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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토리3/ 글로벌 스타일(문화일보)2/ 2017년 01월 01일(日) 10살 스마트폰’ 얼마나 더 똑똑해질까 - 12월 15일 “美육류·햄버거 식탁 점령… 멕시코, NAFTA 뒤 비만율 3배로”

상림은내고향 2022. 11. 10. 12:30

글로벌 스토리3/ 글로벌 스타일(문화일보)2/

2017 01 01()  10살 스마트폰’ 얼마나 더 똑똑해질까

 

2007 1월 잡스 아이폰 공개 
경제·문화 등 일상 전반 대변혁 

애플 아이폰8 출시에 관심집중 
전면디스플레이·무선충전 기능 

삼성, 2월 갤럭시S8 출시 승부 
최초 AI기능 탑재폰 선보일 듯

 

2017년은 스마트폰이 탄생한 지 꼭 10년째를 맞는 해이다. 지난 2007 1 9일 고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공개한 뒤 단순 통화 도구였던 휴대전화는 음악과 영화, 인터넷, 게임 등이 가능한 스마트폰으로 진화했다. 이로 인해 세계 기업 판도나 시장뿐 아니라 문화 자체도 변화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스마트폰 시장은 정체기에 빠진 상태다. 스마트폰 탄생 10년을 맞은 2017년에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를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도약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최근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인 아이테크포스트 등에 따르면 2017년에는 새로운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쏟아져 나오면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예정이다. 특히 2017년 버튼을 없앤 전면 디스플레이, 무선 충전 기능, 커브드 스크린 등이 스마트폰의 주류 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만큼 스마트폰이 더 인체 공학적인 형태로 진화하는 것이다. 또한 인공지능(AI)이 탑재되면서 스마트폰의 비서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이 보다 더 스마트해지면서 사용자들의 편의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스마트폰을 탄생시킨 애플은 ‘특별한 10주년 아이폰’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져 2017년 새로 출시할 아이폰 8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탑재한 전면 디스플레이 구조에 무선 충전 기능이 담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갤럭시 노트7 발화 사건으로 불명예를 안은 삼성은 2017 2월에 갤럭시 S8을 출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 가장 먼저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이 AI 플랫폼 개발사 비브 랩스를 인수한 상황이어서 갤럭시 S8에는 처음으로 AI가 탑재될 것이 확실하다. 애플이 스마트폰 최초의 AI 비서인 시리의 기능을 개선하고 있어 AI 기능을 둘러싼 양사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애플과 삼성 양대 체제에 대한 도전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탈락했던 노키아가 2017 1분기 방수·방진 기능과 구글 데이드림의 가상현실(VR) 플랫폼 지원 기능을 갖춘 P1을 들고 시장에 복귀한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자체 스마트폰인 서페이스를 출시하며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화웨이와 원플러스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중저가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스마트폰을 내놓는다. 화웨이는 P10에 초음속 지문 검색 기능, 커브드 디스플레이, 듀얼 카메라를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고, 원플러스도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고기능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01 01  볼셰비키 혁명 100주년…러시아 정부의 딜레마

 

푸틴, 舊소련에 긍정 입장 불구  
안정 중시…급진혁명 칭송 못해
 

 

2017년은 공산주의의 이념적 바탕을 제공한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출간된 지 150,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25년 전 소련이 무너지면서 러시아 혁명은 사실상 실패로 끝났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혁명의 유산에 대한 재평가와 논쟁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최근 뉴스위크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일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 100주년을 맞아 문화부 장관에게 이를 기념할 행사를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 러시아 혁명 100주년은 소련 최초의 국가원수이자 혁명가였던 블라디미르 레닌(18701924)이 집권한 지 100년이 된 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로마노프 왕조가 무너진 지 100년이 된 해이기도 하다. 푸틴 대통령은 이 두 이벤트를 준비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 러시아 정부가 볼셰비키 혁명을 긍정하는지 부정하는지에 대한 입장은 여태껏 분명하게 표명하지 않고 있다. 100주년의 의미가 로마노프 왕조의 몰락을 가리키는 데 중점이 있는지 볼셰비키 혁명을 기리는 데 중점이 있는지도 정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 혁명은 1905년 제1차 혁명과 1917년의 3월 혁명, 그리고 11월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통해 완성되며 소련체제가 성립됐다. 이후 1991 12 21일 사회주의 국가의 중심 격인 소련이 해체되면서 러시아를 비롯한 15개 공화국으로 분열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러시아 혁명에 대한 러시아 현 정부의 입장과 관련, “푸틴 정부는 당시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혁명이 비극이었는지 승리였는지 평가하기 애매한 딜레마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이끌고 군사적, 과학적 발전을 이룬 옛 소련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급진적이었던 레닌의 혁명에 대해 기념하는 것은 그의 평소 정치철학과는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이념적 성향을 떠나 전 세계적인 고전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의 유력 주간 잡지 뉴요커는 ‘카를 마르크스, 어제와 오늘(Karl Marx, yesterday and today)’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조너선 스퍼버 등 마르크스가 오늘날엔 적합하지 않다고 평가하는 학자들도 있지만 여전히 그의 이론이 유효하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뉴요커는 유물론적 시각으로 계층 간 갈등을 분석한 마르크스의 철학이 “인간의 자유에 기여했다”며 “마르크스는 세계가 보다 이성적이고 명료하길 바랐다는 점에서 계몽적인 사상가였다”고 평가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01 12 퇴임 앞둔 오바마가 사랑한 음악은… 비욘세의 ‘I was here“후회 없이 떠나겠어요”

 

 

음악으로 국민과의 소통 시도
스티비원더 노래 대선에 사용
운동할 때는 ‘블랙아이드피스’

 

버락 오바마(사진) 미국 대통령은 오는 20일 퇴임을 앞두고도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미 국민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그의 인기 비결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소탈한 소통의 자세다. 오바마 대통령은 딱딱한 정치적 의제를 통해서뿐만이 아니라 자신이 즐겨 듣는 음악을 통해서도 국민과의 소통을 시도해왔다.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백악관을 떠나는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공개했던 선곡 리스트 중 ‘베스트 리스트’들을 뽑아 소개했다. 그간 오바마 대통령은 1970~1980년대를 풍미한 리듬앤드블루스(R&B) 그룹 템테이션스부터 시작해 오늘날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비욘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수의 노래를 추천했다. 공개된 리스트만 해도 대선 캠페인용, 취임식용, 운동할 때 듣는 음악, 휴가지에서 듣는 음악 등 다양하다. 타임은 “그(오바마 대통령)가 음악에 있어서 훌륭한 취향을 가졌다는 것만큼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평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소개한 유명한 곡 중 하나는 스티비 원더의 ‘사인드, 실드, 딜리버드(Signed, Sealed, Delivered)’다. 그는 2012년 재선에 도전할 당시 대선 캠페인에 사용하는 음악으로 이 곡을 포함한 41곡의 리스트를 공개했다. 흑인 시각장애인 가수인 원더는 미국 사회에서 희망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상징적 존재인 동시에, 오바마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지자이기도 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축하곡으로도 쓰일 만큼 그가 사랑하는 곡이다. 

비욘세의 ‘아이 워즈 히어(I was here)’를 통해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9·11테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이 곡은 ‘이 세상을 떠날 때 후회 없이 떠나겠어요. 기억할만한 무언가를 남겨요. 사람들이 잊지 않도록’ 등의 가사를 담고 있어, 더 좋은 세상을 염원하는 마음을 국민에게 전달했다. 이 외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블랙 아이드피스의 ‘레츠 겟 잇 스타티드(lets get it started)’ 등 활기차고 젊은 감각의 노래를 운동할 때 듣는 음악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음악에 대한 사랑은 실제로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주 마크 브레진스키 전 스웨덴 주재 미국 대사에게 “(세계적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스포티파이에서 직업을 구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농담한 바 있다. 이에 스포티파이 측도 ‘선곡 대통령’을 맡을 사람을 구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한 구인글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하며 재치있게 대응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01 26  무도회 드레스, 국정방향을 연설하다

美 대통령 취임식… 퍼스트레이디 패션의 정치학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가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 무도회에서 퍼스트레이디들이 착용한 드레스들은 세간의 관심을 모으는 이야깃거리다. 퍼스트레이디가 무도회에 입고 나오는 드레스는 단순한 드레스에 그치지 않고 남편인 대통령의 국정 방향이나 철학을 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역대 퍼스트레이디들이 취임식 무도회에서 입은 드레스들은 새로 들어선 행정부의 정치적 성향은 물론 퍼스트레이디의 어젠다를 전하는 역할을 해왔다.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취임식 무도회에서 퍼스트레이디인 낸시 레이건은 22500달러( 2626만 원)에 달하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나왔다. 할리우드 배우 출신답게 어깨끈이 하나만 달린 흰색 드레스였다. 퍼스트레이디가 어깨끈이 하나만 있는 드레스를 입은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낸시 여사의 화려한 드레스는 강한 미국을 선언한 레이건 대통령의 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1977년 지미 카터 대통령 취임식에서 퍼스트레이디인 로절린 카터는 취임식 무도회를 위해 새로 만든 것이 아닌, 자신이 이미 두 차례 입었던 드레스를 다시 꺼내 입었다. 이는 1970년대 석유파동으로 불황에 허덕이던 미국민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또 소박하고 검소했던 카터 대통령의 인생을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F 케네디 대통령 암살로 대통령직을 승계한 린든 존슨 대통령의 퍼스트레이디인 레이디 버드 존슨은 화사한 노란색 드레스를 입었다.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으로 상실감에 빠진 미국인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메시지로 호평받았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 취임식 무도회에서 ‘황제의 색’으로 불리는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나왔다. 이는 향후 대선 가도에 뛰어들고자 하는 자신의 의지를 은연중에 나타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셸 오바마가 199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무도회에서 착용한 흰색 드레스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방향을 가장 잘 드러낸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극찬받았다. 특히 대만 출신의 동성애자 남성 디자이너인 제이슨 우의 옷을 고름으로써 오바마 대통령의 대내외 정책이 인종화합적 개방주의로 흐를 것임을 시사하는 ‘의복 외교’라는 격찬을 받았다. 또 흰색을 통해 오바마 시대의 밝은 미래를 예고했다는 평도 받았다. 

유명 디자이너들이 드레스 제공을 거부했던 멜라니아 트럼프가 20일 취임식에 입은 드레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멜라니아 트럼프는 취임식에서는 패션업계에서 아메리카 드림을 일군 랠프 로렌의 파란색 드레스를 입었고, 취임식 무도회에서는 프랑스 이민자 출신으로 뉴욕에서 활동 중인 무명 디자이너 에르베 피에르의 흰색 드레스를 착용했다. 유럽 디자이너를 선호하던 멜라니아 트럼프는 이날만큼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맞게 미국인 디자이너의 드레스를 골랐다

 

02 24 腦 특정세포 활동성 떨어뜨려 ‘기억 골라 지우는 시대’ 온다

 

加토론토대 연구팀 논문 발표 

쥐의 뇌 일부 비활성화했더니 
전기충격 후에도 평온한 반응 

다른 기억에는 아무 영향 없이 
PTSD
등 치료에 활용 가능성 
실제 적용땐 윤리적 논란 일듯

 

영화 ‘이터널 선샤인’에서 헤어진 연인에 대한 기억을 지우던 남녀의 이야기가 머지않아 현실에서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캐나다 토론토대의 시나 조슬린 신경과학 박사는 트라우마가 된 특정 기억만을 뇌에서 지울 수 있는 원칙을 입증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18일 조슬린 박사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차 총회에 참석해 실험 쥐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공포 기억 생성과 회상에 영향을 주는 엔그램 간의 경쟁(Competition between engrams influences fear memory formation and recall)’이란 논문에 공저자로 참여한 조슬린 박사는 연구진이 뇌 안의 특정 세포에 특정 기억들이 저장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이 세포들에서 일어나는 활동을 감소시키면 마치 기억을 지운 것처럼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셸 공드리가 감독한 영화 이터널 션샤인(원제,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에서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즐릿)에 대한 아픈 사랑의 기억을 지우려는 조엘(짐 캐리)의 노력이 실제로도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연구진은 전기 충격과 함께 특정 소리를 경험한 쥐들이 해당 과정을 거친 후에도 소리에 반응하는지를 관찰했다 

실험 결과, 기억이 저장된 뇌의 특정 부분을 비활성화하는 과정을 거친 후엔 실험쥐들이 전기충격에 동반됐던 소리를 들어도 평온하게 반응했다. 조슬린 박사는 “우리가 기억을 켜고 끌 수 있게 된 셈”이라며 “문제가 되는 기억이 있다면 신체 전체나 뇌 전체를 겨냥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즉 특정 기억을 생성하는 신경세포만을 제거하면, 다른 기억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고도 해당 기억을 지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연구가 인간에게 적용된다면 거센 윤리적 논란이 예상되는 만큼, 조슬린 박사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이번 발견은 언젠간 사람에게서도 트라우마를 지워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치료할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면서 이 기술이 PTSD를 앓고 있는 퇴역 군인 등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서만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에서처럼 헤어진 연인에 대한 기억을 지우는 등 일상의 좋지 않았던 기억들을 지우는 데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우리는 모두 실수로부터 배운다”며 “만일 우리가 실수한 기억을 모두 지운다면 무엇으로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막을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03 09 “이것이 미래의 실루엣”… 몸매 왜곡 의상 보여 주목

 

패션브랜드 ‘꼼 데 가르송’

패션 브랜드 꼼 데 가르송이 지난 7일 막을 내린 2017 파리 패션위크에서 모델들의 몸매를 과장하고 왜곡시키는 의상(사진)을 선보여 화제를 뿌렸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꼼 데 가르송의 설립자이자 세계적인 디자이너 가와쿠보 레이(74)는 지난 4일 “미래의 실루엣(The future of the silhouette)”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2017 꼼 데 가르송 F/W 컬렉션에서 모델들의 몸매를 알아볼 수 없는 오버 사이즈 의상을 선보였다. 모델이 입고 나온 의상들은 어깨, 가슴, 엉덩이 등의 부분이 원래 몸매보다 과장됐다. 동시에 어깨는 등 뒤로 돌아갔고, 가슴은 옆쪽으로 내려와 있었으며 엉덩이도 허벅지 뒤에 붙어 있어 모델의 몸매 자체를 왜곡시켰다. 또 얼굴 부분에만 구멍이 뚫려 있고 목과 팔을 뺄 수 있는 구멍은 막힌 의상도 볼 수 있었다. 모델들의 머리 스타일도 철사를 말아 놓은 모양으로 연출해 특이한 분위기를 더했다

NYT
는 꼼 데 가르송의 이번 의상들이 옷장보다 공사장에 더 잘 어울린다고 전했다. 의상을 소재로 실크나 캐시미어 등 전형적인 옷의 소재가 아닌 절연제, 알루미늄 포일, 갈색 종이 포장지 등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커다란 갈색 종이를 둥그렇게 구기거나 절연제를 여러 겹 겹쳐 특이한 스타일을 완성했다. 일각에서는 꼼 데 가르송의 의상을 두고 “옷이 아니라 가구에 가깝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가와쿠보는 독특하고 창의적인 작품을 만드는 디자이너로 유명하다. 가와쿠보는 최근 몇 년간 미의 기준에 대한 정의와 의상의 본질에 대한 생각을 밝혀 왔다. 그는 “디자인에 관해 기존의 가치,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미의 기준을 부정하면서 새로운 생각을 추구해왔다”며 “나에게 가장 중요한 표현 기법은 퓨전, 불균형, 미완, 제거 등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가와쿠보의 이번 작품 역시 미래의 실루엣이라는 주제처럼 다음 세대의 새로운 미적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WP는 전했다

한편 가와쿠보가 지난 35년간 디자인한 의상이 5월부터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세계 3대 박물관의 하나로 꼽히는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생존해 있는 디자이너의 전시회를 마련하는 것은 1983년 프랑스 출신의 이브 생로랑 이후 두 번째이자 여성 디자이너로는 최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03 23  런웨이 사로잡은 ‘70代 모델’… 뉴질랜드선 56세 속옷모

 

최근 열린 4大 패션위크에서
50
代 이상 21명 등장해 화제

“늙어가는 현실 받아들여야”
일각 “베이비붐 겨냥 상술”

 

젊은 여성 모델의 전유물이었던 패션쇼 무대에 중장년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세계 4대 패션위크에서는 50대 이상의 모델(사진)이 과거에 비해 대거 등장하면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17
일 허핑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3월 초까지 이어졌던 2017 뉴욕·런던·밀라노·파리 패션위크에서 등장한 50대 이상 모델은 총 21명이다. 이는 50대 이상 모델이 5명이었던 2016 S/S(봄·여름) 패션위크보다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2017 F/W(가을·겨울) 패션위크는 최근 들어 가장 많은 ‘고령’ 모델이 참가한 패션위크로 평가받았다. 50대 이상 모델의 증가는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젊게 사는 중장년층의 미적 욕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패션쇼는 더 이상 젊고 마른 사람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을 대표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 런웨이에 중장년 여성 모델을 등장시키는 것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베이비 붐 세대를 겨냥한 상술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번 패션위크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무대는 런던 패션위크의 디자이너 시몬느 로차의 컬렉션이다. 그는 손녀에서 할머니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의상들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그의 무대에는 배우이자 모델인 73세의 베네데타 바르지니를 비롯해 1960년대부터 모델 활동을 했던 72세 얀 데 빌르누브, 53세 모델 마리 소피 윌슨이 등장하며 관심을 모았다. 로차는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을 위한 무대를 만들고 싶었고, 그것을 이번 무대에서 반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밀라노 패션위크에서도 돌체앤가바나는 50대 여성이 어린 딸의 손을 잡고 나오는 무대를 연출했으며, 파리 패션위크에서는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73)가 직접 자신의 무대에 서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은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지난주에 개최된 멜버른 패션 축제에서 호주의 유명 모델인 루 케니(58)가 모든 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고 전했다. 그는 모든 연령대의 여성이 소화할 수 있는 하얀색 상의와 검은색 치마를 입고 무대에 등장해 관객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축제 관계자는 케니를 섭외한 이유에 대해 “나이 든 사람을 대표할 모델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또 뉴질랜드 속옷 브랜드인 론리 란제리는 56세의 모델 머시 브루어를 2017 F/W 컬렉션의 대표 모델 중 한 명으로 선택하며 화제가 됐다. 론리 란제리의 창립자이자 디자이너인 헬렌 모리스는 “패션업계는 ‘젊음’에 집착하지만 우리 모두가 늙어가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밝혔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04 06 튼살도 ‘뽀샵’없이 그대로… ‘무보정 광고’ 인기

 

美유통·속옷업체 프로젝트 
다양한 체형의 모델 기용해 
일반 소비자들에 어필·호응
 

 

촬영한 모델의 사진에 어떤 수정 작업도 하지 않는 ‘무보정 광고’(사진)가 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보정을 거친 왜곡된 몸매가 아니라 현실적이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통해 새로운 미의 기준을 찾아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최근 허핑턴 포스트에 따르면 점점 더 많은 미국 기업이 모델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은 무보정 광고를 공개하고 있다. 미국 유통업체 타깃은 다양한 체형의 모델들을 내세운 수영복 광고 사진을 포토샵 등의 보정 없이 인터넷에 게재했다. 타깃은 모델 데니스 비도트의 사진에 뚜렷이 드러나는 임신 때 튼살 자국도 그대로 뒀다. 

이 광고는 SNS상에서 여성 소비자들의 많은 호평을 받았다. 타깃의 무보정 광고는 비현실적으로 마른 몸매의 소수 모델들이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을 대변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깃의 대변인인 제시카 칼슨은 “함께 작업한 모델들은 모두 자신감이 넘쳤고 체형과 사이즈에 상관없이 당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에게 보여줬다”며 “타깃은 모두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의 수영복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속옷 업체 에어리는 2014년부터 ‘진짜 몸매’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에어리는 소비자들이 기존의 획일적인 미의 기준에서 벗어나도록 다양한 인종, 체형의 모델들과 함께 무보정 광고를 만들었다. 당시 제니퍼 포일 에어리 회장은 프로젝트를 실행한 이유에 대해 “보정을 거친 왜곡된 이미지가 아닌 진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각자의 몸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에어리는 SNS 캠페인의 일환으로 소비자들이 수영복을 입고 찍은 사진들을 공유하도록 했으며 모인 수익금을 국제섭식장애협회에 기부하기도 했다. 에어리는 진짜 몸매 프로젝트를 실시한 지 1년 만에 20%의 매출이 증가하는 등 소비자들의 관심과 지지를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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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간 꾸준히 무보정 광고를 이어오고 있는 미국 유통업체 모드클로스는 이러한 광고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비자들과 기업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한다. 소비자들이 자신의 몸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될 뿐만 아니라 자신과 비슷한 모델들이 광고하는 제품을 구매하면서 기업의 매출도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허핑턴 포스트는 무보정 광고를 실시하는 기업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소비자들의 다양한 체형을 고려하고 있으며 다른 업체들도 광고 보정을 줄이는 데 동참하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04 13 “쓰레기” vs “황홀”… 또 논란속으로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시작된 영국 작가 데이미언 허스트의 전시회 ‘난파선에서 건진 믿을 수 없는 보물’(Treasures from the Wreck of the Unbelievable)에 선보인 ‘그릇을 가진 악마’. 9일 공식 전시회가 개막되기에 앞서 6일 언론에 공개됐다. ANSA 뉴시스

 

현대미술 ‘살아있는 전설’ 英 허스트, 10년만의 전시회 

‘현대미술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영국의 미술가 데이미언 허스트(52)가 블록버스터급 신작을 갖고 돌아왔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허스트는 9일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팔라초 그라시와 푼타 델라 도가나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회를 시작했다. ‘난파선에서 건진 믿을 수 없는 보물’(Treasures from the Wreck of the Unbelievable)이라는 제목이 붙은 전시회에는 200개에 달하는 작품들이 선보였다. 

허스트는 이 전시회를 준비하기 위해 수년간 두문불출하며 작품을 제작해 왔는데 투입된 비용만 5000만 파운드(약 714억 원)에 이른다. 

전시는 2000년 전 바다에 수장된 고대 유물들을 건져 올렸다는 스토리로 구성됐다. 전시장 한편에서는 잠수부들이 바다에서 이끼와 산호로 뒤덮인 보물을 발견하는 모습을 연출한 사진도 볼 수 있다. 작품들은 중국, 인도, 이집트 등 다양한 문명의 역사와 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고대 신화를 모티브로 삼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마틴 베서나드는 “전시장을 찾은 관객들은 실제 유물인지 만들어진 예술 작품인지 헷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전시된 데이미언 허스트의 ‘자녀를 삼킨 크로노스’. ANSA 뉴시스

 

허스트는 방부제 수조에 담긴 대형 상어, 몸통이 잘린 황금 소 등 기발한 상상력의 작품으로 현대미술계에 충격을 던진 문제적 작가다. 높이 2m, 길이 5m의 수조에 담긴 상어 사체 작품을 1992년 공개했을 때 미술계는 경악했고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살아있는 자의 마음속에 있는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이란 제목이 붙은 이 작품은 2004년 미국 수집가에게 1200만 달러에 팔린 이후 영국의 대표작으로 꼽히게 됐다 

이번에도 논쟁을 불러일으킬 만한 작품들이 전시됐다. 이끼가 곳곳에 덮인 18m 높이의 얼굴 없는 바다 괴물 ‘그릇을 가진 악마’를 포함해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자녀를 잡아먹은 신 크로노스를 묘사한 ‘자녀를 삼킨 크로노스’, 파라오 조각을 본뜬 ‘이름 없는 파라오’ 등을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이 밖에도 미키 마우스 모양의 산호와 영국 모델 케이트 모스를 연상시키는 이집트 여신의 동상 등을 통해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소재와 유물들을 접목하기도 했다. 허스트는 전시를 통해 보물이란 무엇이며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관객들에게 질문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늘 논란이 됐던 그의 작품은 이번에도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의 레이철 캠벨 존스턴은 “이번 전시는 우스꽝스럽다”며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와 다를 바 없다”고 혹평했다. 반면 가디언의 조너선 존스는 “흥미롭고 놀라운 상상력으로 허스트는 황홀한 아티스트가 됐다”며 이번 작품을 극찬했다. 전시는 올해 12 3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04 26  뭉크 ‘절규’ 속 하늘, 실존하는 ‘자개 구름’?

 

노르웨이 연구팀 주장  

태양광 굴절·반사되면서  
붉고 푸른 빛 뒤섞여 빛나  
“그에 엄청난 영감 줬을 것”  

“갑자기 하늘 핏빛으로 …  
피오르와 도시 위에 걸려”  
뭉크, 일기서 묘사하기도
 

 

▲  에드바르 뭉크

 

노르웨이의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1863~1944)의 대표작 ‘절규’(1893)는 인간의 내면적 불안을 캔버스에 담아낸 역작으로 꼽힌다. 양손으로 귀를 막고 비명을 지르는 인물 뒤로는 특유의 휘몰아치는 핏빛 하늘이 묘사돼 있다. 그런데 최근 이 하늘이 고통을 표현한 상상의 산물이 아닌, 노르웨이에 실존하는 희귀 구름을 포착한 것이란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BBC
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열린 유럽지구과학연맹(EGU) 회의에서 노르웨이 오슬로대 지학과 헬레네 무리 연구팀은 ‘절규’(왼쪽 사진) 속 하늘이 ‘자개구름’(오른쪽)을 묘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개구름은 진주조개처럼 분홍색과 녹색이 뒤섞여 빛나는 높은 구름을 가리키는 것인데, 실제 ‘절규’에 등장하는 하늘과 매우 흡사하게 생겼다. 자개구름은 구름 자체가 색을 가진 건 아니지만 태양광이 굴절, 반사되면서 붉고 푸른색의 빛이 뒤섞여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구름이 발생하려면 약 20~30㎞의 높은 고도, 적절한 습도, 일출 전이나 일몰 후 매우 낮은 기온 등 특수한 조건들이 갖춰져야 한다. 무리 박사는 25년 동안 오슬로에 살면서 딱 한 번 직접 이 하늘을 봤다며 뭉크도 우연히 이 현상을 목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뭉크가 ‘절규’를 그릴 때 쓴 글을 보면 자개구름을 묘사한 듯 보이기도 한다. 뭉크는 일기에 “갑자기 하늘이 핏빛으로 변했다. 나는 멈춰 섰고 극도로 피곤해져서 난간에 몸을 기댔다. 나는 불타는 구름이 피와 칼과 같은 형태로 짙푸른 피오르와 도시 위에 걸린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고 썼다. 무리 박사는 “오늘날은 대중도 많은 과학적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뭉크가 살았던 시대엔 그가 이전에 한 번도 그런 구름에 대해 접해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한 사람의 예술가였던 그에게 (자개) 구름은 엄청난 인상을 남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슬로대 연구팀 이전에도 뭉크의 작품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미 텍사스대 천체물리학과 교수인 도널드 올슨은 ‘절규’에 나오는 하늘이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섬 화산이 대폭발하면서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당시 화산 폭발로 미세한 암석 파편들이 대기 중에 쏟아졌는데 이 화산재가 전 지구 대기에 퍼져 황혼 무렵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는 것이다. 화산재는 파장이 짧은 파란빛은 사방으로 산란시키고 파장이 긴 붉은 빛만 그대로 통과시켜, 붉은 하늘이 나타나게 한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05 04 80년前 그 날… 거장의 화폭은 분노로 일그러졌다

  파블로 피카소의 대작 게르니카. 1937 4 26일 나치의 게르니카 폭격 참상이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된 것은 피카소의 이 작품 덕분이다. 레이나 소피아 국립 미술관 웹사이트

 

- 게르니카 폭격 80주년…피카소‘연민과 테러’展 

전세계서 180작품 모아 전시 
‘게르니카’ 습작들도 포함돼 
그림 구성과정 살펴볼수 있어
 

스페인 내전 중 발생한 독일 나치의 게르니카 폭격 80주년을 맞아 당시 참상을 담아낸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비롯해 그의 반전(反戰) 작품들이 전시됐다. 입체주의 화가 피카소는 작품에서 사람과 사물을 왜곡해 표현함으로써 전쟁의 참상을 더욱 직관적으로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스페인 마드리드 레이나 소피아 국립 미술관은 지난 4 5일부터 피카소의 반전 작품들을 전시 중이다. ‘연민과 테러 : 게르니카로 향하는 피카소의 작품 세계’(Pity and Terror : Picassos Path to Guernica)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회에서는 뉴욕 현대 미술관(MoMA)을 비롯한 전 세계 30여 곳에서 빌려온 180여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관객들은 ‘세 명의 무희’, ‘머리를 빗고 있는 여인’ 등 1920년대 이후 피카소의 작품들을 통해 전쟁을 겪으면서 그의 작품이 어둡고 무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피카소의 대표작 중 하나인 게르니카는 가로 7.8m와 세로 3.5m의 거대한 캔버스에서 1937 4 26일 일어난 게르니카 폭격의 참상을 담아내고 있다. 스페인 내전은 1936 2월 총선거에서 인민전선내각이 성립되자 프란시스코 프랑코 장군이 반란을 일으키면서 발생했다. 당시 나치의 아돌프 히틀러는 프랑코 장군을 지원하기 위해 폭격기를 보내 게르니카에 45000㎏의 폭탄을 투하했고, 이로 인해 1500여 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프랑코 장군은 독일 나치와 이탈리아 파시스트 정권의 지원에 힘입어 마드리드를 함락하면서 1939년 내전을 승리로 끝냈다. 작품에서 불타고 있는 집, 죽은 아이를 안고 울고 있는 여인, 부서진 칼을 쥐고 쓰러진 병사 등의 모습들은 왜곡된 형체로 표현돼 관객들에게 기괴한 느낌을 준다. 흑색과 회색 톤으로 그려진 게르니카는 전쟁과 파시스트에 대한 피카소의 분노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게르니카의 참상이 더욱 강하게 알려진 데는 피카소가 그린 게르니카의 역할이 컸다고 평가했다. 영국의 미술 비평가 조나단 존스는 “피카소는 그가 게르니카를 제작할 당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확실히 알고 있었다”며 “그는 독재자들이 거짓으로 감출 수 없는 진실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게르니카를 완성하기까지 그렸던 습작들도 전시된다. 관객들은 습작들을 통해 게르니카를 구성하고 있는 각 부분들을 따로 떼어 놓고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으며 피카소가 게르니카를 구성하고 재조합했던 과정도 알 수 있다. 크레용으로 색칠된 습작들은 게르니카에 색을 입혔다면 어떤 느낌인지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이번 전시는 오는 9 4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05 04 정규직보다 잘 버는 비정규직 등장… ‘직장의 신’ 현실로

  일본 드라마 ‘파견의 품격’. 파견의 품격 홈페이지 캡처

 

IT컨설팅·데이터 과학자 등 
파견 고용 늘어…억대 연봉도
 

몇 해 전 비정규직 파견 노동자의 삶을 그린 일본 드라마 ‘파견의 품격’을 리메이크한 한국 드라마 ‘직장의 신’이 화제 속에 방영된 가운데, 일본에서는 이 드라마에 등장했던 주인공처럼 직장에서 파격 대우를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숙련된 노동자가 절대 부족해지고 사람을 구하지 못한 일자리마저 넘쳐나자 일거리가 끊길 걱정이 없어진 전문직 종사자를 중심으로 정규직보다 후한 대접을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금융기관용 시스템 개발을 담당하던 한 50대 정보기술(IT) 엔지니어는 지난해 직장을 퇴직하고 인재파견회사에 등록했다. 그가 파견직을 시작한 후 거둔 수입은 연간 약 1000만 엔( 180만 원)으로 직장을 다닐 때보다 오히려 수입이 늘었다. 이 엔지니어는 “일거리를 골라서 할 수 있는 파견사원의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IT 인재 파견 회사 관계자는 전문성이 뛰어나면 파견사원도 정규직에 손색없는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직업 현장의 가치관이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엔지니어와 같이 전문성을 갖춘 파견직 인재들은 일본 직장사회에서 ‘귀하신 몸’이 됐다. 일본 구인정보회사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3월 일본의 IT 기술자 중도채용구인배율(경력직 구직자 수 대비 구인자 수) 8.08배로 3년 전 같은 시기의 5.66배보다 약 2.5포인트 높아졌다. 산술적으로 IT 전문가 1명당 8개의 일자리가 기다리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IT 컨설팅, 데이터 과학자 등 전문성이 높은 직종에서 파견사원 고용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자신의 취향에 꼭 맞는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노동시장에서 고용 불안에 시달리던 과거 파견사원들의 우려는 사라졌고 성과를 내면 정규직 이상의 충분한 임금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정규직의 임금에 대한 상식도 깨지고 있다. 2020년 도쿄(東京)올림픽을 앞두고 각종 건축 공사가 한창인 일본에서는 현장에 젊은 인력이 부족해 대졸 신입 사원의 임금 상승률이 선배 사원들의 상승률을 앞지르기도 한다. 중견 건설사인 타이세이(大成)건설은 최근 30대 전반의 젊은 직원들에 한해 기본급을 평균 6.7% 인상하기로 했다. 또 다른 건설사들은 입사 연차와 경력과 관계없이 기본급을 일정한 금액으로 올리기로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우수한 인재 획득 경쟁은 한층 격렬해지고 있다”며 “임금에 관한 상식은 과거의 것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05 11  英 술집의 대변신… “애들은 가라!” → “얘들아, 와라!

  영국 서퍽주 벤틀리에 위치한 커뮤니티 펍 ‘더 케이스 이즈 알터드(The Case is Altered)’ 앞에서 마을 주민들이 ‘우리가 우리의 펍을 구했다(WE SAVED OUR PUB!)’란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200여 명이 넘는 마을 주민이 2014년 이곳을 매입해 공동 운영하고 있다. 사진 출처 : The Case is Altered 홈페이지

 

주민운영 ‘커뮤니티 펍스’  
英 전역에 80여개 생겨나  
공동체서 폐업 업소 매입  

재무상담·악기 교습부터  
육아·어린이 참여활동도  
지역민들 만족도 높아져
 

최근 영국에선 손님들이 술만 마시는 것이 아니라 마사지를 받거나 아이와 함께 율동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독특한 술집들이 생겨나고 있다. 마을의 역사를 간직한 오랜 술집들이 사라지기 시작하자, 주민들이 이를 직접 매입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지역사회의 중심지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BBC에 따르면 일명 ‘커뮤니티 펍스’라 불리는 이런 술집들은 최근 영국 전역에 80여 개가 생겨났다. 

커뮤니티 펍스는 재무 상담이나 요가 교실, 악기 교실 등을 운영하기도 하며, 육아를 위해 자장가를 들려주거나 어린이 참여 활동을 기획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노스웨일스에 위치한 18세기에 지어진 술집 ‘레이븐 인(Raven Inn)’이다.  

8년 전 지역 주민들이 사들여 운영하기 시작한 이 술집은 웨일스어 교실이나 우쿨렐레 동호인 모임 등을 정기적으로 열어 주민들이 교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옥스퍼드 인근에 위치한 400년 된 술집 ‘세븐 스타스(Seven Stars)’도 2012년 문을 닫았다. 이후 지역 주민들이 힘을 합쳐 노력한 결과 2013년 다시 문을 열었고,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영국에서 본격적으로 커뮤니티 펍스들이 생겨날 수 있었던 것은 2011년 통과된 ‘공동체 가치의 자산(ACV·Asset of Community Value)’이란 법 덕분이다. ACV 법안은 카페, 술집, 극장 등 지역 공동체에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부동산의 경우 문을 닫게 되면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먼저 부동산을 매입할 권리를 주도록 한다. 지역 경제가 움츠러들면서 마을의 오랜 술집들도 사라지기 시작하자 주민들은 이 법을 활용해 술집을 사들여 공동 운영하기 시작했다. 영국 정부 차원에서도 이런 곳을 매입하는 마을 주민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BBC는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런 커뮤니티 펍스 하나가 마을에 평균 8만 파운드(약 1억1700만 원)∼10만 파운드의 경제적 투입 효과를 낸다고 전했다. 또 이같이 마을 공동체가 함께 운영하는 술집이 있는 곳일수록 주민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심리학자 로빈 던바 교수는 “우정과 공동체는 우리 삶에서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두 개 요소”라면서 “이 두 가지는 직접 사람을 대면해야만 얻어질 수 있다”고 이런 연구 결과가 나타난 이유를 설명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 

 

05 18  한류 공백 틈타… 중국판 ‘모래시계’ 흥행 대박

- 中 자국드라마 ‘인민의…’ 열풍
검찰의 권력 부패 고발 스토리
온라인 220억뷰… 華流 이끌어

중국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빌미로 ‘한한령’이 내려지며 ‘한류 공백’ 상태가 된 기간을 틈타 중국 자국 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지난달 종영한 본격 정치·반부패 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人民的名義)’는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이들까지 흡인하며 중국 드라마 붐을 이뤄냈다. 최고인민검찰원 반부패국 조사처 처장 허우량핑(侯亮平)이 온갖 외압 속에서도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고발하는 드라마로 시진핑(習近平) 시기 들어 거세진 반부패 드라이브로 실제 있었던 사건과 인물에 흡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청률 8% 돌파, 10년 내 최고 시청률 기록, 투자 수익률 100% 이상, 온라인 조회수 220억 뷰 등의 폭발적 인기와 반부패라는 테마, 정치 권력과 이를 감시하고 고발하는 정의로운 검찰의 구도는 마치 한국의 1990년대 ‘모래시계’ 열풍을 연상시킨다 

이 드라마의 인기는 국내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중국에서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접속이 되지 않는 유튜브 웹드라마 채널에서 이 드라마는 중국과 거의 같은 속도로 업데이트되면서 매 회 수십만 뷰의 클릭수를 기록했다. 중국 매체들은 17일 이처럼 최근 들어 중국 콘텐츠들이 해외로 진출하며 ‘화류(華流)’를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직 ‘미드’나 ‘한드’에 비해 팬층이 두껍지는 않지만 한국을 포함한 해외에서 ‘중드’팬들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 드라마의 초기 작품들은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서유기(西遊記)’ ‘황제의 딸(還珠格格)’ ‘삼국연의(三國演義)’ 등이다. 근래 들어서는 ‘랑야방(瑯 榜)’과 ‘환락송(歡樂頌)’등이 한국을 비롯한 해외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처럼 해외로 진출한 중국 드라마가 과거 무협물에 머물지 않고 시대극, 현대극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드라마가 ‘화류’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 중국 내의 평가다. 특히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며 한국 드라마 등 인기 해외 드라마들을 접하면서 콘텐츠 자체가 과거보다 세련되어진 점도 한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미국이나 일본, 한국 등 문화 콘텐츠 강국에 비해서는 부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촨메이(傳媒·미디어)대 박사인 장둬(蔣多) 중국문화산업연감 상무부편집장은 “현재 중국 영화나 드라마는 아직 대규모로 해외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으며 중국이 판매한 영상작품들 대부분이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동남아에 집중되거나 문화가 비슷한 일본과 한국에 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 

 

05 18  은발의 ‘언니’들, 세계를 주름잡다

  왼쪽부터 제인 폰다, 앙겔라 메르켈, 비비언 웨스트우드, 브리지트 마크롱

 

0세 넘어서도 ‘짱짱’… 전방위서 활약하는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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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영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대선때부터 정치 협력자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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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제인 폰다, 활동 활발 “정력적인 인생 3막 보여줄 것”

지난 7일 프랑스 대선에서 의석수 하나 없는 정당의 당 대표이자 선출직 경험이라고는 전혀 없이 39세의 젊은 나이로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만큼이나 그의 부인인 브리지트 마크롱도 화제가 됐다. 남편보다 25세나 많은 64세의 나이에도 이번 대선에서 남편 유세를 따라다니며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도이치벨레는 60세를 넘은 나이에도 활동하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골든 걸(Golden Girl) 2.0’이라는 새로운 여성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등 최근 각국 대선 과정에서 후보 배우자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것과 달리 마크롱 여사는 대선 기간에 남편의 가장 가까운 협력자로 활동했다. 마크롱 여사는 유세 때 “내가 5년 뒤에는 어떻게 보이겠느냐”며 자신의 나이를 섞은 농담으로 지지자들에게 남편의 대선 승리를 호소하기도 했다. 마크롱 여사는 대선 전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영부인이 되면 교육을 위해 활동하겠다는 뜻을 표시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대선 승리 시 영부인 직무를 공식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마크롱 여사의 활동 영역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가 고령화되면서 이처럼 60세가 넘어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유명 디자이너인 비비언 웨스트우드는 76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패션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아이리스 아펠은 96세지만 뉴욕의 살아있는 패션 아이콘으로 불린다. 63세의 나이에 4선 연임을 노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60세 이상 여성의 또 다른 성공모델로 꼽힌다.

 

50세에 영화계를 떠났던 제인 폰다도 65세에 복귀한 뒤 현재 79세의 나이에도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회사인 넷플릭스가 만든 드라마 시리즈 ‘그레이스 앤드 프랭키’에 출연 중이다. 그레이스 앤드 프랭키는 60세가 넘은 이들의 로맨틱한 관계와 성, 직업적 만족 등을 다루고 있다. 폰다는 “은퇴 후에 돌아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인생 3막에 들어선 사람도 정력적이고 성적으로 활동적이며, 재미있는 삶을 살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하듯 오스트리아에 본부를 둔 국제연구기관인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IIASA)는 노화를 더이상 살아왔던 기간으로 측정해서는 안 되며 남은 수명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IIASA 60세를 고령으로 치는 것은 200년 전의 기준이며 현재 수명을 고려하면 지금 70세는 당시 50세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60세를 넘겨서도 활동하는 여성들이 늘면서 이들을 위한 잡지도 만들어지고, 제품 광고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한국으로 눈을 돌리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한국 65세 이상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소득이 중간소득의 50% 미만인 비율) 48.8%로 절반 가까이가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2.1%)보다 4배 이상으로 높다. 한국에서는 60세 이상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또다시 맞는 자아실현의 기회가 아니라 빈곤한 삶을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인 셈이다. 청년 실업만큼이나 심각한 고령층 빈곤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행복한 대한민국이 이뤄지길 바라는 것은 무리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05 25  트럼프 탄핵론 ‘어부지리’… 女대권주자 이른 기지개

워런·샌드버그 잇따라 자서전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미국의 여성 정치인들이 벌써부터 탄핵론이 돌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일찍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대선 캠페인에서 성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위기가 여성 정치인에게 기회가 되고 있는 것으로, 이들은 최근 잇따라 자서전을 내고 사전정지작업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인사가 현재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과 함께 가장 유력한 차기 민주당 대선후보로 평가되는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다. 백악관이 오는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최대 맞수로 지목하고 있는 워런 의원은 4월 말 발간한 ‘이 싸움은 우리의 싸움이다(This Fight Is Our Fight): 미국 중산층을 구하기 위한 전투’에서 본인의 이념지향인 진보를 더욱 확실히 했다. 이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중도로 이동했다가 집토끼인 진보층을 잃었다는 처절한 반성에 기반을 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실정을 조목조목 따지는 동시에 정책 대안으로 민주당 텃밭인 진보층에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이성적인 전략인 셈이다.

반면 2020년 대권 도전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감성’에 호소하고 있다. 2013 100만 권이 팔려나간 ‘린 인(Lean In·적극적으로 달려들기)’에서 도전적 여성상을 제시했던 샌드버그 COO 4월 말 발간한 저서 ‘옵션 B’에서는 2015년 남편과 사별한 뒤 감당해야 했던 슬픔을 극복하는 방법을 풀어내면서 여성층의 지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또 당장 차기 대권도전 가능성은 없지만 공화당의 여성 유망 정치인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 이방카 트럼프도 이달 초 ‘일하는 여성들(Women Who Work): 다시 쓰는 성공의 법칙’을 발간했다. 물론 “마사지를 즐기지 못하고 자기관리를 할 시간도 없었다”고 밝히는 등 일부 대목 때문에 ‘금수저’ 논란이 일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여성·교육 분야에서 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방카에 대한 인기는 여전히 상당하다. 

세대도, 집안배경도 다 다른 이 3명이 각자 자기 색깔대로 승부수를 던진 모양새다. 지난해 대선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끝내 깨지 못한, 마지막 남은 ‘유리천장’을 깨기 위한 전투가 이미 개시된 셈이다. 한국에서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첫 여성 외교부 장관이라는 유리천장이 깨지기 직전이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장관을 시작으로 콘돌리자 라이스, 클린턴 장관까지 3명의 여성 국무장관을 배출한 미국에 비하면 갈 길이 멀지만, 이번 인사를 계기로 한국에서도 수많은 분야의 유리천장이 와장창 깨지기를 기대해본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05 25  이젠 ‘가루조차’ 남지않게 액체로…化學葬 아시나요?

CO2 배출 줄이고… 묘지난도 해소하고…

 

- ‘친환경 장묘’ 알칼리 가수분해 방식 주목 

美·加이어 연말부터 英도 도입 

알칼리 용액에 시신 넣어 가열 
부패과정 1시간 30분으로 단축 

장례방법별 환경비용 비교 결과 
화장 48유로 對 가수분해 3유로
 

 

매장, 화장(火葬)의 대안으로 시신을 알칼리 용액에 넣어 가수분해하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이 방식은 매장으로 인한 묘지난을 해소하고 화장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등 새로운 친환경 장례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신 존중 문화가 있는 동양적 사고방식으로는 다소 ‘끔찍한’ 방법일 수도 있지만 불을 사용하는 화장과 비교해 다를 바가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22 BBC 등에 따르면 미국, 캐나다 등에서 친환경 화장에 비유되는 알칼리 가수분해 방법이 올해 말 영국에서도 도입된다. 알칼리 가수분해를 이용한 장례는 화학 작용을 통해 시신의 부패 속도를 빠르게 만들어 뼈만 남기는 방법이다. 이를 실용화하기 위해 영국의 생화학자 샌리 설리번은 2007년 레조메이션이라는 회사를 설립했으며 2011년 처음 미국에서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가수분해 작용은 큰 원통형 모양의 기계(사진) 안에서 모두 이루어진다. 이 기계는 시신을 넣으면 자동으로 무게를 계산해 수산화칼륨 용액을 채운다. 산도 pH14로 알려진 강알칼리성의 이 용액은 약 152도의 온도로 90분 정도 가열된다. 이는 시신을 매장했을 때 수십 년에 걸쳐 이루어지는 부패 과정을 약 1시간 반으로 압축한 것이다. 그 과정을 거쳐 세포는 아미노산과 펩티드로 분해되며 인간의 DNA는 흔적없이 사라지게 된다. 이후 다시 90분 이상의 시간 동안 알칼리성 용액을 중화해 배수하고 나면 뼈와 몸 속에 있던 금속 물질 등만 남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분리된 뼈는 별도로 분쇄해 유가족들에게 전달된다

알칼리 가수분해 방법은 매장과 화장 방식보다 친환경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네덜란드응용과학연구기구의 연구원 엘리자베스 케이저는 오존층 파괴, 기후 변화 등 18개의 항목으로 나눠 매장, 화장, 알칼리 가수분해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비용으로 계산했다. 시신 한 구당 매장과 화장은 각각 약 64유로와 48유로로 책정된 반면, 알칼리 가수분해는 단 3유로로 산출됐다. 이는 시신을 화장할 때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매장을 하기 위해 산을 깎는 등 자연이 훼손되며 금속으로 만들어진 관이 토양과 지하수 등을 오염시키는 것에 따른 결과다. 특히 알칼리 가수분해 방식은 화장 대비, 7분의 1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대기로 방출되는 수은(Hg) 양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오클라호마주 북부도시인 스틸워터시 한 장례센터 관계자는 “환경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알칼리 가수분해를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알칼리 가수분해를 이용해 시신을 처리하는 것은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는 전체 50개의 주 중 14개 주만이 알칼리 가수분해 방식을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며, 캐나다에서는 10개 주 중 3개 주에서 합법화됐다. 아직까지 시신을 처리하는 방법으로 알칼리 가수분해가 인정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설리번은 “화장이 법적으로 인정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알칼리 가수분해 방식 역시 세계적으로 통용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매일 15만 명의 사람들이 사망하고, 전 세계 인구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오늘날 알칼리 가수분해 방식은 묘지난과 환경오염의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될 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06 02  “저 늑대 아니에요”…日 치한 누명 보험 가입 폭증

  치한 누명을 벗기 위한 한 남성의 법정 소송을 그린 일본 영화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의 한 장면. 이 영화의 내용에 착안해 치한 혐의에 대한 변호사 지원 등의 특약이 포함된 보험 상품이 최근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자료사진

 

- 性폭력 무고 방지책으로 인기 

최근 치한으로 몰린 소동 잦아 
지난달 가입자 수 10배 증가 
사건 발생시 변호사 즉각 선임 
누명일땐 48시간내 비용 보상
 


‘공공장소에서 치한으로 오해받았을 경우, 보험사에 연락하라.

 

큰 사고나 질병 같은 불상사를 당했을 때에나 도움이 될 법한 보험사가 이런 경우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의문스럽지만, 이런 대처법이 일본에서는 하나의 상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치한으로 몰렸을 경우 즉각 변호사 선임과 그 비용을 지원해 주는 보험 상품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 25일 오후 도쿄(東京) 도심의 신주쿠(新宿)역에서는 한 50대 남성이 선로 위로 100m 정도를 뛰어다니다 역무실로 숨어 들어가는 소동이 발생했다. 혼잡한 전차 안에서 10대 여성으로부터 치한으로 오해를 받았던 이 남성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벌인 행동이었다. 경찰에 붙잡힌 남성은 치한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지만, 일단 선로 위를 뛰어다니고 역무실에 침입한 행동에 대해 건조물 침입이나 도쿄도()의 민폐방지조례 위반 혐의를 벗어나기는 어렵게 됐다. 치한 혐의를 피하려다 오히려 또 다른 죄를 저지르게 된 셈이다. 일본 민영 방송사 TBS는 올해 3월 이후 이 남성과 같이 치한 혐의를 피하려다 소동이 벌어진 사건이 10건 정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치한으로 오해받게 될 경우 무작정 도망치기보다는 합법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일본인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덩달아 이런 상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보험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재팬소액단기보험이란 회사는 2015 9월 ‘치한 누명 헬프콜’이란 특약이 포함된 교통사고 상해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이 특약이 최근의 연이은 소동으로 주목받으면서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다. 출시 후 지난 4월까지 월 가입자 수는 수십 건 정도였지만, 5월 들어서는 수백 건으로 늘어 10배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 보험의 특약은 보험사가 치한으로 오인받은 가입자의 연락을 접수할 경우 전국 각지의 변호사에게 통보해 현장에서 가까이 있는 변호사를 출동시키거나 전화로 연결해 주게 돼 있다. 또 사건 발생 후 48시간 이내에 변호사 비용을 전액 보상해 준다. 그러나 치한 혐의가 누명이 아닌 것으로 확인될 경우 변호사 비용은 보상받을 수 없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치한으로 몰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보험의 가입자 중 80%는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치한에게 피해를 당했을 경우에도 그에 대한 변호사 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다는 조건에 따라 여성 가입자도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이 보험사 측은 치한 혐의의 무죄를 주장하는 남성의 이야기를 다룬 일본 법정영화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 특약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언제 치한 소동에 말려들지 알 수 없다”며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06 15  78세 여인, 美상류사회에 큰 울림

“인종차별 美형법제도 개혁위해”… 1800억원짜리 소장품 팔아 기금

 

 

뉴욕현대미술관 명예관장 건드
리히텐슈타인 作 ‘걸작’ 경매에
‘사법 위한 예술 기금’ 출범시켜

“내가 죽기전 할 수 있는 일일뿐
작품 수집가들 참여 촉구할 것”


“내가 죽기 전 할 수 있는 한 가지 일에 불과합니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해야 일이에요.

 

뉴욕현대미술관(MoMA) 명예관장 아그네스 건드(78·아래쪽 사진)는 최근 자신의 집에 소장하던 로이 리히텐슈타인(19231997) 1962년 작품 ‘걸작(masterpiece·위쪽)’을 팔았다. 작품이 팔린 가격은 수수료를 포함해 16500만 달러( 18582300만 원). 세계 미술품 경매 사상 15번째 안에 드는 고가의 작품이다 

자선사업가이자 미술품 수집가로 유명한 건드가 이 고가의 작품을 판 이유는 특별하다. ‘미국 형사사법제도 개혁’이란 특별한 목적을 위해서다. 건드는 작품을 판 돈 1억 달러를 바탕으로 ‘사법을 위한 예술 기금(Art for Justice Fund)’을 출범시킬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또 부유층인 다른 미술품 수집가들도 자신처럼 미술품을 팔아 기금 마련에 참여하도록 촉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5년간 1억 달러의 기금을 더 마련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건드가 말하는 형사사법제도 개혁이란 역사적으로 흑인에게 불평등하게 작용해 온 미국의 형사사법 제도를 고치는 것을 의미한다. 건드는 “언제나 나는 불평등에 대해 아주 민감한 감정을 느껴왔다”며 “에이바 듀버네이 감독의 2016년 다큐멘터리 ‘미국 수정헌법 제13조’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계기를 설명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노예 제도가 폐지된 이후에도 미국이 형사사법 제도 안에서 어떻게 합법적인 방법으로 인종차별을 자행해 왔는지 고발하는 내용이다. 다큐멘터리의 제목은 미 수정헌법 제13조가 ‘공식적으로 노예제도를 폐지하지만 범죄자의 경우 예외’라는 내용을 담고 있어 노예 해방 이후에도 백인 사회에서 악용돼왔다는 점에 착안해 지어진 것이다. 

건드는 이 다큐멘터리를 본 직후 지인에게 연락해 “내 보석들 가운데 하나를 팔아 (흑인) 대량 투옥 문제를 위해 일하는 기구를 만들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건드는 ‘사법을 위한 예술 기금’을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일하는 단체, 개인 등을 지원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건드는 1938년 미 오하이오주 최대 은행이던 ‘클리블랜드 트러스트’의 회장 조지 건드 2세의 딸로 태어났다. 코네티컷 여대에서 역사학으로 학사 학위를, 하버드 대학에서 미술사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예술가 후원 및 자선 사업에 일생을 바쳤다. 1967 MoMA 국제위원회에 참여하기 시작했으며 1991년부터 2002년까지 MoMA의 관장을 지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06 15  ‘무거운 中’… 비만 아동 1500만명 ‘세계 1위’

  중국 광둥성 포산에 거주하는 몸무게 62㎏의 4세 소년이 농구공 위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美연구팀, 195개국 조사

인도네시아 1400만명으로 2
운동 부족·패스트푸드 등 영향

급속한 경제 발전과 함께 중국의 비만율이 급격히 높아진 가운데 아동과 청소년 비만율은 더 빠른 속도로 높아져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소아 비만 인구 증가 뒤에는 부모의 보살핌이 부족하거나 학업 스트레스 등이 자리하고 있어 도시와 농촌의 아동들 사이의 빈부 격차에 따른 비만도의 격차도 나타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매체들은 14일 최근 미 워싱턴대 연구팀이 전 세계 195개국의 비만 인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 세계 비만 아동 인구 중 중국이 1500만 명으로 1위였다고 보도했다. 그다음이 1400만 명인 인도네시아였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중국 정부는 소아 비만 인구 감소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할 것으로 조언했다

연구 결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막론하고 소아 비만이 문제가 되고 있으며 특히 소아 비만 인구의 증가 속도는 성인의 비만 인구 증가 속도를 뛰어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980
년부터 2015년에 걸쳐 조사한 결과 중국과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에서 아동과 젊은층의 비만 인구수가 3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전 세계 인구 중 약 1700만 명의 아동과 약 6300만 명의 성인이 비만인 것으로 추산했다. 이 중 2015년에는 미국의 비만 인구가 가장 많아 7900만 명에 달했고 중국은 5700만 명의 성인이 비만이었다.

앞서 중국 자체 조사 결과로는 중국 내의 전체 비만 인구가 9000만 명이 넘어 미국을 제치고 이미 세계 1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이 중 1800만 명이 아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75년 적정 체중 초과 인구가 남녀 각각 70만 명, 170만 명으로 전 세계 적정 체중 초과 인구의 2.1%, 2.5%에 불과하던 중국은 지난 2014년에는 16.3% 12.4%를 차지하게 됐다. 또한 중국은 지난 1985년 적정 체중 초과 인구가 7세 미만과 이상에서 각각 141만 명(0.9%), 615만 명(0.5%)이던 것이 지난 2014년에는 각각 476만 명(4.3%), 1309만 명(7.3%)으로 급증했다

이는 고기와 기름기 위주의 식생활, 온라인 매체의 발달 등으로 운동량이 감소한 것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중국 매체들은 분석했다. 또한 생활 수준과 교육 수준이 높은 대도시의 부모들은 자녀에게 야채와 과일 등 균형 잡힌 식사를 하도록 권하면서 몸매와 건강 관리를 하지만 부모가 외지로 돈을 벌러 나간 뒤 농촌 등지에 남은 아이들의 경우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 위주의 식생활을 해 쉽게 비만이 되는 등 빈부에 따른 격차도 나타나고 있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 

 

2017 07 06  15세 印 발레 천재… “빌리 엘리어트처럼 날고 싶어요”

 

뭄바이 가난한 용접공의 아들  
시작 2년만에 발레시어터 합격  
유튜브 보고 印기업 후원 나서
 

 

5일까지 아미르 샤(15·사진)를 위해 기부금을 낸 사람만 총 304, 금액은 17000달러( 1953만 원)에 달한다. 샤에겐 더 커다란 기적도 일어났다. 유튜브에 올라온 샤의 발레 영상을 본 인도 최고의 제약사인 시플라의 유수프 하미에드(80) 회장은 샤의 학비 및 생활비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하미에드 회장은 “영상을 봤는데 정말 놀라웠다”며 “그에게 행운이 따르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꿈을 잃지 않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이뤄지는 법인가 보다 

“우연히 좋은 자질을 가진 한 소년을 보게 됐어요. 내 발레 수업에 와보겠냐고 제안했죠. 

2015년 샤를 처음 본 발레 교사 예후디 마오는 이렇게 회고했다. 인도 뭄바이의 가난한 용접공의 아들로 태어난 샤는 당시만 해도 뭄바이의 작은 댄스 스튜디오에서 힙합 춤을 추던 평범한 소년이었다. 발레를 제대로 본 적도, 배워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마오는 우연히 샤가 춤추는 모습을 보고 몸짓이 예사롭지 않다는 걸 알아차렸다. 마오는 샤를 위해 개인 교습을 시작했고, 샤는 발레를 배운 지 불과 2년여 만에 세계 최고의 발레학교인 ‘아메리칸발레시어터 발레학교’에 합격했다

샤는 지난 4 BBC와의 인터뷰에서 “내 꿈은 발레시어터의 수석 무용수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년은 “이 정도 수준까지 올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도 못했다”면서 “40, 50, 60세가 돼서도 그냥 계속 춤을 추고 싶다”고 얘기했다 

인도에서 샤 정도 수준을 갖춘 발레리노가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인도 하층민 사회에서 발레를 시작한다는 건 기적이나 다름없다. 가난한 아버지와 어머니, 5명의 형제자매는 발레가 뭔지도 모른다. 더구나 보수적인 인도 사회의 특성상 남자가 발레를 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있었다. BBC는 샤를 영화 ‘빌리 엘리어트’에 나오는 가난한 탄광촌 소년 ‘빌리’에 비유했다


영화 속의 빌리도 발레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가난한 집안 여건, 주변의 시선 때문에 꿈을 이루는 데 역경을 겪었다. 실제로 샤도 세계 최고의 발레학교에 합격했지만 학비를 낼 돈이 없었다

마오는 세계적인 소셜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고 펀드 미’에 샤의 춤추는 모습과 사연을 올렸다. 인터넷을 통해 이를 본 하미에드 회장은 소년의 꿈을 피워주기 위해 기부를 결정했다. 그에게는 크지 않은 금액일지는 몰라도 샤에게는 꿈을 이루기 위한 통로였다. 진 웹스터의 ‘키다리 아저씨’는 소설 속에서 존재하는 가공의 인물은 아니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07 13  車 안 공간은 사적이냐 공적이냐… 이란女 운전중 히잡 거부 논쟁

정부 “허가없이 경찰 못 들어가”
사법부 “공공 장소라 착용 의무”


“자동차 안은 사적 공간일까, 공적 공간일까?

뜬금없어 보이는 이 질문이 이란의 새로운 국가적 논쟁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자동차 안을 ‘사적 공간’이라고 주장하며 차 안에서 ‘히잡(머리를 가리기 위해 쓰는 스카프)’ 쓰는 것을 거부하는 여성운전자들이 하나 둘씩 늘고 있기 때문이다. 히잡 착용을 단속하는 경찰과 이를 거부하는 여성운전자들 사이의 실랑이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면서 ‘공권력 붕괴’라는 말까지 나오기 시작했고, 자동차 안을 공공장소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한 논쟁이 이란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1일 보도했다

이란은 이슬람 혁명(1979) 이듬해인 1980년부터 이슬람 율법에 따라 여성들의 히잡 착용을 의무화했다. 그러나 최근 이란 여성들의 인권 의식이 성장하면서 많은 여성들이 히잡 착용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는 이란 여성들이 히잡을 머리가 아닌 어깨에 걸치고 다니는 광경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이란에는 여성들의 전통 복장을 단속하는 이른바 ‘도덕 경찰(Morality police)’이 있는데,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일수록 도덕경찰과 이란 여성운전자들 사이의 갈등이 잦아진다. 외신은 “도덕경찰이 단속을 통해 벌금을 부과하거나 차량을 일시 압수하기도 하지만, 히잡 착용을 거부하는 이란 여성운전자들의 저항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여론과 정부·의회는 자동차 안은 사적 공간이라는 입장이다. 개혁 성향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 2015년 연설에서 “경찰은 (히잡 착용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단속이) 신이 시켜서 하는 일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그건 경찰이 신경쓸 바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야햐 카말포울 국회의원도 “자동차 안은 사적 공간이며, 경찰이 법원의 허가 없이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명확히 밝혔다

그러나 강경성향의 이란 사법부와 경찰이 자동차를 공공의 장소라고 주장하면서 사회적 논쟁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디언은 “개혁주의 로하니 정부와 보수주의 사법부 인사들 사이의 갈등이 심해지는 와중에 이 여성운전자의 히잡 착용 문제가 떠오르며 정치적 논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며 “많은 제재 속에서도 여성의 인권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주장하는 이란 내부의 목소리는 거세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07 20일 韓·아세안 ‘미래들’ 이해의 싹을 틔우다

 

- 말레이 ‘…청년 네트워크 워크숍’을 가다 

‘유네스코유산’ 믈라카 등 방문 
도시별 지속가능한 개발 모색 

韓선 ‘아세안 = 후발주자’ 인식 
“말레이 속살 제대로 알고보니 
‘동반자적 관계’ 생각 갖게 돼” 

아세안, K팝 등 韓문화 익숙 
작년 방한객 221만여명 달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친구들도 동등한 협력 파트너라는 점을 느꼈습니다. 


지난 3~12일 한국과 아세안 회원국 말레이시아에서 한-아세안센터 주최로 열린 ‘한-아세안 청년 네트워크 워크숍’에 참가한 두 지역의 청년들은 서로의 문화를 함께 체험하며 한국과 아세안 관계 발전의 청사진을 그렸다. 특히 이번 워크숍에 참가한 한국과 아세안, 중국과 일본 청년들은 두 지역 관계 발전 및 교류 확대의 초석이 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이번 워크숍에 참가해 아세안 지역 참가자와 함께 한방을 쓰면서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주요 도시의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던 유아란(여·23) 씨는 “이전에는 아세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몰랐고, 어떤 나라가 속해 있는지조차 몰랐다”며 “이곳 사람들을 친구로 만나다 보니 이제 가족 같은 느낌이 들고, 아세안과 가까운 이웃이자 동반자 관계라는 생각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믈라카시를 방문한 김영선(앞줄 오른쪽 세 번째) -아세안센터 사무총장과 한국 및 아세안 청년 대사들이 믈라카 강변에서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9일 믈라카시에서 전통 무용을 체험하고 있는 한-아세안 청년 대사들. -아세안센터 제공

 

사실 과거 한국 사회에서 싱가포르를 제외한 나머지 아세안 회원국(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태국, 베트남)들은 경제 발전 수준 등의 측면에 있어 ‘후발주자’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아세안 회원국인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와 세종시의 벤치마킹 모델이자 행정수도인 푸트라자야,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지속 가능한 환경 도시’ 믈라카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한국의 ‘청년 대사’들은 이제 그런 인식을 완전히 떨쳐낼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 있어 이 같은 아세안의 위상을 강조하기에는 이미 늦은 감이 있다. 양 지역 간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0, 한국 제2의 교역 상대(2016년 기준 한-아세안 교역액 1188억 달러), 중국·일본에 이은 한국 방문객 수 3(2016년 기준 221만여 명) 등의 ‘스펙’은 한국에서 아세안이 그 존재감을 증명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5월 취임 직후 박원순 서울시장을 아세안 특사로 파견해 대()아세안 외교 강화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제 남은 숙제는 앞으로 직접 얼굴을 마주하며 함께 일하고, 생활하고, 교류해야 할 한-아세안 젊은 세대들의 상대방에 대한 인식이다. 이번 워크숍에 참가한 한-아세안 청년 대사들은 인식 전환과 교류 확대의 씨앗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워크숍 참가자 임채현(25) 씨는 “작은 범위나마 이번 교류를 통해 서로 배울 수 있었다”며 “아세안은 한국에서 기술력을 배우고, 한국은 아세안의 자연 친화적 도시를 배울 수 있으니 지속적 교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 지종은(21) 씨는 “한국도 최근의 문화, K-팝 같은 것들은 아세안에 많이 수출하는데 전통문화는 수출이 부족하다”며 양 지역 간 전통문화 교류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세안 청년들도 두 지역 간 교류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얀마 청년 대사로 참가한 아웅 조조(22) 씨는 “아세안도 한·중·일 같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더 많이 협력해야 한다”며 “이들 국가는 이미 충분히 발전해 있고, 아세안 회원국들을 도와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청년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우정을 쌓으면서 미래의 지도자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쿠알라룸푸르=글·사진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08 03  정장에 흰 장갑… 中, 명품은 배달도 ‘럭셔리 서비스’

 

브랜드 제품 시장 확장 노려 
전자상거래기업들 잇단 도입
 

 

글로벌 브랜드 제품 시장의 ‘큰손’ 중국에서 최근 ‘명품 배달’ 서비스까지 생겨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명품 배달원은 일반적인 택배원들과 달리 정장 차림에 흰 장갑을 낀 채 전기차를 이용해 상품을 배송한다. 언뜻 사치성 허세로 보이는 새로운 배달 트렌드의 이면에는, 전자 상거래 비중이 적었던 브랜드 제품 시장을 공략하려는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계산이 깔려 있다.

뉴욕타임스(NYT) 1일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닷컴(JD.com)의 명품 배달원 탕홍리앙의 하루(사진)를 소개했다. 아침이 오면 탕은 검은색 정장에 진회색 넥타이, 흰 장갑 차림으로 회사 물류 창고에 도착한다. 이날 창고에서 그가 건네받은 물건은 2400달러( 270만 원) 상당의 브랜드 핸드백. 그가 배송하는 물품은 하루 1~2개에 불과하다. 보통의 택배원들이 약 150개 물품을 배달하는 동안 그는 소량의 브랜드 제품만을 배송하는 것이다 

탕은 배송 상품을 받는 고객이 자택에 있지 않을 경우엔 그냥 문 앞에 두고 가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집에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정중하게 물건을 전달한다. 그는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고객에게 봉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서비스의 의의를 설명했다 

그간 세계 브랜드 제품 업체들은 중국의 브랜드 제품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어 고민해왔다. 이에 중국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시장으로 부상한 만큼 온라인 판매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려가 많았다. 온라인으로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은 상품이 진품인지 의심할 수 있고 자신이 주문한 브랜드 제품이 함부로 다뤄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징둥닷컴은 이 같은 브랜드 업체들의 고민을 고려해 새로운 배달 사업에 뛰어들었다. 회사 측은 “(온라인 브랜드 제품 시장에서) 극복하기 가장 어려운 문제는 구매자들의 경험”이라며 “오프라인에서 고급 상품을 구매할 때 얻는 특별한 경험을 온라인에서도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지난해 중국인들이 온라인상에서 구매한 물품 규모는 약 7580억 달러( 852678억 원)에 달한다. 글로벌 브랜드 제품 시장도 여전히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베인앤컴퍼니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중국의 브랜드 제품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브랜드 제품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였다

특히 최근엔 해외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직접 구매하는 방식의 ‘해외 직구’가 증가해 알리바바, 징둥닷컴 등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브랜드 제품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08 03  직원들 위해… 아예 ‘마을’ 짓는 구글·페북

 

- 실리콘밸리 ‘컴퍼니 타운’ 바람 

인근 주택들 ‘월세 400만원대’ 
IT
근로자 몰리며 집값 급상승 

모듈형주택·아파트·상업공간… 
복합마을 조성해 직원에 분양 
교통체증·출퇴근 문제 등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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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 제조업 타운 조성 모델 
노동력·자원 효율적 관리 투자
 

‘구글빌(Google Vill).’ ‘페이스북 마을.  


첨단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몰려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에서 19세기 유행하던 컴퍼니타운(Company Town·기업체가 직원들을 위해 조성한 마을)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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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관련 외신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중심 지역인 마운틴뷰의 북쪽 해안 지역은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컴퍼니타운이 될 전망이다. 알파벳은 3000만 달러( 337억 원)를 들여 이곳에 직원과 그 가족들을 위해 300개의 모듈형 주택을 지을 계획이다 

구글뿐만 아니라 페이스북도 아파트 1500가구를 지어 주거지와 식료품점, 소매점, 사무공간 등으로 구성된 ‘윌로캠퍼스(Willow Campus)’라는 이름의 복합 마을을 건설할 계획이다. 페이스북은 전체 1500가구 중 일부는 시장 가격 이하로 공급할 방침이다. 

두 기업의 이러한 시도는 나날이 치솟는 실리콘밸리 주택 가격 때문이다. 부동산회사 질로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마운틴뷰 지역의 월평균 임대료는 2970달러(333만 원)에서 4083달러(458만 원)로 올랐다

 

  페이스북이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의 멘로파크에 위치한 본사 건너편에 조성할 예정인 ‘윌로캠퍼스’의 예상 모습. 페이스북 공식블로그

 

또 소더비 국제부동산에 따르면 구글 본사에서 차로 15분 거리인 미로 애비뉴에 위치한 방 3개 딸린 한 주택은 140만 달러(16억 원) 선에 거래된다. 마운틴뷰가 내려다보이는 로스 알토스 언덕에 위치한 수영장과 7개의 방이 있는 주택은 1800만 달러(202억 원), 뉴욕 맨해튼 웨스트사이드 지역의 주택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같은 주택 가격의 상승은 늘어나는 수요와 비례한다. IT업체들이 실리콘밸리로 몰리면서 근로자들 역시 실리콘밸리 근처에서 집을 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역 부동산 단체인 ‘실리콘밸리앳홈’에 따르면 실제로 이 지역 가구의 3분의 1 IT업체 근로자다. 특히 이 지역 기업들의 소득이 높아 이와 맞물려 집값이 치솟는다는 분석도 있다. 이와 동시에 교통 체증도 크게 늘면서 기업들은 직원들의 출퇴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을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됐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컴퍼니타운 조성은 공장 근처에 노동자 거처를 마련한 19~20세기 초반의 컴퍼니타운을 떠올리게 한다. 20세기 초반까지 미국 등을 중심으로 수백 개의 컴퍼니타운이 존재했다. 미국 컴퍼니타운의 초기 사례는 남북전쟁 전의 방직공장들로, 당시 컴퍼니타운의 목적은 고립된 지역에서의 생산을 촉진하고 노동력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었다.

이후 20세기 초반 초콜릿 회사인 허쉬와 캐드버리, 마크 철강회사 등에서 근로자들의 복지를 함께 생각한 컴퍼니타운을 만들기 시작했다 

마크타운(Mark Town)은 회사 대표 클레이턴 마크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다. 마크는 건축가인 하워드 반 도런 쇼를 고용해 마을을 조성하게 했다. 쇼는 더 나은 주거 환경이 안정된 노동력과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믿어 주택을 개축했고 영화관, 테니스 코트, 우체국, 학교 등을 설치해 하나의 마을을 만들었다 

허쉬를 설립한 밀턴 허쉬는 신선한 유제품을 바로 공급받기 위해 낙농장 옆에 공장을 지었고 출퇴근이 어려운 직원들을 위해 주변 마을, 허쉬타운(Hershey Town)을 조성했다

넓은 잔디밭을 갖춘 단독 주택은 물론 교회와 학교, 공원, 수영장, 호텔 등을 지었고 특히 고아들을 위한 기숙 학교도 설립했다


이때 지어진 호텔 허쉬는 지금도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허쉬타운에는 12000여 명이 살고 있다. 캐드버리의 본빌(Bournville) 역시 직원들을 위한 편의 시설과 녹지 공간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구글, 페이스북이 마크타운, 허쉬타운 등의 사례를 참고해 컴퍼니타운 조성을 주택 위기, 교통 체증 등 지금의 문제 해결을 위한 일시적 해결책이 아니라 회사와 지역 모두의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투자로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08 10  아이젠 세대, 술·性관계 늦고 우울증·자살률 높아

  일러스트 = 김정훈 기자 kimjh@

 

- 美 트웬지 교수 연구서 출간 

자동차운전·性관계 늦게 경험 
“오늘날 18세는 이전의 15세” 

끝이 없는 소셜 미디어 세상 
외로움 더 느끼고 수면장애도 

사춘기를 온전히 스마트폰 보급 이후에 보낸 첫 세대인 이른바 ‘아이젠(iGen·인터넷 제너레이션의 영어 약어)’ 세대가 자살 충동 등 정신건강 문제를 안고 살아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더 편안함을 느끼는 이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대면 접촉이 적어 물리적 위험성에 노출될 확률은 적지만, 우울증이나 수면 장애 등을 겪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는 샌디에이고 주립대의 진 트웬지 심리학과 교수가 스마트폰 세대를 연구해 8월 출간하는 책 ‘아이젠’을 소개했다. 트웬지 교수가 연구한 연령층은 1995년부터 2012년 사이에 태어나 스마트폰과 함께 사춘기를 보낸 세대다. 이들은 이전 세대보다 술을 덜 마시고 성관계나 운전을 늦게 배우는 경향이 있어 물리적 위험성에 노출될 확률은 적지만, 잦은 SNS 사용으로 실제 인간관계에서는 외로움을 느낄 때가 많아 심리적으로는 오히려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트웬지 교수에 따르면 스마트폰 붐을 일으킨 애플의 아이폰은 2007년 무렵 출시됐는데, 이때부터 사춘기를 경험한 세대는 이전 세대와 급격히 다른 경향을 보여줬다. 한국의 고3에 해당하는 미국 12학년생들의 경우 1970년대에서 2007년까지만 해도 친구들과 어울리는 횟수가 주 2.7~2.9회였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이후에 사춘기를 보낸 세대는 친구들과의 대면 접촉 횟수가 주 2.3회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성 간 교제에서는 훨씬 더 큰 변화가 나타났다. 이전 세대에선 미 고교생 85%가량이 이성과 데이트를 했으나, 2015년에는 56%만이 이성과 데이트를 했다. 트웬지 교수는 “오늘날 18세는 이전 세대의 15세 정도, 오늘날 15세는 이전 세대의 13세 정도의 행동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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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 자살 비율이 급격히 높아진 것도 스마트폰이 크게 유행한 2011년 무렵부터다. 특히 1 3시간 이상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10대의 자살 위험률은 그렇지 않는 10대보다 35%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웬지 교수는 각종 실험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소셜미디어를 자주 사용할수록 우울감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잠을 잘 청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청소년도 1991년에는 25%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40%에 달한다.

트웬지 교수는 “많은 부모들이 청소년기의 자녀가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는 것, 이성 친구를 만나는 것, 함부로 운전하는 것 등에 대해 걱정하지만, 이보다 스마트폰 사용을 더 걱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될 수 있는 한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사주는 시기를 늦추고, 연락 수단이 필요하다면 스마트폰이 아닌 휴대전화를 줄 것을 권유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08 11  체감온도 65도 · 알프스도 열대夜… “사탄 ‘루시퍼’가 왔다”

 

폭염과 사투 벌이는 유럽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디자인 회사에 근무하는 호세 로드리게스(29) 씨는 지난 9일 평소처럼 길을 걷다 쓰러질 뻔했다.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됐고 눈앞은 아득해져 다리가 휘청였다. 고열에 의한 탈진이었다. 그는 “이번 폭염은 정말 견디기 힘들다”며 “한낮의 땡볕이 내리쬐는 길을 걸을 때면 살갗이 타들어 가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11일 외신들에 따르면 지금 유럽은 ‘루시퍼(Lucifer)’라 불리는 폭염과 싸우고 있다. 유럽 일부 지역의 기온이 40도를 넘나들면서 이 무더위를 놓고 유럽인들은 성경에 나오는 사탄, 지옥의 왕을 뜻하는 ‘루시퍼’라는 별칭을 붙였다.  

상황은 심각하다. 이탈리아의 일부 지역에선 체감온도가 63도에 이른다. 지난주 루마니아의 한 45세 남성은 밭에서 일하다 숨졌고 60세 남성은 길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져 사망했다. 유럽의 지붕이라 불리는 알프스에서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해발고도 1500m의 밤 기온이 20도를 넘어섰다.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물고기가 폐사에 이르는 일도 있다. 세르비아 남부에서는 뜨거운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철로가 휘면서 열차 운행이 지연되기도 했다 

폭염과 가뭄 등의 원인은 정확히 설명되지 않았지만 지구 온난화가 영향을 미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세계기상협회는 “지구 온난화가 남유럽이 폭염과 가뭄에 시달릴 가능성을 10배가량 높였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모두 알면서도 간과했다면 이제는 정말 피부로 느끼게 된 것이다. 매년 여름이 점차 더워지는 것은 ‘기분 탓’이 아니었다. 제임스 한센 컬럼비아대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511980년 동안 북반구 여름의 3분의 1은 ‘정상(Normal)’ 범위의 기온이었다. 하지만 이후 20052015년 사이 3분의 2가 ‘뜨거운(Hot)’ 범위에 속했고 15%는 ‘매우 뜨거운(Very hot)’ 범위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온난화와 가뭄, 무더위는 생태계와 인간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탈리아는 6월부터 기온이 40도를 웃돌고 있으며 강수량은 평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폭염에 비까지 안 오니 올리브 등 열매들의 생산량이 급감했다. 국제올리브유위원회는 최근 “올리브 생산이 지난해보다 50%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올 들어 지속되고 있는 폭염과 가뭄은 벌들에게도 큰 타격을 입혔다. 이는 꿀 생산이 급감할 뿐 아니라 벌의 화분 매개를 통한 식물들의 정상적 생육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탈리아 농민단체인 콜디레티는 “혹독한 날씨로 올해의 꿀 생산이 작년의 절반 수준인 1 t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콜디레티는 계속되는 폭염과 가뭄으로 포도주, 올리브, 토마토 등 이탈리아 대표 작물과 유제품 생산량 역시 크게 줄어 농축산 분야에서 올해 최소 20억 유로( 26816억 원)의 피해가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 각국 정부는 기온이 40도를 웃돌 경우 업무를 중단하고 외출과 음주를 자제하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세르비아 보건 당국은 “창문에 젖은 수건을 걸어두고 물을 많이 마시라”는 구체적인 지침까지 내놨다. 매년 여름 남유럽을 강타하는 무더위가 새로운 소식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처럼 수일간 계속되는 폭염과 가뭄 등은 일반적 현상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극단적 기후 변화는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있다. 인도에선 폭염과 가뭄이 계속되며 농작물 생산이 어려워져 농민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과 코르시카 섬에선 큰 산불이 나 나무들을 태웠다. 바티칸의 분수대도 잠그게 한 최악의 가뭄도 있는 한편, 아시아에선 물폭탄처럼 폭우가 쏟아지기도 하고 무더위에 갑자기 우박이 쏟아져 내린 곳도 있다

문제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모습이다. 오는 2100년에는 인류의 4분의 3이 폭염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카밀로 모라 하와이대 교수팀이 최근 학술지 자연기후변화(NCC)에 발표한 논문에서 “사람 몸의 체온조절 능력을 뛰어넘는 ‘치명적 기온’에 1년에 20일 이상 노출되는 인구가 현재에도 인류 전체의 30%에 이르며 온난화를 이대로 방치하면 오는 2100년엔 74%까지 치솟아 전 세계 인구 4분의 3이 폭염으로 죽음의 위협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올해 기준으로 지구인구를 65억 명이라고 한다면 487500만 명이 더위로 목숨을 잃는다는 것이다

 

인류는 위기를 탈출할 방법을 강구하겠지만 이 같은 연구결과는 유럽인들이 폭염에 루시퍼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에 그럴듯한 설명을 제공한다. 사탄과 하나님의 마지막 전쟁이 벌어지는 장소인 아마겟돈의 대환란이 바로 더위와 함께 온다는 것이다. 모라 교수는 “지난 2003년 폭염으로 유럽에서만 약 7만 명이 사망했으며 이는 9·11 테러 당시 사망자 수의 20배 이상에 달하는 규모”라면서 “인류는 에어컨을 튼 실내에 갇힌 죄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류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에어컨 아래에 숨지만 에어컨을 가동하려면 화석연료가 필요하다는 점도 아이러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09 07  婚前 공주… 결혼식 끝나면 ‘맞벌이 주부’

 

왕족 신분 버리는 마코 공주 약혼 발표에 日‘들썩’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손자·손녀 총 4명 중 첫째인 마코(眞子·25·사진 오른쪽) 공주가 약혼을 발표하자, 일본인들은 지난 2005년 아키히토 일왕의 딸 구로다 사야코(黑田淸子·48)의 결혼 이후 12년 만에 거행될 일왕 직계 자손의 결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마코 공주가 일반인 남성과 결혼하기로 한 후 왕족 신분을 버리고 어떤 삶을 살지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3일 아키히토 일왕 내외로부터 약혼 재가를 받은 마코 공주는 국제기독교대학 재학 시절 동기이자 현재 법률회사 직원으로 근무 중인 ‘일반인’ 고무로 게이(小室圭·25·왼쪽)와의 결혼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두 사람은 2019년 중 ‘생전퇴위’가 예정돼 있는 아키히토 일왕이 퇴위하기 전인 내년 중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다. 

일본 왕족이 일반인과 결혼하는 것은 이미 대단한 화제가 아니다. 과거 왕족 또는 귀족 출신끼리 결혼하던 일본 왕실의 관례와 달리 아키히토 일왕 본인이 처음으로 ‘평민’ 가문 출신이었던 미치코(美智子) 왕비와 결혼한 것을 비롯해 그의 장남인 나루히토(德仁) 왕세자와 마코 공주의 부친인 차남 후미히토(文仁) 왕자, 장녀 사야코(淸子)도 모두 평민 가문 출신 배우자를 맞았다. 특히 일본 왕실의 규범을 담은 ‘황실전범(皇室典範 )’에 따라 마코 공주도 일반인 남성과 결혼식을 올리게 되면 고모인 사야코처럼 왕족 신분을 잃게 된다 

결혼식 전후로 마코 공주의 생활은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결혼식까지는 왕실의 공주에 걸맞은 예식을 치를 전망이다. 2005년 결혼한 사야코는 방송 생중계 등 전 국민의 주목을 받으며 도쿄(東京) 도심의 최고급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 바 있어 마코 공주도 이 같은 예식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결혼 직후부터는 일반인의 삶을 살아야 한다. 왕족 외 모든 일본인에게 ‘님(사마·樣)’이란 존칭을 듣던 마코 공주는 결혼 후 남편의 성을 따라 ‘고무로 마코 씨’로 일반인 호적을 개설해야 한다. 이로써 선거권 및 피선거권과 국민연금, 납세, 국민건강보험료 지불 의무 등 일반 국민의 권리와 의무가 부여된다. 또 현재는 왕족의 거주지 중 한 곳인 도쿄 아카사카고요치(赤坂御用地)에서 부모와 거주하고 있지만, 결혼 후에는 우선 ‘2DK(식당 겸 주방과 방 2개로 된 주택의 일본식 표현)의 작은 신혼집에 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코 공주는 남편과의 수입으로 자체적인 경제활동도 해야 한다. 이미 마코 공주는 왕족으로서의 공무 외에 도쿄대 총합연구박물관의 특임 연구원으로 주 3일 근무를 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의 삶을 준비하기라도 한 듯 지난 8월 예비 신랑 고무로가 한 서점에서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매월 단 2만 엔의 2인 식단’이란 요리책은 단숨에 일본 내 베스트셀러가 됐다. 

다만 마코 공주는 왕실을 떠나는 것을 계기로 일본 정부로부터 ‘왕실의 일원이었던 이로서의 품위 유지’를 명분으로 지급되는 ‘일시금’ 약 12500만 엔( 13억 원)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키히토 일왕의 친딸인 사야코의 경우 2005년 당시 15000만 엔의 일시금을 받았으며, 아키히토 일왕의 조카딸뻘인 노리코(典子) 2014년 결혼 당시 약 1억 엔을 받았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09 14일 ‘북극곰 눈물’로 물장사? 14만원짜리 ‘빙하생수’ 논란

  북극의 빙산을 녹인 생수 ‘스발바르디’를 만들기 위해 생산업체의 선박이 북극해 스발바르 제도에서 빙산 조각들을 건져 올리고 있다. 스발바르디 트위터 캡처

 

 

북극해 빙하 ‘스발바르디’  
美·英·홍콩 등서 출시돼  
1
년에 26000병만 생산  

“지구온난화 문제 심각한데  
빙하 녹여 만든 물 팔다니…”  
환경파괴 상품 비판 확산
 

‘순수결정체의 생수인가, 북극곰의 눈물인가.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물이라는 스발바르디(Svalbardi)를 놓고 지구촌에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스발바르디는 ‘아이스버그 워터’로, 빙산을 이용해 만들었다. 스발바르디 생산 업체에 따르면, 1년에 단 두 번 북극해에 있는 노르웨이령 제도인 스발바르 제도에서 수확하며, 한 번에 13000병만 만든다. 미국·영국·홍콩 등지에서 판매되고 있다. 1년에 3만 병도 나오지 않는 희소성에, 지구 상에서 가장 깨끗한 곳에 있는 빙산을 녹여 만든 물이라는 게 ‘고급’ ‘희소’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환경 전문가들은 빙하를 녹여 만드는 생산 방식이 북극 생태계를 위협한다고 지적한다 

논란은 홍콩에서부터 시작됐다. 비싼 물가를 자랑하는 홍콩에서도 스발바르디는 750㎖에 무려 950홍콩달러( 137000)에 팔린다. 비슷한 용량의 이탈리아 탄산수 ‘산 펠레그리노’보다 무려 19배나 비싼 가격이다. 14일 관련 외신들을 종합하면 홍콩 부유층 사이에서 이른바 ‘프리미엄’ 식료품에 대한 인기는 대단하다. 고급 슈퍼마켓에서는 개별 포장한 일본산 딸기를 개당 168홍콩달러( 24000)에 판매하고 있다. 딸기 생산지의 ‘맑은 공기’까지 박스 안에 담았다는 이유로 일반 딸기보다 비싸게 가격을 책정했다. 홍콩 최대 과일 시장인 야우마떼이 과일 도매시장에서 판매하는 말레이시아산 두리안 하나는 600홍콩달러( 86000), 호주산 체리 가격은 550홍콩달러( 8만 원). 홍콩은 식료품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최근 중국산 식료품에 대한 불신으로 부유층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식료품 바람이 불고 있다. 스발바르디도 이 같은 홍콩의 프리미엄 시장을 집중 겨냥해 출시됐다

 

최근 홍콩의 개념 있는 네티즌들은 인터넷에서 지구 온난화로 연일 빙하가 녹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스발바르디는 환경파괴의 주범이라는 비판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빙산은 북극곰들이 사냥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인데 스발바르디 생산업체가 취수를 위해 빙산을 파괴해 북극곰의 멸종을 앞당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정말 환경친화적이지 않고 멍청하다”고 언급했고, 다른 네티즌은 “슬픈 현실은, 식탁에 이 제품을 올려놓았을 때 멋져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누군가는 이를 사게 될 거라는 점”이라는 글을 올렸다.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도 “지구 상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남은 황무지를 부당하게 이용하는 순진한 둔감함”이라고 지적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온라인에서의 차가운 반응 이후로 홍콩 슈퍼마켓에서 스발바르디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네티즌들의 공격에 스발바르디 생산업체 측은 “우리는 북극곰이 더 이상 사냥에 쓸 수 없을 만큼 많이 녹아버린 빙산에서만 취수한다”며 “우리가 취수하는 방식은 환경친화적”이라고 항변한다. 국내에서는 스발바르디가 아직 공식 판매되지는 않았지만 이른바 슈퍼 리치들은 전화 등으로 직접 주문해 2주 정도의 운송시간을 거쳐 구입한다. 하지만 당장 목을 적실 물 한 방울도 소중한 지구 반대편에서는 이를 어떻게 볼까. 현재 아프리카의 17개국은 2년 이상 계속되는 가뭄으로 물 한 통을 구하기 위해 반나절 이상을 걸어가야 하는 심각한 물 부족과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09 21  청춘 인구 1억명… 印 온라인 연애·결혼사업 쑥쑥

  인도에서는 종교·계급별로 연애와 결혼을 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 사진은 인도 결혼식의 한 장면. 자료사진

 

시장 확장… 1년간 64조원 소비  
부모재산 20% 자식결혼에 쏟아  
계급별·종교별로 사이트 분화  
순수 연애 데이트앱도 생겨나
 

13억 명에 달하는 인구가 모여 사는 인도에서 온라인 연애·결혼 사업이 뜨고 있다

당연히 결혼 적령기 인구도 많기 때문에 연애 및 결혼과 관련된 사업 규모도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835세의 젊은이 1억 명이 1년 동안 연애·결혼 관련 각종 서비스에 사용하는 돈이 570억 달러( 64조 원)에 달한다. 또 인도인들은 평생 모은 재산의 5분의 1을 자녀 결혼 비용으로 쏟아붓고 있다

한 국가의 연애와 결혼 문화는 사회적 산물이다. 다양한 종교와 ‘카스트’라는 독특한 사회계급 제도를 가진 인도의 특징이 결혼 산업에도 그대로 묻어나고 있다 

지난 2000년 온라인 결혼 주선 사이트 ‘매트리모니(Matrimony.com)’를 설립한 무루가벨 자나키라만은 “인도인들의 결혼은 95%가 같은 종교 공동체나 카스트 계급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온라인 중매 사이트도 힌두교, 기독교, 이슬람교, 시크교, 자이나교 등 종교별로 운영되고, 카스트 계급별로도 별도의 사이트에서 남녀 간 만남이 이뤄진다. 자나키라만은 무려 300개에 달하는 이런 별도의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 중에는 인도에서 가장 비천한 계급인 ‘불가촉천민’ 하리잔만을 위한 사이트도 있다. 이처럼 인도의 결혼 시장이 종교·계급별로 분화된 이유는 자녀들의 결혼에 부모와 친척이 적극 관여하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온라인 데이트 사업이 인도를 사랑에 빠지게 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인도의 연애 및 결혼 관련 사업에 대해 상세하게 전했다

 

온라인 연애·결혼 사업이 커지면서 관련 기업들도 쑥쑥 자라고 있다. 자나키라만이 운영하는 매트리모니는 증시에서 기업공개(IPO) 7800만 달러( 880억 원)어치의 주식을 발행해 대박을 터뜨렸다. 온라인 중매 사이트에 붙는 각종 기업 광고도 최근 5년간 2배 규모로 커졌다. 인도의 인터넷 및 모바일 사용 인구는 지난해 기준 39000만 명에 달한다. 가파른 인구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인도에서 주로 젊은층인 잠재 노동인구가 20년 후에는 11억 명에 달할 것으로 보여 연애 관련 사업은 더욱 유망할 전망이다.

 

하지만 FT는 “인도의 연애·결혼 문화도 변화의 와중에 있다”고 전했다. ‘리버럴’한 젊은이들에게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는 만남을 주선하는 사이트들도 최근에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트루리매들리(TrulyMadly)’라는 사이트는 서로 다른 카스트 계급이라도 관심사가 비슷한 남녀들을 짝으로 맺어주고 있다. 영어로 글로벌 문화에 대해 서로 자유롭게 대화하기를 원하는 남녀들이 주로 찾는 모바일 데이트 애플리케이션 ‘아일(Aisle)’의 인기도 폭발적이다. 특히 도시에 거주하면서 경제력이 있는 ‘커리어 우먼’들이 이런 모바일 앱을 통해 로맨틱한 연애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 

 

10 12일 美대통령 평균IQ 136… ‘1위’ 애덤스 165, 트럼프는?

 

■ 트럼프 ‘대결’ 발언으로 본 역대 美대통령의 IQ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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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먼턴 교수 분석 

역사측정방식 통해 사료 분석 
제퍼슨·매디슨 150으로 3 
남북전쟁 영웅 그랜트 ‘꼴찌’ 
일부선 “한계많은 논문”지적 

멘사 “트럼프 vs 틸러슨 장관 
테스트 대결 주관한다면 영광”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45)의 때아닌 ‘지능지수(IQ) 테스트 대결’ 발언이 미국 워싱턴 정가의 화제가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발행된 경제잡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멍청이(moron)’라고 부른 것으로 보도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향해 IQ 테스트 대결을 제안한 것이 발단이 된 것 

워싱턴포스트(WP)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도전은 그와 틸러슨 장관 사이에 벌어진 신뢰의 균열을 보여주는 최신 증거”라며 다소 과장된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백악관에선 브리핑을 통해 “농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서둘러 봉합에 나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IQ 테스트 대결 발언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차고도 넘쳤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틸러슨 장관의 IQ를 묻는 기자들의 ‘진지한’ 질문에 “높다”고 답했다. 

 

 

B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여러 차례 자신의 IQ가 높다고 자랑해왔으며 2013년에는 “자신의 IQ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44)이나 조지 W 부시 대통령(43)보다 훨씬 높다”는 트위트를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IQ가 얼마인지 밝힌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 수재들의 모임인 멘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의 IQ 테스트 대결을 주관할 수 있게 되면 영광일 것”이라고 밝혔다고 정치전문매체 더 힐이 보도했다. 

그렇다면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IQ는 어느 정도일까. 지난 2001년 부시 대통령 취임 직후 빌 클린턴 대통령(42) IQ 182로 가장 높고 부시 대통령의 IQ 99로 가장 낮다는 내용의 거짓 메일(hoax email)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부시 대통령을 음해할 목적으로 조작된 거짓 메일이었다. 러븐스타인(Lovenstein) 웹사이트 역시 메일이 돈 이후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의 IQ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지난 2001년 미국의 정치심리학자 오브리 이멜먼은 부시 대통령과 대선에서 맞붙었던 앨 고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IQ와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논리력 시험 결과 비율을 원용해 부시 대통령의 지능 수준을 119로 추정했다. 부시 대통령과 앨 고어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학창 시절 각각 IQ 133 134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캘리포니아주립대 데이비스(U C 데이비스)의 딘 키스 시먼턴이 2006년 정치심리학 학술지에 ‘역대 대통령 IQ 분석’이라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한다. 시먼턴은 역사측정 방식 활용을 통해 다양한 개인 사료를 분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논문에 따르면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높은 IQ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대통령은 존 퀸시 애덤스 대통령(6)이다. 존 애덤스 대통령(2)의 아들로 유명한 그의 IQ 165라고 평가됐다. 지미 카터 대통령(39) 153으로 2, 독립선언서의 작성자이자 미국 민주주의의 대표적 이론가인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3)과 ‘미국 헌법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임스 매디슨 대통령(4) 150으로 그 뒤를 이었다. F 케네디 대통령(35) IQ 149.8이며 총명함의 상징인 로즈장학생 출신 빌 클린턴 대통령의 IQ 149로 나왔다. 프린스턴대 총장 출신인 우드로 윌슨 대통령(28) 역시 IQ 146이라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부 조지 워싱턴 대통령(1)과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16) IQ는 각각 130, 140으로 평가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IQ 137로 평가를 받았다. 역대 대통령 IQ 평균(136)을 상회하는 것이다. 이 논문에서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IQ가 낮은 대통령으로 평가받은 사람은 미국 남북전쟁의 영웅 율리우스 그랜트 대통령(18)이다. 그의 IQ 120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이 논문은 적지 않은 한계를 지니고 있다. 가령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실제 IQ 테스트에서 11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리처드 닉슨 대통령(37)은 이 논문에서 132.6 IQ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지만 너무 박하게 점수를 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논문이 나온 시기가 2006년이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의 IQ는 이 논문에서 나오지 않았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에 따르면 그의 IQ 130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먼턴은 역대 대통령 IQ 분석을 하면서 유명인사들의 IQ도 같이 추정했는데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끼어있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IQ 156으로 추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IQ에 대한 자부심은 이 연구에 근거한 것일까. 하지만 이 역시 현재로서는 사실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10 16일 韓 양고기 유행은 中교류 영향

최근 한국의 먹거리에 약간의 변화가 일고 있다. 양고기의 등장이 그것이다. 한국인은 주로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먹는다. 말고기, 타조고기, 토끼고기 등 세계 각지에서는 수많은 종류의 고기가 소비되고 있다. 이런 고기들이 한국에 소개돼 소비되기도 했지만 대중화에는 실패했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양고기의 등장과 인기는 조금은 신선하게 느껴진다. 


많은 TV 프로그램에서 양고기가 뜨고 있다며 분위기를 조성하고 전문점까지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새로운 것을 선호하는 프로그램 특성상 약간 과장일 수도 있지만, 양고기 식당이 전에 비해 6배 늘어났다고 하고, 양고기 수입량도 크게 증가했다고 하니, 제법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국에 거주하거나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수도 늘어 양고기 소비 증가에 한몫하기도 했을 것이다.

원래 양고기는 냄새가 심하고 질기다는 고정관념이 강했다. 실제로 1990년대 중국을 방문했던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양고기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곤 했다. 그 정도로 양고기는 우리의 입맛과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양고기는 매우 사랑받는 육류다. 특히 대표적인 할랄푸드로 중동지역에서 환영을 받고, 넓은 초원이 있는 중국이나 몽골 지역 등지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아름다울 미()’자를 분석해 보면 ‘양 양()’과 ‘큰 대()’의 결합이다. 큰 양이 아름답다는 뜻이 되는데, 바로 희생양으로 사용됐을 때를 지칭하는 것이다. 양고기는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사용되던 대표적인 동물이었다. 그만큼 소중한 고기였다. 그런데 한국은 지리적으로 양을 키우기 힘들다 보니 식생활에서 양고기가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현재 양고기의 유행은 아무래도 중국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중국과 교류를 시작하면서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양고기를 접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수많은 양꼬치집에서 한국인은 값싸고 쉽게 양고기를 접할 수 있었다. 중국어로 양뤄우추알(羊肉串) 정도로 발음되는 양꼬치는 중국에 정말 많고, 또 많은 한국인이 좋아했다. 양고기에 거부감이 있던 이들도 양고기인 줄 모르고 꼬치를 먹고는 좋아했다. 먹고 나서 또다시 찾고 하다가 점차 양고기에 익숙해졌다. 필자만 해도 처음에는 거부감이 있었으나 나중에는 앉은자리에서 꼬치를 100개 이상 먹은 적이 있을 정도로 양꼬치 애호가가 됐다.

 

이처럼 양고기가 흔하다고는 해도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육류는 돼지고기다. 소고기, 닭고기, 양고기 외에도 많은 육류를 먹지만 돼지고기가 단연 최고다. 그래서 돼지고기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가 발전해 왔다. 한마디로 돼지고기는 중국 요리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을 대표하는 돼지고기 요리를 먹지 못하는 중국인들이 있다. 바로 회족(回族)이다.

중국의 소수민족인 회족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이슬람교를 믿기 때문이다. 그들은 돼지고기 대신 양고기를 선택했다. 또 신장(新疆)위구르 지방도 대부분 이슬람교를 믿기 때문에 양고기 요리가 다양하게 발전했다. 이들이 주로 거주하는 곳은 초원이 많은 북쪽과 서쪽 지역으로 양을 기르기 용이했다. 결국 구하기 쉽고 믿음에도 어긋나지 않는 양고기를 먹다 보니 당연히 양고기 요리가 발전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인도 양고기 하면 이들을 떠올린다. 

 

10 19일 美 석사학위 최고연봉은 ‘마취전문 간호’… 최저는 ‘사회복지서비스’

뉴욕포스트 보도
미국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쓸모없는’ 석사 학위는 무엇인가.

뉴욕포스트는 사회복지서비스(Human Services) 석사 학위 소지자의 평균 연봉이 46600달러( 5278만 원)로 가장 낮다고 최근 보도했다. 초봉 평균 연봉은 39500달러(4474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복지서비스 석사 학위와 함께 ‘돈이 안 되는’ 석사 학위로는 유아교육, 직업 상담, 커뮤니티 상담, 박물관 연구, 신학, 정신건강 상담, 도서관학, 목회학, 예술 치료 등이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현재 25세 이상 미국인의 10분의 1이 석사학위를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40년대만 해도 5% 미만의 미국인만 학사 학위를 갖고 있었던 것에 비하면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석사 학위를 취득하는 데에는 물론 많은 돈이 들어간다. 미국의 사회단체 뉴아메리카의 2014년 보고서에 따르면 5년 전 기준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 석사 학위 취득자의 평균 빚은 59000달러(6682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4 38000달러(4304만 원)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석사학위 소지자의 평균 연봉은 69732달러(7898만 원)이다. 학사 학위 평균 연봉은 59124달러(6696만 원).

하지만 몇몇 석사 학위는 떼돈을 벌어주지도 않는다. 사회복지기관 운영을 위해선 사회복지서비스 석사 학위가 필요하다. 각종 보조금 활용 서류 작업에서 예산 수립까지 사회복지기관의 모든 업무를 해야 한다. 초봉은 4만 달러 미만이며 10년 정도 그 분야에서 일한다고 해도 5만 달러를 넘기지 못한다

하지만 직업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사회복지서비스 석사 학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3분의 2 정도가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 상담, 커뮤니티 상담, 정신건강 상담 등 각종 상담 관련 석사 학위 역시 큰돈을 벌어주지 못하지만 4분의 3 이상이 자신의 직업을 만족스럽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몇몇 석사 학위는 큰돈을 벌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취 전문 간호사 석사 학위는 전통적인 고임금 직종인 각종 공학과 금융 분야 석사 학위를 누르고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석사 학위로 등극했다. 마취 전문 간호사 석사 학위 소지자의 평균 연봉은 165000달러(18688만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초봉도 143000달러(16196만 원). 마취 전문 간호사는 마취 작업을 총괄하고 환자의 활력 징후를 모니터하고 마취 후 환자의 회복을 감독하는 업무를 하며 마취 전문의 등 의사들을 돕는 역할도 한다. 통신 공학, 금융&경제학, 전기 공학, 컴퓨터 공학, 생의학 공학, 수학&통계, 기술 경영, 컴퓨터 과학, 기업 금융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모두 연봉 12만 달러를 가볍게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11 03일 숨은 ‘금맥’을 찾아라… 호주 21세기 골드러시

  호주의 한 금광에서 현지 광산업체 KCGM의 중장비들이 채굴 작업을 하고 있다. KCGM 홈페이지

 

최근 13년새 66개 사업 추진 

金매장량 세계 1위·생산량 2 
수출액, 소고기 2배·양털의 5 
채굴 현장 관광상품으로 활용도 

2008
금융위기후 金 수요 급증 
현재 1온스당 1250달러선 유지 
‘金 애호’중국 수출 5년새 2배로
 

150여 년 만에 되돌아온 골드러시, 호주의 금맥이 꿈틀대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인 안전 자산 선호로 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세계 1위 매장량을 자랑하는 호주의 금광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 호주에서 일었던 ‘골드러시(gold rush)’가 재현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인들의 금 사랑은 호주의 금 산업을 떠받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호주의 중국인들은 금광에서 어렵게 일하면서 금을 캤지만 이제는 호주의 금 산업을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큰손으로 떠올랐다 

호주의 대표적인 수출품이라고 하면 대부분 소고기·양털 등을 떠올린다. 그러나 사실상 호주의 대표적인 수출품인 철광석과 함께 금의 생산량과 수출액 비중은 방대한 규모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호주의 국내 금 생산량은 288t으로 세계 1위 금 생산국인 중국(453t)에 이어 2위다. 인근의 뉴질랜드나 파푸아뉴기니에서 캐낸 원석을 정련한 양까지 합치면 지난해 호주의 금 생산량은 329t으로 늘어난다. 이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양이다. 또 같은 해 호주의 금 수출액은 1776700만 호주달러( 152000억 원), 소고기 수출액의 2배 혹은 양털 수출액의 5배에 달한다

금 생산량 증가로 작업이 활성화된 호주의 금광 채굴 현장은 관광 상품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호주 서부의 대표적 금광 지대인 캘굴리의 노천 광산에서는 신() 골드러시 시대를 맞아 금광석 채굴 작업이 한창이다. 현지 광업회사 KCGM이 보유하고 있는 이 지역의 호주 내 최대 규모 금광에서는 채굴 장비와 운반 트럭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현지 금광에서 일하다 이제 여행객을 안내하고 있는 한 관광 가이드는 아사히신문에 “최근 10년간 덤프트럭과 중장비의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1850~1900년대 초 호주에서 첫 골드러시가 일던 당시 캘굴리에서 금광이 발견된 이후 약 1세기 만에 골드러시가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호주의 신 골드러시가 일어난 이유는 금 시세 폭등과 중국의 금 수요 증가 등으로 분석된다. 지난 2005년쯤까지 세계의 금 시세는 1온스( 31g) 500달러 미만으로 30여 년간 유지됐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안전 자산 선호 현상에 따라 금 수요가 급증해 2011년에는 1온스당 1800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금융 위기가 어느 정도 해소된 현재에도 금 시세는 1온스당 125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고도 경제성장으로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모한 중국도 호주의 골드러시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세계 최고(最古)의 조폐국이자, 호주 내 순금 정제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서호주의 퍼스 조폐국은 지난 2011년 약 100t의 골드바를 중국에 수출했지만, 지난해엔 약 230t으로 수출량이 늘었다. 호주의 골드바를 수입한 중국의 각 은행은 이를 주로 중산층 및 부유층 개인 고객들에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854 9월 발생한 ‘유리카 방책 봉기’ 사건은 금 산업에 얽힌 중국과 호주의 역사를 말해준다. 당시 서부 지역 금광에만 4만 명의 중국인 노동자가 유입되면서 임금 경쟁을 초래했고, 여기에 영국 정부의 폭력적 징세와 압제가 곁들여지면서 호주 역사상 유일한 무장 폭동이 발생했다. 이는 호주에서 백호주의가 태동하는 원인이기도 했다

 

호주의 신 골드러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호주는 지난 2015년 말 기준 9100t, 지구 전체의 16%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금 매장량을 자랑하고 있다. 호주광물협의회(MCA)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2002년부터 2015년 사이 금광 확대 및 신개발과 관련해 66개의 사업이 추진됐고, 126억 호주달러가 투입됐다. 퍼스 조폐국 관계자는 “고대부터 금은 절대적 가치를 지녀왔다”며 “또 중국이나 북한·중동 정세 등 불안정한 세계 상황을 보면 금은 최후의 저축 자산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11 09일 퇴폐 낙인 찍힌 名作… ‘나치 컬렉션’ 베일 벗다

  오귀스트 로댕의 ‘웅크린 여자

 

- ‘히틀러의 미술상’ 구를리트가 은닉한 1500점중 450점 공개

獨·스위스 미술관서 전시회
모네·로댕·마티스·피카소 등
돈으로 환산 못할 엄청난 가치
전문가들 원소유주 찾기 나서


‘나치 컬렉션, 제자리 찾기.

지난 2012 2월 한 80세 노인이 독일 뮌헨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아파트에 보관하고 있던 방대한 규모의 미술품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세계는 그 예술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나치 컬렉션’이란 오명을 붙여 줬다

이 작품들은 아돌프 히틀러가 이끌던 독일 나치 정권의 미술상으로 활약하던 힐데브란트 구를리트가 ‘퇴폐 예술품 압수’라는 명분하에 수집·은닉했던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때 인류를 위협했던 나치 정권이 ‘퇴폐’로 규정했다는 사실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 작품들의 가치는 더욱 주목받았다. ‘구를리트 컬렉션’으로도 불리는 이 작품들은 처음 발견된 후 5년여가 지나 드디어 예술 애호가들의 주목 속에 일반 대중에게 공개됐으며 나치에 의해 수탈됐던 이 작품들은 이제 원래의 주인에게 되돌아가길 기다리고 있다.

지난 3일부터 스위스 베른 미술관과 독일 본 미술관에서는 구를리트에 의해 나치에 수탈된 미술품 1500여 점 중 약 450점을 공개하는 ‘구를리트 현황 보고서(Gurlitt Status Report)’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CNN은 클로드 모네의 ‘워털루 다리’, 오귀스트 로댕의 ‘웅크린 여자’를 비롯해 알브레흐트 뒤러, 외젠 들라크루아,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오토 밀러 등 시대를 초월한 명가들의 걸작이 다수 포함돼 있는 이 미술품들이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막대한 예술적 가치는 이번 전시회의 예고편에 불과하다. ‘작품들의 제자리 찾기’가 이번 전시회의 또 다른 목표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전시회의 기획 의도에 대해 “두 전시회는 제3제국(1933~1945년 당시 히틀러 치하의 독일)의 예술 정책을 각기 다른 관점에서 주목한다”고 설명했다. 베른 미술관은 이번 전시회에서 ‘몰수되고 팔려간 퇴폐 예술품’이란 주제에 초점을 맞춰 1938 5월 제정된 나치 정권의 ‘퇴폐 예술품 압수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각 작품이 구를리트의 손아귀에 들어간 과정을 조명하고 있다. 히틀러는 주로 비()독일적인 혹은 유대적인 근대주의 작품을 ‘퇴폐 예술’로 규정했다

한편 본 미술관은 ‘나치의 예술품 절도와 그 결과’라는 주제로 작품을 내걸며 아직 불분명한 상태로 남아 있는 작품들의 원소유자들에 대해 조명하고 있다. 원소유자들은 대부분 유대인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독일 정부는 이들을 밝히기 위해 지난 10월 미술사가와 미술품 출처 연구자들로 전문가그룹을 구성하기도 했다. 이들의 연구에서 구를리트 컬렉션 가운데 19세기 프랑스 화가인 토마 쿠튀르의 한 작품은 프랑스 정치가이자 레지스탕스(프랑스의 나치 저항세력) 지도자인 조르주 멘델의 소유였던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본 미술관의 라인 울프스 감독과 베른 미술관의 니나 치머 감독은 전시회와 관련, “나치의 예술품 수탈로 인한 희생자들과 ‘퇴폐 예술’로 몰린 예술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12 15일 “美육류·햄버거 식탁 점령… 멕시코, NAFTA 뒤 비만율 3배로”

  윌리엄 루이스 산체스(왼쪽 두 번째)와 그의 가족들이 직접 운영하는 멕시코 산크리스토발의 식당에 모여 배달 음식과 탄산음료를 나눠 먹고 있다. 뉴욕타임스

 

 

NYT ‘자유무역과 국민건강’ 집중 조명 

1994년 美·加와 협상 체결뒤  
美서 저렴한 육류 수입량 급증  
곳곳엔 월마트·패스트푸드점  
당뇨병 사망 원인 1위에 올라  

가난 벗고 경제발전엔 큰 기여  
‘빛과 그림자’ 양면적 영향 미쳐
 

“점점 뚱뚱해지는 멕시코 국민의 비만 원인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자유무역협정(FTA)이 선진 공업국에서 후발 공업국으로 비만을 수출한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 국가가 바로 미국·캐나다와 NAFTA를 맺은 멕시코다. 특히 도널드 트럼 행정부가 NAFTA 재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NAFTA와 비만의 관계가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멕시코 산크리스토발에 사는 윌리엄 루이스 산체스(28)의 몸무게는 273파운드( 123.8)이며 그의 형 가브리엘도 300파운드(136)에 달한다. 2년 전 루이스의 아버지는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어머니는 당뇨병을 앓고 있다. 두 질환 모두 비만과 관련이 높은 성인병이다. 1960년대부터 3대째 식당을 운영하는 루이스의 가족은 현재 미국식 햄버거와 핫도그를 튀겨 코카콜라와 함께 팔고 있다. 할머니와 어머니 세대에서는 없었던 메뉴들이다. 과거에는 인근 농장에서 가져온 농산물로 멕시코 전통음식인 ‘타말레’와 스튜, 토르티야 등을 판매했다 

1994
년 미국·캐나다와 NAFTA를 체결한 뒤 멕시코 국민의 식단은 급격하게 변했고 루이스 가족의 식당도 음식 메뉴를 바꿔야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특집 기사에서 NAFTA가 멕시코의 비만율과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을 집중 조명하며 루이스 가족의 사례를 소개했다. 야채·과일·주스 등의 식품 소비가 급격하게 줄고, 미국으로부터 싼값에 수입된 육류가 식탁을 채웠다. 미국의 유통 공룡 월마트는 멕시코에서 가장 큰 식료품 체인점 자리를 차지했고, 편의점 체인과 패스트푸드점들은 멕시코 상권을 차근차근 장악해 나갔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수출품의 절반 이상이 과일·야채 등 농산품이었다. 반면 미국에서 멕시코로 건너간 수출품 중 농산품 비율은 7%로 대부분 육류, , 옥수수 등이다

멕시코의 비만율은 NAFTA 이전과 이후를 비교했을 때 세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미 워싱턴대 건강영향 측정평가연구소(IHME)에 따르면 1980 7%에 불과했던 멕시코 국민의 비만율은 2016 20.3%로 급증했다. 당뇨병은 멕시코의 사망원인 1위다. 멕시코에서 매년 당뇨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8만 명에 달한다. 실제로 최근 하버드대 보건대학원은 FTA가 중국, 인도 등 후발 국가들의 비만율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FTA가 부정적인 측면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NAFTA가 없었다면 멕시코의 모습은 인근의 중남미 나라와 다를 바 없었을 가능성도 있다. 몸은 날씬해도 가난의 숲을 벗어나지 못했을 수 있다. 브라질처럼 마약이 넘쳐나고 갱들이 득실거리는 나라가 됐을 수도 있다. 결국 국민 비만과 의료비 지출 증가는 NAFTA의 부작용인 셈이다

 

미 터프츠대의 교역전문가 티머시 A 와이즈 교수는 “많은 멕시코인은 NAFTA가 현대식 생활방식과 경제 발전을 가져올 것이란 열망에 가득 차 있었다”며 “그러나 멕시코 농장에서 일하던 농부들이 제조산업의 공장 노동자로 바뀌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식단과 건강에만 변화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FTA
의 빛과 그림자는 동시에 존재한다. 중요한 점은 미국은 이미 그 같은 양면을 너무도 잘 알고 있지만, 멕시코는 아직도 모르고 있거나 이제 막 파악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