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이야기2/ 그것은 이렇습니다2/ ㄹ - ㅅ 조선일보
* 랩 어카운트
고객 취향 맞춰 채권·주식·펀드 관리해 주는 증권사 종합서비스
랩어카운트는 영어의 ‘포장하다’를 뜻하는 ‘랩(wrap)’과 ‘계좌’를 뜻하는 ‘어카운트(account)’의 합성어입니다. 고객이 증권사에 돈을 맡기면 증권사 전문가들이 고객 취향에 따라 주식·채권·펀드 등 여러 가지 투자 상품을 선택해 하나의 계좌에 ‘싸서(wrap)’ 관리해주는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말합니다. 증권사는 고객 돈을 대신 굴려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게 됩니다. 2001년부터 도입됐지만 작년부터 투자자들한테 큰 인기를 끌면서 2009년 말 20조원이던 시장 규모가 작년 11월 말 36조원으로 커졌습니다.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가입하는 주식형 펀드가 기성복이라면, 랩어카운트는 맞춤복에 가깝습니다. 백화점에서 기성복을 살 때는 이미 만들어진 상품 중에 골라야 합니다. 사려는 옷이 자신의 평소 스타일에 맞는지도 본인이 선택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랩어카운트는 전문가가 고객의 평소 옷 입는 스타일을 고려해 색깔과 옷감을 고르고 정확한 치수까지 맞춰주는 맞춤복 같은 투자 서비스를 제공해줍니다.
펀드는 이미 만들어진 상품에 가입만 할 뿐 운용은 전적으로 전문가들에게 맡깁니다. A회사 주식이 좋으니 사라거나, B회사는 문제가 많으니 주식을 팔라는 식으로 투자자가 펀드 운용에 간섭할 수 없습니다. 투자자는 3개월마다 날아오는 운용보고서를 받아보기 전까지는 내 돈이 어디에 투자되는지도 모릅니다.
반면 랩어카운트는 다른 사람들의 돈과 섞이지 않게 투자자별로 구분해서 계좌를 만들어 줍니다. 1대1로 자산을 관리해주기 때문에 내 돈이 어디에 투자되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요. 전문가들이 대신 굴려주긴 하지만 특정 종목을 사거나 팔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펀드와 구별됩니다. 그래서 주식형 펀드는 투자금의 연 2.5% 정도를 수수료로 떼는데, 랩어카운트 수수료는 연 3%가 넘습니다.
대신 펀드에 비해 랩어카운트는 투자 제약이 거의 없습니다. 투자금 대부분을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는 전체 자금의 10% 이상을 특정 종목에 투자할 수 없습니다. 특정 종목에 너무 많이 투자할 경우 위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식형펀드는 50개 이상 종목에 나눠 투자하는 게 보통입니다. 하지만 랩어카운트는 전체 자산을 특정 종목에 100% 투자할 수도 있고, 주가가 폭락할 때는 주식을 다 팔고 현금으로만 보유해도 됩니다. 집중 투자한 종목의 주가가 많이 오르면 높은 수익을 얻지만,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그만큼 손실도 커집니다.
* 레이저 광선
먼 곳까지 퍼지지 않는 레이저의 직진성 이용해 달까지 빛 보내
레이저를 쏘아 달에 있는 거울을 맞히려면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하나는 거울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거울을 맞힐 빛입니다. 일단 아폴로 우주인이 달에 두고 온 거울의 위치는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지구와 달의 자전과 공전주기 등을 계산해 거울의 위치를 파악합니다.
중요한 것은 거울을 맞히고 돌아올 빛입니다. 이 빛으로 레이저를 쓰는 것은 레이저 광선이 먼 곳까지 가도 잘 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밤에 손전등을 먼 곳에 비추면 얼마 가지 않아 빛이 넓게 퍼지면서 희미해집니다.
반면 레이저는 직진성이 좋아 먼 곳까지 형태를 유지하면서 빛이 나갑니다. 회의 시간에 사용하는 레이저 포인트도 그런 성질을 이용한 것입니다. 한국천문연구원 박종옥 우주측지연구부장은 "지상에서 지름 10㎝의 레이저를 발사하면 지상 수백㎞ 상공에서 지름이 1m 이상 퍼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이용해 위성의 위치를 추적합니다. 지상에서 인공위성에 레이저를 쏘고 반사파를 포착해 위성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는 것입니다.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에 실릴 과학기술위성2호에는 이를 위한 레이저 반사판이 달립니다. 지구 상공 400~2만㎞에 떠있는 위성에 레이저를 쏘면 레이저 속의 빛알갱이(光子·광자) 1만개당 10개 정도가 지구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물론 달은 위성보다 훨씬 먼 약 38만5000㎞ 거리에 있습니다. 따라서 위성에 쏘는 것보다 더 강한 레이저를 씁니다. 미국 아파치 관측소에서는 지름 3.5m의 레이저를 달에 쏩니다. 워낙 먼 거리라 거울이 놓인 곳에 가면 레이저의 지름이 2㎞ 정도로 퍼집니다. 때문에 거울에 반사돼 지구로 돌아오는 빛알갱이 수도 위성에 레이저를 쏠 때에 비해 크게 줄어듭니다. 30경(3×10¹�M)개의 빛알갱이 중 불과 5개 정도가 돌아온다고 합니다.
이영완 기자
* 로봇 무기
조선일보 7월 14일자 A10면에서 '휴전선 경계임무에 감시와 전투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무인 로봇무기(첨단감시장비)가 배치됐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군 작전에 실전배치되는 로봇 무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데, 현재 세계 각국의 로봇 무기는 어디까지 개발이 돼 있고 실전 배치된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서울 성동구 독자 서진원씨
A. 로봇무기는 국방(군사)로봇으로 불립니다. 사람이 원격 조종하거나, 로봇 스스로가 판단해 움직이고 작동할 수 있는 '무인(無人)전투체계'를 의미하는 것이지요. 무인 전투체계는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일이 로봇 기술의 비약적인 발달에 따라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로봇 무기는 크게 무인지상로봇(UGV), 무인수상정(USV) 및 무인잠수정(UUV), 무인항공기(UAV)로 나뉘는데 무인 지상로봇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상 로봇무기는 무인 다목적 감시정찰 및 전투 로봇, 착용형 로봇, 소형 특수전 로봇 등이 있습니다. 작동 형태에 따라서는 바퀴로 움직이는 차륜형, 무한궤도(캐터필러)로 움직이는 궤도형, 여러 개의 다리로 이동하는 다족형(多足型)으로 구분됩니다. 기능 및 임무를 중심으로 세계의 지상 로봇무기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무인 다목적 감시정찰 및 전투 로봇
무인 다목적 감시정찰 및 전투로봇은 부대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홀로 진출해 적군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통신중계, 전투피해 보고, 화생방 탐지 및 전파 임무 등을 맡는 무기입니다. 지휘소 또는 지휘통제 차량에서 최대 25㎞ 떨어진 곳까지 진출해 작전을 벌이고 필요할 경우 기관총이나 기관포, 유탄발사기 등을 가동해 전투를 벌일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 주변 지형 등을 인식해 주행(走行)하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이 무인차량의 핵심 요소입니다.
미국 육군은 미래 전장의 틀을 바꾸기 위해 수십조원의 돈을 들여 미래무기체계(FCS:Future Combat System)라 불리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이 중 3분의 1가량이 무인 로봇무기 개발과 관련된 것이었으며 현재 로봇무기 비중을 재검토 중입니다.
미국에서 개발 중인 무인 전투차량 '블랙 나이트'(Black Knight)는 포탑에 30㎜ 기관포, 기관총을 달고 있는 중(重)전투 로봇이지요. 로봇무기 선진국인 이스라엘은 기관총을 단 감시경계 로봇인 '가디엄'을 만들어 배치했고, 프랑스는 대형 정찰용 무인차량인 '시라노'를 개발 중입니다.
◆착용형 로봇
3D 영화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던 영화 '아바타'에선 지휘관 마일즈 쿼리치 대령이 탑승, 강력한 중화기로 나비족을 공격하는 로봇 무기가 등장합니다. 'AMP(Amplified Mobility Platform) 슈트'라 불리는 것이었는데요. 일종의 '입는 로봇', 즉 착용형(Wearable) 로봇이었습니다.
착용형 로봇은 병사들의 근력을 강화, '병사들이 무거운 장비를 갖고 장시간 행군을 해도 지치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지휘관들의 오랜 꿈을 실현시킨 무기입니다. 이 착용형 로봇 중에 대표적인 것은 '헐크'(HULC·Human Universal Load Carrier)입니다. 미 버클리 바이오닉스사가 개발 중인 것으로 착용한 사람이 외부의 도움 없이 90㎏이나 되는 짐을 나를 수 있습니다. 일본은 센서를 통해 착용한 사람의 의도를 파악해 팔다리를 움직여 주는 착용형 로봇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소형 특수전용 로봇
도시지역 하수구·건물 잔해 지역 등 좁은 장소나 험한 지형에서 주로 활용되는 로봇입니다. 공처럼 생긴 로봇에 카메라를 달아 병사가 손으로 던지거나 유탄 발사기로 발사해 사용하는 것, 계단·바위 등 기존의 차륜형·궤도형 로봇이 올라가기 힘든 곳까지 이동하는 뱀처럼 생긴 로봇, 개구리나 메뚜기처럼 뛰어오를 수 있는 로봇, 바닷가재처럼 생겨 해저 정찰을 하거나 기뢰 탐지 등을 하는 로봇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생물체와 비슷하게 만든 생체모방 로봇은 작고 민첩하며 제조가격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소형 로봇은 폭발물 탐지 및 제거, 감시정찰에 이미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휴대용 감시정찰 로봇인 '팩봇'(PackBot) 등 1000여대의 다양한 소형 로봇을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대 무게 34㎏인 팩봇은 병사가 휴대해 특수지역을 감시, 정찰할 목적으로 아이로봇사에 의해 개발됐습니다.
이라크·아프간전에 폭넓게 사용 중인 '탤런'은 M16 소총이나 7.62㎜ 기관총, 로켓 발사기의 탑재도 가능합니다. 이밖에 대표적인 다족형 로봇으론 미국의 '빅 독'(Big Dog)이 있습니다. 다리가 네 개 달려 짐승처럼 이동하는 이 로봇은 시속 6㎞의 속도로 35도의 비탈진 경사길을 올라갈 수 있고, 60㎏ 이상의 짐을 나를 수 있습니다.
일본은 세계 최초로 두 다리를 가진 보행로봇인 '아시모' 개발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보행로봇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가 개발 중인 로봇 무기는 보초서는 로봇‐ 敵情살피는 수류탄형 로봇까지
지난 2008년 10월 경남 창원시 국방과학연구소(ADD) 기동시험장에선 4종의 국산 로봇무기들이 선보여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무인자율 주행차량, 휴대용 소형 지상로봇, 견마(犬馬)로봇, 소형 항공로봇 등이었습니다.
무인자율 주행차량은 차량이 미리 입력된 경로를 따라 움직이다가 돌발 장애물이 나타나면 스스로 이 장애물을 인식, 피해서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휴대용 소형지상로봇은 시가전이나 동굴·건물 내부전투에서 특수부대가 투입되기 전에 내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입니다.
견마로봇은 국방부가 국내 17개 기관과 함께 공동 개발 중인 로봇무기로, 2012년까지 334억원이 투자돼 개발이 완료될 예정입니다. 개처럼 정찰 탐지를 하거나 말처럼 물건을 실어나를 수 있도록 하는 로봇이지요. 군 당국은 비무장지대(DMZ) 철책선 경계를 위한 몇 가지 무인경계 시스템도 시험 운용 중입니다. 고성능 카메라 등 감시장비와 40㎜ 고속 유탄 기관포, 5.56㎜ 소총, 7.62㎜ 기관총 등으로 구성된 초보적인 로봇무기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군 당국은 앞으로 장갑차 형태의 다목적 감시정찰 로봇과 근접 감시정찰 로봇, 로켓과 기관총 등으로 무장한 경(輕)전투 로봇, 휴대용 감시정찰 로봇 등도 개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휴대용 감시정찰 로봇은 경전투 로봇의 뱃속에서 튀어나와 건물의 계단을 타고 오를 수 있지요. 수류탄 크기 만한 투척용 감시 로봇도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적군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지역에 던져 넣으면 주위의 모든 정보를 아군 병사가 차고 있는 손목형 컴퓨터에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 마이클 잭슨
마이클 잭슨에게는 두 아들 마이클 조지프 잭슨 주니어(12·애칭 '프린스')·프린스 마이클 잭슨 주니어(7·애칭 '블랭킷')와 딸 패리스 마이클 캐서린 잭슨(11), 세 자녀가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모두 인공수정에 의해 태어났으며, 생물학적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잭슨은 첫 번째 아내이자 엘비스 프레슬리의 딸인 리사 마리 프레슬리(41)와의 사이에 자녀가 없습니다. 큰아들 마이클과 딸 패리스는 잭슨의 두 번째 아내 데보라 로우(50)가 생모입니다. 잭슨의 간호사였던 로우는 1996년 잭슨과 결혼해 3년 뒤인 99년 이혼했습니다.
로우는 2004년 한 인터뷰에서 "두 아이 모두 인공수정으로 낳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때까지 잭슨은 줄곧 "내가 아이들의 생부"라고 말해왔습니다. 서구 언론들은 아이들의 피부가 흰 데다 흑인인 잭슨의 성형수술 전 모습을 찾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정자은행에서 백인의 정자를 받아 로우가 낳았을 것"이라고 보도해왔습니다. 로우는 이혼 당시 "잭슨과 아이들, 결혼생활에 대해 절대 말하지 않겠다"는 동의서를 썼습니다.
막내아들 프린스는 잭슨이 두번의 결혼과 이혼을 거친 뒤인 2002년 태어났습니다. 이 아이에 대해 잭슨은 "나의 정자를 제공받은 대리모가 낳은 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아이의 생부 역시 잭슨이 아닐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잭슨은 이 아이가 돌도 지나기 전 아이를 오른손에 붙든 채 호텔 4층 발코니 난간 밖으로 내밀어 팬들에게 보여준 행동으로 아동학대 스캔들에 휘말렸었습니다.
잭슨은 아이들과 외출할 때 아이들 얼굴에 나비 가면이나 베일을 씌워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그의 전처 로우는 "그것은 나의 뜻이었다"며 "아이들을 납치하겠다는 협박을 받은 적이 있어 (못 알아보도록) 얼굴을 가렸다"고 말했습니다.
한현우 기자
* 막걸리
막걸리는 탁주의 일종으로, 탁주에 물을 타서 희석시킨 술… 일제 강점기에 물 안 탄 탁주와 구분하기 위해 막걸리란 상표를 붙여 판매
우리나라의 전통술은 거르는 방법과 증류 여부에 따라 크게 탁주·청주·소주 등 세 가지로 나뉩니다('한국전통식품연구'· 조은자 성신여자대학교출판부). 전통술은 대개 술독에 고두밥(아주 되게 지어져 고들고들한 밥·지에밥)과 물, 누룩을 넣고 버무려 발효 및 숙성시키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때 밥알에 든 녹말이 삭아 당에서 알코올로 바뀌는 동안 탄산가스가 발생합니다. 이 탄산가스는 가벼워 공기 중으로 빠져나가고 대신 쌀 껍질만 남은 밥알들이 수면 위로 동동 떠오르게 되지요. 이렇게 해서 만든 술이 바로 동동주입니다. 자연적인 발효 과정을 거친 술의 알코올 도수는 14~16도 정도입니다.
박록담 한국전통주연구소장은 "청주(淸酒)는 이 동동주에 용수(싸리나 대오리로 만든 둥글고 긴 통)를 박아 빈 공간으로 스며든 것을 받은 술"이라고 설명합니다. 한산소곡주, 경주법주 등이 청주에 속합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맑고 투명한데다 맛과 향도 좋아 주로 귀족이나 부자들이 마셨고, 조상 제사에 올리는 제주(祭酒)의 으뜸이기도 했습니다.
반면 탁주(濁酒)는 "청주를 떠내고 남은 것을 자루 또는 체에다 뭉개 큰 술지게미는 걸러내고 받은 술, 또는 용수를 박지 않고 청주도 떠내지 않은 채 걸러낸 술 모두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막걸리 박물관인 '배다리 박물관'의 박관원 관장은 "청주가 섞이지 않은 탁주나 청주를 떠내지 않고 그대로 짜낸 탁주에 물을 적당량 섞어 또 한번 자루나 체에 걸러내면 막걸리가 된다"고 했습니다.
대부분의 막걸리는 알코올 도수가 확 낮아져 6~8도를 넘지 않는다고 합니다. 막걸리란 명칭도 "촘촘한 용수에 받아내는 청주와 달리 상대적으로 구멍이 엉성한 체에 '막, 그러니까 정성들이지 않고 함부로 걸러낸 술'이란 뜻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 용수(싸리나 대오리로 만든 둥글고 긴 통)
한국학중앙연구원 주영하 교수에 따르면 옛 문헌에서는 탁주를 '백주(白酒)'라고도 불렀다 합니다. 당시에도 부유한 귀족들은 청주를, 가난한 농민들은 술지게미가 섞여 있는 백주를 마셨다고 하네요. 고려 때 문인 이규보(李奎報·1168~1241)가 쓴 '백주시(白酒詩)'의 서문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 요새는 벼슬에서 물러나서 녹봉이 줄어든 탓인지 맑은 술을 계속해서 마시지 못한다. 하는 수 없이 백주를 마시는데, 금방 체하여 기분이 나쁘다."
박록담 소장은 "서민들 사이에서 통용되던 막걸리란 이름이 1916년 조선총독부가 '주세령'을 발표하면서 처음 공식적으로 불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국 각지의 양조장에서 초기에는 탁주만 팔았는데 점점 쌀이 부족해지면서부터 물을 섞어 팔게 됐고, 당시 주세법은 물 탄 탁주를 물 안 탄 탁주와 구분하려고 '막걸리'라는 상표를 붙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김경은 기자
* 만해와 백담사
만해가 첫 출가한 곳이 백담사, 시집 '님의 침묵'을 집필한 마음의 고향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1879 ~1944) 선생의 유적지는 크게 세 곳을 꼽을 수 있습니다. 출생지인 충남 홍성과 출가한 백담사, 그리고 만년을 보낸 서울 성북동의 거처 심우장(尋牛莊)입니다.
이 가운데 스님이자 문인·독립운동가로서 만해의 정체성이 확립된 곳이 백담사입니다. 청년기의 방황 속에서 출가의 결심을 굳힌 만해는 스무살 때 처음 백담사에 들렀고 5년 후엔 다시 백담사를 찾아 스님이 됐습니다. 백담사와 오세암 등에서 '기신론' '화엄경' '원각경' 등 불교 경전을 공부하며 승려로서 기본소양을 닦았습니다.
이곳에서 치열하게 고민했던 젊은 날의 기억 때문인지 만해는 백담사를 특히 좋아했습니다. 3·1운동으로 3년 동안의 옥고를 치른 후에는 백담사에 칩거해 시집 '님의 침묵'과 '조선불교유신론' 등 명저를 집필했습니다. 그의 몸이 도시에 머물고 있는 동안에도 백담사는 '마음의 고향'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백담사는 만해 사후 그의 자취가 대부분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설악산의 조용한 산사(山寺)로만 알려졌던 백담사가 다시 한 번 '만해의 절'로 거듭나게 된 것은 현재 백담사 회주(會主)인 오현 스님 때문이었습니다. 원로 승려이자 저명한 시조시인이기도 한 오현 스님은 불교계와 문단의 대선배인 만해의 정신을 되살리는 데 10여년 전부터 힘을 쏟고 있습니다.
1996년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만해사상실천선양회'를 만들고 1999년부터 백담사에서 '만해축전'을 개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2003년에는 백담사 계곡 입구의 1만7450㎡의 부지에 '백담사 만해마을'을 만들었습니다. '만해문학박물관' '만해사(寺)' '만해학교' '님의 침묵 광장'과 만해 동상이 들어선 '만해마을'은 언제든 만해의 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명실상부한 '만해 성지(聖地)'로 거듭났습니다. 이런 역사적 배경에서 매년 여름 만해축전은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펼쳐집니다.
김한수 기자
* 먹거리
'먹거리'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해 굳어진 말
'먹거리'는 먹을 수 있는 모든 음식과 식료품을 통칭하는 말로, 80년대부터 많이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 말은 지금도 써야 하느냐 마느냐로 논란이 있습니다. '먹거리'는 '먹다'와 의존명사 '거리'가 결합해 만들어진 합성어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대부분 관형형어미를 앞세워 의존명사를 붙입니다. 즉, '보다'와 '거리'를 합쳐서 '볼거리'라고 하고, '쓰다'와 '거리'를 합쳐서 '쓸거리'라고 하듯이 '먹다'와 '거리'를 합치면 '먹을거리'라고 해야 맞는데, '먹거리'는 '먹다'의 어간인 '먹-'에 곧바로 '거리'를 붙였으므로 틀린 말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말 합성어는 어떤 경우에나 문법적으로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볼일' '들것' 같은 말은 문법적 구성을 유지하면서 하나의 단어로 굳어졌지만, '뛰놀다' '접칼' 등은 문법적 구성을 유지하지 않으면서 단어로 굳어졌습니다. '검붉다' '솟대' '열쇠' 등도 문법적 구성을 유지하지 않으면서 합성어로 굳어진 말입니다. 이처럼 '먹거리'도 문법적 구성을 유지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에 의해 세력을 얻은 말로 볼 수 있습니다.
'먹거리'냐 '먹을거리'냐의 문제는 언어를 규범중심으로 볼 것이냐 관용, 즉 사용자 중심으로 볼 것이냐의 문제로 보아야 합니다. 조어법과는 약간 다르더라도 사람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세력을 얻었다면 새로운 말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실제로 사람들은 '먹을거리'보다는 '먹거리'를 훨씬 더 많이 쓰고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사전은 먹거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한국어사전'은 표제어로 올리고 있고, 연세한국어사전은 유사어로 적고 있습니다.
* 미 중앙은행
A: 역사적인 이유로 매우 복잡한 시스템입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은 세 가지 기구를 모두 합친 시스템입니다. 영어로는 연방준비제도시스템(Federal Reserve System)으로 불립니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최고 기구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Federal Reserve Board of Governors)이고, 이를 집행하는 실무 역할을 12개 연방은행이 담당합니다. FRB가 머리라면 연방은행은 손발인 셈입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금리 등을 결정할 때만 모이는 일종의 회의체입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소속 7명의 이사와 12개 연방은행 가운데 5명의 총재가 참석합니다.
미국 중앙은행은 '반관반민(半官半民)'의 성격을 지녔습니다. 조직의 성격으로 보면 FRB는 정부기구, 연방은행은 민간기구에 가깝습니다. FRB 의장과 부의장 등 이사들은 모두 대통령이 임명하고, 미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합니다.
반면 연방은행은 각 지역 민간 은행들이 자본을 내서 만든 기구로 연말이면 배당도 합니다. 하지만 민간 은행들은 자본을 냈을 뿐 의결권이나 통제권은 없고, 오히려 각 연방은행의 감독을 받습니다. 이 연방은행은 철저히 FRB의 지시를 받습니다.
미국이 이렇게 복잡한 중앙은행 시스템을 갖게 된 것은 역사적 배경이 있습니다. 미국은 따로 중앙은행이 없는 상태에서 대공황 전에도 은행이 도산에 몰리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고, 그때마다 JP모간 등 민간 대형 은행이 나서서 해결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미국의 은행들은 기존의 연방 형태를 유지하고, 일방적으로 정부가 지배하는 체제를 피하려고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현재와 같은 형태의 연방준비제도시스템입니다.
* 미군 전사자
군사편찬연구소 2005년 자료의 미군·전사 사망자 수는 3만6940명
6·25전쟁에 대한 각종 자료는 출처마다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에도 그동안 정확한 연구가 없어 자주 혼선을 빚곤 했습니다. 1996년 12월 국방부 국방군사연구소(현 군사편찬연구소)가 "기존 자료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수정·보완했다"며 내놓은 '한국전쟁피해통계집' 역시 오류가 많아 2000년 이후 전면 재수정됐습니다.
그 결과, 군사편찬연구소가 다시 한 번 정리해 2005년 홈페이지(www.imhc.mil.kr/imhcroot/data/korea_list.jsp)에 올려놓은 통계가 일단 공신력을 얻고 있습니다. 연구소는 이곳에 6·25 참전국 현황, 인명 피해, 당시 남북 군사력 비교, 기타 현황 등을 모았습니다. 연구소 양영조 박사는 "이 역시 100% 정확하다고 볼 순 없다"며 "앞으로 연구를 통해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아직 국방부 내에서도 부서마다 파악하고 있는 숫자가 약간씩 차이가 납니다.
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미군 인명피해는 13만7250명이며 이 중 전사·사망이 3만6940명, 부상 9만2134명, 실종 3737명, 포로 4439명입니다. 연구소측은 "전쟁 기간 중 발생한 피해자를 기준으로 각 참전국에 자료 요청을 다시 해 정리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전 '피해통계집'에는 미군 부상자가 52만8083명에 사망자가 5만4246명이라고 나와 있지만 "이는 중복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합계이거나 전쟁 이후 사망자까지 모두 합쳤을 것"이라는 게 연구소 해석입니다.
미국 내에서도 미군 사망자가 3만6561명이라는 추산이 있는가 하면 5만4000여명이란 주장도 있는데 숫자가 많을수록 6·25가 끝나고 난 뒤 전쟁 때 입은 부상으로 숨진 경우를 모두 합한 것이라는 게 연구소 분석입니다. 미군 파병 규모도 연인원 400만명이 넘는다는 자료가 더러 있었으나 연구소는 178만9000명이 비교적 정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미확인 전화요금 결재시 조치 방법
방통위 소액결제 중재센터 신고하면 감액·면제·환불 조치 가능…
이동통신 고객센터나 해당 업체에 직접 문의해도 돈 돌려 받아
휴대폰이나 PC를 통해 3000원 이하를 결제할 때에는 공인인증서나 인증번호 등의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이용한 전형적인 소액결제 사기입니다. '알림: 미확인 메시지가 있습니다.' '저장된 멀티미디어 메시지가 있습니다.' 이런 문자메시지로 소비자를 현혹한 뒤 원치 않는 사진 등을 일방적으로 보여주면서 그 대가를 휴대폰 자동 결제를 통해 가져가는 방식이지요.
이런 소액결제 사기는 최근 급증해 방송통신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15일까지 접수된 민원 건수가 6051건이나 됩니다. 작년(2375건)에 비해 2.5배나 늘었지요. 이 가운데 5375건이 정상적인 절차를 밟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감액·면제·환불 등의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방통위는 인터넷이나 전화를 통해 소액결제 관련 민원을 해결해주는 '소액결제 중재센터(www.spayment.org)'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원치 않는 소액결제 피해를 해결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각 이동통신사 고객센터에 문의하는 방법입니다. 상담원에게 피해 날짜와 금액을 얘기한 후 진정 신청을 하면 이동통신사가 업체와 확인작업을 거쳐 결제금액을 돌려줍니다.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하루 정도가 걸립니다.
문자메시지에 발신자 번호가 남아있다면, 해당 업체에 직접 전화를 걸어 항의하면 됩니다. 대부분 피해 전화번호를 접수한 뒤 바로 환불해줍니다. 소비자가 민원을 제기할 경우 단속·처벌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지요.
평소 고지서를 꼼꼼히 읽으면 소액결제 사기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를 이용한 경우, 다음 달 요금 고지서에 '인포허브', '다날', '모빌리언스' 등 결제대행업체 이름으로 청구됩니다. 휴대폰으로 물건이나 서비스를 산 적이 없는데도 명세서에 이런 항목이 들어 있다면 한 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이지요.
평소 소액결제를 이용할 일이 거의 없는 휴대폰 사용자라면 각 통신사 고객센터에 전화해 '소액결제 이용제한'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신청 후 '유료 무선콘텐츠 소액결제를 통한 구매가 차단되었습니다'라는 문자를 받는 순간부터 효력이 발생합니다. 이 방법은 소액결제 사기를 막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향후 유료 콘텐츠 이용 결제에 제한을 받게 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 바닷물
A: 바다가 생길 때 많은 소금이 녹아 들어갔기 때문…우리 동해가 서해보다, 중위도 지역이 적도보다 더 짜
지구가 생겨났을 때, 오랫동안 계속된 큰 비가 내렸는데 그때 지구 표면에 있던 여러 가지 물질 중에서 물에 녹기 쉬운 소금이 가장 많이 씻겨 내려갔습니다. 빗물은 움푹 파인 곳에 고여 나중에 바다가 됐습니다.
바닷물에 녹아 있는 성분을 살펴보면, 염화나트륨(NaCl) 즉 소금이 대부분입니다. 염소(Cl)이온은 화산폭발로 나오고, 나트륨(Na)은 암석이 부서져서 흙이 되는 과정에서 빗물에 씻겨 내려가 바다로 들어갑니다.
강물은 바다 표면에서 수분이 증발해 만들어진 구름이 바람을 타고 육지로 와서 비를 뿌려 만들어집니다. 염분은 없고 수분만 증발해 생긴 구름이 만든 물이기 때문에 강물은 짜지 않습니다. 빗물에 광물질이 일부 녹아들 수도 있지만, 양이 워낙 적고 바다처럼 계속 쌓이지 않아 짠맛을 내지 못합니다.
맹물인 강물이 계속 흘러들어도 바닷물이 싱거워지지 않는 것은 바다와 비교하면 강물의 양이 매우 적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의 사해(死海)처럼 육지에서도 바다처럼 물이 짠 소금 호수들이 있습니다. 과거 바다였던 곳이 고립되면서 물이 증발하고 소금 농도가 짙어졌기 때문입니다. 소금 호수의 소금 농도는 바닷물의 5~10배나 됩니다.
미국이나 남미에서는 석탄을 캐듯 광산에서 소금을 캡니다. 역시 과거 바다였던 곳이 지각활동으로 솟아올라 바닷물이 증발하고 소금만 남아 굳어버린 것입니다.
바닷물 1000g에는 소금이 평균 35g 정도 녹아 있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짠 바다는 적도 지역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위도 20~30도인 중위도 지역입니다. 적도는 온도가 높지만 소나기가 많이 내려 바닷물이 묽어집니다. 반면 중위도는 고기압지대라 날이 맑아 비가 적게 내리고, 바람이 잘 불어 수분 증발이 심해 소금 농도가 짙어집니다. 이 지역의 육지 역시 물이 부족해 사막이 널리 분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해보다 동해 바닷물이 더 짭니다. 동해 쪽으로는 육지에서 유입되는 큰 강물이 없지만, 서해 쪽에는 양쯔강 등 바다로 유입되는 큰 하천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남해는 동해와 서해의 중간쯤 됩니다
이영완 기자
* 바둑 9단
프로바둑에서 九단 승단은 어떻게 하고 九단은 몇명인가요?
A : 기전(棋戰) 성적을 반영하는 방식과 특별 승단제 방식을 병행
九단은 한국 52명, 일본 110명, 중국 26명… 중국선 17살짜리도
바둑의 九단(프로 단은 한자, 아마추어 단은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은 입신(入神)이란 별칭으로 불립니다. 과거엔 九단이 되려면 아무리 뛰어난 기사라도 10년 이상 걸렸지만 요즘엔 박영훈 九단처럼 프로 데뷔 4년7개월 만에 입신 대열에 오르는 기사도 생겨났습니다. 한국기원이 2003년부터 실력을 반영하는 새로운 승단 규정을 만든 것이 '젊은 九단'들이 쏟아져 나오게 된 배경입니다.
새 승단 규정은 세계대회서 우승할 경우 3단, 국내 1~3위 기전 우승은 2단, 국내 4위 이하 기전 우승은 1단씩 올려주는 식으로 특별 승단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일본도 한국과 비슷한 시기에 실력과 단위를 연동하면서 3국 간의 경쟁이 본격화됐습니다. 4년 전 17세6개월의 나이로 九단에 올랐던 중국 천야오예(陳耀燁·21)가 현재 세계 최연소 입신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93년 1월생인 한국의 박정환 八단은 최단 기간 입신 기록에 도전 중입니다. 일본에선 이야마(井山裕太·21)가 20세4개월 때 자국 최연소 九단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특별 승단 자격에 해당되지 않아도 승단하는 방법은 또 있습니다. 국내 10개 프로 기전 예선전 첫판 승패를 점수화, 소정의 점수가 넘을 때마다 한 단씩 오르도록 한 것입니다. 옛 승단대회를 대체한 이 방식으로도 매년 1~2명씩의 노장급 九단이 배출됩니다.
2003년 이전까지 열리던 별도의 승단대회는 대국료 등 실익이 없어 폐지됐습니다. 95년 입단한 이세돌이 2003년에야 三단이 됐던 것은 승단대회에 거의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이로 인해 '이세돌 법'이라고 불리는 승단 개혁안이 만들어졌고, 이세돌은 이 제도 도입 후 불과 4개월 만에 三단에서 6계단을 뛰어 九단이 됐습니다.
현재 九단의 숫자는 한국이 52명, 일본 110명, 중국 26명 등 전 세계적으로 아직 200명도 되지 않습니다. 일본의 '십단(十段)전'은 타이틀전 이름일 뿐이며, 한국엔 오직 九단들에게만 출전을 허용하는 '맥심배 입신최강전'이란 타이틀전〈사진·대회 광경〉이 매년 치러집니다.
* 바이러스
생물이란 견해가 우세, 살아있는 세포 이용해 증식
'바이러스'는 전자현미경을 동원해야 겨우 볼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데다가 다른 생물의 도움 없이는 자생(自生)도 불가능하지만, 2세(?)를 만들어 내는 유전과 증식 기능을 갖고 있어 생물로 간주하는 견해가 다소 우세합니다. 바이러스는 살아있는 세포, 예를 들어 사람이나 돼지의 세포를 뚫고 들어가 그 세포를 이용해 증식합니다. 돼지인플루엔자(SI)는 표면에 두 가지 돌기를 갖고 있는데, 사람 세포를 공격할 때 쓰는 무기입니다.
'H1N1형'이라고 할 때 H와 N이 바로 이 두 무기를 뜻합니다. 이 중 N을 공격하는 것이 타미플루라는 약입니다. 무기를 제대로 쓸 수 없으니 SI는 사람 세포를 뚫지 못하고 세포 밖에서 죽게 됩니다.
바이러스를 우리 몸 속 세포에 침투하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N을 공격하는 다른 약의 이름이 '릴렌자'인데 둘 다 특정 제약사의 상품명입니다만, 일반명이 어렵기 때문에 흔히 상품명을 부릅니다.
이들 약품을 항(抗)바이러스제라고 하는데 예방약인 백신과는 다릅니다. 백신은 특정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화시킨 다음, 이를 인체에 투여해 그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를 만들게 하는 약이지요. 미리 항체를 만들어 두면 적어도 수개월간은 면역력이 지속되기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겁니다.
반면 타미플루는 바이러스 자체를 공격하기 때문에, 아직 감염되지 않은 사람이 먹으면 효과가 없다고 합니다. 미리 먹어두면 예방이 가능한 것 아니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타미플루 약효는 하루 정도 지속되며 소화장애 같은 부작용도 있습니다. 언제 걸릴지도 모르는데 계속 약을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 백두산은 그간 몇 차례 분화 했으며..
A: 10세기 이후에만 16차례 분화… 1903년 마지막 활동 기록, 폭발시기 예측 어렵지만, 터지면 작년 아이슬란드 규모 10배
백두산 분화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것은 작년 6월부터입니다. 당시 "가까운 시일 내 백두산이 분화할 수 있다"는 한 화산학자의 주장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백두산이 분화할 경우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궁금증도 폭증했습니다.
10세기 이후 역사 기록이 전하는 백두산 분화는 모두 16차례입니다. 939년부터 시작해 가장 최근엔 1903년에 분화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숙종 28년(1702년) 음력 5월 실록에는 백두산 분화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습니다.
"함경도 부령부(富寧府)에서는 이달 14일 오시(午時)에 천지(天地)가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비린내가 나는 황적색의 불꽃 연기가 가득하여… 아침이 되어 보니 들판 가득히 재가 내려 있었는데, 흡사 조개 껍데기을 태워 놓은 듯했다… 날리는 재가 마치 눈처럼 흩어져 내려 한 치(약 3㎝) 남짓이나 쌓였는데, 주워 보니 모두 나무껍질이 타고 남은 것이었다." 유황이 섞인 화산가스의 냄새를 '비린내'로, 화산재를 '타고 남은 조개 껍데기' 등으로 묘사한 것입니다.
백두산 분화의 파급 효과는 엄청납니다. 지난해 9월 소방방재청은 만약 백두산이 분화한다면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폭발과 비슷한 규모인 화산폭발지수(VEI·Volcanic Explosivity Index) 6 정도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지난해 4월 유럽 항공대란을 일으킨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의 10배 이상 규모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백두산이 분화할 경우 중국과 북한은 화산가스, 화산탄·화산재 같은 화산쇄설물, 용암 등의 직접적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백두산 천지에 담긴 약 20억t의 물이 흘러넘쳐 주변 지역에 대규모 홍수도 예상됩니다. 우리나라 역시 바람을 타고 퍼지는 화산재로 인해 항공기 결항, 호흡기 환자 증가 등 피해가 예상되지만 중국·북한처럼 직접적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피나투보 화산이 폭발해 지구 기온을 평균 0.5도 떨어뜨린 것처럼 백두산이 분화하면 막대한 양의 화산재가 햇빛을 가로막아 이 영향을 받는 지역의 기온이 대폭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언제일지는 몰라도 백두산이 다시 분화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합니다. "분화 시점이 언제인지는 현대 과학으로도 예측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최근 기상청이 천리안 인공위성 등을 활용해 백두산 화산의 분화 전조 현상 등을 감지하는 활동을 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겠다는 취지입니다.
* 백불짜리의 제작벙법
100달러짜리 새 지폐는 그림이 움직인다는데, 어떤 기술로 만든 건가?
조선일보 4월 23일자 A2면 기사를 보면 위조 방지를 위해 새로 디자인된 미국 100달러 지폐는 흔들 때마다 지폐 안의 그림과 숫자가 움직인다고 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요? 인터넷 동영상을 보니까, 새 지폐 앞면 한가운데에는 세로로 두른 파란색의 ‘3D 보안 띠’가 있는데 이 속에 새겨진 ‘100’ 숫자와 ‘자유의 종’ 그림이 지폐를 움직일 때마다 움직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새 지폐에 어떤 기술이 숨어 있기에 이런 ‘마술’을 가능하게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서울 강북구 독자 박지윤씨
A. 미세한 볼록렌즈를 새겨넣어 보는 각도에 따라 사물의 굴절도가 달라져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해, 우리 5만원권도 위조방지용 띠 있어
이번에 새로 나온 미국 100달러 새 지폐에 적용된 3D 기술은 우리나라 지폐에 이미 적용돼 있습니다. 작년 6월에 새로 나온 5만원권 지폐를 자세히 보면 미국 100달러 새 지폐와 마찬가지로 위조방지 띠가 세로로 심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 띠 속에는 태극문양이 새겨져 있어 지폐를 상하로 흔들면 띠 안에 있는 태극무늬가 좌우로, 지폐를 좌우로 움직이면 태극무늬가 상하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입니다.<사진>(5만원권 지폐의 왼쪽 '50000' 윗부분이 평상시엔 백지상태로 있다가 불빛을 비추면 아래 사진처럼 신사임당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를 한국은행에서는 '입체형 부분노출 은선(隱線)'이라 부릅니다. 미국은 이를 '3D 보안 띠(3-D Security Ribbon)'라 부르고요.
위조방지를 막기 위해 이 기술의 세부적인 내용은 공개하기 힘들다는 게 한은의 입장입니다. 다만, 이 기술과 관련된 대략의 내용을 설명하면, 우리가 사물을 볼록렌즈를 통해 보면 굴절돼 보이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100달러 지폐에 숫자(100)와 그림(종)을 먼저 그려놓고, 그 위에 무수히 많은 미세한 볼록렌즈를 새겨넣었다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숫자나 그림이 우리 눈에 굴절돼 보이는데, 조금만 눈의 각도를 달리해도 볼록렌즈를 통해 보이는 사물의 굴절도가 조금씩 달라져, 마치 지폐 속의 그림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숫자 색깔이 달라지는 것 역시 우리가 먼저 적용됐는데, 이는 색 변환 잉크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색 변환 잉크는 우리나라의 모든 지폐에 적용돼 있습니다. 1만원권과 5000원권의 경우, 액면 숫자가 보는 각도에 따라 황금색에서 녹색으로, 다시 녹색에서 황금색으로 바뀝니다.
위에서 설명한 3D 기술, 색 변환 잉크 외에도 지폐 속에 숨은 그림이나 홀로그램(보는 각도에 따라 각종 그림이 번갈아 나타나는 것) 등 다양한 첨단기술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다른 나라 지폐에도 적용돼 있는데, 이 역시 위폐 방지를 위해서입니다. 2000년대 들어 컴퓨터를 이용한 이미지 기술발달로 위폐가 급증했습니다. 이에 각국 중앙은행들이 위폐 기술이 따라오지 못하도록 3D 기술을 경쟁적으로 새 지폐에 도입한 것이지요. 한은에 따르면 '3D 그림'이 보이는 위폐가 발견됐다는 보고는 아직까지 없다고 합니다.
* 베네틱도 16세
베네딕토라는 이름을 쓰는16번째 교황이라는 뜻
콘클라베(Conclave·교황 선거)를 통해 탄생한 새 교황은 재위 기간 동안 사용할 이름을 스스로 고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선대 교황의 이름과 같은 이름을 사용할 경우, 구분을 위해 이름 뒤에 2세, 3세 등 서수(序數)를 붙이도록 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는 선대에 '베네딕토'라는 이름을 쓰는 교황이 열 다섯 분이 있었습니다. 전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는 즉위 후 한달여 만에 갑작스럽게 선종한 직전 교황 요한 바오로 1세의 이름을 이어받아 지었습니다.
교황이 택할 수 있는 이름은 주로 라틴어 세례명이나 선대 교황의 이름, 성인의 이름 등입니다. 역대 교황의 이름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 것은 요한(23차례), 그레고리오·베네딕토(16차례), 클레멘스(14차례) 등입니다. 역대 교황은 현 베네딕토 16세까지 총 2백65분이 있습니다.
교회가 생긴 후 첫 1000년 동안 교황들은 자신의 세례명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이런 관례를 처음으로 바꾼 사람이 533년에 즉위한 요한 2세였습니다. 그는 '메르쿠리우스'라는 세례명을 갖고 있었는데, 이는 가톨릭에서 이교도로 생각한 로마인들의 신 중 '상업의 신'의 이름이었습니다. 요한 2세는 이런 이름을 갖고 가톨릭 교회를 이끌어 나갈 수 없다고 생각해 이름을 바꾼 것입니다.
교황이 선택하지 못하는 이름도 있습니다. 바로 초대 교황인 '베드로'라는 이름인데요. 예수님이 직접 베드로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기 때문에, 후임자들이 존경의 뜻으로 그 이름을 쓰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교황은 가톨릭 교회에서 단 한 사람뿐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는 교황 다음 가는 성직자 지위로 추기경이 있습니다. 그러나 고 김수환 추기경, 정진석 추기경이 본래 자신의 이름을 사용했듯이, 추기경이 되면서 이름을 선택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이름 뒤에 서수를 붙이는 일도 자연히 없게 되는 것이지요.
김시현 기자
* 베사메무쵸
'나에게 키스를 많이 해줘요'란 뜻의 스페인어 'Besame Mucho'는 '나에게(me) 많이(Mucho) 키스해달라(동사 Besar의 명령형)'는 뜻의 스페인어입니다. '뜨겁게 키스해 달라'는 거지요. 멕시코의 여성작곡가 콘수엘로 벨라스케스(1916~2005)가 만든 노래로 1941년에 처음 발표됐습니다.
원 가사는 "나에게 키스를 많이 해주세요. 오늘 밤이 마지막인 것처럼…. 당신을 잃을까 봐 두려워요….생각해봐요. 내일이면 나는 이미 여기서 멀리 떠나 있을 거란 걸…"이라는 내용입니다.
이 노래는 1943년에 서니 스카일러가 영어 가사를 붙여 'Kiss Me Much'라는 제목으로 발표하면서 미국에 알려졌습니다. 때마침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나야 했던 병사들과 남겨진 연인들의 애틋한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노래는 전 세계 수십개국의 언어로 번역됐습니다.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를 비롯해 플라시도 도밍고, 안드레아 보첼리, 조수미 등 수많은 팝스타와 성악가들이 불렀습니다.
국내에서 널리 알려진 것은 가수 현인(1919~2002)씨 덕분이었지요. 1949년 '신라의 달밤'으로 히트를 친 현인씨가 6·25전쟁 발발 직전에 '남국의 처녀'라는 이름으로 발표했습니다. 가사를 보면 "베사메무초야 리라꽃같이 귀여운 아가씨 베사메무초야 그대는 외로운 산타마리아~"라고 돼 있습니다. 당연히 '라일락꽃처럼 귀여운 여성의 이름'으로 오해하기 십상이지요. '키스해달라'는 가사를 차마 그대로 옮길 수 없었던 작사가 '현동주'씨의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현동주'는 현인씨의 본명이지요.
이 노래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애창곡으로도 유명합니다. 후보자 시절 TV를 통해 직접 노래실력을 선보였고, 퇴임 직전 자작곡과 애창곡을 모아 만든 '충정의 길'이란 CD에도 담았습니다.
* 베이스 거리
A:근거 명확치 않아, 90피트를 미터법으로 환산한 것
미국에서 발달한 야구는 피트(ft)와 인치(inch)를 기본 단위로 써서 거리를 나타냅니다. 베이스 사이 거리가 27.43m라는 것이 복잡하게 보이지만 사실은 90피트를 미터로 환산한 것입니다. 즉, 내야 한가운데에 있는 투수 마운드는 홈 베이스에서 18.44m 떨어져 있는데, 이것 역시 60피트 6인치를 미터로 바꾼 것입니다.
이 같은 내야 규격은 1845년에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미국 뉴욕의 은행원이던 알렉산더 카트라이트(Cartwright)는 '니커보커 클럽(Knickerbocker baseball club)'이라는 야구팀을 만들면서 20개의 야구 규칙을 정했습니다.
니커보커 클럽은 4번째 조항으로 "홈에서 2루까지 42걸음, 1루에서 3루까지 42걸음"으로 한다고 야구장 규격을 정했습니다. 1걸음을 3피트(91.4㎝)로 계산하면 베이스 사이의 거리는 89.1피트가 돼 지금의 야구장(90피트)과 거의 똑같습니다.
니커보커 클럽이 왜 '42걸음'을 기준으로 삼아 야구장을 만들었는지는 아직 확인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평범한 타구가 나왔을 때 수비수들이 무리 없이 타자를 아웃시킬 수 있는 '범위'를 경기경험을 통해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27.43m는 현대 야구의 재미를 위한 '최적의, 그리고 아주 과학적인 거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타자가 공을 친 뒤 1루에 도착하기까지 4초 안팎의 시간이 걸립니다. 타자는 전력을 다해 달리고, 내야수는 타자를 아웃시키기 위해 최대한 빨리 공을 잡아 1루로 던집니다. 이 '4초의 승부'는 언제나 간발의 차로 아웃이나 세이프가 결정될 정도로 박진감이 넘칩니다.
도루도 마찬가지입니다. 100m를 12초에 달리는 선수라면 1루에서 2루까지 27.43m를 달리는 데 약 3.3초가 걸립니다. 투수가 던진 공을 포수가 잡아 2루까지 던지는 시간 역시 3.3초 정도입니다. 164년 전 만들어진 야구장에선 언제나 0.1초에 울고 웃는 승부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 보궐선거
재·보궐선거에서 재선거와 보궐선거는 서로 어떻게 다른가?
요즘 신문을 보면 ‘7·28 재·보궐 선거’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기사를 보면 어떨 때는 재선거, 어떨 때는 보궐선거라고 하는데 그 차이가 정확히 뭔지 궁금합니다.
A: 재선거는 당선무효에 따라 다시 치르는 선거, 보궐선거는 선출직 공직자 사망·사퇴 등에 따른 빈자리 메우기 위해 실시
전국 8곳에서 동시에 열려 '미니 총선'이라고 불리는 '7·28 재·보선'은 재선거(再選擧)와 보궐선거(補闕選擧)가 동시에 치러집니다.
재·보선 중 우선 재선거는 말 그대로 선거를 다시 한다는 뜻입니다. 재선거는 선거 자체가 무효가 됐을 때 하는 선거입니다. 선거로 당선된 공직자가 나중에 선거법을 위반해 당선된 사실이 드러났을 때, 보다 구체적으로는 선거법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당선자가 법원으로부터 당선무효 판결을 확정받았을 때에 다시 실시하는 선거를 말합니다. 당선무효는 아니더라도 선거에 당선된 공직자가 임기가 시작되기 전에 사망하거나 사퇴했을 때도 역시 재선거를 실시합니다.
* 보물
A: 국보는 '보물에 해당하는 문화재 중 그 가치가 크고 유례가 드문 것'… 일련번호는 지정된 순서일 뿐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국보는 '보물에 해당하는 문화재 가운데 그 가치가 크고 유례가 드문 것', 보물은 '건축물·전적(典籍)·서적·고문서·회화·조각·공예품·고고자료(考古資料)·무구(武具) 등의 유형문화재 중 역사적·학술적·기술적 가치가 큰 것'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국보가 되려면 먼저 보물이 돼야 하고, 보물이 되려면 소장자가 지방자치단체에 신청을 해야 합니다. 심의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가 해당 유물이 얼마나 오래됐고 아름다운지, 얼마나 훌륭한 솜씨로 잘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문화재를 연구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 결정하지요.
국보와 보물의 차이를 눈으로 보고 싶다면 조선시대 남쪽 성문인 숭례문(국보 1호)과 동쪽 성문인 흥인지문(보물 1호)을 비교해보면 됩니다. 두 문은 겉모습이나 쓰임새가 비슷합니다. 그러나 조선 초기인 1398년에 건립돼 현존하는 도성 건축물 중 가장 오래된 숭례문은 절제미와 균형미가 빼어난 반면 조선 말기인 1869년에 새로 지은 흥인지문은 장식이 많아 우리 고유의 건축미를 오롯이 드러내지 못한다는 평을 듣습니다.
국보와 보물에 붙은 번호는 지정된 순서, 일종의 관리번호에 불과합니다. 1934년 일제는 조선 보물령으로 문화재 581건을 지정하면서 남대문(숭례문)을 보물 1호, 동대문(흥인지문)을 보물 2호로 지정했습니다. 식민지 조선이 국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국보는 지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지정된 문화재는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되면서 국보와 보물로 나뉘었고, 이때 숭례문은 국보 1호가 됐습니다.
'귀하신 몸'이 되면 관리가 달라집니다. 국보가 훼손돼 수리할 필요가 있거나 보존 처리를 해야 할 경우 국고와 지자체 예산의 보조를 받을 수 있고, 국립박물관 등에 관리를 위탁할 수도 있습니다. 국가지정문화재가 일반에 공개될 경우 이를 소유·관리하는 자는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관람자로부터 관람료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 국보 274호로 지정됐던 '귀함별황자총통(龜艦別黃字銃筒)'
왕좌에서 밀려날 수도 있습니다. 지금껏 국보에서 해제된 건 딱 하나, 국보 274호로 지정됐던 '귀함별황자총통(龜艦別黃字銃筒)'입니다. 1996년 위작으로 밝혀져 국보에서 해제됐지요. 1992년 8월 한산도 앞바다에서 발굴된 이 총통은 골동품상이 자신의 주물공장에서 대포를 제작해 부식작업을 하고 이를 경남 통영 앞바다에 빠트린 뒤 해군 충무공해저유물발굴단이 바다에서 건져 올려 거북선에서 사용한 대포로 둔갑시킨 가짜 유물임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지금 국보 274호는 '영구 결번'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2008년 2월 불에 타 무너진 숭례문은 왜 국보에서 해제되지 않았을까요. 최승희 문화재위원회 동산문화재분과위원장은 "숭례문이 불에 타기는 했지만 석축 등의 뼈대와 목재가 일부 남아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문화재위원회 심의에서 국보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고 말했습니다.
김경은 기자
* 보이스 피싱
A: 영미권선 'voice phishing', '낚시질'서 유래
세계 최고 권위의 영어사전인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지난 2005년 신조어인 피싱을 표제어로 처음 등재하면서, 그 표기를 'phishing'이라고 했습니다. 옥스퍼드와 마찬가지로 영미권 매체들은 거의 예외 없이 'phishing'으로 표기합니다.
그 어원이 'fishing'(낚시질)인 피싱은 1996~1997년 미국에서 등장한 해킹기법으로, 유명 금융회사의 홈페이지를 모방한 가짜 사이트로 사용자를 유인해 개인의 접속정보나 금융정보를 빼내는 범죄를 말합니다. 가짜 사이트로 사용자를 끌어오는 '미끼'로는 해당 금융기관에서 보낸 것처럼 위장된 이메일이 사용됐습니다.
그러나 왜 'f'를 'ph'로 표기했는지에 대해선 딱 떨어지는 해석이 없습니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이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도 설명이 없습니다. 다만, 피싱 근절을 위한 세계 각국 온라인 범죄전문가들의 모임인 '안티피싱워킹그룹'(www.antiphishing.org)은 피싱의 표기가 'phone phreak'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석합니다.
'phone phreak'은 전화를 뜻하는 'phone'과 괴짜를 뜻하는 'freak'이 조합된 말로, 1960년대 말 미국에서 전화망을 조작해 공짜로 시외전화를 쓰던 일종의 해커를 뜻합니다. 해커들이 이 용어에서 착안해 fishing의 f를 ph로 표기, 같은 발음에 '정보낚시질'이라는 의미를 지닌 신조어를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private data'와 'fishing'을 합성했다는 설도 있지만, 이것은 아무래도 피싱이라는 말이 일반화된 뒤 형성된 '사후(事後) 해석'으로 보입니다.
* 보폭 거리
A: 볼트에겐 가능한 일로 과학적으로 검증된 사실. 최고속도 때엔 1초에 12m35 달려
우사인 볼트(23·자메이카)가 100m를 41걸음에 달린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입니다. 여기서 걸음의 의미는 왼발-(오른발)-왼발의 거리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한 걸음'이라고 말할 때처럼 왼발-오른발 사이의 거리를 뜻합니다.
신장이 1m96에 달하는 볼트는 세계 정상권 단거리 선수 중에서도 가장 큰 편에 속합니다. 따라서 보폭도 넓습니다. 100m를 41로 나누면 2m43이 되므로 한 걸음에 달리기 불가능할 것 같지만 볼트에겐 가능합니다. 실제 가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볼트의 순간 최대 보폭은 이보다 오히려 커집니다. 보폭은 출발 순간에는 상대적으로 짧다가 속도가 오르면서 점점 커지고, 최대 속도에서 최대 크기에 도달합니다. 100m 레이스에서 볼트의 최고 스피드가 나오는 지점은 65m 부근이며 이때 볼트는 1초에 12m35라는 놀라운 속도를 기록합니다. 이 부근의 보폭만 따로 조사한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으나 평균(2m43)보다는 한결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육상계에서는 키가 1m90을 넘고 보폭이 큰 선수는 단거리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통념이었습니다. 엘리트 100m 선수가 달릴 때는 뒤꿈치를 거의 쓰지 않고 발가락 부분이 땅에 닿는 순간(터치다운·touchdown)의 추진력으로 전진하게 되는데, 장신에 보폭까지 크면 다리를 옮기는 힘이 약해져 터치다운의 추진력이 떨어지고 폭발적 스피드도 낼 수 없다는 논리였습니다.
하지만 볼트는 강력한 속근섬유(빠르게 수축하는 근육섬유로 단거리에 필요함)를 갖고 있어 큰 보폭에도 불구하고 강한 터치다운 추진력으로 속도를 올릴 수 있는 것입니다.
엘리트 단거리 선수라고 해서 모두가 볼트처럼 큰 보폭으로 달리는 것은 아닙니다. 볼트의 라이벌로 꼽히는 타이슨 게이(미국)나 아사파 파월(자메이카) 등의 선수는 100m를 주파하는 데 45~46걸음을 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동석 기자
* 복싱연맹 퇴출
한국 아마추어 복싱이 국제무대에서 퇴출됐다는데…
조선일보 9월 14일자 A31면에서 한국 아마추어 복싱이 국제무대에서 퇴출당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11월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대표팀이 출전하지 못할 수 있다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궁금합니다. / 서울 서초구 독자 이상헌씨
A: 국제아마복싱협회 회장선거의 파벌 다툼 여파로 회원국 제명당해
지난 13일 AIBA(국제아마추어복싱협회)가 우칭궈 회장 명의로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에게 "KABF(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의 회원 자격을 잠정 박탈하겠다"는 공문을 보내면서 이번 사태가 본격적으로 표면화됐습니다. 한국이 세계 아마 복싱계에서 '제명'을 당한 이 사건의 배경에는 AIBA 회장 선거의 파벌 다툼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발단은 2006년 AIBA 회장 선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회장 자리를 놓고 우칭궈 대만 IOC 위원과 20년 넘게 아마추어 복싱계를 주름잡던 파키스탄의 안와르 초드리가 맞붙었습니다. 그 선거에서 당시 유재준 KABF 전무는 초드리 편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회장 선거에선 우칭궈가 당선됐습니다. 그러다 작년 1월 유 전무가 KABF 회장이 되자 우칭궈의 '보복'이 시작됐다는 것이 아마추어 복싱계의 설명입니다.
AIBA는 작년 5월 아르메니아 세계주니어복싱선수권대회 때 "무자격 팀 닥터를 보냈다"며 유 회장에게 자격정지 18개월이란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이어 6월엔 한국 선수들의 아시아 선수권 대회 출전이 금지됐습니다. 9월엔 이탈리아 세계 선수권 대회<사진>도 AIBA의 반대 탓에 힘겹게 출전해야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 회장은 작년 12월 KABF 회장에서 물러났습니다. 그러나 AIBA는 계속 압박 수위를 높여 왔고, '회원국 제명' 카드까지 꺼낸 것입니다. 이는 올해 11월에 있을 AIBA 회장 선거와도 관계가 있다는 해석이 있습니다. 재선을 노리는 우칭궈가 KABF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 체육계가 적절한 대응을 못 한 것도 문제란 지적이 있습니다. '회원국 제명'이라는 극단적인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한체육회가 산하단체의 현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대한체육회는 뒤늦게 15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KABF를 관리단체로 지정하고 기존 집행부를 해산했습니다. 체육회는 AIBA측과 협의해 한국 복싱 선수단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부담부증여
'일정한 부담'을 조건으로 증여하는 것
'부담부증여(負擔附贈與)'를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부담'을 지는 '증여'라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녀에게 집 한채를 넘기면 그냥 '증여'가 되지만, "집을 줄 테니, 매달 용돈 30만원을 내라"는 식의 조건을 달면 '부담부증여'가 됩니다. 동등한 대가를 주고받는 '매매'와는 다르지만, 증여를 받는 대신 일부 대가를 지급할 의무를 지게 되는 것이죠. 한마디로 '조건부 증여'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주택을 증여받을 때, 그 주택의 담보 대출금에 대한 채무를 지는 경우가 흔한데 이 또한 '부담부증여'입니다. 이럴 땐 '증여가액'이 대출금만큼 낮아지기 때문에 증여세도 함께 낮아집니다.
가족 간 '증여'뿐 아니라, 사회공헌 성격인 '기부'도 일종의 '증여'에 해당됩니다. 따라서 특별한 조건을 달았다면 '부담부증여'가 성립할 수도 있는 것이죠.
그러나 '기부'의 성격 자체가 '대가성'보다는 '순수성'이 강조되다 보니 '부담부증여'가 될 수 있느냐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법원은 기부자가 '기부금의 사용 목적'이나 '기부의 조건'에 대한 자신의 뜻을 얼마나 명확하게 전달했느냐에 따라 '부담부증여'인지 아닌지를 가리고 있습니다.
대학에 장학금을 기부하면서 "꼭 장학금으로 써 달라"고 한 경우와 "학생들을 위해 써 달라"고 한 경우는 '부담부증여'에 대한 판단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대학이 기부금을 건물 짓는 데 쓰더라도 할 말이 없게 될 수 있지요. 최근 기부문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기부자의 뜻과 달리 기부금이 사용되는 사례가 늘면서 관련 분쟁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기부를 하고자 한다면 '기부의 조건'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류정 기자
* 북두칠성
A: 가장 가까운 미자르(Mizar)까지가 78光年…
미자르는 3개의 별로 이뤄져 북두구성이지만 육안으로 보이는 대로 북두칠성으로 불러 '북두칠성(北斗七星)'은 일곱 개의 별(칠성·七星)이 국자(두·斗) 모양으로 북쪽 하늘에 빛난다는 뜻으로 지어진 이름입니다.
이름대로 북두칠성은 북극성(Polaris) 주위에 떠 있는데, 1월에는 북극성의 동쪽에서 떠오르고 7월에는 북극성의 서쪽에서 떠오릅니다.
각 별의 이름은 한국식과 서양식이 다릅니다. 우리 조상은 국자의 머리부터 천추(天樞)〈사진①〉·천선(天璇②)·천기(天璣③)·천권(天權④)·옥형(玉衡⑤)·개양(開陽⑥)·요광(搖光⑦)으로 불렀습니다. 서양식으로는 각각 두브헤(Dubhe①)·메라크(Merak②)·페크다(Phecda③)·메그레즈(Megrez④)·알리오스(Alioth⑤)·미자르(Mizar⑥)·알카이드(Alkaid⑦)로 부릅니다.
밤하늘에 손가락으로 메라크를 출발해 두브헤로 가는 직선을 그리고, 직선을 같은 방향으로 5배 연장하면 북극성을 볼 수 있습니다. 북극성은 지구에서 약 430광년(光年·1광년은 빛이 1년간 달린 거리=약 9조4600억㎞) 떨어져 있습니다.
미자르〈사진⑥〉는 사실 세 별로 구성된 삼중성(三重星)입니다. 이 중 두 개의 별은 맑은 밤하늘에 보면 육안으로도 분간이 됩니다. 한국천문연구원 이기원 연구원은 "로마시대에는 미자르의 두 별(쌍성)을 군인의 시력을 측정하는 데 활용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말합니다. 여기에 망원경이 발달하면서 미자르가 세 개의 별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습니다. 이를 감안해 북두구성(北斗九星)이라는 용어가 쓰이기도 합니다.
지구에서 북두칠성을 보면 일곱 개의 별이 하나의 평면에 놓인 것 같지만, 실제 일곱 개의 별이 지구에서 떨어진 거리는 각기 다릅니다. 북두칠성 중에서 지구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별은 삼중성인 미자르입니다. 미자르는 지구에서 78광년 떨어져 있습니다. 북두칠성 중에 가장 멀리 있는 별은 두브헤로 124광년 떨어져 있습니다.
북두칠성을 구성하는 일곱 별끼리 떨어져 있는 거리도 아주 멉니다. 지구에서 보면 두브헤와 메라크가 매우 근접해 보이지만 실은 45광년이나 떨어져 있습니다. 메그레즈와 알리오스는 7.8광년 떨어져 있습니다.
지구에서 관측되는 별 중에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은 센타우루스 자리에 있는 프록시마 센타우리입니다. 한국천문연구원 이동주 홍보팀장은 "프록시마 센타우리는 4.24광년 떨어져 있고 너무 어두워서 육안으로는 볼 수 없다"며 "두 번째로 가까운 별인 알파 센타우리는 4.37 광년 떨어져 있고 육안으로도 잘 보인다"고 말합니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이 빛의 속도로 날아가더라도 4.24년이 걸리는 거리에 있다는 말입니다. 알파 센타우리는 영화 '아바타'를 비롯해 공상과학 영화나 소설의 무대로 자주 활용됩니다. 다만 프록시마 센타우리·알파 센타우리는 남반구에서만 볼 수 있어 우리나라에선 관측이 안 됩니다.
조효진 기자
* 북한 정치 체제
김정은 세습을 위해 열린다는 北 노동당 대표자회는 무엇이고 그 정치체제는 어떤 것인가?
최근 북한 관련 기사를 보면 김정일의 3남 김정은이 곧 열리는 노동당 대표자회를 통해 김정일의 공식 후계자가 될 것이란 전망들이 나옵니다. 노동당 대표자회가 무엇인지, 그리고 요즘 자주 등장하는 최고인민회의는 무엇인지, 북한의 정치 체제는 우리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黨대회는 北노동당 최고 의결기구, 당대표자회는 임시 전당대회
당 핵심은 정치국 상무위… 김일성·오진우 사망해 김정일만 남아
A : 모든 국가 권력이 노동당에 집중된 정치체제
북한의 정치 체제는 우리와 많이 다릅니다. 한국을 포함한 대다수 민주국가들의 정치 시스템이 입법·사법·행정의 삼권분립을 통해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뤄 권력 남용을 방지하는 것과 달리, 북한은 과거 사회주의 국가들처럼 모든 국가권력이 당(黨)에 집중된 정치 체제입니다.
물론 북한에도 입법·사법·행정부에 해당하는 기관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능과 지위는 우리와 크게 다릅니다. 북한 헌법에 따르면 우리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가 최고 주권기관이고, 명목상 국가수반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김영남)입니다. 대통령이 국가 원수인 우리와는 다른 구조이지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국가수반이다 보니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북한 내각의 조직·인사권도 갖는 그런 구조로 돼 있습니다. 최고인민회의는 당·사회단체·내각·군 등 각 계층의 대의원 687명(임기 5년)으로 구성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여기서 추대됐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최고인민회의는 노동당의 결정을 추인하는 거수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행정부에 해당하는 내각도 당의 지침을 그대로 실행하는 실무집단에 불과합니다. 사법부의 독립은 꿈도 꿀 수 없습니다. 북한은 한마디로 '조선노동당'이 지배하는 나라입니다.
북한에선 건국절(9월 9일)보다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이 훨씬 더 중요한 날입니다. 김정일도 1980년 후계자로 공식 지명된 이후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노동당 총비서 등 주요 당직(黨職)을 차례로 거치면서 권력을 틀어쥐었습니다.
그러나 북한 주민 100만명 이상이 굶어 죽은 19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 시기에 노동당이 배급 능력이 상실하며 권위가 추락하자 김정일은 군부(軍部)를 장악해 권력 유지를 하기로 마음먹고 국방위원회를 강화합니다. 국방위원회는 과거 북한의 최고 지도기관이었던 중앙인민위원회(1998년 폐지)의 산하 위원회들 가운데 하나로 별 존재감이 없었지만, 1990년대 최고 군사지도기관으로 급부상합니다. 이때부터 김정일은 국방위원장 자격으로 북한을 통치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노동당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축소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노동당의 조직과 집행기능은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이것이 북한 통치조직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게 우리 정부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판단입니다.
◆노동당 핵심은 당대회·당중앙위·정치국
노동당의 최고 지도기관은 당대회로, 우리로 치면 전당대회에 해당합니다. 당의 이념과 목표를 정할 뿐 아니라, 당대회가 없을 때 당을 지도하는 당중앙위원회 위원들을 뽑습니다.
조선노동당 규약 21조는 "당대회는 5년에 1회 당중앙위원회가 소집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규정된 기간보다 빨리 또는 늦게 소집할 수도 있지만 김정일이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1980년 10월 제6차 당대회 이후 30년간 열린 적이 없습니다.
당대회가 없을 때는 당중앙위원회가 가장 중요합니다. 당중앙위원회는 전원회의를 통해 당 비서국, 정치국, 정치국 상무위원회 등을 조직할 수 있습니다. 북한을 통치하는 권력구조를 결정하거나 재편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특히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당의 모든 사업을 조직·지도하는 노동당의 핵심조직입니다. 이는 중국공산당이 정치국 상무위원회(9명)를 통해 국가의 중요한 결정들을 내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당대회와 마찬가지로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도 오랫동안 열리지 못했습니다. 1993년 12월 제6기 21차 회의가 마지막입니다. 전원회의가 유명무실해지다 보니 정치국과 비서국도 파행을 겪었습니다.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원래 김일성과 김정일,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 등이 구성원이었지만 김일성과 오진우의 사망으로 지금은 김정일만 남은 상태입니다.
◆당대표자회는 44년 만에 열려
이런 상황에서 정치국은 지난 6월 26일 "조선노동당 최고지도기관 선거를 위한 조선노동당 대표자회를 2010년 9월 상순에 소집할 것을 결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 역사상 당대표자회는 1958년 3월, 1966년 10월 두 차례 소집됐습니다. 3차 당대표자회가 44년 만에 열리는 것입니다.
우리 정당의 임시 전당대회격인 당대표자회는 당중앙위원회가 당대회와 당대회 사이에 필요에 따라 소집하는 회의입니다. 정부 당국자는 그러나 "북한이 이번 당대표자회 준비 과정에서 대표자 선출을 거창하게 하는 등 거의 당대회에나 필요한 공을 들이고 있다"며 "이름은 당대표자회지만 실질적으론 당대회 수준의 결정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소집 이유에 대해 그는 "20년 가까이 파행을 겪어온 당 조직을 재건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후계자로 거론되는 김정일의 3남 김정은을 당의 핵심 보직에 앉히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은 "후계체제에 대비해 당중앙위원회를 전면 재구성하는 것이 이번 당대표자회의 당면 과제일 것"이라며 "당대표자회 마지막 날 또는 나중에 새로 구성된 당중앙위원회가 17년 만의 전원회의를 열어 정치국 상무위원회와 비서국을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정은도 당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된 뒤, 다른 실세 간부들과 함께 정치국 상무위원회나 비서국에 진출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 하나의 관심 사항은 이번 당대표자회에 몇 명의 대표자들이 참가하느냐입니다. 노동당은 당 규약에 따라 당원 1000명당 1명의 대표자를 선출하도록 돼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참석하는 대표자 수를 보면 북한 노동당원의 수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열린 1980년 제6차 당대회 때의 대표자 수는 3062명이었습니다. 따라서 당시 노동당원은 약 300만명으로 추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당세의 확장을 선전하기 위해 당대회나 당대표자회 때마다 대표자 수를 부풀린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당대표자회는 반대파 제거와 김일성 체제 강화 위해 두 번 열려
지금까지 두 차례 열린 북한의 당대표자회는 김일성 체제를 굳건히 하는 목적으로 활용됐습니다.
1958년에 3월 3~6일 열린 1차 당대표자회는 이른바 ‘8월 종파사건’을 마무리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8월 종파사건이란 1956년 6~7월 김일성이 소련을 방문한 틈을 타 노동당 5대 정파 중 하나인 연안파의 최창익 등이 김일성을 비판하며 김일성 퇴진운동을 계획하다가 발각돼 그해 8월 열린 전원회의에서 모두 중국으로 망명하거나 제거된 사건을 말합니다.
이 사건은 김일성 권력에 공개적으로 맞선 처음이자 마지막 시도였습니다. 김일성은 이 사건 이후 대대적 숙청작업을 펼쳤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당대표자회를 열었습니다. 1차 당대표자회를 통해 노동당에선 ‘김일성 빨치산파’ 이외의 정치 세력은 모두 뿌리가 뽑힙니다.
2차 당대표자회는 1966년 10월 5~23일에 열렸습니다. 냉전이 한창이던 당시는 쿠바 미사일 위기(1962년)와 베트남 전쟁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군사적 긴장이 극에 달했던 시절입니다. 김일성은 당시 ‘현 정세와 우리 당의 과업’이란 보고를 통해 ‘경제와 국방의 병진 노선’을 공식화함으로써 군사비를 대폭 증액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당대표자회는 불규칙적이고 매우 드물게 개최되는 바람에 한동안 ‘사라진 대회’로 치부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이번에 당대표자회를 개최하는 것을 두고 “당대회를 열 형편이 못 되니 차선책으로 당대표자회를 택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 북한군 체계
'총정치국장' 등 우리에게는 없거나 생소한 직책들도 거론되는 등 매우 복잡하게 구성돼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 군부는 어떻게 구성돼 있으며 어떤 사람들이 북한군을 움직이는지 궁금합니다.
A: 현재 북한의 최고권력기구이자 군사(軍事)지도기관은 국방위원회(위원장 김정일)입니다. 1990년대 중반 김정일 집권 과정에서 권력의 핵심기관이 됐습니다. 국방위는 김정일을 포함한 13명의 국방위원으로 구성됐는데 군부 출신이 8명입니다.
◆인민무력부와 총정치국이 양대 기구
북한군은 국방위의 직속기구로 우리의 국방부에 해당하는 인민무력부가 핵심입니다. 인민무력부는 1972년까지는 민족보위성으로 불렸습니다. 현재 김영춘(74) 차수(대장과 원수 사이 계급)가 부장이고, 김일철(77) 차수가 제1부부장입니다. 김일성 주석 시절인 1976~1995년 오진우(1995년 사망)는 인민무력부장으로 북한의 군권(軍權)을 한손에 틀어쥐었습니다. 그러나 김정일은 집권 후 군권을 인민무력부·총정치국·총참모부로 분할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권력 견제 장치"(정부 당국자)란 설명입니다. 지금은 총참모부가 인민무력부 산하에 들어간 구조로, 인민무력부와 총정치국이 북한 군부의 양대 기구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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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북한군의 가장 큰 특징이자 국군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군을 사상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조직이 별도로 있다는 점입니다. 총정치국이 그것입니다. 총정치국은 군단 규모부터 일선 소대까지 각급 부대에 파견된 군 정치위원들을 총괄하는데, 북한군 내의 모든 명령서는 부대장 외에 정치위원들의 서명이 있어야 효력이 생깁니다. 북한군에서 쿠데타가 어려운 것도 이런 군 정치위원들이 각급 부대에 촘촘히 박혀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총정치국장인 조명록(82) 차수는 김일성의 빨치산 전령 출신으로 현재 북한군 서열 1위입니다. 국방위 제1부위원장이며 2000년 북한 대표로 미국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노환 탓에 실제로는 김정각(64) 제1부국장(대장)이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우리의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하는 북한군 총참모부는 인민무력부 산하에서 실제 군사 작전을 지휘합니다. 9개 정규 군단, 2개 기계화 군단, 평양방어사령부, 해군사령부, 공군사령부 등 실제 전쟁을 수행하는 육·해·공 조직을 예하에 두고 있습니다. 현재 총참모장은 이영호(68) 대장이며 평양방어사령관을 지냈습니다. 북한 소식통은 "이영호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이 총참모장일 때 그 밑에서 작전국 실무를 맡았던 인물"이라며 "총참모부를 인민무력부 산하로 판단하는 이유도 이영호와 김영춘의 관계를 감안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총참모장 아래에서 군사 작전을 총지휘하는 작전국장은 김명국(70) 대장인데, 작년 11월 대청해전 이후 상장(우리의 중장)으로 강등됐다가 천안함 침몰 이후 다시 대장으로 복귀했습니다.
김정일이 직접 지시를 내리는 군 조직으로는 보위사령부와 호위사령부가 있습니다. 보위사령부는 '반(反)김정일 세력'을 단속하는 군내(軍內) 비밀경찰 역할을 수행합니다. 현재 보위사령관은 김원홍(65) 대장입니다. 김정일 경호를 책임지는 호위사령부도 김정일 명령을 직접 받습니다. 김정일 일가와 노동당 고위간부 경호, 평양 경비 등이 주 임무입니다. 윤정린 호위사령관은 인민군 창건일(4월25일)을 앞둔 지난 23일 상장에서 대장으로 진급했습니다.
북한군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수뇌부가 70대 이상의 노령층이 많다는 점입니다. 60대 장성들이 '소장파'로 분류될 정도이지요. 이는 김일성·김정일에 대한 충성심만 보이면 사망하기 전까지 퇴역을 시키지 않기 때문에 생긴 현상입니다. 북한에서 장성급은 1200여명으로, 우리군 440여명보다 두 배 이상 많습니다.
◆정찰총국은?
최근 천안함 침몰 연루설과 '황장엽 암살조' 남파 사건의 배후와 관련해 가장 많이 지목된 기구가 정찰총국입니다. 정찰총국은 북한 대남 공작의 총본산입니다. 인민무력부 산하에 있지만 총참모부와 무관한 별동 부대입니다. 인민무력부 산하의 기존 정찰국(대남 공작)이 노동당 산하에 있던 작전부(간첩 침투)와 35호실(해외 공작)을 흡수·통합한 것입니다. 정찰총국장인 김영철(64) 상장은 2006~2007년 3~6차 남북장성급회담 당시 북측 수석대표로 나섰던 인물인데 남한 사정에 밝습니다. 국방위 정책실장으로 있던 2008년 11월 개성공단에 와서 우리 기업들에 "싫으면 나가라"고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정찰총국은 오극렬(79·대장) 국방위 부위원장이 지휘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정일 최측근인 오극렬은 당 작전부장으로 간첩 침투 업무만 20년 넘게 맡아왔습니다. 잠수정 및 행글라이더 침투법 등을 고안해냈다고 합니다.
◆국가안전보위부=국가정보원 · 인민보안부=일반 경찰
북한에는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라는 양대 공안기관이 김정일 독재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국가안전보위부는 우리의 국가정보원, 인민보안부는 경찰청에 해당합니다. 군대 조직은 아니지만 보위부 우동측(71) 수석 부부장과 보안부 주상성 부장은 모두 북한군 대장 계급장을 달고 있습니다. "군(軍)이 민(民)을 지배하기 때문"(정부 당국자)이란 관측입니다. 참고로 국정원장에 해당하는 보위부장은 김정일이 겸직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동측 부부장과 주상성 부장 모두 국방위원을 겸하고 있는데 김정은으로 알려진 후계작업에도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위부는 반(反)체제 사범을 색출하고 주민 사상을 감시하는 것을 주요 임무로 합니다. 체포·구금을 맘대로 할 수 있어 주민들에게 공포의 대상입니다. 5만여명의 요원들이 중앙 정부와 도·시·군은 물론 각 기관과 기업소까지 나가 주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합니다.
보안부는 치안기관입니다. 지방 리·동 단위까지 파견된 보안원 규모는 23만여명에 달합니다. 원래 명칭은 사회안전부였습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주민 통제를 전담해 권한이 막강했습니다. 그러나 김일성 사망 이후 김정일이 보위부에 힘을 실어주면서 사회안전부는 상대적으로 위축됐습니다. 1998년 사회안전성으로 격하된 뒤 2000년 인민보안성으로 개칭됐다가 이달 초 12년 만에 부(部)의 지위를 되찾았습니다.
* 북한 당중앙군사위
북한의 당중앙군사위와 국방위는 어떤 차이가 있나?
44년 만에 열린 북한 노동당대표자회에서 후계자 김정은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됐는데, 중앙군사위원회와 김정일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방위원회와는 어떻게 다릅니까. / 서울 영등포구 독자 이동진씨
A: 국방위는 내각 초월해 국가 대표하는 김정일 시대 최고 권력기관
군사위는 당 최고 군사지휘기관,
김정은과 함께 실세 조직 부상
국방위원회는 북한의 행정기관인 내각을 초월해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 권력기관입니다. 원래 북한은 주석을 내각 수반으로 하는 주석제 국가로, 김일성의 공식 직함이 주석이었습니다. 그러나 김일성 사후에 김정일은 선군(先軍)정치를 내세우며 주석제를 폐지하고 최고 권력기관으로 국방위원회를 두어 위원장에 취임했습니다.
당(黨)중앙군사위원회는 북한의 최고 영도기관인 노동당의 최고 군사지휘기관입니다. 당의 군사 정책 수행방법을 토의하며 인민군을 포함한 북한의 군사력 강화와 군수산업 발전에 관한 사업을 조직·지도하는 기관입니다.
최근 당중앙군사위원회가 주목받게 된 것은 후계자 김정은<사진 앞줄 가운데>(당대표자회에 참석한 모습)이 국방위가 아닌 당중앙군사위에서 부위원장 직책을 맡았기 때문입니다. 김정은이 북한의 최고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가 아닌 당중앙군사위에서 첫 직책을 맡은 것은 '선군정치'에서 '당 중심'으로 이동하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입니다.
북한의 모든 최고기관 위에는 당이 있으며 당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이 원래 정상입니다. 그러나 1992년 4월 헌법을 개정해 중앙인민위 산하인 국방위원회를 독자적인 기구로 승격시켜 국방위원장이 일체의 무력을 지휘·통솔하도록 규정했고, 1995년에는 '선군정치'가 공식 선포되면서 당의 기능과 역할이 무시되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은 다시 1998년 헌법을 개정해 국방위원회가 전반적 국방관리와 기관, 국방사업 전반에 대한 지도 등의 규정을 추가해 국가의 최고 권력기관으로 격상시켰습니다.
이번에 당중앙군사위원회는 부위원장직을 신설해 후계자 김정은과 인민군 총참모장인 이영호를 앉혔습니다. 김영춘, 최룡해, 우동측 등 주요 군부 관리와 김정은 측근들이 위원으로 들어가 당중앙군사위는 최고 실세조직으로 부각됐습니다. 반면 국방위원회 위원장은 김정일이 맡았고 제1부위원장은 조명록, 부위원장은 이용무와 김영춘, 오극렬, 장성택 등이 맡고 있습니다.
* 북한의 인구조사 조사 과정
A: 2008년 북한 중앙통계국이 유엔 지원받아 조사
기법은 우리 통계청이 중국에서 北관계자 교육
북한 인구·경제 통계는 통계청이 최근 발간한 '2010년 북한의 주요 통계지표'를 바탕으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통계청은 매년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조사한 내용이나 통일부 통일교육원이 발간한 북한 관련 자료 등을 토대로 북한의 통계를 책자로 발표합니다. 이 통계들은 대부분 북한이 지난 2008년 유엔의 도움을 받아서 실시한 센서스(인구주택총조사)를 기준으로 만든 내용들입니다.
북한은 지난 1993년 처음으로 센서스를 실시해 총인구가 2121만명이라는 통계를 낸 뒤 공식적인 통계조사를 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 시기에 수백만명이 아사했다는 말이 나왔지만 정작 몇명이 사망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런 북한이 2008년에 두 번째 센서스를 실시했습니다. 유엔인구활동기금(UNFPA)이 인도적인 대북 지원 등을 위한 기초 자료 확보를 하기 위해 북한에 센서스 자금을 지원해 실시된 것입니다. 북한도 자신들의 경제를 발전시키려면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면밀히 파악해야 되기 때문에 조사에 응한 것이지요.
2008년 10월 1일부터 15일까지 보름 동안 북한 전역에서 실시됐고, 북한 중앙통계국이 시·도 통계국을 통해 전국적으로 3만5000명의 조사원을 동원해 558만7767가구를 일일이 조사했습니다. 조사항목은 나이·성별 등 기본 개인 정보부터 소득, 가구·가전제품 목록, 화장실·난방·상하수도 유무 등 53개 항목이었습니다. 우리나라 통계청과 마찬가지로 조사원들이 통계조사표를 들고 직접 가구를 방문해 조사했습니다.
센서스 방식과 조사 기법은 우리 통계청에서 북한의 담당자들을 중국에 불러 교육했고, 조사 자금은 남북협력기금에서 400만달러나 지원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센서스 결과가 나오게 된 것이지요.
북한의 현 인구는 2406만2000명(2008년 7월 1일 기준)으로, 1993년보다 285만명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평균 수명은 69.3세, 영아사망률은 1000명당 19.3명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러나 유엔에서 그동안 추계했던 평균 수명은 67.3세, 영아사망률은 48명으로 큰 차이를 보입니다. 북한 센서스 자료가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 불교 방장의 뜻
A: ‘방장(方丈)’은 현재 한국 불교에서 초대형 사찰, 즉 총림(叢林)의 가장 높은 어른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총림은 참선 수행을 전문으로 하는 선원(禪院), 불교 경전을 교육하는 강원(講院), 계율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율원(律院)을 두루 갖춘 사찰을 말합니다.
방장이란 용어의 유래에 대해서는 유마 거사 설화가 많이 거론됩니다. 고려대장경연구소의 ‘불교용어사전’에 따르면 ‘사방(四方)으로 1장(丈) 즉 (가로 세로) 약 3m 넓이의 방. 선종의 사원에서 장로나 주지의 거처. 선종 사원의 주지. 유마(維摩) 거사가 거처하는 방이 사방으로 1장이었다는 고사에 유래한 말’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부처님 시대의 유명한 재가(在家) 불자였던 유마 거사가 병이 나자 3만2000명이 문병을 왔는데 유마 거사는 이들을 모두 사방 1장(丈)짜리 자신의 거처에 자리하게 했다고 합니다.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장 원철 스님은 "당시 작고 소박한 방에 수많은 사람이 들어가도 모자라지 않았다는 설화에서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방이나 그만한 수행력을 갖춘 스승'을 뜻하는 용어로 굳어진 것 같다"고 설명합니다. 즉, 사방 3m짜리 방에 물리적으로 3만2000명이 앉을 수 없다는 점에서 방장은 단순히 사방 1장의 의미보다는 법력(法力)과 도력(道力)이 특출한 어른 스님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이게 됐다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해인사<사진>(해인사 방장의 거처인 퇴설당)·통도사·송광사·수덕사·백양사 등 5개 사찰이 총림으로 지정돼 다섯 분의 방장이 있습니다. 중국 불교에서는 단순히 ‘주지’의 의미로 ‘방장’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방장과 비슷한 용어가 ‘조실(祖室)’입니다. 문자대로의 뜻은 ‘조사(祖師)의 방’이지만, 보통 ‘선종의 사원에서 참선을 지도하는 큰스님. 스승의 실내에 들어가 비로소 선의 오묘한 경지를 체득한다는 데서 비롯된 용어’(불교용어사전) ‘선원의 가장 높은 승려’(시공불교사전) 등으로 풀이합니다. 선원·강원·율원이 모두 갖춰진 사찰의 최고 어른이 방장이라면, 선원만 있는 경우의 가장 높은 어른이 조실입니다. 그래서 조실은 선(禪) 수행의 높은 경험과 연륜으로 후배 수행자들을 지도하는 선원 내의 정신적 지도자이며, 그 선원의 선풍(禪風)을 대표하는 스님입니다.
최근 불교계에서는 ‘회주(會主)’라는 용어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법회를 주관하는 법사’라는 뜻으로, 방장이나 조실을 모시지 않는 사찰에서 어른 스님을 가리킵니다. 지난 3월 입적한 법정 스님도 2003년까지 길상사와 시민단체 ‘맑고 향기롭게’의 회주를 맡은 바 있습니다.
사찰에서 주지가 행정 책임자라면, 방장·조실·회주는 정신적인 최고 지도자입니다. 그래서 주지는 임기가 4년이지만, 방장·조실·회주는 한 번 추대되면 종신인 경우가 많습니다.
김한수 문화부 종교담당 기자
* 불쾌지수
A: 온도·습도 따라 느끼는 불쾌감의 정도, 6~9월까지 4단계로 분류해 매일 발표
불쾌지수란 날씨에 따라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는 정도를 말합니다. 온도와 습도가 높을수록 사람이 느끼는 불쾌감이 높아진다는 경험칙에 따라, 기상학자들이 장기간 기상 통계를 바탕으로 한 수식을 만들었는데 불쾌지수 수치는 '0.72×(기온+습구온도)+40.6'의 산식에 따라 산출하고 있습니다. 산식에 쓰이는 '습구(濕球)온도'란 무명천에 물을 축여 초속 2.5~5m 속도에 3분 정도 통풍한 뒤 나오는 온도를 말합니다.
불쾌지수는 1959년 여름 미국에서 300여개 도시에 일기예보를 하면서 처음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는 1988년 여름부터 이 지수를 도입해 공식 발표하기 시작했습니다. 불쾌지수는 1년 내내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6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넉 달 동안만 발표합니다. 불쾌지수가 온도와 습도를 변수(變數)로 하지만 온도가 어느 정도 오른 여름철에만 지수 표시가 의미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온도가 높다고 해도 건조하면 불쾌지수는 떨어질 수 있습니다. 건조한 사막에선 한낮 기온이 높지만 습도가 낮아 우리나라 한여름 무더위보다 견딜 만하게 느껴지는 이유와 같습니다.
기상청에서는 불쾌지수를 ▲매우높음 ▲높음 ▲보통 ▲낮음 등 4단계로 구분합니다. '매우높음'은 불쾌지수 수치가 80 이상일 경우로, 누구나 불쾌감을 느끼는 수준으로 정의됩니다. '높음'은 수치가 75~80 사이로 절반(50%) 정도가 불쾌감을 느끼는 수준이고, 수치가 68~75 사이인 '보통' 단계에선 불쾌감을 느끼기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68 이하 '낮음' 단계에선 전원 쾌적함을 느끼는 정도라고 합니다.
고온 다습한 우리나라 장마철엔 보통 불쾌지수가 높은 상태를 유지합니다. 특히 최근엔 이른 초여름 더위에 비까지 내려 불쾌지수가 높은 날이 많았습니다. 불쾌지수로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을 예방하려면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긴장과 피로를 풀어주는 게 좋다고 합니다.
김성모 기자
* 블랙홀
빛도 없이 캄캄한 블랙홀을 어떻게 찾아내나? 조선일보 19일자 A16면 ‘블랙홀 상상도’ 사진설명을 보면 ‘스피처 우주망원경이 최근 찾아낸 블랙홀 J0005-0006과 J0303-0019는 지금까지 발견된 블랙홀 중 나이가 가장 어린 약 130억살의 블랙홀이다’란 내용이 나옵니다. 사진을 보면 블랙홀은 빛이 없이 캄캄한 것으로 돼 있는데 어떻게 찾아 내나요?
▲ 영국 노팅엄대학 연구팀이 만든 블랙홀 상상도.
A: 빛과 질량 등 모든 걸 빨아들이므로 직접 관측하는 것은 不可 블랙홀 주변 퀘이사가 발산하는 특정 파장의 전자기파로 찾아내
블랙홀이란 별과 같은 천체가 극단적으로 수축하면서 밀도가 엄청나게 증가해 중력이 굉장히 커진 상태를 말합니다. 블랙홀은 내부에 엄청난 질량이 응축돼 있기 때문에 중력과 빛은 물론 에너지 물질 입자 등을 모두 빨아들이는 특성으로 유명합니다.
뉴턴 이후로 질량을 가진 두 물체는 서로 끌어당기는 인력(引力)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아인슈타인 상대성 이론의 정립 이후로는 질량을 가진 물체가 빛도 끌어당기는 상호작용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처럼 블랙홀은 빛과 질량은 물론 전자기파 등 모든 존재를 빨아들이기 때문에 블랙홀을 직접 찾을 수는 없습니다. 아주 멀리 있는 천체를 망원경이나 전파망원경 등으로 별빛이나 전자기파 등을 포착해 찾아내는 것과 같은 방식으론 찾을 수 없다는 말이지요.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퀘이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블랙홀을 찾아 냅니다.
퀘이사는 보통 태양계 전체 정도의 크기에 태양보다 수조배나 밝은 천체입니다. 블랙홀 주위의 퀘이사는 특정 파장의 전자기파를 발산합니다. 천문학자가 퀘이사가 내 뿜는 전자기파를 분석하다 블랙홀과 연관성이 높은 전자기파를 발견하면 이론적 계산 등 추가 검증 작업을 통해 블랙홀을 발견합니다. 이번에 주목받은 블랙홀은 'J0005-0006'과 'J0303-0019' 퀘이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블랙홀의 나이가 얼마인가는 마치 이순신 장군의 나이가 얼마인가 하는 문제와 비슷합니다. 1545년에 태어난 이순신 장군이 2010년인 현재 몇 살인가 하는 질문과 동일합니다. 이순신 장군이 생존해 있다면 465살입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은 죽었기에 465살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번에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발표한 'J0005-0006'과 'J0303-0019' 블랙홀은 우주가 탄생하면서 같이 생겼습니다. 지금까지 이 블랙홀이 생존해 있다면 약 137억살이 됩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처럼 이 블랙홀 역시 지금 시점에서는 죽고 다른 모습이 됐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과학자들은 "블랙홀은 시간이 지나면서 통상 다른 천체로 변한다"고 말합니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이명균 교수는 "이번에 발견한 블랙홀은 태어난 지 7억년 정도일 때이다"고 말합니다. 그때의 흔적을 천문학자들이 관측한 것입니다. 결국 이번 블랙홀 모습은 마치 이순신 장군의 7살 때 모습을 담은 그림을 찾아냈고 이것을 장군의 가장 어릴 때 모습이라고 말한 것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블랙홀에 최연소라는 수식어가 붙었습니다. 블랙홀 나이 7억년일 때 블랙홀 주위의 퀘이사가 발산한 전자기파가 지구에 도달하는 데 130억년이 걸렸습니다.
조호진 기자
* 비행기 기절
A : '양력(揚力)을 잃은 상태' 이번 사고는 조종사 과실
먼저 '비행기 기절'에 대해 말씀을 드리면 이런 공식 용어는 없으며 일부 언론이 독자들의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만들어낸 표현입니다. 사고 당시 비행기가 뒤집힌 채 조종 불능의 상태로 추락했다 해서 나온 표현으로 보입니다.
항공기는 '양력(揚力)'이라 불리는 비행기를 띄우는 힘에 의해 비행을 합니다. 하지만 양력을 잃어 추락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이를 '실속(失速)'이라 합니다. 공군 조종사들은 이런 '실속'이 실제 발생할 것에 대비, 매년 1~2차례 실속 대처 훈련을 합니다. 보통 수직에 가까운 상태로 기체(機體)를 위쪽으로 세운 상태에서 아주 느린 속도로 상승하면서 속도를 0(제로)에 가깝게 만들었다가 다시 속도를 회복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지요. 자동차 시동은 켜놨지만 액셀러레이터를 밟지 않는 것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이 훈련을 할 때 실제 실속이 되기 직전 조종석의 저속 경고음이 울리게 되며 조종사는 경보음을 들은 직후 1~2초 내에 기수(機首)를 낮춰 정상 상태로 회복해야 합니다. 이번 사고기도 2명의 조종사가 타고 실속 대처 훈련 중이었는데, 사고 당시 앞쪽에 타 전투기를 조종하던 전방석 조종사가 경보음을 듣지 못했다고 합니다.
뒤에 탄 후방석 조종사가 위험 상황을 인지하고 경고음이 울린 지 5초 만에 조종간을 넘겨받아 회복 조작을 시도했지만 이미 기체가 뒤집힌 채 양력 상실 상태에 빠져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를 '배면(背面) 실속'이라 하는데 실속 중에서도 가장 안 좋은 상황에 속합니다. 결국 조종사들은 1740m 상공에서 비상 탈출했고, 전투기는 바다에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추락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사고도 결과적으로 전투기가 조종 불능 상태에 빠져 추락한 것은 맞지만 그 원인은 조종사 과실인 것입니다.
유용원 기자
* 빌보드 순위
A : 음반 판매량·라디오 방송횟수·디지털 다운로드 수 합산해 순위 매겨
빌보드 차트(Billboard Charts)는 미국의 음악잡지인 ‘빌보드’가 매주 발표하는 음악 순위표입니다. 매주 목요일(한국시각) 빌보드 홈페이지에 업데이트되며, 미국 내 음반 판매량과 라디오 방송횟수, 디지털 다운로드 수를 합산해 발표됩니다. 주간지 ‘빌보드’에도 이 순위가 게재됩니다.
1894년 창간한 빌보드는 1936년 1월 4일부터 음악 순위를 매겨왔습니다. 일개 잡지가 발표하는 순위이지만, 오랜 전통과 공정성 덕분에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빌보드 차트는 음악 장르별로 ‘R&B’, ‘컨트리’, ‘록’, ‘라틴’, ‘팝’, ‘기독교 음악’ 등으로 수십 개가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뜨거운 경쟁은 싱글(개별 노래) 순위를 100등까지 매기는 ‘핫(hot) 100’과 앨범 200개를 순위 매긴 ‘빌보드 200’에서 벌어집니다. 특히 싱글 음반 시장이 활성화돼 있는 미국에서는 ‘핫 100’을 가장 중요한 차트로 여깁니다. 미국 대형음반사들은 신인이든 기성이든 뮤지션이 새 음반을 내놓은 직후 ‘핫 100’ 1위에 오르는 것을 ‘핫 샷 데뷔(hot shot debut)’라고 부르며, 매우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로 삼습니다.
빌보드는 순위 계측을 위해 ‘닐슨 사운드스캔’이라는 음반 판매량 측정 시스템과 ‘BDS(Broadcast Data System)’라는 라디오 방송횟수 측정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음악 시장이 점차 디지털화하자, 2000년대 들어 ‘디지털 음원 차트’와 ‘벨소리 차트’ 등도 추가했습니다.
한국은 빌보드 차트와 거의 무관했으나 지난달 21일 LA 한인타운을 무대로 활동하던 한국계 힙합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Far East Movement)’가 ‘핫 100’ 1위에 올라서면서 국내외 음악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작년 10월에는 댄스그룹 원더걸스가 ‘노바디’로 ‘핫 100’ 차트 76위에 올랐었습니다. 한국은 물론 동양 뮤지션이 빌보드 1위에 오른 것은 1963년 일본 가수 사카모토 규의 노래 ‘스키야키’ 이후 43년 만이었습니다. 참고로 박진영과 JYJ가 주간지 빌보드 표지에 등장한 바 있으나, 이것은 광고입니다. 이런 표지에는 작은 글씨로 ‘advertisement(광고)’라고 쓰여 있습니다.
* 빨간 마후라
1964년 개봉한 영화 '빨간 마후라'<사진>는 당시 흥행에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신상옥 감독, 신영균·최은희·최무룡 출연의 이 영화는 서울 명보극장에서 25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제2회 청룡영화상에서 기술상·촬영상·각본상·남우조연상, 대만에서 열린 제11회 아시아태평양영화제에서 감독상·남우주연상·편집상을 받았습니다. 최초의 공중 촬영을 시도했고, 촬영을 위해 당시 최신예 F-86 전투기가 한꺼번에 22대나 비행하기도 했습니다. 1960년대 당시 영화의 평균 제작비가 500만원이었고 사용되는 필름은 4만피트였는데, 이 영화는 1200만원의 예산에 15만피트의 필름이 사용됐습니다.
이 영화가 모델로 삼은 실제 '빨간 마후라'는 고(故) 유치곤(1927~1965) 장군입니다. 1951년 소위로 임관한 유 장군은 1952년 1월 평양 근교 승호리 철교 폭파작전에서 1500피트(450m) 초저공비행을 펼치며, 앞서 UN공군이 500여차례 공격으로도 파괴하지 못한 철교를 폭파했습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폭파 장면이 이를 묘사한 것입니다. 그는 이 작전을 비롯해 6·25전쟁에서 200여차례 출격하며 무수한 전공을 세워 을지무공훈장(3회), 충무무공훈장(3회), 미국비행훈장(4회) 등을 받았습니다. 그는 종전 후 공군 제107기지 단장으로 재직하다 1965년 1월 과로로 순직했습니다.
▲ 1964년 개봉한 영화 '빨간 마후라'
영화 '빨간 마후라'는 1962년 MBC라디오 창사 1주년 기념 특집 라디오연속극 '빨간 마후라'가 바탕이 됐습니다. 영화 주인공이 유 장군을 모델로 했다는 사실은 이 작품을 쓴 방송극작가 한운사씨의 증언에 따른 것입니다. 한씨는 공군과의 인터뷰에서 "유치곤을 내가 주인공으로 만든 것은 공군에서 장성환씨와 장지량씨가 한턱 내고 공군에 대해 하나 써달라고 해서…"라고 말했습니다. 또, 그는 '번개처럼 지나간 청춘을 추도하며'라는 또 다른 인터뷰 메모에서 "그날 밤 유 대령은 어려서부터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주고 몇 가지 메모까지 해 주었다. '빨간 마후라'의 주인공 나관중 소령의 윤곽은 그때 한 70% 내 심상에 형성됐다"고 말했습니다.
영화가 '빨간 마후라=공군 조종사'라는 등식을 일반인에게 널리 퍼뜨리긴 했지만 실제 빨간 마후라가 유래한 것은 6·25전쟁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공군 창설 주역 중 한 명인 고 김영환(1921~1954) 준장이 빨간 마후라를 처음 맨 파일럿입니다. 공군에 따르면 그는 1951년 11월 강릉기지사령관 시절, 출장길에 친형인 초대 공군참모총장 김정렬 소장(당시) 집에 들렀다가 형수가 입고 있던 자주색 치마를 보고 마후라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후, 강릉기지 조종사들이 빨간 마후라를 목에 두르고 출격했고, 이것이 전체 조종사에게로 퍼지게 됐습니다. 이 때문에 강릉기지는 빨간 마후라의 고향으로 불립니다.
공군 참모총장은 1년8개월간의 모든 비행 교육훈련을 마치는 날(고등비행교육수료식), 모든 새내기 조종사들에게 일일이 이 빨간 마후라를 직접 매어줍니다
장일현 기자
* 뼈로 수명 측정
A: 뼛속 탄소를 측정해 사망 연대 추정… 탄소·질소의 비율로 당시 식생활 패턴까지 알 수 있어
출토된 인골(人骨)에 대한 조사는 뼈의 외형적 특징을 알아보는 육안 관찰부터 시작합니다. 남녀 간의 골격 차이를 통해 성별을 유추하고, 치아 상태의 유사성을 분석해 인골 사이의 혈연관계를 파악합니다. 인대에 나타난 흔적으로 근육량이나 운동량을 추정합니다. 뼈에 나타나는 병리학적 증상은 뼈의 주인이 생전에 어떤 질병을 앓았는지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이성준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연구사는 "머리뼈에 바늘로 찌른 듯한 자국이 많을 경우 빈혈을 앓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직원들이 DNA 증폭기를 사용해 DNA를 분석하고 있는 모습.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법은 탄소에 극히 일부 포함된 '탄소-14'의 조성 비율을 측정해 사망 연대를 추정하는 방법입니다. 방사성 탄소가 원래의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는 5730년인데, 사망 당시와 현재의 대기 중 탄소 농도가 같다는 가정 아래 뼛속에 남아 있는 양을 측정해 비교합니다.
안정동위원소 분석은 뼈 내부의 콜라겐(힘줄·연골 등을 구성하는 천연 단백질)을 추출해 '탄소안정동위원소'와 '질소안정동위원소'의 비율을 측정하는 화학적 분석 방법입니다. 이들 안정동위원소는 음식을 통해 뼛속에 축적되기 때문에 당시 사람들이 어떤 식생활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준정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는 "당시 식생활이 육식인지 해산물 위주였는지, 곡물 가운데도 쌀·보리·밀을 주로 먹었는지, 조·기장·피와 같은 잡곡을 주로 먹었는지도 구분할 수 있다"고 합니다. DNA 분석은 사인(死因)과 성별, 혈연관계 등을 파악하는 데 유용합니다. XY 염색체를 조사해 성별을 구분하고, 조직 세포 속에 극소량 남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통해 사망 당시 유행했던 감염성 질환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인골 여러 개가 한꺼번에 발견됐을 경우 DNA 사이의 유사성을 통해 혈연관계를 확인합니다.
사망한 뒤 오랜 세월이 지나면 뼈가 삭아 없어지고, 세포핵 속의 DNA도 상당수 분해됩니다. 겉보기엔 온전한 뼈에 DNA가 제대로 남아 있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뼈가 물에 잠겨 있거나 불에 탄 경우에도 DNA 추출이 어렵습니다.
작년 경남 창녕군 송현동 15호 고분에서 출토된 순장자 4명 가운데 16세 소녀의 건강상태 등을 알아내는 데 위에서 설명한 방법이 모두 동원됐습니다. 이 교수는 "아주 건조하거나 추운 지역, 석회질이 많은 환경을 제외하면 뼈가 잘 남지 않는데, 송현동의 경우에는 1500년이 지났는데도 상당히 운이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박순찬 기자
* 사격 계산
A: 탄도계산기로 함정의 자세·속도·풍향·풍속 등을 0.2초 내에 계산해 함포사격을 실시
▲ 탄도계산기
땅 위에서 사격을 하는 것과 바다에서 사격을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땅 위에선 포가 안정된 상태에서 쏠 수 있지만 바다에선 파도가 계속 일어 배가 흔들리는 상태에서 함포가 사격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땅 위에서도 사람의 손이나 팔이 흔들리는 상태에서 총을 쏘면 목표물에서 빗나가기 쉽습니다. 흔들리는 배에서 사격을 해 적 함정을 명중시키기가 얼마만큼 어려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바다에선 목표물인 적 함정도 계속 파도에 흔들리기 때문에 더욱 목표물을 맞히기 힘듭니다. 더구나 아군 함정이 움직이는 상태에서 이동 중인 적 함정을 공격하려 한다면 더욱 명중시키기가 힘들겠지요.
지난 10일 발생한 서해교전도 항해 중인 우리 참수리 고속정에서 역시 움직이고 있는 북한 경비정을 사격, 목표물을 명중시키기 힘든 상황에서 발생했습니다. 파도도 높이 2m이상 일어 더욱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목표물을 정확히 명중시킬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컴퓨터로 움직이는 함정 사격통제장비입니다. 사격통제장비는 항공기와 함정을 발견·추적하는 탐지 및 추적 레이더, 낮은 물론 밤에도 목표물을 추적·감시하는 전자광학(EO) 카메라, 풍향·풍속·파고·습도·염분도 등 해상 환경을 정밀 측정하는 센서, 배가 앞뒤 좌우로 흔들리는 피칭 롤링을 감안해 배와 함포 포탑을 안정시키는 자이로 등으로 구성되거나 연결돼 있습니다.
이런 사격통제장비의 두뇌이자 심장부는 컴퓨터를 활용하는 탄도계산기(신형 미사일 고속함인 윤영하함에 장착된 탄도계산기. 사진=삼성탈레스 제공)라 할 수 있습니다. 탄도계산기는 함정의 자세와 속도, 목표물까지의 거리·온도·풍향·풍속 등을 자동으로 계산한 뒤 함포를 움직이는 구동장치에 지시, 포탑의 방향과 포신의 각도 등을 조종해 발사된 포탄이 목표물에 명중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탄도계산기는 눈 깜짝할 사이, 보통 0.2초 이내에 각종 계산을 해 포탄이 발사될 수 있는 준비를 마칩니다.
목표 함정이 움직일 경우 레이더나 전자광학 카메라가 목표물을 자동 추적, 탄도계산기에 목표물의 속도와 방향 등에 대한 정보를 전해줍니다. 탄도계산기는 이 정보를 토대로 포탄을 목표 함정의 앞부분, 즉 미래 위치를 향해 발사해 움직이는 목표물을 맞힐 수 있도록 해줍니다. 물론 컴퓨터로 계산해 사격한다고 해도 항상 100% 명중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파도가 높거나 기상조건이 나빠지면 오차가 발생해 명중률이 떨어집니다. 지난 10일 교전에서 우리 해군 고속정 4척이 4950발을 발사했지만 북한 경비정이 격침되지 않은 것은 이런 영향도 있었다고 합니다. 또 발사된 탄환의 대부분(4700여발)이 인마(人馬) 살상용인 발칸포탄이어서 북한 경비정이 큰 손상을 입었지만 격침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군은 밝히고 있습니다.
유용원 기자
* 산 온도
A: 높이 올라갈수록 지표면의 복사열이 줄어들어 기온이 하강
일반적으로 지구 표면이 따뜻해지는 이유는 햇빛이 직접 공기를 달궈서 더워지기보다는 지표면이 햇볕을 받아 더워지면서 발산하는 복사열이 대기의 온도를 높이면서 더워집니다. 지구의 표면이 햇빛을 흡수한 뒤 흡수한 만큼의 에너지를 복사 에너지 형태로 대기 속으로 내보내는 것이지요.
지상의 공기는 지표가 발산한 복사열을 받아서 일정 에너지를 머금고 지구 전체를 돌아다닙니다. 공기는 해가 지표면을 비춰주는 낮과 그렇지 않은 밤의 현격한 에너지 차이를 메우는 역할을 합니다. 공기 덕택에 햇빛이 없는 밤에도 어느 정도의 기온을 유지합니다.
등산으로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에너지 흐름이란 관점에서 본다면, 두 개의 에너지 근원 사이를 움직이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점차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태양 에너지의 근원인 태양과 가까워지는 대신 지표 복사열의 영향력에서는 점차 멀어진다는 뜻입니다.
결국 높은 산에서 온도가 낮은 이유는 태양과의 거리가 좁혀져 얻는 에너지보다 지표에서 멀어져 약해지는 복사열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에 첫 발을 내디딘 에드먼드 힐러리와 셰르파 텐진
지구와 태양과의 거리는 약 1억5000만㎞입니다. 등산을 해서 아무리 높이 올라가 태양과의 거리를 좁혀도 1㎞ 내외입니다. 에베레스트 산을 올라도 지구·태양 거리의 불과 10억분의 6 정도밖에 줄어들지 않습니다. 높이 올라가 태양에 아주 조금 가까워지면서 추가로 얻는 에너지가 사실상 없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지구표면에서 수십, 수백m만 떨어져도 복사열은 급격하게 줄어듭니다. 옛날에 초등학교 교실에 설치됐던 난로를 생각해보면 금방 이해가 됩니다. 난로가 빨갛게 달궈져도 난로에서 몇m만 멀어져도 난로의 열기가 없어지는 현상과 같은 원리입니다.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오재호 교수는 "고도가 높아질수록 지표가 내뿜는 복사열의 영향권에서 멀어지기 때문에 고산지대로 올라갈수록 온도가 내려간다"고 말합니다. 높이 올라갈수록 100m마다 기온이 섭씨 0.6도 정도 떨어집니다. 이 수치는 맑은 하늘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구름 속에서는 온도 하강 효과가 다소 완화된다고 합니다. 대류권 최상단인 고도 10~15㎞ 지점에서는 일반적으로 온도가 섭씨 영하 50~90도까지 내려가게 됩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온이 낮아지는 현상은 대류권으로 국한됩니다. 대류권 위쪽인 성층권에서는 다시 온도가 일부 상승한다고 합니다. 성층권의 상단은 대류권에서 약 50㎞까지 올라간 지점입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봉재 연구원은 "성층권에서 온도가 상승하는 주된 이유로 오존층을 꼽는 학자들이 많다"며 "햇빛에 포함된 파장이 짧은 자외선을 오존층이 흡수하면서 성층권의 온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합니다.
조호진 기자
* 산악 추락 사고
추락 사고가 일어난 지점은 칼날(knife edge)능선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좌우 양쪽에 아주 가파른 경사가 있고 중앙 꼭짓점 부근 능선이 칼날처럼 날카롭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고미영씨는 낭가파르바트 정상에서 김재수 대장 및 셰르파 등 4~5명으로 팀을 이뤄 내려오다가 악천후가 계속되자 제4캠프에 지원을 요청, 물과 산소 등을 공급받은 뒤 무사히 제4캠프에 도착해 휴식을 취했습니다. 다시 하산을 시작한 팀이 제2캠프를 100여m 남긴 지점에서 고씨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따라서 도움을 받은 곳과 사고 지점은 다른 곳입니다.
낭가파르바트처럼 해발 8126m에 달하는 산에 오를 때는 일반적으로 능선에 고정시킨 지름 9~10㎜ 정도의 로프를 이용합니다. 산에 오를 때 로프를 고정시키기도 하고, 다른 등반대가 설치해 놓은 로프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산악인은 이 로프에 개폐 가능한 원형 쇠고리인 '카라비너'로 몸을 연결해 추락을 방지합니다.
그러나 군데군데 로프 연결이 없는 곳도 있습니다. 고미영씨가 추락한 곳도 약 10m 정도 고정 로프가 없는 지점이었습니다.
고미영씨가 소속된 코오롱 사고대책본부 원종민 차장은 "추락지점은 칼날능선이라고 불리기는 하지만 기우뚱하면 바로 떨어질 정도로 좁은 지점은 아니었다"며 "이 지점에 로프가 없는 것은 상대적으로 덜 위험했다는 뜻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998년에 고씨와 같은 코스로 낭가파르바트에 올랐던 산악인 나관주(43)씨도 "추락지점은 그렇게 비좁은 지형이 아니었기에 내가 등반할 당시에도 로프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나씨는 "아이젠이 옷에 걸려 균형을 잃는 경우도 있고, 발을 헛디디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며 "체력이 극도로 떨어진 상태에선 더 위험하다"고 말했습니다. 코오롱측은 "정확한 추락 원인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동석 기자
* 살처분
독자님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두 가지 전제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번 '신종 플루'가 돼지에서 왔을 경우와 오지 않았을 경우입니다. 멕시코발(發) '신종 플루'의 유전자의 형태는 돼지 것을 취하고 있으나, 이것이 돼지에서 시작돼 사람으로 옮겨 왔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습니다. 돼지들이 지금 도는 '신종 플루'를 앓고 있는 것도 아니고요. 돼지가 감염의 원천이라는 증거가 없으니 돼지를 살처분할 이유는 없습니다.
만약 돼지에서 인플루엔자가 돌고 있고, 그것이 사람에게 전염될 우려가 있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방역 원칙상 이때는 돼지를 살처분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도 조류와 달리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합니다. 독성이 강한 고병원성(高病原性) AI가 특정 지역에 돌면, 해당 지역의 닭들은 어차피 대부분 죽습니다. 그냥 놔두면 AI가 사람한테 옮겨올 수도 있고요. AI는 철새나 바람에 의해 전파될 정도로 주변으로의 파급도 빠릅니다. 그러니 AI 때는 더 이상의 전파를 막기 위해 변방 10㎞ 내 닭들을 살처분합니다.
하지만 돼지들은 SI에 걸려도 콧물과 재채기 증세가 있을 뿐 심각한 병세를 보이지 않습니다. 일주일 지나면 낫기도 합니다. 모든 돼지가 걸리는 것도 아닙니다. 접촉으로 전염되니까 전파도 빠르지도 않고요. 설사 일부 돼지가 SI에 걸렸다 해도 익혀 먹으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따라서 그것 자체로 무조건 돼지를 살처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돼지에게 돌고 있는 SI가 변종을 일으켜 사람을 위협한다면 그곳의 돼지를 모두 살처분하여 변종 인플루엔자의 파급을 차단해야겠지요.
김철중 기자
* 상하이 총영사관의 영사가 왜 22명이나 되는가
A : 상하이·장쑤·저장성은 무역의 3분의 1 차지… 관광객 연 100만명 이상 방문 기획재정부·법무부·지식경제부·국세청 등 부처 파견 인력이 전체 영사 절반
최근 일부 영사들이 중국 여성 덩신밍(鄧新明)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주상하이 한국 총영사관에는 총 22명의 영사가 근무 중입니다. 150여 개의 재외공관 중 절반 이상이 10인 이하의 공관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큰 규모입니다.
주상하이 총영사관의 규모가 이렇게 큰 것은 관할 지역이 중국에서 가장 발전속도가 빠르고, 우리나라와의 관계가 깊기 때문입니다. 주상하이 총영사관은 상하이시와 장쑤(江蘇)성, 저장(浙江)성, 안후이(安徽)성 지역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합니다. 외교부에 따르면, 상하이와 이 3성(省)의 경제는 중국 전체 GDP의 25%, 무역액은 전체의 3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해마다 100만명 이상의 한국인 관광객이 이 지역을 찾고 있습니다. 상하이는 과거 임시정부의 수도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습니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주상하이 총영사관은 92년 8월 한·중 외교관계가 수립된 지 두 달 만에 개설이 확정됐습니다. 이듬해인 93년 4월 윤해중 초대 총영사가 부임한 가운데 임시사무실에서 공식업무를 개시했습니다. 2004년 5월에는 현재의 현대식 총영사관 개관식을 가졌습니다.
최근 이 지역에 우리 기업의 진출이 늘고 교민들과 한국인 유학생이 약 10만명 선으로 늘어나면서 업무와 중요성이 대폭 증가하고 있습니다. 22명의 영사 중 약 절반은 다른 부처 공무원들이 파견 나가 교민관련 업무를 돕고 있습니다.
주로 기획재정부·법무부·지식경제부·국세청·경찰청 등 6~7개 부처에서 영사를 파견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 당시 덩신밍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사직한 법무부 H 전 영사는 비자 업무를 맡았습니다. 또 덩씨에게 협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K 전 영사는 기업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경찰 출신의 K 전 영사는 교민과 관련된 사건·사고를, 외교부 P 전 영사는 정무를 담당했습니다. 국정원에서는 김 전 총영사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진 J부총영사 외에도 몇 명 더 파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상하이 총영사관은 본국과 가깝고, 그 중요성이 해마다 커지고 있기 때문에 정치권은 물론 외교관과 공무원들에게는 인기있는 공관입니다. 김구 선생의 손자인 김양 보훈처장도 2005년 9월 7대 총영사로 부임한 후, 약 2년5개월 동안 근무했습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에 참여했던 김정기씨가 2008년 6월 8대 총영사로 부임해 있는 동안 이번 스캔들이 터졌습니다. 안총기 신임 총영사는 외교부에서 통상업무를 주로 담당해왔으며 직전에 지역통상국장을 역임했습니다.
* 서방 중동
A: 그리스 로마를 중심으로 東·西로 나눈 것이 기원
서방, 중동은 각각 영어 West와 Middle East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입니다. 동북아(東北亞)는 동아시아(East Asia)를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로 세분하면서 생겼습니다. 중남미는 중미(中美·Central America)와 남미(南美·South America)를 합쳐서 쓰는 표현입니다.
영어가 세계 공용어의 지위를 확보하면서 지리상의 표현도 영어식으로 하는 것이 전 세계 공용이 됐습니다. 남아메리카에서도 당연히 'Middle East'하면 역시 '중동'을 가리킵니다.
그러나 이들 지명 표기에 나오는 동서남북의 유래는 서로 조금씩 다릅니다. 우선 세계를 서방(West)과 동방(East)으로 나누는 구분은 고대 그리스·로마에서 시작했다는 주장이 우세합니다. 그리스·로마를 중심에 놓고 서쪽 지역을 옥시던트(Occident), 동쪽 지역을 오리엔트(Orient)라고 했던 게 기원이라는 겁니다.
이 기준에 따라, 터키 등 가까운 동방을 근동(Near East), 중국이나 일본 등 먼 동방을 극동(Far East)이라 칭하게 됐습니다.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은 서방이 됩니다. 애초 유럽에서 시작한 이런 지리적 표현 방식은 유럽이 제국주의 팽창을 거듭하면서 전 세계로 확산됐습니다.
한편, 중동(中東·Middle East)이라는 표현은 19세기 후반 영국에서 시작됐습니다. '근동'과 '극동' 중간이라는 뜻입니다. 한편 동북아·중남미 등의 표현은 해당 대륙을 가운데 놓고 동서남북을 따진 것입니다. 한국은 아시아 전체 대륙의 동북쪽에 있습니다. 남미는 미주(美洲) 대륙의 남쪽에 있습니다.
원정환
* 서해
우리나라 서쪽 바다의 공식 표기는 '황해'(黃海)인가 '서해'(西海)인가?
A: 공식 표기는 '황해', 우리나라에선 '서해'란 표현도 관용적으로 사용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우리나라의 서쪽 바다는 ‘황해’(黃海), 영어로는 ‘Yellow Sea’가 공식적인 명칭입니다. 황해(yellow sea)는 우리 정부의 공식 표기이기도 하면서 국제적으로도 통용되는 명칭입니다. 반면 서해(西海)는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서쪽에 있는 바다라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만 관용적으로 쓰는 명칭입니다.
황해라는 명칭이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61년 4월 부터입니다. 당시 국방부 지리연구소에서 약 12만4000여개의 지명을 일괄적으로 고시(국무원 고시 제16호)하면서 우리나라 서쪽 바다의 공식명칭을 황해라고 정했습니다. 바다가 맑지 않고 황토가 녹아 있는 누런 바다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어 1965년에는 외무부·법무부 등 정부 관계기관이 회의를 한 끝에 이 바다를 황해로 부르기로 재확인했습니다. 이후 초·중·고교 교과서는 물론 정부 공식 문서에서 황해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국토지리원이 발간하는 각종 지도에서도 황해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황해라는 표기는 국제적으로도 공식 명칭〈사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명이 서로 달라 국가 간 분쟁이나 혼란이 벌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국제수로기구(IHO)’는 각 회원국으로부터 접해 있는 바다 이름을 제출받아 ‘해양과 바다의 경계’라는 바다지도책을 만듭니다. 이 책은 전 세계 바다 명칭을 결정하는 중요한 근거로 사용되는데, 여기에도 우리 나라 서쪽 바다는 황해(Yellow Sea)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중국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황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만 명칭을 해석하는 데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갯벌이 많고 수심이 얕으며, 조석간만의 차이(인천 앞바다는 8m 가량)가 크기 때문에 흙탕물이 심하게 일어나 누렇게 보여 황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중국은 황허와 랴오허강을 통해 실려온 황토가 바다에 쌓인 결과 바닷물이 누렇게 보인다고 해서 황해라고 부릅니다. 황해에는 중국 각 지역에서 흘러드는 여러 강을 통해 해마다 11억t 가량의 황토가 밀려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이나 언론이 일반적으로는 사용하고 있는 서해라는 용어도 공식용어는 아니지만 틀린 것은 아닙니다. 서해도 황해와 함께 우리 국민이 오랜 기간 사용하면서 굳어진 명칭이기 때문입니다.
공공기관에서도 서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합니다. 기상청도 기상 예보를 할 때 일반적으로 서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서해대교’, ‘서해안고속도로’등 정부가 정하는 명칭에서도 서해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황해의 남쪽 경계선은 일반적으로 제주도와 양쯔강 하구를 연결하는 선입니다.
이석우 기자
* 석가모니
불교의 교조(敎祖) 석가모니의 국적(國籍)은 어느 나라인가?
조선일보의 기획 기사 '부처의 길을 따라 100일 동안 걷다'를 잘 읽고 있습니다. 부처는 출생지가 네팔의 룸비니로 알고 있었는데, 얼마 전 어떤 기록을 보니 이 룸비니란 곳이 과거 한때는 인도 땅이었다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석가모니 출생 당시의 정확한 국명, 즉 그가 출생 시 어느 나라 사람이었는지를 알고 싶습니다.
A: 부처가 태어난 곳은 현재의 네팔지역에 있던 부족국가 카필라국, 출가 후엔 현재의 인도지역에서 대부분의 생애 보내고 입적(入寂)
부처의 탄생지인 룸비니, 성장한 곳인 카필라성(城) 등은 모두 현재 네팔의 영토입니다. 부처는 어머니인 마야왕비가 출산을 위해 친정으로 가던 길에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났습니다. 출생과 성장한 곳의 위치를 현재의 국경 개념에서 보면 부처는 ‘네팔 국적’인 셈이지요.
그렇지만 29세 때 왕궁을 나와 구도(求道)의 길에 나선 이후 부처는 현재의 인도 영토에서 대부분의 생애를 보냈고 80세에 열반에 든 곳 역시 현재의 인도 영토인 쿠시나가르입니다. 이 때문에 ‘부처의 국적은 네팔인가? 인도인가?’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학계에서는 “근대 이후의 국가 개념을 기준으로 부처님의 국적을 따지는 것은 곤란하다”(동국대 고영섭 교수)고 말합니다.
기원전 6세기 부처 시대에 히말라야 산맥 남쪽 인도대륙에는 16개의 크고 작은 나라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 중 마가다국(國)과 코살라국(國) 등이 강국(强國)이었습니다. 부처가 태자로 태어난 카필라국은 이 열여섯 나라에 끼지 못할 정도로 작고 약했습니다. 카필라국은 강국인 코살라국의 침략 위협을 여러 차례 받았고 결국 부처 생존 시에 코살라국에 의해 멸망했습니다.
인도대륙에서 통일왕조가 최초로 등장한 것은 BC 317년 찬드라 굽타가 세운 마가다국의 제3왕조인 마우리아왕조였습니다.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원정군이 인도에서 물러난 후 세워진 마우리아왕조는 현재의 네팔 지역을 포함해 인도대륙 대부분을 장악했습니다. 당연히 룸비니와 카필라성도 마우리아 왕조의 영토에 포함됐습니다.
찬드라 굽타의 손자인 아소카왕은 마우리아왕조의 대표적인 군주입니다. 한자로는 아육왕(阿育王)으로 표기되는 아소카왕은 활발한 정복활동을 벌였고 불교에 입문한 후에는 불법(佛法)에 의한 이상 정치를 폈습니다.
그는 자신의 왕국을 순례하면서 부처의 유적지와 성지에 거대한 돌기둥<사진>을 세우고 부처의 가르침을 전했습니다. 그는 인도 동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불교를 인도 전역과 이웃 나라에 전파하고 세계화했다는 점에서 기독교를 공인한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황제에 비견됩니다.
크고 작은 여러 왕조가 명멸하던 네팔 지역은 18세기 후반 통일왕조가 만들어진 후 지난 2008년 공화제로 바뀌었고,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를 거쳐 1947년 독립했습니다.
중앙승가대 교수 미산 스님은 “엄격히 말하면 부처님은 ‘현재의 네팔 지역에 있던 카필라국 국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인도 최초의 통일왕조인 마우리아 왕조에 의해 부처님과 불교가 널리 알려졌다는 점에서 인도 출신이라고 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 선풍기와 질식사
선풍기를 켜고 자면 질식 또는 저체온증으로 사망한다는데…
요즘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밤새 선풍기를 켜놓고 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선풍기를 켜놓고 잠들 때마다 걱정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꽉 닫힌 방안에 밤새 선풍기를 켜놓고 자던 사람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옛날 기사들이 생각나기 때문입니다. '질식' 또는 '저체온증(低體溫症)'으로 숨졌다는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선풍기를 켜 두고 자면 정말 저체온증이나 질식으로 사망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A: 선풍기로 인한 질식·저체온증 사망은 의학적 근거 없어, 심장병 등 지병 있는 사람이 우연히 선풍기 켜진 방에서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만 되면 밤새 선풍기<사진>(용산전자상가에 전시된 선풍기들)를 틀어 놓고 자다가 사망했다는 사건이 종종 뉴스를 타곤 합니다. 이런 뉴스와 함께 ‘선풍기를 켜놓고 자면 사망할 수 있다’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켜놓고 자다 질식해 숨졌다’ ‘오랫동안 선풍기 바람을 몸에 쐬어 저체온증으로 숨졌다’는 등의 이야기가 정확한 근거 없이 상당히 퍼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의학계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이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잘못된 이야기라고 설명합니다. 먼저 ‘선풍기를 오래 켜 놓고 자다 저체온증에 걸려 숨졌다’는 이야기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사람이 하루 밤 사이 체온이 떨어져 죽음에 이르려면 최소 5~6도의 체온 감소가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선풍기 앞에서 자더라도 더운 여름철에 그 정도로 체온이 떨어지기는 의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저체온이 문제라면 차가운 에어컨 바람 속에서 자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지만, ‘에어컨으로 인한 사망’ 이야기는 나오지 않습니다.
▲ 2008년 7월 14일 오후 2시쯤 서울 용산전자상가에서 상인들이 선풍기를 전시해놓고 있다. 상인들은 지난해보다 선풍기가 많이 팔려, 에어컨 에너지 절약의 효과인 듯하다고 말했다./사진=채승우
‘얼굴에 오랫동안 선풍기 바람을 쐬어 진공상태가 돼 호흡할 때 산소공급이 원활치 않아 사망했다’는 이야기도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합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은 선풍기 바람 정도로 사람이 질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극도의 만취 상태나 기절 상태가 아니라면 산소가 부족할 경우 무의식적으로 몸을 뒤척여 자는 방향을 바꾸거나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고 말합니다.
밀폐된 방에 선풍기를 오래 켜두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간다는 설도 있지만 이도 근거가 희박합니다. 선풍기는 바람을 일으키는 기구일 뿐 공기의 화학적 성질이나 농도를 바꿀 수 있는 장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의학적 근거가 없는 ‘선풍기 사망설’이 우리 사회 일각에서 계속 회자되다 보니, 세계인이 즐겨 찾는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서는 이를 ‘한국인들이 믿는 잘못된 미신’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선풍기가 켜져 있는 상태에서 숨진 사람들의 정확한 사인은 무엇일까요. 법의학자들은 선풍기 사망설을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고 말합니다. 심장병이나 뇌질환·부정맥 등이 있는 상태에서 야간이나 새벽에 사망한 경우, 우연히 방 안에 선풍기가 켜 져 있으면 그걸 선풍기 때문이라고 지레짐작한다는 것입니다.
서울법의학연구소 한길로(병리학 전문의) 소장은 “‘선풍기 사망자’를 부검해보면 거의 모두 심근경색증이나 뇌출혈 등 감춰진 질병이 발견된다”며 “이들 질병이 수면 중 악화돼 발생한 돌연사로 보는 것이 맞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한 소장은 “밤 사이 오랜 시간 선풍기 바람을 직접 쏘이면 호흡기가 건조해져 감기에 잘 걸릴 수 있으니 삼가는 것이 좋다”고 말합니다.
수면 중 장시간의 ‘선풍기 직풍’(直風)이 직접적 사망 원인은 아니더라도 체내 수분 감소를 일으켜 심혈관질환 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설명도 있습니다.
김철중 기자
* 성 본 변경
재혼가정이 늘면서 자녀의 성이 각기 달라 고민하는 가정도 늘었습니다. 이런 추세에 맞춰 민법이 개정됐고 2008년 1월부터 자녀의 성(姓)·본(本)을 바꿀 수 있게 됐습니다.
2년 전 대학교수와 재혼한 방송인 김미화씨는 제도가 도입되자마자 청소년인 두 딸의 성을 재혼한 남편의 성으로 바꾼 적이 있습니다. 김씨는 두 딸이 흔쾌히 동의해 법원에 '성·본 변경'을 신청했고 법원 허가로 아이들 성을 바꾼 뒤에는 비로소 온전한 가정이 된 것 같아 기뻤다고 합니다. 이혼 후 '싱글맘'이 된 고(故) 최진실씨도 지난해 두 자녀의 성을 자신의 성으로 바꿔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성을 바꾸려면 부모 또는 본인이 서울가정법원이나 지방법원 가사재판부에 성·본 변경 신청서를 내면 됩니다. 법원은 ▲자녀의 나이와 동의 여부 ▲양육환경의 안정도 등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허가 여부를 결정합니다. 법원에 접수된 성·본 변경 신청의 90% 정도는 허가되고 있지만, 또다시 성을 바꾸려 할 때는 법원이 심사를 까다롭게 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합니다.
그러나 자녀 성을 바꾼다고 해서, 법적인 친부모로 인정받는 것은 아닙니다. 재혼 배우자의 자녀에게 법정 대리인으로서 권리를 행사하고 상속권도 주고 싶다면 법원에서 '친양자 입양'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친양자 입양'은 혈연이 없더라도 친부모의 권리와 의무를 갖고 자녀를 키울 수 있는 제도로, 법적으로도 완전한 가정을 이루게 합니다. 친부의 권리가 계속 유지되는 '보통 양자'와는 달리 친부의 권리는 소멸되기 때문에 친부의 동의 여부가 중요한 심사요소가 됩니다.
성에 관한 또 다른 변화는 2005년부터 자녀 이름을 어머니의 성을 따라 지을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단, 부부가 혼인신고를 할 때 어느 쪽의 성을 따를 것인지 정해야 하며, 자녀마다 다른 성을 가지게 할 수는 없습니다.
류정 기자
* 세계 부자 1위인 멕시코의 카를로서는 어떻게 돈을 벌었나요
: 레바논 출신 이민자 2세…1980년대 초 멕시코 경제위기 때 공격적 투자 개인생활 검소하지만 정치권과 결탁, 기부활동 소홀 등 비판 의견도
최근 미국의 경제 전문 잡지 '포브스'(Forbes)는 멕시코 거대 재벌인 카를로스 슬림(71)의 재산이 지난해 740억달러(약 83조원)로 집계돼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1년 전보다 205억달러가 늘어난 액수로 작년에 이어 2위에 오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의 격차는 180억달러로 벌어졌습니다.
레바논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카를로스 슬림은 남미 최대 이동통신회사인 아메리카 모빌 등을 자회사로 둔 카르소그룹의 명예회장입니다.
카르소그룹은 유·무선 통신을 비롯해 금융·외식·담배·타이어·호텔·방송·인터넷 등 손대지 않는 분야가 없다시피 한 재벌그룹입니다. 이런 문어발식 사업을 빗대 '멕시코에서는 슬림의 재산을 불려주지 않고는 하루도 살아갈 수가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의 경제적 성공에는 14살 때 혼자 멕시코로 이주해 부동산 투자 등으로 자수성가한 아버지의 경제 교육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의 아버지는 어린 자식들에게 용돈을 주면서 사용내역을 사탕 하나까지 용돈기입장에 적도록 시켰다고 합니다. 또 일찌감치 투자를 경험하게 해 슬림 회장은 12살 때 이미 멕시코은행의 주주가 되기도 했습니다.
성인이 된 그는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수백만달러의 종자돈을 갖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습니다. 20대 때 이미 자산 규모를 수천만달러로 불렸습니다. 40대에 접어든 1980년대 초 멕시코 경제가 위기에 빠져 많은 부자들이 멕시코를 떠났을 때 반대로 그는 '어떤 일이 있어도 멕시코가 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당시 헐값에 사들인 기업 중에는 나중에 그 가치가 매입 당시의 3000배까지 치솟은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에 반해 개인생활은 검소하다고 합니다. 서른 살 때 구입한 집에서 아직까지 살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를 직접 만난 적이 있는 신흥국 투자전문가 마크 모비우스는 "슬림 회장의 옷차림이 너무 검소해서 오히려 내가 차고 있는 시계 등이 화려해 보일 정도였다"고 말했습니다.
슬림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습니다. 현재 멕시코 유선통신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국영통신사 텔멕스를 인수할 당시 독점권을 부여받는 등 정치권과 결탁해 그동안 각종 이권을 누려 왔다는 것입니다. 또 빌 게이츠 같은 다른 거부(巨富)들에 비해 기부에 인색하다는 말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그는 "가난은 자선으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며 "사업가는 기업을 튼실하게 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합니다.
* 센카쿠 영토권
A: 日은 1895년 청일전쟁 때 점령, 샌프란시스코 조약에서 영토 인정받아 中은 1403년 명나라 문헌에 첫 등장, 1863년 청나라 때 푸젠성에 편입
‘센카쿠열도(尖閣列島)’<사진>와 ‘댜오위다오(釣魚島)’라는 명칭은 둘 다 동중국해 서남쪽의 무인도와 암초로 이루어진 총 면적 7㎢의 섬들을 이르는 말입니다. 일본이 실효지배하고 있지만 중국·대만도 함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어서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서양권에서는 19세기 영국 해군이 붙인 ‘피너클 아일랜드(Pinnacle Islands)’란 명칭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언론에서는 ‘센카쿠열도’와 ‘댜오위다오’를 혼용하고 있습니다. 단, 기사의 출처에 따라 해당 국가의 명칭을 우선 표기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중국발(發) 기사를 인용할 때는 우선적으로 ‘댜오위다오’라고 표기한 후 괄호 안에 ‘일본명 센카쿠열도’라고 쓰는 식입니다. 반대로 일본발 기사, 일본 측 입장을 보도할 때는 ‘센카쿠열도라고 먼저 쓰고 ‘중국명 댜오위다오’라고 병기합니다.
섬의 공식 이름은 명나라 시대인 1403년, 중국 문헌 ‘순풍상송(順風相送)’에 조어서(釣魚嶼)란 이름으로 처음 문헌기록에 등장했습니다. 1863년 청나라가 제작한 지도에도 조어대군도(釣漁臺群島)란 이름으로 표기돼 푸젠(福建)성 소속으로 기록됐습니다. 센카쿠란 이름은 1895년 청·일 전쟁 승리로 이 섬을 점령한 일본이 뒤늦게 붙인 것입니다. 영국군이 지은 피너클(뾰족한 탑이란 뜻)이란 섬 이름을 의역해 뾰족할 ‘첨’ 자를 써서 센카쿠(尖閣)라고 명명했습니다. 일본의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섬은 오키나와와 함께 미국 관리하에 놓였다가 1972년 미국이 일본에 반환해 지금껏 일본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연히 중국은 명·청 시대의 역사적 기록에 따라 섬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일본은 1895년 점령 당시 무인도였다는 점,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협정(미·일 간의 종전조약)에서 미국이 섬을 일본 영토에 포함시킨 점, 1972년 오키나와와 함께 일본에 반환한 점을 들어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 소금과 혈압
소금을 많이 섭취하면 혈압이 올라가는 것은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 때문입니다. 소금이 듬뿍 들어간 음식을 섭취하면 다량의 나트륨이 장에서 흡수되어 혈관 속으로 들어갑니다. 혈중 나트륨 농도가 갑자기 올라가는 것이지요. 이렇게 되면 예전 학창시절 물리 수업시간에 들어본 삼투압 현상이 일어납니다. 농도가 각기 다른 액체가 접해 있으면 양쪽 농도를 같게 하기 위해 농도가 옅은 쪽의 물이 높은 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배추를 소금에 절이면 숨이 죽게 되는데, 이는 배추 밖의 염분 농도가 짙어 배춧속 물이 밖으로 빠져나오는 삼투압 현상 때문입니다. 목욕탕 물속에 오래 있으면 어떻게 됩니까. 손가락 피부가 불어 오르면서 쭈글쭈글해지죠. 이것은 반대로 목욕탕 물이 염도가 높은 우리 몸속으로 들어온 것입니다. 손가락에 주름이 많아 그것이 도드라져 보이는 거죠.
이 같은 원리로 혈액 속에 나트륨 농도가 짙으면 주변 세포에 있던 물이 혈관 속으로 들어옵니다. 혈액의 양이 갑자기 늘어나 수압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심장은 평소보다 많은 혈액을 전신에 돌리기 위해 강한 압력으로 박동을 해야 합니다. 수압도 높고, 밀쳐내는 힘도 크니 혈관 내 압력이 높아집니다.
한편 물을 혈액에 뺏긴 세포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갈증을 느끼겠지요. 뇌에 물을 보내달라고 신호를 보냅니다. 뇌는 물을 마시라는 지시를 내리고, 우리는 자연스레 물을 찾아 들이켭니다. 결국 짠 음식이 우리 몸에 물을 당겨 오는 연쇄반응을 일으킵니다.
우리 몸에는 항이뇨(抗利尿) 호르몬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오줌을 적게 내보내도록 하는 호르몬인데요, 콩팥으로 들어온 혈액에 나트륨 농도가 짙으면 이 호르몬이 작동해 최대한 물을 아껴서 보관해 두려 합니다.
소변을 통해 물을 적게 내보내게 하는 거죠. 이래저래 혈액에 물이 많아져 혈압이 올라갑니다. 결국 짠 음식은 혈압을 올리고, 고혈압을 악화시킵니다. 고혈압 처방 단골 메뉴에 이뇨제가 들어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지요. 고혈압을 낮추려면 혈관 속의 혈액량부터 줄여놔야 하니까요.
한국인의 소금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량보다 두 배 가까이 많습니다. 서양사람들은 스테이크 먹을 때 소금을 아예 뿌려 먹는데, 왜 한국 사람들이 더 짜게 먹는다고 그럴까 의아해할지 모르겠습니다.
맹점은 밥과 국물 위주의 우리 식습관에 있습니다. 찌개나 국, 탕에는 소금이 잔뜩 들어가 있지만, 워낙 물이 많아 짠맛을 잘 못 느낍니다. 식기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국물을 마시면, 그 안에 녹아 있는 소금을 다 드신 셈이죠.
혈압 관리를 위해서는 밥 대신 싱거운 반찬 위주의 식사, 국물 대신 간이 덜된 건더기를 먹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무슨 맛으로 식사하느냐고요? 저(低)염식에 길든 환자들은 나중에 짠 음식은 도저히 입에 대지도 못하겠다고 말합니다. 뭐든 습관들이기 나름이겠지요.
김철중 기자
* 소말리아 해적은 어떻게 먼 바다까지 나가 배를 납치 하나요
母船에 고무보트 3~4척 실어… 소말리아 해안서 2000㎞까지 진출
큰배도 수면에서 높이가 10여m에 그쳐 철제 사다리 놓고 올라가
삼호해운 소속 화학물질 운반선인 1만1500t급 삼호주얼리호가 피랍된 곳은 그동안 많이 알려졌던 아덴만이나 소말리아 인근 해역이 아니라 오만과 이란 앞쪽의 아라비아해가 맞습니다. 정부가 당혹스러워하는 이유도 바로 이 피랍장소 때문입니다.
한국인이 탄 선박은 2006년 4월 동원호 이후 이번에 8번째 피랍을 당했습니다. 청해부대는 아덴만 해역에서 640마일(약 1184㎞)을 왕복하며 우리 상선들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실제 이처럼 2000㎞나 떨어진 먼 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막기에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소말리아 해적의 활동 무대는 최근 들어 아라비아해와 인도양 전체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소총과 로켓포 등으로 무장한 이들은 배를 납치할 때는 소형 고무보트 등을 이용하는데, 먼 거리를 이동할 때는 고무보트 3~4척을 모선(母船)에 싣고 다닌다고 합니다.
먼바다까지 큰 배를 타고 이동한 뒤, 목표가 되는 상선 등이 나타나면 작은 배를 내려 순식간에 점령해버린다는 것입니다.
해적들은 배를 납치하는 데 있어 거의 전문가적인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전직 특수부대원 등을 고용해 철저한 분업으로 순식간에 배를 납치하는 게 이들의 수법이지요. 작년 4월 피랍됐다가 950만달러를 지불하고 풀려난 삼호드림호<사진>는 31만9000t에 길이가 330m가 넘고, 최고 높이가 30m에 달하지만 해적에게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해적들은 2~3척의 고무보트로 배의 앞과 옆에서 위협을 하면서 주로 배 후미를 통해 올라타는 방법을 쓴다고 합니다.
전체 배의 높이가 20~30m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물에 잠기는 높이가 있는 데다가 항해를 할 때는 배 후미가 물에 더 깊이 잠겨 수면에서 높이가 10m 이내가 된다고 합니다. 작년 삼호드림호의 경우도 항해 때는 함미가 수면에서 5.9m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해적들은 10m 정도 되는 철제 사다리를 걸치고 재빨리 배 위에 올라타 소총 등으로 선원들을 위협해 배를 점령했다는 것이지요.
정부는 이런 해적들의 전술과 수법 등을 철저히 연구해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 소생술
국제심폐소생술위원회가 발표한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은 일반인들의 심폐소생술 참여를 높이기 위한 조치입니다. 집이나 길거리 등 병원 밖에서 겪는 심장마비가 전체의 70%를 넘으니까요. 여기에는 나름 과학적인 근거가 있습니다. 호흡과 심장이 갑자기 멈췄을지라도 4~5분 동안은 그전에 들이마셨던 산소가 몸 안에 남아 있습니다. 그 상태에서는 인위적으로 흉부압박을 해 심장의 피만 돌려도 산소부족으로 인한 뇌손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스웨덴의 카롤린스카(Karolinska) 연구소에서 최근 5년 동안 '병원 밖 심장마비' 환자 1276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습니다. 절반에게는 인공호흡 2회와 흉부압박 30회를 교대로 하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흉부압박만 실시해 얼마나 효과 차이가 나는지를 알아봤습니다. 그 결과 두 그룹 간에 생존율 차이가 없었습니다.
물론 심폐소생술을 정식으로 배웠거나, 의료인은 기존 방식대로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예전에는 인공호흡부터 하라고 했는데, 이제는 흉부 압박부터 먼저 하고 나서 그 다음에 인공호흡을 하도록 지침이 바뀌었습니다. 심폐소생술에서 흉부 압박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죠.
의식을 잃고 쓰러진 환자를 발견하면, 먼저 119에 신고하여 구조를 요청하십시오. 그리고 환자를 딱딱한 바닥에 눕히고, 환자 양쪽 젖꼭지를 이은 선과 가슴뼈가 만나는 지점을 찾아야 합니다. 양손을 위·아래로 깍지 끼고 그곳에 갖다 대십시오. 그 다음 양팔을 쭉 편 상태에서 수직 방향으로 허리의 반동을 이용하여 5㎝ 이상 힘차게 누르십시오. 이 동작을 1분에 100~120회 빠르게 반복해야 합니다.
드물게 흉부 압박으로 갈비뼈가 손상되는 경우가 있는데, 응급상황에서 환자를 살리기 위한 구호 행위는 법적으로 보호받습니다. 기술적인 문제로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일단 환자를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 슈퍼노트
A : 놀랄 만큼 정교하게 위조해 '수퍼노트'라 불려
수퍼노트(Supernote)는 '굉장한, 특별한'이라는 뜻을 지닌 super와 '지폐'를 의미하는 note의 합성어입니다. 원래는 미국 달러화를 정교하게 위조한 지폐를 뜻하지만 통상 국제금융계에선 100달러짜리 위조 지폐를 특정해서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퍼노트의 유래는 1989년 필리핀 마닐라의 한 은행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필리핀 은행에서 발견된 100달러짜리 위폐는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뛰어난 지폐 전문가도 이를 제대로 판별해내지 못했습니다. 이후 이 위폐가 놀랄 만큼 정교하다는 뜻에서 '수퍼노트'로 불리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미 재무부와 인터폴(국제경찰)은 주로 동남아와 중동 일대에서 대량으로 통용되는 수퍼노트의 제조원을 파악해내기 위해 금융 네트워크를 가동해왔습니다.
그 결과 미국은 북한이 국가기구를 동원해서 대량의 수퍼노트를 만들어서 유통시키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만들어 시행 중입니다. 2005년 9월 15일 마카오의 북한 주거래 은행인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을 '돈세탁 우려 대상'(primary money laundering concern)으로 지정한 것도 수퍼노트를 비롯한 불법 활동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북한은 수퍼노트 제작용으로 미국이 지폐를 만들기 위해 수입하는 것과 똑같은 잉크를 대량으로 구입해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수퍼노트가 워낙 정교하게 만들어져서 이를 만들 수 있는 것은 결국 미국밖에는 없다는 '음모론'도 제기됐습니다. 2007년 1월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자이퉁'은 수퍼노트는 미국 정보기관에 의해 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 재무부는 이 보도를 반박하며 북한이 수퍼노트 제조 능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실제 제조하고 있는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하원 기자
* 스마트폰
A: 3G는 휴대폰망을 통한 무선 인터넷 접속 방식 Wi-Fi는 가까운 유선 인터넷망에 무선으로 연결
A. 3G와 와이파이는 둘 다 스마트폰에서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로 각각 무선(無線)과 유선(有線)에 뿌리를 둔 서로 다른 기술입니다. 3G는 기본적으로 무선을 기본으로 휴대폰을 연결해주는 이동통신 기술입니다. 통신사 전화국에서 교환국을 거쳐 전국 각 지역에 세워져 있는 기지국까지는 유선으로 신호를 전달하고, 기지국에서 휴대폰이나 스마트폰까지는 무선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기지국을 중심으로 반경 2~3㎞ 안에 있는 휴대폰이나 스마트폰을 무선으로 연결해주는 것이지요.
3G는 '3 Generation(3세대)'의 약자로 70·80년대 처음으로 나온 1세대 아날로그 휴대폰, 90년대 들어 도입한 2세대 디지털 휴대전화에 이어 나온 3세대 이동통신 기술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날로그방식에 이어 미국 반도체회사 퀄컴사와 함께 세계 최초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의 2세대 디지털 이동통신을 상용화했는데, 데이터 전송 속도나 통화 품질이 아날로그 때보다 획기적으로 개선됐습니다.
3G는 디지털 기술에서 한 걸음 더 진화한 것입니다. 대용량 데이터 전송과 영상통화, 해외에서도 국내폰을 그대로 사용하는 글로벌 로밍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요즘 나오는 휴대폰은 대부분 3G폰이라고 보면 됩니다. 휴대폰 팸플릿 등에 'WCDMA(Wideband Code Division Multiple Access)'라고 쓰여 있으면 3G폰입니다. 스마트폰도 대부분 3G폰입니다. 3G는 데이터 통신비용이 비싼데 이는 엄청난 시설 투자비용 때문입니다. SK텔레콤과 KT가 지금까지 기지국이나 중계기 같은 시설 투자에 각각 5조원 이상을 쏟아부었습니다.
반면 와이파이(Wi-Fi=Wireless Fidelity)는 유선을 기반으로 한 무선랜(Wireless Lan·근거리 이동통신) 기술의 일종입니다. 무선랜(근거리 이동통신)은 가정이나 학교 사무실까지는 유선으로 된 초고속 인터넷망으로 연결하고, 가정이나 사무실의 인터넷 모뎀에 저가의 무선접속장치(AP·Access Point)를 달아 반경 수십 미터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서 무선으로 노트북 등에 신호를 전달해 인터넷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원래 가정이나 사무실 학교 등에서는 PC에 케이블선을 연결해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했는데, 점차 노트북 이용자가 늘면서 이동하면서 노트북을 사용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무선 접속이 필요해졌습니다. 그래서 가정에 들어온 초고속 인터넷선을 소형 무선접속장치에 연결해 가까운 거리 내에서는 무선으로 노트북 등을 사용하는 방법을 고안해낸 것입니다.
와이파이는 초고속 인터넷이 있는 곳에서라면 몇 만원짜리 AP만 설치하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용요금이 매우 저렴합니다. 집 밖에서도 KT의 무선랜인 '넷스팟' 서비스(전국 1만3000곳에 사용 가능)를 월 3000원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대학이나 공항 등 공공시설에서는 더러 공짜로 와이파이망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스마트폰에서 콘텐츠를 다운로드받고 싶을 때 '와이파이'를 쓸 수 있는 지역에 있다면 '와이파이'를 쓰는 게 좋습니다. 물론 '와이파이'가 안 되는 지역에선 3G를 써야겠지요. 하지만 무선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와이파이 접속지역을 찾아다닐 필요없이 그냥 3G망을 써도 됩니다. KT나 SK텔레콤의 정액요금제(4만5000원·6만5000원)는 각각 매달 3G망에서 500MB(Mega Byte)·1GB(Giga Byte)까지 쓸 수 있는 용량을 제공하는데, 이 정도면 추가 요금 걱정 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와이브로'(Wibro)는 반경 1㎞ 전후까지 가능한 초고속 무선인터넷망
최근 많이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 통신 기술 중에는 ‘와이브로(WiBro)’도 있습니다. 와이브로는 ‘Wireless Broadband Internet’의 약자입니다. 무선에서도 유선처럼 초고속으로 인터넷을 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동통신과 무선랜의 중간쯤 되는 기술로 기지국을 중심으로 반경 1㎞ 전후에서 초고속 무선 인터넷이 가능합니다. 삼성전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미국 인텔 등이 주도해 만든 기술 규격입니다.
와이브로라는 기술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국내 기술과 업체가 상당수 참여했으며, 세계 첫 상용화도 2006년 6월 국내에서 이뤄졌습니다. 외국에서는 모바일 와이맥스(Mobile WiMAX)라고 하는데, 똑같은 기술을 지칭합니다.
‘와이브로’의 강점은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최대 30Mbps)와 시속 100㎞이상으로 달리면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3G 기술(WCDMA 지칭)보다 속도가 3~4배 빠릅니다. 이렇게 기술적으로는 WCDMA보다 우수하지만, 아직 수도권 등 국내 일부 지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KT의 쇼옴니아 등 일부 국산 스마트폰에서만 ‘와이브로’를 이용할 수 있고, 대부분의 스마트폰에서는 아직 사용할 수 없습니다.
* 스카우트
스카우트(scout)라는 영어 단어에는 전쟁터의 척후병(지형을 순찰하고 탐색하는 병사)이란 뜻이 있습니다. 1889년, 트란스발 공화국(현재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작은 마을인 마페킹(Mafeking)에서 '보어전쟁'이 벌어졌습니다. 금광 붐에 따라 새로 이주한 영국 이주민과 네덜란드에서 먼저 이주한 보어족 사이에서 벌어진 전쟁이지요. 당시 영국군 수비대를 지휘한 인물이 스카우트를 창시한 베이든 포웰(Baden Powell) 소장이었습니다.
포웰 소장은 700명이라는 적은 병사를 데리고 전투를 하던 중 적에게 완전히 포위됩니다. 적에 대항할 군인이 부족하자 최후의 수단으로 마페킹 지역의 청소년을 모아 적의 지형을 순찰하고 상급자의 명령을 전달하는 등의 일을 시킵니다. 그는 결국 소년 척후병들의 활약에 힘입어 승리하게 됩니다.
포웰 소장은 1907년 제대한 뒤 소년들의 성공적인 정찰활동을 바탕으로 이들에게 관찰력과 추리력, 유용한 기술 등을 가르치기로 합니다. 포웰 장군은 부잣집·가난한 집 자녀 구분 없이 다양한 사회적 배경의 청소년 22명을 뽑았습니다. 포웰 소장은 같은 해 8월 1일부터 9일까지 남쪽 영국의 브라운시섬(Brown sea Island)에서 자신이 만든 훈련법으로 이들과 야영을 합니다. 세계 최초의 보이스카우트 캠프였습니다.
1908년 1월, 포웰 소장은 자신만의 훈련법과 노하우가 담긴 책인 '소년을 위한 스카우트활동'(Scouting For Boys)을 펴낸 뒤 세계 최초로 보이스카우트를 결성합니다. 이 책은 유럽, 미국과 아시아 전역으로 퍼졌고 각국에서도 스카우트 연맹이 창설됩니다. 현재는 160개국에서 2800만명이 스카우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베이든 포웰의 동생 아그네스는 1910년에 걸스카우트를 만들었습니다.
한국스카우트연맹은 1953년 세계스카우트연맹에 가입한 뒤 현재 36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스카우트'라는 말에는 청소년들이 독립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고, 맡은 바 책임을 다해 남과 국가, 세계에 이바지한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스카우트에는 다른 뜻도 있습니다. 스포츠나 연예 분야에서 우수 신인을 발굴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도 스카우트라고 합니다. 고교야구대회 등을 찾아다니며 '물건'을 찾는 사람들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역시 정찰하고 찾아다니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이신영 기자
* 스탄
A : '하얀 거위', '진정한 유목민'… 이름마다 역사·문화적 유래
'스탄(stan)'이라는 말은 '땅(land)'이나 '영토(state)'를 뜻하는 고대 인도·유럽어족 언어에서 기원했습니다. 카자흐, 우즈베크, 키르기스, 투르크멘, 타지크, 아프간 등의 민족명에 '스탄'이 더해지면 나라 이름이 됩니다. 한국외대 중앙아시아어과 손영훈 교수는 "이들 민족의 이름은 다양하고 흥미로운 역사·문화적 유래를 갖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우선 '카자흐'는 하늘에서 내려온 '하얀(ak) 거위(Kazak)'가 여자로 변신해 용사와 결혼, 민족의 조상이 됐다는 설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방랑하다'는 뜻의 투르크어 동사 '카즈'에서 유래해 '자유로운 방랑자'의 뜻을 갖는다는 설도 있죠. '우즈베크'는 몽골제국 4개 한국(汗國) 중 하나인 킵차크한국을 다스린 우즈베크 칸의 이름에서 유래했거나, '핵심(oz) 부족장(bek)' 즉, '진정한 유목민족'을 일컫는 말로 여겨집니다.
또 키르기스는 '40(Kyryk)'과 '가문(kyz)'이 결합돼, 나라를 이룬 40개 씨족집단을 지칭한 말이 민족 명칭으로 굳어진 경우입니다. 몽골 인종에 가장 가까운 인종적 특징을 나타내는 민족이기도 합니다. 고대로부터 페르시아계 국가가 주로 지배했던 서부 지역에 자리 잡은 투르크멘은 '가장 투르크인 다운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알려졌습니다. '타지크'는 8세기 이후 이 지역으로 이주한 아랍이나 페르시아계 무슬림 정착민을 일컫는 명칭에서 굳어졌고, '아프간'은 페르시아계 정착민 부족을 일컫는 말로 시작해 현지 주류 민족인 파슈툰을 가리키는 이명(異名)이 됐습니다.
파키스탄(Pakistan)은 좀 예외입니다. 펀자브(Punjab), 아프가니아(Afghania·북서변경주), 카시미르(Kashmir), 신드(Sind) 등 현재의 파키스탄을 구성하는 주요 지역의 앞글자를 떼내 만든 조어(造語)입니다. 20세기 초 이곳에 이슬람교에 기반한 나라를 세우려 한 파키스탄 독립운동가들의 뜻이 반영된 이름이지요. 이태훈 기자
* 신문 개판
신문은 새로운 뉴스가 들어올 때마다 지면을 바꿔 새로 찍어냅니다. 지역에 따라 배달에 걸리는 시간을 계산해 마감시간을 달리하고, 거기에 맞춰 신문을 제작하는 거지요. 그때마다 윤전기에 필름을 새로 걸어야 하는데, 이걸 '개판(改版)' 또는 '판갈이'라고 합니다.
이 같은 판갈이 상황을 구분하는 게 '판수(版數)'입니다. 독자께서 보신 '51판', '52판' 등이 바로 판수를 표시하는 것입니다. 이는 신문제작의 편의상 구분을 한 것이지, 출판사에서 책을 낼 때처럼 표시된 숫자만큼 판을 바꿨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른 신문들을 보면 '40·41·42·43판'식으로 표시 하거나 아예 '판수'를 표기하지 않는 신문도 있습니다. 숫자를 특별히 '51''52' 등으로 한 것도 특별한 이유 없이 제작편의상 정한 것입니다.
조선일보가 판갈이를 본격화한 것은 조석간 발행에서 조간으로 바뀐 1962년 8월부터입니다. 1970년까지는 '1·2·3·4판'체제였으며, 이후 '5·6·7·8·9·10판', '10·20·30·40판' 체제로 바뀌었습니다. 2003년부터는 숫자 대신 '가·나·다·라판' 방식의 한글 판수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51·52·53·54판'(조선경제는 10·11·12판 방식) 방식은 지난 2008년 7월 23일자 신문부터 도입했습니다.
요즘 조선일보는 전날 밤 10시10분쯤부터 '51판' 인쇄를 시작합니다. 가장 많이 찍는 '52판'은 밤 11시50분쯤부터 인쇄에 들어가고, 이후 개판 상황은 유동적으로 변합니다. 지난 5월 1일자 신문을 보면 51·52·53판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오는 소식과 사진이 없습니다. 제작 시간의 문제 때문에 1일 새벽 2시20분 이후에 인쇄된 54판 신문에만 실렸던 겁니다.
조정훈 기자
* 신문 심문
'신문'은 따져 묻기, '심문'은 법원 결정위한 질문
기사에 '증인 신문' '피의자 신문' 등의 말을 쓸 때마다 '심문'의 오타가 아니냐고 지적하시는 독자들이 많았습니다. 먼저 사전적 의미는 두 단어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국어대사전에 '신문(訊問)'은 "알고 있는 사실을 캐어물음", '심문(審問)'은 "자세히 따져서 물음"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러나 법률용어로서 '신문'과 '심문'은 엄연히 구분됩니다.
대체로 법원이나 수사기관이 어떤 사건의 진실을 알기 위해 캐묻는 절차를 '신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검찰이나 경찰이 범죄를 밝히기 위해 '피의자 신문'이나 '참고인 신문'을 하고, 법원이 재판에서 진실을 가리기 위해 '피고인 신문'이나 '증인 신문'을 하는 것이죠.
그러나 '심문'은 법원이 어떤 결정을 하기 전 직권으로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절차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지난달 뇌물 수수 및 국고 횡령 혐의로 구속된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구속되기 전 '영장실질심사'를 받았습니다.
판사가 구속이 타당한지 판단하기 위해 궁금한 것을 묻는 절차로, 이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라고도 합니다. 구속된 자가 구속이 타당한지 한번 더 판단해 달라며 신청하는 '구속적부심(拘束適否審)'에서도 판사가 '심문'을 통해 결정합니다. 민사재판에서 가압류·가처분·파산 등을 결정하기 전 변론기일을 열지 않고, '심문 기일'을 열어 약식으로 궁금한 것을 묻기도 합니다.
한자 '신(訊)'이 '물을 신'이고, '심(審)'이 '살필 심'인 것을 보시면, 이해하기 좀 더 쉬우실 겁니다. '신문'은 대등한 관계에서 이뤄지고, '문답' 형식으로 서류가 작성됩니다. 반면, '심문'은 법원이 당사자에게 진술할 기회를 주고 '심사'를 한다는 의미가 강합니다.
류정 기자
* 신종 플루
신종 플루 바이러스 증식의 최적 환경이 태아 상태 병아리의 폐이기 때문
신종 플루 백신을 만들기 위해선 우선 신종 플루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원(抗原·antigen)이 필요합니다. '항원'이란, 몸속에 세균이나 독성이 침투하면 이에 맞서서 싸우는 '항체(抗體)'를 만들어주는 물질입니다. 다시 말하면 생명체 안에서 어떤 병균에 대한 항원이 만들어지려면 그에 앞서 해당 병균(혹은 바이러스)으로부터 공격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조류독감 바이러스'나 '계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는 저마다 가장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다릅니다. 예를 들면 일본 뇌염 바이러스는 쥐의 뇌 안에서 가장 잘 자란다는 특징이 있지요.
지금 유행하는 신종 플루(H1N1) 바이러스의 경우,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아직 부화되지 않고 태아 상태에 있는 병아리의 폐(肺)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약회사가 신종 플루 백신을 만들 때 달걀을 이용하는 거지요. 바이러스가 퍼져 있는 달걀을 잘 정제해서 항원을 빼낸 후 백신의 재료로 쓰는 겁니다. 이때 쓰이는 달걀이 '청정란'입니다.
일반 양계장에선 전염병이 도는 것을 막기 위해 사료에 항생제를 섞거나, 닭에게 예방 주사를 맞힙니다. 하지만 신종 플루 백신 재료로 쓸 달걀은 항생제에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를 받습니다. 항생제가 달걀 안에 남아 있을 경우, 항생제 성분이 백신의 효능을 떨어뜨리거나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즉, 질 좋은 백신을 얻기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백신 재료로 쓰일 알을 생산할 닭은 전염병에 감염되지 않도록 온도와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특수 환경에서 철저한 보살핌을 받습니다. 이렇게 해서 얻은 유정란(병아리가 될 가능성을 가진 계란. 즉 수정란)은 항생제 등을 접하지 않은 '깨끗한 알'이라는 뜻에서 청정계란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
오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