랭크의 ‘사치품 투자 지수(Luxury Investment Index)’ 분석에 따르면 부호들의 주요 투자 대상 가운데 지난 1년 동안 미술품 수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25%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나이트프랭크 측은 10년 전과 비교할 때 미술품 수익률이 50%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2017년 발표에서 24%의 투자 수익률로 1위를 차지했던 고급 와인은 7%에 그치며 2위를 기록했고, 클래식카(6%), 시계(5%), 동전(4%) 등도 미술품 투자에 비해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영국 언론매체 디스이즈머니(thisismoney)는 지난 5월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15720만 달러( 1773억 원)에 낙찰된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1917년 작 유화 ‘누워 있는 나부’를 예로 들며 “부호들의 관심이 ‘거장(old master)’에게 쏠렸다”고 말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10 18 ‘살벌한 애완취미’… 미국내 ‘펫 타이거’ 7000마리 어르렁

▲  미국에서 호랑이와 사자를 애완동물로 사육하는 사례가 늘면서 불안에 휩싸인 이웃주민들의 신고도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텍사스주 경찰이방치된 호랑이를 보호 중이라며 페이스북에 올린 호랑이 모습. 텍사스주 경찰 페이스북 자료사진

 

야생 호랑이 3890마리의 2 
텍사스만 최대5000마리 사육 

‘개인자유’ 내세워 규제 어려워 
탈출 등 관리소홀 위험성 커져 

멕시코도 도심 사자사육 논란 
호주선 새끼 악어 분양 인기
 

흔히 애완동물을 키운다고 하면 개나 고양이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고 이색 애완동물이라고 해야 뱀, 이구아나, 거미 등이 있다. 하지만 미국이나 멕시코, 호주 등에서는 호랑이나 사자, 악어 등을 애완용으로 집 안에서 키우는 이들이 늘면서 사회문제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웃들은 매일 들려오는 맹수들의 포효에 두려움에 떨고 동물보호단체들도 규제 필요성을 주장하지만 정작 맹수를 키우는 이들은 개인의 자유, 취향 등을 내세워 쉽사리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미국 애완용 호랑이가 전 세계 야생 호랑이보다 많아 = 18 BBC에 따르면 2018년 현재 미국 내 동물원이나 개인이 키우는 호랑이 수는 7000여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 세계에서 공식집계된 야생 호랑이 숫자(3890마리)의 약 2배에 달한다. 애완용 호랑이를 가장 많이 키우는 지역은 남부 텍사스주로 이 지역에만 20005000마리의 호랑이가 사육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람을 손쉽게 해칠 수 있는 맹수를 집에서 키우지만 정확한 숫자조차 집계되지 않아 현지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규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호랑이 외에도 야생동물 애호가들이 키우는 맹수는 사자와 흑곰, 퓨마 등 대표적 맹수들과 함께 악어, 비단뱀 등 다양하다. BBC는 “야생동물을 키우는 이들은 ‘개인의 자유’를 내세우고 있어 주 정부 등 당국도 규제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 애완용 맹수 숫자가 많은 것은 느슨한 규제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호랑이 등 애완용 맹수에 대한 감독 및 규제 업무를 연방 정부가 아닌 개별 주에 위임하고 있다. 특히 1973년 만들어진 멸종위기동물법 대상에는 야생동물만 포함되고 사육동물은 제외돼 애완용 호랑이에 대한 단속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전직 동물보호소 운영자이자 활동가 벤 칼리슨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텍사스에서는 맹견을 소유하는 것보다 호랑이를 분양받는 것이 더 쉽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개인이나 소규모 사설 동물원 등에서 키우는 맹수가 늘면서 관리 소홀 등으로 인한 탈출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디언은 “미국 내 포획된 야생동물 중 정부 승인을 받은 동물원 또는 시설에 수용된 숫자는 6%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개인 집 마당이나 심지어 도심 아파트에 살고 있다”며 “1990년 이후 호랑이, 사자 등의 공격으로 20여 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도심 한가운데서 사자 키우고 애완용 악어 분양도 = 최근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오마르 로드리게스라는 남성이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자신의 집 테라스에서 사자 3마리를 키우고 있어 주변 이웃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드리게스는 멸종위기종으로 꼽히는 백색 사자들을 키우고 있는데 멕시코시티 시 정부는 그가 적법 절차를 지키지 않고 사자를 키우고 있다며 압수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로드리게스는 “(자신이 키우는) 사자들이 지금까지 사람을 공격한 적이 없다”며 거부하고 있다. 로드리게스와 시 정부가 팽팽히 맞선 가운데 그의 이웃들은 아침마다 사자들의 포효 소리에 시달리고 있다며 SNS 등을 통해 호소하고 나섰다.


멕시코 또한 미국과 같이 야생동물 입양에 대한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해 인명사고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현지 일간 밀레니오에 따르면 지난 9일 북부 국경도시 시우다드 후아레스에서 한 남성이 애완용으로 키우던 사자의 공격을 받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희생자의 집 안에는 모두 3마리의 사자와 호랑이가 우리도 없이 사육되고 있었다.

호주에서는 크리스마스 같은 축제나 자녀 생일에 맞춰 애완용 새끼악어 분양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호주 북부 노던테리토리 지역의 악어 농장들은 매년 크리스마스에 새끼 악어 100마리를 일반 가정에 분양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농장에서는 몸길이 2030㎝의 새끼악어를 분양한 뒤 60㎝ 정도로 자라면 1년 뒤 되돌려 받는다. 악어가 완전히 다 자라기 전 되돌려 받는 방식이지만 일반 가정에서 키우는 도중 분실될 위험성도 적지 않다. 현지 동물보호단체들은 악어 농장들이 비용 절약을 위해 악어를 분양하고 있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11 08 바닷속 만찬에 당신을 초대합니다…내년 노르웨이 세계최대 해저식당 ‘언더’ 개장 

▲  내년 4월에 개장하는 노르웨이의 세계 최대 해저 레스토랑언더(Under)’의 종업원들이 홍보를 위해 손님접대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스노헤타 홈페이지

 

▲  3개 층으로 이뤄진 해저 레스토랑언더의 입구. 스노헤타 홈페이지

 

▲  해안가 인근 바지선에서 건설 중인언더의 모습. CNN 캡처

 

수면아래 5m…넓이 500 
흔들리지 않게 18개 고정점 
11m 파노라마 유리창 설치 
해양생태계 고스란히 보여 

수압·파도 견디게 곡선 설계 
“거친날씨일수록 짜릿한 경험” 

내년 북유럽 노르웨이 인근 북해(North Sea)에 세계 최대 해저 레스토랑이 개장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수면 약 5m 아래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물고기들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7 CNN 등에 따르면 내년 4월 노르웨이 북해에 유럽의 첫 해저 레스토랑이 문을 연다. 길이 약 33.5m, 넓이 500㎡의 이 레스토랑의 이름은 ‘언더(Under). 동시에 1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11m에 달하는 넓은 파노라마 유리창을 통해 해양생태계를 고스란히 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수면 위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잠망경처럼 생긴 언더는 오슬로 오페라하우스와 뉴욕 타임스퀘어 개·보수를 맡았던 노르웨이 건축사무소 ‘스노헤타(Snøhetta)’가 설계했다. 6개월 동안 해안 근처 바지선에서 만들어진 뒤 올해 7월 본래 설계대로 전체 건축물의 절반 정도가 물속에 잠겼다. 험한 북해의 날씨와 파도 속에서도 레스토랑이 움직이지 않도록 18개의 고정점을 마련했다. 룬 그라스달 스노헤타 선임건축가는 CNN에 “굉장히 섬세한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손님들은 해안가와 레스토랑 입구를 잇는 유리 통로를 지나 언더로 입성하게 된다. 무게가 2500t에 달하는 언더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건물은 수압을 견디기 위해 강화 콘크리트를 사용했으며 미세한 곡선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그라스달 선임건축가는 “첫 번째 난제는 건물이 수면 5m 아래 수압을 버텨야 한다는 것이었고, 가장 큰 도전 과제는 파도였다. 이곳은 바람과 파도가 극심하다. 이를 위해 건물이 살짝 휘게 디자인됐다”고 했다. 


언더에서 가장 식사하기 좋은 때는 날이 궂을 때다. 그라스달은 레스토랑을 방문하기 전 꼭 일기예보를 확인하라면서 “가장 짜릿한 경험은 거친 날씨일 때 레스토랑에 오는 것이 될 거다. 안전한 상황에서 비가 많이 내리고 큰 파도가 몰아치는 모습을 해수면에서 볼 수 있다는 건 정말 환상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해저 레스토랑은 해양생태계를 관찰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일부 바다 생물들에게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고객 안전을 위해 이뤄지는 파도 등에 대한 관찰 데이터는 해양생태계 연구팀에 전달될 예정이고 물고기 움직임 등을 장기적으로 관찰하는 장소로도 활용될 계획이다. 또 언더 외벽은 콘크리트에 홍합 등이 달라붙을 수 있게 디자인돼 레스토랑 자체가 자연의 일부로 녹아들게 된다.

인도양 몰디브에서는 리조트들이 해저 레스토랑을 건설해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콘래드 랑갈리 아일랜드 호텔은 수심 4.87m 아래에 있는 세계 최초 해저 레스토랑 ‘이타(Ithaa)’를 지난 2005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바아 환초 군도와 하니파루 베이의 길목에 위치한 아난타라 키하바 몰디브 빌라에도 ‘바다(SEA)’라는 이름의 해저 레스토랑이 있다. 상어와 거북이, 뱀장어들이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식사를 즐기는 해저 레스토랑의 메뉴는 무엇일까. 바다레스토랑의 경우 야채를 곁들인 랍스터, 삶은 가리비, 미야자키 와규 스테이크 등이 주메뉴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11 23 100만원은 어떤 학생에겐 집세”… 高價 패딩 금지하는 英고교

 

우드처치高 복장단속 가정통신문 논란

 

재학생의 절반이 형편 어려워
학교, 학생 고민상담끝에 결정
“가난 부끄럽게 만드는것 막자”
몽클레르·캐나다구스 등 규제

학부모들 “부담 덜었다” 안도
일부 “정말 웃기는일” 반응도


패딩이 ‘교복패션’으로 불리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10~20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몽클레르, 캐나다구스 등 고가 브랜드의 패딩을 입는 것을 금지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2
일 영국 BBC, 미국 CNN, ABC뉴스 등에 따르면 영국 북서부 머지사이드주에 위치한 우드처치(Woodchurch) 고교는 11월 초 학부모들에게 보낸 가정통신문을 통해 고가 브랜드의 패딩을 입는 것을 금지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우드처치 고교는 ‘가난을 부끄럽게 만드는’ 행동을 막기 위해 해외 유명 브랜드 패딩을 입고 등교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 학교의 패딩 착용 금지 대상으로는 프랑스 몽클레르를 비롯해 피레넥스, 캐나다구스 등이 적시됐으며, 400파운드( 578472)에서 1000파운드(1446600)에 판매되는 아동 및 청소년용 패딩이 금지 대상에 포함됐다. 몽클레르는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손녀가 키즈 라인을 입어 국내에서도 한 차례 ‘고가 패딩’ 논란이 된 바 있다. 고가 패딩 착용 금지 조치는 오는 12월 크리스마스 연휴 이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우드처치 고교가 고가 패딩 착용을 금지한 것은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과 상담한 결과, 상당수 부모가 값비싼 패딩을 사주는 데 부담을 느낀다는 사실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레베카 필립스 교장은 “그것(패딩 가격)은 이달 집세라고 말하는 학생들이 있었다”며 “고가 패딩은 학생들 사이에 많은 불평등을 야기한다. 문제의 복장은 경제적으로 힘든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오명을 씌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에 재학 중인 1427명의 학생 중 46%는 어려운 환경에서 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 학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여러 조치를 도입 중이다. 실제로 우드처치 고교는 2년 전 사회적 불평등이 학생들의 성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생들이 메는 가방을 통일시킨 바 있다. 또 학교장이 매달 특정한 시기에 여학생들의 출석 감소 현상을 발견한 이후 위생용품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우드처치 고교의 고가 패딩 금지 조치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자신을 해당 고교 학부모라고 밝힌 한 남자는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에 고가 패딩을 구입하는 데 돈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안도감을 표명했다. 반면 한 트위터 이용자는 “비싼 패딩을 금지하는 것은 정말 웃기는 일”이라며 “가난한 학생들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받아들여라”라고 지적했다. 

고가 패딩 금지 외에도 영국 북동부 노섬벌랜드주의 세인트 윌프리드 초등학교는 가난한 학생들이 소외되는 것을 막기 위해 브랜드 필통을 금지하고 교육자선단체인 칠드런 노스웨스트와 손잡고 학생들에게 동일한 학용품을 제공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 학교의 폴린 존스턴 교장은 “학생들이 책상 위에서 서로 비교하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또 이 학교는 복장 규정을 통해 동일한 규격의 가방을 메도록 하고 있다. 정책을 시행한 뒤 학교 출석률이 높아졌다.  

한편 미국 위스콘신주의 커노샤 고교에서는 지난해 착용을 금지했던 레깅스와 요가 팬츠에 대해 ‘성차별적’이라는 반발이 이어져 착용을 허용하기도 했다. 앞서 커노샤 고교의 복장 규정에 따르면 이 학교 여학생들은 최소 허벅지 길이의 레깅스와 요가 팬츠를 입어야 하고 탱크톱의 경우 끈이 1인치(2.5) 두께여야 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인 시민자유연맹(ACLU)이 남성의 경우 트레이닝복이나 농구 바지 등을 입어도 문제 삼지 않는다며 해당 규정이 여성들에게 불공평하고 성차별적이라고 문제 제기하면서 올 하반기부터 해당 규정은 사문화됐다. 학교 측은 성명서를 통해 올해 가을학기부터 새 규정이 시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12 21일 루돌프는 크리스마스가 두려워요~

▲  미국 메릴랜드주의 한 순록 농장이 내건 순록 대여 서비스 홍보사진.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전 세계 동물원이나 농장 등에선 이벤트를 위해 순록을 대여하려는 주문과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 Reindeer park 홈페이지 캡처

 

순록 대여 서비스인기  
英축제선 7100원 내면체험 
실감나는 이벤트수요 폭발 
수백명 낯선 손길에 스트레스  
축제동원 뒤 설사 등 몸살앓아  
동물애호단체학대행위반발 

 크리스마스이브면 산타클로스의 썰매를 끌고 집집마다 선물을 전하는 순록루돌프’. 본래 유독 붉고 반짝이는 코 때문에 다른 순록들의 놀림을 받다가 안개 낀 크리스마스를 밝히는 리더가 된다. 하지만 이제는 관심을 받다 못해 과도한 상업화로 몸살을 앓는 처지다. 대여부터 전시까지 12월이면 순록들은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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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영국 공영방송 BBC 등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가장 큰 동물원 중 하나인 시베리아 크라스노야르스크 소재 로예프 루체 동물원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순록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동물원이시내 어느 곳이든 원하는 동물을 빌려주겠다며 새로 도입한집에서 동물을(Animals at Home)’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보니 단연 순록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이다. 어린이들에게 산타 복장을 하고 선물을 주는 등의 이벤트를 할 때 좀 더 실감 나게 연출하려 순록을 빌리는 것이다. 동물원 측은 동물들은 훈련을 받아 일반인들을 공격할 위험은 없다며숙련된 사육사가 항상 동행하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체구가 작은 아이가 있다면, 가장 순한 순록을 데려간다고 홍보했다. 


영국 켄트주 헤르네베이에서는 크리스마스 축제를 위해 살아 있는 순록을 동원하기로 했다. 헤르네베이가 크리스마스 축제에 순록을 이용하는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해에는 축제에 동원된 순록이 직원에게 발로 차이는 등 학대를 당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축제 주최 측은 올해에도 이를 강행하기로 했다. 같은 주 킹스우드에서도 5파운드( 7100)만 내면 순록을 만날 수 있다. 썰매에 탄 산타와 진짜 나무로 조성한 배경은 덤이다. 관광객으로선 그야말로크리스마스 풀 세트를 즐기는 셈이다. 

 

애니멀에이드 등 동물보호단체는동물 학대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사실 크리스마스 이벤트에서 순록은 동원된다기보단 전시되는 것에 가깝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조성한 장소에 살아 있는 순록을 가져다 놓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데다, 멀찍이서 바라보는 동물원과 달리 하루에도 수십, 수백 명에 달하는 낯선 이들의 손길을 견뎌야 하니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실제 헤르네베이에 동원됐던 순록들은 설사, 저체중 등의 증상이 눈에 띄기도 했다 


애니멀에이드 관계자는굳이 살아 있는 동물을 포획해 전시할 필요가 없다. 동물을 해치지 않고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호소했다.


한편 야생 순록들도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포천지에 따르면 최근 미국 해양대기청(NOAA) 20여 년 전 500만 마리에 달했던 순록의 수가 210만 마리로 급감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일부 종은 90% 이상 줄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순록이 서식하는 북극권의 초목이 변한 데다, 비 오는 날이 늘며 땅이 얼어 순록이 먹을거리를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대기와 해양이 따뜻해져 북극은 더 이상 얼어붙은 땅이 아니다. 2018년의 북극 해빙은 얇아졌고, 과거보다 덮고 있는 지역이 좁아졌다고 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12 21 1조각이면 2판 먹은셈 초대형 피자에 입이 쩍

 

濠 도미노피자 ‘40인치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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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전 주문, 직접 가져가야
여름 크리스마스 식탁은 피자가 점령한다?’

도미노피자가 호주와 뉴질랜드 등 남반구에서 초대형 피자를 출시해 새로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20일 델리시, 에스콰이어 등에 따르면 호주 도미노는 지름이 무려 40인치나 되는오피셜피자오브서머를 출시해 주문을 받고 있다. 이는 공식적으로 이 회사가 출시한 피자 중 가장 큰 크기로 도미노회사 관계자는매장 내 화덕 입구 구조상 이보다 더 큰 피자는 만들어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초대형 피자는 한 번에 슈프림, 바비큐, 페퍼로니, 하와이안의 네 가지 맛을 제공한다. 피자는 8조각이 아닌 12조각으로 나뉘는데 한 조각으로도 일반 피자 두 판 분량의 양을 먹게 된다. 피자에 올라가는 치즈의 양만 800g에 달하고, 표면 위에 발라지는 소스도 600g에 이른다. 무게 때문에 피자 박스가 찢어질 수 있어 일반 피자 포장박스보다 더 두꺼운 재질의 특수 박스가 동원될 예정이다. 도미노피자는 이 피자를 점포당 하루에 2개씩만 판매하며, 주문은 24시간 전에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배달도 불가능해 직접 수령해야 한다고 홍보했다.


도미노피자는 이 초대형 피자를 향후 성탄절 특별메뉴로 자리 잡게 한다는 계획이다. 겨울에 더 적합한 칠면조나 에그노그 대신 피자를 통해여름 크리스마스식탁을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괴물 피자라고도 불리는 이 피자는 호주·뉴질랜드 지역에 한정 출시되지만 전 세계적인 이목을 끌고 있다. 미국의 에스콰이어지는왜 미국에는 이런 피자가 그동안 없었는지 모르겠다며 비상한 관심을 나타냈다. ◎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