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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여행4/ 세계7대 자연경관 - 세계불가사의 유적 - 러시아 캄차카 여행기

상림은내고향 2022. 12. 13. 16:34

지구촌 여행4/

◆세계7대 자연경관

1.제주도(한국)

제주도는 대한민국 남부 해안에서 130km 떨어진 화산섬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큰 섬이자 가장 작은 자치도인 이 섬의 표면적은 1,846 평방 킬로미터입니다. 제주도의 중앙에는 한라산이 있는데, 이는 남한에서 가장 높은 휴화산으로 해발 1,950m에 이릅니다. 한라산을 기준으로 하여 360여 개의 기생화산(오름)이 있습니다.


2.아마존강(브라질)

아마조니아, 아마존 정글 또는 아마존 강유역이라고도 알려져 있는 아마존 열대 우림 지역은 그 면적이 7백만 평방 킬로미터(17억 에이커)에 달하며, 그 중 우림 지역만 약 55십만 평방 킬로미터(14억 에이커)해당하는 곳으로 9개 국가에 걸쳐 위치해 있습니다.


아마존은 지구상에 남아있는 열대 우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전세계적으로 최대의 규모로서 가장 풍부한 야생종을 가지고 있는 열대 우림 지역이기도 합니다. 아마존 강은 전세계 상위 10개 강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강 유량을 지니고 있어 규모 면에서 세계 최대의 강입니다.


아마존 강은 전세계 총 강 유량의 약 1/5에 해당하며 지구상에서 최대 규모의 배수유역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존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3.하롱베이(베트남)

 

하롱베이는 베트남 꽝닌 성에 위치해 있습니다.하롱베이는 수천 개의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으로서 다양한 크기와 모양을 가진 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지역은 그 해안선이 120km에 달하며 1969개의 섬을 포함하여 총면적은 약 1,553 평방 킬로미터에 이릅니다. 섬들 중 일부는 거대한 동굴로 인해 속이 텅 비어 있으며, 어떤 섬들은 200 종의 어류 및 450종의 각기 다른 연체동물이 서식하는 얕은 물에서 어획활동을 하는 어부들이 거주하는 둥둥 떠 있는 마을을 지탱해 주기도 합니다.

 

하롱베이의 또 다른 특별한 점은 석회암 섬들 내부에 호수가 매우 많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다우베 섬에는 6개의 둘러싸인 호수들이 있습니다. 이들 섬들의 모든 호수는 펑꽁 카르스트지형내의 침식된 돌리네에 형성되었습니다.


4.이과수폭포(아르헨티나.브라질)

 

이과수 강에 있는 이과수 폭포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규모의 폭포입니다. 반원형 모양으로 2,700m(거의 2마일)에 달합니다. 이과수 폭포를 구성하고 있는 275개의 폭포 중에서 ″악마의 목구멍″이라고 불리는 폭포가 80m로 가장 높습니다.


이과수 폭포는 브라질의 파라나 주와 아르헨티나의 미션 주 사이에 인접해 있으며 두 개의 국립공원(브라질/아르헨티나)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 두 국립공원은 아열대 우림 지역으로 멸종 위기에 있는 희귀 동식물 수백 여종의 서식지입니다.


5.코모도섬(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의 코모도 국립공원은 코모도섬과, 린카섬 및 파다르섬과 같은 세 개의 거대 섬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작은 섬을 포함하고 있으며, 총 면적은 1,817 평방 킬로미터(육지 면적은 603 평방 킬로미터)입니다.


코모도 왕도마뱀을 보호하기 위해 이 지역은 1980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그 이후, 이 지역은 또한 해양 생물을 비롯한 기타 종들을 보호하는 데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 섬들은 화산폭발을 통해 생성되었습니다.


6.푸에르토 프린세사(필리핀)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강 국립공원은 필리핀의 팔라완 주, 푸에르토 프린세사 시로부터 약 5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은 8.2km 길이의 항해할 수 있는 지하강이 있는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의 산악풍경으로 유명합니다.


이 강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강물이 동굴을 따라 들어가서 곧바로 남중국해로 흘러간다는 것입니다. 이 강에는 종유석과 석순, 그리고 몇몇 거대한 실내공간이 있습니다. 이 강의 하류는 조수의 영향을 받습니다.  


이 지하강은 세계에서 가장 긴 강으로 유명합니다. 동굴 입구에는 이 강의 오른편에서 자라난 고대 나무로 형성된 맑은 석호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원숭이, 거대한 큰도마뱀 그리고 다람쥐들이 동굴 근처 해변에 서식하고 있습니다


7.테이블 산(남아프리카)

 

테이블 산은 남아프리카의 대명사이자, ′테이블′을 뜻하는 Mensa라는 이름에서 유래한 별자리를 볼 수 있는 지구상에서 유일한 곳입니다. 평평한 모양의 산봉우리를 가진 이 산은 6백만 년 동안 침식을 견뎌왔으며 1,470여종 이상의 식물종을 가진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하지만 가장 규모가 작은 식물계입니다.


테이블 산은 멸종 위기에 있는 수많은 희귀한 종의 서식지입니다. 이 산은 해발 1,086m 높이의 평평한 모양의 특이한 봉우리로 인해 아프리카 관문인 케이프 타운에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세계불가사의 유적

◇신() 세계 7대 불가사의

1.중국 만리장성

가까운 나라 중국에 세워져 우리에게도 매우 익숙한 만리장성. 기원전 221년에 짓기 시작하여 200여 년에 걸쳐 건립된 성벽으로 지도상의 길이는 2700km지만 실제로는 5000km 이상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쉬지 않고 걷는다고 해도 꼬박 한 달은 걸리는 엄청난 길이. 세계에서 가장 긴 구조물에 속하기도 한다.
진시황이 흉노족 침입에 대비해 짓기 시작했는데 그 이후 동서남북으로 확장해 가며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

2.요르단 페트라

<인디아나 존스의 마지막 성배>에 나와 더욱 유명해진 요르단의 페트라. 이곳은 아랍 나바테아 왕국의 수도이기도 했었다.


나바테아인은 기원전 7세기부터 2세기까지 시리아와 아라비아반도 등지에서 활약한 아랍계 유목민으로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붉은 바위 덩어리로 이루어진 산악 지대에 도시를 건설하였다. 뛰어난 상수도 시설 기술을 갖고 있었던 나바테아인들은 이곳에  온수 목욕탕까지 지었었다
.

 

3.브라질 예수석상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코르코바도 산 정상에 자리한 38m 높이의 거대한 예수 석상도 이번 7대 불가사의에 뽑혔다. 세계 3대 항구 중 하나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이곳에서 두 팔을 벌리고 서 있는 예수 석상은 도시의 상징물이라고 할 수 있다.


7대 불가사의 중 가장 현대에 지어진 것으로, 브라질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브라질 사람인 에이토르 다 실바 코스타가 설계하고 프랑스 건축가인 폴 란도프스키가 만들었다


석상의 총 길이는 38m이지만 해발 700m의 산 정상에 세워졌기 때문에 아주 멀리서도 장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

4.페루 마추픽추

15세기 잉카 왕국에 의해 해발 2280m에 세워진 공중 도시. 안데스 산맥 위 우르밤바 계곡에 자리하고 있는데 하늘을 찌를듯한 봉우리로 둘러싸여 있어 여간해서는 보이지 않는 숨은 요새와도 같다.


잉카인들이 스페인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지었다고도 하고, 자연 재해를 피해 만든 피난용 도시라고도 하지만 정확한 사실을 알 수가 없다. 200톤이 넘는 큰 돌들을 어떻게 이 높은 산까지 운반했는지 궁금할 뿐이다


총 면적은 5㎢이며 대부분은 계단식 밭이지만 광장, 감옥, 신전 등을 모두 배치한 하나의 도시였다. 선사 시대 사람들과 후대 잉카인들의 건축술이 섞여 있는 곳이라 더욱 의미가 깊은 곳이다
.

 

5.멕시코 치첸이트사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위치한 치첸이트사는 신비로움이 가득한 마야인들이 남긴 최고의 유적지다. 계단식으로 만들어져 있는 피라미드는 매우 정확하고 뛰어난 수학적, 천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지어졌다는 점에서 오늘날에도 최고의 건축물로 인정받고 있다. 피라미드 네 면의 계단 숫자를 모두 합치면 364개인데 맨 위의 제단까지 합치면 태양력의 1년인 365라는 숫자가 된다


또 네 면의 52개의 판벽은 마야인들의 역법에서 세상의 1주기를 나타내는 숫자이다. 사람을 제물로 바치던 관습이 있었던 마야인들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유적지이다
.

6.로마 콜로세움

로마를 배경으로 맹수들이 싸움을 벌이고, 검투사들이 격투를 하는 영화를 보신적 있지요? 바로 이러한 무시무시한 싸움이 벌어지던 곳이 바로 콜로세움이다.


로마의 콜로세움은 최대 지름이 188m, 높이가 57m 4층 높이의 정말 커다란 원형 건물이다. 사람들이 경기를 구경할 수 있도록 관람석으로 둘러 싸여 있고, 중앙에는 경기장이 있다. 지하에는 동물들을 넣어 놓는 우리가 있었다.


우리나라 올림픽 공원 체조 경기장이 1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이곳은 약 5만 명이 한꺼번에 구경할 수 있는 규모라니 정말 놀랍다
.

7.인도 타지마할

이슬람의 아름다운 건축 양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타지마할. 무굴 제국 황제 샤자한이 자신의 15번째 아이를 낳다가 죽은 왕비 뭄타즈 마할의 죽음을 슬퍼하며 지은 궁전 형식의 묘이다.


하지만 너무나 공들여 짓다가 국가 재정이 어려워지자 아들의 반란으로 샤자한은 타지마할이 바라다보이는 건너편 건물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는 슬픈 사연을 갖고 있다.


건축 자재를 운반하기 위해 1000여 마리의 코끼리가 동원되었으며 이탈리아, 프랑스, 터키 등에서 불러온 장인들을 포함해 2만여 명이 참여한 대규모 공사... 타지마할은 중앙 마당에 수로가 있는데 날씨가 더우면 아지랑이를 피우며 색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고 한다
.


◇아차상

캄보디아 앙코르 와트

앙코르 와트 사원은 9~12세기에 세워진 아시아 최대의 석조 건물로 당시 동남아를 통치하던 최고의 제국, 크메르인들에 의해 31년에 걸쳐 지어졌다. 거대한 규모에 돌마다 새겨진 정교한 조각으로 중세 최고의 건축물로 손꼽힌다. 게다가 깊은 밀림 한가운데 세워져 더욱 신비로운 곳이기도 하다.

칠레 이스터 섬 석상

칠레 서쪽의 남태평양에 위치한 이스터 섬에 서 있는 커다란 석상들을 말한다.


1200
년에서 1500년 사이에 세워졌는데, 원주민들은 이것들을 '모아이'라고 부른다. 높이가 평균 3.5~5.5m, 무게는 40~50톤이 넘는 거대한 석상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숫자만 887, 각종 신을 모시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세계 10대 불가사의 경치

▲별과 달

 

▲뉴질랜드 남도 - 태극

 

▲북유럽 부근

 

 

▲남미 페루- 프랭클린

 

▲극광- 자세히 보면 얼굴이 있습니다

 

▲캐나다 미국 알래스카 부근 - 거북 형상

 

▲유고슬라비아 경내 - 잠자는 고양이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골짜기 - 사람얼굴

 

▲남미 훠디다오에 - 해골이 있는 지옥

 

◆지구촌에는 경이로움도 기이한 일도 많다

▲비엔나에 있는 세계에서 제일 높은 줄엮은,돌아 바퀴 의자...족히 70~80m는 될듯~

 

▲미국 오레곤 주에 있는 펄페투아 만에 위치한 똘이의 우물 또는 "토굴감옥 입구" 적당히 빠진 썰물, 강하게 밀려드는 파도와 흐르는 물이 이런 기상천외의 광경을 자아낸다.

▲활동을 그친 화산 분화구에 있는 에머랄드 (선녹색)호수. 뉴질랜드, 통가리로 국립공원

 

▲잔지바 동해안에 있는 절벽위의 음식점...
이 음식점에 가는 데는 조수에 따라 걸어서 가든가 배타고 가든가 한다.

 

▲스페인 마드리드 셀가스 카노에 있는 한 사무실

 

▲파셀리아(전갈풀)이 있는 사막. 한때 몇년간 꽃이 만발했었다.

▲터키 카파도치아에 있는 풍선들

 

▲두바이 불카리화 고층 건물에서 본 경치 - 고층건물의 높이는 828미터(163)

 

▲그리고 이것은 내려다본 경치

▲이 나무들은 폴란드 그리피노 근방에 있는 숲에서 자라고 있다. 꾸부러진 이유는 안 알려져 있다.

어떤 카페에 있는 벨지움과 네델랜드의 국경

 

▲일년에 두번씩 멕시코만에서 가오리들이 이주한다. 봄이되면 유카탄 반도에서 부터 거의 만마리의 노랑가오리들이 훌로리다로 헤엄쳐갔다가 가을에 다시 돌아 온다

▲휴양지 스카겐에서 아주 경이로운 자연현상을 볼 수 있다. 이 마을은 덴마크 북쪽끝에 있어 발틱해와 북해가 만나는 점에 있다.이곳에서 두 상반되는 조수가 만나지만 섞이지 않는 것은 두 바닷물의 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지아오조우 만을 건느는 다리가 하나 있다. 36킬로이상 더 되는 이 다리는 8개의 차량 통로가 있게끔 계산되었으며 세계에서 해상 위의 다리로 제일 긴 다리다.

낮과 밤...리투아니아 카우나스에 있는 동상

 

▲미국 캘리포냐주 세코이아국립공원에 있는 색다른 굴 (터널)

 

부루노 카탈라노가 만든 이 동상은 불란서에 위치하고 있다.

 

▲Family photo 

 

세계에서 가장 긴 교통 마비 상태는 중국에서 기록 되었다 그 길이는 260 킬로였다

▲파리의 콤 게임 가게.... 사실상 마루장은 완전히 평평하다.

 

▲마르쿠스 레바인- 문자그대로 도살적인 예술가.그는 흰 나무판에다 못 질하여 그림을 그린다.
최근에 영국 런던의 미술관에 전시되고 있는 그의 그림들을 만드는데 마르크스는 5만개 이상의 철편을썼다고 한다.

▲미국 부포드 시에는 단지 한 사람만 살고 있다. 잡역부이자 시장으로 일한다

▲가을을 위한 위장

 

▲리찌의 집....독일

 

▲서울의 반포 다리

 

▲브라질의 화벨라스. 부와 빈천의 경계선

 

▲인도양에 있는 실락원 라무섬

 

▲시카고 103층위의 전망대 (발코니)

 

▲레나 기둥들.....러시아의 레나 강

 

파도안에서 본 노을 풍경

▲이것은 단시아 지형이라고 알겨진 특이한 지질현상이다. 중국 여러지역에서 볼 수 있다.
여기 보이는 것은 강수 지방의 장예에 위치하고 있는 색깔은 몇백만 년에 걸쳐서 빨간 모래돌과 다른 둘들이 쌓여서 이루어졌다.


▲미국 몬타나북서부. 물이 아주 투명하여 호수가 아주 얕게 보인다. 실은 아주 깊다.

▲인도양 중간에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말다이브섬에 있는 비행장

 

▲불란서 마레에 있는 등대지기는 이지구상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이 틀림없다.
그런 기후에 그런 곳에서 담배피울 사람 아무도 없을 테니
!

▲2010년 미국 몬타나주에 있었던 폭풍사진

▲반달 모양의 반달 고층건물탑 (두바이)

▲호주 시드니시 전 도시를 뒤덮은 짙은 안개

▲The river above the river: Magdeburg Water Bridge, Germany.
강 위에 강물이 또 흐르네요

 

▲ Morning Glory - (호주)
kind of clouds observed in the Gulf of Carpentaria in northern Australia

 

▲Gibraltar Airport is one of the most extraordinary airports around the world
지브랄탈 비행장은 세계에서 가장 특이한 비행장 중의 하나다.

 

◆예루살램성전 내부구경(예수의 무덤)  제목 클릭

 

◆러시아 캄차카 여행기

시내버스는 모두 한국산 중고 버스

1일차. 2015. 7. 31 () (서울 → 블라디보스톡 도착)

- (가깝고도 먼 러시아)  9, 서울의 7월말 폭염을 뒤로 하고 북쪽으로 향한다. Aurora 항공기는 왠일인지 만석이다. 몇 번 탔을 때마다 좌석을 채우지 못했는데 오늘은 이변이다. 휴가철을 맞아 두어 팀의 단체승객이 탑승했기 때문인 것 같다. Aurora 항공은 Aeroflot의 자회사로서 극동러시아 지역을 담당한다. 한 시간 40분 걸려 블라디보스톡에 닿는다. 600마일이 채 안되는 곳에 러시아 땅이 있으니 우리에게 러시아는 가깝고도 먼 나라다.

 

2일차. 2015. 8. 1 () (블라디보스톡 →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캄차츠키 도착)

- (공항 터미널 노숙) 입국수속을 마치니 자정지나 0 30.. 공항터미널 바깥에 나가보니 밤 공기가 차다. 캄차카행 항공기는 아침 7시에 출발하므로 숙소를 찾아 멀리 나가기에는 좀 애매하다. 공항터미널에서 밤을 지새기로 하고 적절한 장소를 찾는다. 다행이 나같은 형편의 러시아인들이 여럿 있어서 의지가 된다. 새벽이 되니 서늘하다. 캄차카는 더 서늘하다고 하니 그에 맞추어 긴팔 옷과 자켓을 꺼내 입는다.

 

 

- (사할린행 북한 노동자) 캄차카(Kamchatka)주의 주도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캄차츠키(Petropavlovsk-Kamchatsky)행 출발 옆 게이트에서는 사할린행 항공기가 출발한다. 갑자기 1개 분대 규모의 중년남성들이 들이닥친다. 영낙없는 한국인 얼굴인데 볕에 그을린 얼굴과 흰 셔츠에 짙은 바지를 단체로 입은 모습이 낯설다. 사할린 근로현장 어딘가에 투입되는 북한 노동자들인 것이다. 말을 섞지는 못했지만 애써 나의 눈길을 피하려는 것 같다. 참으로 묘한 조우다. 참고로, 블라디보스톡, 하바로프스크(Khabarovsk) 등 극동러시아 지역에는 이미 많은 수의 북한 근로자들이 있다. 북한 국영 고려항공(Air Koryo)이 평양-블라디보스톡 정기 노선을 운영할 정도이다

 

▲아바차만 1

 

 - (오호츠크해를 건너) 캄차카행 오로라 항공기가 드디어 이륙한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항공기는 만석이다. 항공기는 곧 사할린섬 북단을 횡단하더니 오호츠크해를 만난다. 일본 홋카이도 동부해안 아바시리에서 만났던 바다 아닌가? 오호츠크해가 끝나고 얼마 안가 항공기는 착륙준비를 한다. 구름이 두껍게 끼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데도 항공기는 요동도 없이 사뿐히 내려 앉아 승객들의 박수갈채를 받는다. 블라디보스톡에서 1,402마일, 3시간 20분 걸렸다.

 

▲소박한 페트로파블로프스크-캄차츠키 공항

 

▲감차카주(Kamchatka Krai) 엠블렘

 

- (북태평양 전략 요충) 인구 18만의 페트로파블로프스크는 캄차카주(Kamchatka Krai)의 주도로서 러시아에서 가장 큰 잠수함 기지가 있는 전략적 요충이다. 베링(1740 캄차카 도착), (1779), 라페루즈(La Peruse, 1787) 등 당대의 탐험가나 항해사치고 캄차카를 들르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로 이곳은 예나 지금이나 북태평양의 요충인 것이다. 1854-1855년 크림전쟁(Crimean War) 중에는 러시아가 극동 태평양에 구축한 해군기지를 눈엣 가시로 여긴 영국-프랑스가 연합하여 공격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러시아는 군사력과 화력, 전함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항구와 도시를 지켜냈다.

 

▲레닌광장 전승비

 

▲레닌 광장 전승비 2

 

- (한국 중고버스) 페트로파블로프스크에는 부슬비가 내린다. 연중 강우량이 1,150mm로서 시베리아 다른 지역보다 비가 많다. 공항터미널을 나오니 집시 여인 두 명이 가장 먼저 반긴다. 아무리 정처없이 떠돈다지만 이들은 어쩌다 머나먼 동방 여기까지 흘러왔을까 궁금해진다. 104번 버스를 타고 시내로 향한다. 시내에서 북쪽 25km 지점에 있는 옐리조보(Yelizovo)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교통이 편리하다. 비행기 아니면 올 수 없는 곳이지만 일단 들어오면 시내버스 노선이 잘 발달되어 있어서 편리하고 저렴하다. 캄차카의 버스는 모두 한국산 중고버스다. 시내버스, 학교 버스, 학원 버스 등이 한국에서 다니던 그대로의 모습으로 시내를 누빈다. 내가 타고 시내로 들어간 버스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청량리 사이를 다녔던 3215번 서울 시내버스다.

 

▲캄차카 버스 1

 

▲캄차카 버스 2

 

- (냉대 초원) 공항에서 시내까지 도로 주변은 드문드문 집이나 시설이 있는 것을 빼고는 완벽한 냉대 원시림이다. 비가 많은 지역이라서 푸르디 푸르게 자란 광활한 냉대 습윤 초지와 숲이 회색 도시를 막 떠나온 여행자의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이 대평원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캄차카 여행의 절반은 마친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미지의 방문지를 앞두고 가슴이 부풀어 오른다.

 

- (30년 계획한 여행) 사실 이번 캄차카 여행은 30년 이상 계획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고등학교 지리시간에 캄차카 반도라는 지명을 처음 접했고, 이후로는 미국 유학시절과 그 이후, 한국과 미국을 수도 없이 오가면서 눈과 가슴에 품은 곳이다. 서울을 떠나서 북미로 향하는 항공기가 동해를 건너 일본열도를 스치고 홋카이도를 가르면 곧 발아래 펼쳐지는 거대한 땅이 바로 캄차카인 것이다. 여름이면 푸르고, 겨울이면 새하얀 저 아래에는 어떻게 생긴 사람들이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 관심을 품어 봄 직한 일이었다. 바로 그 오래된 관심에 오늘 답하게 되었으니 가슴 벅차지 않을 수 없다.

 

▲피터폴 기념비

  

- 시내까지는 쉽게 왔으나 마지막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찾느라고 애를 먹는다. 게다가 비까지 세차게 뿌리니 할 수 없이 택시를 타고 기사에게 부탁하니 친절하게 아파트 문앞까지 데려다 준다. 택시기사가 전화로 미리 연락했는지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문앞에 나와 기다리고 있다가 반긴다. 그렇게 도착한 시각이 오후 2, 블라디보스톡 공항 7시간 대기를 포함해서 서울에서 거의 만 하루, 21시간 걸린 가깝고도 먼 길이었다.

 

- (한 여름에 히터를 켜다) 하루 종일 비가 온다. 비가 오는 정도가 아니라 폭풍우가 거세게 몰아친다. 대지는 완전히 식어 입고온 얇은 긴팔 셔츠와 홑겹 자켓으로는 캄차카의 한기를 막을 수 없다. 잠시 산책을 나섰다가 곧 포기하고 돌아와 히터를 찾는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겨울에는 일평균 영하 7도로서 시베리아 다른 지역보다 덜 춥다는 점이다. 난류 덕분이다. 쿠릴 열도 같은 곳은 비가 훨씬 더 많아 일조일수가 세계에서 가장 적은 곳 중 하나로 꼽힌다.

 

▲레닌 동상

 

- (남쪽 땅 갈구해온 러시아) 여기 사람들은 사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지난 6월에는 한달 내내 비가 왔다면서 주인 알렉산드르는 껄껄 웃는다. 오늘은 지독한 비에 발이 묶여 강제 휴식이다. 늘 하늘에서 봤던 구름낀 캄차카 반도는 와보니 이런 모습일 줄 몰랐다. 최소한 날씨에 관한 한, 러시아 사람들은 존경할 만 하다. 영토가 방대한 만큼 열악한 기후 지역이 많지만 가리지 않고 개척하여 도시와 문명을 건설한 사람들이다. 제정 러시아 시대 이래 왜 그렇게 남쪽 영토에 목을 매왔는지 알고도 남는다.

- 어느새 어둠이 깔린다. 혹시나 그동안 비가 잦아들었을까봐 창문을 열어 보지만 빗줄기는 변함없다. 난생 처음보는 끈질긴 비다. 장마철에도 간간히 해가 비추어 눅눅한 빨래를 말릴 기회를 주는 한국의 비와는 다른 종류다. 여기는 러시아의 변방이지만 지구상에서도 끝자락인 듯 싶다. 이제 나의 세계여행도 갈 곳이 별로 남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3일차. 2015. 8. 2 ()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캄차츠키)

- (비멎은 아침)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창밖부터 살펴 봤다. 이게 왠일인가? 비가 멎었다. 비가 오지 않는 게 아니라 해가 날 지경이다.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 얼굴에 물을 적시는 둥 마는 둥하고 도시탐방에 나선다. 버스를 타고 레닌 광장(Ploschad Lenina)으로 간다. 도시 중심에 거대한 레닌 동상이 온전히, 그리고 경건하게 서있는 드문 도시중 하나다. 레닌 광장은 곧 해변과 닿아 있다. 멀리 아바차만 건너 머리에 눈을 인 채 도시를 감싸고 있는 2, 3천미터 높이의 화산들이 장엄하다. 그중 도시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아바친스키(Avachinsky) 화산(2,741m)은 아예 전체가 구름에 가려져 어디에 있는지 조차도 분간할 수 없을 지경이다.

 

▲레닌 광장에서.. 캄차카인 알렉세이

 

- (레닌 광장 풍경) 광장 주변에는 기념비와 동상이 유독 많아 도시의 역사적 위치를 말해 준다. 러시아 해군의 부탁으로 세계 항해길에 오른 덴마크인 베링(Vitus Bering) 1740년 아바차만(Avacha Bay) 방문후 놓았다는 도시 기반석(foundation stone)이 아직도 해변 공원에 건재하고 있고 도시의 이름이 된 피터폴(페트로파블로프스크, 베드로와 바울) 동상이 있다. 베링 기념비, 초대 군사총독 자보이코(Zavoiko) 동상, 라페루즈 기념비 등을 금세 찾을 수 있다. 소비에트 장병 기념비는 1946년 쿠릴 열도 접수를 기념하면서 당시 작전에 참가한 장병들을 ‘쿠릴 해방자’라고 표현하고 있다. 무엇으로부터 해방되었다는 뜻인지는 모르겠으나 오늘날 일본과 영토 갈등을 빗고 있는 쿠릴열도 남부 4개섬(일본 입장에서는 북방 4개 도서)도 그렇게 ‘해방’되었다는 뜻이다. 이미 방대한 영토를 가지고 있지만 영토에 관한 한 한치의 양보도 없는 대제국 러시아의 일면을 엿보게 한다.

▲레닌 광장

 

▲Foundation Stone

 

- (캄차카에 대한 러시아의 애착) 광장 중앙 좋은 위치에 세운 승전기념탑 또한 볼거리이다. 북태평양 지역에서 러시아가 치룬 전쟁의 승리를 기념한 것으로 크림전쟁(1854-1855), 러일전쟁(1904-1905), 2차대전(1941-1945)의 승전을 묘사한 부조가 각 벽면에 새겨져 있다. 영토에 대한 집착이 철저한 러시아가 머나먼 변방의 땅 한 뼘이라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강한 결의의 표현으로 보인다. 광장의 남쪽 끝은 극장과 이어져 있다. 각종 문화예술 이벤트 광고 플랭카드가 자칫 우중충할 뻔 했던 광장의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해준다. 그 건너편에는 캄차카 주청사를 비롯하여 각종 공공건물이 이어지고 채플(chapel)과 성당도 있다.

 

▲극장

 

▲채플

 

▲목조 교회당

 

- (캄차카의 한국 식당) 광장을 벗어나 남쪽을 향하여 낮은 언덕길을 오른다. 앙증맞은 작은 목조 교회가 세월의 무게를 견디고 서있다. 마침 일요일 미사 준비를 하러 교당으로 들어가는 사제와 눈이 맞추쳐 가벼운 목례를 보냈다. 조금 더 가니 왼쪽에 태극 문양을 선명하게 그려 넣은 한국 음식점, 코리아하우스가 나타난다. 캄차카에서 한국 식당을 만나는 것은 의외다. 단체 관광객이 들어오는 곳도 아니고 한인이나 교민들이 있을 리 만무하므로 철저히 현지인들에게 뿌리내리고 있음을 짐작한다. 주인을 만나서 얘기 나누고 싶었으나 아직 이른 아침이라서 굳게 문이 닫혀 있다.

 

▲캄차카에 한국 식당?!

 

- (아바차만) 도시를 벗어나 긴 언덕끝 쯤 도달하니 오른쪽으로 아바차만이 좁아지는 모습이 보인다. 좁은 어귀를 열어 북태평양과 만나는 아바차만은 천혜의 항만임을 확인한다. 레닌광장으로 돌아와 해변으로 나가 바닷물에 손을 적셔 본다. 난류 영향으로 오호츠크해나 인근 쿠릴 부근보다는 바닷물이 따뜻하다고 하지만 북태평양 바닷물은 역시 차다.

 

▲아바차만 

 

- (청명한 날씨) 아침에 게스트하우스를 나올 때는 곧 비가 올 것 같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해가 나고 구름이 걷혀간다. 캄차카의 찬란한 여름 날씨를 맛보는 행운이 찾아오고 있다. 캄차카의 여름 오후를 즐기러 도시 곳곳을 여유롭게 배회한다. 이미 이곳은 가을인 듯 한국의 10월 중하순의 청명한 날씨를 펼치니 삼복더위로 고생하던 나에게 감당할 수 없는 호사다. 어제 비오는 날씨에 대한 투정에 공연히 머쓱해진다.

 

▲캄차카항 1

 

- (캄차카 휴일 풍경) 중심 가로를 따라 길게 남북으로 이어지는 도시는 단순해서 좋다. 시내 상업지역에는 즉석 좌판들이 섰고 도심 작은 공원은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시민들 차지다. 해가 쨍나는 일요일, 오늘 같은 날씨가 가끔은 있기에 캄차카 시민들은 잦은 비와 눈을 견딜 수 있을 것이다. 시내 중심 광장에서 나도 휴식의 시간을 가진다. 스피커에서는 차이콥스키의 <1812년 서곡>이 흘러 나온다. 세계 최강 나폴레옹 군대를 물리친 자랑스러운 러시아의 역사를 일깨우는 음악이다. 광장에서 대중음악이 아니고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이 차라리 생경하다. 아무리 변방이라도 러시아는 러시아다.

 

▲페트로파블로프스크 거리 1

 

- (캄차카에도 중국인들이) 중앙시장을 찾는다. 이 지역 날씨 때문인지 시장은 실내 건물에 들어서 있다. 여행가방을 쌀 때 모자를 챙기지 않은 것이 걸려 모자를 하나 사려고 이 가게 저 가게 기웃거린다. 머리가 큰 편인 나에게 맞는 모자를 하나 발견하여 기분좋게 7천루블(한화 1 5천원)을 지불하고 보니 반갑게도 중국 OEM 우리나라 제품이다. 유즈노 사할린스크린, 이르쿠츠크, 블라디보스톡, 하바로프스크 등 러시아 다른 도시에서도 그랬듯이 시장 상인들 중에는 중국인들이 무척 많다. 돈 될만한 곳에는 반드시 나타나는 중국 상인들은 역시 대단하다. 재래시장 상권에서 러시아인들의 존재감이 미약한 것이 오히려 부담스럽다.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약하고 상품공급선이 취약한 러시아인들에게 중국 상인들은 상대하기 힘겨운 경쟁자일 것이다.

 

▲중앙시장

 

- (캄차카 출신 고려인) 시내 광장에서도 그랬고 시장에서도 느꼈지만 페트로파블로프스크는 국제화된 도시다. 러시아 백인들 이외에 키르기즈인들과 중앙아시아인들이 눈에 많이 띤다. 머나먼 이곳까지 돈을 벌러온 이주 노동자들이다. 여기서도 돈벌 일이 많다는 뜻이다. 시장 채소 좌판에서 만난 한국 동포 중년 아주머니도 뇌리에 남는다. 속일 수 없는 한국인 얼굴을 하고 있기에 물어 보니 맞단다. 한국말이 또렷하다. 캄차카에서 태어났다니 더욱 놀랍다. 사연인 즉, 한국 전쟁 중 그의 부모가 전쟁을 피해 평양을 떠나 캄차카에 와 정착했다는 것이다. 더 자세한 것까지는 묻지 못했으나 짐작컨대 소비에트 시절 소련으로 이민올 정도라면 그의 부모는 지위가 높았던 분들이었을 것이다.

 

▲레닌 광장 

  

- 채소 좌판을 운영하는 아주머니의 고운 얼굴을 사진에 담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가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머나먼 변방 작은 도시에서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들을 듣게 될 줄은 몰랐다. 세계 여행을 하면서 언제나 느끼고 또 느끼는 것은 세상이 참 좁다는 것이다. 여행일기를 정리하는 지금, 캄차카 시작 밤 9 30(한국 시간 저녁 6 30)이지만 아직 어둠이 내리지 않았다. 짧은 하루였지만 미국행 비행기를 탈 때마다 품었고 키워왔던 발 아래(비행기 아래) 미지의 세계에 대한 오랜 호기심이 채워지는 뜻깊은 하루를 머릿 속으로 되돌아 본다. 

 

4일차. 2015. 8. 3 ()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캄차츠키 → 야쿠츠크 도착)

- (너무 짧았던 캄차카 일정) 쌀쌀한 아침, 공항행 104번 버스는 지난 밤 내린 비를 촉촉이 머금은 원시림을 뚫고 달린다. 도로에서 한발짝만 나가면 곧바로 대자연이다. 태고의 자연을 닮은 이곳에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짧은 2 3일의 아쉬움이 듬뿍 남는다. 야쿠츠크(Yakutsk)행 항공기는 원래 어제 일요일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하루 늦추어졌다. 취소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다. 따라서 원래 어제 출발 스케줄에 맞추어 준비했던 이번 여행은 항공권 변경 수수료를 감수하면서 전체적으로 일정을 축소해야 했다.

 

행여나 항공기가 뜨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이 공항 활주로 저편에 야쿠티아(Yakutia) 항공기가 와있다. 캄차카에서 야쿠츠크로 곧장 가려면 이 항공기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게다가 평소에는 정기편 자체가 없지만 올해 여름 두 달, 일주일에 한 번 운항하는 절호의 기회가 생겼으니 반드시 이용해야만 했기에 부득이 캄차카 일정을 줄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원래대로였다면 캄차카만 보트 투어 혹은 아바친스키 화산 트레킹 등을 하려고 했었다. 참 아쉬운 일이다.

 

▲레나강 1

 

- (야쿠티아 항공) 항공기는 예정대로 정시에 출발했다. 보잉 737-800 중형여객기인데 20명도 채 안되는 승객만을 싣고 운항하는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여객 수요가 거의 없는 구간임에도 항공기 수급을 위하여 임시로 운항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나는 1,200마일, 세 시간을 널찍하고 편안하게 비행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레나강 2

 

- (황량한 시베리아 vs. 짙푸른 야쿠츠크) 캄차카에는 해군 뿐 아니라 공군도 매우 큰 규모로 배치되어있다. 여객기가 이륙한 후 하늘에서 내려다 보니 공항 깊숙한 곳에 수십, 수백대의 최신예 러시아 전투기들이 계류중인 것이 보인다. 야쿠츠크행 항공기에는 대부분 나와 생김새가 비슷한 야쿠트인들이 탑승했다. 사하공화국 주민의 대부분인 야쿠트족은 북방 몽골계다. 13, 14세기 몽골제국 전성기에 몽고족 일파가 이 지역으로 이동하여 토착민들과 혼혈하여 이룩한 민족이다. 항공기는 북서 방향으로 동부 시베리아 내륙을 향해서 날아간다. 아한대(亞寒帶) 시베리아의 척박한 산들을 아래로 본다. 나무가 자라기에는 이미 너무 추운 지역이라 이끼만이 자란다는 얘기다. 이런 곳을 러시아는 이미 1632년 영토로 편입하고 도시를 세웠다.

 

▲ 야쿠트인의 다양한 용모 

 

- (북극권에 서다) 야쿠츠크는 러시아 영토의 18%를 차지하는 사하공화국(인구 96만명)의 수도로서 북극권(북위 66.5)까지 450km 남긴 북위 62도에 위치한다. 인구 27만명으로서 동부 시베리아의 경제, 행정, 산업의 주요 거점이고 과거부터 극동 및 극지방 개척과 개발의 거점이 되었다. 시베리아에서는 드물게 인구가 늘어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이다. 1632년 표트르 베케토프(Pyotr Beketov)가 레나강변에 도착하여 러시아 정착촌을 세우고 제국의 일부로 편입했다. 이후 도시는 19세기말 금과 각종 지하자원 발굴로 빠르게 성장했고, 20세기 중반 스탈린 통치시에는 시베리아 강제노역소(Gulag, labor camps)가 곳곳에 들어서면서 야쿠츠크 발전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야쿠츠크 거리 1

 

▲야쿠츠크 거리 2

 

▲야쿠츠크 거리 3

 

▲야쿠츠크 거리 4

 

- (Permafrost, 영구동토) 야쿠츠크는 또한 영구동토(permafrost)에 인간이 건설한 지구에서 가장 큰 도시이다. 건물이나 구조물을 지을 때는 대략 10m 정도 길이의 긴 콘크리트 파일을 수십개 영구동토까지 박아놓고 그 위에 건물이나 구조물을 올리는 특수 공법을 구사한다. 야쿠츠크는 특이한 기후 현상으로 또한 유명하다. 고위도(북위 62)에다 바다가 멀어서 나타는 극심한 대륙성 기후다. 여름에는 월평균 19로서 쾌적하지만 겨울에는 보통 영하 39도까지 나타나 가장 큰 연교차를 보인다. 비슷한 위도에 놓인 노르웨이 베르겐(Bergen) 같은 곳보다 여름 기온은 훨씬 더 높고 겨울 기온은 더 낮다. 한여름에는 기온이 제법 올라가기도 하여 30도를 넘는 날도 간혹 있다고 한다. 의외로 에어컨이 있는 건물이 많길래 의아해서 물어본 결과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상대적으로 기온이 높은 여름) 위도상으로는 이미 나무가 자랄 수 있는 한계(tree line)을 넘었음에도 수풀과 삼림이 울창한 기후를 보인다.

 

▲영구동토 건축 공법... 콘크리트 파일

 

- 세 시간 비행 끝에 드디어 레나(Lena), 그리고 그 건너 강 서안(西岸)에 자리잡은 야쿠츠크 도시가 보인다. 숲과 나무가 울창하다. 동위도 다른 지방과는 달리 방대한 초지가 발달했다. 여름 날씨가 상대적으로 덥다는 얘기다. 거대한 레나강을 건너니 곧 공항 활주로다. 북위 62... 평생 밟아본 땅 중에서 가장 위도가 높은 곳이다. 캄차카 시간대에서 세 시간을 서쪽으로 이동하여 한국과 같은 시간대로 돌아왔다. 짧은 여름을 틈타 공항은 활주로 확충과 건물 신축 등 각종 공사로 분주하다.

 

▲야쿠트인의 다양한 용모 

 

▲야쿠트인의 다양한 용모 

 

 - (야쿠트인들 속에 섞이다) 야쿠트인들의 다양한 용모가 신기하다. 400년 동안 서구인들의 피가 섞였으니 혼혈도 많지만 피가 안섞인 야쿠트인들은 대부분 한국인들과 매우 흡사하다. 평균적인 한국인 용모를 가진 나는 이 도시에서 완벽한 익명성을 누린다. 공항 터미널을 나오자마자 금세 시민들 사이에 섞여 버린다. 러시아어는 할 줄 모르지만 수십년 이 도시에 살아온 사람처럼 시민의 한 사람이 되어 마음 편하다.

 

▲이르쿠츠크식 전통 건물

 

▲양파 돔 만들기.... 프레임 짜기

 

- (분주한 도시) 호텔에 여장을 풀고 시내 탐방에 나선다. 호텔은 공항과 거의 붙어있어 편리하기 이를 데 없다. 4번 버스는 분주한 도시 모습부터 보여준다. 수많은 신축 고층 아파트가 올라가는 사이 도심 옛 시가지의 수백년 됐음직한 시베리아식 목조 가옥은 헐려 나간다. 이른바 푸른 초원(green meadow), 레나강의 습지를 따라 쌓은 제방변에 들어선 각종 공원과 광장들... 돈이 많은 도심임을 느낄 수 있다. 도시 외곽도로에는 남쪽에서 이곳으로 필요한 물품을 공급하는 대형 콘테이너 트럭들이 분주히 오간다. 트럭 말고도 여름에는 레나강 수운이 열린다. 시베리아 횡단철도(TSR)가 닿는 이르쿠츠크 부근에서 레나강을 따라 페리와 화물선들이 오가고, 심지어 유럽 러시아의 무르만스크, 아르항겔스크 등 항구를 떠나 북극해를 이용한 해운도 열린다.

 

▲레나강변 습지

 

- (북쪽으로 흐르는 강) 레나강변 제방을 걷는다. 바이칼 서쪽 산악지역에서 발원하여 시베리아 동부를 적시며 북북동 방향으로 4,300km를 흘러 북극해로 유입하는 세계 10위의 긴 강이다. 해마다 봄이면 야쿠츠크의 레나강 유역에는 홍수가 빈발한다. 하류(북쪽)의 얼음이 녹지 않은 상태에서 상류(남쪽)의 얼음이 먼저 녹기 때문에 중류인 야쿠츠크에서는 범람하기 일쑤다. 어느 해에는 겨울에 눈이 많이 와서 평소보다 수량이 많은 탓에 야쿠츠크가 절반 물에 잠기기도 했다. 당시 러시아 정부는 폭격기와 헬리콥터를 동원하여 상류의 얼음을 깨기도 했으나 홍수를 막지는 못했다. 참고로, 러시아에는 북쪽으로 흐르는 큰 강이 몇 개 더 있다. 시베리아 중부를 적시고 북극해로 흘러드는 예니세이(Yenisei)강은 5,539km로 길이로 따지면 세계 5위이고, 시베리아 동부를 흘러 오호츠크해로 유입되는 아무르(Amur)강은 4,444km로 세계 8위의 긴 강이다.

 

- (거대한 강변 습지) 강의 범람이 만들어낸 습지가 방대하기 때문에 야쿠츠크의 레나강 유역은 매우 넓다. 그런 이유로 레나강에는 아직 다리가 없다. 강폭이 매우 넓고 봄에는 홍수가 반복되어 다리 건설이 어렵다. 그래도 크게 답답할 것은 없다. 여름에는 페리, 겨울에는 단단히 얼어붙은 강이 곧바로 도로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2020년에는 도시 북쪽 강이 좁아지는 곳에 다리를 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도시건설 기념비 1

 

▲도시건설 기념비 2

 

- (여기에도 어김없이 한류) 강변 전망좋은 곳에는 반드시 기념비 혹은 광장이 있다. 가장 먼저 도시건설기념비를 만난다. 코사크 용병 출신 개척자 베케토프(Beketov)에게 경배하는 원주민들의 모습을 새긴 부조가 눈에 들어온다. 기념비 부근에서 한 무리의 고등학생들을 만나 둘러싸인다. 한국을 잘 안다고 하며 몇 마디 한국어를 정확하게 구사한다. TV와 한류가 위대해지는 순간이다. 숨길 수 없는 닮은 얼굴 모습에 서로 놀란다. 도시건설기념비에서 길 건너편에는 1차대전 전몰장병 추념비가 있다. 러시아 여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이 지역 출신 전몰 장병들의 이름을 하나 하나 새긴 석판과 함께 꺼지지 않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다. 강변을 따라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승리광장이 나온다. 2015 5 9 2차대전 승전 70주년 기념 빅토리데이(Victory Day)를 맞아 조성한 광장이다. 높은 승전 기념탑과 함께 넓은 광장이 만들어져 시민들의 휴식처로 각광받는다.

 

야쿠츠크의 한류

 

- (시베리아의 여름) 습지너머에 숨어있는 레나강 본류를 만나기 위해서 35번 버스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간다. 버스에서 내려 강변을 찾아 걸어가는 15분 남짓한 길이 낭만적이다. 어릴 적 서울 신촌 모래내에서 난지도까지 멱감기 위해서 친구들과 걸어가던 길이 꼭 이랬다. 도로 양편에는 목재소가 들어섰고, 고운 모래로 다져진 길 양옆으로는 수풀 깊숙이 주택 혹은 시민들의 다차(dacha, 주말가옥)가 드문드문 들어서 있다. 시베리아의 낭만적인 여름 풍경을 만끽한다. 다만 기승을 부리는 하루살이만큼은 시베리아 여름의 불청객들이다.

 

- 드디어 레나강변 백사장이다. 밀가루처럼 가늘고 고운 흰 백사장이 끝없이 펼쳐진다. 영겁의 세월동안 강물에 쓸리고 쓸린 끝에 이런 모래가 만들어졌다. 넓디넓은 강 유역이 모두 하얀 모래다. 한국으로 실어낼 수만 있다면 대박일 것이다. 이것이 시베리아, 이것이 러시아라는 생각에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다. 모래 준설용 크레인, 외로운 강태공, 간혹 물살을 가르며 오르내리는 쾌속 페리, 강건너 중지도까지 어우러져 멋진 그림이 완성된다. 유형지로만 알았던 시베리아는 이처럼 낭만 넘치는 곳이다. 멋진 시베리아의 여름을 즐기며 레나강변에 한참동안 앉아 힐링의 시간을 가진다.

 

▲레나강 본류를 만나다

 

▲레나강의 모래

 

- 다시 시내로 나온다. 저녁이 되니 날이 무척 선선해진다. 내일 다시 나오기로 하고 레닌 광장에서 시내 탐방을 마친다. 호텔로 돌아와 여행기 정리를 마친 지금 시각 밤 10시다. 아직 사방이 훤하다. 저물줄 모르는 북방의 여름밤은 여행자를 갖은 상념에 젖게 만든다.

5일차. 2015. 8. 4 () (야쿠츠크)

- (멋쟁이 야쿠트인들) 야쿠트인들의 얼굴은 정말 다양하다. 코미디언 한무 같은 얼굴이 있는가 하면 탤런트 송승헌 같은 얼굴도 있다. 서구인들과 400년 가까이 피를 섞었기 때문인지 눈에 번쩍띠는 미남미녀도 적지 않고 무엇보다도 옷을 챙겨입는 감각이 우수하다. 서울 강남에 오면 자기 몫은 챙길 사람들이다.

 

▲맘모스 박물관

 

- (맘모스 박물관) 오늘은 야쿠츠크 대학 부근에서 시내 탐방 2일째 일정을 연다. 대학가라고 해봤자 햄버거집 한두 곳과 이미용실이 전부다. 대학은 이번 여름방학동안 대형고층기숙사 건물을 여러 동 신축하며 신학기 학생들을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재정이 무척 여유로운 대학임을 확인한다. 이 대학내 자연과학대학 건물에 자리한 맘모스박물관은 도시를 대표하는 박물관이다. 2015년초 푸틴대통령도 다녀갔을 정도로 유명한 박물관이다. 아쉽게도 소문난 맘모스 머리는 별도의 장소에 냉동보관중이라 볼 수 없었다.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는 야쿠트 민속박물관 또한 이 도시의 대표 박물관 중 하나다. 전시중인 자기(瓷器)의 정교함에 비추어 봤을 때 야쿠트인들은 상당한 수준의 문명을 구가했음을 알 수 있다

 

▲ 야쿠트 민속박물관. 야쿠트인 표본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이다.

 

- (도시 탐방) 건물들과 광장이 아름다워 중간에 버스를 내려 레닌광장을 향해 걷는다. 오페라 극장 등 우아한 건물들이 연이어 나타난다. 레닌광장에서 오른쪽(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프레오브라젠스카야(Preobrazhenskaya) 교회의 멋진 종루와 황금빛 양파돔을 감상한다. 겉에서는 평범한 교회이지만 내부 전면은 러시아 교회답지 않게 화려하다. 교회 옆은 옛 도시, Old Town이다. 화재로 소실된 것을 2002년 재건했다. 순전히 목조로만 조성된 건물들과 성곽, 감시탑이 특이한 분위기를 낸다. 차로 두시간 거리 레나강 연안, 처음 도시가 섰던 자리에 민속촌 개념으로 조성한 올드타운이 있어서 구미가 당기지만 시간과 교통편이 여유롭지 않아 가지 못한다.

 

▲프레오브라젠스카야 교회

 

- (격조 높은 시베리아) 도시 탐방이 끝났다. 꽉찬 이틀을 돌아다녔으니 샅샅이 살핀 셈이다. 아주 천천히 걸어 마지막 광장까지 가서 버스에 오른다. 세련과 감성으로 넘치는 자유로운 도시를 떠날 시간이 다가온다. 건축물도 사람도 한껏 멋을 낸 화려한 도시다. 이 도시에는 극장도 많다. 오페라 극장, 드라마 극장, 음악살롱, 유머와 풍자 극장 등 다양한 극장은 야쿠츠크인들의 높은 문화 취향을 보여 준다. 누가 여기를 시베리아 깊숙한 변방 오지라고 했는가? 지구상 어디를 가도 그랬듯이 주어진 환경에 따라서 인간은 다양한 삶의 방식을 연출해 낸다는 것을 시베리아에서도 확인한다.

 

- (겨울이 더 좋은 시민들) 물론 일년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에 야쿠츠크를 방문했지만 최저기온이 영하 50도 밑으로 내려가는 한 겨울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만나본 사람들은 야쿠츠크는 여름보다 겨울이 더 좋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제대로 된 겨울 복장과 방한화만 있으면 멋진 겨울을 즐길 수 있다고 자랑한다. 아마도 이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도시에 산다는 것을, 그것도 끄떡없이 잘 산다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는지도 모르겠다.

 

▲야쿠츠크 거리 

 

- 더 이상 야쿠츠크 사람들에게 날씨에 관한 불평을 하면 안될 것 같다. 온화한 기후에 사는 여행자가 던지는 날씨 관련 질문은 그들에게 한갓 우스갯 소리로만 들릴 것 같다. 항공기 출발을 기다리며 공항터미널에서 시간을 죽이는 몇 시간 동안 하늘이 여러번 모습을 바꾼다. 어디에도 없는 하늘 모습을 여러 번 보았다. 멀리 북쪽 지평선 너머에서 검은 구름이 만들어져 올라온다. 지난 밤에도 그랬듯이 오늘밤에도 그 구름이 모여 비가 될 것 같다.

 

▲2차대전 승전기념비

 

6일차. 2015. 8 5 () (야쿠츠크 → 블라디보스톡 환승 → 서울 도착)

- (다시 블라디보스톡 공항으로) 이동 많은 휴가철, 블라디보스톡행 오로라 항공기는 만석이다. 3시간 10분 날아서 아침 안개 짙은 블라디보스톡 공항에 닿는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안고 닷새 전 캄차카로 떠났던 바로 그 자리에 돌아왔다. 이제 한국이 코 앞이다. 가방 깊숙이 넣어두었던 반소매 옷을 꺼내 입는다. 서울행 항공기 탑승까지 지루한 다섯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

 

▲ 야쿠츠크 공항

 

- 마침 항공기를 기다리는 승객들 중에는 야쿠츠크에서부터 함께 온 야쿠트 어린이들과 보호자 10명 그룹도 있다. 국제로봇경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대전으로 가는 길이란다. 일행중에서 유리(Yuri)라는 아이는 영어를 곧잘해서 일행과 나 사이의 소통을 담당할 정도이다. 한국 여행에 부풀어 거의 터질 지경이다. 한국과 러시아는 이렇게 서로 가까워질 기회가 자꾸 열리고 있다.

 

▲국제로봇경진대회 참가하러 대전으로 가는 야쿠트 어린이들

 

- (한러비자면제 협정) 인천행 항공기는 이번에도 만석이다. 한국인 승객들이 대부분이다. 2014 1월부터 시행된 한국-러시아 비자면제협정이 탄력을 받은 듯 러시아는 한국인들의 인기 방문지 반열에 오를 조짐을 보인다. 특히 인천-블라디보스톡 구간은 러시아 항공기 하루 1-2왕복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각 1왕복씩 다니는 분주한 노선이 되고 있다. 570마일, 항공기로 한 시간 45분 걸리는 아주 가까운 곳에 두 나라가 있다. 직선거리로는 서울-오사카보다 가깝지만 북한 영공을 우회하느라 시간이 좀더 걸릴 뿐이다. 러시아의 거대함을 확인한 여행의 끝이라서 두 나라의 관계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무한한 유라시아 대륙으로 뻗어나가는 길목에 러시아가 있으니 어찌 소중하지 않은가?

 

- (꽉찬 한반도 vs. 텅빈 시베리아) 이런 생각을 하는 사이 멀리 아래에 울릉도가 보인다. 항공기는 울릉도 상공에서 크게 우선회하더니 곧 강릉 남쪽의 동해안을 만난다. 그리고는 20분이 채 안되어 인천공항 상공이다. 도시와 집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지난 며칠간 눈에 익어 잔상으로 남아있는 광활한 시베리아 대평원과 크게 대비된다. 좁은 반도에서 태어나서 자란 내가 시베리아의 진수를 접한 것은 뜻깊은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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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주 광운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