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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여담(문화일보) 2023-10/ 10-04(수) 우마오당(五毛黨)의 침공 - 10-31(화) 중고차 시장의 메기효과

상림은내고향 2023. 10. 23. 19:48

오후여담(문화일보) 2023-10/

10-04(수) 우마오당(五毛黨)의 침공

 

이현종 논설위원


중국 항저우아시안게임 축구 8강전이 열린 지난 1일 국내 양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에서는 ‘클릭 응원전’이 펼쳐졌다. 그런데 다음에서는 이상한 결과가 나왔다. 2일 오후 기준 한국을 응원하는 클릭 수는 210만 회(8%)인 반면, 중국을 응원하는 클릭 수는 2467만 회(92%)에 달했다. 아이디를 넣고 들어가야 하는 네이버는 한국이 94%, 중국이 6%인 데 반해 누구나 횟수 제한 없이 클릭할 수 있는 다음은 정반대였다.

매크로 등 예전 드루킹 일당이 사용했던 조작 프로그램을 사용했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너무 많이 차이 나는 결과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중국의 우마오당(五毛黨)과 북한의 대남공작 부서인 통일전선부 문화교류국을 의심하고 있다. 2004년 중국 후난성 중앙선전부에서 처음으로 인터넷 댓글 팀을 월 600위안을 주고 고용하기 시작한 데 유래한 우마오당은 댓글 한 편 올릴 때마다 5마오(약 90원)를 받는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이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시절 그 효과를 인정, 중앙당 차원으로 확대시켰다. 중국 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반중(反中)적인 글이나 댓글을 올릴 경우, 이를 반박하는 글을 올려 대응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1000만 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젠 해외 선거에서 반중 후보를 비난하는 선거 개입까지도 서슴없이 하고 있다.

우마오당 조직 관리자로 근무하다 호주로 망명한 한 인사는 대만 총통선거에서 친중적인 국민당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20여만 개의 계정을 운용해 여론조작을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지난 2020년 10월 방탄소년단(BTS)이 밴플리트상을 받으면서 수상 소감으로 “한미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남녀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가 중공군의 희생을 무시했다고 악플 세례를 받았다. 특히, 친중적인 문재인 정부와는 달리 중국과 거리를 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청와대 이전 때도 이들이 활동한 흔적이 있다. 청와대 이전을 비판하는 기사에 댓글을 달면서 유독 ‘청와대’를 ‘청화대’라고 쓴 사람이 많았다. 일부 네티즌은 중국 포털의 자동번역기에 청와대를 넣으면 청화대로 나온다면서 우마오당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이들의 개입을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
 

 

10-05 ‘원신’의 저주와 축복

 

이철호 논설고문


시작은 사소했다. 지난달 24일 중국의 한 유튜버가 ‘원신’ 게임을 하던 중 휴대전화 온도가 48도까지 치솟는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아이폰15 발열 이야기다. 뛰어난 퀄리티와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원신’은 대표적 고(高)사양 모바일 게임. 2년 전 갤럭시 ‘GOS(Game Optimizing Service) 악몽’의 장본인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이 게임으로 발열 및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자 인위적으로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속도, 해상도, 초당 프레임 수(FPS) 등을 떨어뜨린 게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대표이사가 공식 사과하고, 갤럭시 S23부터 방열판을 키웠다. ‘원신’의 저주였다.

발열은 아이폰15 시리즈 중에서 유독 고사양인 프로와 프로맥스가 심했다. 두 제품은 티타늄 소재와 대만 TSMC의 3나노 AP를 처음 적용한 게 공통 분모다. 사과에 인색해 온 애플은 발매 일주일 만에 발열을 인정하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결하겠다”고 했다. 티타늄 소재에 대해선 “과열의 원인이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묘하게 CPU·GPU·통신칩 등을 한데 모아 놓은 3나노 AP에는 구체적 언급이 없었다.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는 3나노 AP에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GOS 파문 이후 큰 손실을 무릅쓰고 자사 제품인 4나노 엑시노스 AP의 갤럭시S 탑재를 포기한 바 있다. 대신 3나노 AP부터 칩에서 전류가 흐르는 통로(채널)가 4면인 ‘GAA’(게이트올어라운드)라는 새 방식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절대 강자인 TSMC는 3나노에도 채널이 3면인 ‘핀펫’(FinFET) 방식을 고수했다. GAA는 생산 공정이 까다롭고 수율 확보도 어렵지만, 전류 제어와 전성비(성능/전력)가 핀펫보다 뛰어나다. 무엇보다 AP의 발열 원흉이라는 누설 전류가 적다.

삼성은 GOS 사태로 단골 고객이던 퀄컴이 TSMC에 AP 생산물량을 몰아주는 바람에 뼈아픈 일격을 당한 기억이 있다. 만약 아이폰 발열이 핀펫 방식 AP가 원인이라면 애플·퀄컴은 삼성전자가 성공시킨 GAA 방식 3나노에 대규모 물량을 몰아줄 수 있다. 아이폰이 과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만 발열을 잡을 수 있을지 IT업계가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원신’의 저주가 2년 만에 축복으로 뒤바뀔지 지켜볼 대목이다.

 

10-06(금) 이재명의 친위쿠데타

 

김세동 논설위원

법원의 구속영장 심사를 받지 않으려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 ‘사건’을 비명계 축출과 1인 체제 강화를 위한 재료로 쓰는 발 빠른 정치 공학을 보여주고 있다.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지난달 21일 친명계와 개딸의 광란적 공포 분위기 속에서 비명계인 박광온 원내대표가 반강제로 끌어 내려졌고, 강성 친명계인 홍익표로 대체됐다. 비명계인 송갑석 지명직 최고위원의 사표도 수리됐다. ‘이재명 구속’을 예상한 친명계가 대표 유고 시 권한대행이 될 서열 2위를 재빨리 들어내고 바꿔 친 것이다.

이 대표 영장심사 하루 전인 9월 26일 선출된 홍 신임 원내대표는 원내수석부대표로 박주민 의원을 간택했다. 박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 때 이재명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은 친명계이자 ‘검수완박’ 입법을 주도한 강경파다. 원내대변인도 친명계인 윤영덕·최혜영 의원이 뽑혔다. 윤 의원은 강경파 초선 모임 ‘처럼회’ 대표의원이며, 최 의원은 대선 때 이재명 캠프에서 뛰었다. 최고위원회의와 원내지도부를 거의 100% 친명파로 채운 것으로,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시절의 개인 비리로 사법 리스크를 초래한 이 대표가 일선 후퇴를 해야 할 위기 국면에서 친명 독식체제를 더 강화한 이재명발 친위(親衛)쿠데타로도 볼 수 있다.

위기 속에서 오히려 권력을 더 강화하는 스타일은 지난 6월 출범한 혁신위원회 때도 보여줬다. 송영길 대표 선출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 김남국 의원의 국회 회의 중 가상화폐 거래 사태 등에 대한 이 대표의 미온적 대응으로 인한 리더십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혁신위를 출범시키면서 비명계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혁신위원장을 임명했다. 이래경 위원장 9시간 만의 낙마 후에 임명된 김은경의 혁신위는 친명계의 숙원인 대의원의 전당대회 투표권 배제를 당 안팎의 논란에도 강행해 친위쿠데타라는 지적도 받았다.

친위쿠데타는 권력자가 더 큰 권력을 얻기 위해 스스로 벌이는 쿠데타다. 나폴레옹이 쿠데타로 5인 총재정부를 와해시키고 제1집정(통령)이 됐다가 국민투표로 황제에 즉위한 것이나 5·16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가 10월 유신으로 사실상 종신 대통령이 된 것, 시진핑의 중국 국가주석 2연임 제한 폐지 등이 해당한다.

 

10-10(화) 한용진의 돌 조각

김종호 논설고문

“나는 돌의 본성이 가장 잘 나타났다고 생각할 때, 돌을 쪼던 정을 멈춘다. 눈으로 때리는 돌과 심성으로 때리는 돌은 그 결도 느낌도 다르다.” 한국 1세대 추상조각가로, 미국 뉴욕과 유럽과 제주도를 오가며 ‘돌 작품’을 빚던 한용진(1934∼2019)이 한 말이다. 이런 말도 했다. “돌은 침묵이다. 모든 시대를 담고 있으면서도 아무 말이 없다. 나는 시간의 흐름에 멈춰 서서 돌과 논다. 잃어버린 자아(自我), 아직 찾지 못한 자아를 찾아보려고 돌과 함께 유희(遊戱)를 한다. 돌에서 마음의 평화를 갈구한다.” 그는 쓸모없이 아무렇게나 생긴 돌인 잡석(雜石)을 일컫는 순우리말 ‘막돌’을 호로 삼기도 했다.

경기고 재학 중에 6·25전쟁에 참전한 그는 서울대 미술대 조소과에 진학했다. 회화과에 입학한 후배와 1962년 결혼했다. 배우자는 서울예술고등학교 학생 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입선한 ‘천재 소녀’로, “격정 소나타를 연주하듯이 유화물감을 집은 손가락으로 온몸을 던져 그린다”는 평가도 듣게 된 한국 1세대 추상화가 문미애(1937∼2004)다. 한용진은 1963년 제7회 브라질 상파울루비엔날레에 김환기 화백과 함께 초청받아 갔다. 그의 출품작은 ‘무제’였다. 김환기는 곧바로 미국 뉴욕 정착을 감행했고, 한용진은 1967년에 뉴욕으로 이사했다. 외로움과 고단함 속에 동고동락하는 한용진-문미애 부부와 김환기-김향안 부부의 각별한 사이는 김환기가 1974년 타계할 때까지 이어졌다. 뉴욕 켄시코 공원묘지의 김환기 부부 묘비를 한용진이 조각한 배경이다.

그 묘비도 그렇듯이, 한용진 작품 대부분은 화강암 등 자연석에 최소한의 인위적 손질을 더했다. 비디오아트 창시자인 백남준과 1989년 파리에서 가진 2인전 ‘시계와 바위’, 구멍이 숭숭 뚫린 제주도 현무암으로 작업한 ‘토산과 섬’ 시리즈 등도 그랬다. 그의 돌 조각 14점, 판화·드로잉 11점을 선보이는 전시회가 서울 성북동 최순우옛집에서 지난 9월 1일 시작됐다. 오는 28일까지다. “그는 종말과 시작이 어디에선가 다시 만난다는 것을 통찰하고 있다. 특히, 세월의 심연에서 오는 형태를 즐겨 다루고 있는 것 같다. 이들 형태는 미확정·미완결과 이웃한다. 비정형의 구조는 암시된 자연주의가 된다”고 한 어느 평론가의 말도 공감하게 하는 자리다.

 

10-11 제동 걸린 전기차 전환

 

문희수 논설위원

순항하던 전기차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최근 영국이 가솔린 등 내연기관 신차 판매 전면금지 시기를 2030년에서 2035년으로 늦춘 것이 대표적이다. 시한이 2035년인 프랑스·독일 등과 진도를 맞췄다고 하지만, 여파가 상당하다. 넷제로(탄소중립) 원조인 스웨덴도 내연기관차 유류세를 감면하며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에 가세했다. 미국·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인 유럽의 반전이 심상치 않다.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확산을 경계하는 의도가 역력하다. 유럽은 세계 최고 수준인 내연기관차에 안주하다가 미래산업의 핵심인 전기차 전환이 늦었다. 그런 만큼 아직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하는데, 중국이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위기감을 갖고 있다. 유럽연합(EU) 당국이 최근 중국의 과도한 보조금 지원을 지적하며 추가 관세를 검토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에서도 역풍이 분다. 노동조합에서 일자리가 사라진다며, 우호적이던 조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확대 정책에 반기를 들고 나서는 양상이다.

시장 트렌드도 저가화·소형화로 급변하고 있다. 가성비를 중시해 성능 대비 싼 차를 찾는 추세다. 저가 배터리로 가격을 크게 낮춘 중국에 유리한 변화다. 중국 배터리를 달면 소형·경형 차 가격이 1000만 원 가까이 내려간다. 더구나 중국은 기술개발을 통해 주력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단점을 극복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4대 중 1대꼴로 중국 배터리를 썼던 정도다. 결정적인 장애 요인은 역시 소비자의 불만이다. 고가인데, 특유의 급가속·급제동으로 승차감이 떨어지고, 충전소 부족 등 고질적인 불편이 그대로다. 전기요금 인상으로 최대 장점인 연료비 절감 효과도 시들해진다.

우리 업체들은 비상이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판매도 한풀 꺾였다. 지난 8월 국내 판매는 1년 전보다 17%나 감소했다. 하이브리드 차가 다시 관심을 끈다고 한다. 전기차 열풍이 1차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주도하는 보조금 확충 등 일과성 대책으로는 어림없다. 아무래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본격적으로 열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모양이다.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지만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한다. 정부·기업 모두 샴페인을 성급하게 터뜨리다가는 큰코다친다.

 

10-12  99세 카터의 마지막 여행

 

이미숙 논설위원

미국의 제39대 대통령 지미 카터(99)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갈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인권외교만 앞세운 채 주한미군을 철수하려 했던 몽상적 지도자’란 보수파의 비판과 ‘북핵 협상을 이끌어 낸 평화의 전도사’라는 진보파의 추앙이 맞선다. 미국에선 “군사적으로 유약하고 외교적으로 무능한 인권주의자”라는 보수파의 비판에 진보파가 침묵으로 동조하면서 카터는 ‘역사적 고아’가 됐다. 카터가 집권한 1970년대 후반은 유가 폭등과 이란인질 사태 등으로 어둡고 혼란스러운 시대였다. 그는 1980년 대선에서 패배해 단임 대통령이란 불명예도 안았다.

카터는 대통령 퇴임 후 카터센터를 설립, 개발도상국 선거 감시 운동 및 해비타트 캠페인을 벌이며 진가를 발휘했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매주 교회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가난한 이들을 도우며 보통 미국인들의 마음을 얻었다. “현직 때보다 퇴임 후 빛을 발한 지도자” “가장 성공적인 전직 대통령”이란 평가가 나온 배경이다. 카터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은 지난 2월 그가 피부암 연명치료 대신 호스피스 돌봄을 시작한다고 발표한 뒤부터 본격화했다. 파이낸셜타임스 수석 칼럼니스트 에드워드 루스는 지난 2월 23일자 칼럼 ‘카터에 대한 역사 평가는 잘못됐다’에서 “카터는 네빌 체임벌린, 로널드 레이건은 윈스턴 처칠로 묘사되지만, 정치적 기억과 현실은 종종 어긋난다”면서 “미국의 왜곡된 기억은 우파의 레이건 추앙과 좌파의 카터 경멸에 따른 탓”이라고 했다. 카터의 치적은 외면당했지만, 실제로는 동유럽 민주화·인권 운동 지원으로 미국 외교에 영혼을 불어넣은 지도자란 평가다.

카터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최근 들어 더 호의적으로 변하는 기류다. 호스피스 생활을 8개월째 이어가는 카터가 지난 9월 말 99세 생일을 맞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그가 이룩한 바의 절반만 따라잡아도 좋겠다”는 영상 메시지로, 카터가 실천한 관용과 베풂의 리더십을 기렸다. 타라 소넨샤인 전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은 더 힐에 쓴 칼럼에서 “카터는 기후변화 위기 대응책을 마련한 첫 대통령”이라면서 카터의 유산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삶의 마지막 여행을 준비하는 카터가 생전에 그의 시대에 대한 명예회복이 이뤄지는 것을 볼 수 있을까.

 

10-13(금) 평화의 사각지대

 

오승훈 논설위원

‘인류 역사상 가장 긴 평화의 시기에 살고 있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촉발된 전쟁이 엿새째를 맞은 12일(현지시간), 양측 사망자가 25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에서만 군인 169명을 포함해 1300명이 숨지고 3007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이 실행되면 사상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이게 평화 시대의 풍경이라니.

전 세계 전투·폭력·시위의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는 감시기구 ‘무장 분쟁 위치·사건 자료 프로젝트’(ACLED)의 통계에 따르면 10월 6일 기준으로 지난 1년간 무장 집단(정부·그룹) 간 전투, 폭발·폭격, 무장 폭동·시위는 14만6164건 발생했고 14만8034명이 목숨을 잃었다. 월평균 분쟁 건수 증가율은 1년 새 2.5%에서 3.3%로, 사망자 증가율은 4%에서 5%로 커졌다. 적어도 최근 1년간 지구촌의 분쟁은 증가일로임을 알 수 있다. 9월 30일∼10월 6일 기간에만 전투 656건, 폭발·폭격 1282건이 발생했다.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투는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전쟁의 공포가 드리운 것 같지만, 지금이 평화의 시대인 것은 맞다. 제2차 세계대전에선 6500만 명이 사망했다. 이후 78년간 강대국 간 전쟁은 없었다. 10년 단위 전쟁 사망자도 줄어드는 추세다. 최악의 전쟁을 막는 것은 핵무기 폐기일 것이다. 1986년 전 세계 핵탄두는 6만4000여 개였는데, 2022년 말 기준 1만2000여 개로 줄었다. 이스라엘은 비공식 핵보유국이나 근접한 팔레스타인을 겨냥해 사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미·중 갈등이 ‘예정된 전쟁’으로 비화할 것이란 전망도 많지 않다. 그런데도 끔찍한 국지전과 참상이 이어지는 현실에서 ‘전쟁 없는 지구’는 기만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아는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를 사실로 풀어낸 ‘팩트풀니스(Factfulness)’의 저자 한스 로슬링은 “끊임없는 갈등과 공포를 하찮게 여길 마음은 없지만 지난 수십 년간 평화가 확산한 덕에 우리가 본 모든 발전이 가능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이런 추세가 전쟁 지역(시리아 등) 사람들에게는 전혀 위안을 주지 못한다. 어떤 지역은 아직도 미개하다”고 했다. 북한이 그러하다.

 

10-16(월) ‘방탄’ 매국론

 

이현종 논설위원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및 무차별 학살을 보면 현재 우리나라와 기시감이 든다. 세계 최고의 정보기관으로 명성이 높은 이스라엘 모사드가 하마스의 공격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은 충격이다. 여기에 하마스가 지난 2년 동안 이스라엘에 평화 공세를 펼쳐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는 작전을 썼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은 국가정보원의 국내 정보 수집과 대공 수사권을 폐지, 기능을 축소시켰다. 또 김정은 정권이 마치 핵을 포기할 것처럼 속인 평화 공세에 넘어가 남·북 정상회담을 3차례나 열고, 미·북 정상회담을 주선했다.

이스라엘 안보가 취약해진 배경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범죄를 가리기 위한 ‘방탄’이 큰 작용을 했다. 2009년에서 2021년까지 총리를 맡았던 네타냐후는 현직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2019년 3건의 비리 혐의로 기소됐다. 사업가에게서 3억 원에 달하는 뇌물을 받는 등 뇌물수수와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이때부터 무리수가 시작됐다. 2020년 1월 자신에 대한 면책특권을 의회에 요청했으나 무산됐다. 그러자 연정 파트너와의 약속을 깨고 의회 해산과 총선 재실시를 주장했다. 그러나 연정 구성에 실패한 네타냐후는 2021년 6월 총리에서 물러났다가 강경파와 손을 잡고 지난해 11월 재집권했다. 대법원이 국민 청원으로 접수된 총리 해임안을 검토하자, 대법원의 권한을 대폭 줄이는 무력화 법을 추진해 지난 7월 통과했다. 수백만 명의 시민이 반대시위에 나섰고 모사드 등 정보기관 간부들도 항의 사퇴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선 패배 이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불체포특권을 얻고, 당 대표에 당선되면서 공천권을 거머쥐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전에 ‘검수완박’으로 수사권을 약화시켰다.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를 낙마시켰다. 정기국회 시작 하루 전에 단식에 들어가 체포동의안 부결을 시도했고,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민주당은 한동훈 법무장관 탄핵안을 만지작거린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민생 문제가 산적한데 국회는 오로지 이 대표의 ‘방탄’이슈가 압도하고 있다. 하마스처럼 김정은은 이런 국내 허점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10-17 ‘레인 메이커’ 기부왕

 

이철호 논설고문

“재산은 줄어도 마음은 더 커집니다.” 지난달 13일 타계한 ‘기부의 왕’ 이종환 전 삼영화학그룹 회장은 생전에 1조7000억 원을 쾌척했다. 23년간 도움을 받은 장학생 수가 1만2000여 명, 박사학위 취득자도 750명에 달한다. 아시아 최대다.

얼마 전 미국 아웃도어 파타고니아의 이본 쉬나드 회장은 “지구가 우리의 유일한 주주”라며 지분 4조 원어치 모두를 환경보호에 내놓았다. 산악 등반가 출신의 그는 ‘필요하지 않다면 이 재킷을 사지 말라’는 자연 친화적 비즈니스를 펼친 이단아다. 그의 ‘절친’이자 노스페이스 창업자인 더글러스 톰킨스도 전 재산을 털어 남미 파타고니아의 200만 에이커(충청남도 면적과 비슷)를 사들였다. 자연 보호를 넘어 자연 복원을 꿈꾼 그는 이를 몽땅 칠레 정부에 ‘사람 손이 닿지 않는’ 국립공원으로 넘겼다. 톰킨스는 2015년 그곳 헤네랄 호수에서 카약 여행을 하다 돌풍에 휘말려 자연으로 돌아갔다.

지난 9일 세계 최대 면세점 DFS의 창립자인 찰스 프란시스 피니가 타계했다. 그는 생전에 80억 달러 모두를 내놓은 ‘기부의 전설’이었다. 그의 지원금으로 세워진 1000여 개 건물에는 그의 이름이 없다. 모든 기부는 철저히 무기명 수표로 했다. 평생 2만 원짜리 전자시계를 차고 아내와 함께 머물던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방 두 칸짜리 임대 아파트에서 숨을 거두었다.

심리학에선 기부를 남을 돕는 데서 느끼는 행복과 만족감을 강조하는 도움심리학으로 분석한다. 타인에게 도움을 주면 전두엽의 옥시토신이 많이 방출된다. 경제학에선 기부를 세금 혜택 같은 요인에 따른 사회교환이론으로 분석한다. 하지만 인간은 경제적 이익만 좇는 ‘호모 이코노미쿠스’를 넘어 서로 협력하는 동물이고, 선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는 ‘도덕 경제학’적 접근도 활발해지고 있다.

영국 자선지원재단의 ‘2022년 세계기부지수’에 따르면 한국 순위는 88위에 그쳤다. 중국보다 낮다. 여전히 기부에 탈세 의혹 꼬리표가 따라붙고, 2014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꾸면서 기부 문화가 위축됐다. 미국은 기부자를 ‘레인 메이커(Rainmaker)’로 부르며 온 사회가 존경한다. 레인 메이커는 가뭄 때 기도를 통해 단비를 내리게 하는 주술사를 일컫는 인디언 말에서 유래했다.

 

10-18 구속영장 기각 견강부회

 

김세동 논설위원

형사소송법상 불구속수사가 원칙인데 예외적으로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피고인이 △일정한 주거가 없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 구속할 수 있다(70조)고 규정하고 있다. 흔히 생각하는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 및 중요 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 우려 등은 구속의 필수 요건이 아니라 ‘고려하여야 한다’는 참고 사항일 뿐이다. 본안 재판과 달리 영장재판에선 유무죄가 아니라 증거인멸과 도주 가능성을 중심에 놓고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영장 기각에 가장 많이 놀란 사람이 이 대표일 것이다. 검찰의 영장 청구 직전 무기한 단식에 들어가고, 스타일 구겨가며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번복한 것도 스스로 구속 가능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백현동 개발 비리·쌍방울그룹 불법 대북 송금·위증 교사 혐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민주당과 이 대표는 마치 무죄 판결을 받은 것처럼 견강부회(牽强附會·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억지로 끌어 붙여 자기에게 유리하게 함)하며 윤석열 대통령 사과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파면을 주장했다. 이 대표 본인이 변호사이며, 율사들이 즐비한 민주당이 이런 이치를 모를 리 없을 텐데, 영장 기각을 호도하는 이유는 달리 없다. ‘영장 기각=무죄’인 양 대대적으로 선전해 흔들리던 지지자들을 다잡아 여론지형도 바꾸면 법원에서 무죄를 받아내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정적 제거 시도가 좌절됐다는 주장이 얼마나 어이없는지는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기각 결정문만 읽어봐도 드러난다. 우선, 유 판사는 검사 사칭 사건 관련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서 위증해달라고 요구한 혐의에 대해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유죄라고 단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또, 백현동 개발과 관련해 ‘피의자의 지위, 결재 문건,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든다’고 했고, 대북 송금의 경우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 진술 번복에 ‘피의자의 주변 인물에 의한 부적절한 개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들이 있다’고 했는데, 유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게 상식에 더 부합한다.

 

10-19 듀엣 햇빛촌

김종호 논설고문

대중가요 작사가들의 모임인 한국노랫말연구회가 1987년부터 매년 수여하던 ‘한국 노랫말 대상(大賞)’의 1990년 제4회 ‘아름다운 노랫말 상’은 ‘유리창엔 비’를 작사·작곡한 이정한이 받았다. 대학생들의 포크 음악 동아리 햇빛촌 일원이던 그가 1988년 혼자 처음 불렀으나, 1989년에 혼성 듀엣 햇빛촌을 결성하고 편곡해 발표하면서 불후의 명곡 반열에 올랐다. 홍익대 서양화과 학생이던 그가 상명대 성악과 고병희와 결성한 그 듀엣의 제1집 앨범 타이틀 곡이다. 이정한 음성은 일부 화음으로 얹히고, 깊고 애절한 음색의 고병희 절창이 돋보이는 솔로 곡에 가깝다. ‘낮부터 내린 비는 이 저녁 유리창에/ 이슬만 뿌려놓고서/ 밤이 되면 더욱 커지는 시계 소리처럼/ 내 마음을 흔들고 있네/ 이 밤 빗줄기는 언제나 숨겨놓은/ 내 맘에 비를 내리네’ 하고 시작한다.

그 앨범을 내놓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부터 두 사람은 각자 따로 활동했다. “솔로 가수로 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정한이 고병희에게 독립을 권유했다고 한다. 고병희의 1990년 솔로 데뷔 앨범 10곡 중에서 이정한이 그의 가창력을 더 살리려고 만든 노래가 4곡이었던 배경이다. 그의 1993년 제2집은 10곡 중에서 이정한 작사·작곡이 7곡이었다. 그중 하나는 또 다른 명곡 ‘흐린 날의 오후’다. ‘밤이 오는 거리 그대 없는 거리를/ 맘 아프도록 많이 걷다 보면은/ 비도 또 쏟아질까’ 하는.

고병희도 이정한도 여전히 음악 활동 중이다. 화가로 그림도 그리면서 서울한영대 실용음악과 교수로 재직 중인 이정한은 썹(SSUP)이라는 예명으로 지난해에 ‘Escape’ ‘Daybreak’ ‘쉽게’ ‘이슬’ 등 4곡을 만들어 발표했다. 지난 5월에는 햇빛촌을 재결성했다. 새 멤버는 K-팝 걸그룹 출신으로, 본명이 정진화인 케브(C.ev)다. ‘유리창엔 비’도 리메이크해 재발표했다. 이정한은 “원곡이 성악을 전공한 고병희의 가창력을 극대화한 클래시컬 발라드였다면, 리메이크한 곡은 ‘네오 솔(Neo-Soul) R&B’ 장르의 팝 발라드를 기반으로 삼았다. 마치 멜로 영화 OST를 듣는 것처럼 원곡과 전혀 다른, 짙은 페이소스가 느껴질 것”이라며, 머잖아 콘서트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음원으로 들어도 좋지만, 새 햇빛촌 공연에서 들으면 더 감동할 것이다.

 

10-20(금) 소행성 격퇴 작전

 

문희수 논설위원

지난달 지구 주변을 도는 소행성의 토양을 실은 캡슐이 지구에 도착해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나사(미 항공우주국)의 최근 조사 결과, 이 토양에서 생명체의 구성 요소인 물과 탄소 분자가 발견됐다. 3년 전 일본의 탐사선이 소행성(류구)에서 가져온 시료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아미노산 20여 종이 나왔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지구 생명의 기원이 지구로 떨어진 소행성이라는 가설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베누는 지름 500m의 소행성이다. 45억 년 전 태양계 형성 초기의 물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토양 샘플은 2016년 9월 지구를 떠났던 나사의 탐사선 오시리스-렉스가 3억3000만㎞ 떨어져 있던 베누에 착륙해 채취한 것이다.

소행성에 시선이 쏠리는 또 다른 이유는 지구와의 충돌 가능성이다. 베누만 해도 6년 주기로 지구 근처를 지나는데, 이미 1999년·2005년·2011년 세 차례 근접했었다. 159년 후인 2182년 9월에는 지구 궤도에 진입해 충돌할 확률이 2700분의 1, 즉 0.037%로 추정된다는 게 나사의 분석이다. 벼락 맞을 확률(600만 분의 1)이나 로또 1등 당첨 확률(814만 분의 1)보다 낮지만, 프로골퍼의 홀인원 확률(3000분의 1)보다는 높다. 충돌 땐 충격이 원자폭탄 24개에 맞먹을 것이라고 한다. 지구에서 공룡을 멸종시킨 소행성(원폭 100억 개 위력)급은 아니더라도 재앙이 없도록 대비가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특히, 베누 임무를 마친 탐사선이 향하는 소행성 아포피스는 더 위협적이다. 지름이 370m인 이 소행성은 이미 2021년 3월 지구에 1680만㎞ 정도로 다가와 지나갔었다. 아포피스는 베누보다 훨씬 빠른 2029년 4월 14일에, 그것도 달(38만4000㎞)보다 훨씬 가깝게 불과 3만7000㎞로 바짝 근접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나사는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 격퇴 작전을 짜고 있다. 해머(Hammer)라는 우주선을 이용해 다가오는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거나, 핵폭탄으로 폭파하는 계획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 지난 1998년 브루스 윌리스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 ‘아마겟돈’을 연상시킨다. 영화의 상상이 그저 공상만은 아닌 것 같다. 불가능하게 여겨지던 것을 가능한 것으로 바꾸는 게 과학이다. 

 

10-23(월) ‘西조선’의 시진핑

 

이미숙 논설위원


북한 김일성의 우상화 작업은 6·25전쟁 이후 혼란기 속에서 경쟁 그룹을 밀어내는 과정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초대 외무상을 지낸 박헌영 등 남로당계 인사들을 6·25 책임을 물어 숙청한 데 이어 연안파와 갑산파를 몰아내며 개인숭배 길로 들어섰다. 1960년대 이후 김일성 1인 체제가 굳어지면서 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 체제가 됐다. 김일성은 독재 체제를 굳히는 과정에 아버지 김형직(1894∼1926) 위인화 작업을 시작했다. 사범대학에 아버지 이름을 붙였고, 묘지도 성역화했다.

중국은 북한과 달리 집단지도체제였는데 시진핑(習近平) 주석 취임 후 김일성 시대처럼 1인 체제가 되고 있다. 시 주석은 2012년 당 최고 지도자가 되면서 부친 시중쉰(習仲勳·1913∼2002) 추모사업을 시작했다. 2013년 아버지 전기 출간에 이어 고향 산시(陝西)성에 거대한 조각상과 기념관을 세웠다. 지난 15일 시중쉰 탄생 110주년 기념일을 전후해 중국 매체들은 그의 생애와 사상을 재조명하는 특집 기사를 게재했다. 김일성이 1인 독재를 굳히는 과정에서 벌였던 가계 우상화 캠페인과 닮은꼴이다. 시중쉰은 중국공산당의 8대 혁명원로로 존경을 받는다. 그렇지만 시 주석의 과도한 부친 띄우기는 아버지의 사상에 맞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시중쉰은 마오쩌둥(毛澤東) 집권기에 반혁명 분자로 몰려 숙청됐지만, 덩샤오핑(鄧小平) 시대에 복권돼 초기 개혁·개방을 이끈 리더다. 마오 스타일의 교조주의적 공산주의자인 시 주석이 마오 체제에 반기를 들었던 시중쉰을 띄우는 것은 일견 모순적이다.

일본의 동아시아 전문가 곤도 다이스케는 저서 ‘요즘 중국’에서 “중국인들이 자국을 비하해 ‘서조선’으로 부르기도 한다”면서 “중국어로 서(西)와 시진핑의 성씨인 습(習)이 똑같이 ‘시’로 읽혀 시진핑을 비꼬는 의미도 포함됐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을 ‘서쪽의 북한’으로 지칭하기도 했다. 집권 초 시 주석은 세습 독재자로 핵 개발에 골몰하는 김정은을 못마땅하게 생각해 2014년 북한을 제치고 한국을 먼저 방문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독재의 유혹에 빠져들면서 결국 북한 체제를 따라가는 셈이다. 이러다간 중국을 시진핑의 나라로 만들기 위해 김일성의 주체사상까지 베끼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10-24 혁신위원장은 휘핑보이?

 
 

오승훈 논설위원

국민의힘이 23일 혁신위원장에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를 임명했다. 혁신위는 당헌·당규에는 없는, 당 대표나 지도부 결정으로 설치하는 임의 기구다. 당의 환골탈태를 목표로 한다지만 수뇌부 사퇴 요구가 빗발칠 때 방패막이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았다. 김기현 대표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용퇴와 비상대책위 구성 요구에 직면하자 혁신위를 앞세웠다. 임명직 지도부만 바꾸고선 ‘2기 체제’라며 버텼다. 당헌 기구인 비상대책위는 당 대표나 최고위원 4인 이상 사퇴할 경우 설치할 수 있다. 당 대표가 그대로인데 “2기 체제는 사실상 김기현 비대위”라는 설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혁신위가 아무리 훌륭한 제안을 하더라도 강제력이 없는 한계가 거기서 생긴다. 당수는 늘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한다. 김 대표도 어김없이 “혁신위는 구성, 활동 범위, 안건 등 제반 사항에 대해 전권을 갖게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당 대표나 최고위원회의가 거부하면 그만이다. 이런 탓에 혁신위원장이 휘핑 보이(whipping boy)가 되기 십상이라는 말이 나온다. 영국 왕실에서 잘못을 저지른 왕자 대신 매를 맞아주던 아이. 예전엔 대통령이 져야 할 책임을 대신 짊어진 총리나 장관을 비유했던 말인데, 최근엔 혁신위원장도 그 꼴이 되는 사례가 잦았다. 지난 6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구성한 혁신위도 그랬다. 본인의 사법 리스크는 물론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자 의혹 등으로 당의 도덕성이 뿌리째 흔들리면서 안팎에서 사퇴 요구가 거세지자 혁신위를 만들었다. 자신의 뜻을 거스르지 않고, 강성지지층의 반발을 사지 않을 위원장을 찾았다.

참사가 이어졌다. 지명 9시간 만에 사퇴한 이래경 파문, 뒤이어 김은경 전 위원장의 노인폄하 논란 등이 불거져 힘이 빠졌다. 혁신위가 제안한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은 이 대표도, 당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권 부여’라고 했으나 대의원제 폐지 등 유리한 것만 선별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해 6월 최재형 의원을 위원장으로 혁신위를 발족시켰으나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동력을 잃었고, 혁신위 제안은 당내에서 논의되지도 못했다. 인 교수가 휘핑 보이가 될지, 아니면 구원의 잔 다르크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10-25 여당의 ‘낙동강 방어선’ 모욕

 

김세동 논설위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서 17%포인트 차로 대패했음에도 국민의힘이 김기현 대표를 재신임하는 등 지도부를 존속시키고 중하위 임명직만 잘라내면서 사무총장에 경북 영천·청도 지역구 재선 이만희 의원을 발탁한 것은 미리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했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김 대표가 울산 남구을, 당 서열 2위인 윤재옥 원내대표가 대구 달서구을 지역구인 점에 빗대 영남당으로 후퇴하느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갖는다. 지난 23일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 임명된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도 “(여당이) 낙동강 근처에 머물러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철규 직전 사무총장이 강원(동해·태백·삼척·정선) 출신인 점에 비춰 보면 라인업 성격이 더 나빠졌다. 내년 4월 총선에서 과반 의석 달성을 위해 수도권 승리가 절실한 마당에 영남지도체제를 노골화하고 무슨 수로 승리하겠다는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는 여권 지지자들 푸념도 들린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출신인데 판사 출신의 당 대표, 나란히 경기경찰청장을 지낸 원내대표-사무총장 모양새도 고약하다. 경상도 일색인 지도부의 위기의식이 떨어지는 것인지, 위기감은 다소 느끼지만, 공천 등 총선 핵심 실무를 책임진 사무총장 자리는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우리 편’이 가져야 한다는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지금 그럴 여유가 있나. 이만희 사무총장 인선 비판에 ‘지난 총선 참패로 사무총장을 맡길 적당한 인물이 없다’고 한 해명은 더 나쁘다. 비영남권 의원들에 대한 모욕도 된다.

북한군이 1950년 6월 25일 기습 남침으로 7월 말 영덕, 안동, 상주, 진주를 잇는 선까지 밀고 내려오자 국군은 낙동강을 따라 영천, 군위, 칠곡, 달성, 함안, 마산으로 이어지는 타원형 방어선을 구축했다. 거기서 인민군의 8∼9월 대공세를 필사적으로 막아낸 덕분에 인천상륙작전을 통한 반격의 발판을 만들 수 있었다. 이를 돌아보면 수도권 포기와 도망의 성격이 더 도드라진 여당의 후퇴에 낙동강 방어선 운운하기도 민망하다. 6·25전쟁 때 낙동강 방어선을 철통같이 지킨 위대한 호국 정신을 모욕하는 행태도 된다. 여당의 인식과 대처 수준이 이대로 계속되면 내년 총선에서 부산·울산·경남 지역구 상당수도 민주당에 숭숭 뚫릴 허술한 방어선이 될 공산이 크다.

 

10-26 칭다오 맥주와 오줌

 

이철호 논설고문

중국이 ‘알몸 김치’에 이어 칭다오 맥주 오줌 사건으로 난리가 났다. 한 직원이 공장에 쌓여 있는 맥아 원료에 슬쩍 오줌을 누는 영상이 폭로됐다. 사흘간 시가총액이 1조 원 넘게 증발해 ‘역사상 가장 비싼 오줌’이란 조롱이 나돈다. 회사 측은 처음엔 “요즘 영상 기술이 장난 아니다”며 ‘가짜뉴스’로 돌리려 했으나, 결국 오줌을 눈 직원과 촬영자가 중국 공안에 잡혔다. 둘 다 하청업체 파견 직원으로 전해졌다.

양꼬치 붐과 함께 국내에도 칭다오 맥주가 인기다. 지난해 수입 맥주 1위를 차지했다. 세계 시장도 마찬가지다. 10년 전만 해도 미국의 버드와이저, 벨기에의 스텔라, 네덜란드의 하이네켄 세상이었으나 지금은 중국 독무대다. 유로 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1위는 중국의 쉐화(雪花), 2위 칭다오, 6위 옌징, 8위가 하얼빈 맥주였다. 14억 명의 인구에다 미·일의 절반 수준인 싼 가격도 경쟁력이다.

칭다오 맥주는 싸다고 비지떡이 아니다. 1903년 산둥반도에서 독일인과 영국인 손으로 만들어진 ‘뼈대 있는’ 맥주다. 1906년 독일 뮌헨박람회에서 금상을 받으면서 명성을 떨쳤다. 광천수에다 쌀을 첨가하는 등 시원한 청량함으로 확실한 자기 색깔을 지닌 맥주다. 중국 현지에선 양꼬치보다 바지락구이를 안주 삼아 즐긴다고 한다.

선진국일수록 불량식품에 가혹하다. 2002년 일본 육가공 1위였던 ‘유키지루시(雪印)식품’은 호주산 쇠고기 13.8t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켰다가 한 달 만에 파산했다. 수입 쇠고기 10억 원어치 때문에 매출액 1조 원이 하루아침에 날아갔고, 종업원 950명은 일터를 잃었다. 이후 일본 식품업체들은 자발적으로 사용기한·제조날짜를 병기할 만큼 원칙에 철저하다. 1997년 미국 허드사도 자사 햄버거에서 병원성 대장균이 발견되면서 도산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는 즉각 대통령 직속의 식품안전위원회를 설치해 철저히 단속하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은 2008년 유아 8명이 숨진 ‘멜라민 분유 파동’, 2015년 ‘인공 계란’ 파문에도 여전히 끄떡없다. 그나마 변수라면 2017년 시작된 불량식품과의 전쟁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14억 중국인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가장 엄격히 처벌하고 문책하겠다”고 선포했다. 칭다오 맥주의 운명이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다.

 

10-27(금) 팻말 전쟁

 

이현종 논설위원

지난해 10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여야 의원들이 벌인 ‘팻말 전쟁’의 한 장면이다. 야당 의원들은 노트북 앞에 ‘여가부 폐지 세계적 망신’이라는 팻말을 붙였고, 이에 맞서 여당 의원들은 ‘여가부 위기는 문 정부 자초’라고 맞받았다. 더 이상 토론은 없었다. 올해에도 대부분의 상임위와 국회 본회의에서 팻말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이젠 대한민국 국회를 상징하는 모습이 돼 버렸다.

2012년 국회 선진화법 이후에 여야 의원 간의 몸싸움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지만 반대로 고함, 팻말은 일상이 됐다. 상대 당에 지지 않으려고 크기를 조금 더 키우기도 하는 등 신경전도 치열하다. 토론이 있어야 할 상임위에 이렇게 짧은 문구를 넣은 팻말을 붙이다 보니 양측간의 말싸움으로 날이 샌다. 국회법 제148조에는 ‘본회의 또는 위원회의 회의장에 회의 진행에 방해가 되는 물건을 반입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147조에는 ‘폭력 행사, 함부로 발언하거나 소란한 행위로 다른 사람의 발언을 방해해선 안 된다’고 했다. 국회의원 윤리강령, 윤리실천규범(제2조)에도 이런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해 놓고 있지만 모두 공염불이다.

그래도 묵시적으로 본회의장과 상임위에 현수막은 갖고 들어오지 않고 있다. 지난 2018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 연설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할 때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몰래 회의장에 대형 길거리 현수막 3장을 들고 들어와 대통령 연설 도중에 좌석에서 일어나 현수막을 펼치는 바람에 문제가 된 바 있다. 미국이나 영국 의회에선 서로 말로 논쟁은 해도 우리처럼 팻말을 붙여 놓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장외에서도 미국은 현수막 대신 30∼100㎝ 정도 되는 직사각형 팻말을 땅에 꽂는 ‘야드 사인(Yard Sign)’이 일반화해 있다. 게시할 수 있는 장소·기간이 엄격하게 정해져 있고, 당연히 교통이나 보행에 방해를 줘선 안 된다. 우리 현수막과 다르다.

지난 24일 여야는 회의장의 일상이나 다름없었던 고성과 야유, 비난 팻말을 퇴출하자는 신사협정을 체결했다. 그런데 이런 선언을 한 지 하루 만에 민주당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약속을 못 지킬 수도 있다”고 딴소리를 한다. 정치권의 약속을 믿은 국민이 잘못이다.

문화일보 사설

 

10-30(월) 나훈아 ‘홍시’

 

김종호 논설고문

거침없이 솔직하게 말하고 행동하면서 자기 관리에 철저한 것으로도 독보적인 연예인이 ‘트로트 황제’ 나훈아(76)다. 자긍심 또한 두드러지는 그는 “어느 누가 말해도 나는 설 자리가 아니면 절대 안 선다”고 한다. 2018년 문재인 정부가 구성한 ‘평양 공연단’ 참여를 거절한 것도 그런 예다. 그는 데뷔 55주년이던 지난해 전국 순회공연 첫 무대에서 “적어도 제 공연에 오신 분들은 알아야 하겠다”며 부산 토박이 사투리로 이렇게 밝혔다. “지는 노래가 전부 서정적입니더. 근데 뚱뚱한 (북한 김정은) 저거는 저거 고모부를 고사포로 쏴 직이고, 이복형을 약으로 직이고, 당 회의할 때 끔뻑끔뻑 존다고 직이뿌고, 그런 사람 앞에서 ‘이 세상에∼ 하나밖에∼둘도 없는∼’ 이기 나옵니꺼? 때리 직이도 노래가 안 나올 낀데 우째 가노. 앞에 있으면 귓방맹이를 쌔리든지 해야지.”

그는 정부에서 주겠다는 문화훈장도 사양했다. “훈장을 받으면 그 값을 해야 하지 않나. 그 무게를 못 견딘다”고 했다. 1992년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제안한 당시 여당 핵심 간부에겐 이런 말로 거절했다. “정말로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면, 나는 노래를 불러야 합니다. ‘울긴 왜 울어’를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잘 부릅니까. 마이클 잭슨이 저보다 더 잘 부른다고 생각합니까.”

본명이 최홍기로, 싱어송라이터인 그는 “우리는 꿈을 파는 사람들이다. 피나는 연습을 해야만 특별한 게 나온다”고 한다. 그가 부른 노래 2500여 곡 중 800여 곡은 직접 작사·작곡했다. 작사가 이건우는 그를 두고 “한국 최고의 작사가”라고도 했다. 가수 최백호는 “100% 동의한다. 곡마다 감탄한다. ‘홍시’ 같은 곡은 특히 절창이다. 뒤에서 가사를 써주는 사람이 있나 하고 한때 의심했다”고 했다.

수많은 나훈아 명곡 중 하나인 ‘홍시’ 한 대목은 이렇다. ‘바람 불면 감기들세라 안 먹어서 약해질세라/ 힘든 세상 뒤처질세라 사랑 땜에 아파할세라/ 그리워진다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생각만 해도 눈물이 핑 도는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홍시가 감나무에서 익어가는, 그 노래를 듣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그 노래와 짝을 이루는 명곡 ‘테스 형!’과 함께. ‘울 아버지 산소에 제비꽃이 피었다/ 들국화도 수줍어 샛노랗게 웃는다’고 하고 ‘세월은 또 왜 저래’ 하는.

 

10-31(화) 중고차 시장의 메기효과

 

문희수 논설위원

중고차 시장이 현대·기아차의 진입으로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고질적인 불신을 털고 새롭게 도약할지 관심이다. 현대차가 지난 24일부터 거래를 시작한 데 이어 기아차가 내달 1일부터 가세한다. 두 회사 모두 출고 후 5년·10만㎞ 이내 무사고 차량으로, 엄격한 품질 검수와 인증검수를 통과한 ‘고품질’ 차량만 거래한다. 특히, 기아차는 전기차도 사고팔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품질 등급제를 적용해, 핵심인 배터리의 성능과 충전 1회 주행 가능 거리 등을 종합해 3등급 이상만 판매할 예정이다.

중고차 시장 규모는 연간 30조∼40조 원이나 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거래 대수는 372만6000대로, 신차 등록 대수(168만4000여 대)의 거의 2배다. 신차보다 훨씬 큰 시장이다. 그렇지만 정보의 비대칭과 불균형이 워낙 심한 탓에 소비자의 불신이 뿌리 깊은 게 현실이다. 저질 차가 비싼 가격에 팔리는 사례가 허다하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 소비자로선 중고차의 상태·품질을 알기 어렵고, 그에 합당한 가격은 더 모르니 봉이 되기 십상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해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신뢰도가 14.8%에 불과했다. 중고차 시장이 레몬마켓(저품질 상품 거래 시장)의 전형으로 꼽혀 왔던 이유다.

현대·기아차의 진입은 그동안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중소기업 적합업종(생계형)으로 묶여 막혀 왔다가, 지난해에야 허용됐다. 기존 업계는 우량 매물을 싹 쓸어갈 것이라며 반발하지만, 소비자는 대환영이다. 소비자 편익을 우선했다면 진작에 허용됐어야 했다. 만시지탄이다.

중고차 시장의 신뢰도가 높아지면 시장 규모도 커져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 이른바 메기효과로 기존 업계와 헤이딜러 같은 플랫폼 업체의 분발을 자극해, 세분화한 시장에서 경쟁이 더 활발해지고, 품질 인증·수리 등 관련 분야 활성화도 예상된다. 여기에 현대차는 시장 점유율을 내년 4월까지 2.9%·2025년 4월까지는 4.1%로 통제하고, 기아차도 각각 2.1%와 2.9%로 관리할 것이라고 한다. 신규 업체의 진입을 막는다고 시장이 보호되지 않는다. 성장·발전은 더욱 불가능하다. 중고차 시장 역시 논란을 딛고 경쟁 활성화가 진정한 상생을 가져온다는 것을 입증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