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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여행/ 국가별 22/ 미얀마/ 미얀마 이야기 - 재해

상림은내고향 2022. 5. 1. 21:15

지구촌 여행/ 국가별 22/ 미얀마

 

■ 미얀마

The Republic of the Union of Myanmar 미얀마 연방공화국, Republic of the Union of Myanmar

▲미얀마 국기

 

▲미얀마 이전 국기

 

아시아 서남부에 있는 연방국. 국민의 9/10가 불교도이며 공용어는 미얀마어다. 1885년부터 1948년초까지 영국의 지배를 받았다. 사회주의 중앙 계획 경제체제를 택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으로 산업은 대부분 국영화되어 있으며 경제는 주로 농업과 무역에 기초를 두고 있다.

 

말레이 반도를 따라 내려간 길이 640km의 지협까지 포함해서 남북길이는 약 2,050km이고, 폭이 가장 넓은 곳의 동서길이는 935km 정도이다. 남동쪽으로 타이·라오스, 북동쪽으로 중국, 북서쪽으로 방글라데시 및 인도의 아루나찰프라데시·나갈란드·마니푸르·미조람 등의 여러 주들과 경계를 이룬다. 남부와 남서부의 해안선은 벵골 만, 마르타반 만, 안다만 해와 접해 있다. - 다음백과

 

● 미얀마 이야기

김현주 광운대 교수

(1) 미얀마.골든트라이앵글

▲양곤 거리

 

 - (콜로니얼 건축물들이 즐비한 양곤) 미얀마 입국 절차는 생각보다 훨씬 간단했다. 일단 택시를 타고 예약해 놓은 호텔로 향한다. 아침 9시인데 벌써 32도를 가리킨다. 이른 시각이라 호텔에 방이 아직 준비되지 않아서 가방만 맡기고 곧장 시내 탐방에 나선다. 시내 중심에 해당하는 술레 파고다(Sule Pagoda) 광장을 먼저 찾는다. 시청사를 비롯하여 잘만 가꾸었더라면 무척이나 우아했을 콜로니얼 건축물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더해져 간간이 섞여 있는 교회와 성당, 그 어느 것 하나도 예사로운 것이 없으니 버마 통치에 공들였던 영국의 흔적을 본다. 많이 낡기는 했지만 여전히 19세기 영국 식민지 수도의 위엄을 띠고 있으니 한때 화려했던 이 도시의 모습을 그려 보기에 부족함이 없다.

 

▲양곤 시내버스. 한국산 중고버스는 그래도 양호한 수준이다


- (
미얀마식 고립 사회주의) 그러나 애석하게도 현재 미얀마는 1인당 소득 1,270달러(2014, IMF)로서 아시아의 최빈국 중 하나다. 1960년대만 해도 아시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였던 이 나라가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1962년 네윈(Ne Win)이 쿠데타로 군부 독재 사회주의 통치를 시작하면서부터다. 1988년 아웅산 수치의 민주화운동으로 봄이 오는가 싶었으나 무자비한 진압으로 끝나버렸다. 이후 20여년 더 이어진 군부독재는 2010년 민주선거에 의한 정부가 들어서면서 종식되었으나 50년 지속된 폐쇄 고립주의 통치는 미얀마를 아시아, 아니 세계에서 가장 낙후한 국가로 전락시켰다.

 

- (사라진 동방의 정원도시) 군사정부는 과거와 결별하고 싶었는지 1989년 국호를 버마(Burma)에서 미얀마로 바꾸고 랑군(Rangoon)을 양곤으로 개명하더니 2006년에는 수도를 양곤에서 북쪽으로 300km 떨어진 네피도(Naypyidaw)로 옮겼다. 2008년에는 사이클론(cyclone) 나르기스(Nargis)의 내습으로 2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4만명이 실종되는 비극을 겪기도 했다. 당시 군사정부는 재앙 상황에서도 국가의 현실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꺼린 나머지 UN의 원조물을 실은 항공기 착륙을 방해하거나 지연시키기도 했다. 그렇게 쇄국하며 지낸 50년 세월의 결과는 참혹했다. 한때 ‘동방의 정원도시’(Garden City of the East)로 불렸던 양곤은 이제 제대로 된 도로 인프라 하나 없어서 교통지옥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국민의 70%는 아직도 전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으니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아웅 밍글라 역두(驛頭) 시장

 

- (아시아의 마지막 기회의 땅) 다행이 민선정부가 조심스레 추진하는 각종 개방 정책 덕분에 이번 미얀마 여행도 가능해졌다. 통제가 용이한 단체관광객아니면 아예 받지 않았던 정책도 완화되어 개인 여행자가 방문할 수 있게 된 것은 불과 최근이다. 그래도 여행을 앞두고 서울 한남동 소재 미얀마 대사관에 비자를 신청했을 때 엉뚱하게도 여행 일정표와 서약서 등을 요구했을 정도로 아직은 불편하다. 그동안 폐쇄 군사정부의 외국인 통제는 거의 외국인 혐오증에 가까웠을 정도였다. 13세기 몽골의 침입부터 영국, 일본으로 이어진 오랜 외세 통치의 역사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지나친 것이다. 국호를 바꾸고 도시명을 바꾼다고 국가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을 때는 너무나 긴 세월을 허비한 후였다. 그래도 이 나라는 넓은 국토와 우수하고 저렴한 노동력, 풍부한 자원, 유리한 지정학적 조건,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존감 높은 국민들이 있으니 아시아의 마지막 기회의 땅이라는 말도 과장은 아닐 듯 하다.

 

▲2013년에 미얀마에 진출한 BBQ 치킨

 

 - (1도시 양곤) 수도 이전으로 텅빈 공공건물들이 간혹 을씨년스럽게 서있기도 하지만 인파로 발디딜 틈 없는 도심 거리와 물건이 넘치는 시장 주변을 걸으며 양곤은 이 나라 제1도시의 위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음을 확인한다. 인도 콜카타같다가 또 어떻게 보면 방콕같기도 한 도시의 여러 모습을 통하여 이 도시에 겹겹이 쌓인 역사를 읽는다. 날이 무척 더워 땀이 비오듯 흐른다. 하룻밤 사이에 급격히 바뀐 날씨에 몸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증거다. 천천히 쉬엄쉬엄 움직이는 것이 정답이다. 일단 중앙역까지 걸어갔다. 내일 밤 바간(Bagan)행 버스표를 구하기 위해서다. 역주변에는 장거리 버스표 판매를 대행하는 여행사들이 많아서 쉽게 표를 구했다. 지금은 한낮의 해가 너무 뜨거워 쉐다곤 파고다(Schedagon Pagoda) 방문은 내일 아침으로 미루고 나머지 도시 탐방을 이어간다.

 

▲양곤 순환열차(Yangon Circular Train) 풍경


 - (
양곤순환열차) 역에서 양곤순환열차(Yanon circular train)에 오른다. 양곤중앙역을 기점으로 시계방향과 시계반대방향으로 한 바퀴, 39개역, 46km 3시간 20분에 돈다고 하니 지루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반과 함께 이 도시의 외곽 깊숙한 곳에 퍼져 사는 시민들의 일상을 접하겠다는 기대 반이다. 열차는 일본제 낡은 디젤동차다. 나무의자에 덜커덩 거리던 차량이 그나마 교체된 것은 좋으나 순환열차의 낭만은 없어졌다. 예상대로 열차는 무척 느리다. 그래도 역마다 내리고 또 타는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열차의 중간 지점쯤에 있는 아웅밍갈라(Aung Mingalar)역에는 큰 노천 시장이 열려 여행자에게 큰 볼거리를 선사한다.

 

▲달라페리(Dallah Ferry) 선착장

 

- (달라페리의 낭만) 다시 시내로 나온다. 판소단 부두(Pandodan Jetty)에서 양곤의 또다른 명물 달라페리(Dallah Ferry)에 오른다. 지금은 평범한 항구지만 이라와디(Irrawady)강 수운과 연결되면 말라카 해협을 돌지 않고 인도양에서 곧장 중국 운남성 턱밑까지 닿을 수 있는 중요한 강이다. 페리는 바다를 접한 양곤강(Yangon River)의 누런 황토물을 헤치고 10분만에 강 건너편에 닿는다. 페리 승객들이 던져주는 모잇감을 쫓아 갈매기 수십, 수백마리가 몰려 든다. 바다를 만나느라 강이 넓어지는 어귀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더위를 식혀 준다. 오늘 더운 하루, 양곤에서 가장 시원한 곳이 바로 여기 아닐까 한다. 호텔로 돌아와 하루 종일 땀에 절은 몸을 씻으니 작은 행복감이 밀려 온다.

 

▲쉐다곤 파고다 1


▶3일차. 2014. 12. 13 () (Yangon 야간버스 출발 → Bagan)

 

- (쉐다곤 파고다) 날이 더위지기 전에 쉐다곤 파고다를 다녀와야 할 것 같아서 새벽길을 나선다. 사원내에서는 대리석위를 맨발로 다녀야 하므로 뜨거운 한낮은 피해야 한다. 그런 사정을 배려하여 개장 시간은 새벽 6시반부터 밤 10시이다. 미얀마의 절대적 상징물인 쉐다곤 파고다는 금빛 찬란한 아름다움도 그렇지만 도시 중앙 언덕위라는 위치와 규모 또한 압도적이다. 택시로 쉐다곤에 닿으니 7시반, 벌써 많은 사람들이 사원을 메우고 있다.

 

- 쉐다곤(Shwedagon Paya)은 역사이래 미얀마의 가장 성스러운 곳으로서 언덕위에 100m 높이로 서있다. BC 6세기에 처음 지어진 후 2,500년동안 증개축, 확장을 거듭하며 오늘에 이른다. 성지(聖地)이자 기도장소이면서 시민들의 휴식공간이기도 해서 경건, 엄숙한 분위기와 함께 유쾌함도 넘친다. 시민들이 담소하고 아이들이 뛰놀고 친구와 친지들을 만나고 불경 낭송소리와 풍경소리, 종소리에 새소리까지 섞여 들리는 이곳에서 미얀마는 지상낙원처럼 느껴진다.

 

▲쉐다곤 파고다 2


- (
거대하면서도 섬세한 아름다움) 형언하기 어려운 섬세함과 거대하고도 정교한 아름다움에 감탄한다. 그동안 여행자가 태국이나 라오스 등에서 경이로움으로 만났던 사원들은 아무 것도 아니다. 뾰족한 원추가 기교를 부리며 하늘로 솟은 수십, 수백개의 탑들은 이날 이후 바간에서도, 만달레이에서도 수없이 만났던 미얀마 불탑의 원형임을 깨닫는다. 사원내를 부지런히 다니며 수백명의 미얀마 사람들과 마주친다. 미얀마 다수민족 바마르(Bamar)인은 먼 옛날 티벳과 중앙아시아에서 내려온 사람들로서 동아시아인들과 용모가 흡사한 사람들이 많다. 남녀 모두 큰 체격을 가진 사람들도 적지 않고, 수천년 뜨거운 열대 태양에 그을었음에도 희멀건 피부를 가진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띤다. 참 자유로운 이곳에서 모든 크고 작은 염려는 벗어던지는 미얀마 사람들처럼 나도 어느 기도 도량 한 귀퉁이 그늘진 곳에 자리잡고 앉아 명상에 잠긴다. 모든 것을 절대자에게 맡기는 것 같은 기분이 이렇게 편안할 수가 없다. 어김없이 뜨거운 태양이 솟아오른다. 금빛 스투파들이 빛을 반사하기 시작하니 이제는 현란하기까지 하다.

 

▲쉐다곤 파고다 3

 

- (국립박물관) 서쪽 출구로 나오며 뒤돌아본다. 서쪽 게이트에 버티고 있는 두 개의 사자상이 마법의 성을 지키고 있는 듯 하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국립박물관까지 걷는다. 널찍한 공원이 곳곳에 자리잡은 거리는 그늘이 적절히 어우러져 힘들이지 않고 국립박물관(national museum)에 닿는다. 예술, 미술, 자연사, 민속, 인류학까지 포괄하는 종합박물관이다.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수준높은 소장품을 가끔 만나지만 실내가 어둡고 영어 표기가 어리숙해서 소장품이 가치에 맞는 대접을 못받는 것 같다.

 

- (바간행 밤버스 풍경) 호텔에 맡긴 짐을 찾아 아웅 밍갈라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저녁 6시 조금 넘었다. 두 시간을 지루하게 기다린 끝에 바간행 버스에 오른다. 오늘밤 600km를 달릴 JJ버스는 친철호화의 극치다. 예쁜 안내양은 우리나라에 고속버스가 처음 등장했던 1960년대말을 생각나게 한다. 버스는 2년전에 뚫린 고속도로를 질주한다. 미지의 도시로 향하는 밤버스는 언제나 여행자를 상념에 젖게 한다. 중간에 들른 휴게소는 차량과 사람들로 붐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다는 미얀마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화려한 풍경이다.

(2편에 계속)

 

(2) 바간 - 만달레이

▶4일차. 2014. 12. 14 () (Bagan 아침 도착 및 투어)

 

- (앙코르와트에 버금가는 바간) 깊은 잠에 빠졌나 보다. 버스는 그새 바간 터미널에 도착했다. 호텔에 찾아들어가 가방을 맡기고 투어에 나선다. 바간 고고학지역 외국인 입장료 미화 15달러를 먼저 지불한다. 외국인 관광객이라서 과다한 비용을 지불하기 벌써 몇 번 째다. 새짖는 소리가 바간의 아침을 연다. 낮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아침 공기는 차가울 정도로 선선하다. 고대도시 바간(Bagan) 9세기부터 13세기까지 고대왕국 파간(Pagan)의 수도였다. 11-13세기 왕국의 전성기에 1만개가 넘는 불탑과 사원, 수도원이 세워졌던 곳으로서 그중 2,200여개가 8백년 넘는 세월을 견디고 남아있다. 미얀마 관광 1번지로서 혹자들은 불교 유적지로서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Angkor Wat)를 능가한다고 평가한다.

 

▲불탑이 있는 풍경1

 

- (일을 그르친 엉성한 복원) 한때 융성했던 고대도시는 1287년경 몽골의 침입으로 인구가 떠나기 시작하면서 쇠락의 길을 걷는다. 지진이나 풍화로 파괴된 유적지는 관광산업을 진흥시키려는 군사정부의 계획에 따라 1990년대 대대적으로 복구를 했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신청까지 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역사의 원형을 무시한 주먹구구식 복구로 인하여 세계문화유산 지정에 실패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게 된다.

 

그러나 유네스코 등재와 관련없이 바간은 거대한 평원과 함께 분명히 이집트 피라밋 못지 않은 매력적인 방문지임에 틀림없다. 마르코폴로는 ‘종소리가 울려 넘치고 승려복 깃이 스치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리는 도시’라고 부르지 않았던가?

 

▲슈웨지곤 파고다


- (
버려진 천년전 제국의 수도) 버스에서 알게된 말레이시아 화교계 여성 2명과 비용을 나누어 택시를 하루 4만짯(kiat, 4만원)에 렌트하여 뜨거운 평원을 누비기로 했다. 수많은 목적지 중 어디를 가야할지는 기사겸 가이드에게 맡긴다. 투어는 슈웨지곤(Shwezigon) 파고다에서 시작한다. 미얀마 불교가 시작된 곳으로 상징성이 높은 곳이다. 이어서 작은 언덕 위에 있는 이름모를 사원을 찾는다. 작은 언덕이지만 사원터 위에 올라서니 멀리 이라와디(Irrawaddy)강과 그 너머 더멀리 거칠고 메마른 산맥까지 눈길이 이어진다. 거친 산맥은 몬순 바람을 막아주어 바간을 미얀마에서도 가장 건조하고 메마른 땅으로 만들었다.

 

▲불탑이 있는 풍경 2

 

- 그 사이로는 수십, 수백의 크고 작은 불탑들이 저마다 비슷한 모습, 혹은 다른 모습으로 펼쳐진다. 이런 광경이 이 세상에 여기말고 또 어디에 있을까? 천년 세월의 풍상을 모두 견디게한 견고하고 치밀한 건축 구조의 비밀은 무엇일지 유심히 살펴 본다. 거대한 60m 높이의 아난다(Ananda) 사원을 지나 성안으로 탐방이 이어진다. 버려진 천년전 제국을 상상하니 우리나라 경주의 황성옛터를 보는 것 같아 비감한 마음마저 든다. 평지인 바간은 자전거나 e-바이크(전동자전거)로 찾아다니는 관광객들이 적지 않다. 거리에는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포스터도 눈에 띤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 인도 등 열강들이 미얀마 투자와 개발에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정작 미얀마는 한국의 발전 모델에 관심이 많다는 말이 허언은 아닌 것 같다.

 

▲불탑이 있는 풍경 3

 

▲아난다 사원


- (
획일성과 다양성의 조화) 바간에 있는 수천 개의 탑들은 궁극적으로 종()모양으로 진화해 나갔다고는 하지만 전문가의 눈을 가지지 못한 나에게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바간의 탑들을 ‘획일성과 다양성의 조화’라고 평가한다. 저마다 개성있는 모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일정한 바간 고유 패턴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일몰을 보기 위하여 전망이 좋은 불탑 하나를 찾아간다. 일몰 한 시간전이지만 이미 위치가 좋은 곳은 앉을 자리가 없다. 대부분 서양 젊은이들인 관람자들은 모두 말이 없다.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평원너머 서쪽 하늘을 상념에 젖은 듯 말없이 바라보기만 한다. 오늘따라 서쪽 해가 더디게 저무는 것 같다. 모두의 인생살이가 사연이 많은가 보다. 나도 해가 진 한참 뒤까지 물끄러미 서쪽 하늘을 바라본다.

 

▲일몰을 기다리며


- (
린과 치치 부부) 오늘은 좀 특별한 일이 있었다. 가이드 겸 택시기사 린(Lin)이 자기의 승객인 나와 말레이시아 화교계 두 여성을 자기 집으로 저녁 초대하겠다는 것이다. 오히려 내가 저녁을 사줘도 시원치 않을 판에 난데없는 호의에 당황했으나 이방인에게 한없이 친절한 미얀마 사람들에게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그를 따라 나선다.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그의 아담한 집에 도달하니 독일에서 돌아온 아내 치치(Kyi Kyi)가 우리를 반긴다. 린과 치치로부터 들은 그들의 인생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가난한 집에서 자란 린은 자수성가하여 마부에서 시작하여 지금은 토요타 캠리(Camry)의 주인이자 관광가이드일을 하고 있다. 장차 미니버스와 중형버스도 사들여서 투어에이전트의 사장이 되는 포부에 찬 야무진 남성이다. 일하지 않으면 사는 재미가 없다는 그는 일벌레다. 그의 아내 치치 얘기는 더 특별하다. 한국계 여행사에서 가이드도 했다는 그는 호텔 종업원으로 일하며 남편 린을 만났고 10년전 전문 관광가이드 공부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단신 독일 유학길에 오른다.

▲일몰 무렵


- (
세상은 꿈꾸는 자들의 것) 2008년 사이클론 나르기스가 미얀마를 강타했을 때 미리 잡아놓았던 독일대사관 비자 인터뷰를 놓칠 수 없어서 사흘 밤낮을 폐허를 헤치고 양곤 독일대사관에 도착했다고 한다. 그의 지극한 정성에 감동하여 그동안 비자 거절을 되풀이했던 독일 영사가 비자를 내줌으로써 그의 유학길이 열린다. 말이 유학이지 고학(苦學)에 가까운 힘든 독일 생활이었지만 끝내 돈까지 모아 고향에 집도 마련했고 남편에게 토요타 차량도 사줄 수 있었다. 이제 그의 꿈은 시작일 뿐이다. 10년후, 20년후 더욱 번성해 있을 그의 모습이 기대된다. 이제는 독일에서 기반을 잡았을 터인데 끝내 고향에 돌아오겠다고 한다. 어디서 어떻게 태어났건 세상은 꿈꾸는 자들의 것이라는 진리를 여기 미얀마에서도 새삼 확인하며 린과 치치의 인생에 박수갈채를 보낸다.

 

▶5일차. 2014. 12. 15 () (Bagan Mandalay)

 

- (노스탤지어 여행) 오늘도 새벽버스를 타고 미지의 세계로 향한다. 만달레이(Mandalay)행 중형버스는 사람반 짐반이다. 먼지만 나지 않을 뿐 비포장도로와 다름없는 간이 포장 시골길을 네시간 반 달려 만달레이에 닿는다. 고생스러웠지만 북부 미얀마의 농촌 정취를 만끽하기에 충분한 여정이었다. 어린 시절 가난했던 우리나라의 모습을 기억하는 한국의 중장년들에게 미얀마 여행은 노스탤지어 그 자체다. 중간에 지나치는 작은 도시마다 수킬로미터는 족히 걸어왔음직한 어린이들이 밝은 표정으로 학교문으로 들어서는 모습을 보면서 이 나라의 미래를 읽어 본다.

 

▲만달레이 가는 길


- (
새로운 교역 중심 만달레이) 중국이 멀지 않은 미얀마 북부의 중심도시 만달레이는 수도가 떠난 양곤보다 활기차 보인다. 특히 지난 20년동안 서방이 미얀마에 각종 제재를 가하는 동안 반대 급부로 미얀마와 중국의 교역이 활발해졌던 것도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만달레이에서 중국 윈난(雲南)성 남서부 국경도시 루이리(瑞麗) 480km 떨어져 있으니 770km 떨어진 양곤보다 더 가깝다. 산으로 막힌 내륙 윈난성 입장에서 미얀마는 바다로 통하는 출구이니 얼마나 소중한가? 영국이 통치하면서 남긴 격자형 도시설계와 지번 시스템으로 반듯하게 짜여진 가로망, 곳곳에서 분주하게 신축중인 쇼핑센터와 아파트, 분주한 시장 등 만달레이는 미얀마 제2의 도시 이상으로 활기차다. 뜨는 중국의 투자에 힘입어 중국과 미얀마 남부, 인도를 잇는 교역의 중심지로 부상하는 도시의 위상을 역력히 읽을 수 있다.

 

▲만달레이 왕궁의 망루와 성벽, 해자


- (
역사의 시련 많았던 도시) 이 도시의 별난 교통수단인 모터사이클 택시를 9천짯( 9천원)에 대절하여 도시탐방에 나선다. 인구 123만명의 만달레이는 비교적 최근에 성립한 도시이다. 1857년에 민돈왕(King Mindon)이 세운 수도로 뒤늦게 역사의 무대에 등장하여 버마가 영국에 합병되고 티보(Thibaw) 왕가가 망명길에 오를 때까지 26년간 수도로 기능했다. 그러나 주변의 풍부한 물산과 전략적 위치 덕에 일약 미얀마 제2의 도시로 부상했다. 만달레이는 유독 역사의 시련을 많이 겪기도 했다. 영국 통치(1886~1948)에 들어가면서 영국은 왕궁을 약탈, 값진 보화들을 본국으로 방출하여 빅토리아앨버트(Victoria Albert) 박물관에 전시해 놓았다. 일본의 통치중에는 궁전 일부가 병참기지로 활용되었는가 하면 2차대전 말기에는 연합군의 폭격으로 망루만 남기고 궁궐이 전소되기도 했다. 오늘날은 중국의 부상에 따른 이득을 챙기고는 있지만 밀려드는 중국인들이 상권을 장악하고 땅을 사들여서 중국의 식민지아닌 식민지가 되고 있다는 탄식이 터져나올 지경이니 옛 만달레이 왕국의 영화는 되찾기 어려운 일이 되고 말았는지도 모른다.

 

▲만달레이 왕궁

 

- (웅장한 왕궁) 이런 사연을 되새기며 왕궁에서 도시탐방을 시작한다. 만달레이 언덕(Mandalay Hill) 기슭에 가로세로 네 블록에 걸쳐 쌓은 2km가 넘는 성벽과 64m 넓이와 4.6m 깊이의 해자로 둘러싸인 왕궁은 일단 압도적으로 거대하다. 물론 오늘날 왕궁은 일부만 남아서 방문자를 반길 뿐 나머지는 군대 주둔지역으로 폐쇄되어 있지만 웅장한 규모와 함께 해자로 둘러싸인 성벽은 여전히 제국의 상징처럼 보인다. 성벽 너머에 한때 융성했던 제국의 영화가 깃들여있음을 경외로운 눈으로 바라본다. 한때 라오스, 태국 등 인도차이나 이웃나라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나라 아닌가? 이제는 시민의 고즈넉한 휴식 공간으로 변한 왕궁의 오후 한 때가 평화롭다. 여행자를 지치게 했던 양곤의 겨울 더위도 여기는 없다.

 

▲만달레이 언덕 (Mandalay Hill)


-
왕궁을 나와 인근 쉐난도 수도원(Shwenandaw Monastery)을 찾는다. 절묘한 솜씨로 섬세하게 깎은 멋진 목조건물로서 한때는 왕궁의 일부였으나 왕궁 외곽으로 옮겨 앉았다고 한다. 거기서 도로 하나 건너편에는 멋진 정문을 가진 만달레이 대학이 북부 미얀마의 명문답게 우아한 모습으로 서있다.

 

▲쉐난도 수도원

 

- (세계에서 가장 큰 책) 왕궁 주변 만달레이 언덕 기슭에는 수많은 사원과 수도원, 불탑 등 볼 것이 많다. 그중에서도 쿠토도 파고다(Kuthodaw Pagoda)는 일명 ‘세계에서 가장 큰 책’으로서 2013 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바간의 쉐지곤 파고다(Shwezigon Pagoda)를 본따 1857년 민돈왕이 건축한 파고다로서 729개의 석판들이 늘어선 모습이 장관이다. 바로 그 석판 하나하나마다 불경이 새겨져 불경 전체가 이곳에 담겨 있으니 세계에서 가장 큰 책이라고 불릴만도 하다.

 

- (땅의 축복을 받은 나라) 이어서 오토바이 택시는 만달레이 언덕 정상을 향하여 힘겹게 오른다. 이곳을 찾았던 부처가 여기에 위대한 도시가 들어서리라 예언했다는 전설이 서린 곳이다. 230m 높이 언덕 정상에서 도시를 조망하는 기분이 삼삼하다. 높은 건물없이 넓고 멀리 퍼져나간 도시와 도시 주변 드넓은 평야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땅의 축복을 받은 나라다운 풍경이다. 멀리 이라와디강이 도시와 맞닿은 모습이 보인다.

 

▲세상에서 가장 큰 책 (쿠토도 수도원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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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와디 강변 풍경) 마지막으로 오토바이를 재촉하여 이라와디 강변으로 향한다. 겨울철 건기라서 빈약한 강이라도 보면 좋겠다고 찾은 강변에는 의외로 풍부한 강물이 격류를 이루며 흐른다. 고등학교 지리시간에 들어서 이름만으로만 기억하는 강 아닌가? 인도양과 중국 내륙을 직결하는 강의 가치는 풍부한 수량으로도 금세 확인할 수 있다. 강을 뒤로 하고 돌아오는 길은 승객 서비스라며 오토바이 택시 기사가 일부러 시장 골목골목을 돌아서 온다. 만달레이 평야에서 산출하는 넘치는 물자가 모여서 형성된 거대한 시장이다. 힘찬 이라와디강과 사람과 물자로 펄떡이는 시장에서 도시의 생동감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지금은 가난하여 보잘 것 없는 나라로 뒤쳐졌지만 남한의 7배에 달하는 국토면적이나 6천만을 바라보는 인구, 다양하게 펼쳐지는 기후와 풍광까지 결코 간단치 않은 나라임을 확인한다.

 

▲이라와디강 포구

 

- (순수한 미소를 지닌 사람들) 무엇보다도 고마운 것은 미얀마 사람들이다. 자본주의 경제가 무엇인지, 신자유주의 세계경제질서의 뜻이 무엇인지 모르는 그들은 아직은 순진한 눈망울을 가지고 있어서 좋았다. 어디를 가도, 누구를 만나도 수줍게 미소짓던 그 모습들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선의의 웃음도 자칫 적의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한국같은 초문명사회의 각박함에 숨막혔던 여행자에게는 작은 힐링의 시간이었다고나 할까? 가난하지만 성실하고 부지런하고 총명하기에 머지않은 장래에 가난을 딛고 일어서겠지만 부디 그러는 과정에서 아름다운 미소와 순수한 마음만은 잃지 말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3) (끝) 미얀마.골든트라이앵글 

▶6일차. 2014. 12. 16 () (Mandalay Bangkok 환승 → Chiang Rai 도착)

 

- (금단의 땅을 떠나는 감회) 만달레이 공항은 도시에서 무려 45km나 떨어져 있지만 다행이 Air Asia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군사정부가 건설한 공항은 제법 크지만 수요를 잘못 예측한 탁상행정의 표본인 듯 텅비어 있다. 현재는 중국 쿤밍과 한 주일 두어 차례, 싱가포르 한 주 몇 차례, 그리고 태국 방콕과 하루 한 번 정도가 국제선 운항의 전부다. 이제 무거운 빗장을 조금 열어 놓은 틈새로 들여다 본 금단의 땅을 떠나는 감회가 새롭다. 나같은 개인 여행자에게 미얀마는 아직 불편한 곳이지만 이제 막 바깥 세상에 민낯을 보인 수줍은 신부같은 모습을 차라리 격려의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 항공기는 두 시간을 날아 방콕 돈므왕(Don Meuang) 공항에 닿는다. 터미널 밖으로 나오니 여기는 완전히 여름이다. 쉬지 않고 들리는 차량 경적 소리가 번잡한 문명세계에 돌아왔음을 알린다. 한참을 기다려 Air Asia 태국 국내선을 갈아타고 치앙라이(Chiang Rai)에 도착했다. 인구 7, 방콕에서 북쪽으로 860km, 치앙마이에서는 북쪽으로 200km 떨어진 만큼 날씨가 시원해서 좋다. 북쪽으로 62km에는 미얀마, 남서쪽 60km 메콩강 건너에는 라오스를 접한 국경도시이다. 태국, 미얀마, 라오스 국경이 만나는 꼭지점인 골든트라이앵글(Golden Triangle)은 동북쪽 55km 지점에 있다. 카렌, 리수, , 흠몽(Hmong) 등 태국의 대표적인 고산족(hill tribes)들이 집중된 곳이기도 하다. 시내 호텔에 여장을 풀고 내일 골든트라이앵글 방문을 준비한다.

 

▶7일차. 2014. 12. 17 () (Chiang Rai Golden Triangle 왕복 → Bangkok 귀환 및 환승 → 서울행)

 

- (재밌는 교통수단) 태국에는 재미있는 교통수단이 있다. 뚝뚝(tuk-tuk)은 모터달린 소형삼륜차로서 택시보다 저렴하고 타는 재미가 있어서 좋다. 송테우(Songthaews)는 짐칸을 승객용 의자로 개조한 소형화물차로서 버스가 운행하지 않는 벽지나 도시 뒷골목을 정기운행하는 교통수단이다. 필리핀의 지프니를 생각하면 된다. 이렇듯 문화와 환경에 따라서 세계 각지에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교통수단이 있어서 자유 여행자는 저렴한 비용으로 도시를 누빌 수 있는 것이다.

 

▲트럭을 개조한 승합차 송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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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족이 이 지역 인구의 12.5%를 차지하는 만큼 버스터미널에는 고산족들의 얼굴이 많이 보인다. 북쪽 국경지역 소도시로 운행하는 노선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산족은 남미 페루와 에쿠아도르, 중국 윈난성에서 봤던 여느 고산족과 닮은 점이 많다. 고산의 뜨거운 태양에 그을린 얼굴, 창이 짧은 모자, 머리에 이고 등에 진 짐바구니 등이 그렇다. 치앙센(Chiang Saen)행 버스가 떠난다. 메콩강을 두고 라오스와 접경하는 국경도시로서 치앙라이 북동쪽 60km 지점에 있다. 두 시간 가까이 걸려 도착한 치앙센은 중국과는 접경하지 않았는데도 중국이 투자한 호텔과 리조트, 공업단지 등이 많이 보인다.

 

- 메콩강가로 나간다. 중류쯤 해당하는 지역이고 건조기인데도 수량이 풍부하다. 힘차게 흐르는 국제하천 메콩강에는 유람선, 화물선, 모래운반선 등이 거센 강물과 씨름하며 바삐 움직인다. 작은 항구에는 중국 선박이 여러 척 들어와 있고 국경 관리를 위한 경찰서와 세관 등 관련 시설이 들어차 있다. 중국의 힘은 여기에도 예외없이 뻗쳐 있다.

 

▲루악강이 메콩강에 합류하는 지점

 

- (스쿠터와 함께 신나는 하루) 송테우가 드문드문 다니기는 하지만 오늘 하루 더 자유롭고 싶어서 스쿠터를 한 대 빌린다. 6시간에 200밧트(baht, 6 6백원)이니 나쁘지 않다. 빠른 발을 얻으니 날아갈 것 같다. 스쿠터는 처음이지만 자전거 타는 것과 다르지 않아 금세 익숙해지니 자꾸만 속력을 내고 싶어져서 오히려 걱정이다.

 

- (골든트라이앵글 특별경제구역) 메콩강을 오른쪽에 두고 서북쪽으로 달린다. 강가에는 리조트가 이어지고 중국이 주도하여 새로지은 항구에서는 트럭들이 분주히 들락거린다. 이름하여 '금삼각(金三角, Golden Triangle) 특별경제구역(special economic zone)'이다. 날씨는 한국의 가을날씨쯤 되니 하염없이 상쾌하다. 강건너 라오스땅에는 중국인들과 태국인들을 겨냥하여 거대한 카지노 단지까지 들어서 있다. 지구상 가장 오지였지만 중국의 힘은 마이더스의 손 같아서 많은 관광객들이 드나들고 물동량이 움직이는 곳으로 바꾸고 있다.

 

▲골든트라이앵글 영점(零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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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불법재배지) 골든트라이앵글은 특정 지역이라기보다는 미얀마, 태국, 라오스 세 나라가 경계를 접하고 루악(Ruak)강과 메콩(Mekong)강이 만나서 이루는 주변 산악지역으로서 95만 평방킬로미터, 남한의 10배에 달하는 지역을 통칭한다. 아프가니스탄의 골든크레센트(Golden Crescent)와 함께 1920년대 이래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아편을 생산했던 지역이다. 특히 미얀마에서는 과거 군대와 결탁하여 마약 불법거래가 이루어졌던 탓에 미얀마가 골든트라이앵글의 최대 아편공급지라는 악명까지 안기도 했다. 미얀마 동북 지역에서 재배된 아편은 말과 당나귀에 실려 태국-미얀마 국경 지역에 위치한 공장으로 옮겨져 동남아와 북미 지역으로 밀반출되었다. 그러나 이 지역을 장악했던 쿤사(Khun Sa)의 몽타이군(Mon Tai Army) 1996년 항복함으로써 골든트라이앵글은 아편지대라는 오명을 벗게 되었다. 이제 이곳은 특별경제구역으로 발전함에 따라 아시아에서는 미얀마 동북부 일부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일부만이 아편 불법재배지역으로 남게 되었다.

 

▲골든트라이앵글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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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편박물관) 이후 태국 정부는 강변 풍치좋은 지역에 거대한 금불상을 세우고 기념비를 세워 골든트라이앵글 영점(零點)으로 지정했다. 그곳에서 조금더 스쿠터를 달리니 아편박물관(Hall of Opium)이 나온다. 태국의 유명 박물관 중 하나로서 아편과 마약에 관한 모든 것이 전시되어 있는 곳이고 심지어 실제로 재배하는 아편도 표본으로 전시되어 있다. 아편 중독에 신음하는 사람들의 벽면 부조상이 스산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어두운 긴 터널을 지나며 전시가 시작된다. 아편의 역사, 이동 루트, 세계 각 지역의 아편 현황, 아편의 해악, 나아가서는 아편, 코카인, 헤로인 등 세계 각국의 마약 소개, 마약 퇴치 노력 등 다양한 내용을 다룬다. 아편전쟁에 관해서는 특별히 많은 공간을 할애하여 상세한 기록을 전시했다. 태국 정부가 건립한 박물관이어서 그런지 중국에 대해서는 매우 동정적인 입장인 반면 영국에 대해서는 다분히 부정적인 시각이 쉽게 느껴진다.

 

아편박물관에서 재배하는 전시용 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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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서쪽으로 30km를 더 달리면 마에사이(Mae Sai). 태국의 최북단 도시로서 미얀마와 국경을 마주한 곳이다. 비자없이 미얀마 국경을 잠시 넘을 수는 있으나 그 이상은 허락되지 않는다. 또한 미얀마의 나머지 지역으로 연결되는 교통수단도 없으니 국경을 넘는 의미도 없다. 어쨌거나 방금 미얀마 탐방을 마치고 나온 나로서는 별로 의미없는 일일 뿐만 아니라 스쿠터로 가기에는 먼 거리여서 이쯤에서 발길을 돌린다.

 

- 아편 산출지만 아니었더라면 무척 평화롭고 아름다웠을 태국 최북단 국경 지역을 스쿠터를 타고 마음껏 누빈다. 서울은 오늘 영하 13도까지 내려갔다는데 드넓은 자연과 찬란한 날씨를 벗삼아 골든트라이앵글을 탐방하니 공연히 미안한 마음마저 든다. 자유여행이 주는 참맛을 만끽한 하루를 마치고 버스로 치앙라이에 귀환하여 공항으로 이동, 방콕 스완나품(Suvarnabhumi) 공항에 도착하니 한밤 중이다. 이제는 밀린 일이 잔뜩 기다리고 있을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마음을 가다듬는 밤이다.

 

▲메콩강 포구 (건너편이 라오스)

 

▶8일차. 2014. 12. 18 () (서울 도착)

 

- (방콕공항 풍경) 공항은 중국인들로 북적인다. 오늘밤 방콕 출발 국제선 노선 중에서 중국행이 절반은 되는 것 같다. 그런 때문인지 방콕 공항이 전에 없이 시끄러워졌다. 중국인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해외여행지는 홍콩, 마카오, 대만에 이어서 한국이 4, 그리고 태국이니 그럴만도 하다. 출국장 보안검사대 부근에는 기내 반입금지 물품을 몰수당한 중국인 승객들이 세관원들과 다투는 모습도 흔하다. 참 경우가 없는 사람들이다. 규율을 모르고 막 자란 집 자식들 같기도 하다. 외국에 나오면 무한정 주어지는 자유 때문에 조금 과도하게 행동하는 것쯤으로 봐줄 수 밖에 없다. 이 세상에 중국인들을 막을 자는 없어 보인다. 항공기는 5시간 남짓 날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꽁꽁 얼어붙은 눈덮힌 산하가 조금은 낯설다. 일주일 밖에 안되었지만 머나먼 다른 행성에 다녀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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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11.25 싱가포르가 부러웠던 미얀마는 왜 최빈국이 됐나?

미얀마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동남아에서 두 번째로 국토가 넓은 나라입니다. 동남아에서도 서쪽 끝에 자리하고 있지요. 중국, 태국, 라오스,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와 국경을 면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인도로 들어가는 관문입니다. 인구는 5500만명 수준으로 대부분은 버마족( 70%)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90%가 불교를 믿습니다. 이 나라에서는 소수민족이자 이슬람교를 믿는 로힝야족이 핍박을 받는 형편입니다.


미얀마는 영국의 식민통치에서 해방된 이후인 1950년대에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동남아 선두주자로 기대 받았습니다. 그때는 싱가포르 국부(國父) 리콴유가 “머지않아 버마(미얀마 옛이름)처럼 살게 해주겠다”고 국민에게 큰소리를 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962 쿠데타로 네윈이 집권하면서 최빈국으로 몰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독재자들은 1987년 암거래에 타격을 준다며 화폐 무효화 조치를 내리거나, 2005년 국민들도 모르게 기습적으로 수도를 옮기는(양곤→네피도) 등 비상식적인 정치를 펼쳤습니다. 이를 두고 ‘독재자들이 점성술사 말대로 정치를 한다’는 소리가 국민들 사이에서 떠돌기도 했지요.

미얀마 군부는 약 반세기간 유지됐습니다. 1988 8 8일 이른바 ‘8888’운동이라 불리는 대규모 민주화 운동이 전개됐습니다. 아웅산 수지 여사도 이때 처음 정치에 발을 들였습니다. 1990 5월 총선에서 수지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했지만, 군부가 이를 무효화하면서 서방의 경제 제재가 본격화됐습니다.

위기감을 느낀 군부는 자체적으로 ‘7단계 민주화 로드맵’을 만들었고, 이에 따라 퇴역군인을 주축으로 한 민간정부가 2011년 출범했습니다. 이후 퇴역군인 출신 테인 세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개혁개방 정책을 전개하면서 연평균 7%의 경제성장을 이뤘습니다. 한때 미얀마는 북한보다 못살았지만, 지금은 북한은 물론 캄보디아를 앞질러가고 있습니다.

25
년만에 열린 자유보통 선거에서 수지 여사가 이끄는 NLD가 대승하면서, 건국 이래 최초의 민주화 의회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세계는 미얀마를 가리켜 ‘아시아에서 최후로 남은 미개척지’로 부릅니다.
김형원 국제부 기자

 

■ 목이 길어 슬픈 여인들

놋쇠 고리를 차고… 목이 길어 슬픈 여인들

미얀마 카야(Kayah)주에 있는 판펫 마을(Pan Pet Village)에는 빠다웅(Padaung)족이 있다.


빠다웅 족의 여인들은 수백 년 전부터 약 5~6살이 되면 목과 다리 부분에 놋쇠로 된 무거운 고리를 착용하는 풍습이 있다.
 
겉보기에는 고리로 인하여 목이 길어지는 것과 같은 착시를 불러일으키지만 사실상은 목이 길어지는 것이 아니라 쇄골이 눌려 밑으로 가라앉기 때문에 목뼈가 길어 보이는 착시현상이라고 한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미얀마에서의 약 50여 년간의 군사독재 뒤 자유의 바람이 불어오면서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고리를 끊어버리는 풍습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온라인 중앙일보

 

 

 

 

 

 

 

 

 

 

 

 

 

 

▲펑크 족

 

■ 정치

□ 미얀마의 봄

▲미얀마 민주화 일지

 

▲태국 총리와 미얀마의 수치

 

▲미얀마의 봄 - 12. 5. 8 양곤에 모인 아웅산 수지여사 지지자

 

▲아웅산 수지를 환영하는 시민들

 

■ 인종 청소

▲정부군과 로힝야족 무장세력간의 전쟁으로 발생한 난민들 2017.09.03

 

 

 

 

 

▲로힝야족 방글라데시로 도피 2017.09.18

 

 

 

 

 

 

 

 

 

■ 볼거리

▲양곤 쉐다곤 파고다앞에서 보름축제 2011.10.11.

 

 

▲쉐다곤 파고다

 

▲불교성지

 

▲쉐다곤 파고다 공원

 

▲우파타산티 불탑

 

 

▲타딘젓 보름축제

 

▲해발 1500m의 미얀마 바간에서 남동쪽 57km떨어진 포파 화산 산의 통카랏 사원

 

 

 

 

 

 

 

 

 

 

 

 

 

 

 

 

 

 

 

▲바간 쉐산도 파고다(불탑)와 사원  관광객을 태운 열기구 12.21.

 

 

 

 

■ 일상

▲양곤의 트라이쇼 자전거를 개조해 만든 삼륜 인력거

 

▲대형보트경주

 

▲미스 크리스마스 선발대회

 

▲고달픈 인생

 

▲열차 12..9.17.

 

▲달구지로 물을 길러 나르는 미얀마 여인

 

▲망고장사 13. 5. 7.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 미얀마 13. 5. 12 양곤 인근 달라 섬

 

▲양곤의 운치있는 거리 13. 6. 3.

 

▲수도 양곤의 홍수 11.8.11

 

▲물이찬 도로를 보트로 

 

▲미얀마의 시내버스

 

▲도로에서 물고기 잡는 기이한 모습

 

▲집이 물에잠겨 꼼짝 못하는 아이들

 

▲황소의 위기일발 - 12.8.21. 이라와디의 홍수 피해현장

 

▲홍수 14.8.7 양곤

 

 

 

 

 

 

▲물에 담긴 주택들 - 미얀마 15.8.2

 

 

▲시트웨 로힝야 족 무슬림 난민촌 16.5.3 화재로 약 450 가구 손실

 

 

 

 

 

▲진화 작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