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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 2026-05/ 05.02 평범한 70대 국민연금 얼마나 받나 - 05.29 “학창시절 놀고먹다 공고 나왔는데 성과급 6억”

상림은내고향 2026. 5. 3. 19:05

 

세상사 2026-05/

05.02 평범한 70대 국민연금 얼마나 받나, 아파트 경비 통장 열어 보니

국민연금·기초연금부터 은퇴 후 적정 생활비까지

은퇴 후 통장에 찍히는 연금액을 보며 한숨 짓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 돈으로 한 달을 버틸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은 현실이 되기도 하는데요. 유튜브 채널 ‘엄마아빠 정보독립시대’에서 실제 은퇴 생활을 하고 있는 시민들을 만나 노후의 경제적 실상과 조언을 들어봤습니다. ‘엄마아빠 정보독립시대’는 중노년층을 위한 디지털·생활 정보를 쏙쏙 뽑아 전달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인터뷰에 응한 시민 대다수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합쳐 60만~80만원대의 수령액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천석(76)씨는 “젊은 시절 일용 근로직으로 일하면서 월 3만원 정도를 냈다”며 “지금은 국민연금 31만원, 기초연금 27만원 정도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박승구(75) 씨는 “국민연금 52만원에 기초연금을 더해 80만원 정도를 받는다”며 “과거 직장을 여러 번 옮기다 보니 납입 금액이 적어 수령액도 많지 않다”고 했습니다.

 

단순히 생활비만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나이가 들수록 늘어나는 병원비는 노후 가계를 위협하는 주범입니다. 오천환(73)씨는 “주거비로 130만원 정도가 나가고, 아내의 건강이 좋지 않아 의료비 지출이 많다”며 “연금만으로는 생활이 부족해 시니어 일자리로 용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시민들이 말하는 적정 생활비는 부부 기준 200만~400만원 선이었습니다. 김모(73)씨는 “물가가 올라 300만원으로도 빠듯하다”며 “각자 용돈 외에도 세금, 건강보험료, 도시가스비 등 고정 지출이 상당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부족한 연금을 보충하기 위해 다시 일터로 나서는 시민들도 많았습니다. 이천석씨는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며 월 200만원 넘는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씨는 “하루 24시간 일하고 하루 쉰다”며 “덕분에 월 100만원 정도 저축하며 생활에 지장 없이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은퇴 후 일자리는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창구가 되기도 합니다. 경로당 청소 등 노인 일자리에 참여하는 유모(83)씨는 “한 달에 10번, 하루 3시간씩 일하고 월 29만원을 받는다”며 “국민연금은 아내에게 맡기고, 내가 번 돈으로 친구들과 저녁도 먹고 커피도 마신다”고 했습니다.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퍼지는 국민연금 불신론에 대해 은퇴 선배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과거 주5일제 도입이나 고용보험 시행 때도 반대가 심했지만, 결국 지금은 그것들이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는 경험담입니다. 오천환씨는 “세상이 내 생각대로만 가지는 않는다”며 “나이 먹으면 자식에게 손 벌리기 어려운데, 단돈 40만~50만원이라도 연금이 나오는 것과 없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천석씨 역시 “과거에 연금을 조금 더 부어놓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며 “버는 돈의 30% 정도는 노후를 위해 저축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시민들의 더 자세하고 생생한 노후 이야기는 유튜브 채널 ‘엄마아빠 정보독립시대’ 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 이영지 더비비드 기자 박유연 기자

 
 

05.02  29주 임신부, 병원 못찾아 청주서 부산까지…태아는 숨져

/119 삽화. /뉴시스

 
 

충북 청주의 한 임신부가 야간에 응급 분만할 병원을 찾지 못해 부산까지 이송됐으나, 끝내 태아가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2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3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에서 29주 차 산모 A(30대)씨의 태아 심박수가 떨어진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A씨는 해당 산부인과에 입원한 상태였다.

 

산부인과는 태아의 심박수가 떨어지자 충북과 충남·대전·세종 지역 병원 등에 전원을 요청했으나, 전문의 부재 등을 이유로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답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은 전국 병원을 수소문한 끝에 헬기를 동원해 A씨를 약 3시간 30분 만에 부산 동아대병원으로 이송했지만, 태아는 끝내 숨졌다.

 

A씨는 수술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 우정식 기자

 

05.03 이집트 피라미드 건축 방식, 4500년 만에 비밀 풀렸다

과학이 밝혀낸 고대의 건축 방정식

▲기원전 2세기 그리스 시인이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은 이집트 기자의 대피라미드와 그 앞에 있는 스핑크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무게가 수t이나 되는 석재 블록 230만개를 쌓아 피라미드를 건설한 과정의 비밀이 밝혀졌다./게티이미지

 

“나는 전차가 달릴 만한 높은 바빌론 성벽과 알페이오스 강변의 제우스 신상을 보았다. 공중 정원과 태양신 헬리오스의 거상도.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피라미드의 위용과 마우솔로스의 거대한 영묘도 보았으나, 구름에 닿을 듯한 아르테미스 여신의 신전을 보자 다른 것들은 그 빛을 잃었다. 태양마저 올림포스 밖에서 그와 견줄 만한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원전 2세기 그리스의 시인 안티파트로스는 자신의 시에서 가장 경이로운 건축물 7가지를 소개했다. ‘세계 7대 불가사의’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당시 세계를 의미하는 고대 헬레니즘 문명권에서 이룩한 웅대한 건축과 예술 작품을 일컫는 말이지만, 지금은 다 사라지고 오직 피라미드만 남았다. 시인은 아르테미스 신전을 으뜸으로 꼽았지만, 지금껏 살아남은 점을 감안하면 명실상부 최고의 불가사의는 피라미드인 셈이다.

 

과학자들이 4500년 전 세워진 피라미드의 비밀을 밝혀냈다. 단서는 거대한 석재를 옮기는 길이었다. 스페인의 빈센테 루이스 로셀 로치 박사는 “고대 이집트인들은 외부의 경사로 대신 피라미드 가장자리를 따라 나선형으로 올라가는 통로를 만들어 무거운 석재를 단기간에 쌓을 수 있었다”고 지난 3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프레스 저널 유물 과학’에 발표했다.

 

가장자리에 석재 이동로 설치

안티파트로스가 말한 피라미드는 아마도 기원전 26세기에 세워진 고대 이집트 제4 왕조 쿠푸 왕의 무덤일 것이다. 기록에 따르면 완공 당시 높이 147m, 밑면 한 변의 길이 230m로 피라미드 중 크기가 가장 커 대(大)피라미드로 불리기 때문이다. 기자의 대피라미드는 지금껏 건축학의 미스터리였다. 바퀴 달린 수레도, 철제 도구와 도르래도 없는 시절, 무게가 17t까지 이르는 거대한 석재 230만개를 쿠푸왕 재위 기간인 20~27년 만에 쌓는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영화나 소설에서 우주인이 세웠다고 묘사된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로셀 로치 박사는 스페인 발렌시아 공대에서 패턴 인식과 인공지능(AI) 박사 학위를 받은 컴퓨터 공학자다. 그는 2020년 대피라미드 건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기존 설명마다 모순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대표적인 설명이 외부 경사로다. 피라미드에 연결되는 길을 만들고 석재를 옮겨 쌓는다는 단순한 설명은 쉽게 이해되지만, 피라미드가 위로 올라갈수록 석재를 옮기는 길이 너무 가팔라진다는 문제가 있었다.

 

▲스페인의 빈센테 루이스 로셀 로치 박사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한 피라미드 건설 과정. 한 단씩 쌓으면서 가장자리 일부 부분은 석재로 채우지 않고 그 위를 모래나 흙, 판자로 덮어 석재를 옮기는 경사로를 만든다. 이 경사로로 석재 블록을 올려 쌓은 다음 나중에 가장자리 운송로를 잔돌로 덮으면 사각뿔이 만들어진다. /npj 유물 과학

 

그는 바로 종이에 대안을 그렸다. 피라미드 가장자리를 따라 올라가는 나선형 길이라면 경사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바로 컴퓨터에 피라미드 건설 현장을 3D(입체)로 구축하고 ‘통합형 가장자리 경사로’라는 모델을 시뮬레이션(모의실험)했다. 원리는 간단하다. 한 단씩 쌓으면서 가장자리 일부 부분은 석재로 채우지 않고 그 위를 모래나 흙, 판자로 덮어 석재를 옮기는 3.8m 너비 나선형 경사로를 만든다. 이렇게 하면 길의 경사도가 7도 정도로 유지돼 24~25명이 매달리면 3t 가까운 표준 석재 블록 하나를 썰매에 싣고 밧줄을 당겨 올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라미드를 다 쌓고 가장자리 운송로를 덮으면 겉으로 보기에 완벽한 사각뿔이 만들어진다. 처음에는 경사로를 하나만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피라미드의 네 면 모두에 길을 내 이동 효율성을 높였다.

 

시뮬레이션 결과 4~6분마다 석재 블록을 하나씩 쌓을 수 있었다. 이 속도라면 대피라미드가 14~21년 만에 완공될 수 있다. 하지만 석재 채석 과정과 노동자들의 휴식 시간을 감안하면 총 건설 기간은 20~27년으로 늘어난다. 예전에는 노예들을 쉴 새 없이 부려 피라미드를 세웠다고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작업자 대다수가 숙련된 장인과 노동자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만큼 휴식 시간도 제대로 제공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물로 모래 다지고, 나무 도르래 이용

이번 시뮬레이션은 단순한 사고 실험이 아니라 앞선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2014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의 물리학자들은 모랫길에 물을 뿌리면 바퀴 없는 썰매로도 충분히 피라미드까지 석재를 옮길 수 있다고 발표했다. 모래에 물을 뿌리면 모세관 현상에 따라 모래 알갱이들이 연결된다. 이러면 마른 모래보다 두 배 정도 단단해진다. 덕분에 석재를 싣고 썰매를 끌어도 앞에 모래가 쌓이지 않고 쉽게 미끄러진다는 것이다.

 

물리학자들의 실험 결과는 이집트 벽화 기록과도 일치한다. 기원전 19세기 고대 이집트 제12 왕조의 지방 총독이었던 제후티호테프의 무덤 벽화를 보면 거대한 조각상을 실은 썰매를 남성 172명이 밧줄로 끄는 모습이 나온다. 그런데 벽화에서 한 명은 밧줄을 잡지 않고 석상 앞에 있는 모래에 물을 뿌리고 있었다. 오늘날 물리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고대 이집트인들이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암스테르담대 연구진은 모래에 물을 적당량 뿌려 석재를 실은 썰매를 옮기는 데 필요한 인원을 절반으로 줄였다고 추정했다.

 

▲기원전 19세기 이집트 지방 총독의 무덤에서 나온 벽화. 172명이 밧줄로 썰매를 끌어 거대한 조각상을 운반하고 있다. 썰매 앞쪽에 서 있는 사람(붉은색 원 안)은 모래에 물을 뿌리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초보적인 도르래 원리도 적용했다. 2018년 영국 리버풀대와 프랑스 동양 고고학 연구소 공동 연구진은 외부 경사로에서 나무 기둥에 밧줄을 감아 피라미드에 석재를 옮길 수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집트 동부의 하트누브 채석장에서 양쪽 가장자리에 계단과 나무 말뚝 구멍이 있는 경사로를 발굴했다. 같은 방법으로 피라미드 건설 현장에서 말뚝에 밧줄을 걸고 계단에 있는 사람들이 아래위에서 당겼다는 것이다. 덕분에 피라미드 건설 현장에서 더 가파른 경사로도 가능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 결과, 나무 기둥 도르래로 밧줄을 당기면 경사도가 11도인 가파른 길에서도 무거운 석재 블록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셀 로치 박사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피라미드 가장자리에 만든 경사로에 물을 뿌리고 나무 기둥에 밧줄을 걸어 석재를 끌어올린다고 가정했다. 또 피라미드의 두 면이 맞닿는 모서리에는 길을 넓혀 석재를 실은 썰매를 90도 회전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이때도 역시 나무 기둥을 도르래 삼아 밧줄을 당겨 썰매의 방향을 틀었다고 추정했다.

 

우주 입자가 찾은 비밀 공간

나선형 가장자리 경사로 모델은 앞서 2023년 스캔피라미드(ScanPyramids) 국제 공동 연구 프로젝트의 관측 결과와도 일치한다. 당시 연구진은 엑스(X)선으로 인체 내부를 보듯 물질을 이루는 기본 입자인 뮤온 입자로 피라미드를 투시했다.

 

뮤온은 전자처럼 물질 내부를 잘 관통한다. 과학자들은 피라미드 내부에서 포착된 뮤온 입자의 수를 비교해 빈 곳을 찾을 수 있다. 돌이 있는 곳보다 빈 곳에서 뮤온이 더 많이 검출된다. 로셀 로치 박사가 가정한 가장자리 경사로는 뮤온 측정에서 확인된 내부 빈 공간과 경사도가 같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내시경으로 촬영한 이집트 대피라미드 내부의 비밀 공간. 북쪽면 입구 뒤쪽에 있었다. /ScanPyramids

 

대피라미드 내부에는 관이 놓인 지하의 석실분이 있고, 한가운데 여왕의 방과 그 위 왕의 방이 층층이 있다. 여왕의 방과 왕의 방 사이에는 높이 8m, 폭 2m의 대회랑(大回廊)이 47m 이어져 있다. 스캔피라미드 연구진은 2016년과 2017년 각각 피라미드 북쪽 입구 위쪽과 대회랑 바로 위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공간을 찾아냈다.

 

스캔피라미드 연구진은 뮤온 측정으로 피라미드 북쪽 입구 바로 뒤쪽에 있는 비밀의 공간이 가로·세로 2m에 길이는 9m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곳에 내시경을 넣어 위쪽이 아치형 구조라는 것도 확인했다.

 

프랑스 건축가인 장 피에르 우댕은 피라미드 내부에 자동차가 다니는 터널 같은 나선형 통로가 있다고 주장했다. 뮤온 탐사로 찾은 공간도 그 일부라고 봤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대피라미드 내부의 비밀 공간은 통로가 아니라 피라미드 입구 또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방이나 공간의 무게를 분산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본다.

 

로셀 로치 박사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모델 역시 이 비밀 공간이 가장자리 경사로로 무거운 돌을 옮길 때 발생하는 엄청난 하중을 견디려고 일부러 비워둔 구조적 완충 구역이라고 설명했다. 물리학과 우주과학에 컴퓨터 공학, AI까지 총동원된 끝에 구리 끌과 밧줄, 나무 썰매만으로 세운 대피라미드의 비밀이 밝혀지고 있다.⊙

조선일보 이영완 조선비즈 과학에디터

 

05.04 내 밥그릇만을 위한 투쟁… 노동운동의 종말

약자 연대·평등 추구 사라지고
억대 연봉자 이익 극대화 나서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파업'
협력업체 피해는 고려 안 해"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 노조가 영업이익의 15%(약 45조원)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연일 총파업 압박에 나서는 가운데, 최근 홈플러스 노조는 “월급을 포기할 테니 그 돈을 회사 정상화에 써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평균 연봉이 1억6000만원인 노조에선 1인당 최대 7억원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사내 다른 노동자들과 노노(勞勞) 갈등도 마다하지 않는데, 평균 연봉 3000~4000만원 선인 다른 노조에선 “월급은 피와 땀의 결정체지만 회사가 무너지면 의미가 없다”며 뼈와 살을 깎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를 두고 노동계에서는 ‘평등’과 ‘연대’를 내세우던 70~90년대 ‘노동운동의 종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란 해석이 나온다. 과거 노동운동은 다수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보편적 운동을 지향했는데, 이제는 특정 집단의 이익 극대화만 내세우는 불평등 운동으로 변질되며 노동 시장 이중 구조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노동 시장은 고용 안정과 높은 임금 혜택을 누리는 대기업 정규직과 그렇지 못한 중소기업, 비정규직 근로자 등으로 나뉘어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2월 발표한 ‘2024년 임금 근로자 일자리 소득’에 따르면 대기업 근로자의 월 평균 소득이 1년 전보다 20만원 증가할 때, 중소기업 근로자는 9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기간제 근로자, 단기 계약 근로자 등을 뜻하는 ‘임시직 근로자’ 비율(26.9%)은 갈수록 높아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1.2%)의 두 배 이상이다.

 

노동 시장 이중 구조가 고착화되는 상황에서 노조가 약자를 대변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올리는 데만 매몰돼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 노조가 사측에 무기로 꺼낸 파업은 협력 업체 등에 되돌릴 수 없는 피해를 끼치는데, 이런 점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석호 한국노동재단 사무총장은 “대기업 성과는 세액공제 혜택, 전기 요금 인하 등 정부의 정책뿐 아니라 여러 협력사가 해당 산업의 생태계를 뒷받침해 만들어 낸 것”이라며 “독점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삼성 저격수’로 불렸던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도 삼성전자 노조를 향해 “끼리끼리 먹자판 잔치와 집안싸움에 몰두하는 모습이 솔직히 불편하다”며 “왜 여러분의 협상 테이블에는 삼성전자가 엄청난 성과를 만드는 과정에 함께한 협력업체, 하청업체, 사내 비정규직에 대한 이야기는 없느냐”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김아사 기자

 

05.04 한국 원정대, 6220m 히말라야 미답봉 '사트 피크' 세계 첫 등정

/한국 원정대의 히말라야 '사트 피크' 등정 경로. /대한산악연맹

 

산악인 안치영 대장이 이끄는 한국 원정대가 히말라야의 미답봉 ‘사트 피크’(SAT PEAK·해발 6220m)를 세계 최초로 등정했다. 대한산악연맹은 3일 “한국 원정대가 현지 시각으로 2일 오후 4시 15분 사트 피크 정상에 올랐다”며 “안치영 원정 대장과 이상국, 이의준 대원이 정상 등정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네팔 히말라야 칸첸중가 지역 샤르푸 산군에 위치한 사트 피크는 급경사의 설벽과 날카로운 빙능선, 암빙 혼합 구간이 이어지는 고난도 루트를 갖춘 미답봉으로, 2022년 이탈리아 원정대가 전위봉(약 6100m)까지 진출했으나 정상 등정에는 실패했다고 산악연맹은 전했다. 연맹은 “이번 원정대는 해당 구간의 난이도를 극복하고 동벽과 동남벽 루트를 통해 정상 도달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원정은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29일 일정으로 시작했다. 안치영 대장을 비롯해 대원 7명으로 원정대가 구성됐다. 원정대는 출국 후 나핀다 협곡 상부에 베이스캠프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등반에 나서 안치영 대장 등 3명이 정상 등정에 성공했다.

 

산악연맹에 따르면 원정대는 지난달 28일 베이스캠프를 출발해 캠프1을 구축하고 29일 캠프2를 구축했다. 30일은 악천후로 캠프2에 대기한 뒤 1일 캠프3을 구축하고 2일 정상에 올랐다. 원정대는 현재 캠프3로 하산 중이며, 3일 밤 캠프3에서 비박한 뒤 4일 중으로 베이스캠프에 복귀할 예정이다.

 

/히말라야 '사트 피크' 등정에 나선 한국 원정대원들. /대한산악연맹

 

특히 이번 등정은 간단한 장비와 식량만 챙기고 외부 지원 없이 등반하는 ‘알파인 스타일’로 진행해 더욱 의미가 크다는 게 산악연맹의 설명이다. 원정대는 현지 베이스캠프 철수 작업을 거쳐 이달 10일 귀국할 예정이다.

 

대한산악연맹은 “이번 등정은 대한민국 산악인의 저력과 불굴의 도전 정신을 세계에 알린 역사적인 성과”라며 “이번 성공이 침체된 국내 산악계에 새로운 도전 정신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김영준 기자

 

■ 가짜 정의 ‘온라인 분노 비즈니스’ 실태 추적 문화일보 특별취재팀 = 노지운·이현웅·노수빈·김혜웅·이은주 기자

(1) 분노 유발, 웃는 자와 우는 자

05-04 [단독]4분 영상속 난 ‘강간범’… 밥줄 끊기고 아내는 극단시도 ‘사는게 지옥’

어느날, 한 유튜버가 ‘밀양 성폭행 가해자’로 소개

가족사진·집·직장까지 털어… 1000통씩 전화 테러 당해

 

16년 일한 회사서 해고… 아내는 아이학교서 ‘무고’ 호소

차에서 번개탄 태우려던 아내 구한뒤, 집 팔고 이사

 

진짜 가해자와 어울렸단 이유로 공범 몰린 피해자들

관계 끊은채 스스로 고립… “누명 벗어도 예전처럼 못살아”

/그래픽=송재우 기자·Gemini

 

‘가짜 가해자’라는 멍에

“이거 (영상) 니 아이가?”

 

2024년 여름, 출근을 준비하던 A 씨는 다급한 연락을 받았다. 친구가 보낸 링크를 타고 들어가자 자신의 얼굴 사진이 선명히 담긴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자신을 ‘전투토끼’라고 소개한 유튜버는 “이 XX가 가해자입니다. 뻔뻔하게 잘 살고 있죠?”라고 말했다. 뒤이은 영상에서 아들, 아내와 함께 찍은 가족사진을 마주한 그는 황급히 휴대전화를 던져버렸다. 태어나 처음 느껴보는 공포감. 머리가 하얘진 그는 출근 시간도 잊고 자리에 주저앉아 몇 번이고 숨을 몰아쉬었다. 고작 4분짜리 영상에 30년의 삶의 송두리째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불과 6개월 사이 A 씨의 삶은 빠르게 망가졌다. 영상이 게시된 지 2달 만에 A 씨는 회사로부터 해고됐고, 아내는 자살을 시도했다. 결국 그는 얼굴을 가린 상태로 일할 수 있는 배달일과 일용직 노동을 시작했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아내와는 이별을 결정했다.

 

영상이 일파만파 퍼져나가면서 세상은 평범한 가장을 ‘파렴치한 강간범’으로 낙인 찍었다. A 씨는 “나를 모르는 사람도, 알던 사람도 ‘한 유튜버의 주장만 믿고 내게 돌을 던지기 시작했다”며 “아무도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고 했다.

 

A 씨의 억울함을 증명하듯 최근 ‘밀양 성폭행 사건’과 무관한 이들을 강간범으로 지목하며 신상을 공개한 사이버렉카들에 대한 실형 선고가 이어지고 있다. 수사 결과, 사이버렉카들은 ‘정의 구현’이라는 거창한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대중의 분노를 철저히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처벌은 이뤄졌지만, 무분별한 좌표 찍기로 인해 삶이 망가진 피해자들은 여전히 지옥 같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

 

문화일보 사회부 경찰팀은 지난 4개월간 온라인상에서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로 몰린 이들의 삶을 추적했다. 수사기록과 판결문 분석을 통해 밀양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지만, 가해자로 몰려 삶이 망가진 3명의 협조를 받아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회사·친구·사회로부터 고립= A 씨는 지난 2004년 밀양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밀양에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그는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과 어울렸다는 이유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10년 넘게 이름이 오르내렸다.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이름 석 자가 공개된 것 만으론 인생에 큰 지장이 없었다. 무엇보다 A 씨는 떳떳했다. 그는 성폭행이 이뤄지던 날 집에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24년 여름 게시된 영상은 달랐다. 가족사진에 이어 그의 직장 정보, 집 주소, 차량번호, 개인 전화번호까지 공개됐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와 문자는 1000통에 가까웠다. 그중 한 명은 한 달 넘게 299차례나 연락을 해오며 “성의를 보이면 그만두겠다”고 A 씨를 협박했다.

 

A 씨의 회사로도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회사 홈페이지와 민원 창구에는 A 씨를 해고하라는 민원 글로 도배됐다. 회사는 그를 즉각 대기발령 조치한 뒤 징계위원회를 열었다. 매일 연락하던 직장 동료들도 A 씨와 거리를 두었다. “괜찮냐”는 문자 한 통 오지 않았다. 그러나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A 씨를 조롱하는 글이 쏟아졌다. “무슨 낯짝으로 회사에 붙어있는 거냐” “당장 나가라” “어딘가 싸했다”는 내용의 익명 게시물이 올라왔다. 그들은 A 씨의 아내 이름까지 거론하며 비난했다. 결국 회사는 A 씨를 해고했다. 사유는 ‘회사 명예 실추’였다. 그가 16년간 몸 바쳐 일했던 회사는 A 씨의 명예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A 씨는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경찰서를 찾아 범죄경력회보서를 발급받았다. 범죄경력회보서란 경찰청에서 발급하는 공식 문서로, 개인의 범죄 이력(벌금형 이상)과 수사 경력(기소유예 등) 유무를 조회하는 서류다. A 씨의 범죄경력회보서에는 지난 2010년 폭행 사건으로 벌금 30만 원을 지급한 전과 외에는 아무것도 뜨지 않았다. A 씨는 회보서를 근거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다. 지역노동위원회에선 A 씨의 손을 들어줬지만, 중앙노동위원회는 화해 권고를 제안했다. 회사는 A 씨를 따로 불러 거액의 위로금과 합의금을 제시했다. A 씨는 그를 반겨주지 않을 회사로 돌아갈 자신이 없었다. 결국 합의금을 받고 회사를 떠났다.

 

◇번개탄을 피우려 했던 아내와 멍든 가족= A 씨가 회사와 사투를 벌이고 있을 때, 그의 아내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병들어 가고 있었다. 신상공개 영상이 올라온 당일, 아내는 A 씨의 범죄경력회보서를 들고 아들이 다니는 학교와 학원을 돌며 학부모들과 교직원들에게 남편의 무고함을 호소했다. 다행히 학교 측의 협조를 받아 교내에서의 공론화는 막을 수 있었지만, 아내는 혹시라도 아이가 관련 소식을 접할까 노심초사했다.

 

첫 영상이 올라온 지 이틀 뒤, A 씨의 집 주소가 공개되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네티즌들은 부동산 커뮤니티 사이트에 A 씨의 집 주소를 공유하며 “여기 강간범 산다”는 글을 퍼 날랐다. 일부는 A 씨를 찾아가 해코지를 하겠다며 위협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나도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수차례 전화에도 답이 없자 결국 A 씨는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추적 끝에 찾은 아내는 집 주변 공터에 차를 세워놓고 번개탄을 피우려고 하고 있었다. “너무 힘들어서 못 살겠다”며 오열하는 아내를 보며 A 씨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고립되기로 마음먹었다.

 

A 씨는 아내의 자살 기도 다음 날 즉시 집을 처분했다. 매매가보다 6000만 원 싼 가격이었지만, 더 이상 그곳에서 살 수 없었다. 번호판이 공개된 차도 급하게 팔았다. 대신 A 씨는 오토바이를 한 대 구매했다. 헬멧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할 수 있는 일은 배달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신상 공개 후 약 2년 뒤인 지난 3월, 경남 창원의 한 카페에서 만난 A 씨는 여전히 모자와 마스크 없이 외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옆자리에 앉은 커플이 음식 사진을 찍기 위해 휴대폰을 여기저기 돌리자 A 씨는 황급히 등을 돌리기도 했다. 그는 “아직도 인터넷에 제 이름을 치면 밀양 성폭행 가해자 영상이 나온다”며 “이런 사람을 누가 채용하겠나”고 말했다. 세상과 단절한 그의 휴대폰 통화목록에는 다른 신상공개 피해자 1명과 기자의 번호만 찍혀있었다.

 

◇“너도 ○○고 출신이지” 또 다른 피해자들= B 씨는 2024년 6월 이전까지 자신이 밀양 성폭행 사건 신상공개 대상자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살고 있었다. 그가 밀양 사건 가해자들과 함께 찍은 단체 사진이 온라인에 돌고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뿐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2004년 그는 검찰에서 최종 무혐의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전투토끼가 B 씨의 실명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그를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전투토끼는 “자수하지 않으면 가족 사진을 공개하겠다”고 경고했다. B 씨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다고 믿고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문제는 해당 게시글을 보고 뛰어든 다른 사이버렉카들이었다. 그들은 B 씨의 신상정보를 제보받은 뒤, 그의 사진과 집 주소를 경쟁적으로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과 신상정보는 수많은 사이버렉카들이 재가공해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일부 사이버렉카는 B 씨의 불기소이유서를 악의적으로 재구성해 그를 강간범으로 몰아갔다. 해당 유튜버는 불기소이유서 앞부분에 적힌 B 씨의 혐의 내용만 잘라서 공개한 뒤, 이를 B 씨의 유죄 판결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불기소이유서 뒷부분에는 B 씨에 대한 공소권이 없다는 결론과 함께 “B 씨에 대해 피해자의 진술이 전혀 없다”는 문구가 적시돼 있었다.

 

하지만 이미 이름과 사진, 주소가 공개된 B 씨의 삶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의 아내는 “혹시라도 내 사진이 공개되면 난 자살하겠다”며 이혼을 요구했고, 결국 B 씨는 아내와 헤어졌다. 공황증세도 찾아왔다. 결국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배달일을 시작했다. B 씨는 “신상공개는 조용한 살인이었다”며 “내 사진을 제보한 지인이 누굴지 끊임없이 의심하며 스스로를 고립시켰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본보가 확보한 사이버렉카 경찰 참고인 조사 진술서에는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들의 이름이 줄줄이 등장한다. C 씨는 수사기관에 의해 조사를 받거나 처벌을 받은 적이 없다. 검찰 사건기록에도 그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밀양 성폭행 사건으로 형사 처벌을 받은 가해자들과 C 씨의 유일한 연관성은 ‘밀양 D고등학교 출신’이라는 것이었다. 2016년, SNS에서 가해자 계정이라며 그의 이름과 사진이 처음 유포된 뒤 번듯한 직장을 그만뒀다. 그는 이후 수개월 동안 집에만 틀어박혀 지내면서 대인기피증이 생겼다고 진술했다.

 

E 씨를 포함한 7명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가해자로 지목된 근거는 오직 하나, 고등학생 시절 친구들과 찍은 단체 사진이었다. 어디서 어떻게 유포됐는지도 모른다. 2024년 신상공개 사태에서도 그 사진이 다시 영상 속에 등장했다. 이들은 진술서에 이렇게 썼다. “이 사진은 단지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일 뿐입니다. 그때마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 사회생활도 힘들고, 정신과 병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 용어 설명

◇사이버렉카= ‘사이버’와 차량을 견인하는 ‘렉카(레커)’차의 합성어로, 온라인 공간에서 발생한 논쟁적인 사건을 가져와 짜깁기 형태의 콘텐츠를 게시해 금전적 수익을 얻는 자를 뜻한다.

 

◇밀양 성폭행 사건=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지난 2004년 수십 명의 남학생이 울산에 있는 여중생을 1년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연루된 고등학생 중 10명은 기소되고 20명은 소년원으로 보내졌으나 단 한 명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공분을 샀다.

문화일보

 

05.07 [단독]초밥 뷔페 ‘쿠우쿠우’ 회장 부부, 이혼 후 고소·고발전···검찰, 둘 다 ‘배임죄’ 기소

 

유명 초밥 뷔페 프랜차이즈 ‘쿠우쿠우’의 김영기 회장과 그의 전 배우자인 강명숙 전 대표가 친인척이 운영하는 지점에만 가맹비·로열티 수억원을 면제해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사건은 양측이 갈등 끝에 이혼한 뒤 고소·고발전을 벌이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6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엄영욱)는 지난달 28일 김 회장과 강 전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공모해 2013년 8월부터 현재까지 강 전 대표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가맹점 11곳의 가맹비·로열티 약 4억8000만원을 면제한 혐의를 받는다. 김 회장은 2013년 4월부터 현재까지 자신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가맹점 6곳의 가맹비·로열티 약 4억2000만원을 면제해준 혐의도 있다.

 

쿠우쿠우 지분의 74%를 소유한 김 회장은 2014년 3월 직원이었던 강 전 대표와 재혼했다. 강 전 대표는 2015년 사내이사로 승진했고 2017년에는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강 전 대표의 조카가 2018년 6월 협력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의혹이 불거지면서 2019년 9월부터 김 회장 일가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쿠우쿠우는 강 전 대표를 2022년 2월 대표직에서 해임하고 김 회장과 전전 배우자 사이 아들인 김모씨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강 전 대표는 반발하며 김 회장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냈다.

 

김 회장과 강 전 대표는 2023년 3월 이혼한 뒤 법적 분쟁에 돌입했다. 같은 달 쿠우쿠우 법인은 강 전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강 전 대표도 1년 뒤인 2024년 3월 김 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1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아 보완수사에 나섰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친인척이 운영하는 가맹점이 메뉴를 시험하는 등 회사에 기여했기에 경영상 판단으로 가맹비를 받지 않았고 일부 가맹비는 현금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에게서 가맹비를 받지 않은 행위는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이라는 조세심판원 결정례와 쿠우쿠우 회계에서 현금 수입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근거로 배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경찰이 송치한 사건들 중에서 일부 가맹점의 경우 업무상 배임죄 공소시효 10년이 지나 불기소했다.

 

김 회장과 강 전 대표는 지난해 9월에도 수원지법에서 배임수재,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각각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김 회장과 강 전 대표는 2014~2017년 협력업체들로부터 뒷돈 4억1000만원을 받고 회삿돈 4억5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강 전 대표는 상고하지 않았고, 김 회장은 상고했지만 그해 11월 대법원이 기각해 형이 확정됐다.

경향신문 허진무 기자

 

05.08 출렁다리 259개

2023년 개통된 경북 영천 보현산댐 출렁다리는 관광 명소다. 길이는 무려 530m. 국내에서 두 번째 긴 출렁다리다. 화사한 봄날, 보현산댐 출렁다리는 경향(京鄕) 각지의 사투리가 들릴 만큼 관광지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출렁다리는 보현산댐 수면 위를 가로지른다. 다리 중간쯤 이르니 정신이 아득했다. 빼어난 경관에 취한 것은 잠시, 강풍에 다리가 후들거려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출렁다리는 계곡을 잇거나 강을 건너는 구조물(構造物)이다. 과거엔 구름다리, 보행교로 불렸다. 출렁다리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계기는 2018년 소금산 출렁다리(강원도 원주시 간현관광지) 개통이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당시 국내 최장·최고(길이 200m·높이 100m) 규모를 자랑하며, SNS와 유튜브를 통해 유명세를 탔다. 이후 전국에서 출렁다리 놓기 열풍이 불었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은 관광산업 활성화를 명분으로 출렁다리 건설 공약을 앞다퉈 내놨다. '국내 최장' '아시아 최고'란 타이틀을 놓고 지자체들이 무한 경쟁을 벌였다.

 

타이틀 매치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그 결과, 국내 출렁다리는 2010년 110개에서 지난해 259개로 2배 이상 늘었다. 전국 시·군·구가 226개이니, 평균적으로 기초지자체에 출렁다리가 1개 이상인 셈이다. 여기도 출렁, 저기도 출렁. 처음엔 신통방통했으나, 지금은 식상(食傷)하다.

 

출렁다리는 짜릿한 체험과 빼어난 볼거리를 제공한다. 당연히 관광객 유치(誘致)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문제는 유효기간이 짧다는 점이다. 효과는 오래가지 않고 건설과 관리·유지에 많은 돈이 든다. 전국에서 '신장개업'이 잇따르니, 구경꾼들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출렁다리의 방문객은 개장 첫해(2021년) 103만 명이었으나, 지난해 73만 명으로 줄었다. 얼마 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출렁다리는 준공 다음 해에 관광객 수가 정점을 찍고, 7년 지나면 관광객 유치 효과를 상실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출렁다리만 문제일까. 삼천리금수강산(三千里錦繡江山)에 케이블카, 스카이워크, 전망대가 없는 곳이 없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공시설물 설립 공약들이 넘쳐난다. 심지어 수천억원 드는 돔구장을 짓겠다는 후보들도 있다.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그러나.⊙

김교영 논설위원 kimky@imaeil.com

 

05.10 바다 누비는 '1만대 주차장'… 관건은 흔들리지 않게 묶는 기술

현대글로비스가 투입한 세계 최대 자동차운반선
정밀 물류 설비 집약… 中 조선소가 신조 시장 장악

/현대글로비스의 1만800대적 자동차선 '글로비스 리더호'. /현대글로비스 제공

 

자동차 운반선(PCTC)이 처음으로 ‘1만대 벽’을 넘었다. 현대글로비스가 운항에 투입한 ‘글로비스 리더’호는 소형차 기준 1만800대를 실을 수 있는 세계 최대 PCTC다. 현재까지 인도된 선박 가운데 차 1만대 이상을 싣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길이 230m, 폭 40m의 선체 안에는 14개 층의 차량 데크가 들어섰으며 전체 적재 공간은 축구장 28개 넓이에 달한다.

 

글로비스 리더호는 HMM이 발주해 인도받고 현대글로비스가 장기 용선해 운항하는 선박으로, 건조는 중국선박그룹(CSSC) 산하 광저우조선소가 맡았다. 설계도 중국 상하이선박연구설계원이 담당했다. 이에 중국 매체들은 이번 선박 인도를 두고 “중국 고급 선박 제조 능력이 새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나섰다.

 

◇ 차종 맞춘 ‘가변 데크’와 흔들림 잡는 ‘고박’이 핵심

1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PCTC는 완성차와 트럭, 건설기계 등을 싣는 전용 운반선이다. 배 내부는 층층이 쌓아 올린 주차 빌딩과 비슷하다. 컨테이너선처럼 화물을 상자에 담아 크레인으로 싣는 방식이 아니다. 선미(선박 뒤쪽)에 설치된 경사로(램프)를 통해 차량을 직접 운전해 배 안으로 넣는데 여러 층의 데크에 주차하듯 싣는다. 멀리서 보면 바다 위를 떠다니는 대형 주차장처럼 보이는 이유다.

 

그렇다고 내부 구조가 일반 주차장처럼 단순한 건 아니다. 최근 자동차운반선에는 승용차뿐 아니라 배터리 무게 탓에 중량이 나가는 전기차와 수소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버스, 트레일러, 건설장비가 함께 실린다.

글로비스 리더호가 14개 데크 가운데 5개 층을 높이 조절이 가능한 가변 데크로 만든 것도 이런 다양한 차량을 한 번에 싣기 위해서다. 규격화된 내연기관 승용차 위주로 촘촘히 싣던 기존 PCTC와 달리 차종마다 다른 높이와 무게에 맞춰 데크 간격을 조절해 적재 유연성을 높인 것이다. 상하이선박연구설계원 측은 기존 9000대급 선박 대비 차량 데크 면적을 16~20% 늘리면서 차량 1대당 운항 연료비는 8% 이상 낮췄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운반선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은 ‘고박’이다. 고박은 차량이 움직이지 않도록 묶어 고정하는 작업이다. 배는 항해 중 파도와 바람을 만나면 앞뒤, 좌우, 위아래로 끊임없이 흔들린다. 차량이 조금이라도 밀리면 옆 차와 부딪히거나 차체가 손상될 수 있다. 한 배에 1만대 넘는 차량이 실리는 초대형선에서는 이 작은 움직임도 대규모 화물 손상이라는 큰 사고로 직결된다.

 

초대형 PCTC의 기술적 난도는 여기서 갈린다. 초대형 PCTC는 단순히 차를 많이 싣는 배라기보다 많은 차를 빠르게 싣고 안전하게 고정하는 정밀한 물류 설비에 가깝다. 전기차처럼 상대적으로 무거운 차량이 늘고 대형 상용차와 건설 장비까지 함께 실리면서 층별 하중 분산과 고박 작업은 훨씬 복잡해졌다. 적재 대수보다 실제 운송 품질을 좌우하는 것은 차량을 어느 층에 배치하고 어떤 방식으로 고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광저우조선소는 이를 뒷받침하는 초대형 선체 정밀도를 확보하기 위해 얇은 강판(박판)의 열 변형 제어 기술을 동원했다. 선체 중량을 줄이면서 주차장 층수를 늘리려면 얇은 철판을 사용해야 하는데 철판이 용접 열에 뒤틀리면 차량이 층간을 이동하는 로로(Ro-Ro) 장비와 유압 시스템이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다.

 

광저우조선소 측은 “수많은 박판 구조의 열 변형을 제어하고 선체 정밀도를 오차 없이 관리해 핵심 통로인 로로 장비와 유압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선박 내부에는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방식과 항해 중 여유 동력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1450kW(킬로와트)급 영구자석 축발전기를 탑재했는데, 이 핵심 설비 또한 중국선박그룹 산하 704연구소가 개발을 맡았다.

 

◇ 車 수출 폭증이 낳은 1만대급… 건조 시장 선점한 中

1만대급 PCTC가 탄생한 건 수출할 차량에 비해 자동차 운반선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2021년부터 중국 전기차와 완성차의 장거리 해상 수출이 빠르게 늘면서 자동차 운반선 부족이 심해졌다. 선복 부족으로 운임이 치솟자 선사들은 2021~2024년 초대형 PCTC 발주에 나섰고, 이 물량의 상당 부분을 중국 조선소가 흡수했다. 해운 리서치업체 AXS마린에 따르면 2023~2028년 인도됐거나 인도 예정인 PCTC 276척 가운데 79.4%인 219척이 중국 조선소 물량이다.

 

이번 글로비스 리더호를 건조한 광저우조선소는 7000대급 선박을 반복 건조하며 공정 경험을 쌓은 뒤 8600대급을 거쳐 단숨에 1만800대급으로 선박 크기를 키워 시장을 선점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2년 전 컨테이너선 선가가 고점을 기록할 당시 수주를 늘렸으나 이후 점차 고부가 선박인 LNG 운반선 등에 집중하고 있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사 입장에서 PCTC는 주력 선종이라기보다 선가와 납기 조건이 일치할 때 도크를 채우는 보완 선종에 가깝다”고 말했다.

 

대규모 발주 물량이 잇따라 인도되면서 PCTC 시장의 공급 과잉 우려도 나온다. AXS마린은 “지난해부터 신규 발주 계약은 급감한 반면 과거 발주된 선박이 대거 인도되면서 2025년 PCTC 인도량이 사상 최대인 75척을 기록했다”며 “낡은 선박의 폐선 속도가 신조선 인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선복 과잉과 운임 압박이 커질 수 있는 상황으로, 친환경 연료 시스템 탑재와 대형화가 향후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일보 최지희 기자(조선비즈)

 

05.10 젓가락 위 소주잔 '퐁당'... 美토크쇼에서 폭탄주 원샷

대니얼 대 킴이 만든 '소맥' 한잔
지미 팰런은 "건배!" 외치며 원샷
지미 팰런 쇼에 출연해 소맥 문화 소개

 ▲한국계 미국인 배우 대니얼 대 킴(왼쪽)이 토크쇼 진행자 지미 팰런과 함께 '소맥' 건배를 하고 있다. /유튜브 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

 

미국 드라마 ‘로스트’와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 등으로 유명한 한국계 미국인 배우 대니얼 대 킴(58·한국명 김대현)이 진행자 지미 팰런(52)과 함께 한국식 ‘소맥(소주와 맥주를 섞은 술) 폭탄주’를 직접 제조한 뒤 이렇게 외쳤다.

 

둘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원샷(한번에 들이켜 마심)’을 했고, 스튜디오는 순식간에 한국 회식 자리 분위기로 바뀌었다. 한때 낯선 변방 아시아 문화로 취급되던 한국 문화가 이제는 미국 대중 문화 한복판에 들어왔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대니얼 대 킴은 지난 8일 미국 유명 심야 토크쇼 NBC ‘지미 팰런 쇼’에 출연해 자신이 참여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데헌과 한국 문화 열풍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작품에서 한의사 캐릭터의 영어 성우를 맡은 그는 “내가 자랄 때만 해도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지금처럼 ‘쿨(cool)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제는 완전히 달라져 ‘멋진 요소(cool factor)’가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대니얼 대 킴은 케데헌 역할 제의를 받았을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케데헌이) 크게 성공할 줄 몰랐다”면서 “아이들을 위한 좋은 영화로 생각하고, ‘어떻게 될지 보자’ 정도의 기대만 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케데헌과 함께할 수 있어 큰 영광”이라고 했다.

 

지미 팰런도 한국 문화 애호가임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김치를 정말 좋아한다”며 한국 식료품점인 H마트를 자주 찾는다고 밝혔고, 대니얼 대 킴은 “이제 K팝·K드라마·K뷰티·K푸드가 단순 유행이 아니라 세계 문화 현상이 됐다”고 화답했다.

 

나아가 대니얼 대 킴은 자신이 참여한 CNN 다큐 시리즈 ‘K-에브리싱’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이 시리즈는 한국 문화가 어떻게 세계적인 문화이자 현상으로 떠올랐는지 그 배경을 탐구하는 프로그램인데, 대니얼 대 킴은 “지금이 이런 프로그램을 위한 적기(適期)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소개하고, 이미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새로운 것을 찾게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지미 팰런 쇼'에 출연한 한국계 미국인 배우 대니얼 대 킴이 진행자 지미 팰런과 함께 '소맥'을 제조한 후 건배하며 원샷했다. /페이스북

 

이날 분위기는 후반부 ‘한국 술자리 문화 체험’ 순서에서 가장 달아올랐다. 스튜디오에 직접 소주와 맥주, 금속 젓가락이 등장하자 대니얼 대 킴은 입고 온 양복 재킷을 벗어 ‘준비’ 자세를 취하며 한국 특유의 ‘소맥’ 문화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인은 소주와 맥주를 섞어 먹는 소맥을 좋아합니다. 소맥을 제조하기 위해 아주 정성스러운 과정을 거치죠.”

 

대니얼 대 킴은 “한국에서는 나이가 어린 사람이 두 손으로 술을 따르는 게 예의”라며 한국 특유의 음주 예절도 설명했다. 팰런보다 나이가 더 많은 그는 “지금은 당신의 팬인 내가 당신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따르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니얼 대 킴은 맥주잔 위에 놓여진 젓가락에 소주잔을 올린 뒤 테이블을 주먹으로 ‘탕’ 내려 치면 소주잔이 맥주잔 안으로 그대로 떨어지는 소맥 제조법을 선보였다. 팰런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그대로 따라 했고, 소맥 제조에 성공한 두 사람은 함께 “건배!”를 외치며 이를 들이켰다.

 

부산에서 태어난 대니얼 대 킴은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주했다. 미국 ABC 드라마 ‘로스트’에서 배우 김윤진(53)과 부부로 출연하며 한국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최근에는 할리우드 내 대표적인 아시아계 배우이자 제작자로 활동하며 ‘한국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다.⊙

조선일보 박강현 기자

 

05.11 '양도세 중과' 첫날, 서울 매물 1500건 줄어

정부, '매물 잠김' 현실화 우려에
비거주 1주택자 규제 완화 검토

/9일 토요일 오전 9시쯤 서울 강서구청 부동산정보과 앞에 민원인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 양도세 중과 유예를 적용받을 수 있는 마지막날인 이날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하기 위한 민원인들이 오전 일찍부터 구청을 찾았다. /이정구 기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 첫날인 10일 서울 아파트 매물이 하루 만에 1500건 넘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집을 내놨던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며 ‘매물 잠김’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6914건으로 전날의 6만8495건 대비 1581건(2.3%) 감소했다. 성북구(-4.6%), 강서구(-3.6%), 노원구(-3%) 등지의 감소 폭이 컸고, 서울 25구 중 매물이 늘어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서울 전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 계약에서 허가까지 하루 만에 완결돼 매물 목록에서 빠질 수 있는 물건은 드물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 매물 급감은 거래 완료가 아니라 매도 의사를 철회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린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꼭 팔아야 했던 다주택자는 급매로 이미 팔거나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식으로 처분을 마쳤다”며 “이제 매도 유인이 사라진 만큼 당분간 매물 잠김 현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추가 매물 유도에 나서는 모양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 X에 올린 ‘매물잠김 부작용 우려에 대하여: 국민주권정부는 다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비거주 1주택자 등에 대한 토지거래허가 예외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다주택자에 한해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를 세입자 퇴거 시점까지 유예해줬는데, 이를 비거주 1주택자로 넓히겠다는 것이다.

 

◇양도세 절세 막차 오픈런… “팔 사람은 다 팔아, 이제 문제는 공급”

지난 9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강서구청. 업무 시작 전이라 민원실 셔터가 내려져 있었지만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위해 방문한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대열에 서 있던 한 부동산 중개인은 “7일 매수자가 집을 보고 8일 저녁 거래 약정서를 썼다”며 “혹시 모를 서류 미비 등을 고려해 구청 문이 열리기 전부터 대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9일은 시청·구청이 쉬는 토요일이지만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일인 만큼, 서울시와 경기도 12개 시청·구청은 토지 거래 허가 접수 업무만 진행하기로 했다.

 

/그래픽=백형선

 

◇5월 거래 허가 신청 76% 급증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8일까지 총 3273건의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접수됐다. 신청 접수가 가능한 평일 기준 하루 평균 818건으로, 하루 평균 464건이 접수된 지난달보다 76% 급증한 수치다. 3월 하루 평균(413건)과 비교하면 두 배에 달한다.

 

중과세 전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양도세 중과 재개로 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기 전에 집을 처분하려는 매도자와, 중과 이후 매물 잠김으로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질 것을 우려한 매수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 같은 ‘급매물’마저 사라지면서 이제 거래 절벽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실제로 중과 재개 당일인 10일 서울 아파트 매물은 하루 새 1581건이 증발했다. 이를 전날 거래가 무더기로 이뤄진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서울 전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 이 경우 매매 계약서 작성 전 구청의 거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이 과정에서 자금조달 내역서를 포함한 여러 서류가 필요해 하루에 이를 끝내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말인 9일까지 서울 각 구청이 문을 열고 거래 허가 신청을 받긴 했지만 직전 평일에 비하면 한산했던 편”이라며 “조건이 맞는 매수인을 찾지 못한 다주택자들이 매도를 포기하고 월세 세입자를 찾는 등 버티기에 돌입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주택자 매물 압박에 한동안 약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가격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15% 상승했다. 서울 25개 구 중 강남구를 뺀 24곳 가격이 올랐다.

 

정부도 매물 잠김 우려를 의식해 추가 대책을 예고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SNS를 통해 “근본적 제도 개혁을 앞두고 매도 기회의 형평성 관점에서 비거주 1주택자 등에 대한 토지거래 허가 예외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축소·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9일까지 다주택자에게 허용했던 것처럼 비거주 1주택자가 가진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아파트도 매수자의 전입 의무를 유예해 세 낀 집을 처분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과에 따른 매물 잠김을 완화하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1주택자 규제는 효과 제한적”

이 방안의 실효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이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은 “비거주 1주택자는 집을 팔더라도 다른 집을 구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에 매물이 순증하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현재 거론되는 고가주택 보유세 강화나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축소·폐지 등도 같은 이유로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규 공급 없이 매물을 짜내는 정책이 이미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신규 입주 물량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대출·세금 정책이 모두 매물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비거주 1주택자 매물 유도만으로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책 기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서울 주택 시장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는 가장 큰 전·월세 공급자”라며 “이들을 모두 투기 세력으로 보고 규제한다면 결국 전·월세 공급이 줄어 서민층이 피해를 보게 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의 순기능도 인정하고 매매 시장과 전·월세 시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정순우 기자 이정구 기자

 

05.12 삼성전자 노조 요구대로면, 반도체 직원 3년간 26억 성과급

정부 중재 노사협상 첫날 입장차
勞 "성과급 상한 폐지 제도화해야"
使 "특별포상할 것, 제도화는 안돼"

삼성전자 노조가 막대한 성과급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노사(勞使)가 정부 중재로 사후조정 협상에서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최승호 삼성전자노조 위원장이 11일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1일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마주한 삼성전자 노사는 ‘상한 폐지 제도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 지급’, ‘비(非)메모리 소속 직원 차등 지급’ 등 성과급을 둘러싼 3대 핵심 쟁점을 두고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최승호 위원장은 회의에 참석하면서 “회사가 (성과급 상한선 폐지와 영업이익 15% 배분) 제도화에 대한 입장이 없으면 오늘이라도 저희는 조정이 안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사측은 성과급 상한 폐지 제도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메모리 사업부 성과급으로 요구했지만, 사측은 영업이익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하고 업계 1위에 오르면 경쟁사보다 높은 성과급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래픽=양진경

 

한편 삼성전자 노조 요구대로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면 DS(반도체) 사업부의 메모리 소속 직원은 3년(2026~2028년) 동안 성과급으로만 1인당 평균 26억1210만원(세전)을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본지가 5월 1~6일 발간된 증권사 12곳 보고서의 DS 부문 영업이익 전망치를 노조 요구 방식으로 계산한 결과다.

 

2026년 영업이익 기준으로 6억9400만원, 2027년 10억5840만원, 2028년 8억5970만원이다. 작년 우리나라 정규직 근로자 3년 치 임금(5061만원×3)의 17배 수준이다. 회사는 세금분만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즉시 매도 가능, 1년 보유, 2년 보유 조건을 달아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김성민 기자  안별 기자

 

05.13 우유 늦게 주면 '아동학대'? 선 넘은 민원 공화국

나라 곳곳이 악성 민원으로 신음
학교는 '내 새끼 지상주의'로 엉망
"지각하지 말라" 하니 "정서학대"
'맛 좀 봐라'식 민원과 전쟁 벌여야

/이수지, 유치원, MBTI

 

개그우먼 이수지가 민원에 시달리는 유치원 교사를 패러디한 유튜브 영상을 보았다. “아이 MBTI가 내향형이니 비슷한 아이들과 반을 묶어 달라” “유칼립투스 성분 들어간 물티슈만 써 달라” 같은 도를 넘은 요구가 담겼다. 유치원 교사들이 “내 얘기인 줄 알았다”며 울면서 본 영상이라고 한다. 그나마 나온 사례들은 ‘순한 맛’이라고 하니 실제 현장은 어떤지 짐작할 만하다.

 

대한민국은 민원 공화국이다. 지난해 ‘국민신문고’ 등 정부 부처에 접수된 민원 숫자만 1300만건이다. 국민 네 명 중 한 명이 공식적으로 민원을 제기한 셈이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건강보험공단에 접수된 지난해 민원은 5456만건이다. 건강보험료 문의하거나 줄이려고 국민 한 명당 한 건 이상의 민원을 넣은 것이다. 그나마 다소 줄어든 수치라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민원은 공공기관과 소통하는 시민의 권리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행정의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는 중요한 제도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식을 벗어난 민원이 늘면서 여기저기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촉발한 소풍·수학여행 논란도 학교 민원 때문에 생긴 문제 중 하나다. 이 대통령은 얼마 전 “요즘 소풍도 수학여행도 잘 안 간다고 하는데 안전 사고, 관리 책임 걱정 때문일 것”이라며 “하지만 구더기 생길까 장독을 없애버리면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 문제를 교사들 탓으로 돌리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체험학습 인솔 교사가 과실치사 혐의로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아 교직을 잃을 뻔한 것은 차치하더라도, 체험학습이나 수학여행을 가면 학부모 민원이 그야말로 쏟아진다고 한다. 단순 항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사와 학교를 상대로 법적 대응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다. 박소영 교사노조 정책처장은 한 프로에서 “현장체험학습은 업무, 민원, 고소의 총집합”이라며 “구더기 무서워 장독 없애는 것이 아니라 현장은 이미 장독 안에 구더기가 너무 많은 것”이라고 했다.

 

소풍·수학여행만이 아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선 운동회 계주 선수로 뽑히지 못한 학생의 학부모가 학교에 찾아와 항의했다는 보도를 보았다. 이런 일을 한두 번 겪으면 교사들이 운동회를 하고 싶겠는가. 일부 학부모가 ‘내 새끼 지상주의’에 빠져 민원을 압박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 문제는 정당한 교육까지도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부당한 아동학대 신고에서 살아남기’는 억울한 신고로 직위 해제 위기까지 겪은 25년 차 현직 교사의 기록이다. 이 책 첫 문장은 “우유를 늦게 줘서 아동학대로 신고됐다고?”다. 정식 수사로 이어진 실제 사건이라고 한다. 이 책엔 친구를 때리고 욕하는 학생을 교실에 남겨 지도했다고 감금, 잠자는 아이를 흔들어 깨웠다고 폭행, “지각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정서학대 혐의로 신고당한 사례가 담겨 있다. 이렇게 터무니없는 신고를 당해 경찰서 다니는 교사가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까.

 

학교에 악성 민원을 넣고 고소·고발을 일삼는 사람은 소수겠지만, 그들 때문에 다수가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분명하다. 한국교총은 모호한 정서학대 기준을 명확히 하는 아동복지법 개정,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 도입, 악성 민원에 대한 교육감 맞고소 의무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은 “민원을 남발하는 사람에겐 비용 물리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기회에 정부가 ‘맛 좀 봐라’식 악성 민원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피해가 가장 두드러지는 학교에서부터 강력 대응했으면 한다.

조선일보 김민철 기자

 

05.14 425억개 팔렸다… 불혹 맞은 신라면

출시 40주년 맞아 '신라면 로제' 공개
농심 "2030년 매출 7.3조원 목표"

조용철 농심 대표가 13일 “농심의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을 60% 이상으로 확대하고, 2030년까지 매출 7조3000억원과 영업이익률 10%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날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기념한 기자 간담회에서 “올 4분기에 부산에 수출 전용 공장인 녹산2공장을 설립한다”며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 유통 채널을 확장하고, 해외 사업을 위한 물류 거점을 확보하면 이 같은 매출 목표는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작년 농심의 매출은 3조5000여억 원이었고 해외 비율은 약 40%이었다. 농심은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장과 중국 상하이·칭다오·선양 공장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음 달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농심 러시아’를 설립할 계획이다.

 

농심이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데 선두에 선 상품은 역시 신라면이었다. 신라면 브랜드의 전체 매출은 작년에 1조5400억원이었고 이 가운데 해외가 1조150억원(66%)이었다.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1991년 국내 라면 시장 1위를 차지한 이후, 줄곧 국내 최대 매출의 라면 자리를 지켜왔다.

 

조 대표는 “40년간 신라면이 올린 매출은 20조원”이라며 “이는 단순한 재무적 성과를 넘어 전 세계 소비자의 일상과 늘 함께해 왔음을 증명하는 기록”이라고 했다. 40년간 누적 425억개가 팔렸는데 봉지당 약 40m인 면발 길이를 단순 계산하면, 지구와 태양을 6번 왕복하는 길이다.

 

 

농심은 이날 신라면 신제품인 ‘신라면 로제<사진>’를 공개했다. 토마토와 크림 소스에 고추장을 더해 신라면의 매콤한 맛을 살린 라면이다. 이달 18일 한국과 일본 시장에 용기라면 형태로 출시하고 6월에 봉지 라면을 내놓을 계획이다. 다음 달에는 성수동에 체험형 매장인 ‘신라면 분식’을 선보일 예정이다.

 

조 대표는 가격 인상과 관련, “시장 상황이나 소비자 상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판단할 사안”이라면서도 “중동전쟁으로 원·부자재나 물류비 등에 굉장히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이미지 기자

 

05-14 “노래방 지하에 범인 있어요” 피해자 말에도 그대로 철수한 경찰

/청주의 한 노래방에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1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1일 청주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북 노래방 살인 사건, 1명 사망 1명 중상

중상 입은 피해자, 출동한 경찰에 진술

경찰, 노래방 출입문 잠겨 그대로 철수

 

충북 청주 노래방 살인사건 당시 경찰이 사건 현장인 노래방 내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철수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초기 대응 부실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신고 접수 약 1시간 30분 만에야 현장에 진입해 피의자와 숨진 피해자를 발견했다.

 

14일 청주흥덕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5시11분쯤 청주시 흥덕구 한 건물 지하 1층 노래방에서 60대 남성 A 씨가 함께 있던 지인 B(40대) 씨와 C(50대) 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C 씨를 숨지게 하고 B 씨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봉명지구대 경찰관들은 약 7분 뒤인 오전 5시17분쯤 건물 앞 인도에 쓰러져 있던 B 씨를 발견했다. 당시 B 씨는 흉기에 찔린 상태로 지하 노래방에서 빠져나온 직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B 씨는 병원으로 이송되기 전 경찰에 “오전 4시쯤 지인이 휘두른 칼에 찔렸다”며 “그 사람이 아직 건물 지하에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현장 지하 노래방 출입문이 잠겨 있는 것을 보고 용의자가 이미 도주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주변 수색을 진행한 뒤 오전 5시38분쯤 현장에서 철수했다. 당시 노래방 내부에는 A 씨와 또 다른 피해자 C 씨가 그대로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건물 지하에 노래방과 화장실만 있었지만, 노래방에 별도 간판이나 안내 표시가 없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또 A 씨가 “노래방”이라고 특정하지 않았고, 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후 오전 6시쯤 흥덕경찰서 형사들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들 역시 노래방 내부 진입을 시도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신고 접수 약 1시간 30분 뒤인 이때 현장 수색에 들어갔고, 내부에서 A 씨와 숨진 C 씨를 발견했다. 업주는 사건 당일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신 세 사람에게 노래방 방을 잠시 쉬는 공간처럼 내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들과 말다툼을 벌이다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A 씨가 흉기를 미리 소지하고 있었던 점 등을 토대로 계획 범행 가능성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한편 강력 사건 신고가 접수됐음에도 경찰이 현장 내부를 즉시 확인하지 않은 점을 두고 부실 대응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문화일보 김무연 기자

 

05.16 [단독] "룸살롱 갔으면 자수하라" 진상 조사 나선 강남 경찰

지구대 경찰도 접대 요구 의혹
강남署는 수사팀 물갈이 나서

/서울 강남경찰서 /뉴스1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A 지구대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유흥업소 방문 여부를 조사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A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진 경찰관 B씨가 관내 유흥업소를 찾아 접대를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B씨는 강남 지역 유흥업소 관계자에게 “사건이 발생해도 덮어줄 테니 잘하라”고 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제의 업소는 ‘20년이 넘게 운영된 강남 최고의 가라오케’ ‘손님들의 스타일, 이상형, 성격 등을 고려해 맞춰드립니다’라고 홍보해온 룸살롱. 과거 한 연예 프로그램 출연자가 범행을 저질러 체포되는 일이 발생하는 등 취객 관련 사건·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업소라고 한다.

 

B씨 의혹과 관련해 A 지구대 측은 최근 “룸살롱에 간 직원이 있다면 빨리 자수하라”며 자체 조사에 나섰다. A 지구대 관계자는 “실제 접대 등 비위가 있었는지 등 사실관계 확인을 거쳤다”며 “다만 의혹이 제기된 업소를 방문했다고 답한 직원은 없었다”고 했다.

 

강남서는 지난 2019년 경찰청이 특별 인사 관리 구역으로 지정한 경찰서다. 경찰관과 관내 업자 간 유착 비리가 이어진 탓이다. 특별 인사 관리 구역 지정 당시 일명 ‘버닝썬 사태’로 강남서 경찰관과 유흥업소 간 유착 의혹이 실제로 불거졌다. 당시 비위 의혹이 제기된 경찰청 소속 한 간부급 경찰관도 강남서에서 유흥업소를 담당하는 부서장 출신이었다. 당시 강남서가 전국 경찰서 중 비위 징계 건수 1위라는 통계가 나오기도 했다.

 

최근에도 강남서 수사팀 간부였던 한 경감이 유명 인플루언서 관련 사건을 무마하고 향응과 금품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강남서는 지난 8일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나 비강남권 경찰서 수사 경력자 등을 지원 조건으로 하는 ‘수사·형사과 보직 공모’를 내고, 수사과를 사실상 해체하는 수준의 물갈이에 나섰다. 지난 12일에는 경정급 정기 인사에서 수사·형사과장이 모두 교체됐다.

조선일보 김도연 기자

 

05.16 강남역 사건이 바꾼 15세 여중생의 삶… "여자라서 살해? 10년 지난 지금도"

10주기 맞은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당시 중학생, 성평등 외치는 대학생으로
"편안한 사회 됐나" 여성 시민들 회의적
여성 위협하는 폭력 범죄 위험성 그대로

/강남역 살인 사건 10주기를 앞둔 6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 설치한 질문판에 시민들이 자신의 생각을 포스트잇에 적어 공유하고 있다. 박지연 인턴기자

 

"살해를 당했다고? 여자라서?"

2016년 5월, 중학생 박진선(당시 15세)은 이 해괴한 일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사건은 벌써 며칠째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20대 여성이 죽었다. 서울 서초구의 평범한 술집 건물 1층 남녀공용 화장실에서. 범인인 남성은 숨어 있다가 무고한 여성을 살해했다. 피해자보다 앞서 남성 6명이 화장실을 이용했지만 그때까지는 아무 일이 없다가 첫 여성이 들어오자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어른들은 이 사건을 '정신질환자의 일탈 범죄'라거나 '원인 없는 묻지마 범죄'라고 했다. 가해자가 조현병을 앓은 데다 여성과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이라는 게 이유였다. 다만 가해자가 "(평소) 여성들에게 피해를 입어 범행을 했다"고 진술한 대목에서 진선은 유독 섬찟함을 느꼈다. 딸만 둘을 둔 진선의 부모도 마찬가지였는지 애먼 진선에게 "세상이 흉흉하니 조심하라"고 더 단단히 일렀다.

 

그런데 진선은 어쩐지 이 모든 상황이 담 결린 듯 불편하고 답답하게만 느껴졌다. 게다가 이런 느낌은 분명 처음 겪는 게 아니었다.

 

"여자라서 죽을 정도로 차별받는 사회였구나"

사건 전에도 진선은 여자란 이유만으로 남자 형제·친구와 다른 대우를 받을 때면 불편함을 못 견디곤 했다. 제사 때 맏이인 진선은 음식만 준비하고 정작 본 제사엔 남자인 막내가 참여하는 게 납득이 안 돼 큰아버지에게 항의를 한 적도 있었다. 성당 미사에서 남자는 중학생까지 신부님 보조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여자는 초등학생까지만 가능하단 걸 알았을 때도 참지 않고 따져 물었다.

 

이 사건에 대한 보도를 볼 때도 진선은 왜인지 비슷한 불쾌감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자신이 예민해서 불편함을 느껴온 게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생각했다. '여자라서 죽을 정도로 차별받는 사회였구나.'

 

이 무렵 진선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불편함을 느끼는 또 다른 여성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들은 이 사건을 명백한 여성혐오 범죄로 정의했다. 그제야 평생 홀로 시달렸던 결림이 해소되는 기분을 느꼈다. 그들의 말을 더 제대로 이해하고 싶어 페미니즘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책을 찾아 읽었고, 학교 발표 숙제 주제는 꼭 페미니즘 이슈로 정해 파고들었다. 더 자라서는 성평등 사회를 실현하고 싶단 마음으로 사회·정치 전공을 지망했다.

 

사건이 벌어진 후 10년이 흐른 2026년, 정치외교학과 4학년 대학생이 된 진선은 '강남역 사건'이라 부르게 된 그 사건을 추모하기 위한 여성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광주에서 20대 남성이 일면식도 없는 여자 고교생을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전날 다른 여성 동료를 스토킹·성폭행해 고소당한 뒤 저지른 범행이었으니, 명백한 여성혐오 범죄였다. 그러나 세상은 이 사건을 '묻지마 살인'이라고 불렀다.

 

강남역 사건 때 느낀 아득한 심정이 그대로 되살아났다. 10년이란 세월이 무색하게 같은 질문을 또 꺼내야 했다. "왜 국가는 또 '묻지마 살인'이란 이름으로 여성혐오를 숨기는 거지?"

 

10년이 흘렀지만... "아직 여성은 편안하지 않다"

/강남역 살인 사건 10주기를 앞둔 6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 설치한 질문판에 시민들이 자신의 생각을 포스트잇에 적어 공유하고 있다. 박지연 인턴기자

 

강남역 사건을 기점으로 여성 폭력 범죄의 본질을 깨달은 여성은 진선뿐이 아니다. 강남역 사건 10주기를 맞아 한국일보와 심층 인터뷰를 한 여성 시민 16명은 "강남역 사건을 계기로 여성 폭력 범죄가 여성혐오적 사회 구조 때문에 발생한다는 걸 알게 됐다"고 답했다. 이들 중엔 이전까지 여성폭력 의제를 잘 모르다가 강남역 사건이 이른바 '빨간 약'(영화 '매트릭스'에서 불편한 진실을 깨닫게 하는 매개체)처럼 영향을 미친 사례가 적지 않았다.

 

반면 국가와 사회는 충분히 변하지 못했다. 여성이 살기 편안한 사회가 됐다고 느끼냐는 질문에 이들 전부가 회의적이었다. 대학생 차다희(24)씨는 "이젠 여성이 안전하고 친밀한 관계를 만들기조차 어려워졌다"고 했다. 한국여성의전화 '2025년 분노의 게이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남성 파트너에 의한 여성 살해 보도는 최소 137건, 살인미수는 최소 252건에 달했다. 최소 22시간 30분마다 여성 1명이 생명을 위협받는 수준이다.

한국일보 최은서 기자

 

05-18 [속보]“사실상 파업어렵다” 법원 ‘삼성 노조 위법쟁의 가처분’ 일부 인용

/지난 4월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삼성전자가 노동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일부 인용했다. 안전보호시설 및 시설 손상 방지, 제품 변질 방지를 위해 인력을 평상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함에 따라 사실상 파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수원지법 민사31부(신우정 부장판사)는 삼성전자가 지난 4월 16일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 2개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채무자들은 쟁의행위 기간 중 안전보호시설이 평상시(평일 또는 주말·휴일)와 동일한 정도의 인력, 가동시간, 가동규모, 주의의무로써 유지·운영되는 것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거나 소속 조합원들에게 그와 같은 행위를 하게 해선 안 된다”고 결정했다.

 

또 “채권자가 보안 작업으로 주장하는 작업시설 손상 방지 작업, 웨이퍼 변질 방지 작업 등이 쟁의행위 전 평상시와 동일한 정도의 인력, 가동시간, 가동 규모, 주의의무로써 수행되는 것을 방해하거나 소속 조합원들에게 그와 같은 행위를 하게 해선 안 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초기업노조와 최승호 위원장에 대해 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점거하는 행위와 시설에 잠금장치를 설치하거나 근로자의 출입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이는 사실상 사측의 요구를 상당 부분 받아들인 것으로, 노조의 파업에 제약이 가해지게 됐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부터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정부 중재로 성과급 갈등을 둘러싼 총파업 이전 마지막 협상에 돌입한 상태다.⊙

문화일보 유현진 기자

 

05-19 삼성 적자 사업부도 인당 성과급 10억… 산업계 ‘N% 청구서 공포’ 확산

■ ‘노조 우위시대’의 그늘

사측대로 해도 메모리부문 17억

무임승차·도덕적 해이 등 악영향

섣부른 타결로 마무리땐 대혼란

중기·공공부문까지 확산될 경우

美 디트로이트 몰락 재현 가능성

/“파업 막아야 나라가 산다”

 

삼성전자 노사 2차 사후조정이 재개된 19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 총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백동현 기자

 

총파업 위기를 앞두고 삼성전자 노사가 진행 중인 성과급 협상이 ‘섣부른 타결’로 마무리될 경우 대한민국을 경제대국의 반열에 올려 놓은 핵심 가치인 성과주의 원칙을 무너뜨려 산업계 전반의 대혼란을 불러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 요구대로 적자 사업부에 대한 수억 원대 성과급이 이번 협상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이 같은 요구가 타 업종은 물론이고 중견·중소기업과 공공부문까지 확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제2·3조) 시행으로 노조의 쟁의 범위가 확대되고 파업에 대한 사측의 손해배상까지 제한된 상황에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노조 우위의 사회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 중재로 진행 중인 사측과의 성과급 협상에서 적자 상태인 시스템LSI(설계)·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성과급을 최대한 많이 주기 위한 안건을 고집하고 있다. 노조는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해 이 중 70%를 반도체(DS) 부문 전체에 똑같이 나눠주고, 나머지 30%는 실적에 따라 사업부별로 차등 지급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영업이익의 9∼10%를 재원으로 활용하되 부문 전체 60%, 사업부별 40%로 나누자는 안을 내놓고, 3년간 유지하자는 안을 제시했다.

 

증권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346조 원으로 추산된다. 이를 토대로 3년간 성과급을 사측안을 바탕으로 계산하면 흑자인 메모리사업부는 직원 한 명당 평균 약 17억4000만 원, 적자인 시스템LSI·파운드리사업부 직원들도 평균 9억9000만 원을 받을 전망이다.

 

 

재계는 이처럼 적자 사업부에 과도한 성과급을 지급하면 ‘무임승차’ 모델을 양산하고, 도덕적 해이를 유발해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적자 사업부 직원들에게 수억 원대 성과급을 지급하기 위해 부문 전체 성과급 비율을 높일 경우 ‘임직원 동기부여’라는 성과급의 본질적 기능이 사실상 형해화되기 때문이다.

 

삼성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거세다. 스스로를 반도체연구소 소속이라고 밝힌 한 직원은 블라인드 게시판에 “만년 적자를 내는 시스템 LSI, 파운드리가 부문 재원으로 메모리와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을 받아가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정작 열심히 일한 사람들을 제대로 챙겨주려면 최소 부문 30%, 사업부 70%는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자동차·HD현대중공업·삼성바이오로직스·카카오 등 산업계 전반으로 영업이익 N% 성과급 지급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 줄파업 우려는 물론 산업계 전반의 인건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 신규 채용 축소와 고용 불안 등 부작용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국 자동차 산업 몰락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레거시 코스트’(Legacy Cost·누적 고정비 부담)가 우리나라에서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레거시 코스트란 노사 협상 과정에서 누적된 임금·성과급·복지 비용이 기업의 수익성과 경쟁력을 장기적으로 압박하는 구조를 뜻한다.⊙

문화일보 김호준 기자

 

05-20 “내가 상위30%부자?” 서민인줄 알았던 천만명 대혼란

/AI 생성 이미지

 

국민 70%를 대상으로 한 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신청이 시작된 가운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시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과거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때보다 대폭 깐깐해진 소득 기준 탓에 현장 곳곳에서는 빈손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속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정부 등에 따르면 이번 2차 지원금 지급 대상은 소득 하위 70%(약 3600만 명)로 책정됐다. 전 국민의 90%가 혜택을 받았던 소비쿠폰 지급 당시와 비교하면 수혜 대상자가 1000만 명 이상 급감한 수치다. 정부는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대상을 선별하고, 고액 자산가를 추가 배제하는 방식으로 지급 대상을 확정했다.

 

현장의 혼란은 훌쩍 높아진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 기준에서 비롯됐다. 1인 가구 직장가입자의 경우 과거에는 건보료 22만 원(연봉 약 7300만 원) 이하면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으나 이번에는 13만 원(연봉 약 4340만 원) 이하로 문턱이 크게 높아졌다. 지역가입자 1인 가구 역시 22만 원에서 8만 원 이하로 기준이 강화됐다.

 

특히 고액 자산가 배제 기준이 과거와 동일하게 유지되면서 형평성 논란도 인다. 정부는 재산세 과세표준 12억 원(시세 30~40억 원 수준) 또는 금융소득 2000만 원 초과 가구를 제외했다. 금융소득 2000만 원은 연 2% 기준 예금 10억 원, 배당수익률 2% 기준 투자금 10억 원가량을 굴려야 나오는 규모다.

 

그러나 이는 수십억 원대 아파트나 9억 원가량의 예금이 있어도 뚜렷한 근로 소득이 없어 건보료가 낮게 묶인 자산가는 지원금을 챙길 수 있는 구조라는 의미다. 건보료를 원천징수 당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역차별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신청 첫날인 전날부터 전국 행정복지센터에서는 혼선이 이어졌다. 건강보험료 기준 초과로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안내를 받은 시민들이 당혹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시민은 “빚도 많고 지극히 평범한 서민인데 건강보험료 초과로 지원금을 못 받는다니 말도 안 된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한편 이번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은 다음 달 3일까지 진행되며 지원금은 8월 31일까지 사용해야 한다. 기한 내 사용하지 않은 잔액은 소멸된다. 선정 결과나 지원 금액에 이견이 있을 경우 국민신문고와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이의신청할 수 있다.⊙

문화일보 임정환 기자

 

05.21 삼전 특별성과급 자사주로... 메모리 1인당 6억원 추산

노사, 총파업 90분 남기고 성과급 협상 '잠정 합의'
사업 성과 10.5%를 특별성과급으로
노조, 총파업 유보... "22~27일 합의안 찬반 투표"
성과급, 향후 10년 상한 없이 지급... 주식 3분의 1은 즉시 매각 가능

/20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왼쪽부터)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한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뉴스1

 

삼성전자 노사가 21일로 예고됐던 총파업을 90분 앞두고 극적으로 성과급 협상을 타결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생산 차질뿐 아니라 공급망과 수출 타격 등 최대 100조원가량 피해가 우려되던 대규모 파업 사태는 피했다. 지난 3월 18일 노조의 총파업 계획이 확정된 지 63일 만의 일이다.

 

노사 교섭을 중재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쟁점이던 분배 방식을 두고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서 해법을 찾았다”고 했다. 노사 양측은 핵심인 OPI(초과이익성과급)의 경우 상한 유지 등 기존의 지급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상한이 없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추가로 10년 간 지급한다. 올해부터 3년 간은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200조원을 넘고, 2029년부터 2035년까지는 100조원 달성시에 지급된다.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지급되고 매각 제한 조건이 붙는다. 재원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 성과의 10.5%’로 합의됐다.

 

사업부별 배분 비율과 관련해서는 4(반도체 전 부문)대 6(사업부)으로 최종 결정됐다. 다만 이 경우 적자 사업부 역시 수억 원의 성과급을 수령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적자 사업부에 대해선 공통 지급액의 60%만 지급하는 패널티를 주기로 했는데, 이는 2027년부터 적용된다. 노조는 합의안에 대해 22~27일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찬성이 50%를 넘기면 합의안이 최종 확정되지만, 반대가 많으면 다시 파업 위기를 맞게 된다.

 

이번 합의가 성과급 관련 갈등의 끝이 아니란 지적도 나온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노란봉투법에 따라 하청 노조도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돼 성과급 문제가 다른 하청·협력업체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업 성과의 10.5%를 특별 성과급으로… 현금 아닌 주식 준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번 합의로 최소한의 방어선은 지켰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OPI(초과이익 성과급)의 상한을 연봉의 50%로 유지 등 수성하는 데 성공했다. 특별경영성과급이란 이름으로 또 하나의 성과급을 지급하게 됐지만, 영업이익 100조~200조원 달성이라는 조건을 붙였다. 이는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지급되고 매각 제한 조건이 붙는다. 지급된 주식의 3분의 1은 즉시 매각이 가능하고 3분의 1은 1년 뒤, 나머지 3분의 1은 2년 뒤 매각이 가능하다.

 

노조 역시 기존 요구안을 모두 얻어내지는 못했지만 특별경영성과급을 제도화하고, 합의의 유효 기간을 10년으로 정하는 성과를 만들었다. 초기업 노조는 과반 노조 지위를 획득한 뒤 상급 단체 없이도 사측과 대등하게 협상했다는 명분도 얻었다.

 

당초 20일까지 노사 합의를 가로막은 핵심 쟁점은 ‘적자 사업부에 대한 보상’ 문제였다. 양측은 이 배분 비율을 두고 4(반도체 전 부문)대 6(사업부)으로 하기로 합의했다. 공통 재원에 해당하는 부문 몫이 내려갈수록 사업부별 격차가 커진다.

 

문제는 이 경우에도 적자 사업부 직원들이 연봉보다 훨씬 많은 돈을 받는다는 것이다. 메모리 소속은 1인당 평균 6억4813만원, 공통 조직은 5억908만원, 파운드리·시스템LSI 소속은 약 1억8462만원을 받게 된다. 사측 관계자는 “적자인 반도체 부분까지 몇억 원씩 특별 성과급을 주는 건 불합리하다”며 “같은 논리라면 반도체 부문 외 TV·가전,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나 다른 계열사들도 비슷한 성과급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진행된 2차 사후 조정이 깨진 것도 이 때문이었다. 삼성전자 사측은 조정 불성립 후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하라는 건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 경영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며 “이 원칙을 포기할 경우 저희 회사뿐 아니라 다른 기업과 산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를 두고 중노위가 성과주의 원칙 자체가 무너질 수 있음에도 기계적 중립에 집착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양측은 이에 적자 사업부에 대해선 성과급의 60%만 지급하는 페널티를 부여하고, 대신 이를 1년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교섭 상황을 바꾼 건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통해 “노조가 적정한 선을 넘었다”고 강하게 비판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기업에는 위험과 손실을 부담한 투자자(주주)가 있고, 노동에 대해서는 정당한 노동의 대가가 보장되어야 하며, 채권자·소비자·연관 기업 생태계도 함께 보호돼야 한다”며 “일부 노동조합이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은데 그것도 적정한 선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민 공동의 몫이라고 할 수 있는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다는 것은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투자자도 세금을 떼고 당기순이익에서 배당을 받는데, (노조의 요구는) 저로서는 약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당초 삼성전자 노조는 특별경영성과급의 재원을 영업이익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사측은 영업이익에서 법인세와 세금 등을 뺀 EVA(경제적 부가가치)가 기준이 돼야 한다고 맞섰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영업이익을 직접 거론한 것이다. 양측은 결국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한다’고 합의했다. 사업성과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잠정합의서에 담기지 않았다.

 

이날 벼랑 끝 합의로 사측은 파업에 따른 반도체 생산 차질과 신뢰도 하락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하루 약 1조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협력 업체나 다른 업계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한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노란봉투법에 따라 하청 노조도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됐는데, 삼성전자는 협력 업체만 170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반도체 업계는 물론 조선·통신·플랫폼 등 다른 산업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조선일보 김아사 기자 윤상진 기자

 

05.21 "삼전 잠정 합의안 위법" 주주단체, 법적대응 예고

/21일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 총결집 집회에서 삼성전자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민경권(오른쪽) 대표가 삼성전자 노사 잠정합의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관련 잠정 합의안을 내놓은 가운데, 삼성전자 주주 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가 이를 위법으로 규정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21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인근에서 열린 잠정 합의안 반대 집회에서 “세전 영업이익의 12%를 적산 및 할당하는 노사 합의는 위법이다”며 “주주총회 결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 한 법률상 무효”라고 주장했다.

 

주주운동본부는 잠정 협의안을 비준·집행하는 이사회 결의가 상정될 경우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하고, 위법 행위 유지 청구권(가처분)을 행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다른 주주 단체인 ‘삼성전자 주주행동 실천본부’ 역시 서울 용산구 한강진역에서 잠정 합의안 반대 집회를 열고 “연봉 3000만원 이하 열악한 조건의 근로자들보다 이것이 과연 더 중요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긴급조정권을 발동해야 한다. 긴급조정권은 노동권 침해가 아니며 조국의 결단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주주단체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의 민경권 대표가 21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강혜진 기자

 

긴급 조정은 노사 갈등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과도할 때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인데 고용노동부 장관이 결정하면 30일간 쟁의 행위가 금지된다.⊙

 

05.22 삼성전자 성과급,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파업은 막았지만 산업계 후폭풍
'성과 있어야 보상' 원칙 무너져
하청 업체도 성과급 요구 봇물
주총 없이 영업익 사용도 논란
삼성 내부선 '100배 격차' 불씨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관계자들이 21일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과 삼성전자 노사 장정합의안을 비판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뉴스1

 

삼성전자 노사 간 성과급 갈등이 정부의 막판 중재로 극적 타결되면서, 한국 수출의 버팀목인 반도체 라인이 멈춰 서고 최대 100조원의 공급망 피해가 우려되던 파업 사태는 가까스로 면했다. 하지만 산업계 안팎에선 “파국은 막았지만 더 큰 갈등의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는 우려가 쏟아진다.

 

사태를 봉합하는 과정에서 삼성이 반세기 동안 고수해 온 ‘성과 있는 곳에 보상한다’는 원칙이 무너졌고, 과도한 요구라도 노조가 파업을 무기로 끝까지 버티면 관철된다는 ‘선례’를 남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성과 원칙을 고수하며 사후 조정에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예외 없는 원칙은 없다”며 노조 손을 들어줬다.

 

당장 삼성 내부는 ‘격차 보상’의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이번 합의로 같은 회사 안에서 DS(반도체) 메모리 사업부 직원은 평균 6억원에 육박하는 자사주를 받는 반면 DX(가전·모바일) 직원은 600만원 상당을 받는 데 그치게 됐다. 거의 ‘100배의 격차’다. 만성 적자인 비메모리 부서도 ‘반도체’ 타이틀을 달았다는 이유로 1억원대 중반의 성과급을 받는다. DX부문 한 부장급 직원은 “업무 분위기를 말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DX 직원들이 단체로 노조에 가입해 반대 몰표를 던지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그래픽=김현국

 

산업계도 이번 합의의 충격파를 걱정하고 있다.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영업이익의 N%’를 성과급으로 못 박는 모델을 수용하면서, 유사한 요구가 조선·통신·플랫폼 등 각 분야 대기업으로 확산할 기세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원청 상대 교섭권을 쥐게 된 하청 노조들도 가세할 조짐이다. 양대 노총은 21일 “성과의 독식은 있을 수 없다”며 하청 노동자에게도 성과 분배를 요구하는 총공세를 예고했다.

 

‘상법 위반 여부’를 둘러싼 공방도 불붙을 전망이다. 주주총회나 이사회 결의도 없이, 주주 몫인 영업이익을 노사 합의만으로 성과급 재원으로 삼는 것은 명백한 주주 이익 침해라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주주운동본부는 21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세전 영업이익의 일부를 미리 계산해 성과급으로 연동·할당하는 노사 잠정 합의는 위법”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조선일보 박순찬 기자

 

05.22 성과급 5.7억 vs 600만원… "반도체 XX들" 내부 분노 커졌다

삼성전자 '노노갈등' 골 깊어져

성과급을 둘러싼 삼성전자 노사(勞使) 협상이 총파업 90분 전에 극적 타결됐지만 전례 없는 파격 보상안에 따른 사내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잠정 합의안에 따라 사업부별 성과급이 수억 원씩 차이가 나고, 적자 사업부 직원까지 거액의 성과급을 받게 되면서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삼성전자 내부 원칙도 깨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파업이라는 눈앞의 큰불은 잡았지만, 반도체 사업부와 완제품(가전·스마트폰) 사업부는 물론, 반도체 사업부 내에서도 메모리와 비(非)메모리 직원 사이에서 ‘노노(勞勞) 갈등’의 골은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김현국

 

◇5.7억원 vs 600만원… 분노하는 DX

“반도체 XX들, 성과 못 내던 애들 우리가 끌고 간 게 몇 년인데…” “우리 박사 출신 완제품 부문(DX) 리더급 남편, 고졸 반도체 부문(DS) 생산직보다도 못 받다니 비참하다”

 

21일 직장인 게시판 블라인드와 커뮤니티에는 삼성전자 성과급 노사 합의안에서 사실상 배제된 DX 부문 직원과 가족이 분노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노사 간 잠정 합의안에 따라 삼성전자는 기존에 있던 성과인센티브(OPI·연봉의 최대 50%) 외에 DS부문에 특별경영성과급 명목으로 주식을 지급하기로 했다. 특별경영성과급은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한다. 올해 영업이익 300조원을 가정하면 메모리 사업부 직원 2만7000명은 개인당 5억6712만원의 성과급을 받게 된다. 반면 5만명에 달하는 DX 직원은 상생 명목으로 1인당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받게 된다. 메모리 사업부 직원의 약 100분의 1이다.

 

DX 부문 직원들은 “메모리 사업 경기가 좋지 않던 때 회사를 책임졌던 건 우리인데 차별받는 건 억울하다”고 주장한다. AI(인공지능) 붐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품귀와 가격 폭등으로 올 1분기 DS와 DX 부문 영업이익은 50조원 차이가 났다. 하지만 메모리 사업은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인 탓에 최근 3년(2023~2025년)을 놓고 보면 DS의 영업이익은 25조731억원으로 DX(39조6773억원)보다 적다. 스마트폰 사업부 직원은 “메모리 사업부가 성과를 낸 것은 산업 특성과 구조적 요인 덕분이지 직원들이 흘린 피와 땀의 양이 달랐던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특히 DX 직원들은 분기마다 조 단위 적자를 내는 비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 LSI) 사업부조차 개인당 2억원 가까운 성과급을 가져간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안이 성과에 따른 보상이라는 대원칙을 저버린 야합이라고 비난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이번 합의로 진짜 돈 버는 부문 대신 적자 부문까지 보상해준다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DX 내부에서 “박탈감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DX 중심으로 파업에 나서자”는 말이 나오고 있다.

 

◇ DS 내부 분열도 불가피

DS 내부에서도 수억 원씩 성과급 차이가 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비(非) 메모리 소속 직원들 사이에선 “최승호 노조위원장이 성과급으로 3억~4억원씩 받게 해주겠다면서 파업에 우리를 이용해 놓고 나아진 게 뭐냐”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또 “별 실적도 없으면서 메모리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엄청난 성과급을 받고, 큰 꿈을 품고 파운드리(위탁 생산)로 간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벼락거지가 되는 세상”이라는 불평도 나왔다. 회사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를 미래 성장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공언해 놓고 성과급에서 큰 차이를 두면 앞으로 기피 부서가 될 게 뻔하다. 파운드리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냐”는 얘기가 나온다.

 

최 위원장은 이날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조합원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잠정 합의안 투표 결과를 성적표 삼겠다”고 했다. 22일부터 27일까지 6일간 진행되는 노조 투표에선 성과급 5억~6억원을 받는 메모리 및 공통 조직(반도체 연구소 및 경영 지원 등) 조합원만 찬성표를 던져도 과반을 얻을 수 있어 잠정 합의안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선 삼성전자가 ‘영업이익의 N% 성과급’이 계열사·협력업체로 확산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회사는 성과급 지급 방식을 10년간 적용하는 것으로 제도화했지만, DS 영업이익이 2026~2028년에는 200조원 이상, 2029~2035년에는 100조원 이상 달성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올해를 제외하고 삼성전자 DS의 연간 영업이익이 가장 높았던 해는 반도체 경기가 정점이었던 2018년의 46조 5200억원이었던 만큼, 올해 성과가 AI라는 특수 상황임을 명시한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투자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2029년 이후부터는 반도체 업황이 꺾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번 합의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고 했다.

 

한편 국세청에 따르면 연봉 1억원인 메모리 부문 직원(배우자 1명, 8세 이상 자녀 1명인 3인 가구 가정)이 성과급으로 6억원을 받으면 세금 2억 3000만원을 제외한 3억7000만원어치 자사주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조선일보 오로라 기자 박순찬 기자

 

05.23 공동응원 업은 北 여자축구, 日 꺾고 첫 아시아 정상에

北 내고향축구단, AFC 여자 챔스 우승
주장 김경영 결승골 지켜내 1대0 승리
우승 확정 후 대형 인공기 꺼내들고 그라운드 돌며 세리머니...공동응원단도 환호
결승골 터트린 北 김경영, 대회 MVP 수상

대한민국 수원에서 열린 2026 AFC(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챔피언스리그 파이널스에서 한국을 찾은 북한 내고향축구단이 우승을 차지했다. 북한 여자축구팀이 이 대회 전신인 AFC 여자 클럽 챔피언십을 포함해 우승을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3일 오후 경기 수원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과 도쿄 베르디의 경기에서 내고향 김경영이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뉴스1

 

▲23일 오후 경기 수원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과 도쿄 베르디의 경기에서 국내 민간단체가 구성한 공동 응원단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뉴스1

 

내고향축구단은 23일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일본 베르디 벨라자와의 결승전에서 전반 44분 주장 김경영의 선제 결승골을 경기 막판까지 지켜내며 베르디를 1대0으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 20일 준결승에서 수원FC 위민을 2대1로 꺾고 결승에 오른 내고향축구단은 이날 정교한 패스워크와 공격력으로 이번 대회 13골 1실점을 기록한 베르디를 상대로 5백을 내세워 탄탄한 미들 블록 수비를 구축하며 선수비-후역습을 펼쳤다.

 

베르디가 전반부터 공세를 펼쳤지만 내고향축구단의 수비에 가로막혀 활로를 찾지 못했다. 결국 먼저 골을 터트린 쪽은 내고향축구단이었다. 전반 막판 베르디의 공세 속에 공을 따낸 내고향축구단은 전방에 있던 공격수에게 곧바로 롱패스를 보내 베르디 벨라자의 뒷공간을 파고들었고, 주장 김경영이 측면에서 넘어온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의 1대1 찬스에서 정확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계속해서 수세에 몰리던 내고향축구단이 기습적인 선제골을 터뜨리자 공동 응원단은 일제히 “와” 하며 기쁨의 환호성을 내질렀다.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평양 내고향여자축구단과 도쿄 베르디 벨레자의 결승전. 우승을 차지한 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박재민 스포츠조선 기자

 

도쿄 베르디는 후반전에도 공을 점유하며 공세를 폈지만 내고향축구단의 탄탄한 수비를 좀처럼 뚫지 못했다. 경기 막판이 되자 공동 응원단은 승리를 예감한 듯 ‘내고향~’을 연신 외쳤다. 우승이 확정되자 내고향축구단은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와 기쁨의 환호성을 내질렀고, 지난 준결승전에 이어 또다시 대형 인공기를 들고 나와 그라운드를 돌며 환호했다. 인공기를 들며 그라운드를 도는 내고향축구 선수단을 향해 공동 응원단은 또다시 뜨거운 환호성을 보냈다.

 

이날 열린 결승전 관중 수는 2670명에 그쳐 앞서 7000여 명이 찾았던 수원FC위민과의 준결승보다는 5000여 명 가까이 줄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내고향축구단은 우승 상금 100만달러(약 15억원)를 받는다. 대회 MVP(최우수선수)는 내고향축구단 주장이자 준결승과 결승에서 골을 터트린 김경영이 차지했다.⊙

조선일보 수원=배준용 기자

 

05.23 亞 정상 올랐지만…北 내고향 상금 100만달러 '안갯속'

전문가들 "스포츠 상금은 회색지대"
은행 송금·후원사 리스크도 변수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전에서 일본 도쿄 베르디 벨레자를 1대0으로 꺾고 창단 첫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내고향은 북한 여자 클럽팀 최초의 AWCL 우승팀으로 이름을 올렸는데, 우승의 기쁨과 함께 ‘상금 딜레마’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23일 오후 경기 수원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 도쿄 베르디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사상 첫 정상에 오른 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들이 인공기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5.23 ⓒ 뉴스1 박지혜 기자

 

22일(현지 시각) 미국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에 따르면, 내고향은 해당 대회 우승 상금인100만달러(약 15억2000만원)를 획득했다. 통상 대회 상금은 우승 후 수 주에서 한 달가량 뒤에 지급되는 만큼 내고향도 상금을 수령할 것으로 보이나, 유엔과 미국 등의 대북 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이를 북한으로 가져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핵심 쟁점은 스포츠 상금이 대북 제재의 적용 대상인 ‘소득’에 해당하느냐는 것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2017년 결의안 2375호와 2397호를 통해 북한 국적자에 대한 노동 허가 발급을 금지하고, 해외에서 소득을 올리는 북한 노동자의 본국 송환을 의무화했다. 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전문가들의 해석은 엇갈린다.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출신 다케우치 마이코는 “스포츠 상금은 승자가 경기 결과를 통해 획득한 권리라는 점에서 복잡한 문제”라며 “상금을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호주 시드니대 크리스토퍼 워터슨 연구원은 “가장 시급한 쟁점은 상금이 북한 선수들의 ‘소득’에 해당하는지 여부”라며 “해체된 유엔 북한 전문가 패널은 프로 스포츠 선수들을 이 제한 조치의 적용 대상으로 명시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경제 제재 전문가인 김세진 변호사는 NK뉴스에 “북한 스포츠팀의 상금은 군사 또는 무기 프로그램과 명확한 연관성이 없는 한 일반적으로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다”면서 “AFC와 같은 국제기구들은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지급 경로를 면밀히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상금 지급이 결정되더라도 실무적 장벽은 남는다. 다케우치는 “제3국 은행들은 유엔 제재와 미국의 달러 기반 금융 제재 위험 때문에 송금을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며 “AFC 후원사들도 북한 관련 제재 이슈에 연루됐다는 인상을 우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선수단이 국제 행사에서 상금이나 물품 수령에 막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본 축구협회는 2017년 동아시아축구연맹 여자선수권대회 결승을 앞두고 북한이 우승하더라도 상금 7만달러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북한 선수단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에서도 삼성전자가 제공한 스마트폰을 받지 못했다.

조선일보 안준현 기자

 

05.26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2026년 5월 24일 저녁 10시쯤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감사의 정원 조명 23개가 각각 하늘을 향하고 있다. / 오종찬 기자

 

서울 광화문광장에 들어선 ‘감사의 정원’은 밤에 가야 진가를 볼 수 있다. 6.25m 높이의 돌기둥 23개는 6·25에 참전한 유엔군 22국과 한국을 상징한다. 기둥 하단에는 참전국에서 기증한 석재가 포함돼 있다.

 

지난 24일 오후 8시가 임박하자 방문객 수백 명이 모여 휴대전화 카메라를 열고 조명이 켜지길 기다렸다. 이윽고 기둥 23개가 하늘로 빛을 쏘아 올렸다. 빛이 하늘의 한 점에 모이는 것 같지만 멀어서 그렇게 보이는 착시 현상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돌기둥에 새겨진 국기를 찾아 인증샷을 남겼고, 시민들은 이 조형물을 의자 삼아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빛이 왜 여러 개야?” 아이가 묻자 엄마가 답했다. “전쟁이 났을 때 우리나라에 와서 싸워준 나라가 저렇게 많아.” 효도는 어버이날에만 하는 게 아니듯, 자유를 위해 목숨 바친 영웅들은 시민들이 자주 찾는 도심 한복판에서 일상적으로 기억돼야 한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2026년 5월 24일 저녁 10시쯤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감사의 정원 조명 23개가 각각 하늘을 향하고 있다. / 오종찬 기자⊙

조선일보 /사진·글=오종찬 기자

 

05-26 [속보]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6명 사상…2명 심정지·사망

/26일 오후 2시32분께 붕괴 사고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인명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후 2시 33분쯤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현장에서 상판 일부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작업자 등 총 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현재 발견자를 중심으로 이중 2명은 심정지, 사망 상태로 알려졌다.

 

이날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로 철거현장에서 고가도로 상판 일부와 공사 잔해가 낙하하며 아래에서 작업하던 차량과 작업자 등을 덮쳐 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50대 남성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사망자도 1명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구조자들은 각각 30대, 40대, 50대 등으로 허리나 머리, 갈비뼈 등을 다쳤다.

 

/26일 오후 2시 32분쯤 붕괴 사고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인명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소방당국은 사건 접수 6분 만인 오후 2시 38분쯤 현장에 선착대를 보내 구조를 시작했다. 오후 2시 49분에 대응1단계를 발령하고 인력 62명과 장비 16대를 현장에 투입했다. 경찰도 30여 명을 투입하고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원거리 도로 통제에 나섰다. 서소문 고가차로 철거공사는 6월 초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문화일보 곽선미 기자

 

05.27 김세의 가세연 대표 구속에 … 은현장 5분간 '오열', 소재원 "사필귀정", 김수현 측 "진실 증명"

은현장 "어머니 영정 사진까지 돌아다녀"

소재원 "가짜뉴스 퍼트린 자 엄벌에 처해야"

골드메달리스트 "가세연 주장 사실무근 확인"

▲ 배우 김수현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는 가운데 유튜브 채널 장사의신 은현장(우측)이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정상윤 기자

 

유튜브 방송 등으로 고(故) 김새론이 미성년자 시절부터 배우 김수현과 사귀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 대표가 지난 26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구속되자, 그동안 김 대표와 마찰을 빚었던 인사들이 눈물을 쏟거나 "사필귀정"이라는 입장을 밝히는 등 다양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먼저 유튜브 채널 '장사의 신'을 운영하는 은현장 장신컴퍼니 대표는 이날 오후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다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환호성을 질렀다.

실시간으로 김 대표가 구속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손뼉을 치고 소리를 지르는 등 기쁨을 감추지 못한 은 대표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듯, 5분가량 눈물을 흘렸다.

은 대표는 "2년 6개월 넘게 욕을 안 먹어본 사람은 모른다"며 "하루 종일 욕 먹고, 가족까지 욕 먹고, 어머니 영정 사진까지 돌아다녔다. 이런 모습을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배우 김수현의 마음을 안다고 했는데, 하루 종일 여론의 뭇매를 맞는 심정이 어떤지 안다는 거였다"며 "나도 한강을 몇 번 갔다"고 털어놨다.

앞서 은 대표는 지난해 11월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가세연 패거리들이 저를 겨냥해 대북송금, 주가조작, 중국인설 등을 퍼뜨렸다"며 "이로 인해 심리적으로 무너져 한강을 10번 넘게 찾아갔다. 저뿐만 아니라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신상이 누출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영화 '비스티보이즈' 등으로 유명한 소재원 작가는 같은 날 SNS를 통해 "제 가짜뉴스를 유포했던 김세의가 드디어 구속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소 작가는 "제 가짜뉴스 처벌에 대해서는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고 멀지만, 반드시 가짜뉴스를 퍼트린 자는 엄벌에 처한다는 선례를 남기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세의야, 안타깝지만 너 교도소에서 쉽게 못 나올 것 같다"며 "두고 보면 알 거야. 오늘 밤 잠자리가 바뀌어서 잠도 안 오고 마음이 착잡할 텐데, 내가 더 힘들게 해서야 되겠니? 교도소에 적응할 때쯤 알게 해 줄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널 위해서 진심으로 조언하지면, 나올 생각으로 발버둥 치지 말고 그냥 교도소가 네 집이려니 생각하고 받아들이라"며 "나오려면 아주 긴 시간이 걸릴 것 같으니까"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김수현의 소속사도 입장을 밝혔다.

골드메달리스트는 27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마침내 법이 정한 절차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증명하게 됐다"며 "수사 결과, 가로세로연구소(김세의)가 김수현에 대해 제기한 각종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고인(김새론)의 카카오톡 대화는 김수현과 무관한 타인과 대화를 위·변조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고인의 음성 역시 AI 기술을 이용해 생성된 조작 자료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단정했다.

골드메달리스트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물 반포 등 및 촬영물 이용 강요), 협박 등의 혐의와 사안의 중대성이 인정돼 김세의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됐다"며 "객관적 증거에 기반해 진실을 밝혀주신 수사기관의 노력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14일 검찰에 제출한 구속영장 신청서에서 "피의자(김세의)는 별다른 진위 확인 없이 고소인(김수현)이 미성년자였던 망인(김새론)과 교제하고 성관계를 했으며, 고소인 측의 채무 변제 압박이 망인의 사망 원인이라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유튜브 방송과 기자회견을 통해 반복적으로 적시했다"며 "허위사실 적시 및 명예훼손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범행을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또한 "피의자는 망인이 주거지에서 고소인이 설거지를 하는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사진을 비롯해 고소인과 관련된 다수의 촬영물을 방송에 송출하고, '유족 측에 사과하거나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경우 추가적으로 사생활 자료를 공개하겠다'는 심리적 압박을 가했다"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증거 인멸 및 도망의 우려 △피해자·중요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 우려 등을 구속사유로 들었다.

이에 검찰은 "사건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사유가 상당하다고 인정된다"며 지난 1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6일 오전 김 대표를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서울중앙지법 부동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이날 오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경찰 단계에서 최장 10일, 검찰 단계에서 최장 20일(10+10일)간 구속수사를 거쳐 피의자의 기소 여부가 가려지게 된다.⊙

뉴데일리 조광형 기자

 

05.29 “학창시절 놀고먹다 공고 나왔는데 성과급 6억” 삼전 직원의 글

/블라인드 캡처

 

최근 삼성전자 임금협상이 노사 합의로 마무리된 가운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의 한 직원 글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해당 직원은 “학창 시절 놀고 먹고 하다가 공고 나와서 고3 때 메모리 입사 후 현재 CL3 8년 차, 성과급만 6억인데 말이 됐으려나. 자 질문받는다”라고 적었다.

 

지난 2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나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메모리야’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블라인드는 자신의 직장을 인증해야만 게시글을 쓸 수 있다. 특히 글쓴이는 “초중고 공부 안 시켜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의 경우 고졸 출신의 생산직 직원도 다수 포함돼 있다. 글쓴이 역시 그들 중 한 명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당 글에 대해 일부 삼성전자 직원들은 “제발 가만히 있어라” “너 때문에 여론 안 좋아지겠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논란의 배경에는 최근 타결된 삼성전자 노사의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있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본부는 지난 27일 조합원 투표 결과 찬성률 73.7%로 합의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잠정합의안은 영업이익(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두는 반도체 부문의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를 신설하고, 연봉의 최대 50%인 OPI(초과이익성과급) 재원을 기존 EVA(경제적 부가가치)에서 영업이익 10%로 변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잠정합의안 기준으로 연봉 1억 원 수준의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특별경영성과급과 OPI를 합쳐 최대 6억 원가량(세전)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는 약 2억1000만 원 수준, 스마트폰·TV·가전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600만 원 상당의 자사주 지급이 거론되고 있다.⊙

문화일보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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