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lture 02/ 세계의 박물관/ 세계의 박물관 톱10 - 화석박물관 - 지구촌 박물관 - 기이한 도서관
World culture 02/ 세계의 박물관/
◆세계의 박물관 톱10
1. 파리의 루브르(Louvre)
2.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쥐(the Hermitage)
3. 런던 대영박물관(the British Museum)
4. 카이로의 이집트 국립박물관(the Egyption Museum)
5.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Uffizi Gallery)
6.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ropolitan Museum of Art)
7. 암스테르담의 주립 박물관
8. 바티칸 박물관(the Vatican Museums)
9. 마드리드의 프라도 박물관(the Prado Museum)
10. 아테네의 국립 고고학 박물관(National Archaeology Museum)
◆세계화석박물관 - 화석 감상
◆지구촌 박물관
◇臺灣 故宮博物館
타이완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세계 4대 박물관으로 인정받고 있는국립 고궁박물관이다. 70여만 점에 이르는 중국 최고, 최대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으나 전시시설의 한계로 인해 한번에 1만,5000점밖에는 보여주지 못한다고 한다. 유물은 3개월에 한번씩 교체 전시되며, 1년에 모두 6 만점 정도가 전시된다.
소장품 전체를 다 전시하려면 최소한 12년이 걸린다는 계산! 전시품은 역대 중국 황제들이 개인 소장품이 주류를 이루는데, 대부분 옥, 금, 칠기, 자기 등을 이용해 만든 것이다. 그리고 중국의 한자문화를 알 수 있는 많은 책과 서화등도 있다. 내부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러시아
○세계 3대 박물관 에르미타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영국 대영 박물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힌다. /이코노미조선
‘성(聖)표트르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역사는 1703년에 시작된다. 원래는 스웨덴이 점령한 곳으로 니엔(Nyen)이라 불렸다. 1862년 차르로 등극한 표트르 대제는 서유럽과 교역할 수 있는 해상로 확보에 러시아의 사활이 달려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에 이 지역은 꼭 필요했다.
마침내 스웨덴과 대북방 전쟁(Great Nor-thern War·1703)을 벌여 승리했고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를 건설하며 새로운 도시의 시작을 알렸다. 상트페테르부르크라는 도시 이름은 표트르 대제를 기념하며 붙인 것 같지만 사실은 서구 유럽의 문물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그의 개혁정책이 담겨있다. 우선 상트(Sankt)는 유럽 문화의 뿌리가 되는 라틴어로 성자를, 페테르(Peter)는 네덜란드어로 ‘베드로’를 뜻한다. 부르크(burg)는 독일어로 ‘도시’를 의미한다. 페테르는 본래 그리스어로 ‘돌·반석’이라는 뜻이다. 18세기 당시 유럽 도시 대부분이 돌로 만든 석조 도시였으므로 나무 중심의 목조 도시였던 러시아를 석조 도시로 바꾸고 싶었던 대제의 염원도 담겨있다.
페테르부르크는 운하의 아름다운 곡선이 매력적인 인공도시다. 이 인공도시를 만드는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우선 러시아 전역에서 돌을 구해 날라 늪을 메웠고 여러 곳의 물길을 모이게 해서 인공적으로 운하를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약 3만명의 희생도 뒤따랐다. 마침내 물길 따라 생긴 수많은 운하와 500여개의 다리 사이로 붉은색 화강암이 즐비한 건물들이 들어선 페테르부르크의 모습이 완성되자 1712년 표트르 대제는 모스크바에서 이곳으로 수도를 이전했다.
렘브란트·고갱 등 전 세계 명작의 향연
모스크바의 중심에 붉은 광장이 있다면 페테르부르크의 중심엔 네프스키 대로가 있다. 4.5㎞ 길이의 대로는 피의 구세주 성당, 카잔성당, 에르미타주 박물관을 비롯, 푸시킨 동상, 예카테리나 여제 동상, 러시아 국립 박물관까지 페테르부르크의 300년 역사와 문화의 흔적을 그대로 담고 있다. 페테르부르크는 한마디로 차르에 의해 만들어졌고 예술가에 의해 숨 쉬는 도시다. 표트르 대제에 이어 예카테리나 2세는 페테르부르크 문화의 상징인 에르미타주 박물관을 만들었는데, 박물관의 모태가 된 것은 러시아 차르들의 거처였던 겨울궁전이다.
▲에르미타주 박물관 내부. /이코노미조선
로코코 양식으로 지어진 이곳은 입구 중앙 계단부터 화려하다. 영접홀인 문장관에는 8㎏의 황금을 입혀 러시아의 부를 자랑했다. 벽면과 천장을 황금으로 입힌 ‘황금의 방’도 유명하다. 18세기 영국에서 가져온 공작새 시계, 러시아의 국장인 쌍두 독수리 문장 아래 금으로 만든 대 옥좌가 위용을 자랑하는 곳은 1812년 나폴레옹의 침공을 막아낸 영웅들의 방이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정식명칭은 국립 예르미타시 미술관이다. 영국의 대영 박물관,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과 더불어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힌다. 예카테리나 여제의 개인 컬렉션 소장을 위해 겨울궁전 옆에 ‘소(小)예르미타시’와 ‘구(舊)예르미타시’를 건설한 것으로 시작됐다. 그리고 라파엘 화랑, 예르미타시 극장을 추가했고 1799년부터 1851년까지 니콜라이 황제가 신(新)예르미타시를 만들어 지금은 모두 5개의 부속 건물로 돼 있다. 이 안에 300만점이 넘는 방대한 유물이 전시돼 있어 1점당 1분씩만 관람해도 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에르미타주의 하이라이트는 ‘회화관’이다. 렘브란트, 루벤스를 비롯해 일리야 레핀, 마티스, 샤갈, 고갱의 작품들이 너무나 많이 방치(?)돼 있어 이들이 모두 진품일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그림은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다.
성경에 실린 유명한 이야기로 방탕하게 살았던 아들이 거지 꼴로 집에 돌아와 가족들과 재회하는 그림이다. 아들을 받아주는 아버지의 표정이 매우 인상적인데, 깊은 체념과 고독이 묻어있다. 렘브란트가 이 작품을 그린 시기는 죽기 9년 전인 1660년으로 아버지의 표정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듯 보인다.
이 작품과 함께 흔히 연상되는 그림은 러시아 화가 일리야 레핀의 ‘이반 뇌제, 자신의 아들을 죽이다’이다. 아들을 죽이는 폭군의 표정에는 분노 대신 회한이, 죽어가는 아들의 얼굴에는 용서가 담겨 있다. 예카테리나 여제가 세운 페테르부르크의 황실 미술학교 출신인 레핀은 네덜란드 인상파의 대가 렘브란트를 숭배해 화가로 성장해 가는 동안 많은 영향을 받았다. 레핀의 또 다른 걸작인 ‘볼가 강의 뱃사람들’에서도 힘든 노역에 지친 뱃사람의 눈빛에는 울분 대신 강인함과 지혜가 서려 있는데, 레핀은 이 작품 하나로 러시아의 사실주의 대표 화가로 성장했다.
전쟁 중 시민 위로한 레닌그라드 교향곡
페테르부르크의 역사와 예술 다음으로 음악을 살펴볼 차례다. 페테르부르크의 또 다른 이름인 레닌그라드 교향곡을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싶다. 이 곡은 러시아의 모차르트로 불리는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가 1941년 작곡했다. 그 이듬해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에서 초연됐다. 작곡 당시 페테르부르크는 공산당 치하였으므로 우리나라에서 쇼스타코비치의 레닌그라드 교향곡 연주는 한동안 금지됐다. 나치의 침공을 받아 포위된 도시 레닌그라드에서 이 작품을 작곡했던 그는 “잠시 쉬는 동안 화가 나서 거리에 나가면 내가 이 도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닫게 된다”고 했다.
쇼스타코비치의 7번째 교향곡인 레닌그라드 교향곡은 4악장으로 구성됐다. 연주시간도 무려 80분으로 대규모의 관현악 편성 또한 자랑할 만하다. 8대의 호른, 트럼펫·트롬본·튜바 각 6대씩, 2대의 하프, 60여명의 현악 연주자들도 등장한다. 쇼스타코비치는 스탈린의 폭압과 히틀러의 공격에 희생된 시민들을 위해 4개의 악장에 ‘전쟁’ ‘추억’ ‘조국의 광활함’ ‘승리’라는 부제를 각각 붙였다. 900일간의 전투 속에서 죽음과 맞닥뜨린 채 사투를 벌이는 레닌그라드 시민을 버티게 해 준 음악 7번 레닌그라드 교향곡은 그들에겐 위로이자 용기, 영혼의 양식이었다.
요즘 들어 쇼스타코비치의 작품들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로 알려진 쇼스타코비치의 ‘왈츠 2번’도 좋지만 페테르부르크에는 역시 레닌그라드 교향곡이 제격이다.
조선일보
▲개관 250주년을 맞은 메르미타주박물관 - 14.12.16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시 궁전 광장 알렉산드르 1세를 기리는 탑
▲저녁 무렵의 네프스키 대로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1866년 7월 4일 독립기념일에 외교관 J.제이(1817∼1894)가 파리에서 한 연설을 발단으로 설립운동이 구체화되었으며, 뉴욕 시민의 노력으로 1870년 임대건물에서 소규모로 개관하였다가 1880년 센트럴 파크의 지금 위치로 옮겼다.
유럽의 대미술관과 비교할 때 역사는 짧지만 그동안의 기증품 ·구입품, 탐험에 의한 발굴품 등 학문적으로 귀중한 소장품이 급속도로 늘었다. 1954년 대규모 개축으로 근대식 전시장을 완비하여 오늘날 그 규모나 내용면에서 세계 굴지의 종합미술관이 되었다.
수집품은 이집트 미술, 그리스 미술, 중세미술, 유럽의 회화, 미국의 회화, 기타 극동 및 고대 중 ·근동 미술, 그리고 조각 ·공예 ·판화 ·무기류 ·코스튬 ·가구 등 선사시대 이래의 인류역사의 산물인 세계 각국의 유물 총 200만 점 이상을 소장하고 있다. 1998년 6월 한국관을 개관했으며, 400여 점의 한국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다.
◇바티칸 박물관
◇영국
○런던 自然史 博物館
런던의 South Kensington에 위치한 이 박물관은 뒷편의 과학박물관(Science Museum) 및
오른편에 빅토리아 앤드 알버트 뮤지엄과 함께 대단위 박물관 단지를 구성하며 그 첫 인상부터 관람객을 압도한다. 오늘날 이 자연사 박물관은 그 규모와 내실면에서 전세계 어느 곳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모습이지만
실제 박물관의 역사나 소장품의 가치와 수, 연구의 질 등에 있어서 타의 추정을 불허한다.
건립하는데 7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이 자연사 박물관은 1881년 일반인에게 공개되기에 이르렀다. 자연사박물관은 테마별로 총 25개의 갤러리들이 모여 하나의 큰 박물관을 구성하고 있는 형태이다.건축 디자인을 담당한 알프레드 워터하우스의 이름을 따서 이 자연사박물관의 본관은 현재까지도 워터하우스(Waterhouse) 빌딩으로 불리우고 있다. 런던의 박물관 건물들 중에서 건축학 적으로 가장 화려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大英 博物館
런던 블룸즈버리(Bloomsbury)에 있는 대영박물관은 세계3대박물관중 하나로, 세계최초의 공공박물관이다.
18세기 영국학자 겸 의사인 '한스슬로언 경'의 정신에서 출발 했으며 한스슬로언경이 1759년 사망하자 그 후 그의 수집품들은 기증되어 (79,585점) 런던외곽의 몬테규하우스에서 전시되다가 그 규모가 점차 커지자1850년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게 되었다.
44개의 이오니아식 원기둥으로 둘러세워져 있으며, 건물은 지하1층 지상3층으로 되어있다.1997년 한국전시관이 개관(2층 91전시실)되었으며, 그리스.로마, 이집트, 아시아, 대영도서관등으로 구분 되어있다.
◇프랑스 빠리
○루브르 박물관
세계 3대 박물관 중의 하나인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은 그 소장작품 숫자만 치더라도 약 40만점으로써 루브르의 역사는 16세기초 프랑스와 1세 때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비롯해 티치아노의 작품 12점 등의이태리 거장들의 작품과 고대 조각 작품들을 보관하면서 시작되었다.
루이 13세 때는 이미200여 점의 작품이 보관되어 있었고 루이 14세 때는 회화, 조각, 아카데미의 전시회가 매년 열리면서1710년에는 약 2500점이 소장되었다.1768년 루브르를 박물관으로 개방하려는 1차 계획이 세워지고 1763년 혁명정부에 의해 실현되었다.
나폴레옹 시절에는 패전국으로부터 약탈해온 미술품들로 루브르를 메꾸어 그 당시 루브르는 세계 제1의 미술관이 되었다.
○수영장 박물관
▲릴 루베, 수영장을 박물관으로 재활용
◇한국
[1] 밀랍 인형 77개 한자리에… '그레뱅뮤지엄'
- 15개 테마관
파리의 그레뱅뮤지엄 分館, 2015년 아시아 최초 문 열어
실물 크기… 개당 제작비 1억
'에어포스 원'엔 각국 정상들, '시네마 천국'엔 스타들 즐비
1882년 프랑스 파리 일간지 르 골루아(Le Gaulois)의 발행인 아르튀르 메이에르(1844~1924)는 불현듯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신문에 그림으로만 나가는 유명인의 모습을 실물처럼 보여주면 독자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메이에르는 무대의상 제작자이자 조각가였던 알프레드 그레뱅(1827~1892)을 불렀다. 그레뱅은 밀랍으로 인형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1882년 6월 5일 그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밀랍 인형을 모아놓은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파리의 대표적 관광 명소로 누적 관람객 6000만명을 불러모은 '그레뱅뮤지엄'이다.
◇실물 같은 스타와 추억 만들기
▲가수 지드래곤
파리의 그레뱅뮤지엄은 2년 전 서울에 아시아 최초의 분관(分館)을 열었다. 2015년 7월 개관한 그레뱅서울뮤지엄(이하 그레뱅)은 전 세계 유명 인사 77명을 밀랍 인형으로 만들어 전시하고 있다. 서울 을지로 옛 미국문화원 건물을 전시 공간으로 꾸몄다. 가수 싸이와 지드래곤, 배우 김수현과 메릴린 먼로, 화가 파블로 피카소, 프란치스코 교황 등이 15개 테마관에 모여 있다. 최근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합류했다. 지난달 20일 입성한 후 인기를 끌고 있다. 17일엔 개그맨 유재석씨가 78번째 인형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그레뱅뮤지엄은 사람들이 꿈꾸는 순간을 실제처럼 이뤄지게 해주는 마법의 공간이다. 피카소의 화방에서 붓을 잡아보고, 배우 장동건을 레드카펫에서 만난다. 실제라는 느낌을 살려주기 위해 각 테마관에 세심한 장치를 했다. '한국의 위인' 코너에선 가야금 대가 황병기의 산조(散調)를 들으며 디자이너 이영희씨가 만든 한복을 입은 신사임당을 만날 수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각국 정상이 모인 대통령 전용기 코너는 '에어포스 원(미 대통령 전용기)'을 재현했다. 관람 시간대에 맞춰 비행기 창 밖의 조명 밝기를 조절한다. 영화 '쉘부르의 우산'의 작곡가 미셸 르그랑이 음향 감독을 맡아 소음과 진동까지 에어포스 원과 같게 설계했다.
▲지난 9일 서울 중구 그레뱅뮤지엄을 찾은 어린이 관람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밀랍인형을 신기한 듯 쓰다듬고 있다. 트럼프 인형 뒤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보인다. /김지호 기자
'시네마 천국' 코너에서는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와 조지 클루니가 출연했던 영화 '오션스 13'의 한 장면처럼 46인치 터치 스크린으로 룰렛(카지노 게임의 일종)을 해볼 수 있다. '레코딩 스튜디오'에서는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부르는 오페라 아리아 곡목을 맞히는 퀴즈가 나온다. 뮤지엄 측은 관람객이 게임이나 체험을 즐기는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해 개인 이메일로 보내준다. 꿈 같은 순간을 간직하라는 배려다.
◇개당 1억원… 모발 50만 가닥 심어
스타를 복제한 듯한 밀랍 인형은 본인의 동의를 받고 만든다. 개당 제작비는 1억원 정도. 조각가, 인공 보철 전문가, 모발 이식사, 화장 전문가, 의상 담당 등 15명이 6개월간 매달린다. 머리카락은 가발이 아니라 인모(人毛)를 쓴다. 인형 하나에 50만올 정도 들어가며, 한 올씩 손으로 심는다. 숙련된 장인도 일주일 이상 걸린다. 분장에만 5주 정도 걸린다고 한다. 주근깨나 문신, 눈가 주름 등 세세한 부분도 살리는 것이 원칙이다.
▲2015년 7월 박물관 개관 당시 자신의 밀랍인형 옆에서 공을 던지는 시늉을 하는 박찬호 선수(선글라스 쓴 이). /김지호 기자
인형이 만들어지면 본인이나 대리인의 최종 확인을 거친 후 전시된다. 메이저리거 출신인 박찬호씨는 야구공이 손을 떠나기 직전의 자세로 묘사된 본인 밀랍 인형의 손 각도와 공 위치 등을 직접 점검했다. 옷이나 액세서리에도 스타의 의도를 반영한다. 피겨 스타 김연아씨는 2013년 세계선수권 우승 때 입었던 '레미제라블' 의상을 골랐다. 프로골퍼 박세리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골프채를 선택했다.
조선일보 신정선 기자
[2] 정미숙 관장 열정이 만든 '타임머신'
창경궁 일부 되살려 지은 궁집 등 한옥 10채 옮겨와 15년간 복원
18·19세기 목가구 2550점 전시, 회랑채선 피아니스트 랑랑 공연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할리우드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 가수 빅토리아 베컴의 감탄을 자아낸 곳. 해외 명사가 한국에 오면 한 번은 방문하고, CNN이 2011년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박물관이며, 놀랍도록 감탄스럽다'라고 보도했던 명소. 2010년 11월 주요 20국 정상회의 영부인 오찬, 2016년 3월 130년 만의 한·불 전략대화가 열린 장소.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은 정미숙(70) 관장의 50년 열정이 만들어 낸 타임머신이다. 정 관장은 8선 의원을 지낸 정일형 전 외무부장관과 한국 최초 여성 변호사인 이태영 박사의 딸이다.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은 6600㎡ 땅에 한옥 10채를 복원해서 짓고 고가구를 옮겨넣었다. 상설전에 550점, 특별전에 2000점이 돌아가며 전시된다. 박물관 측은 매일 1시간마다 넓은 마당을 쓸고 주위를 정돈하는 등 정갈하게 관리한다. /장련성 객원기자
▲브래드 피트가 탐낸 책함 - 한국가구박물관에 전시된 오동나무 책함. 방 구조에 맞춰 자유롭게 조립할 수 있도록 한 모던한 디자인에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도 감탄했다고 한다. /장련성 객원기자
모친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가구 보는 눈썰미를 갖게 됐다는 정 관장은 나대지였던 6600㎡(약 2000평) 땅에 한옥 10채를 옮겨와 18·19세기 목가구 2550점을 채워넣었다. "(여기저기 버려진) 가구가 나를 향해 울부짖는 것 같았다"는 것이 고가구 수집 이유였다. 박물관이 들어선 땅은 시아버지이자 국내 원양어업의 개척자로 불리는 고 심상준 제남기업 회장에게서 받았다. 정 관장은 1993년부터 15년을 투자해 언젠가 박물관을 열겠다던 꿈을 이뤘다.
가구박물관의 대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수백년 전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이 시작된다. 창경궁 전각을 되살려 지은 궁집이 제일 먼저 손님을 맞는다. 정 관장의 시아버지가 1960~1970년대 정부가 궁 유원지화 사업을 하면서 민간에 매각한 기둥과 기와를 사들였다. 한옥은 못이나 접착제를 쓰지 않고 레고 블록처럼 끼워서 조립할 수 있기에 복원이 가능했다. 기와도 한 장씩 떼어 번호를 매겨 다시 올렸다.
궁집 옆으로 빙 둘러 돌아가며 행랑채, 정자, 회랑채가 이어진다. 회랑채에선 중국의 피아니스트 랑랑이 2012년 작은 콘서트를 열었다. 맞은편 곳간채는 명성황후의 사촌이 마포에 소유했던 것이다. 어지간한 여염집 민가보다 넓어 당시 민씨 일가의 권세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가늠케 한다. 그 옆 부엌채 양쪽 옆구리엔 연기가 빠져나가는 창이 붙어 있다. 사각형 창 앞에는 사각 우물, 원형 창 앞에는 둥근 우물을 둬 마주 보게끔 했다. 영화배우 존 말코비치가 눈을 떼지 못하다 스케치북에 그려갔다고 한다. 뽀얀 마사토가 깔린 마당을 앞에 둔 사대부 집은 순정효황후가 조선왕조 마지막 황제인 순종과 가례(嘉禮)를 올리기 전에 살았던 곳이다. 안방 창문 너머로 남산과 성곽 길 풍경이 아스라하게 이어진다.
박물관 안엔 장인의 지혜가 느껴지는 가구가 많다. 1시간 예정으로 왔다가 3시간을 머물렀던 브래드 피트가 탐을 냈다는 오동나무 책함이 대표적이다. 책을 넣어 하나씩 들고 다닐 수 있고, 여러 개를 쌓아올리면 책장이 된다. 피트는 "수백년 전 가구가 이토록 모던하다니 놀랍다"며 "어이구 세상에나(Oh, my god)"를 몇 번이나 외쳤다고 한다.
옷을 한 벌씩 넣어두던 관복장(官服欌)에선 옛 주인의 취향이 드러난다. 옥단추 2개를 위아래로 달거나 난(蘭)을 그려넣어 멋을 냈다. 휘가시나무, 단풍나무 등의 재질을 고스란히 드러낸 장롱은 비례와 균형미가 빼어나다. 유달리 길고 쭉 뻗은 촛대는 인체를 가늘고 길게 표현한 스위스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박물관 박중선 이사는 "조상들은 생활이 예술이었다"며 "자연이 집을 안고, 집이 가구를 안고, 가구가 사람을 안았던 유기적인 미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신정선 기자
[3] 부산 국립해양박물관
- 역사·과학… 해양의 모든 것 담아
해양도서관 한쪽 벽이 통유리… 탁 트인 바다 풍광 벗 삼아 독서
조선통신사선·해도첩 등 해양유물 1만8000여점 전시
원통형 수족관·터치 풀도 인기
국립해양박물관(www.knmm.or.kr)에 가면 봄바람 살랑대고, 희미한 갯내음이 코끝을 간질이는 부산 남항의 앞바다를 먼저 만난다. 바다 위로는 컨테이너를 실은 상선(商船)들이 미끄러지듯 움직인다.
▲배와 물방울의 모습 형상화한 건물 외관 - 부산 영도구에 있는 국립해양박물관 전경. 바다를 항해하는 배와 물방울의 모습을 형상화한 외관이 눈길을 끈다. /김종호 기자
2012년 7월 문을 연 이 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국립해양박물관이다. 4만5386㎡(1만3700여 평)의 땅에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2만5870㎡인 규모도 웅장하다. 김재윤(38) 홍보과장은 "우리 박물관은 문화, 역사와 인물, 항해 선박, 생물, 산업, 영토, 과학 등 모든 해양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며 "물방울을 형상화한 아름다운 건물 외관도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이곳은 개관 5개월 만에 관람객 100만명을 달성했고, 이후 매년 평균 100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개관 4년 만인 지난해 8월 누적 관람객 500만명을 돌파했다.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 민속박물관에 이어 국내 셋째로 많은 방문객 숫자다. 전체 관람객의 56%가 경남, 울산, 대구, 서울 등 부산 이외의 지역에서 왔다. '전국구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뜻이다.
▲통신사들이 탔던 배의 축소 모형 - 부산 국립해양박물관 3층에서 관람객들이‘조선통신사선(船)’을 둘러보고 있다. 조선 순조 11년이었던 1811년 일본에 파견됐던 통신사(通信使·외교 사절)들이 탔던 배를 원형의 2분의 1 크기로 만든 것이다. /김종호 기자
박물관 1층 현관을 들어서면 조선 후기 경상·전라·충청 수군(水軍)의 합동 훈련 모습을 담은 '수군 조련도'가 손님을 맞는다. 1층엔 해양도서관, 대강당 등이 있다. 도서관엔 해양사, 해양영토, 해양학, 수산, 항만, 항해, 조선 등 해양 관련 도서 1만2000여 권이 비치되어 있다.
바다 쪽 벽면은 통유리로 돼 있어 탁 트인 바다 풍광을 벗 삼아 독서하기 좋다. 도서관 입구 왼편엔 어린이들이 마룻바닥에 앉아 책을 읽도록 만든 어린이 자료실이 있다. 대강당에선 ▲박물관 꼬물이 ▲박물관 마실가요 ▲학교 밖 박물관 교실 등 다양한 해양 교육 프로그램들이 연중 이어진다. 2층의 어린이박물관은 해양환경, 항만운영 등을 체험하는 공간이다. 실제 컨테이너 모형을 크레인으로 옮겨 보거나 '우리 바다 삼형제', '해양생물 종이접기' 등 어린이용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3층의 상설 전시관은 해양문화, 해양역사인물, 항해선박, 해양영토, 해양과학, 해양산업, 해양생물 등 7개 주제의 국내외 해양유물 1만800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실제 크기의 1/2 크기로 복원된 '조선통신사선'을 비롯해 가장 오래된 세곡(세금을 걷은 곡식) 운반선 기록인 '조행일록',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는 해도첩 '바다의 신비' 등 희귀유물도 3층에서 만날 수 있다.
원통형 수족관은 박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소다. 398t의 바닷물 속에 드라큘라 쥐치, 푸른바다거북, 노랑가오리, 곰치 등 국내외 50여 종의 물고기 2100여 마리가 서식한다. 동굴 모양의 수족관 속 통행로를 따라 걷다 보면 바닷속으로 빠져들어 수중 생태계의 일부가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잠수사가 매일 하루 3차례씩 물고기 먹이를 주는 행사도 볼거리다. 터치 풀에선 얕은 수조 속의 노래미, 불가사리, 전복·가리비 등 조개, 고둥류 등을 직접 만져볼 수 있다. 감성돔 모양의 로봇물고기(3마리) 전시실도 빼놓을 수 없다.
4층에선 남극 장보고·세종과학기지, 북극 다산과학기지 등 극지 연구를 비롯, 해저지형,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 등 해양과학, 신재생에너지·해수 아용 등 신해양산업, 조선과 항만, 해운업 등 한국 해양의 오늘과 미래가 펼쳐진다. 손재학(56)국립해양박물관장은 "세계 유수의 해양박물관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 전시·운영 콘텐츠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우리 박물관은 미지의 신대륙인 극지·심해(深海)를 향한 '21세기형 대항해 시대'의 꿈을 퍼뜨리는 발신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박주영 기자
[4] 목포자연사박물관
- 공립 자연사박물관 중 국내 최대
공룡알둥지화석·육상생명관 등 전시품 2만9700점 보유
공룡골격모형 내달 중순부터 증강현실로 보면 살아 움직여
전남 목포 신도심과 구도심 사이에 있는 용해동 '갓바위 문화타운'에는 목포자연사박물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목포생활도자박물관, 목포문화예술회관, 목포문학관, 남농기념관, 중요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등 문화 시설이 모여 있다.
▲전남 목포시 용해동에 있는 목포자연사박물관 전경. 공립 자연사박물관 중 국내 최대 규모(연면적 6611㎡,
지하 1층·지상 2층)와 전시품 보유(2만9731점)를 자랑한다. /김영근 기자
바다를 바라보는 입암산(122m) 아래에 자리 잡은 목포자연사박물관은 2004년 9월 공립으로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개관한 자연사박물관이다. 2003년 7월 문을 연 서울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 '1호' 자리는 내줬다. 하지만 면적(연면적 6611㎡, 지하 1층·지상 2층)과 전시품 보유(2만9731점) 면에선 공립 자연사박물관 중 국내 최대이다. 건립비 224억원 중 전시품 구입비가 45억원에 달한 만큼 전시품 마련에 공을 들였다. 매년 평균 42만명이 찾고 있으며, 13년간 누적 관람객은 652만명에 달한다.
▲목포자연사박물관 중앙홀에 익룡을 비롯해 다양한 중생대 공룡의 뼈대가 전시되어 있다. 매년 42만명이 찾는 이곳엔 공룡 화석뿐 아니라 동물·곤충·식물의 표본, 다양한 광물·운석 등이 전시되어 있다. /김영근 기자
박물관 1층에 들어서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천연기념물 제535호 '육식공룡알둥지화석'과 만난다. 2009년 신안군 압해대교 건설 현장에서 발견된 이 화석의 나이는 8500만년 정도이며, 규모(지름 2.3m·높이 0.6m·무게 3t)는 그동안 발견된 전 세계 공룡 둥지 화석 중 첫손에 꼽힌다. 이 중생대 백악기의 공룡 둥지엔 385~430㎜ 길이의 타원형 공룡 알 19개가 놓여 있다. 김만수 목포자연사박물관 연구계장은 "오비랍토르(Oviraptor) 같은 육식공룡의 둥지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키 2m 정도였던 이 공룡의 이름은 '알 도둑'에서 유래한 것이다.
가장 인기 있는 중앙홀엔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를 보는 듯한 대형 공룡 뼈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길이 23m짜리 대형 공룡인 디플로도쿠스를 비롯해 알로사우루스, 익룡, 모사사우루스 등 공룡 골격 모형 13점이 전시돼 있다. 1점당 1억원에서 3억원이 나가는 복제품이다. 박물관 측은 다음 달 중순부터 관람객이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을 켜고 중앙홀의 공룡 뼈대를 보면, 살이 붙은 공룡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이 화면에 비치는 증강현실(AR)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질관엔 화석·광물·보석·운석 등 220종 513점이 전시되어 있다. 미국 애리조나의 '악마의 협곡' 등 세계 곳곳에서 발견된 운석 5점도 포함됐다. 400g짜리 호주산 금덩어리도 있다. 김만수 연구계장은 "700만원에 샀던 자연산 금덩어리 가격이 지금은 10배가 뛴 7000만원이 됐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단 2점만 있는 프레노케라톱스 공룡 화석은 필수 관람품으로 꼽힌다. 목포시가 2004년 개관을 앞두고 미국에서 1억3000만원을 주고 샀다. 원본 화석 60%를 바탕으로 복원한 표본이다. 나머지 1점은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어린이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육상생명관에는 포유류와 조류 박제품 등 112종 179점의 전시품이 있다. 대형 코뿔소, 사향소, 늑대, 흰꼬리사슴을 사냥하는 퓨마 등의 박제품은 당장에라도 유리관 바깥으로 뛰쳐나올 듯 생생하다. 박물관 2층에는 식물·곤충류 표본, 곤충 화석 등 510종 7630점이 있다. 어류, 고래 골격 등 118종 444점을 갖춘 수중 생명관과 민물 어류 등 46종 711점이 있는 지역생태관에도 볼거리가 많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3000원. 티켓 한 장으로 자연사박물관, 목포생활도자박물관, 문예역사관에 입장할 수 있다. 박홍률 목포 시장은 "우리 목포시의 자연사박물관에선 지구 46억년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면서 "세계적인 희귀 자료가 많은 박물관에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오면 공부와 봄나들이를 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목포=조홍복 기자
[5] 수원광교박물관
- 소강 민관식이 기증
박정희·윤보선이 보낸 편지, 올림픽 등 스포츠 자료도 87점
이종학실·광교 역사문화실… 어린이 체험실도 갖춰
▲故 민관식
경기도 수원광교박물관은 광교신도시를 조성하면서 만들어져 2014년 3월 개관했다.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출토한 유물도 있지만, 개인 수집품을 주로 선보이는 기증 사료관이다. 그러나 전시품의 목록과 가치가 돋보인다. 소강(小崗) 민관식(閔寬植·1918~2006) 선생이 평생 수집한 '민관식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개성 출신인 소강은 5선 국회의원, 문교부 장관 등을 지내며 근대사의 무대에서 두루 활동했다. 1964~ 1971년은 최장수 대한체육회장을 맡았고 태릉선수촌을 건립해 한국 스포츠의 기틀을 다진 주역이다. 특히 수집벽이 남달라 학창 시절부터 사소한 물품도 버리지 않고 모았다. 서울 한남동 자택에 보관해 온 5만여점의 수집품은 개인의 생애를 넘어 우리 현대사가 축약된 사료로 소문이 났다. 이 때문에 소강이 작고한 뒤 여러 대학과 단체가 유치 경쟁을 벌였다.
수원시는 2010년 부인 김영호 여사 등 유족으로부터 컬렉션을 기증받았다. 박물관 직원들이 정성을 들여 설득한 덕분이라고 한다. 특히 고인과 수원시의 인연도 도움이 됐다. 소강은 20대 초반에 수원고등농림학교(서울대 농대의 전신)를 다녔다. 1937년 10월 수원의 서호에서 단짝 친구와 함께 찍은 흑백사진도 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이 사진은 유족의 결심에 한몫을 했다.
▲지난달 27일 경기도 수원광교박물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소강 민관식실’에서 선수들의 사인이 적힌 탁구채와 공 등 여러 기증품을 관람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광교박물관이 기증받은 물품만도 2만9451점. 소강의 어린 시절부터 만년까지 보관하고 수집해 온 사진, 수험표, 공부 계획표, 노트, 졸업장, 국회의원 신분증, 여권 등 개인 자료는 물론 정·관계에서 활동하면서 윤보선·박정희 등 역대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편지나 선물, 청와대 만찬 좌석표와 메뉴판, 최초로 달에 착륙한 암스트롱의 편지, 말띠인 그가 해외여행을 하면서 수집하고 선물받은 말 조형물 등 다양한 물품이 포함돼 있다.
박물관은 이 가운데 410점을 '소강 민관식실'을 따로 만들어 전시하고 있다. 이 전시실은 면적이 681㎡(약 206평)로 3개 전시실 가운데 가장 크다. 특히 스포츠 관련 자료 87점이 핵심이다. 따로 스포츠 전문 박물관으로 독립해도 될 만하다. 그가 대한체육회장, 올림픽 선수단장 등을 지내며 다양한 수집품을 확보한 데다 학창 시절 탁구·테니스 선수로도 활동했기 때문이다. 1973년 창설한 소강배 테니스대회는 여전히 꿈나무의 산실이 되고 있다. 신혜원 전문위원은 "민관식 선생을 통해 우리나라 스포츠가 발전했음을 보여주는 소중한 공간이라고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1964년 도쿄올림픽부터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까지 그가 수집한 역대 올림픽 기념품이 한쪽 벽면을 차지한다. 배지, 기념주화와 지폐, 출입카드 등이 촘촘하게 붙어 있다. 부인 김 여사가 손수 만들어 자택에 전시했던 패널을 그대로 옮겼다. 선수들로부터 기증받은 물품도 많다. '아시아의 물개' 수영 선수 조오련이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 딴 금메달, 쇼트트랙 김동성 선수의 2002년 솔트레이크올림픽 명예 금메달과 기념 배지, 박찬호 선수의 유니폼과 100승 기념 사인볼, 사격 선수 이은철의 소구경 권총과 금메달도 볼 수 있다.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 단일팀의 친필 사인이 담긴 라켓도 있다.
광교박물관에는 '사운 이종학실'과 '광교 역사문화실'도 있다. 이종학실은 재야 사학자 사운(史芸) 이종학(李鍾學·1927~2002) 선생이 기증한 옛 서적·문서·지도를 전시한다. 특히 자료 수집과 연구에 주력했던 독도와 금강산 관련 자료, 향토사 자료가 돋보인다. 광교 역사문화실은 광교신도시에서 발굴된 유물과 수원시의 변천을 보여주고 있다. 박물관 탐방·학습 프로그램을 즐기는 어린이 체험실도 갖췄다.
수원=권상은 기자
[6] 호국의 달 맞아 더 분주한 천안함 기념관
조종실·기관실 등 내부 재현, 각 구역엔 희생 장병 숫자 표시
'전쟁기념관' 서해수호관도 있어
두 동강 난 천안함(1200t급) 한가운데 섰다. 선체(船體)를 올려다보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두꺼운 강철판은 종잇장처럼 구겨져 있었고, 전선 수백 가닥이 바람에 힘없이 흔들렸다. "검은 페인트가 칠해진 부분이 흘수선(吃水線·배와 수면이 만나는 선)입니다. 밑에 있어야 할 흘수선이 천장에 가서 붙은 게 보이십니까? 좌초가 아닌 강력한 외부 폭발로 침몰했다는 증거입니다." 흰 해군 정복(正服)을 입은 안내장교 김인지 중위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난 2010년 3월 26일 서해 백령도 바다에서 초계(哨戒) 임무 중이던 천안함이 북한 잠수함의 어뢰 공격을 받아 침몰한 지 7년. 해군은 지난 1월 2일 경기도 평택 2함대 내 전시된 선체 바로 옆에 천안함 내부를 재현해 놓은 추모 공간 천안함기념관을 열었다.
▲지난 26일 경기 평택시 천안함기념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두 동강 난 천안함 선체 아래에서 해군 안내장교로부터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천안함기념관은 북한군 어뢰에 피격돼 전사한 46용사의 호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난 1월 개관했다. /해군제2함대
지상 1층, 지하 1층 규모(연면적 1340㎡)인 천안함기념관은 함정의 옆모습과 뫼비우스 띠를 본떠 만들었다. 천안함 46용사와 호국 정신을 끝이 없는 뫼비우스 띠처럼 영원히 기억하자는 의미다. 전시관으로 들어서니 시침과 분침이 '9시 22분'에 멈춘 대형 벽시계가 보였다. 7년 전 천안함이 피격된 시각이다. 46용사 명패(名牌)를 지나 천안함 내부가 눈앞에 펼쳐졌다. 침몰하기 전 조종실·기관실·식당·침실의 모습이 재현돼 있다. 각 구역엔 희생된 장병의 숫자가 적혔다. 함미(艦尾) 쪽에 있던 침실에선 가장 많은 15명이 전사(戰死)했다. 배 벽에 간이침대 6개가 3층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김 중위는 "수병들은 고된 함상 근무를 마치고 두께 10㎝ 정도 되는 매트리스에 누워 잠시 눈을 붙이고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침대 옆에는 기념관이 개관하면서 처음으로 공개된 천안함 유품이 전시돼 있다. 아직 끈이 묶여 있는 보급 운동화, 면도 크림, 팔굽혀펴기용 운동기구 등이 눈길을 잡아끌었다.
기념관 중앙으로 나오면 3월 26일 폭침(爆沈)부터 4월 24일 뱃머리 부분 인양까지 29일간의 사투(死鬪) 과정을 볼 수 있다. 모퉁이를 돌면 20m 길이 터널이 나온다. 조국의 수호신으로 부활한 46용사를 추모하는 공간이다. 해군 의장대가 연주한 진혼곡이 잔잔하게 흘러나왔다. 터널 끝에는 46용사의 군번줄을 매달아 놓은 추모 공간이 있다. 군번줄 밑에 누군가 헌화(獻花)한 국화꽃 한 송이가 보였다. 곧바로 유품실로 이어진다. 46용사의 영정과 프로필 아래 무공훈장 증서, 학위 수여증, 신분증, 가족사진 등이 있다. 부모가 가지런히 다려 놓은 군복이 가장 많았다.
유가족의 추모 활동을 기리는 공간엔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씨가 기증한 '3·26 기관총' 두 정이 있다. 윤씨가 해군에 기탁한 유족 보상금 1억원으로 해군이 K-6 기관총 18정을 마련했다. 한쪽 벽엔 유족과 관람객이 쓴 메시지 326개가 모자이크처럼 액자가 붙어 있다. 미군 장병이 적은 'never forgotten', 어린 조카가 삐뚤빼뚤 쓴 '삼촌 보고 싶어♥', 고 서대호 중사의 어머니가 쓴 '사랑하는 아들 항상 보고 싶고 사랑해'…. 가슴을 적시는 메시지 앞에서 많은 관람객이 눈시울을 붉힌다.
2함대엔 천안함기념관뿐 아니라 해군의 전쟁기념관 격인 서해수호관(2011년 개관)도 있다. 천안함기념관, 천안함과 더불어 관람하는 코스가 인기다. 올해만 벌써 4만명이 다녀갔다. 천안함이 일반에 공개된 2010년 이후 누적 방문객은 120만명에 달한다. 김록현 서해수호관장은 "천안함 기념관은 46용사를 영원히 추모하기 위한 기억의 공간이다"며 "호국의 달을 맞아 학생들과 국민이 많이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평택=장형태 기자
[7] 세종시 '교과서 박물관' - 천자문부터 바른생활까지 '교과서 총정리'
첫 국정교과서 '국민소학독본' 등 학습자료 20만점 한자리에
1960년대 교실 풍경 재현… 체험장에선 딱지치기·투호놀이
철수·영이·바둑이는 소년·소녀·강아지의 대명사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우리에게 친숙하다. 이 이름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로 출판된 초등학교 1학년 1학기용 국어교과서 '바둑이와 철수'에 처음 등장했다.
세종시 연동면에 자리 잡은 국내 유일의 교과서 박물관에 가면 철수와 영이를 만날 수 있다. 2003년 문을 연 이곳은 교과서 출판업체인 ㈜미래엔(옛 대한교과서)이 설립했다. 옛 서당에서 어린이 글공부 교재로 썼던 천자문(千字文)부터 현대의 국내외 교과서까지 학습 자료 20만 점을 모아놨다. 개관 이후 지난 5월 말까지 다녀간 방문객은 39만2000여명. 수장고에 보관 중인 자료들은 열람 및 복사가 가능해 교사·교수 등 전문 교육자들의 발길도 이어진다.
▲세종시 교과서 박물관을 찾은 가족이 옛 교실 모형을 구경하고 있다. 연탄 난로와 책걸상, 교복을 입은 학생 등 1960년대 교실 풍경을 재현한 것이다. 예전에 사용됐던 교과서들도 전시되어 있다. /신현종 기자
연면적 3408㎡, 지상 2층짜리 건물은 교과서 전시실, 인쇄 기계 전시실, 미래엔관, 기획 전시실으로 나뉜다. 1층 교과서 전시실엔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 미군정기를 거쳐 1~7차 교육과정에 사용된 교과서가 전시되어 있다. 조선 세종 때 탄생한 훈민정음, 용비어천가, 석보상절, 월인천강지곡을 원본과 같은 모습으로 복제한 영인본(影印本)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월인천강지곡은 용비어천가와 함께 한글로 표기된 최고(最古) 가사집이다. 올해 1월 보물에서 국보(320호)로 승격했다. 한글을 한자보다 큰 글씨로 기록해 한글 주체성이 두드러진 작품이다. 미래엔은 월인천강지곡 진본을 소장하고 있다가 2013년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기탁했다. 전시실 입구에는 보존 상태가 좋은 '바둑이와 철수'가 자리잡고 있다. 그 옆에는 동작 인식 시스템이 적용된 스크린이 놓였다. 책장을 넘기는 손짓만 하면 교과서 내용을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천자문부터 시대 순으로 전시된 교과서를 따라가면 국민소학독본(國民小學讀本)이 나온다. 이 책은 고종 32년인 1895년에 학부(學部·교육부)가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국정교과서이다. 초등 교육용 지리 교과서인 대한지지(大韓地誌·1899년 발행)는 현대 경·위도선으로 그려진 첫 한국전도가 첨부돼 사료적 가치가 크다. 전문주 학예연구실장은 "교과서엔 제작 당시의 사회 모습이 담겨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중요한 역사적 자료가 된다"라고 말했다.
전시실 중앙엔 1960년대 교실 풍경이 펼쳐진다. 성인 무릎 높이의 책상과 의자를 비롯해 난로, 교탁, 풍금 등은 모두 당시에 사용하던 것들이다. 손때 묻은 크레용과 주판, 각도기, 양은 도시락 등이 어른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얼마 전 가족과 함께 박물관을 찾은 최준용(67·경기 수원)씨는 "어렸을 적에 배우던 교과서와 옛날 모습을 간직한 교실을 보니 친구들과 뛰어놀던 학창 시절이 떠오른다"면서 "도시락이 없어 굶거나, 교과서가 없어 짝꿍과 함께 보기도 했지만 공부하려는 열의는 가득했던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인쇄기계 전시실에는 활자 자모(字母) 조각기, 활판 인쇄기, 자동 볼록판 인쇄기 등 1950~1980년대 교과서를 만들던 기계 25대가 있다.
2층 기획전시실에서는 '동무들아, 이리와 나하고 놀자' 특별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올해 11월 30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기획전은 새총, 구슬, 딱지, 팽이, 수수깡 등 1950~1970년대 초증학교 교과서에 등장하는 추억의 놀이 도구가 전시 중이다. 체험장에서는 투호놀이와 제기차기, 딱지치기, 윷놀이를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다. 문중근 교과서박물관장은 "교육 문화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교과서 전문 박물관은 전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다"면서 "학생과 학부모, 교육 문화를 연구하는 전문가 등이 많이 찾아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세종=김석모 기자
■도서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이상한 도서관'
게으른 거인이 인간의 집 사이에 무심코 꽂아놓은 듯 보이는 이 거대한 책들은 엑상 프로방스 시내에 있는 '메잔느 도서관(Bibliotheque Mejanes)' 입구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3권의 문학작품 알베르트 카뮈의 '이방인',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몰리에르의 '상상으로 앓는 사나이' 책표지로 꾸며진 입구로 들어가면 마치 책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기묘한 느낌을 체험할 수 있다.
1810년 설립된 '메잔느 도서관'은 1989년 성냥공장 건물을 재건축하면서 현재 위치로 옮겨왔다. 독특한 입구도 이때 만들었다.
▲독일 = 우주선을 닮은 공공 도서관
▲중국 = 대륙의 거대한 국립도서관
▲체코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 스트라호프 수도원 도서관 1140년에 건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