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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탈주민(탈북민) 이야기5/ 탈북 지성인들이 말하는 북한4/ [탈북여성 1호 박사 이애란의 북한 통신] - 이 원장은 누구… 1997년 탈북후 호텔청소·보험설계 등 안해본 일 없어

상림은내고향 2021. 11. 4. 21:21

북한 이탈주민(탈북민) 이야기5/ 탈북 지성인들이 말하는 북한4/ 

[탈북여성 1호 박사 이애란의 북한 통신] 조선일보

■ 1편  2014-02-26 "김정은 정권, 3년 안에 무너져야"

신햇볕정책 안될 말…김정은 정권은 김정일 사후 3년 안에 무너져야 한다

이애란 한반도통일연구원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밝히면서 통일 논의가 2014년을 여는 핫이슈로 떠올랐다. 이런 흐름에 맞춰 민주당 김한길 대표도 신년기자회견을 열고 신(新)햇볕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내 경험으로 볼 때 김정은 정권은 김정일 사후 3년 안에 무너져야 한다.

김일성이 사망한 1994년 이후 김정일 정권은 최대의 경제위기와 함께 체제 위기를 겪었다. 3년 사이에 노동당원을 포함한 300만명이 굶어죽는 20세기의 대참사가 일어났다. 당시 북한 전역에서는 북한 정권이 멸망 직전에 왔다는 것을 누구나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김정일 정권이 하루 빨리 망하기를 간절히 기대했다.

 

1997년 2월 북한 내 김일성 이론서기로 알려진 황장엽 노동당 비서가 탈북하면서 북한 주민들은 김정일 정권이 멸망직전에 있다는 것을 더욱 더 확신하게 됐다.

 

전국의 어느 역전을 가봐도 굶주린 꽃제비 아이들이 수백명씩 몰려다녔다. 플랫폼이나 길거리에 굶어죽은 시체가 나뒹굴어도 누구 하나 쳐다보거나 관심을 가지는 이가 없을 정도로 세상은 아비규환이었다. 세 살 난 아이라도 북한이 곧 망할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이처럼 세상이 불안하니 가진 자들의 부정 축재는 더 심해졌다. 돈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세상이 바뀔 때를 대비해 엔화나 달러로 바꾸어 보관하는 것은 상식이 됐다.

 

필자는 1997년 8월16일 미국에 있는 친척의 도움으로 탈북하였지만 처음 탈북 제안을 받았을 당시에는 전혀 탈북을 생각하지 않았다. 북한이 곧 망할 것이고 북한이 망하면 자본주의가 될 것으로 봤다. 그러면 돈이 필요할 것이고, 우리를 탈북시키는 대신 돈이나 많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돈으로 먼저 한 몫 잡아야겠다는 타산이었다.

 

한국에 와서도 북한 주민들을 위해 김정일이 죽기를 간절히 바랬고 실제로 김정일은 죽었다.

그러나 대한민국과 국제사회는 또다시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을 걱정하며 김정은의 체제 안정을 추구하고 있다. 김정은도 집권 초기부터 탈북자를 현장에서 사살하거나 공개 처형하고, 탈북자 가족은 3대를 멸족시키겠다고 공언하면서 체제 안정에 나서고 있다. 끔찍한 살인 숙청을 국가의 정책기조로 내세운 김정은은 자신의 고모부인 장성택까지도 극악무도한 방법으로 공개처형했다.

 

일부에서는 장성택의 공개처형으로 인해 북한 정권이 불안정해질 것으로 보지만, 표면적으로는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이다. 장성택의 공개처형으로 북한 주민들은 더욱 공포에 시달리고 있고, 이러한 공포 분위기가 김정은 측근들의 충성심을 더욱 자극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극심한 공포 속에서 북한 주민들은 비명소리조차 없이 서서히 죽어가게 될 것이다. 이 공포의 제국은 외부의 지원이 없으면 멸망하겠지만 신햇볕정책과 같은 대(對)북한지원으로 긴급 수혈을 받게 되면 더 안정될 것이다. 그것은 한반도의 영원한 분단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김정은의 나이는 이제 고작 30이다. 이 젊은 독재자가 단기간에 죽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김정은 정권이 김일성 따라하기를 통해 김정일 사후 3년 이상 건재하여 안정화된다면 한반도의 통일은 영원히 물 건너 갈 것이고 북한주민들은 정말 지옥보다 더 끔찍한 김정은 독재체제를 살아야 할 것이다.

 

최근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북한의 길거리에서는 길가는 여성들의 아래 속옷까지 벗기고 항문검사를 할 정도로 단속을 강화하고 있고 주민들을 수탈하는데 혈안이 되었다고 한다.

 

지난 시기 남한의 햇볕정책을 두고 북한주민들은 “여기(북한)는 20세기 김일성 태양과 21세기 김정일 태양, 자연의 태양까지 3개의 태양이 있고 그중 자연의 태양은 지구의 온난화로 인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그래서 농사도 안 되고 식물도 말라죽고 사람도 말라죽게 생겼는데 왜 남한에서 햇볕까지 보내 더 뜨겁게 만드느냐”고 했다.

 

북한 주민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자유와 인권이며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시장경제이다. 북한에 높이 떠서 북한주민들을 괴롭히는 불필요한 태양들을 떼 내어 태평양에 처넣고 비정상적인 북한을 정상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승만과 김일성의 남북 대결은 자유민주주의와 평등사회주의의 대결이었고, 그 결과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다. 우리가 통일을 위해 준비할 것은 돈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가 국가 발전과 국민 행복을 가져온다는 확신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와 행복과 풍요를 가져다주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통일의 가장 적합한 시기는 바로 김정일 사후, 김정은 집권 3년 안이다. 김정은 정권이 안정되기 이전에 끝내야 한다.

 

■ 2편 "'2인자' 최룡해, 17세 연하와 내연관계… 소문 돌아"

최근 북한의 미래를 점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중국의 유명 역술가인 후상밍(胡相銘)은 김정은에 대해 이름풀이를 하면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가 김정은의 부인인 리설주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북한 권력 내부에서 리설주의 파괴력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장성택 공개 처형의 단초가 바로 리설주와의 염문설이었다. 장성택 처형을 즈음해 북한에서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의 추문 관련 최초 유포자를 색출하는 작업을 은밀하게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자유북한방송에 따르면 현재 북한의 2인자로 불리는 최룡해도 리설주와 추문설이 나돌아 북한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북한 최고위층의 성(性) 문란과 성상납 실태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북한에서 여성의 출세가 여성의 얼굴과 성상납에 달려 있다는 것은 사실상 공개된 비밀이다.

 

최근 남북한 간 정보 교환이 간헐적으로 이뤄지고, 대한민국에 살게된 2만7000여명의 탈북자들이 북한 내부의 가족, 친지들과 연락하면서 북한 최고위층의 이런 비정상적인 행태들은 차츰 베일이 벗겨지고 있다.

 

북한에서 들어온 각종 정보가 다시 한국·일본을 거쳐 북한으로 되돌아가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가을 북한 당국은 리설주와 은하수관현악단 포르노 소문을 비밀리에 내사하고 있었다. 한국의 언론사들은 이 사실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는데, 이것이 북한 전역으로 퍼져 북한 주민 전체가 이 소문을 알게 되는 역효과가 발생했다.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을 극악한 방법으로 공개처형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과연 북한의 2인자였던 장성택을 잔인하게 처형하게 한 리설주와의 염문설은 사실이었는가? 필자의 경험으로 보아 90% 정도는 사실이라고 판단된다.

 

북한에서 평범한 일반가정의 자녀가 김정일이나 김정은을 만나는 자리까지 간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리설주의 행적을 살펴보면 특별한 뒷배경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두번이나 다녀갔고 은하수 관현악단의 주요 배우로 활동했다.

 

1970년대 초반까지는 북한에서 문화예술인들, 특히 배우들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역으로 그 때문에 본인의 재능이나 기량에 따라 발탁됐고 일반인도 예술적인 기량만 있으면 유명배우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김정일이 정치를 시작하면서 문화·예술 분야에 대해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관심을 쏟자 상황이 달라졌다. 출세하려면 예술인이 돼야 한다는 사실이 전 국민에게 각인된 것이다. 그래서 돈과 권력을 쥔 이들은 누구나 자녀를 예술천재로 키우려고 온갖 노력을 다했다. 

 

한마디로 북한에서 평범한 일반인이 제일 손쉽게 출세하고 돈 벌수 있는 길이 바로 예술계 종사가 된 것이다. 특히 최고위층의 기쁨조로 불리는 보천보전자악단, 왕재산경음악단, 은하수관현악단 같은 곳에서 활동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장성택과 리설주의 염문설은 리설주가 김정은에게 간택된 이후에 일어난 일이라기보다는 리설주가 은하수관현악단에 차출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일 가능성이 크다. 장성택의 여자였던 리설주가 김정은에게 간택될 때 장성택이 용감하게 “리설주는 내 여자”라고 말을 못한 것이 불행의 씨앗이 되었던 것 같다.

 

북한의 2인자로서 장성택에 권력이 집중되고, 장이 돈되는 일을 독차지 하면서 김정은은 장성택을 견제하기 위해 내사를 시작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장성택에게 반감을 품고있던 측근들이 그의 성스캔들을 흘렸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리설주가 장성택에게 성상납했던 과거가 수면위에 떠오르면서 김경희와 김정은을 극도로 분노하게 만든 것이 장성택에 대한 극형 사형의 전말이라고 사료된다.

 

현재 북한의 2인자로 불리는 최룡해도 청년동맹 1비서 시절부터 17세 연하의 염설미(현재 47세)라는 여자와 내연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염설미가 귀국자(북송재일동포) 자녀라는 것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더 황당해 하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의 포르노 추문설에 대해 “어용 매체들을 통해 감히 우리의 최고 존엄을 비방 중상하는 모략적 악담질을 거리낌 없이 해대고 있다”며 “용납할 수 없는 특대형 도발이자 천인공노할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룻속의 송곳은 언제든지 밖으로 삐져나오기 마련이다. 

 

리설주는 앞으로 김정은의 아내로서 북한의 퍼스트레이디로서 얼마나 안녕할 것인가?

 

■ 3편 탈북민도 이산가족, 우리에게도 상봉이 필요하다

2014년 음력설이 다가오고 있다. 민족의 대이동으로 불리는 음력설이 다가오면 가족의 생사조차 모른 채 쓰라린 이산의 고통을 삼키며 통일을 더욱더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6.25전쟁을 전후로 하여 김일성의 공산주의 독재를 피해 북한에서 대한민국으로 찾아온 실향민들과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으로 대를 이어 계속되는 수령 우상화 세습독재의 압제를 견디지 못해 북한을 탈출한 탈북민들이다.

 

지금은 지구상 어디라도 전화 통화가 가능하고 편지를 보낼 수 있으며, 지구촌 어디든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시대이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북한에는 편지도, 전화 한 통도 꿈꿀 수 없다. 69년 만의 상봉조차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애꿎은 시간만 세고 있다.

 

수백만에 달하는 실향민들이 부모와 형제, 처자식들과 생이별한 채 70년이 되도록 생사도 모르고 속절없이 기다리다 운명을 달리하고 있다. 이들은 오늘도 살아 생전에 북한에 남겨진 가족의 얼굴 한번 보고 싶고 목소리 한번 들어보고 싶은 실날같은 희망으로 이산가족 상봉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그 중 일부는 지친 그리움만 남겨둔 채 야속한 세상을 등지고 있다.

 

굶어서 퉁퉁 부은 식구들을 남겨둔 채 중국으로 식량을 구하러 떠났다가 돌아가지 못하고 대한민국에서 숨죽이고 살아가고 있는 탈북민 역시, 한국에 들어와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가족을 찾고, 남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돈을 보내는 것이다. 변변한 일자리도 없으면서 돈이 되는 일이면 어떤 일이든 닥치는 대로 하고, 가족의 생사를 알아보고 데려오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그러다가 일이 잘못돼 남은 가족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게 되면 발만 동동 구르는 일도 흔히 벌어진다.

 

최근 북한에서는 김정은의 특별지시로 집단관리소라고 하는 탈북자 가족 수용소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탈북자 가족을 색출해 집단관리소로 보내는 대규모적인 숙청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내 외삼촌도 우리 가족이 탈북한 이후 영문도 모른 채 가족과 함께 북창 18호 정치범수용소에 강제로 끌려가 한지(寒地)에서 동사하셨다. 언제 만나자는 기약도 없이 헤어진 것도 가슴 아픈 일인데, 자신의 탈북으로 북한에 남은 가족들이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 처형당하고 산간오지로 강제추방돼 고통 속에 살아가게 되니 탈북민들의 고통과 죄책감은 말과 글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북한에서 우리 정부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전격적으로 수용한다고 통보해왔다.

 

이제 대한민국 정부는 이 땅의 국민이 되어 살아가는 탈북민들의 고통도 헤아려 줘야 한다. 탈북민들의 이산가족 상봉 요청도 받아들여 북한에 제안해 주기를 바란다. 대량 탈북이 시작된 지도 이미 20년이 돼가고 있다. 탈북민들 역시 응급 치료가 필요할 만큼 격심한 이산의 고통을 겪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이 변하지 않으면 변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 북한의 변화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변화되도록 적극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제안만 할 것이 아니라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도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탈북민들의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지게 되면 북한에서 탈북자 가족들이 더 이상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다. 북한 주민들에게 탈북이라는 것이 그처럼 무서운 일은 아닐 것이며 북한주민들에게 압제에서 도망칠 자유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 이것이 북한 변화를 위한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도 있다.

 

정부는 탈북민들에게도 이산가족상봉 신청의 문을 열어주어야 한다. 북한 당국에 대담하게 탈북민들의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해달라고 호소한다. 요즘 북한이 벌이고 있는 탈북민 가족 대량 숙청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목소리를 내주기를 바란다. 탈북민도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탈북민의 가족도 당연히 대한민국 정부가 보호해야할 이들이다.

 

고향으로 가는 귀성길 행렬을 바라보며 머지않아 통일대박이 이뤄지기를 기대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에 요청을 드린다.

 

■ 4편 北의 眞實 보여 준 ‘신이 보낸 사람', 박대통령도 봐주세요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께 드립니다.

 

저는 1997년에 탈북하여 대한민국에 정착했습니다. 저는 생후 4개월 된 아들을 업고 탈북하는 과정에서 북한 국경경비대에 두 번이나 체포되어 고문을 당했습니다. 저희들 때문에 북한에 남은 외삼촌을 비롯한 가족들은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가 처형당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아들을 키우면서 그 아이가 태어나고 떠나온 북한에 대해 설명할 길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개봉된 ‘신이 보낸 사람’이라는 영화를 함께 보면서 저와 아들은 일체감을 느끼게 됐습니다. 영화가 상영되는 곳이 별로 없어서 심야 영화를 봐야 했지만 아들은 눈도 한번 까딱하지 않고 영화에 집중했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 충격과 감동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 생후 4개월에 떠나와서 아빠의 얼굴조차 기억에 없는 제 아들이 영화를 보고 와서 저의 손을 꼭 잡으며 “엄마 고마워, 대한민국 사람들은 진짜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을 고맙게 생각해야 돼” 라고 말했습니다. 아들로부터 “고맙다”라는 말을 들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저 역시 가슴이 찢어지고 아파서 영화를 본지 일주일이 되도록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처참하고 잔인한 북한의 실상을 영화가 너무 잘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자유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이며 제대로 된 지도자를 만나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북한의 참혹한 현실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통일정책은 탁상용 교재일 뿐입니다. 국민들이 북한주민들의 현실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북한주민들의 고통에 동참할 수 있고, 그들에게 해방과 자유를 선물하기 위해 싸울 수 있습니다.

 

인간에게 있어서 압제로부터 해방되고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보다 더 소중한 일은 없습니다. 북한주민들에게 자유와 인권을 선사하는 것이야 말로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통일 대박’일 것입니다.

 

탈북민들은 2012년 2월부터 현재까지 733일째 탈북자 강제 북송반대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탈북민들의 마지막 희망은 북한주민들의 생명을 지켜주고 그들에게 자유를 선물하는 일입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께서 먼저 ‘신이 보낸 사람’ 영화를 보시고 이 나라 지도자들과 전 국민이 관람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래서 이 위대한 자유 대한민국의 국민인 것을 모두가 자랑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하며 하루빨리 통일 대한민국을 이뤄내고 ‘통일 대박’을 터뜨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애란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원장

 

2014.07.23 북한 ‘미녀응원단’의 실체와 내막

남북한은 스포츠를 대화와 교류의 중요한 지렛대로 사용해 왔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개막식 때 사상 처음으로 남북한 선수단이 동시 입장한 것을 시작으로, 국제스포츠대회에서 무려 8회에 걸쳐 동시 입장을 이끌어내 마치 남북한간 군사적 대결상태를 중단하고 화합하는듯한 이미지를 연출했던 적도 있었다. 북한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288명, 2005년 인천아시아 육상 선수권대회에 124명에 달하는 대규모 미녀응원단을 파견해 대한민국의 젊은 남성들의 마음을 봄눈 녹듯 녹여내기도 했다. 미녀응원단의 일원이었던 이설주는 김정은 부인으로, 조명애는 한국의 광고모델로 각각 발탁되면서 북한 미녀응원단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관심은 극대화되었다.

 

그러나 미녀응원단 신드롬은 이후 북한의 금강산 관광객 피격, 천안함ㆍ연평도 도발 등에 묻혀 뒤안길로 사라졌다. 북한의 미녀응원단 이벤트는 한국정부와 민간단체들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뜯어내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고, 오직 북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한국 국민들의 대북 무장해제를 노린 ‘일회성 정치쇼’였기 때문이다.

 

그런 미녀응원단 흥행에 북한 김정은이 대를 이어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것도 ‘700명이라는 대규모 선수단과 응원단의 방한 체류경비 일체를 한국이 지불해달라’고 생떼까지 쓰면서 말이다. 김정은은 응원단 파견계획을 발표하면서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와 6.15, 10.4 남북 정상선언 이행 등 대북정책 전환을 요구했다. 그랬던 김정은이 최근에는 ‘신성한 체육이 불순세력의 정치적 농락물이 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도대체 누가 ‘불순 세력’인가?

 

북한은 인천 아시안게임 관련 남북실무접촉에서 한국정부로부터 더 많은 재정을 갈취하려는 의도를 서슴없이 드러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빈곤국 지원 프로그램’ 일명 ‘드림 프로그램’을 통해 통상 극빈국 선수단에 대해 항공료와 체제비를 부담해주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도 북한의 구걸 실력이 돋보인다. 북한보다 못 사는 동티모르나 방글라데시도 30명 규모만 지원받고 있는데, 북한은 무려 50명 분의 왕복항공료와 체제비를 이미 OCA로부터 뜯어낸 것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선수단과 응원단은 스스로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아니면 선수단과 응원단 규모를 줄이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북한 김정은은 개최국이 대한민국이란 점을 이용, 나머지 북한 참가단 체제비까지 포함해 약 20억원을 통 크게 요구하고 나섰다.

 

북한 미녀응원단은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한국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북한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안보의식을 마비시키기 위한 대국민 심리전의 일환이다. 미녀응원단은 그야말로 북한의 소수정예 혁명전사들로 구성된다. 전국 각지에서 철저한 심사와 검증을 통해 뽑힌 미녀응원단은 장기간 한국에 파견된다는 점 때문에 합숙훈련을 하면서 해야 할 말과 행동에 대해 철저한 교육을 받는다. 말 한마디, 행동거지 하나도 실수가 없도록 일대일 감시체제도 운영한다. 이때 자신이 감시할 대상은 알지만 자신에 대한 감시는 누가 하는지 전혀 알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자유와 풍요를 만끽하고 체험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 것이다.

 

북한은 미녀응원단의 충성심 고취를 위해 생전에 한 번도 구경해보지 못한 화장품과 생필품, 옷 등을 무상으로 지급한다. 합숙생활 동안에는 파격적인 식사를 제공한다. 그 뿐만 아니라 약간의 달러도 나눠주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미녀응원단에 선발되는 것 자체가 로또복권에 당첨되는 것이나 마찬가지 수준의 행운이다. 그렇다보니 간부들은 자신의 딸이 미녀응원단에 선발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선발 심사원들에게 뇌물이 건네지는 경우도 있다.

 

한국정부와 국민들은 미녀응원단이 한국의 발전상을 보고 가면 마음의 변화가 있을 것이고 북한 변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천진난만한 발상일 뿐이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2005년 인천아시아 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했던 미녀응원단원들은 북한으로 돌아가자마자 엄청난 사상 검증의 시간을 걸쳤고 일부는 말과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하여 정치범으로 수용소에 끌려가기도 하였다. 광고모델로 발탁돼 북한보다 한국에서 큰 인기를 누렸던 조명애가 최근 여러 질병과 생활고에 시달린다는 북한 내부 정보도 있다. 미녀응원단들이 한국의 발전상에 아무리 감동하고 심리적 변화를 일으킨다 하더라도 그러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표현했다가는 귀신도 모르게 죽는 것이 북한의 현실이다.

 

사실 김정은의 유흥비와 호화사치비,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비만 줄여도 국제 스포츠경기에서 개최국에 비굴하게 구걸하지 않아도 된다. 항일 혁명역사를 자랑스럽게 내세워온 북한이 일본을 상대로 한 인질·시체 장사로 망신을 당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2014.09.06 북한의 추석나기와 장마당

북한에서 민족 최대의 명절은 당연히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의 생일이다. 추석과 설은 그저 그런 명절이었다. 민족 전통을 계승한다고 하지만 제사를 성대하게 지내는 것은 미신행위라고 비판하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변변한 제사상 한 번 차려보지 못했다.

 

그런데, 북한 인민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져 주는 구세주라고 찬양했던 김일성은 전 국민을 기아 직전 상태에 밀어 넣고 사망했다. 아버지의 대를 이어 구세주가 되었던 김정일 역시 수백만명을 굶겨 죽이고 북한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만들어 아들 김정은에게 물려주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끝나지 않는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북한 주민들은 조상신에게 제사라도 잘 지내 운명을 바꾸고 싶었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김일성이 죽고 나자 제사상을 성대하게 차리는 유행이 시작됐다. 요즘은 명절이 되면 북한의 장마당에서 제수용품이 불티나게 팔린다.

 

북한 장마당은 고양이 뿔 빼놓고는 다 있다고 해서 ‘만물백화점’이라고 부르는데, 특히 추석이나 설에는 제수용품 때문에 더욱더 붐빈다. 제수용품을 타깃으로 해서 기획 상품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다.

 

제사상에 필수로 올라가야 하는 생선, 과일, 술 등은 명절이 되면 가격이 폭등한다. 이런 장사를 하는 이들은 대목에 돈을 두둑하게 챙길 수 있다.

 

김일성 시대에는 볼 수 없었던 또 하나의 추석 풍경은 바로 떡방앗간이다. 꼬리를 알 수 없는 줄이 추석 당일 새벽까지 길게 늘어선다. 김일성 시대에는 배급을 주었기 때문에 쌀이 모자라기는 했지만 굶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도 추석에 떡 방앗간에서 떡가루 내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는 일은 없었다. 그런데, 배급제가 마비되고 굶어죽는 사람은 속출하게 되자 오히려 떡 방앗간에는 떡가루 내려고 줄서는 사람들이 더 늘었다. 도대체 원인이 무엇일가?

 

북한 주민들은 김일성이라고 하는 국가 최고지도자에게 자신들의 운명을 맡기고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는 신념으로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충성을 해왔지만 결국은 굶어죽을 처지에 빠지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민심이 김일성, 김정일을 떠나 조상신으로 옮겨가 조상신에게 운명을 걸고 있는 것이다.

 

조상신에 대한 제사가 부활하면서 북한에서는 제사상을 만들어 팔거나 대여하는 업종까지 생겨났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상과자 제조가 발달하게 되었는데 쌀이나 밀가루로 생선이나 과일, 꽃 등의 모형을 만들어 튀긴 다음 색을 입혀 제사상이나 결혼식상에 판매하거나 대여를 해준다. 상과자의 품질이 점점 더 좋아지고, 다양한 모양의 상과자도 탄생하고 있다.

 

그처럼 척박한 자본주의의 불모지에서도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따른다는 시장의 원리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예전 김일성시대 북한 국영상점에는 아무리 필요해도 구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 그런데, 배급제가 마비되고 계획경제가 거덜이나 국가가 상품을 전혀 만들어내지도 못하고 있는 요즘은 수요만 있으면 상품이 나와 장마당에서 팔린다. 이 때문에 북한주민들은 계획경제 때보다 더 편리하게 많은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이 한가지 보더라도 사회주의 계획경제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훨씬 우월하고 서민들에게 유리한 경제체제라는 건 쉽게 알 수 있다.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이다. 그 자유를 기반으로 한 장마당이 그나마 북한 주민 생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2015.03.06  북한 당 간부들의 부패 사슬

최근 북한이 간부들을 대상으로 청렴한 생활태도를 요구하며 사리사욕을 경계 하라고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고 한다. 노동신문은 간부들에게 “물욕은 사상적 변질의 첫걸음으로 간부들이 사생활에 지나치게 머리를 쓰게 되면 혁명과업 수행에 무관심하게 된다”면서 “다른 사람들보다 절대로 잘 살기를 바라지 말아야 하며 인민들과 꼭 같이 생활하는 것을 체질화 습성화하라”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과연 사람의 본성을 제대로 알고 있을까? 잘 먹고 잘 살지 못하는데 왜 간부를 하겠는가?

 

북한주민들이 간부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이지 결코 김정은의 꼭두각시가 되어 세습독재정권을 지켜주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김정은에게 줄을 잘 서서 간부 자리를 유지해야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고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정은은 간부들에게 ‘청렴결백하라’, ‘인민들보다 잘살지 말라’고 요구한다고 하니 소가 웃다가 꾸러미가 터질 일이다. 아무리 순한 양도 자신의 먹거리를 빼앗으면 들이받게 된다.

 

북한에서 배급제가 무너지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살아가던 사람들은 다 굶어죽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재산을 취득한 사람들만이 잘 먹고 잘 살 게 된지가 벌써 20년이 다 되어간다. 그동안 북한 간부들의 부정부패 기술도 상당히 발전해 이제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 북한에서 배급제를 실시하던 시절의 부정부패와 배급제가 중단된 이후 지하 시장경제하에서 행해지는 부정부패는 내용과 질의 측면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배급제에 의지해 살아가던 시절에는 간부들의 부정부패라야 기껏 자신이 챙길 수 있는 물품에 한정돼 있었다. 당시 부정부패 단속에 걸린 간부들의 집 창고를 털어보면 쌀이나 생필품(옷감 ,신발, 비누, 설탕, 과자, 손목시계, ) 같은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지금은 위안화나 달러 같은 현금이 많다.

 

배급제 시절에는 돈을 가져도 물건을 사기가 어려웠고 현금으로 만들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북한에서도 지하시장경제가 활발히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현물보다는 현금이 더 중요하게 됐다. 현금도 북한 돈이 아니라 외국에서도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는 달러나 위안화를 모은다. 이 때문에 김정은이 부정부패를 빌미로 간부들을 바짝 조이면 그만큼 탈북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사실 대한민국에 입국한 약 3만명에 달하는 탈북자들의 면면을 보면 먹고살기 위해 애쓰다가 북한 당국에 의해 부정부패로 몰리거나 불법 행위가 적발된 이들이 많다. 집안에 있던 물건과 장사 물건을 몽땅 압수당하고 처벌을 당할 처지가 되면 탈북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먹고살만한 경제적 환경을 전혀 만들어주지 못하면서, 열심히 노력해 재산을 모으면 부정부패로 몰아 재산을 몰수하고 공개처형을 하는 반인도적이고 반인륜적인 북한정권이 탈북을 부추긴 것이다.

 

그래서 북한주민들은 돈이 있어도 걱정이고 돈이 없어도 걱정이다. 돈이 있으면 부정부패로 몰려 감옥에 가거나 공개처형당하는 것이 걱정이고 돈이 없으면 굶어죽거나 꽃제비가 되는 것이 걱정이다.

 

북한에서 부정부패를 가장 많이 할 수 있는 자리는 법을 집행하는 검찰과 안전부, 노동당, 보위부 등이다. 북한은 형식상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장마당이나 지하시장경제는 그 자체가 불법이다. 이 지하시장경제를 통제하는 기관이 검찰과 안전원이다. 그래서 이들의 횡포는 정말 극에 달해 있다. 횡포와 함께 벌어들이는 부정부패 재산도 엄청나다.

 

검찰과 안전부의 위에는 노동당 조직부와 간부부가 있다. 이 조직들은 간부사업을 통해 검찰과 안전부를 통제하고, 물 좋은 자리에 사람을 앉히는 인사를 책임지기 때문에 노동당 간부들도 역시 부정부패의 핵심 고리이다. 보위부는 세관과 외사부를 통해 중국으로 여행할 수 있는 증명서를 발급한다. 또 동향을 감시하고, 중국 여행이나 무역 등을 관장하는 업무가 있기 때문에 엄청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는 “당 간부는 당당하게 해먹고, 보위부는 보이지 않게 해먹고, 안전원은 안전하게 해먹고, 행정간부는 행패질하며 해먹고, 교원은 교활하게 해먹고, 사무원은 살살 해먹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부정부패야말로 북한정권을 유지하는 핵심동력이며 김정은에게 충성하게 하는 마지막 보루인데 김정은이가 부정부패척결의 칼을 빼들었다고 하니 “까마귀 하루에 열 두 가지 소리하다가 나중에는 제 죽을 소리까지 한다”는 격이다. 김정은이 드디어 자기 무덤을 파는 모양이다.

 

최근 북한에는 “당이 정책을 세우면 인민은 대책을 세운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김정은이 간부들에게 인민들처럼 가난하게 살다가 굶어죽으라고 정책을 세우면 간부들은 어떤 대책을 세울까? 대량 탈북이 그 대책 아닐까?

 

2015.03.24 대북전단이 안된다면 남북간 신문·방송 교류라도 하자

박상학 자유북한연합 대표가 대북전단을 당분간 중단한다는 발표를 했다고 한다.

 

북한에 있을 때 남한에서 넘어온 삐라를 딱 한번 주어서 본적이 있다. 황해남도 청단에서 군 생활을 하고 있는 동생을 면회 가던 길이었다. 교통이 나빠서 해주에서 청단까지 걸어서 가다가 길가의 숲속에 떨어진 삐라 조각을 주어서 보았는데 남한의 자동차산업에 대해 선전하는 삐라였다. 사진의 품질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좋았고 종이의 질이 북한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것이었다.

 

삐라의 내용보다는 그처럼 훌륭한 사진과 종이를 만들 수 있는 한국의 발전상에 깜짝 놀랐다. 그러나 삐라의 내용은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다. 북한도 거짓선전은 너무도 잘하기 때문에 남한에서 보내온 삐라는 어차피 선전일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그냥 삐라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삐라를 본 것 때문에 여기저기 끌려 다닐 것 같아서 보고난 삐라를 그 자리에 놔둔 채 지나갔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딱 한번 보았던 삐라에 대한 기억은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아주 생생하다. 하지만 그 삐라 때문에 남한에 대한 엄청난 동경심이 생긴 것은 아니었다. 삐라는 삐라일 뿐이고 남한이 잘 살고 남한의 경제가 그처럼 발전했다는 것이 북한의 평범한 주민의 입장에서 아득한 남의 나라 일이었기 때문에 그냥 그림의 떡이었다.

 

북한에서는 전방지역에 대한 통행이 금지되어 있고 연고가 있다고 해도 직계가족이 아니면 여행증명서 발급도 안 되고 접근이 상당히 어렵다. 그래서 전방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잘 알 수가 없다. 이모의 딸은 강원도 김화군 창도리라고 하는 전방에 살고 있었는데 딸의 산후조리 때문에 전방지역에 다녀온 이모가 그 지역에 떨어진 대북전단에 대해 이야기 해준 적이 있다.

 

강원도 전방지역에는 낙하산으로 전단이 많이 떨어진다고 했다. 그리고 낙하산 천은 방수가 잘되고 품질이 아주 좋아서 그 지역주민들에게는 인기가 많은데 그것을 주어다가 비옷을 만들어 입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단과 함께 알사탕이나 생필품이 함께 떨어지기 때문에 내륙지역은 구경도 할 수 없는 남한물품들을 가끔 구경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것은 알사탕봉지에 “먹지마세요”라고 쓴 조그마한 봉지가 있는데 남조선 사람들은 참 친절하다고 설명했다. 북한 당국에서는 “전단으로 넘어온 알사탕을 먹으면 장이 썩는다”고 선전했는데 실제 먹어본 사람들은 모두 별일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먹지 마세요”라고 쓴 습기방지제를 먹은 아이들만 문제가 생겼다고 하면서 남한사람들은 매우 친절하다는 것이다.

 

또한 그 지역에서는 새벽시간에 남한의 대북방송도 아주 선명하게 잘 들리는데, 북한방송은 남한의 대통령에 대해 별의별 쌍욕을 다 하지만 남한방송에서는 김일성, 김정일에 대해 존칭어를 쓰고 북한에 대한 비판 같은 것은 별로 없다고 했다.

 

대북전단은 철의 장벽으로 막혀있는 북한주민들에게 남한의 실상을 조금이라도 알려줄 수 있는 바늘구멍보다 더 작은 구멍일 뿐이다. 한국 사람들이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전 세계의 각종 뉴스는 물론이고 탈북자들을 통해 다양한 북한 소식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지만 북한주민들은 다르다.

 

북한은 종이사정이 나빠서 노동신문조차 제대로 배포가 안 되고 전기사정도 안 좋아 TV시청조차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북한 내부 소식조차 제대로 알 길이 없다.

 

북한에서 살면서 외부정보에 너무나도 굶주려보았던 탈북자들이 한국에 와서 밥 먹고, 자유를 누리며, 전 세계를 넘나드는 정보의 홍수시대에 살아가면서 가장 먼저 느끼는 충동은 이 사실을 북한주민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북전단은 탈북자들이 북한주민들에게 너무나 미안해서, 우리들의 소식을 알리고 싶어서 하는 발버둥이다.

 

북한정권이 반발하고 협박한다고 해서, 한국 정부가 앞장서서 대북전단 살포을 중단시키기 위해 압박을 하고 국민 여론이 들끓는다고 하니 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곳에 살고 있는 북한주민들은 얼마나 슬플까 싶다.

 

정부에 한 가지 제안하고 싶다. 탈북자들이 대북전단을 보내는 일을 중단하는 댓가로 북한과 협상하여 대북 신문교류를 하자고 제안했으면 좋겠다. 북한의 노동신문을 한국 국민들이 볼 수 있게 하고 한국의 신문들을 북한주민들이 볼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남한에서 보내는 삐라를 보고 그 내용을 반신반의 했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이 보는 신문을 함께 볼 수 있다면 큰 동질감을 만들어 낼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통일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첨언한다면 대북전단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북한의 중앙방송을 남한사람들도 시청하고, 한국방송을 북한주민들이 마음 놓고 시청할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북한에서 한국방송시청 때문에 공개처형당하는 북한주민이 줄어들 것 아니겠는가?

 

2015.04.06 북한 산림을 황폐화시킨 주범들

탈북을 계획하고 있던 때였다. 1주일 후면 탈북을 해야 하는데 북한의 호위총국에서 대대장으로 일하던 친척이 땔감으로는 1등급에 속하는 이깔나무를 한 자동차(트럭) 보내주었다. 엄청난 횡재였고 감사한 일이었다. 특히 이깔나무는 화력(火力)이 좋기 때문에 땔감으로는 인기가 정말 좋았는데, 통나무 한 자동차면 북한 돈으로 1만원 정도였다. 당시 내가 살았던 지방도시에서는 아파트 1채에 6만원 정도 했다.

 

그렇게 땔감이 비싸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집에서 때는 땔감이 어떤 종류인가에 따라 신분을 규정한다. 이깔나무나 참나무, 또는 봇나무 등 화력(火力) 좋은 땔감과 구멍탄(연탄)을 창고에 가득 쌓아놓고 있으면 잘 사는 집이 되던 때었다.

 

2003년경부터는 북한에도 중국을 통해 프로판가스가 들어가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집이 부자 취급을 받았다. 현재는 한국산 태양광을 사용해야 신흥 부자층에 든다고 하는데 극히 일부이고 대부분은 나무와 구멍탄(연탄)을 연료로 사용한다.

 

보통 때라면 이깔나무 땔감 한 자동차는 정말 엄청난 재산이었고 행운이었지만 그날 저녁은 정말 반갑지 않았고 짜증이 났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감시하는 ‘산림보호원’에게 들통이 나거나 혹시라도 동네주민이 고발을 하면 나무를 몽땅 빼앗기는 것은 물론이고 벌금을 내거나 ‘도벌죄’에 걸려 안전부 걸음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는 수 없이 우리는 때지도 않을 쓸모 없는 통나무를 한시바삐 치워야 하기 때문에 톱을 빌려다 밤을 꼬박 새우며 토막 내 창고에 들였다. 출산한지 얼마 되지 않는 나는 몸도 성치 않았지만 안전부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정말 젖 먹던 힘까지 다해서 어머니와 함께 톱질을 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통나무를 처리하느라 고생을 했다.

 

북한 주민들에겐 식량난도 문제지만 정말 심각한 것은 땔감난이다. 북한의 땔감난은 1980년대에도 아주 심각했는데 땔감이 없는 주민들은 야밤에 산에서 나무를 해와 그 즉시로 장작을 만들어 아궁이에 넣었다. 또 나무뿌리를 캐다가 땔감으로 사용했다. 대부분의 통나무는 ‘산림보호원’이나 ‘산림경영소’에 뇌물을 주고 기계톱을 사용할 정도의 힘있는 사람들의 몫이었다. 나무뿌리는 캐내기도 힘들고 잘 쪼개지지 않아 힘없는 서민들에게 돌아왔다.

 

그렇게 나무들이 잘려나가고 나무뿌리들이 뽑혀 나가면 북한주민들은 그곳에 호박도 심고, 콩도 심고, 고구마나 감자 등 여러 가지 곡식을 심어 식량에 보태곤 했다.

 

고난의 행군시기 내가 살았던 양강도 혜산에서는 매일같이 북한의 아름드리 통나무들이 트럭에 실려 중국으로 넘어 갔다. 그 통나무로 밀가루나 옥수수를 바꾸어다 먹었다. 이것은 김정일의 친필사인을 받은 제의서에 따라 집행됐다. 국가의 지시에 의해 조직적인 난·도벌이 이뤄진 것이다. 그 때 북한주민 사이에서는 “20년 이상 키운 아름드리 거목을 1년짜리 밀가루나 강냉이로 바꾸어 먹는다”면서 나라 걱정하는 이들이 많았다.

 

아름드리 통나무를 베어 중국의 밀가루나 옥수수로 가장 많이 바꾸어 먹은 집단은 당 간부들과 보위부와 안전부, 무역업체 등 소위 ‘힘 있는 기관’ 사람들이었다. 북한 산림을 황폐화시킨 장본인들도 바로 그들이었다. 힘없는 주민들은 자동차와 휘발유, 디젤유 등을 구할 능력도 안 되고 ‘산림경영소’에서 허가증을 받을 수도 없었다.

 

그렇게 중국과의 통나무 무역이 늘어나면서 소위 힘 있는 자들은 통나무들을 있는 대로 찍어내 밀가루와 옥수수를 바꾸어 들였고 먹고 남은 식량은 시장에 내다 팔아 폭리를 취했다. 80년대 말~90년대 초부터 시작된 북·중 통나무교역으로 통나무를 팔아먹고 돈벼락 맞은 자들이 상당히 많은데 그런 자들은 대부분이 당 간부나 권력기관 인사들이었다.

 

올해 초 김정은은 벌목을 ‘역적 행위’로 규정하고, “그 누구를 불문하고 단단히 문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년 안에 산림을 원상 복구하라는 지시도 내려갔다고 한다. 나무심기 캠페인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사회주의 애국림’과 ‘모범산림군’ 같은 칭호까지 제정됐다.

 

하지만 산에 곡식이나 채소, 감자 등을 심어 식량 부족을 해결하던 북한주민들은 뙈기밭을 사용하지 못하게 돼 고민이 깊어가고 있고 불만이 고조된다고 한다.

 

현재 북한의 산림상황을 보면 전국적으로 산림 황폐화율이 32%나 되고 매년 평양시 크기의 산림이 사라지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1990년 820만1000ha였던 북한 산림은 2011년 554만 ha로 줄었다.

 

최근 한국에서도 북한에 나무심기운동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북한에서 땔감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주민들이 솥에 넣어 끓일 식량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모든 정성과 노력은 사실상 모래 위에 물을 붓는 격이 될 것이다.

 

2015.04.15 삶은 쥐고기 쟁탈전 벌이는 북한 주민들

탈북자·실향민의 가족 지원 방북 허용하라

북한에서 굶어 죽어가고 있는 가족을 구할 수 있도록 탈북자와 실향민들의 내 가족지원방북을 제안한다.

 

1996년 11월 함경북도 무산역의 대합실에서는 10살 된 남자아이가 굶어서 영양실조에 심하게 걸린 상태로 떠돌다가 기력이 떨어져 운명하고 있었다. 여행길에 올랐던 많은 사람들이 남자아이의 운명하는 모습을 보며 먹을 것을 사다가 입에 떠 넣어 주었지만 마지막 쌀알을 씹을 힘조차 잃어버린 아이는 음식물을 넘기지도 못하고 흘려버린 채 눈을 감았다.

 

굶어죽는 아이 외에도 무산역전에는 50여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영양실조로 얼굴에 버짐이 생기고 머리카락은 검은 빛깔을 잃어 잿빛색갈이 되어버린 채 하루하루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고 이처럼 강한 영양실조에 걸린 ‘강영실’ 어린이들이 청진이나 사리원·함흥 등 대도시 역전에는 수백 명에 달했다.

 

또 장마당은 어떠한가? 장마당에는 굶어 죽지 않기 위해서 장마당의 쓰레기통을 뒤지며 땅에 떨어진 음식을 주어먹거나 길거리에서 음식을 사먹는 행인들의 팔목을 겨냥해서 툭 친 다음 먹던 음식이 땅에 떨어지면 주어먹는 ‘덥치개’ 아이들과 꽃제비 소년들로 넘쳐났다.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기아에 시달리기는 매한가지였다.

 

어느 날 뒷골목에서 떠들썩한 소리에 다가가보니 어른 십여명이 자그마한 냄비 하나를 놓고 서로 빼앗느라고 야단이었다. 그 냄비에는 삶은 쥐 한마리가 들어있었고 길거리에 나앉은 사람들이 쥐 고기 한 마리를 놓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1990년대 중반에 북한에서 수백만 명이 굶어 죽고 있다는 소식이 국제사회에 알려지자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한 대대적인 인도적 지원을 해 왔다. 그러나 20여년이 되어오는 현재까지도 북한의 식량부족 사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고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해마다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지난 9일(현지시각) 유엔 발표에 따르면 현재 북한 전체 인구 2462만 명 가운데 70% 정도에 해당하는 1800만 명이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식량과 영양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고 전체 인구의 약 25%에 해당하는 주민들이 기본적인 질병을 예방하는데 필요한 백신 등 기초적인 의료지원마저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정의연대(JFNK) 등 북한 인권단체 회원들이 '꽃제비'라불리는 탈북청소년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촛불 집회를 열고 있다. /이덕훈 기자

 

2012년 기준으로 북한의 5세 이하 어린이의 27.9%가 만성적인 영양실조를 겪고 있고 700만명에 해당하는 주민들이 식수마저 공급받지 못해 각종 수인성 전염병과 영양실조로 고통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에 상주하고 있는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관 굴람 이사카이는 최근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출연해 “약 200만 명에 달하는 어린이, 임산부, 노인들이 극심한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아울러 35만 명에 달하는 임산부와 신생아들은 출산 직후 기본적인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해 심각한 산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3월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북한을 식량부족국가로 지정하고 있고 유엔은 올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해 1억 1100만달러(1200억원)의 긴급 자금이 필요하다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한 상태이지만 국제사회의 분위기는 호의적이지 않다고 한다.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규모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데 2004년 3억 달러(3273억 원) 정도에서 2014년에는 5000만 달러(545억 원)로 급감했다고 한다.

 

대한민국에는 현재 약 3만명 정도의 탈북자들과 800만명의 실향민들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의 가족들이 북한에서 굶어 죽고 있는 것이다. 북한에서 굶어 죽고 있는 가족들에 대한 자율적인 식량 지원은 북한 주민들의 식량난과 기아사태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각자 자신들의 가족의 문제는 자신들이 직접 해결할 수 있도록 자유로운 방북을 승인하고 추진해야 한다. 북한에는 “빌어 온 장이 한때”라는 말이 있는데 남한테 얻어다 먹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다. 북한의 식량난은 국제사회나 한국의 대북지원만으로는 절대로 해결이 불가능하며 800만 실향민들과 3만명의 탈북자들이 나서서 각자 자기들의 가족을 살릴 수 있도록 할 때 해결이 가능한 문제이다.

 

지금 미국에서는 올해 5월 24일 노벨평화상수상자들을 포함한 외국인 여성 30명이 평양에서 출발해 분단의 상징인 DMZ를 경유하여 서울로 오는 국제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고 김정은은 이들의 방북을 승인했다고 하는데 김정은은 이러한 여론몰이 방북 쇼 보다는 북한에서 죽어가고 있는 가족을 살리고 싶어 하는 탈북자들과 실향민들의 가족 지원 방북을 먼저 승인해야 한다. 한국정부와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도 남한 내에 북한에 가족을 둔 사람들이 자기 가족을 직접 살리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2015.04.24 태양이 너무 많아 고통스러운 북한주민들

북한은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주체력을 쓰는 나라이고 그래서 5000년을 이어져온 한민족의 역사가 주체 103년으로 축소되어 표기되는 광신도 집단이다. 김정은은 김일성의 권력을 이어받는 과정에서 김일성에 대한 우상화를 집중적으로 추진하였는데 김일성을 태양으로 신격화했다. 그래서 북한에서 김일성의 또 다른 이름은 20세기 민족의 태양이었으며 사망한 뒤에도 20년이 넘도록 생전의 모습을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수억달러를 들여 시신을 보관하고 있고 김일성의 시신을 보관한 금수산 기념궁전을 태양 궁전으로 명명하고 전 세계에 시체자랑을 하고 있다. 김일성을 태양으로 떠받들며 김일성 신격화를 지상최대의 사업으로 전환시켰던 김정일은 김일성에 이어 자신에 대한 우상화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자신을 김일성의 혁명위업을 계승할 특별한 자질과 인격을 타고난 천재로, 각인시키며 김일성이 사망한 뒤에는 자신을 21세기 태양으로 명명하고 우상화시켰다.

 

▲김일성의 103회 생일(태양절)인 15일 김정은이 군 간부들을 대동하고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리영길 군 총참모장 등 이 수행했다/노동신문

 

그래서 김일성이 사망한 후 300만명의 북한주민이 총소리도 없이 굶어 죽는 참혹한 환경에서도 600만t의 식량을 구입할 수 있는 8억8000만 달러의 외화를 탕진하여 김일성의 시신보관을 위한 금수산 태양궁전을 건설했고 막대한 외화를 김정일의 모친인 김정숙 사적관과 김정일의 사적관 건설에 쏟아 부었다.

 

김정일의 통치전략은 김일성 우상화를 내세우며 자신도 함께 신격화시킴으로써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절대권력을 형성하는 것이었는데 김일성과 김정일의 절대권력은 태양으로 이미지화 되었다. 1980년대 북한에서는 당 간부들 사이에 김일성을 지는 태양이라고 부르고 김정일은 떠오르는 태양이라고 하면서 김정일에게 줄 대기를 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리고 김일성과 김정일의 관계를 빗대어 당조직부에서 떠오르는 간부는 뜨는 해라고 부르고 한물간 간부는 지는 해라고 경시하기도 했었다.

 

이처럼 스스로가 태양이라고 자처하는 김정일을 따뜻한 햇볕을 보내어 옷을 벗게 하겠다는 햇볕정책아래 북한에 무차별적인 지원을 해주었지만 그 스스로가 태양인 김정일의 옷을 벗기기는커녕 김정일의 입지만 더욱 강화시켜주었고 핵개발과 김정은에 의한 3세습을 가능케 함으로써 북한주민들의 고통만 연장시켰다.

 

그러한 결과 한국의 햇볕정책이 강력하게 추진되던 시기에 북한주민들은 “조선에는 태양이 너무 많아 뜨거워서 죽겠는데 남조선에선 웬 햇볕까지 보내서 괜히 백성들만 고생시키는 모르겠다. 지구 온난화로 뜨거워져서 농사도 안되고 풀도 말라 죽는 형편인데 북조선엔 20세기 김일성태양과 21세기 김정일 태양까지 모두 3개의 태양이 뜨거운 햇볕을 비추어 정말 뜨거워서 타 죽을 지경이다. 그런데 이렇게 태양이 많은 나라에 남조선에선 왜 햇볕까지 보내서 우리를 더 뜨겁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했다.

 

▲2013년 12월 21일 북한이 장성택 처형이후 김정은 1인 우상화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노동신문 1면에 김위원장의 얼굴 사진과 함께 그를 찬양하는 가요'그이 없인 못살아'가 실려있다. /노동신문

 

김정일이 사망하자 김정일도 역시 미라가 되어 21세기 태양으로 금수산 태양궁전에서 태양시신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최근 북한에 또 하나의 새로운 태양이 떠올라 시도 때도 없이 북한주민들을 공개처형과 온갖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김정은을 김일성과 김정일에 이어 새로운 태양으로 만들기 위해 별의별 짓을 다한다고 한다. 북한은 김정은이가 3살때부터 총을 쏘고 3초 내에 총탄10발 100%를 목표물에 명중시켜 총탄이 지나간 구멍이 통구멍이 되었다느니, 3살 때 자동차운전을 시작해 8살 이전에 도로를 질주했다느니 하는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지어내어 선전선동하고 있다. 또한 김정은을 절세의 위인으로 선전하기 위해 김정은이 어린 시절에 “마운틴”이라고 하는 상표의 외국제 초고속보트를 몰고 온 보트운전사와의 경주에서 그를 두 번이나 이겼다고 자랑하면서 김정은이가 이 경주에서 시속 200㎞의 속도로 달렸는데 이 속도가 초당 몇m씩 달린 것인가를 계산하는 수학문제까지 개발하여 학생들을 세뇌시키고 있다.

 

북한은 김일성과 김정일을 우상화 할 때와 마찬가지로 김정은 역시 못하는 것이 없는 만능슈퍼맨으로 선전하고 있는데 김정은이 6살때부터 사나운 말을 길들여 마음대로 타고 다니고 기마수보다 더 잘 달리는 용감무쌍한 영웅남아일 뿐 아니라 피아노를 비롯한 여러 악기들도 전문가이상으로 연주하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으며 10대에 벌써 정치, 경제, 철학, 역사, 수학, 물리, 군사, 외교 등 모든 분야에서 보통사람이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른 천재라고 추어올리고 있다.

 

속담에 “배운 게 도둑질”이라는 말이 있다. 김일성이 3살때부터 한글을 유창하게 읽고 모래알로 쌀을 만들고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들었으며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일제를 무찔렀던 백전백승의 강철의 영장, 천재적인 지략가, 위대한 품성을 지닌 지도자라고 소설을 쓰고 영화를 만들고 그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 김일성의 진실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정치범수용소에 끌어다 처형하고 또 같은 방법으로 김정일의 우상화를 진행해 오늘과 같은 최악의 3대세습을 만들어내더니 지금도 여전히 그 거짓말 본성을 숨기지 못해서 백주대낮에 도저히 상식에 맞지도 않는 거짓말을 꾸며내어 북한주민들을 혹세무민하고 있지만 현재의 김정은 우상화는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은 것 같다.

 

현재의 북한주민들은 어젯날의 어수룩한 북한주민들이 아니며 배급에 얽매어 김일성과 김정일의 거짓말에 환호하고 눈물 흘리며 강냉이 밥이나 얻어먹던 무식하고 무능한 북한주민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북한내부에서도 뜻이 통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앉으면 김정은 우상화 자료를 비웃는 것이 하나의 추세라고 한다. 북한의 선전 선동일군들이라는 자들도 그렇지 거짓말도 비슷하게 해야 먹히지 그렇게 허황된 거짓말을 하면 전 세계적으로 김정은이가 폭력배이자, 희세의 정신병자로 취급 받게 될 것인데 그런 거짓말을 지어내는 것 또한 북한의 상층부가 얼마나 어리석고 외부세계와 담을 쌓은 채 자기들만의 세계에 빠져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의 통일정책은 햇볕정책이 아닌 북한에 불필요하게 떠다니며 북한주민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대한민국과 전 세계를 위협하는 괴상한 태양시신들을 하루빨리 제거하기 위한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2015.04.30 北에서 아사하는 가족이 먹을 양식 들고 가게 해달라

김정은 위원장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및 박근혜 대통령에게 드리는 요청문

 

안녕하십니까?

▲이애란 박사(가운데 모자 쓴 사람)가 2012년 서울 중국 대사관 앞에서 열린 탈북자 강제 북송 중지를 촉구하는 기도회에 참석했다. /조선일보DB

 

저는 지난 4월 10일 125명의 탈북민, 실향민들과 함께 ‘내 가족 지원’ 방북 신청을 한 탈북민 이애란입니다. 오는 5월 24일 전 세계 12개국의 여성 운동가 30명이 비무장지대를 걸어서 북한에서 남한으로 오는 위민크로스 DMZ 행사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방북승인을 했고 유엔과 대한민국정부도 승인 검토 중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위민크로스 DMZ는 미국의 대표적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과 월트 디즈니의 손녀인 영화제작자 아비게일 디즈니 등이 참여하고 있고 197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북아일랜드의 운동가 매어리드 맥과이어와 201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라이베리아의 운동가 리마 보위도 참여한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행사입니다.

 

지난 4월 10일 탈북민들과 실향민들로 구성된 ‘내 가족 지원’ 방북 추진단은 북한에서 식량난으로 죽어가고 있는 가족들에게 식량을 싣고 가서 직접 자기가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방북신청서를 통일부에 제출하였습니다.

 

1998년 6월 고(故)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500마리의 소를 끌고 비무장지대(DMZ)를 넘었고 그해 10월 501마리의 소떼를 북한에 가져다주기도 했지만 현재도 북한주민들은 여전히 굶어 죽고 있습니다.

 

지난해 저희 탈북자들은 100일 동안의 시위를 마쳤습니다. 요구 사항은 배가 고파 국경을 넘는 탈북자들을 강제 북송해 공개 처형하고 고문하는 행위를 막아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북한에서 고통당하는 내 가족에게 쌀 한 가마니씩 전달해 굶어죽지 않게 해달라고 ‘내 가족 지원’ 방북 승인을 제안했고 지금까지 수천명의 서명을 받았습니다. 125명의 탈북민, 실향민들은 방북신청을 했습니다.

 

저희들 방북신청인들은 위민크로스DMZ 여성들처럼 평화협정체결 같은 거창한 목표도 없고 대단한 사회운동경력도 없으며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유명한 사람들도 아니고 오직 북한에서 굶어 죽어가는 내 가족을 내가 살릴 수만 있기를 바라는 지극히 평범한 민간인들일 뿐입니다.

 

그렇기에 김정은 위원장께서는 이번 위민크로스DMZ 여성들의 방북과 함께 저희들이 요청하는 내가족지원방북단의 방북도 승인해야 진정한 인민의 지도자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탈북민, 실향민들도 한때는 북한 정권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통 크고, 인덕 있는 지도자로써의 풍모를 보여주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반기문유엔 사무총장님 지난 20여 년 간 유엔은 북한의 기아사태에 대응해 끊임없이 많은 식량지원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식량난은 아직도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유엔은 북한에서는 전체 인구 2462만 명 가운데 70% 정도에 해당하는 1800만 명이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식량이나 영양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해마다 유엔기금도 줄어들어 어렵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엔은 저희 탈북자들과 실향민들이 각자 자신의 가족은 자신이 책임지고 살릴 수 있도록 기회를 허락해주시는 정책이 유엔기금의 확보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탈북민, 실향민들의 ‘내 가족 지원방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주시기를 간절히 요청 드립니다.

 

북한에 혈육 한 점 없는 사람들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DMZ를 넘나드는데 당장 죽어가는 가족을 살려내야 할 저희들은 그곳을 넘어갈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따라서 유엔은 이번 위민크로스 DMZ 행사와 함께 ‘내 가족 지원’ 방북 행사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박근혜 대통령님께 간절히 요청합니다. 이산가족상봉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북한에 남아있는 우리가족이 살아남도록 돕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지금까지 정치적인 이유로 입도 뻥긋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위민크로스DMZ라는 단체가 한반도의 분단 때문에 DMZ를 행진한다는데 이러한 정치적인 쇼보다는 저희들의 내 가족지원방북이 더 긴급하고 더 간절한 문제입니다. 대한민국에 정착한 탈북민들 중에는 여성들이 대부분이고 자식들에 먹일 쌀을 구하러 떠났다가 여기까지 오게 된 사람들입니다. 이 여성들이 더 이상 자녀들이 굶어죽는 것을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굴러야 하는 잔인한 일이 끝날 수 있도록 ‘내 가족지원’ 방북을 승인하고 추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들은 절대로 국가에 북한의 가족에게 지원할 식량을 사달라고 하지도 않을 것이며 국민 세금이 북한의 가족에게 가도록 하는 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저희들이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북한의 가족들이 굶어죽지 않도록 하고 싶을 뿐입니다. 파독(派獨) 광부와 파독 간호사들처럼 자기가족을 살릴 수 있도록 저희 탈북자들과 실향민들에게도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2015.05.08 김정은 왜 자주 공개처형하나 들여다 봤더니…

최근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공개처형 장면이 인공위성에 포착되고 지난 1년 동안 북한의 고위층 간부 15명이 처형되었다고 한다. 김정일이 사망하자 세계 언론과 국내의 북한전문가들은 한결같이 3대 세습자로 나선 김정은이 선대 수령들인 김일성이나 김정일보다는 개혁개방정책을 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탈북자들의 생각은 좀 달랐다. 왜냐하면 개혁개방정책을 펴기에는 북한의 경제사정이 너무도 안 좋았고 현실적으로 북한에 남아 있는 것이란 아무런 부가가치도 창출할 수 없는 괴물 덩어리에 불과한데다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시체보관 궁전과 수만개의 김일성, 김정일 동상만이 즐비할 뿐이기 때문이다. 너무도 오랫동안 굶주려온 북한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밥과 안정된 생활이지만 최근 유엔은 북한인구의 70%에 해당하는 1800만명이 식량과 식수, 생필품과 의약품을 전혀 공급받지 못해 심각한 영양실조에 걸려 있다고 발표했다.

 

사회주의 배급제시기에는 국가가 식량을 배급해주고 국가에 잘못 보이면 먹고 살 수가 없었는데 현재의 북한은 시장에서 각자 노력해서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국가에 잘 보일 필요가 없다. 오히려 국가는 주민들에게 계속 돈을 요구하고 물자를 요구하며 부담만 지우는 부담 덩어리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탈북하여 남한에서 돈을 받는 성분 불량의 탈북자 가족이 오히려 국가에 더 많은 기여를 하는 애국자로 추앙받기도 하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영양실조에 걸린 북한 어린이가 테스트를 받고 있는 모습./유니세프 제공

 

북한의 어떤 고위간부나 일반주민들도 북한이 중국처럼 개혁개방을 하지 않으면 살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은 절대로 개혁개방을 할 수 없고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한반도의 남쪽에 있는 대한민국이 너무 잘사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정권을 세습하고 나서 지속적으로 핵개발에만 몰두하고 남한에 대한 군사적 도발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것은 이유가 있다. 자체의 힘으로는 주민들을 먹여 살리는 것은 고사하고 김정은 주변의 충성세력조차 관리가 안 되기 때문에 남한을 협박하여 자신들의 정권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금이라도 빨아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 김정일은 실제적인 1인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심화조’를 만들고 각종 감시체계와 처벌제도를 만들어 수만명을 숙청하고 공개처형했다. 심지어 김정일은 1995년 9월 “이제는 공화국에서 총소리를 울릴 때가 되었습니다.”라는 친필지시까지 하달했고 각도에서 시범으로 20명이상씩 공개처형을 하라는 지시까지 내렸다.

 

내가 살던 혜산시에서도 십여명이 공개처형 당했는데 그 중에는 대학기숙사에서 생활하던 혜산의학대학 학생이 두부 30모를 훔쳐 먹었다는 것이 죄가 되어 공개 처형을 당했다. 주민들에게 쌀을 줄 수 없었던 김정일은 스스로 먹고 살기 위해 장사를 하는 주민들에게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형태의 검열조직을 만들어 파견하여 뒷조사하고 감시하고 처벌하는 공포체제를 강화하는 전략을 썼다.

 

▲북한 주민들이 공개재판장에 끌려가는 모습./조선일보DB

 

배급제시대에는 정치범수용소와 혁명화 구역으로 온 가족을 강제추방하고 산간오지에서 탄광이나 광산, 임산 등 중노동에 종사하며 죽기보다 어려운 생활을 강요하여 교육 효과를 높였지만 국가가 배급을 주지 못하고 시장이 가족생계유지의 중요수단으로 등장하자 가족 추방이나 출당 파면같은 처벌은 그다지 위력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배급제 시절에는 여행이나 거주이전에 대한 통제가 철저하게 진행되었지만 배급제가 무너지자 북한을 지탱하던 여행 통제, 거주이전에 대한 통제가 무의미해졌고 중국이나 한국으로의 탈북으로 오히려 추방 보내는 것이 탈북을 방조하는 역효과까지 내다보니 북한정권이 사용해왔던 주민들에 대한 통제수단이 무력해졌기 때문에 김정은이 어떤 정책을 펼치든, 어떤 위대한 연설을 하든 상관없이 김일성시대나 김정일 시대에 보여주었던 충성심을 김정은 시대에는 전혀 볼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김일성을 따라 하고 각종 쇼맨십을 펼쳐보았지만, 북한주민들이 김일성이나 김정일에게 향했던 충성심의 10분의 1도 보여주지 않자 김정은은 간부들의 한마디 의견에도 무조건 총살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정원에서도 발표한 바와 같이 김정은은 고위간부들이 자신과 다른 견해를 제시하는 것을 자신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해 본보기 차원으로 공개처형을 감행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지난 1월 임업성 부상이 산림녹화 정책에 불만을 토로했다는 이유로 처형됐고, 2월에는 대동강변에 건설 중인 과학기술 전당의 설계 문제로 다른 의견을 냈던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이 처형됐다고 한다.

 

김정은은 2012년 북한의 최고위층에 해당하던 17명에 대한 처형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약 50여명의 고위간부를 처형하였으며 지난달에는 은하수 관현악단 총감독을 비롯한 관계자 4명도 간첩혐의로 총살했다. 지금 북한은 총살 천국이 되어 고위간부들은 언제 자신의 목이 날아날지 몰라 숨도 크게 쉬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김일성이 사망한 후 김정일은 정권의 안정을 위해 3년간 2만여명을 공개처형했고 김정은의 북한은 아마도 200만 명 이상을 공개처형해도 배급제 시절에 환영받던 김일성과 김정일의 위상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살육이 판을 치는 아비규환의 지옥에서 북한주민들은 마약에 의지해 현실도피의 삶을 택하고 있다.

 

2015.05.20 정부는 왜 이들의 DMZ통과 행사를 승인하는가?

김정은이 가장 믿는 구석이 핵무기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비장의 무기로 여기는 것은 핵이 아니라 남한과 해외에서 충성스럽게 활동하는 진보세력이자 종북세력이다. 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깨고 한국사회를 어지럽히며 사회불안과 갈등을 조장하는 세력이다.

 

바로 북한 인권과 북한 핵개발, 북한주민의 처참한 생활상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침묵하면서, 북한의 핵개발을 옹호하고 주한미군철수를 강력히 주장하는 김정은의 대변인, 옹호자, 몸종처럼 행동하는 종북세력이다.

 

오는 5월 24일 국제평화여성운동가들로 자처하는 여성이 2명의 노벨평화상수상자들을 앞세워 한반도의 평화협정체결을 요구하며 평양에서부터 DMZ를 종단하여 서울로 온다는 행사(‘위민크로스 디엠지’)를 정부가 공식 승인했다고 한다.

 

탈북자들은 지난해 11월 18일부터 북한에서 굶어 죽어가는 가족들을 구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 통일을 위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각자 자기가족에 식량을 싣고 가서 따끈한 밥 한 그릇 대접하기 위한 내가족 지원 방북을 추진해 왔다.

 

이와 함께 김정은에게 북한주민이 굶어 죽지 않기 위해서는 핵을 포기하고 북한주민에게 자유를 선물해달라고 요구하고자 했다. 지난 4월 10일 통일부에 125명의 탈북민∙실향민들은 북한의 가족에게 식량을 가지고 방문하기 위한 내가족 지원 방북을 신청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북한 김정은이 전략잠수함 탄도탄수중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조선일보DB

 

한반도 평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인가? 자고 일어나면 들려오는 김정은의 심심풀이 미사일 발사소식과 핵개발∙핵실험뉴스와 사람을 파리 잡는 것보다 더 쉽게 더 잔인하게 살인하는 공개 처형 소식이다. 기아에 시달리는 북한주민들의 굶어 죽는다는 소식도 마찬가지다. 이는 풍요롭게 살면서 평화를 누리는 한반도 남쪽의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는 바로 김정은의 잔인한 살육행위가 멈춰질 때 이루어지는 것 아닌가? 자기가 통치하는 국민을 굶겨죽이고, 때려죽이고, 잔인하게 총살해 죽이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그것도 모자라 남한의 관광객을 살해하고 천안함을 폭침시키는가 하면 대낮에 평화로운 마을을 포격하고, 수많은 민간인을 납치해 돌려보내지 않는 북한의 비상식적인 행위를 막아내는 것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의 가장 중요한 핵심일 것이다.

 

그런데 노벨평화상 수상자까지 앞세워 12개 국가 30여명의 여성이 참여한다는 이번 ‘위민크로스 디엠지’ 행사는 주소를 한참 잘못 짚은 정치적인 쇼인 듯하다. 이는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되야할 반인도범죄자 김정은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본다.

 

한국정부와 정치인들은 한반도의 분단과 불안 원인을 정말 몰라서인지, 탈북자들이 그토록 간절하게 원하는 내가족 지원 방북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고, 평화협정체결이니, 5.24조치 해제니 하는 김정은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시도하는 위민크로스 디엠지 행사를 공식적으로 승인한다고 하니 이해가 안 된다.

 

▲엄마부대봉사단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015년 5월 13일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위민크로스의 비무장지대(DMZ) 판문점 도보 통과를 불허할 것을 통일부에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조선일보DB

 

현재 위민크로스 디엠지 행사를 기획하고 추진하는 인사들과 참여하는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들 대부분은 평양에 자주 드나드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평양을 위해 열심히 일하며 평양의 김정은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면서 김정은의 홍보대사를 자처하는 자들이다.

 

이들은 북한의 처참한 인권실상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침묵해 온 사람들이다. 그리고 북한은 이 행사를 위해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고 “세계인민들과의 연대성 조선위원회”라는 단체까지 만들어 적극적으로 활동해왔다.

 

따라서 위민크로스 디엠지 행사를 공식적으로 허락한 정부라면 하루빨리 탈북자와 실향민이 간절히 요청하는 내가족 지원 방북도 승인하고 실현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해주기 바란다. 굶어 죽는 북한주민이 사라지고 탈북자와 실향민들이 북한에 있는 가족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도록 허락하는 것이 진정한 평화이고 우리 국민이 원하는 진정한 통일이다.

 

위민크로스 디엠지 행사는 북한주민들과 대한민국 국민의 생활과 평화와 안정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정치적인 쇼다.

 

2015.06.05 알 카에다 빈 라덴 지지자가 서울서 한반도 평화를 논하다니…

위민크로스 디엠지의 국제여성평화심포지움에 대한 소회

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DMZ(비무장지대)를 걸어서 넘어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겠다는 야심 찬 계획에 따라 실행되었던 WCD(이하 위민크로스 디엠지)가 별 효과 없이 끝났다.

 

북한에서 있을 때에는 이런 행사들이 열리고 평화통일이란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고,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곤 했다. 북한 주민들에게 있어서 통일은 현재의 가난에서 벗어나는 탈출구이자 폐쇄된 감옥에서 해방되는 자유이며, 굶주림을 풍요로움과 배부름으로 바꾸어줄 희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 주민들은 무력 통일이든, 평화 통일이든, 아니면 적화 통일이든, 흡수 통일이든 상관없이 통일을 간절히 원하고 있고 가끔은 전쟁이라도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푸념하기도 한다. 남한에서 북한에 빨리 쳐들어와 주기를 간절히 바라기도 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라고 하는 매어리드 맥과이어와 리마보위, 그리고 미국 내 여성계 영웅으로 불리는 글로리아 스타이넘, 그리고 월트디즈니의 손녀딸 디즈니 애비게일 등 대단한 여성들이 평양에 몰려갔다. 북한 측은 김일성을 찬양하고, 수십 명이 어깨를 걸고 DMZ를 걸어서 넘어와 축제를 열기를 희망했다. 북한정권 최대의 숙원인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도록 배후에서 조종하고 북한정권의 돈 줄기를 살려낼 5.24조치 해제 등을 주장하게 할 참이었다. 또 통진당 해산으로 위기에 빠진 국내 종북세력을 고무하려는 것이 김정은의 계획이었다. 근사하고 주도면밀했다.

 

▲남북 비무장지대(DMZ)를 걸어서 넘는 행사를 위해 북한을 방문한 위민크로스DMZ(WCD) 대표단이 2015년 5월 24일 경의선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온 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로 입경하고 있다. /조선일보DB

 

WCD 참가자 중 노벨 평화상 수상자 2명이 포함되어 있고, 국제적 명성을 가진 여성이 대거 유입되어 있다고 하니 대한민국 정부는 입에 재갈이 물린 상태였다. 결국 체면 때문에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민의 평화를 지켜주어야 할 DMZ의 빗장을 열었다. 위민크로스 디엠지의 멤버들 중에는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를 지지하고 친(親)나치 활동 등 친테러활동을 벌여 온 극좌파 여성들이 대거 망라되어 있었고 이들 중 일부는 발제자로 나서기도 했다.

 

세계 각국에서 진행해온 평화를 위한 활동의 경험들을 나누는 자리에 알 카에다와 오사마 빈 라덴을 지지했던 코드핑크의 창립자도 당당히 발제자로 나섰다. 한반도의 평화를 논한다는 평화 심포지엄에서는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무력 도발과 북한 핵문제, 북한 주민들을 탄압하는 정치범수용소 실상과 탈북자들을 강제 북송하여 고문하고 학살하는 만행, 잔인한 공개 처형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북한의 김정은 충성 세력들에게 받은 융숭한 대접을 자랑하고 자신들만이 받은 특별대접이 마치 평화의 상징인양 떠들어 댔다.

 

한반도의 평화를 토론한다는 심포지엄에는 경찰병력이 대거 투입되어 참가자들을 엄격히 조사하고, 심포지엄에 참가하고 싶어 하는 탈북민들과 자유진영 여성들에게는 참가권조차 부여하지 않았다. 참가를 원천 봉쇄한 것이다. 행사장 좌석이 텅 빈 상태임에도 자리가 없다고 거짓말하여 자신들만의 잔치마당으로 전락시켰다. 필자가 간신히 행사장으로 진입하자 “탈북 여성이 왜 들어왔느냐? 어떻게 들어왔느냐? 어느 단체에서 초대받고 왔느냐” 하면서 압박하고 나섰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진행되는 평화 심포지엄에서 입만 열면 평화를 외치는 평화주의자들과 평화에 대해 자유로운 토론을 기대했다. 하지만 철저한 통제 속에서 진행된 심포지엄에서는 탈북 여성이 질문할 것이 두려워 탈북 여성에 대한 철저한 감시는 물론 아예 단체 책임자는 탈북 여성 앞에 앉아 탈북 여성의 손을 붙잡고 일어나지 못하도록 압박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위민크로스 디엠지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후 위민크로스 행사장 진입을 시도 하고 있다. /뉴시스

 

탈북 여성이 일어나 발언을 요청하자 회의장에서는 야유와 발언이 쏟아졌고 김정은의 공개처형과 핵개발 실태, 미사일 발사, 정치범들에 대한 탄압 문제를 거론하자 회의장이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탈북 여성은 회의장에 있는 누구도 비난하지도 않았고 회의에 참여한 발제자들에게 깍듯이 예의를 지켰으며 회의를 주최하고 주관하는 누구도 거론하지 않았다. 오직 북한에서 살면서 겪었던 실상과 현재 김정은의 만행이 대한민국과 전 세계를 불행에 몰아넣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말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회의 참석한 여성들과 참가자들은 탈북 여성이 말을 하지 못하도록 고함과 조롱, 야유를 보냈고 결국은 탈북 여성의 발언을 막기 위해 회의를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탈북 여성이 발언한 후 회의에 참가한 한국 여성들은 발언한 탈북 여성을 계속 쏘아보며 분노를 표출했고 온갖 야유를 퍼부었다.

 

정말 그곳이 서울의 다목적 홀이었는지 아니면 평양의 인민문화궁전 회의장이었는지 헷갈릴 정도로 기가 막혔다. 평화를 위해 평화적인 화해와 평화적인 통일을 토론한다는 그 자리에 평화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전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최대 적인 김정은을 옹호하고, 그의 왕국을 추종하는 광적인 열망만이 있었다.

 

누누이 말하지만, 김정은이 지금 가장 굳게 믿는 구석은 핵무기도 미사일도 아니고, 북한주민도 아니며 해외와 남한에서 북한을 추종하는 종북 세력들이라는 것이다. 남한에 똬리를 트는 종북 세력들이다. 이번 위민크로스 디엠지는 그것을 똑똑히 보여준 행사였다. 대한민국의 공권력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려는 세력의 안전까지 신경을 쓰면서 적극적으로 봉사한다는 새로운 사실도 깨달았다.

 

2015.06.23 메르스 사태 본 북한, 생화학전을 노린다?

메르스 공포가 한국사회를 연일 강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메르스에 걸려 죽기보다는 메르스 공포로 확산한 경제 불황으로 죽을 것 같다는 탄식이 나온다. 메르스 공포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추락시키고 대한민국 국민의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경제적 여려움을 주고 있다. 서로 간 불신을 조성하여 사회 불안에다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

 

북한보다 의료수준은 말할 것 없이 우수하고 얼마든지 독감 정도 전염병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선진국 한국이 이렇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북한 사람들 사이에 서로 수군거리며 주고받던 생화학무기 개발에 대한 이야기들이 새삼 떠오른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 외에도 화학가스와 여러 가지 악성전염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파리, 모기, 바퀴벌레를 비롯한 벌레들을 세균무기로 개발하고 있다는 것은 일반인도 아는 사실이다. 북한주민들은 1930년대에 비날론을 개발한 이승기 박사가 비날론 개발 이후에 아무런 과학적 성과도 내놓지 않는 것은 이승기 박사가 세상과 담을 쌓고 생화학무기 개발에만 관여했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그만큼 북한의 생화학무기 개발은 매우 수준급이라고 자랑스럽게들 이야기하곤 했다.

 

생화학무기의 특징은 특별한 기구나 기술 도움 없이도 아주 쉽게 살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무기 자체가 날아다니는 파리와 모기, 등 벌레들이기 때문에 특정지역에서 소리 없이 날려만 보내면 될 뿐 아니라 살상(殺傷)률이 아주 높은 저비용, 고효율의 대량 살상무기로 여겨진다. 이미 정치범들을 통해 살상 정도에 대한 임상시험까지 끝냈다는 소문은 간부들을 통해 일반 주민들에게까지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다 아는 상식으로 통하는 내용이다.

 

▲생화학테러 전담 기동팀의 대응 합동훈련 모습. /조선일보 DB

 

북한주민들이 갖고 있는 맹독성 화학가스와 악성전염병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세균무기에 대한 근거 없는 맹신까지는 아니더라도 북한 김정은이 실제로 세균무기라는 생화학무기를 개발해 놓은 상태라면 이번 대한민국의 정치인들과 일부 세력이 보여준 지나친 호들갑은 정말 김정은에게 엄청난 위로와 격려가 되었을 것이 뻔하다. 메르스에 대처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면서 김정은은 한국을 흔들고 싶다면 언제든지 바이러스에 오염된 파리나 모기를 퍼뜨리고 사이버상을 통해 엄청난 유언비어를 퍼뜨리면 손도 안대고 코 풀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문제가 생기면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사람보다 서로 남 탓만 하면서 그것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한 好機(호기)로 활용하는 자들이 넘쳐난다. 바이러스보다 훨씬 무서운 괴담과 불신 분열이 대한민국 사회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북한이 그토록 오랫동안 서서히 붕괴한 것은 북한의 배급제도가 무너지면서다. 국가가 가지고 있던 개인들에 대한 생계의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길 때 북한주민들에게는 각자가 소유하는, 또는 책임져야 할 것들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예비군 훈련장에 참석한 예비군들이 마스크를 착용한채로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반면에 대한민국에서 개인들은 상당히 많은 자유와 풍요를 누리고 있으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개인적인 책임을 갖고 있다. 하지만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생존을 위한 시장경제 체제도 괴담과 불신, 갈등과 분열, 혼란에 매우 취약하며 쉽게 마비된다. 건강한 대한민국은 서로를 신뢰해야만 하고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 소비자와 공급자의 관계를 유지한다. 개인들의 경제적 활동이 시스템화되지 않은 북한에 비해 사회적 갈등이나 불신, 혼란, 공포 등 안전지수가 훨씬 낮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개인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상호 간의 신뢰와 협력, 복잡한 인간관계와 사회적 그물망을 통해 유지되는 대한민국에서 국민이 느끼는 공포와 불신과 불안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살상무기가 된다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 북한에서도 주민들이 갑자기 배급이 중단되고 경제난이 가중되면서 전국에서 굶어 죽었다는 소식이 나돌았다. 이와 함께 콜레라와 장티프, 발진티프스, 이질, 열병 등 전염병이 창궐하면서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했다. 그때에 북한정권은 각 지역에서 일어나는 아사 사태를 숨기기 위해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자를 엄벌에 처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지만 기차역 플랫폼에 쓰러져 죽은 수많은 시체와 아사직전에 놓인 꽃제비 무리 모습을 본 북한주민들은 언제 굶어 죽을지 모른다는 심한 공포감을 주었다.

 

메르스 사태가 아무리 심각하다고 해도 이 땅의 국민은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살아가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메르스를 핑계로 지나친 공포와 두려움을 조장하는 일부 세력이 있어서는 안 된다.이것은 김정은으로 하여금 남한을 흔들기 위해 생화학무기를 생각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15.07.03 북한 여성 5대 콧대 8대 미인은 돼야 출세한다?

한국의 여성정치인들이 북한에 대해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있다면 아마 여성의 정치참여일 것이다. 수많은 논문은 북한의 남녀평등권과 여성의 정치참여가 한국보다 우월하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북한여성들이 실제로 느끼는 여성의 정치참여나,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 향상은 한국의 여성정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지난 5월 평양을 방문하고 온 위민크로스 디엠지(DMZ) 참가자들도 “평양에 가서 북한의 여성지도자들을 만나 평화에 대해 논의를 했다”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다. 자신들이 북한여성을 만나러 DMZ를 왔다갔다만 하면 분단이 해결되고 평화가 유지될 것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북한에서 남한이나 국제사회의 여성 지도자들과 평화나 분단을 비롯한 정치사회적 문제를 논의하거나 추진할만한 여성 지도자는 전혀 없다고 봐야 한다.

 

한국과 해외 페미니스트들은 늘 북한의 꼭두각시 여성 지도자들과 만남을 민간교류라 떠들며 그들과 교류하여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한다. 물론 북한정부가 자신들의 정책관철을 위해 여러 종류의 권력을 여성들에게 분담하기도 하고 실제로 정치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 경제적인 측면에서 약간의 여성권력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한국의 페미니스트들이 만나는 여성들은 분단과, 평화와 관련하여 어떤 역할도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위민크로스DMZ(WCD) 대표단이 경의선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온 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로 입경한 2015년 5월 24일 경기도 임진각에서 대표단이 행진하고 있다.

 

북한에서 여성권력이라는 것은 대부분 남편이나 집안의 출신성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고 다음으로 많이 고려되는 것이 여성의 인물이다. 대표적으로 고영희나 이설주 같이 백두산줄기나, 만경대줄기 같은 가정적 배경이 없음에도 얼굴 때문에 최고지도자에게 발탁돼 권력을 차지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러한 경우도 지방 권력자들 사이에서나 나타난다.

 

현재는 북한의 모든 주민이 장사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고, 따라서 권력조차도 돈 줄기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많이 달라졌지만 어쨌든 북한에서 여성의 권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배경은 얼굴과 집안의 출신성분이었다.

 

필자가 생활했던 지역에는 5대 콧대, 8대 미인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5대 콧대는 집안이 좋아 좋은 직업과 직위를 차지하고 세도를 쓰는 여성을 가리켜서 하는 말이다. 8대 미인은 얼굴이 아름답기 때문에 간부들에게 잘 보여 한자리를 차지하고 잘나가는 여성을 말한다. 이런 여성들은 늘 불륜의 그림자를 달고 다니면서 여러 가지 무용담을 생산해서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기도 한다. 가끔은 부화사건에 걸려 혁명화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부적절한 성 스캔들이 터졌을 때 북한은 남자를 처벌하기보다는 여성을 처벌하는 경우가 더 많고 사회적 여론도 남성보다는 여성들에게 더 가혹하다.

 

5대 콧대에 속하는 여성들의 특징은 주로 외식업이나 상업유통분야에서 포진되어 있고 식품을 비롯한 생필품을 다루는 기업의 책임자들이며 이들은 상품이 부족한 북한사회에서 상품에 대한 공급권을 남용하여 엄청난 세도를 부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그 여성들에게 잘 보여야만 담배와 술을 비롯한 기호품은 물론이고, 옷, 신발, 세숫비누, 빨랫비누까지 생활에 필요한 생필품을 뒤로 빼내서 폭리를 취할 수 있기 때문에 엄청난 아부를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그 여성들의 세도는 더욱 하늘을 찌르게 되고, 그래서 그들의 이름을 5대 콧대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 여성들의 특징은 집안의 출신 성분이 좋고 부모나. 남편, 또는 아들 등이 권력의 높은 자리에 있다. 다시 말하면 정경유착이 대단히 잘되어 있다는 의미다. 북한에서 평양의 대형음식점이나 외화상점, 외화식당, 백화점을 비롯한 상업유통분야는 대부분이 백두산줄기나 지리산줄기, 만경대줄기 등 고위층의 부인이나, 딸, 며느리들이 차지하고 있는 데서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북한의 기간산업이 붕괴하고 국가의 유통체계가 마비되었기 때문에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유통공간은 장마당으로 자리 잡게 되어 고위층의 부인과 며느리, 딸들이 대거 시장관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언제인가 한국의 통일전문가 한 명이 북한을 다녀와서 북한의 고위층자녀가 다니는 유치원을 방문했는데 유치원 원아 중에 어머니 직업이 시장관리원이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이제는 북한에서 특수계층이 사라지고 시장에서 일하는 서민 자녀도 당 고위간부 자녀가 다니고 있는 특수유치원에 다닌다고 평가하는 것을 봤다. 이것은 북한의 실정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이다.

 

현재 북한에서 가장 먹을 게 있고 돈이 몰리는 것이 장마당이고 장마당에서 상인들을 단속하고 장세를 받는 역할을 하는 시장관리원은 주로 고위층 부인이나 딸들이나, 며느리들이 차지하고 있다. 상인들에게 세도를 쓰고 있다.

 

북한에서 장사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시장이 생존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면서 권력보다는 재력이 막강한 힘을 발휘하면서부터는 권력자 남편이나 아들에게 기대어 세도를 쓰는 여성들보다는 재력에 편승하여 세도 쓰는 여성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요즘 북한에서 인기 있는 며느리는 권력을 상징하는 창전동 며느리나 아내가 아니라 돈을 많이 버는 사장님 아내나, 며느리가 더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2015.07.08 북한 고위층 탈북 최고의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최근 북한의 고위층 망명소식이 심심찮게 들린다. 고(故) 황장엽씨는 생전 북한은 고위층으로 올라갈수록 더 높은 고압선 밑으로 들어가는 것이어서 위험지수가 상승한다고 했다. 그런데 별 경험없는 젊은이에 불과한 김정은이 갑자기 정권을 물려받은 북한은 뭐가 정상적이지 않다. 토지개혁이니, 중요산업 국유화니 하면서 유산자들의 재산을 강제로 빼앗아 공짜로 나누어 준다고 사기를 쳐서 인기를 얻은 김일성이나, 김일성의 인기를 등에 업고 배급제·무상을 발판으로 권력을 쟁취한 김정일과는 달리 김정은은 김일성의 손자, 김정일의 아들이라는 명찰표 외에는 국가의 통치를 위한 어떤 수단도 물려받은 게 없다.

 

수령의 후계자, 백두혈통이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빼고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에게서 물려받은 자산은 수백만의 굶어 죽는 민중이다. 통치자의 말은 콩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절대로 곧이듣지 않는 국민과 가동을 멈춘 지 오래되어 쓸모가 없는 쓰레기더미 같은 공장과 녹쓴 무기와 실제로 실용가치가 있는지도 알 수 없는 핵무기뿐이다. 이것은 남한과 미국을 향해 협박 공갈 하는 용도로는 괜찮은 것 같지만 배고픈 주민들을 달래고 움직이는 데는 별 효용가치가 없다.

 

김정은 입장에서도 할아버지나 아버지에 버금가는 신적 권위를 확보하고 싶지만, 할아버지 김일성 때와 달리 현재 북한에는 땅을 가진 지주도 기업을 가진 자본가도 없기 때문에 강제로 빼앗을 땅도, 재산도 없다. 아버지 김정일처럼 비싼 벤츠, 헤네시코냑, 영국제 “로스만”담배 등 외국의 명품을 차별적으로 나눠주며 마음을 잡을 입장도 못된다.

 

그렇다고 해서 뾰족한 경험이나 경륜이 있는 것도 아니다. 특별히 믿고 기댈만한 주변 충신들도 별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오직 권력으로 내리누르고, 총포탄으로 협박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하지만 ‘속담에 선한 끝은 있어도 악한 끝은 없다’고 했다. 김정은이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하고 주변 간부들을 공개처형하며 협박하자 북한 고위층들은 더 망하기 전에 한몫 챙겨 탈북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 현명한 선택이라는 인식이 파다하다.

 

수백 만 명이 굶어 죽고, 인구의 70% 정도가 영양실조에 걸려 있는 나라 북한. 기업 대부분이 문을 닫고 있고, 가동이 중단되어 폐허로 전락하고 있다. 자체의 힘으로는 성냥 한개비, 빨랫비누 한 장 만들지 못하는 나라, 배고픔을 이기기 위해 밥 대신 마약을 들이키는 나라가 북한이다. 이 나라가 망하지 않고 유지될 것으로 생각하는 고위층이나 북한주민은 없다. 다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망해가는 난파선 위에서 뛰어내릴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공포에 떨고 있을 뿐이다.

 

사실 김정은이 벌이는 살육 행진이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니다.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일성 정권이 김정일에게 권력이양하던 1970년대에도 북한에서는 엄청난 숙청이 있었다. 부주석이었던 김동규, 대남담당이었던 류장식 등 김일성 측근들 상당수가 쥐도 새도 모르게 숙청되었고 수많은 사람이 집단관리소라고 하는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갔다.

 

하지만 그때에는 지금과 같은 정보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에 비밀보장이 잘되었고, 또 배급제가 철저히 시행되던 시기였기 때문에 주민들의 이동이 완전무결하게 통제되던 때어서 지금보다 조용하게 숙청을 진행할 수 있었다. 수많은 사람이 기록도 없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 심지어 사돈에 8촌까지 숙청되었지만 감히 탈북 같은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북한에서 일어나는 각종 처형과 숙청소식이 전파를 타고 재빠르게 국제사회로 전해지고 있다. 배급제의 붕괴로 인해 김정은이 휘두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통제기구도 사라졌기 때문에 예전보다 사람들 운신의 폭이 상당히 넓어졌다. 그리고 당시에는 탈북자가 별로 없었지만, 현재는 약 3만명에 이르는 탈북자가 한국에서 살기 때문에 이 또한 북한주민들이 탈북 용기를 내는 데 아주 고무적이기도 하다.

 

▲탈북고아 강제송환 중지 촉구 기자회견 모습. /조선일보 DB

 

김정은 집권 초기에 탈북자를 방지하기 위해 탈북자를 무차별적으로 잡아들이고 탈북자가족을 3대까지 멸족하라고 지시함과 동시에 남한에서 살고 있는 탈북자들을 납치하여 기자회견을 대대적으로 벌이며 북한주민들을 회유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납치당해 간 탈북자 1명이 10명의 탈북자를 양산했기 때문에 요즘엔 탈북자를 납치하는 것마저 중단하고 국경지역에 살림집들을 모두 철거하고 탈북을 방지하기 위한 구조물 공사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김정은이 아무리 탈북자를 탄압하고 국경을 봉쇄한다해도 목숨을 걸고 목숨을 지키려는 북한주민의 삶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김정은이 북한주민들을 억누르면 억누룰수록, 탈북을 막으려고 하면 할수록 자유와 생명을 지키려는 북한주민들의 의지는 더 강렬해질 것이다. 탈북도 더욱 강력하게 일어날 것이다.

 

단지 대한민국에서 북한의 김정은 정권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어 북한주민들이 북한의 김정은 정권과 대한민국의 정부가 한편이라는 생각을 갖지 않독록 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북한의 고위층들이 더 많이 탈북을 시도할 수 있고, 더 많은 탈북이 시도될수록 북한주민들과 북한의 고위층들이 김정은 정권을 뒤집어보겠다는 용기도 낼 수 있다.

 

바로 지금이 북한의 고위층들이 탈북해야 할 가장 적절한 시기인 것 같다.

 

2015.07.16 최근 北혜산에서 20명의 여성이 자살한 까닭은?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이라는 명칭이 남조선을 뜻하는 줄도 몰랐던 북한 주민들도 이제 남한을 한국이라고 부르고 있다. 오히려 한국을 남조선이라고 부르면 촌스럽다고 할 정도로 남북한 주민들 간 마음의 거리도 상당히 가까워진 것 같다.

 

북한 사람들은 그토록 저주하고 불쌍하다고 동정하던 남한을 찾아 탈북하는 것이 인생역전의 유일한 기회로 인식한다. 망해가는 북한에서 지지리 고생하느니 탈북하는 것이 보통으로 생각한다.

 

북한의 노동당 39호실은 북한에서도 가장 노른자위에 있는 권력이다. 북한주민들은 들어 본적도, 만져 본적도, 먹어 본적도, 그림으로조차도 본 적 없는 세계 최고 명품들을 만지는 곳이자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전용금고로써 가장 많은 외화와 돈을 만지는 곳이다. 사실 북한 최고 권력의 돈을 만지거나 물건을 조달하는 사람들과 해외에 드나들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최고위층들이라야 해외를 경유해 탈북할 수 있었다. 군사분계선을 넘어 탈북하기 위해서는 지뢰밭을 지나야 하고 군사분계선 지역은 일반인들에게 철저하게 통행금지 되어 있다.

 

군사분계선 지역에 있는 군부대들은 주로 출신성분이 좋거나 고위간부 자녀를 위주로 뽑았기 때문에 일반주민이 한국으로 탈북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

 

▲북·중 국경에 설치된 철조망(위쪽), 압록강 최상류 북·중국경에 설치된 철조망. /조선일보 DB

 

그런데 중국이 사회주의 노선을 포기하고 시장경제체제로 개혁개방을 추진하면서 엄청난 경제발전을 이루어 냈다. 중국의 경제발전은 중국민들뿐 아니라 굶어 죽어가는 북한주민들에게도 희망이 되었고 탈출구가 되었다. 특히 1990년대 이후 급격히 추락한 북한 경제상황으로 수백만이 굶어 죽는 참사가 일어나자 수많은 북한주민이 굶어죽지 않기 위해 중국으로 탈출했다.

 

때마침 활발해진 한중교류로 인해 더 많은 중국인과 한국인들이 중국과 한국을 자유롭게 드나들게 됐다. 이 때문에 압록강과 두만강 등 북ㆍ중 국경 지역은 탈북한 북한주민들이 자유와 생명을 찾아 대한민국으로 올 수 있는 탈출구이자, 생명선이 되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생활하는 북한이탈주민은 약 3만 명에 달한다. 이들에게 압록강, 두만강은 자유와 인권을 찾게 해준 탈출구이자 해방구이다. 그런데 요즘 김정은이 북한주민들의 유일한 탈출구인 압록강, 두만강주변의 민가들을 철거하고 철의 장벽을 건설하는 대규모 공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100년 만에 처음 왔다는 대가뭄으로 북한의 식량난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 등 전 세계를 향한 무력도발과 민간인 납치, 북한 최고위층까지 잔인하게 처형하는 반인륜적, 반인도적 범죄행위로 인해 날로 고립돼가고 있다. 이 와중에서 북한주민들은 생명을 부지하기 위해 탈출할 수 있는 마지막 통로마저 차단하려고 한다.

 

북한은 전기 부족, 수돗물도 제대로 나오지 않아 압록강, 두만강에서 강물을 퍼 식수로 사용한다. 모든 빨래와 목욕 등을 강에서 해야 하는데 요즘은 강에 물을 길어 나가는 것도 시간을 정해놓고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덥지만 북에선 에어컨은 구경조차 어렵고 선풍기도 전기가 없어 사용하지 못한다. 북한 주민들에겐 그나마 강가에 나와 강물에 발 담그고 빨래를 하거나 목욕을 하는 것이 더위를 이겨내는 방법인데 이마저 단속하고 통제하고 있다.

 

식량이 부족해서 배를 곯게 하면 강물이라도 마음대로 퍼다 쓰게 해야 하지만 그것조차도 탈북이 두려워 막는 판국이다. 이러다 보니 북한주민들의 생활은 날로 피폐해지고 생활고를 견디다 못한 주민들은 마약에 손대거나 아예 자살을 선택한다고 한다.

 

최근 혜산에서는 20명의 여성이 목을 매 자살했고 젊은 남성은 변사체로 발견돼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특히 7월 19일은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의 날이어서 주민들에게 사상 선전사업을 강화하고 있는데 자살자가 나타나 더욱 긴장하고 있다. 사실 북한에서 자살은 민족반역행위로 낙인찍혀 살아남은 가족에게 이중고를 들씌우는 행위이기 때문에 자살이 억제되었으나 식량난이 심해지고 배급제가 마비되어 처벌제도가 약화하면서부터 자살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김정은 정권이 주민들의 생활을 개선하지 않고 극악한 방법으로 처형을 진행하고 처벌을 강화할수록 북한주민들의 탈북 의지는 강해질 수밖에 없다. 북ㆍ중 국경에 철의 장막을 설치하는 것은 북한주민들에게 희망을 앗아가는 행위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 분노를 표출하고 살길을 찾는 방법은 김정은 정권을 전복하는 방법이라는 의식이 확산하고 있다.

 

압록강, 두만강을 따라 새로 건설되는 탈북방지용 철의 장막은 김정은 정권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2015.07.24 대남 공작원들은 북한의 영웅… 사이버전사들 남한을 노린다

북한에 있을 때 가까운 지인 중에 대남 공작원으로 활동했던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대남공작원의 침투와 소환을 직접 돕는 전투원으로 활동했던 사람도 있었고 남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계에 침투하여 공작원으로 활동했던 사람들도 있었다.


내가 일했던 회사에서 만났던 한 할머니는 외아들을 정찰국에 보냈는데 대남 전투원으로 활동하던 중 남한에 파견 나갔다가 퇴로가 막혀 전사했고 시체도 찾지 못했다고 했다. 북한은 그 할머니에게 전사자 가족 칭호를 주었다. 또 정치 경제적으로 특별 대우를 받고 살았는데 남편도 일찍 사망하고 고양이를 키우고 살아 고양이 할머니로 불렀다.

북한에서는 대남공작원들의 무용담이 일반인들 사이에서 알음알음으로 회자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함께 일하는 동료나 이웃 중에 대남공작원 가족이 있는 경우에는 보다 많은 얘기를 듣게 된다. 나와 외가로 8촌쯤 되는 분도 남한출신 인텔리와 결혼했는데 남편은 유능한 대남공작원이었다.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들리는 말로는 남한에 현지처도 있다고 했다. 대남공작원은 북에서 직업을 가지고 3년, 남에서도 한 3년씩 생활하기 때문에 현지에서 공작상 결혼을 하는 것이 당연하고 남한에서 안정된 직업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깊이 침투된 북한의 대남공작원들이 예전에는 무전기로 지령을 받곤 했지만, 요즘은 핸드폰과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통신수단이 마련되어 무전기 같은 것은 아예 폐기되었다고 한다.

북한의 대남(對南) 전략목표는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정면으로 반대하고, 남과 북의 엄청난 경제적인 차이로 인한 민심 이반이나, 체제의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한 공작활동이다. 따라서 북한정권은 대규모 사이버 테러전사를 양성하여 운영하고 있고 최근 다반사로 일어나는 해킹과 사이버 테러는 주로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졌으며, 대한민국의 여러 중요기관의 피해가 속출하기도 했다.

현재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유언비어와 체제전복적인, 체제 위협적인 발언 출처는 늘 북한의 사이버 전사들에 의한 것이었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기도 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기술을 자랑하고 있고 모든 기관 업무가 전산화되어 있는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테러는 사이버테러 및 해킹이다.

북한에선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하고 북한의 모든 기관은 전산화 비중이 매우 낮기 때문에 한국보다 사이버테러나 해킹의 위협에 비교적 안정적이다. 하지만 북한은 수천 명의 사이버 테러전사를 양성해 국가주도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것은 북한에 필요한 것이 아니라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북한과 달리 개인의 자유와 인권이 중요시돼 간첩처럼 활동하는 정황이 감지되어도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는 한국의 현실인 듯하다. 사이버테러와의 전쟁은 참으로 중요한 전쟁이자 위험한 전쟁이다. 남한의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정책을 교묘하게 이용하면서 국가를 전복하고 자유민주주의를 해치려고 하는 세력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감시하고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상응한 정보활동을 해야 한다.

특히 일부 정치인들이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이라고 밀어붙이는 재미교포 안수명씨는 북한의 김씨 정권을 적극적으로 지지 찬양하는 활동을 펼치는 노길남씨와 깊은 친분관계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노길남씨와 여러 활동을 함께한 인사다. 그는 천안함 폭침이 남한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면서 북한 김정은 정권을 적극적으로 비호하는 활동을 해온 자다. 국정원이 충분히 주시해야 할 인물임이 틀림없다.

국민의 생명이 걸린 안보란 한 치의 오차가 있어선 안 된다. 만일 백만분의 1이라도 실수를 하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기 때문이다.

 

2015.08.05 북한의 새로운 대남 전략코드는 '평화' 공세?

지난 5월 24일 DMZ를 종단하고 서울에서 한바탕 평화라는 이름하에 북한 김정은 정권을 옹호하고 떠난 위민크로스 디엠지(Women Cross DMZ)의 대표적인 여성 인사들이 이번에는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여 친한파 의원인 찰스 랭글 연방 하원의원 및 존 콘여스 의원을 만나 북미(北美) 평화협정을 체결하도록 설득하는 로비를 벌였다고 한다.

 

위민 크로스 디엠지는 지난 7월 21일 미 하원의 대표적 빌딩인 레이번 빌딩에서 찰스 랭글 의원과 면담을 한 23일에는 유엔본부를 방문해 북한정권의 염원인 북미 평화협정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위민크로스 디엠지는 미국 하원방문을 시작으로 하여 8월 16일까지 백악관 앞 시위,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강연, UN 설명회를 가졌다. 그리고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미국 상ㆍ하원의원들에게 서한을 발송하며 캠페인 등 각종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재미동포 전국협회(NAKA), 미주희망연대 및 일부 목회자들을 참여시켜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대대적인 홍보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5월 24일 위민크로스DMZ(WCD) 대표단이 경기도 임진각에서 행진하는 모습. /조선일보 DB

 

위민 크로스 디엠지 집행위원이자 기획에 참여한 정현경 유니언 신학대 교수는 지난 6월 14일 필자의 사업장을 찾아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을 바꾸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남과 북을 다 같이 살아본 탈북자들 생각으로는 한반도에서 평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남한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북한에 있다는 것이다.

 

해방 후 70년간 대한민국은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면서 경제적인 풍요와 인간다운 삶의 터전을 마련했지만, 북한은 수백 만명이 영양실조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 또 수십 만명이 북한을 탈출 해외에서 떠돌고 있고 자고 나면 공개처형이라는 끔찍한 소식이 전해진다. 세계에서 가장 인권이 열악한 상황이다. 위민크로스 디엠지가 38선을 종단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김정은이 북한주민들에게 마음 놓고 세상을 보여줄 수 있는 자신감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3만명에 이르는 탈북자들이 북한을 탈출해 그 실상을 고발하고 3만 명의 탈북자들이 북한 밖 소식을 북한에 전하고 있다. 더는 북한 내부의 진실을 숨기지 말고 솔직하게 알리고 북한 외부의 진실을 북한주민들이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평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북한 내부의 참혹한 진실을 숨기기 위해 김정은이 매달리는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 각종 납치와 테러는 한반도 평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5월 24일 위민크로스DMZ(WCD) 대표단이 행진하는 임진각 부근에서 보수단체 인사들이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조선일보 DB

 

고향을 등지고 떠나온 탈북자들과 기아나 영양실조로 얼굴이 퉁퉁 부은 아이들을 떼어놓고 식량을 구하러 떠났다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한국에 입국한 수많은 탈북 여성들의 눈물을 인정해야 한다. 북한 가족에게 북한의 자식에게 밥 한 끼라도 지어 먹일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결단을 김정은이 내린다면 한반도의 평화는 지금 당장에라도 가능하다. 그런데 위민크로스 디엠지는 도대체 이러한 초보적인 상식조차 모르는 듯하다.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것인지, 국제사회와 한반도에서 너무나도 터무니없는 공세를 펴고 있다.

 

2015년 1월 5일 김정은은 노동당 대남사업부 간부들을 모아놓고 “다가오는 대선에서 전폭적인 지지율을 얻으려면 민족의 화해와 협력, 통일의 상징인 개성공업지구 활성화와 금강산관광 재개, 이산가족상봉 등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남조선 당국과 맞서야 합니다” 라고 말했다. 또 ▲국가보안법 철폐 ▲고려연방제 ▲평화협정체결 등이 가장 중요한 통일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지 않은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속담처럼 김정은이 연초에 이런 방침을 제시한 후에 위민크로스 디엠지(Women Cross DMZ)는 5월 24일 38선을 넘어와서 ‘평화’라는 명목하에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야 한다고 하면서 김정은 정권을 옹호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더구나 미 의회와 유엔까지 찾아가서 한반도 평화의 핵심인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라고 주장하는 촌극을 벌였다니 도대체 이런 행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현재 한반도 상황에서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바뀌기 위해서는 우선으로 김정은 정권이 핵 포기를 해야 한다. 만약 북미 평화협정 체결 후 김정은이 핵을 무기로 대한민국을 협박하고 나선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누가 입을 것이며, 누가 감당할 것인가?

 

위민 크로스 디엠지의 평화공세가 과연 누구를 위한, 누구에 의한, 누구의 전략인지 의심이 되는 이유이다.

 

2015.08.13 북한 주민에게 회자되는 "밤새 안녕하십니까?"

요즘의 북한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말은 “밤새 안녕하십니까?”라고 한다.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의 잔인한 처형부터 시작해서 고위층부터 밑바닥까지 숙청의 피바람이 회오리 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권력유지의 역사적 경험을 보면 별로 신기할 것도 없고, 새로울 것도 없지만 김일성과 김정은 시대의 숙청은 비밀리에 진행돼 왔고 여행의 자유와 거주이전의 자유가 철저히 통제됐기에 일반주민들은 어디에서 누가 얼마나 숙청됐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요즘은 배급이 중단되어 모든 주민들이 너도나도 식량구입을 위한 장사활동과 여행을 하기 때문에 신문과 방송, 텔레비전이 알려주지 않는 잔인한 숙청소식들이 실시간으로 전국에 퍼져나간다는 것이다. 특히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에 비해 권력기반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아버지 김정일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을 숙청해야 하고 그 숙청의 효과가 매우 커야 한다. 그래서 김정은은 매우 잔인한 방법으로 처형을 감행하고 있고, 현재 북한사람들은 숨소리도 크게 내지 못하고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는 고위간부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일반주민들에게도 모두 해당되는 것인데다가 김정일 때와는 다르게 사건이 터지면 아주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갑작스럽게 공개처형을 진행하기 때문에 누구를 막론하고 불안에 떨고 있으며 그러한 상황을 반영하는 요즘 북한주민들의 아침인사는 “밤새 안녕하십니까?”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있는 북한주민. /조선일보 DB

 

자유아시아 방송에 따르면 최근 김정은이 당창건 70주년이 되는 올해 10월 10일전으로 현재 진행 중인 북한고위층들이 연루된 대형 사건들을 마무리하고 노동당 간부사업(人事)의 종료와 관련된 비밀지시를 국가안전보위부에 하달했다고 한다. 그런데 김일성이나 김정일 시대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지만 이러한 비밀지시의 내용이 외부로 새어나가 가뜩이나 불안해서 보신주의로 뭉쳐있는 북한의 간부들이 더욱더 숙청의 두려움에 떨고 있고 그야말로 요지부동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은 이 지시문에서 향후 간부사업에 관한 책임은 모두 국가안전보위부가 지게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사건들을 해결하는데 박차를 가해 노동당창건 70돌 전으로 당 간부사업을 무조건 마무리 지으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북한에서 당, 사법, 행정기관의 간부사업은 노동당 조직부가, 공장·기업소책임 일꾼들과 외국 파견 등의 간부사업은 노동당 간부부가 책임지는 것이 원칙이고 법이어서 사실상의 효력은 미미하다.

 

한편으로는, 김정은이 간부사업에 대해 아무런 권한도 없는 국가안전보위부에 간부사업을 빨리 추진하라고 독촉장을 내민 것은 더 많은 고위간부들을 숙청하라는 의미이자, 정상적인 간부사업만으로는 아버지 계열의 당·사법·행정기관 간부들에 대한 간부사업이 쉽지 않다는 점을 방증한다. 따라서 김정은이 매달릴 수 있는 방법은 현재의 당·사법· 행정기관 간부들에 대해 국가 안전보위부가 더 많은 죄를 뒤집어씌워 숙청하는 것이다.

 

게다가 남한으로 탈북한 탈북자들의 북한에 대한 공세도 만만치 않다. 최근에는 한 탈북자 단체가 김정은과 김정은의 가족들, 그리고 김정은 호위그룹인 북한 최고위층에 제거 현상금을 최소 500만 달러에서 최고 1억달러까지 가격을 매겨 전단을 살포했다. 또한 북한에서 떠돌고 있다는 “통일 후 처단해야 할 대상자명단”까지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고 한다. 이에 대한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우리민족끼리”라는 매체를 통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 캡처

 

북한의 지인을 통해 전달받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하려고 한다. 작년 3월 북한에서는 갑자기 김정은 암살대비훈련을 벌였다. 국내 언론에서는 김정은 암살 대비훈련에 대해 대대적인 분석을 하기 도 했었다. 그러나 김정은 암살 대비훈련이 진행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고, 시간이 많이 흐른 뒤 북한주민들 속에서 회자되었다고 한다.

 

작년 2월 어느 한 종편프로그램에서는 김정은을 암살하는데 1000만 달러 현상금을 걸고, 핵무기와 미사일, 생화학무기, 그리고 남한에서 활동하는 간첩들의 명단 등에 대해 가격을 매겨 북한에 전단으로 보내면 아주 효과적일 것이라는 한 패널의 제안이 있었다.

 

같은 달 중국에 다녀온 한 탈북자는 북한에서 넘어 온 주민들로부터 “형님 남조선에서는 김정은이 목을 따면 천만달러나 준다면서요?”하고 물었다고 한다. 그리고 북한 전역에는 김정은이 암살당했으며 김정은을 암살하면 천만달러를 준다는 유언비어가 파다했다는 것이다. 김정은은 암살의 악몽에 시달리게 되었고 급기야는 암살 대비훈련까지 벌이는 추태를 연출했다는 것이다.

 

세상사에는 수많은 부메랑들이 있었다. 현재 북한주민들이 떨고 있는 “밤새 안녕하십니까?”가 김정은에게 “밤새 안녕하십니까?”로 바뀌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2015.08.22 대북확성기는 평화통일을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핵심열쇠

우리 정부의 대북 확성기 재개로 북한에 비상이 걸렸다. 북한군은 20일 남쪽을 향한 포격을 감행하고 총참모부의 명의로 된 전통문을 보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1일 새벽 "최근 조성된 엄중한 사태와 관련하여 20일 밤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가 긴급히 소집된다"고 보도했다. 한편으로는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 명의의 서한을 청와대에 보내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고 하면서 유화적인 태도를 연출하기도 했다.

 

북한의 이처럼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은 그만큼 대북 확성기 효과가 크다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대북 확성기만큼 효과적인 무기가 없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우리는 대북 확성기를 포기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북확성기를 더 확충하여 북한과 맞닿은 방방곡곡에 대북 확성기를 설치하고 북한주민들의 고통과 아픔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탈북민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북한 주민은 가난과 굶주림에 찌들어 짐승처럼 살아가며 삶의 희망과 용기를 잃어가고 있다. 탈북민이 북한주민들에게 자유와 인권에 대하여 알려주며 용기와 희망을 안겨주어야 하는 것이다.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지난 기간의 경험에서도 보여주었듯이 북한은 남한에서 강하게 대응하면 스스로 꼬리를 내리고 남한에서 약하게 대응하면 오히려 기세가 등등해져서 더욱 심하게 도발을 해대는 특징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에는 절대적으로 원칙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고 강한 모습을 보여주어야지 그렇지 않고 예전처럼 좌왕우왕하며 나약한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된다. 북한은 그런 모습을 약점으로 삼아 더욱 위기를 고조시킨다는 것을 우리는 그동안의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만일 2010년 천안함이 폭침되었을 때 한국주민들이 스스로 분열되어 우왕좌왕하지 않았다면 백주대낮에 일어난 연평도 포격은 없었을 것이다. 그때에도 논의 됐던 대북 확성기를 재개 했다면 어쩌면 김정은 정권은 탄생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지금쯤은 통일 됐을 수도 있다. 북한의 도발은 김정은 정권이 존재하고 남한에 종북 세력이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이며 대한민국이 북한과의 대치에서 늘 머뭇거리고, 양보할수록 심해질 것이다. 그래서 꽃다운 우리의 아들들이 두다리를 잃은 댓가를 톡톡히 치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사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북한에도 한국의 소식과 드라마 등이 여러 경로를 통해 북한으로 전달되고 있고 그래서 현재 북한의 젊은 층들 속에서는 한국 노래를 모르면 사람 축에 들지도 못할 정도로 한국에 대한 정보와 한국의 문화가 흘러들어가고 있다. 그런데 대북확성기가 재개되어 남한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달되면 현재 암암리에 떠돌고 있는 한국의 뉴스와 문화는 양지로 나와 북한주민들의 변화를 촉진시킬 것이다. 누가 남한의 정보를 듣고 있는지 분간이 되지 않기 때문에 통제가 어려워지고 한편으로는 남한의 정세와 상황을 북한의 상황과 비교하여 토론하는 토론의 장을 만들 수 있다. 이런 토론의 장이 북한주민들이 스스로 궐기하여 독재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평화통일은 바로 북한주민들이 스스로 독재정권을 청산하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선택했을 때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북한주민들에게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가치를 어떻게 전할 수 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대북 확성기를 통해 우리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우월성을 전달하고 북한주민들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에 대해 미리부터 학습을 하도록 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통일 준비이다.

 

만일 대북 확성기 중단을 막고자 북한이 한국에 도발을 일으킨다면 가차없이 대응을 해야 한다. 만에 하나 남과 북 사이에 국지전이 일어난다고 해도, 아마도 그것은 김정은 정권이 북한주민들 스스로 힘에 의해 붕괴되는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다. 특히 김정은이 북한의 고위층들을 잔인하게 공개적으로 처형함으로써 북한에는 현재 김정은 정권을 뒤집어엎을 절호의 기회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어느 때보다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북한 주민들이 스스로 70년 분단의 역사와 70년동안 지속되어온 수령세습왕조를 끝장내고 자유민주주의 물결에 동참하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북한 정권은 북한주민들을 남한과 국제사회의 정보에서 차단하려고 인터넷과 전화 등 모든 통신수단을 차단하면서 대한민국의 인터넷에는 수시로 침입한다. 북한 정권은 사이버테러를 감행하고 유언비어를 퍼뜨려 대한민국을 분열시키고 혼란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종북 세력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특히 대한민국의 선거에 깊이 개입한다. 그래서 김정은 정권을 유지시켜 줄 종북 정권을 탄생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수시로 도발을 감행한다. 먼저 자유와 민주주의를 실현한 대한민국이 자유를 박탈당하고 인권을 침해당하는 북한주민들을 도와줄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인 대북방송과 대북전단을 스스로 포기했던 아픈 시간을 다시는 돌이키지 않도록, 이번 대북 확성기 재개를 끝까지 멈추지 말기를 탈북자로서, 북한 주민들의 심정을 대변하여 간절히 부탁드린다.

 

2015.08.25 북한군-주민, 압록강 주변 몰려들고 금 사재기 등 전쟁 두려움 남한보다 더 해

북의 지뢰도발로 시작된 남북 간 긴장상태가 지속하고 남북고위급회담이 열리는 가운데 지난 21일 북한은 대남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며칠 동안 '남한에서 전쟁 공포증이 일어나 주민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하면서 황당한 내용을 보도했다.

 

북한은 “지금 금융시장에서 남조선 종합주가지수가 50% 이상 떨어지는 형편"이라느니, "부산의 한 예비군 훈련소에 동원된 예비군들은 북한의 중대 입장이 발표되자 절반 이상이 집으로 도망갔다"느니, "남조선 주민들 속에서 전쟁 공포증이 만연해 라면, 음료수를 사서 저장해 놓는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하면서 "인천의 한 백화점에서는 주민들이 식료품을 무더기로 사가면서 백화점 안이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질서 유지를 위해 경찰이 출동했다", "외국행 비행기표 가격이 (암시장에서) 본 가격의 10배 이상 뛰어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는 등 어처구니없는 보도를 해서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남한에서는 이러한 보도가 북한주민들을 상대로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 보도는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며 지난 기간 언론을 통해 있었던 내용을 짜깁기해서 한국 내 불만세력이 현 정부를 상대로 들고일어나 나라를 교란하고 갈등을 조장하여 현 정부가 또다시 북한의 전략에 말려들게 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만일 북한의 이 보도가 북한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면 인천의 백화점에 차고 넘치는 상품, 전쟁이 일어날 것 같다고 하면서 비행기를 타고 도망칠 수 있다는 것, 예비군훈련에 무더기로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등 모든 내용은 북한주민들에겐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도발로 남북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015년 8월 21일 오후 경기도 파주 임진강 건너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에 있는 북한 초소에서 북한군 병사가 마주보고 있는 육군 초소를 지켜보고 있다.

 

북한은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한국의 전쟁 공포증 현상에 대해 보도하면서 다른 편으로는 북한의 청년 100만명이 군에 자원입대했다느니, 전투태세에 돌입했다느니 하면서 호들갑을 떨어댔는데 이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대한민국에서 암약하는 종북 세력에게 사인을 보내 정부를 압박하도록 소동을 일으키고 국민을 선동하여 내란을 일으켜 대북확성기를 철수시키고 이번 회담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도록 하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인 것이다.

 

최근 북한의 국경지역주민과 전화통화를 해보니 대규모 군인모집도 없었고 북한주민은 전쟁에 관심도 없었으며 하도 준전시 상태를 많이 겪어서 또 그러나보다 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부 주민들은 오히려 “진달래꽃은 언제나 피려는가?”하면서 대한민국 국군이 하루빨리 북한 땅에 진주해주기를 간절히 기다린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진달래꽃이 다시 핀다는 것은 1950년 12월부터 1951년 1월 미군과 한국군이 남한으로 후퇴하면서 진달래꽃이 다시 3~4월이 되면 다시 돌아와 북한을 공산치하에서 해방해주겠다고 약속했다는데서 유래한 말이다. 북한주민들이 남한에 의한 통일을 바라는 마음에서 사용하는 말이다.

 

1993년 국제원자력기구가 북한의 영변 핵 기지를 사찰한다고 해서 북한에 전쟁분위기가 고조되었던 적이 있었다. 당시 북한의 중국국경지역, 특히 압록강주변의 주택값이 갑자기 폭등했다. 남한주민들은 전쟁이 터지면 비행기를 타고 빠져나가지만 북한주민들은 비행기도 탈 수 없고 배도 탈 수 없으니 압록강이나 두만강을 통해서 중국으로 도망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전쟁위협을 겪고 난 북한주민들은 그 이후에는 금 덩어리를 모으거나, 달러나 엔화를 모으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특히 당 간부나 고위층, 돈을 많이 벌어들인 사람들일수록 달러나 엔화를 많이 긁어모았고 금 덩어리들을 사들여 보관한다는 것은 공개된 비밀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현재 북한에서는 군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또 실질적으로 군 병력 계획을 채우지 못해 여성까지도 강제로 징집하는 형편인데 100만명이나 군에 자원입대했다는 것은 정말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북한군 사이에서도 전쟁이 일어난다면 도망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인데, 굶어 죽는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칠 청년이 진정 북한에 몇 명이나 있겠는가? 라고 반문하고 있다.

 

대부분의 탈북자는 만일 정말 전쟁이 일어난다면 김정은은 한국군이나 미군에 의해 사살되는 것이 아니라 북한 군인들의 총에 맞아 사살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현재의 북한 군인들은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나눠주는 배급을 먹고 성장한 세대가 아니라 장마당에서 부모님들이 피땀을 흘리며 장사를 해서 식량을 사 먹여 살린 세대다. 수만 명의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에 와서 자유롭고 풍요롭게 생활한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성장한 세대이기 때문에 만일 김정은이 섣부르게 판단하고 도발을 하여 기회를 준다면 당장에 총부리를 김정은 정권으로 돌려댈 것이라는 것이다.

 

2015.08.27 김정은이 도발해 얻는 효과는

DMZ경계근무를 서던 두 장병이 북한이 매설한 지뢰에 다리를 잃는 참사가 일어났다. 생떼같은 아들이 군대에 나가 다리를 잃었으니 그 어머니와 아버지의 심정은 어떠하겠는가?

 

그런데 예전과 마찬가지로 또 남한에서는 북한의 입장을 철저하게 대변하는 그룹과 사람들이 나타났고, 북한의 소행이 뻔한 데도 불구하고 앞장서서 북한이 하지 않았고, 남한에서 조작이 되었다느니, 남한의 자작극이라느니 하는 괴담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그러면 그 지뢰는 과연 누구에 의해 무엇 때문에 거기에 설치했단 말인가?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군 수색대원 2명에게 중상을 입힌 지뢰폭발사고. /조선일보 DB

 

사실은 이런 일이 이번 뿐은 아니다. 2010년 천안함 폭침이 있은 뒤 얼마 안 되어 어느 한 강연장에서 만났던 한 여성이 나에게 물었다. “천안함 폭침을 누가 했다고 생각하세요?”, “김정일이 했겠지요” 제가 이렇게 대답했더니 그 여성이 나에게 “김정일이가 몸도 아프고 배도 고픈데 왜 했겠냐?”는 것이다. 그래서 “몸도 아프고 배도 고프니까 했겠지요” 했다. 이번에는 나더러 “너 정부기관에서 교육받고 왔지?” 하면서 “네가 아무리 그런 기관에서 교육받고 그렇게 말해도 한국 사람들이 이제는 다 똑똑해졌기 때문에 그런 말을 믿지도 않는다”고 했다.

 

너무도 기가 막혀서 “당신은 지금 나를 모욕하고 있다. 내가 그런 기관에 가서 교육받는 것을 본적이 있는가? 그리고 설사 기관에서 교육을 받았다고 할지라도 사람마다 소신이라는 것도 있고 양심이라는 것도 있고, 특히 대한민국에는 언론의 자유가 있는데, 정부기관에서 시킨다고 시키는 대로 하겠는가? 당신은 나를 업신여기고 모욕하고 있다” 고 화를 냈더니 이번에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욕을 쏟아놓았다.

 

그래서 다시 “아니 대통령이 미운 것이랑 천안함을 북한이 폭침시킨 것은 별개의 문제인데, 아무리 그래도 대통령이 밉다고 대통령이 천안함을 일으켰다고 말하면 되느냐? 만일 당신이 대통령이라면 자기나라의 군인들을 그렇게 죽이고 싶겠느냐?”고 했다. 언쟁이 다소의 시비로 번진 적이 있다.

 

하여간 대한민국은 지금 이상한 나라가 되었다. 세월호와 같은 국내에서 일어난 사고는 무조건 정부의 잘못으로 일어난 사고여서 수천억을 들여서라도 원인을 밝혀내라고 야단을 치면서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이나 연평해전, DMZ지뢰사건까지 북한이 일으킨 도발에 대해서는 무조건 조작이라느니, 우리 정부가 북한을 너무 잘못 대해줘서 그렇다느니, 우리 정부가 만든 자작극이라는 등의 음모설을 퍼뜨리고 모든 책임을 대한민국정부와 대한민국에 돌리는 특징이 있다. 그러니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신나는 일이겠는가? 살짝 건드려만 주어도 남한에서 동지들이 열심히 활동하면서 편을 들어주고 추임새를 넣으면서 기를 살려주니 말이다.

 

북한에서는 자신들이 도발하고도 남한에서 도발했다고 하는데 한국에선 어떻게 된 것인지 북한 도발에 당했는데도 북한사람도 아닌 남한에 사는 사람들이 계속 북한이 그럴 수가 없다고 하면서 남한이 조작했다고 한다.

 

1997년 2월 탈북하기 전이었는데 1996년 강릉잠수함사건이 터졌을 때 강릉에 잠수함을 타고 잠입했던 부대가 상주했던 지역인 함경남도 낙원군에 여행을 갔었다. 당시 그곳은 1996년 9월에 터진 강릉잠수함사건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었고 그곳의 한 이름 없는 야산에는 강릉잠수함사건에서 사망된 21명 전사자들의 묘지가 만들어져 있었다.

 

▲강릉에서 좌초된 북한 잠수정. /조선일보 DB

 

물론 강릉잠수함 사건은 북한이 도발한 것이 아니고 남한의 도발에 걸려들었다고 선전했는데 그 지역사람들은 그 잠수함부대가 정찰국부대여서 남한에 남파되었다는것을 당연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북한은 절대로 남한에 침투한 것이 아니라 잠수함이 남한의 도발에 의해 나포됐다고 선전했다. 강릉잠수함사건 때 이광수씨가 귀순하여 그 부대는 해산됐고, 이광수의 부인과 어린 딸은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갔다. 대신 전투에서 사살된 사람들은 영웅으로 포장됐고, 사살된 사람들과 결혼했던 부인들은 모두 국제관계대학과 노동당중앙당학교 등 간부양성기지로 추천받아 교육을 받고 여성간부로 등용됐다고 했다.

 

북한은 남한에 대한 도발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고, 남한에 먼저 도발을 하고도 늘 뻔뻔하게 남한에서 침범해서 정당방위를 했다고 주장한다. 도발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영웅대접을 하고 자신들의 승리로 선전하는데, 한국은 북한의 도발에 당해서 부상을 당하고 아까운 청춘들이 살상을 당해도 북한에 대한 항변보다는 남한군부에 대한 처벌과 남한정부의 책임과 남한정부 자작극 내지는 조작이라고 떠들어 대며 괴담 만들기에 더 바쁘다.

 

그러니 김정은 입장에서는 남한에 대한 도발을 일삼는 것이 아주 훌륭한 심리전이자 남남갈등의 효과적인 도구라고 생각할 만 한 것이다. 그러니 자꾸만 도발을 일으켜 남한의 아까운 청춘들을 제물로 만드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2015.09.04 재외동포 선동하는 北대변인 노길남, 알고보니 미국 시민권자?

며칠 전 미국에 사는 지인이 보내온 메일을 보고 너무 놀라 충격에 빠졌다. 북한에 살 때, 때마다 북한 노동당 요구에 따라, 또는 스스로 북한노동당에 충성심을 검증받기 위해 수없이 북한을 찬양하고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선전선동문이 있었다 그런데 북한 노동당대변인 담화보다 더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의 비굴함 넘치는 수사를 동원한 것이 대변인 담화문이었다. 그런데 충격에 충격을 받은 것은 이 사람의 소속이 북한의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아닌 재미교포, 미국 시민권자라는 사실이었다.

 

어쩌다가 인생이 그렇게까지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리 충성을 해야 할 입장이라도 이건 좀 심한 것 같다. 주인공은 바로 미국에서 활동하는 ‘민족통신’ 대표 노길남씨다. 물론 노길남씨가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북한 주민에게 주는 최고의 상인 ‘김일성상’까지 수상자여서 이해는 하지만 해도 너무한 것 같다.

 

정도를 지나친 것 같고 비굴함과 굴욕의 극치를 보여준다. 소위 언론인이라고 자처하는 노씨에게 과연 언론의 양심, 정의, 진실의 개념은 있는지 황당했다. 김정은에게 충성한다는 것은 그렇다치고 한 발 더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과 해외에 사는 재외동포들을 선동하고 있어서 더욱더 두고 볼 수만 없었다.

 

최근 북한의 목함 지뢰 매설로 인해 한국인 장병 2명이 다리를 잃는 일이 일어났고 도둑이 매를 드는 격으로 북한은 한국의 대북방송 재개에 포격으로 대응했다. 그런데 노길남은 ‘민족통신’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렇게 선동했다.

 

▲北 김일성상을 받은 노길남씨(왼쪽부터)와 홍선옥 북한최고인민회 서기장, 노길남씨 부인의 모습. /민족통신 홈페이지

 

“박근혜 정권은 심지어는 8·15해방 70주년 공동행사마저 가로막는 천하의 매국집단이다. 이 정권은 조국의 자주적 통일을 바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시작부터 반민주, 반평화, 반민족 사대 매국정책을 견지해 왔다. 이 때문에 해외 애국 동포들은 북부 조국의 통일정책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처럼 북한의 도발에 의해 피해를 본 대한민국 정부를 모독하면서 북한을 옹호했다.

 

또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 긴급소집’에서 나온 북부 조국의 입장과 그 방침이 애국적이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이러한 입장과 자세는 김일성 주석의 민족관이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민족제일주의’ 사상이며 동시에 김정은 제1위원장의 조국통일관이라고 확신한다”며 김일성과 김정은에 아부하는 낯 간지러운 찬양을 했다.

 

또 “미 지배세력과 박근혜 정권은 북조선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북은 미국과 대적할 핵무기뿐만 아니라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신기한 무장력을 갖추고 있지만, 이것보다도 더 강한 무기가 천만 군민의 일심단결된 위력이라고 북녘 동포들은 자부하고 있다. 그리고 북조선은 항일투쟁사에서 일제를 타승하고 해방조국을 건설하였고, 그 이후 분단조국 70년 동안 벌인 조-미 대결에서도 백전백승의 전통을 이어왔다.

 

1968년에 일어난 ‘푸에블로호’ 사건뿐만 아니라 ‘미군의 121 정찰기추락사건’, ‘판문점 미루나무사건(혹은 도끼사건)’ 등을 통해서도 미국을 굴복시킨 것이 조선이다. 그리고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 전개한 조-미 대결에서도 조선은 승리의 길을 걸어왔다. 지금 김정은 최고 지도자는 기회만 있으면 조국통일성전을 벼르고 있다. 이번에도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이나 남한이 조선의 경고를 무시하고, 지금처럼 속임수를 지속한다면 그것은 스스로 제 무덤을 파고 말 것이다” 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미국과 대한민국 정부를 강력하게 공갈 협박하고 있는데 이 글을 읽고 누가 이글을 미국에 거주하는 재미교포의 글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북한의 훈련된 노동당 선전 선동 일꾼이 읽어도 오금이 저릴 정도의 아부 아첨이 심한 글이다.

 

노씨는 “각계각층의 북녘 동포들은 최고지도자, 최고 사령관의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 그 명령이 내려진다면 북녘의 천만 군민은 최고 지도자를 하늘처럼 떠받들며 전체가 하나같이 일심단결한 위력으로 남한과 미국을 일격에 타승할 결의를 다지고 있다. 그 단결의 힘을 세상 어느 나라도 당할 자가 없다는 것이 북녘 동포들 모두의 일치된 반응이다. ‘강경에는 초강경으로! ‘라는 구호는 조선 군민의 한 세기 전통이며 자랑이다.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 정권이 사는 길이며 미국이 강대국의 위상을 조금이라도 연장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당장 대북 비난 방송을 중지하고, 11년 만에 다시 설치한 대북방송 확성기 설치물들을 즉시 철거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여러 번 경고한 대로 8월22일 오후 5시까지 그 설치 기재들을 그냥 둔다면 박근혜 정권과 미국의 오바마 정권은 그 후에 일어날 사건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며 국제사회를 우롱하는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공갈 협박했다.

 

북한주민을 잔인하게 공개처형하고 수백만명이 영양실조에 허덕이며 죽어가고 있는데도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만 열을 올리는 김정은 정권은 지뢰도발을 감행했다. 그 도발로 대한민국의 21세 청년들이 발목을 잃는 참사를 당했는데도 책임을 대한민국 정부에 뒤집어씌운다.

 

이 와중에서 미국과 대한민국을 비난하는 노씨같은 사람은 미국 땅에 살 대상이 아니라 북한으로 보내 평양의 통일전선사업부나 선전선동부에 근무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FBI는 속히 ’민족통신’ 대표 노씨의 정체와 소속을 밝혀주기 바란다.

 

2015.09.16 김정은 탈북자 막기 위해 목함 지뢰 도발했다

‘능력에 따라 일하고 수요에 따라 공급받는 공산주의 이상향을 만들어주겠다’고 선전하면서 계속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강요한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만들어낸 아사(餓死)국 북한. 수백만 명이 굶어 죽는 지옥 나라를 세습 받은 김정은이 안는 가장 큰 골칫거리는 아마 북한을 떠나고 싶어 하는, 도저히 북한에서 살고 싶지 않은 북한 주민의 탈북희망을 어떻게 잠재울 것인가? 일 것이다.

 

김정일 사망 후 김정은 세습 초기부터 가장 큰 적은 남한 대통령도, 미국도 아닌 바로 탈북자였다. 현재 김정은이 직면한 난제는 탈북자와의 전쟁이다. 김정일 사망한 직후 2012년 초 김정은은 세습통치 첫 목표를 탈북자 숙청으로 정했다. “탈북자는 현장에서 발견되면 무조건 사살하고 탈북자 가족은 3족을 멸하라”며 서슬퍼른 명령을 내렸다.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뒤 압록강 두만강지역에는 새로운 철조망을 설치했고, 돌로 담장까지 높이 쌓고 있다. 북∙중 국경지역 경비를 대폭 강화하고 압록강, 두만강 지역의 주민들도 허가시간 외에 강에 접근하기만 해도 사격하라는 지시를 국경경비대에 내렸다 한다.

 

최근 양강도 혜산지역 주민들은 북한 당국이 강가에서 물 긷는 시간을 아침에 1시간, 오후에 1시간으로 정해놓고 물을 긷도록 하고 있다. 날이 어두워지고 절대로 압록강에 얼씬도 못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인민반 회의를 통해 지정된 시간 외에 강(압록강)에 접근하게 되는 경우 국경 경비대의 경고사격을 받을 수 있으니 지정시간 외에는 강둑에 접근하지 말라는 지시를 전달했다. 지역 주민들은 “최근 지역별로 허가된 시간 외에 압록강에 접근하면 총에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불안이 심해지고 있고 식수와 빨래, 목욕 등의 불편 때문에 주민들의 고통이 심해지고 있다”고 했다.

 

다른 북한 소식통들도 지정 시간 외에 주민들이 강에 내려오면 경고와 함께 강에 발을 담그기만 해도 위협사격을 가하라는 지시가 내려왔기 때문에 “군인들조차도 강에 마음대로 내려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전한다.

 

이외에도 김정은은 탈북자 가족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심하게 하고 있다. 일반인을 포섭해서 탈북자 가족들을 감시하고 있기 때문에 그 감시가 2중 3중으로 강화되고 있다. 체포조와 미행조를 만들어 중국에까지 진출하여 탈북자 색출해내고 있다.

 

▲탈북자의 재입북을 권유하는 영상(왼쪽 위부터 반시계방향으로), 탈북과정을 담아낸 영화 '크로싱' 스틸컷, 쌍안경으로 바라보고 있는 김정은. /조선일보 DB

 

한편 북한주민들 가운데는 이번 목함 지뢰도발사건이 북한 지뢰이며 지뢰의 성능이 좋아서 남한의 군인들이 발목이 절단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선포하고 전 국민이 장삿길에 나섰을 때 북한당국은 북한주민들을 처벌하는 각종 대책을 세우고 북한주민을 괴롭혔다. 그때 북한주민들은 “당이 정책을 세우면 인민은 대책을 세운다.”고 말하면서 북한정권의 탄압을 이겨내고 장사를 해서 생명을 지켜냈다. 탈북 또한 북한정권의 정책에 맞서 만들어낸 북한주민들의 또 다른 대책의 한가지이다.

 

김정은이 지금처럼 국경을 봉쇄하고 탈북자들에 대한 갖은 탄압을 다 한다면 아마 북한주민이 택할 수 있는 생존의 방식은 휴전선을 넘어 탈북하는 것일 것이다.

 

북한주민들이 휴전선을 통한 탈북을 감행하지 못한 것은 지뢰 때문이었는데 어쩌면 김정은의 전략은 북한주민들의 휴전선을 통한 탈북을 막을 목적으로 이번의 목함 지뢰사건을 터뜨렸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목함 지뢰사건은 어느 정도로 성공한 것이다. 남한의 장병 2명의 발목 희생 대가로 북한주민들에게 휴전선 지역에 매설된 북한 지뢰가 매우 성능이 높은 것으로 선전되었고 남한에 여러 가지 지원명분을 얻어내는 효과도 있어서 김정은 입장에서는 1석 3조 효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국경을 봉쇄하면서 휴전선을 통해 탈북하려는 북한주민들에게 남한 청년들 다리가 잘려나가는 모습을 공개하면서 최대한 협박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주민들이 절대로 휴전선을 통한 탈북은 꿈도 꾸지 못하도록 한 것뿐만 아니라 김정은의 천재적인 지략으로 남한정부를 굴복시켰다고 주민들에게 선전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번에 재미를 단단히 본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앞으로도 제2, 제3의 목함지뢰 사건을 계속 일으킬 것이며 이러한 불장난은 북한주민들의 탈북의지가 사라지지 않는 한 계속 될 것이다. 따라서 DMZ지역의 지뢰를 제거하기 위한 운동을 벌여야 한다. 특히 북한의 지뢰를 제거할 수 있도록 유엔과 국제사회가 강력히 나서야 한다.

 

앞으로 지뢰로 인한 희생은 북한군보다 남한군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남한군인들의 희생이 커질수록 북한주민들에게는 휴전선 일대에 매설된 지뢰에 대한 공포와 위협이 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2015.09.22 北 추석풍경-①②

가을걷이 동원돼 추석 때 집에 오기도 힘들다는 데

분단의 세월 70년이 흘렀지만,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에 고향을 방문은 고사하고 가족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하는 이산가족이 수백 만 명이 넘는다. 고향땅에 가서 성묘라도 하고 싶은 이산가족 슬픔은 70년째 계속 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주민은 북한 땅에서조차 조상의 묘를 마음대로 찾을 수 없다. 여행증명서 발급받기가 어렵고 전력난, 에너지난으로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멀리 있는 조상의 묘를 찾아가 볼 엄두도 내지 못한다.

 

북한에서 추석에 성묘하고 묘지를 찾을 수 있는 경우는 대부분이 집 근처에 조상의 묘가 있는 경우이다. 평양이나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권력층이거나 돈이 많은 경우에만 승용차나 화물차, 또는 버스를 대절하여 갈 수 있어 멀리 성묘 가지만 대부분 서민은 제사음식을 해서 머리에 이고 가거나 등짐 지고 걸어서 가야 하기 때문에 집에서 간소하게 차례 상을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탈북자들이 합동 차례를 올리는 모습. /조선일보 DB

 

그뿐이 아니다. 북한에서 추석은 모든 사람이 농촌에 가을걷이 전투로 농촌지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식구들이 모여서 추석을 쇠는 일은 거의 드물다. 대부분 가정 아이들이나 직장인들이 농촌 동원으로 집을 떠나있고 추석에도 집으로 돌아올 수 없다. 군대에 나간 아이들은 물론이고 중∙고등학교와 대학생들, 직장인들은 8월 말 9월 초부터 10월 중순까지 40여 일간 가을걷이에 동원되어 농촌에 나가 숙식을 하며 일해야 한다. 그래서 한국 땅을 처음 밟은 탈북민들이 바라보는 한국의 추석풍경은 정말 신비로움 그 자체이다.

 

북한의 제사상은 한국의 제사상에 비해 매우 간단하기 때문에 탈북자들, 특히 탈북여성들이 한국에 와서 생활하면서 상당히 당황하는 것 중의 하나가 제사상 차림이다. 북한에서는 아무리 대단한 권력을 누리는 간부라고 해도 제사상은 생선 한 가지, 과일 한 접시, 지짐 한 접시, 떡 한 접시, 나물 한 접시, 밥 한 그릇, 술 한 병 정도이다. 탈북여성 중에 남한 남성과 결혼해 추석이나 음력설에 시댁에 가서 제사상을 차리거나 명절 음식을 만들다가 시집식구들에게 웃음거리가 되거나 분쟁이 생겨 심한 경우에는 이혼까지 하는 경우도 있었다.

<②편에 계속>

 

나무 묘비 뽑아가 땔감 쓰는 바람에 성묘 때 멱살잡이 하기도

<①편에서 계속>

북한에는 제사를 숨어서 지내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가족 중에 정치범이나 범죄자로 낙인되어 사망한 경우에는 민족 반역자를 추모하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제사를 지내면 안 된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은 제사를 지내더라도 숨어서 남들 몰래 제사를 지내거나 아예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경우도 있다.

 

1990년대 이전 북한에서 배급제를 실시할 때에는 정부에서 제사를 허례허식과 탐오낭비 현상이라고 통제하고 단속했기 때문에 제사상을 아주 간단하게 차렸다. 그러다가 국가의 배급제도가 무너지고 스스로 장사를 해서 살아가야 하는 상황이 되자 북한주민들 속에서는 조상신을 잘 섬겨야 한다는 미신이 심하게 나타났다. 그 결과로 제사상을 잘 차리려는 풍조가 심하게 나타나게 되었다.

 

북한주민들은 생활이 궁핍해질수록 조상신에게 기대는 심리가 더욱더 심해져서 제사상을 잘 차리기 위해 추석이나 음력설 몇 개월 전부터 제사상에 올릴 물건들을 미리 하나하나 장만하기도 한다. 추석 때가 가까워지면 장마당의 물가가 하늘 높은 줄을 모르고 폭등하기 때문이다. 배급제가 무너지자 북한의 추석풍경은 훨씬 더 바빠졌고 풍요해지기도 했다.

 

▲강원 고성 부근에서 북한 주민이 한복을 차려입고 이동하는 모습. /조선일보 DB

 

하지만 식량난이 심해서 입에 풀칠도 어려운 집들도 늘어나 얼굴이 비치는 멀건 죽물을 마셔야 하기 때문에 송편이나 떡 같은 음식은 꿈도 꿀 수 없는 경우가 더 많아지기도 했다.

 

지금은 북한에서도 제사상을 만들어 파는 사람들이 생겨서 제사상에 올릴 음식들을 모형으로 만들어 팔기도 하고 실제 제사상을 만들어 파는데 제사상을 그대로 돌려주면 가격이 저렴하고 제사상에 올랐던 음식을 먹거나 상하게 하는 경우에는 그에 대한 비용을 따로 치러야 하기 때문에 제사상의 가격이 매우 비싸진다고 한다.

 

이런 상차림은 제사상뿐 아니라 결혼식 상이나 환갑상, 돌 생일상에도 활용되는데 어쩌면 ‘목의 때를 벗길 수 있는’ 기회를 간절히 기다렸던 사람들이 특별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이기도 하다.

 

북한에서 추석날 벌어지는 또 하나의 웃지 못할 슬픈 풍경이다. 이는 공동묘지에 세웠던 묘비가 없어져서 서로 묘지를 찾지 못해 실랑이가 벌어지는 장면이다. 북한에서 묘비를 대리석으로 해 세우려면 엄청난 권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북한주민들 대부분은 나무로 깎아 만든 비석을 세우는데 1990년대부터 땔감이 부족한 주민들이 공동묘지에 있는 묘비들을 모두 뽑아다가 불을 때버리기 때문에 오랜만에 공동묘지에 가면 어느 묘지가 어느 묘지인지 분간이 어렵다. 그래서 다른 묘지에 가서 제사를 지내고 일어섰는데 실제 묘지주인이 나타나 서로 낯을 붉히며 싸우는 일까지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추석이나 음력설 이후에 ‘명절 증후군’을 앓는 사람이 많은 데 비해 북한에서는 일상화된 굶주림 속에서 늘 음식의 부족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추석이나 명절에 음식을 과식하여 위장병이나 장염을 앓는 사람들이 급증한다.

 

하루빨리 분단의 장벽을 넘어서 남과 북이 마음껏 고향으로 성묘도 가고 가족도 만나러 자유롭게 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2015.10.05 시리아 난민은 도망칠 자유라도 있지만 북한 주민은 그럴 자유도 없어

북한인권법 통과를 위한 미 인권재단(HRF)의 기자회견에 다녀왔다.

 

미국에서 2004년 통과한 북한인권법이 한국에서는 아직도 통과되지 않는 데 대해서 외국인들이 목소리 높이는 것을 들으니 그야말로 격세지감(隔世之感)이었다.

 

취재 나온 언론사도 몇 곳 되지 않아 썰렁한 기자회견장에서 모 언론사 젊은 기자의 질문은 놀라 나자빠질 정도였다. 기자는 “북한인권법은 김정은 정권을 붕괴시킬 우려가 있고 김정은 정권이 붕괴하면 최악의 상황이 올 것이라고 하면서 그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외국인들에게 물었다. 탈북자의 입장에서 정말 피가 거꾸로 솟는 것을 느꼈고 내가 답변할 자리가 아니었지만, 자리를 차고 일어나고 싶었다. 미 인권재단의 인사도 격양된 모습으로 질문에 답했다.

 

▲3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미국 인권재단(HRF) 주최로 열린 북한인권법안 통과 촉구 기자회견 모습. 김태훈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상임대표(왼쪽부터), 지성호 북한인권청년단체 나우 대표, 게리 캐스파로프 고문위원장, 토르 할보르센 HRF 대표, 세르자 폽보비치 민주주의 운동가. 오릿 코펠 지미 웨일즈 재단 대표이사. /뉴시스

 

최근 시리아 난민사태로 전 세계가 발칵 뒤집히는 사건이 있었다. 지난 9월 4일, 3살배기 시리아 난민 소년 아일란 쿠르디의 익사체가 해변에서 발견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시리아 난민 문제는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고 독일과 영국 등 세계의 강대국들은 시리아 난민 구조에 나서고 있다. 한국에서도 역시 시리아 난민문제는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며 언론이 앞다투어 시리아 난민문제와 시리아난민 어린이들 문제를 다루었다.

 

1994년 김일성 사망 직후 북한에서는 300만명이 아사했고 살기 위해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들은 중국땅과 동남아지역을 떠돌며 북한으로 북송되지 않기 위해 엄청난 고통과 위협에 시달렸다. 특히 김정일이 사망한 후 김정은은 탈북자들을 무조건 총살하고 탈북자 가족은 3대를 멸족시키라는 지시를 하달했다. 그래서 당시에 34명의 탈북자는 북송되었고 그중에는 태어난 지 2개월밖에 안 된 갓난아기도 있었다. 결국 34명은 강제북송 되었고 생후 2개월밖에 안 된 어린 아기는 하늘의 푸르름조차 알기 전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식량난으로 인한 기아와 공개처형 등 정치적 탄압을 피하기 위한 대량 탈북이 시작되지도 벌써 2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아직도 북한인권법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정치인들이 수두룩하고, 임기 동안에 북한인권법 통과를 막은 것이 가장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야당 국회의원도 있다. 수많은 북한주민과 어린이들이 압록강, 두만강에 시체로 버려져 나뒹굴어도 누구 하나 사진 찍어 올려주고 그들의 억울함과 그들이 당한 고통에 대해 나누어주는 이도 없는 것이 북한주민 현주소다.

 

시리아 난민들은 탈출하려다가 실패하여도 데려다가 공개 처형하는 법이 없지만, 북한 주민들은 독재와 압제를 견디지 못해 탈북하다가 붙잡히면 또다시 지옥의 불가마보다 더 무서운 그곳으로 다시 끌려가 고문당하고 학살당한다. 그런데도 대한민국의 공식 언론의 기자라는 사람이 공공연히 북한 인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정은 정권이 붕괴하여 생기는 나쁜 결과를 운운하며 북한인권법의 통과를 반대하는 발언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전쟁이든, 분쟁이든, 세계의 어느 나라에서도 독재와 압제를 피해 도망친 사람들을 다시 붙잡아다가 공개 처형하고 고문하는 나라는 북한밖에 없다.

 

▲한동대 북한인권학회 '그곳에는 사랑이 없다'展-'비둘기 고문을 당하는 수용자'. /세이지 제공

 

시리아 난민이나, 이라크 난민이나, 아프가니스탄 난민이나, 수단 난민이나, 세계의 어느 나라도, 어떤 독재국가도, 도망칠 자유는 주어져 있지만, 북한 주민들은 도망칠 자유조차 철저하게 박탈당하고 있다. 시리아의 소년은 죽어서라도 자신들의 처지를 세계에 알리고 전 세계의 양심을 움직일 수 있지만, 북한의 어린이들은 아무리 비참하게 시체로 나뒹굴어도 누구 하나 쳐다보는 이조차 없이 그렇게 사라져갔다.

 

그럼에도 독재자에게 아첨하고 굴종하면서 김정은의 나팔수가 되어 김일성과 김정일과 김정은을 비호하고 찬양하고, 탄압받고 압제 받는 북한주민들과 탈북자들을 능욕하는 종북 세력들에게는 당당하게 “통일문화상”까지 차려진다. 많이도 말고 북한주민들에게 도망칠 자유라도 줄 수 있게 노력해보자, 더도 말고 북한의 꽃제비 어린이가 배고파서 압록강, 두만강 주변을 떠돌다가 시체로 발견되면 세계 유수의 언론들이 앞다투어 달려와 그들의 고통이, 그들의 아픔이 전 세계에 알려질 수 있도록 만이라도 노력해보자.

 

김정은 정권의 붕괴가 무서워 북한의 동포들이, 북한의 가족들이 겪는 고통과 아픔과 불행을 모르는 척하는 잔인한 한민족이 되지 말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 지나친 욕심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국민이 나서서 전 세계에, 그리고 정치인들에게 간절히 북한인권법을 통과시켜달라고 간청해주기 바란다. 한반도 통일의 핵심은 북한주민들에게 자유가 주어지는 것이며 북한주민들이 독재체제에서 벗어나 자유와 인권을 누리는 것이다. 북한주민들에게 주어질 자유와 인권을 위하여 대한민국 국민은 김정은 정권의 붕괴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2015-10-09  북한주민들, 남한의 공산주의자 활동가들 잘 알아

북한에서 빨치산 혁명가요로 불리는 ‘적기가’는 이렇게 시작된다.

민중의 기 붉은기는 전사의 시체를 싼다.

시체가 식어 굳기 전에 혈조는 기발을 물들인다.

높이 들어라. 붉은 기발을 그 밑에서 굳게 맹세해

비겁한 자야 갈라면 가라 우리들은 붉은기를 지키리라

 

북한에서는 교과서는 물론이고 체제 선전을 위한 여러 출판물에서는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에 대해 “전 세계 무산자여 단결하라”라고 가르쳤고 북한이 주장하는 무산자는 다른 말로 민중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가 수립되었기 때문에 무산자를 지칭하는 민중이라는 말 대신에 근로 인민 대중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북한에서 황해도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우연히 북한에서 하는 대남방송을 듣게 되었다. 한때 ‘통일혁명당 목소리 방송’이라고 부르다가 ‘민중의 소리’ 방송으로 바꾸어 진행하는데 북한사람들은 들을 수 없게 되어 있고 남한지역에 송출하고 있었지만 가끔 채널이 잡혀서 들리는 경우가 있다. 북한사람들은 처음에는 서울말투의 여성이 하는 방송을 듣고 남한의 대북방송인 줄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었다.

 

필자도 처음에는 남조선 방송인 줄로 착각하고 열심히 들었는데 들으면서 보니 이상하게도 방송내용이 김일성을 찬양하는 내용이었다. 방송에서는 김일성을 주석님이라고 부르면서 남녘의 민중은 김일성주석님을 민족의 태양으로 부르며 칭송하고 있고, 김정일은 향도의 별로 찬양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뭔가 이상하게 생각이 되었는데, 다 듣고 보니 ‘민중의 소리방송’이라는 북한의 대남방송이었다.

 

▲北의 대남방송 스튜디오. /조선일보 DB

 

북한의 남한관련 출판물들에서는 남한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데모와 시위, 북한의 김일성을 지지하고 찬양하며 추종하는 내용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남한 국민을 민중이라고 지칭했고 그들의 투쟁을 민중민주주의 투쟁이라고 명명했다. 남한에는 ‘민중서신’이라고 하는 지하조직의 뉴스레터도 있다고 했다.

 

북한은 통일혁명당을 조직하고 주도했던 김종태에 대해 통일혁명당 서울시위원장으로 소개하면서 공산주의 혁명가 전형으로 선전했으며, 김종태의 이름을 딴 김종태 전기 기관차 공장이 평양에 있고 해주에는 김종태 사범대학이 있다. 북한에서는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김종태를 비롯한 통일혁명당 당원들과 남조선 공산주의자들의 투쟁에 대해서 선전하는 다양한 종류의 책자들을 만들어 보급하였기에 북한주민들에게도 남한의 공산주의자들에 대해서는 잘 알려졌다.

 

북한은 통일혁명당이 해산되기 전에는 공산주의 운동으로 명명하였다가 김종태를 비롯한 통일혁명당 당원들이 일망타진되고 통일혁명당이 해산되면서 공산주의 운동이 남한에서 국민의 호응을 얻지 못한다는 판단했다. 통일혁명당 조직이 드러나 해산되면서 공산주의 운동을 은폐하기 위한 목적으로 민중민주주의 운동으로 변경했다.

 

남한으로 탈북한 후 여러 인사를 만났는데, 그들 중에는 민중 신학자도 있었고, 민중민주주의자도 있었다. 그리고 통일운동을 한다고 하면서 민중민주주의를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처음 그들을 만났을 때 그들이 사용하는 ‘민중’이라는 용어는 나에게 뭔지 모를 께름칙함 같은 것이었고 상당히 섬뜩한 느낌이었다. 그것은 아마도 북한에서 접했던 남한의 통일혁명당에 대한 이야기들과 남한의 공산화를 추구했던 통일혁명당의 투쟁목표가 민중혁명이었다고 배웠기 때문인 것 같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바로 민중민주주의를 주장하는 통진당과 궤를 같이했던 한 정치인에 대해 공산주의자라고 확신한다는 답변 때문에 국정감사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하고 광화문광장에서 김일성 만세를 부를 수 있어야 제대로 된 민주주의 사회라고 주장하며, 공산주의자인 모택동을 존경한다고 했거나, 국가보안법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공산주의를 허용하고 북한이 주장하는 사람 중심의 민중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에 대해 공산주의자로 확신한다는 말 한마디를 꼬투리 잡아 집중포화를 하는 걸 보니 갑자기 이곳이 서울인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북한이 정의한 민중민주주의 용어를 그대로 쓰고 있고 통일혁명당사건에 가담했던 사람들과 그들과 연관된 사람들이 민중민주주의를 주장한다면 삼척동자 누구라도 민중민주주의를 공산주의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표현의 자유는 고사하고 생각의 자유조차 억압하는 주장이야말로 북한식 전체주의 발상이며 북한식 사회주의 공산주의 독재의 전형적인 행태 아닌가?

 

2015.10.13 北 열병식은 북한주민의 피로 이뤄진 것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기념해 벌인 열병식이 끝났다. 열병식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 열병식은 2만여명의 군병력과 10만명의 평양시민이 동원된 사상 최대 규모의 행사로써, 군사무기로는 300mm방사포(종전 KN-09로 호칭)를 처음으로 선보였고, 개량형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열병식에서 김정은은 25분간의 육성연설을 통해 “우리 당은 미제가 원하는 어떤 형태의 전쟁도 다 상대해줄 수 있다”고 하면서 “조국의 푸른 하늘과 인민의 안녕을 억척같이 사수할 만단의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선언할 수 있다”고 미국을 향해 전쟁하겠다는 선전포고와 함께 “횡포한 미제와 직접 맞서 수치스러운 패배만을 안기고 제국주의의 강도적인 제재와 봉쇄도 강행 돌파해 나가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불굴의 기상과 단합된 힘은 원수들을 극도의 불안과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0일 오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해 중국 류윈산(오른쪽)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과 함께 사열하고 있다. /뉴시스

 

국제사회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고 북한주민들에게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김정은으로써는 열병식에 십 수 만명의 인원을 1년 가까이 열병식 훈련에 동원하고, 북한의 지하창고에 숨겨져 있던 군사무기를 총출동시켜 천문학적인 비용을 탕진했다. 자신에 대한 세 과시와 함께 미국을 향한 선전포고를 한 것이며, 북한주민들에게는 독재자로서의 위상을 자랑한 것이다.

 

이번 열병식을 위해 북한은 지난 7월부터 평양 밀림비행장에 각종 미사일과 방사포 등 포병 장비, 장갑차 등 수송장비 등을 집결시켜 열병식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도 2만여명의 군인이 동원된 사열훈련을 위해 인민군의 각 부대에서는 1년 전부터 신체검사를 통해 군인들을 선출하고 평양에 집결시켜 사열훈련을 했을 것이다. 10만명 규모의 민간퍼레이드를 위해 평양시내 대학생들은 6개월 이상 학업을 전폐하고 행사준비에 동원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공장, 기업들도 노동자들도 수 개월 전부터 선출되어 전문적인 행사준비에 동원되었을 것이며, 배경대(매스게임)를 맡은 고등중학교 학생들은 1년여 동안 배경대 연습을 위해 20kg 이상 되는 무거운 배경대 책 배낭을 메고 다니며 훈련했을 것이다.

 

북한은 통상적으로 열병식과 같은 대규모 행사를 위해 1년 전부터 사람들을 선발하여 집단합숙을 시키면서 훈련을 시킨다. 군인의 경우에도 열병식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훈련을 하는 도중에 훈련강도가 너무 심해서 피오줌을 싸고, 심지어 훈련도중에 사망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것은 모두 철저히 은폐된다. 특히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경우에는 대소변조차 제대로 볼 수 없어서 행사에 동원된 학생 중에는 방광염이나 신장염에 걸리는 학생들이 많다. 행사 당일에는 화장실을 마음대로 다닐 수 없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선 채로 대소변을 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번의 열병식은 다른 때와 달리 더욱더 북한주민들에게 고통을 가중시켰다고 한다. 북한의 국가 예산이 거의 바닥난 상태에서 김정은은 이번 행사를 위해 주민들에게 가구당, 개인당 과제를 주어 돈과 식량 등을 강제로 갹출하였기 때문에 북한주민들은 김정은을 “흡혈귀”라고 부르는 지경까지 가게 되었다고 한다.

 

국제적으로 북한붕괴설과, 김정은의 지도력에 대한 불신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이번 열병식과 군중시위에서 보여준 북한주민들의 열렬한 환호는 그처럼 심각한 식량난과 경제난 속에서도 끄떡하지 않는 북한 노동당의 위력을 과시했고 조기붕괴론과 건강이상설, 내부갈등 및 쿠데타 설에도 불구하고 집권 4년차 지도자로서 김정은 ‘유일한 영도체계’가 확실하게 잡혔다는 자신감을 보여주었던 것 같다.

 

▲북한이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핵배낭 부대를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김정은은 이번 열병식에 6ㆍ25전쟁 때 서울 점령의 선봉에 섰던 T-34전차를 등장시킴으로써 서울점령 의지를 간접적으로 나타냈고, 핵배낭부대와 300mm 방사포, 탄도미사일 등을 통해 대한민국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자랑하기도 했다.

 

북한주민의 70%에 해당하는 1800만명이 식량 및 생필품 부족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30%인 700만 명 이상이 심한 영양실조에 시달리며 생명의 한계선을 넘나들고 있다. 전국의 역전과 장마당에는 영양실조로 얼굴에 버짐이 하얗게 핀 꽃제비가 들끓고 있는데도, 김정은은 그냥 입에 올리기조차 버거운 14억 달러(한화로 1조 6천억원), 북한주민 29개월분의 식량을 구입할 수 있는 생명유지 비용을 단 하루 몇 시간 과시를 위해 공중에 먼지로 날린 셈이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대북지원의 노랫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서울 점령 의지로 무력시위를 하고 대한민국 국민 머리 위에 뒤집어씌우기 위한 핵배낭과 방사포를 위해 지금 이 시간에도 열심히 백성의 굶주림을 무시한다. 대한민국의 북한추종자들은 남북교류니, 남북대화니 운은하면서 틈만 생기면 북한 지원 궁리에 요란법석이다. 열병식을 제대호 이해했다면 이제 더는 대북지원을 논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2015.11.11 '붉은 자본가'가 실각한 근본적인 이유는?

국가에서 주는 것이 아니면 어떤 것도 허용되지 않던 북한에서 배급이 끊기고 상점에는 진열품조차 없어서 빈 포장케이스만 올려놓고 파리를 날리던 때가 있었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생필품은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돈도 물론 부족했지만, 돈이 있어도 팬티 한 장, 성냥 한 갑도 살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북한주민들은 너도나도 모두 장마당으로 나갔다. 장마당은 북한주민들의 유일한 삶의 터전이 되었다.


북한에서는 개인들이 물건을 사고파는 것 자체를 자본주의 황색바람으로 규정했다. 그래서 장마당에서 물건을 교환하거나 사고파는 행위 자체는 사회주의에 반하는 비사회주의적인 행위로서 범법이자 불법이었다.


김정일과 북한의 노동당은 사회주의는 지키면 승리요, 버리면 죽음이라고 하면서 생계를 위해 마지막으로 선택한 북한주민들의 상행위를 불법으로 몰아붙였다. 상품이나 돈을 몰수하거나 처벌하여 감옥행을 시키거나 심한 경우에는 공개처형까지 감행했다.


하지만 먹고 살기 위해서 북한주민들은 “사회주의를 지키기 위해선 자본주의를 해야 한다”, “장사만이 살길이다”라면서 목숨 걸고 장삿길에 나섰다. 운이 나쁘면 힘들게 번 돈을 통째로 국가에 빼앗기고 한지에 나앉아 꽃제비가 되거나 탈북하거나, 자살하거나, 굶어 죽는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국가의 배급이 중단되자 사람들은 각자 살기 바빠서 옆집에서 잘사는 것에 별로 신경을 쓸 형편도 안 되었다. 그러다 보니 “수입 대 지출”과 “불로소득”을 따지며 서로의 감시를 멈추고 각자 수단껏, 능력껏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였다. 배급제 때보다 더 잘사는 사람들도 생기고 배급제 때보다 더 품질이 좋은 물건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길도 열려, 어떤 측면에서는 생활이 많이 편리해졌다고 느끼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북한주민들은 자본주의를 은근히 선호하게 되었고, 국가의 지시에 지나치게 충성하여 장사도 하지 않고 앉아서 배급 줄 날만 간절히 기다리던 착한 주민들은 대부분이 굶어 죽었다

 

▲북한 장마당 전경 /조선일보 DB

 

지금 북한의 장마당은 활성화 단계이다. 커티스 멜빈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연구원이 최근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밝힌 북한 공식 장마당의 수는 2010년에 비해 두 배가량 늘어난 406개 정도이며 국영 시장인 장마당 외 비합법 시장도 성장세에 있다고 한다.


물건을 되넘기는 ‘되거니 장사’,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파는 ‘메뚜기 장사’, ‘중고집(중고매장), 비상설 ‘야간시장’ 까지 합치면 북한 내 시장 수는 800개가 넘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현재 북한의 노동당원 10명 중 7명은 장사를 했다고 하고 북한주민의 80% 이상은 국가의 배급이 아닌 스스로 장사활동에 의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주민의 생계방식이 장마당으로 바뀌고 북한의 경제가 장마당 경제로 전락했다고 해서 북한을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판단하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사료된다.


장마당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일이 있다고 해서 자본주의는 아닐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를 갖추려면 장마당에서 물건을 사고팔아서 생기는 이익이 자신의 소유로 인정받아야 하고 물건을 만들고, 상품을 사고파는 모든 행위가 정당화되어야 한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아직 주민들이 장마당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행위에 대해 불법으로 치부하고 있다. 개인의 소유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모든 돈과 재산을 몰수할 수 있고 그것은 반당, 반혁명, 반정부행위가 되어 장성택처럼 공개 처형을 당하든지, 아니면 감옥으로 갈 수 있는 것이다.


북한에서 돈을 가장 많이 주무르고, 호화판 사치행각을 일삼던 북한판 붉은자본가의 대표주자 최룡해의 실각설이 나왔다. 현재 북한에서는 최룡해 외에도 김원홍, 황병서 등 자본주의 한국이나 미국의 재벌가들보다 더 호화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는 고위관리들의 자녀들을 붉은 자본가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그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국가의 권력을 이용해서 개인의 향락을 누리기는 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을 공식적으로 인정해주는 것이 아니며, 사용권은 있으나, 소유권은 모두 김정은 개인에게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김정은의 측근에서 제거되는 동시에 모든 것이 제로상태로 된다.


따라서 그들은 붉은 자본가가 아니라 김정은의 수족일 뿐이며, 김정은의 눈 밖에 나는 동시에 알거지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목숨까지 위태로워지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자본주의는 경제주체들의 자유를 기반으로 해야 하고 수요와 공급이라는 자발적인 시스템이어야 하며, 그래서 자유 시장경제에는 엄격하고 공정한 원칙과 법치가 구현되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북한주민이 인식하고 있는 자본주의는 국가의 배급시스템이 아닌 개별적인 상행위를 자본주의로 생각하고 있고, 도둑질을 하든, 사기를 치든,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자본주의인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북한주민들은 배급제붕괴 이후에 장사하면서 일확천금을 꿈꾸고, 돈이 되는 일이면, 들통나지만 않는다면 무슨 일이든 해서 돈을 많이 끌어모으는 것이 능력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이러한 행태는 정상적인 자유 시장경제에서는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행위들이다.


오늘의 북한은 김정은 수퍼 오너 1인과 김정은의 대리인으로 활동하는 소수의 용역이 불법으로 축적하고, 숨겨진 자산을 갖고 행세하는 북한식 배급제의 변종일 뿐이다. 북한의 장마당이 현재와 같이 안정세를 유지한다면 김정은 독재 세습정권의 연착륙이 가능해질 것이다. 김정은 왕조에 빌붙어 기생하며 붉은 자본가로 불리는 탐관오리들의 횡포와 부정축재도 더 심해질 것이다

 

2015.11.18 북한 방문 반총장에게 드리는 탈북자의 편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님께서 이번 주 평양을 전격 방문하신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총장님께서는 2006년에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되어 현재까지 재임하셔서 유엔을 이끄시는 수장이자 탁월한 협상가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한국인 유엔사무총장으로서 반기문 총장님의 전격적인 평양방문은 민족사에 길이 남을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또한 북한의 인권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정착시키는 데 큰 기여 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특히 저희는 북한에 가족을 둔 탈북민들로서 누구보다도 반기문 총장님의 평양방문에 많은 기대를 합니다.


탈북민들은 굶어 죽는 가족을 보고 북한을 떠나온 사람들입니다. 저희는 북한에 있는 우리의 가족이 기아선상에 헤매고 있고 너무나도 참혹한 인권 사각지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통일이 된다고 하더라도 가족이 굶어 죽고 총에 맞아 죽어 만날 수 없을까 하루하루 근심과 걱정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보고서에도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북한의 식량이 42만여 톤 부족하지만, 현재까지 확보한 양이 14 2000여 톤에 불과하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쌀과 옥수수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60만 톤이나 감소해 주민 1600만 명이 식량난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유엔은 북한의 기아사태에 대응해 끊임없이 많은 식량지원을 해왔지만, 북한의 식량난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전체 인구 2462만 명 가운데 70% 정도에 해당하는 1800만 명이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식량이나 영양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전체인구의 30%에 해당하는 700만 명 이상이 심한 영양실조에 걸려 있지만 해마다 유엔기금도 줄어들어 어렵다는 것이 유엔의 발표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엔은 저희 탈북자와 실향민이 각자 자신의 가족은 자신이 책임지고 살릴 수 있도록 기회를 허락해주는 것이 유엔기금을 확보하는 것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임을 직시하고 탈북민, 실향민의 내 가족 지원 방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주시기를 간절히 요청합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 /조선일보 DB

 

대한민국에 살아가는 3만 탈북민과 실향민의 소원은 그리 큰 것이 아닙니다.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에 대한 생사확인과 서신 거래라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가족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끓여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들에게 쌀 한 가마니라도 보내서 북한에 있는 가족이 굶어 죽지 않게 돕고 싶을 뿐입니다.


정부와 국제기구가 돕는 것은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분배하기 위한 인력이 필요하지만, 탈북자와 실향민은 자신이 직접 자기 가족을 책임지도록 하면 될 것이기 때문에 추가비용도 필요 없고 모니터링도 필요 없고 핵개발이나 미사일 같은 군사무기 생산에 오용될 염려도 없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수많은 탈북자가 배고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굶어서 죽어가는 가족과 자식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탈북했습니다. 이들에게 자신의 가족을 책임질 수 있도록 반기문 총장님께서는 이번 평양방문 때 이 문제를 가장 중요한 의제로 삼아주시기 바랍니다.


북한주민의 생활이 안정되고 그들에게 자유와 인권이 주어진다면 김일성 일가가 3대 세습을 하든 말든 별 상관이 없을 것입니다. 그토록 오랫동안 정권을 잡고 권력을 누리려면 최소한 북한주민을 굶주리지 않게 해야 합니다.


지금 김정은은 최고위층과 핵심계층을 중심으로 해외에 파견하고 무역을 하도록 허가하고, 일반주민들은 스스로 장사를 해서 살아가도록 하는 장마당 정치를 펴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김정은의 측근들과 핵심계층들은 해외파견이나 무역을 통해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주민들, 특히 탈북자의 가족과 출신성분이 좋지 않은 실향민 가족은 장사활동이 어렵기 때문에 극빈층으로 전락해 더욱더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 탈북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님께 간절히 요청합니다. 이번 평양방문 때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시면 탈북자와 실향민이 스스로 자기 가족에 식량지원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기 바랍니다. 탈북민 대부분은 어머니들이고 이 어머니에게는 북한에 두고 온 자식이 있습니다. 이 어머니들은 자식들을 굶겨 죽이지 않기 위해 식량을 사러 떠났던 여성들이고 이 여성들은 꿈에도 소원은 북한의 자식들과 부모·형제에게 따뜻한 밥 한 끼라도 끓여 먹을 수 있도록 쌀을 보내주는 것입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님 평양방문을 축하하며 한반도 통일과 북한주민들의 자유와 인권,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6.01.10 북한 보위부 요원들이 탈북자를 심하게 단속하지 못하는 이유

최근 베트남에서 체포된 1살짜리 어린이를 포함한 탈북자 9명이 중국으로 송환되고, 그들은 또다시 북한으로 송환될 위기에 놓였다는 보도가 있었다.

김정은 정권의 최대과제는 탈북을 막는 것이고, 김일성 시대와는 달리 충성도가 떨어지는 북한주민들을 어떻게 다시 광신적인 집단으로 만들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래서 김정은은 미친 듯이 잔인하게 공개처형을 감행하고 있고 국경 일대는 탈북자들이 생겨나지 못하도록 전기철조망과 장벽을 만들고 있으며, 한국드라마를 본 사람들을 집단처형하고 있다.

북한에서 독재에 항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탈북이다. 탈북자들이 전해주는 외부의 소식과 북한의 불합리성은 북한주민들이 김정은 정권을 불신하고 김정은 정권에 대한 충성심을 약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약 3만명에 달하는 탈북자가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고 있고 대한민국으로 오기 위해 탈북하여 제 3국을 헤매는 탈북자들이 수십만명에 달하며 그중에 체포되어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강제송환되는 탈북자도 연평균 1000여명 이상이다.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강제북송된 탈북자의 수가 2010년까지는 연평균 5000명 이상이었고, 2011년부터 2015년까지는 연평균 2000명이라고 한다. 또한 북한인권국제활동가연대 자료집은 2010년까지 동남아시아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등지에서 강제송환된 탈북자의 수가 연평균 1000여명이고,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600여명이라고 발표하였다.

 

▲2012년 5월 25일 오후 서울 명동 거리에서 박선영 의원이 탈을 쓰고 탈북자난민구출네트워크 회원들을 비롯한 시민들과 탈북자 강제 북송 중지를 외치고 있다. /조선일보 DB

 

북한에서 1990년대 초까지는 중국으로 불법도강만하여도 정치범이었고, 잡히면 정치범수용소인 집단관리소로 끌려갔으며, 탈북하여 남한 행을 시도한 것이 적발되면 공개처형을 당하기도 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수백만명이 아사하고 대량탈북이 일어나 중국으로 탈북한 사람들이 수십만명에 달하게 되자 북한은 중국으로 탈북했지만 남한행만 시도하지 않으면 훈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도달하게 되었다. 하지만 어쨌든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북한에서 탈북은 어떤 정치범보다도 중범죄에 속했고, 탈북자의 가족은 집단관리소(정치범수용소)로 강제 수감되어 짐승보다 못한 삶을 살게 되었다. 1997년에 탈북한 필자의 집은 적산가옥으로 보위부의 소유물이 되었고, 평양에 사셨던 필자의 외삼촌은 연좌제에 걸려 북창18관리소라는 집단관리소에 수감되어 비참하게 생명을 마감하셨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탈북하여 대한민국으로 입국하게 되고 북한보위부와 안전부 등의 탄압이 심해지게 되자 북한의 각 지역에서 이러한 탄압에 맞서는 방법으로 악질 보위원(비밀경찰)과 악질 안전원(경찰)들을 암살하거나 집단구타를 해서 불구자로 만들어버리는 사태가 일어나게 되었다. 그래서 보위원들과 안전원들이 밤길은 물론 조심해야 하고 탈북자 가족들을 마음대로 탄압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2000년대 초까지만 하여도 가족 탈북인 경우 탈북자가 남기고 온 집이나 재산을 보위부가 적산으로 처리하여 자기들의 소유로 만들었지만 현재는 탈북자 가족이 남기고 간 집이나 재산을 몇 달이 되어도 보위부가 손대지 않고 있으며 탈북자의 남은 가족이 그 집과 재산을 사용하여도 어떠한 법적제재도 가하지 않고 있다. 뿐만아니라 수시로 드나들며 탈북자가족에 대한 감시를 일삼고 탈북자가족들을 협박하여 돈을 뜯어내던 보위원이나 안전원에 대해서는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집단구타를 하거나 죽여 버리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 탈북자 가족들에 대한 행패도 점점 수위가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대량탈북이 북한의 살인적인 폭압체제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다시 말하면 “양적성장이 질적 성장을 가져 온다”는 원리에 따라 대량탈북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향상을 가져오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된다.

대한민국의 민주화 투사들이 그처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민주화의 혜택을 북한주민들에게도 좀 선물하면 안되는가? 북한주민들에게 민주화를 선물하기 위해서는 우선 북한주민들에게 독재를 피해 도망칠 수 있는 자그마한 자유를 허락해야 하고, 탈북하여 해외에서 떠돌며 북한으로 다시 끌려가지 않도록 그들의 생명권을 보장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수많은 탈북자들이 제3국에서 강제송환 되면서 살려달라고 호소해도 함께 외쳐주거나, 나서주는 정치인이나 민주투사들이 그리 많지는 않다.

북한주민의 생명권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북한인권법이 통과되어 전 세계적인 판도에서 북한주민들의 생명권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이 세워져야 하지만, 시리아 난민을 며칠사이에 수 백 명씩 받아들이는 대한민국이 동남아시아와 중국에서 강제로 북송되어 공개처형당하는 북한주민들의 참상에 대해서는 강 건너 불 보듯 하고 있다.

북한 민주화는 거창하지 않다. 북한 주민들에게 생명권을 보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선택인 탈북을 도와주고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최소한의 대책을 담은 것이 북한인권법인데, 이것이 10년이 넘도록 국회의 서랍에서 먼지에 쌓인 채 버려지고 있다. 이것이 분단되기 전에는 한 가족이었고, 한 민족이었던 대한민국 국민들이 북한주민들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자유와 생명권에 대한 가치인식인 것이 너무 슬프다.

 

2016년 04월 29일 ‘탈북 여성박사 1호’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

▲  ‘탈북 여성박사 1호’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이 25일 서울 종로구 낙원동 경산빌딩 자유통일문화원에서 문화일보와 인터뷰를 하면서 “자유·소유권·투표권이 북한 주민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라고 강조한 뒤 자신이 경험한 자본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에게는 ‘1호’라는 수식어가 많다. 

탈북자 1세대(1997), 탈북자 국회의원선거 출마 1(2008년 국민실향안보당), 탈북자 여성박사 1(2009년 이화여대 식품영양학), 미국 국무부 선정 ‘용기 있는 국제 여성상’ 아시아인 수상 1(2010). 최근에는 또 새로운 분야를 개척 중이다.

“밥상으로 통일을 준비하겠다”고. 이 원장의 말만으로는 원대한 사업 구상을 알기에 부족하다. 인터뷰 끝 무렵에 가서야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갈 정도였으니까.

 

이 원장의 꿈은 이렇다. 우선 문화원 안에 있는 나라사랑후원회를 통해 ‘인커리지 펀드(Encourage Fund)’라 이름 붙인 기금을 조성한다. 현재 20명 정도가 모여 만들고 있는 ‘통일약과’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 식품공장을 만든다. 특히 전 세계 120여 개국에 사업장을 둔 미국의 한 커피 업체와 계약을 맺어 납품한다.  요리연구소이자 식당인 능라전통음식문화평생교육원을 포함해 사업을 확대한다.

 

과연 성공할지 장담할 수 없는 야심 찬 포부다. 사업에 성공할 뿐 아니라 소외된 탈북자들의 정착도 돕겠다는 의지는 굳세 보였다. 성공한 탈북 여성기업인 1호라는 새로운 타이틀 하나를 얹겠다는 의지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낙원동 경산빌딩 자유통일문화원에서 2시간여 진행된 문화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이 원장은 20년 가까이 한국생활을 하면서 자본주의의 힘과 가치를 온몸으로 깨달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사실 돈보다 신용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알게 됐죠. 신용을 쌓아야 내가 돈을 벌 수 있게 해주고 일자리도 얻을 수 있게 해줍니다. 세상이 나를 개런티(보증)해 줄 수 있는 가장 든든한 백그라운드는 바로 신용이라고 생각합니다.

 

탈북 전 자본주의를 두려워했던 이 원장은 이제 자본주의 전도사가 됐다. 이 원장이 최근 하고 있는 경인여대와 전국경제인연합회 특강 제목은 ‘사회주의 배급체제와 자본주의 시장체제 비교’다. 그는 “한국이 실적경쟁이라면, 북한은 충성경쟁”이라며 “출신 계급과 성분에 따라 애초부터 삶이 달라지는 북한과 비교했을 때 한국은 비교적 공정한 경쟁사회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미 북한은 망하고 있는 중”이라고 진단한 이 원장이 “확실하게 김정은 정권이 망하도록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며 꼽은 게 북한 주민들의 고통이다. 그는 “북한 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하고 소중한 가치가 바로 자유·소유권·투표권”이라고 3가지를 들었다. “한국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가치들”이라는 설명도 붙였다. 최근 중국에 있던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의 집단 탈출 사건을 보며 20년 전 일이 많이 생각날 것 같아 단상을 묻는 질문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소회가 남달랐을 텐데요. 

1997년 탈북할 때 일행이 9명이었는데도 가족 간 합의가 잘 안 됐어요. 4명이 먼저 탈북하고 중국에 나와 나머지 분들을 우리 나름대로 협박하기도 했죠. ‘우리는 돌아갈 수 없으니 이 사실이 방송에 나오는 날 당신들은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갈 것’이라고요. 아버지, 어머니도 한때 심하게 다퉜어요.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버지가 어머니 보고 ‘당신 빨갱이야?’ 이러니까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혁명의 변절자’라고 싸웠죠. 가족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 두 팀으로 나누어 탈북을 했어요. 이번 13명 탈북은 다 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커요. 안에서도 내부 갈등이 있었을 텐데 집단으로 한국행을 택했다는 것은 상당히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제 생각에는 한류를 접하고 탈북을 결심한 게 아니라 북한 체제가 곧 망할 것이라는 생각을 공통으로 하고 있다는 거죠. 사실 북한 내부에서도 북한은 망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특히 지식인 계층은 더 그래요. 우리는 평양에서 출신 성분이 나빠 추방당하고 탈북했는데 이들은 북한은 곧 망할 테니 자신이라도 먼저 남한에 가서 자리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거예요. 출신 성분이 좋은 사람들의 탈북이라는 점에서 더 상징성이 큽니다. 

 

―북한이 같은 식당 종업원들을 평양으로 불러들여 미국 CNN 방송과 인터뷰를 하게 하면서 납치를 주장하고 있는데 긴장감이 큰 때문이겠죠.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한 거죠. 13명씩이나 탈북을 했으니 아무리 숨겨도 소문이 날 겁니다. 그러면 북한 주민들에게 이번 일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집단 탈북했다고 하면 동요하잖아요. 그러니까 이것은 납치라고 대대적으로 설명해야만 민심 이반을 막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탈북 1세대로서 한국 정착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보나요.

“그냥 평범하게 같이 지냈으면 좋겠는데. 사회적으로 언론이나 이런 데서 탈북자들이 뭐가 취약하다는 것을 자꾸 이야기해 오히려 경쟁력이 약화되는 거예요. 원활한 정착을 돕기 위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주로 나오는 평가는 ‘탈북자는 트라우마가 심해 심신병약자가 많다’‘탈북자들은 자주 아프다’‘남북 간 문화 차이가 심해 이 사람들은 자꾸 직장을 이탈한다’, 이런 것들이에요. 상당히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들이죠. 저도 초기에 직장에 들어가 똑같이 경쟁해서 사람들을 따라가는 데 6개월 정도 걸렸어요. 물론 탈북자들이 갖고 있는 생각 중에 북한에서 잘못 교육받은 부분도 있어요. ‘자본주의 사회는 돈밖에 모르는 세상이다’‘돈만 있으면 뭐든지 다 되는 세상이니 돈으로 시작해 돈으로 귀결되는 사회다’라고 배웠고, 한국에 올 때 역시 ‘거기는 돈이 많아야 사는데 돈 없으면 어떻게 살지, 돈을 벌어야겠다’는 선입견이 만들어졌어요. 저도 이런 생각을 많이 하고 한국에 왔는데 현실은 전혀 상관없다는 점을 깨달았어요. 

 

―어떤 점에서 상관없다는 것인지, 한국에서는 요즘 ‘흙수저’ 논쟁이 한창인데요.

“저도 돈이 없는 것에 대한 불안이 엄청 심했죠. ‘돈을 벌어야겠다. 빨리, 많이 벌어야지’,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한 달에 50만 원 버는 호텔 청소부나 3D 업종에 종사하며 생각대로 돈을 많이 못 버니까 탈북자들은 좌절하죠. 그런데 오래 지나고 보니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는 돈보다 신용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신용을 쌓아야 그 신용이 내가 돈을 벌 수 있게 해주고 일자리도 얻을 수 있게 해준다는 거죠. 문제는 신용을 쌓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데 탈북자들이 그것을 깨닫고 신용을 쌓아갈 때까지 인내력이 부족해요. 상황도 너무 어렵고요. 이런 점에서 정부의 탈북자 대책도 문제입니다. 탈북자들을 돕는다고 대안학교나 쉼터를 만드는데 해결책이 전혀 아니에요. 탈북자 자녀들끼리 모여서 공부할 바에는 뭐하러 한국에 와요 북한에서 살지. 돈이 엄청 들어가는데 쓸데없는 돈을 쓰는 겁니다. 당장 신용을 해결해 줄 수 없으니 탈북자에게는 사회적 관계를 회복시켜 주는 게 중요해요. 탈북자와 한국 사회를 맺어 주는 거죠. 이를 위해 중간에서 매개하는 기구도 필요하고요.

 

인터뷰 처음부터 줄곧 서울말씨를 구사하던 이 원장도 정부의 탈북자 정책을 평가하는 이 대목에서는 고향인 평양 사투리가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현행 탈북자 단체의 활동상에 대해서도 초점이 제대로 맞춰져 있지 않다는 점을 공을 들여 설명했다. 

 

“지금까지 정부의 패러다임은 탈북자들을 개별적으로 컨트롤하는 식이에요. 정부가 탈북자들을 찢어놓기 전략을 써서 제각각의 단체가 뭉치지도 못합니다. 탈북자들의 정착을 돕는 활동에 초점이 맞춰진 게 아니라 북한의 인권 실상을 알리거나 삐라(대북선전물)를 보낸다든지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예컨대 한 탈북자 관련 재단의 경우 수백억 원의 국가 예산을 지원받습니다. 처음에는 기대를 많이 가졌어요. 이 중 몇 억 원만이라도 정착 지원에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보니까 인건비로 100여 억 원이 나가요. 그러면 이건 탈북자 정착과 상관없는 자체 밥벌이 아닌가요. 예산 지원이 실제 탈북자들과는 상관이 없는 거란 말이죠. 또 그곳에서 주로 하는 사업이 구제사업인데 상담 및 쉼터·대안학교 설립, 이런 거예요. 우리나라는 쓸데없이 상담을 너무 많이 합니다. 내용도 직장을 구했느냐, 월급은 얼마 받느냐, 이런 질문이 되풀이됩니다. 

 

―정부 정책의 초점이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정부의 지원 예산은 탈북자들이 경제적인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일에 70% 정도 가고, 나머지 10%는 구제활동, 20%는 통일사업 차원에서 인권운동·대북활동을 하는 데 써야 하는 것 아닌가요. 현재 생활보호대상자가 6070% 정도 될 겁니다. 통계가 안 잡혀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30%도 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경제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생각한 게 있나요.

“탈북자들이 자활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중간 매개 조직, 단체가 필요합니다. 해외 이민사회를 생각하면 비교적 가까울 것 같네요. 또 탈북자들이 모여 일할 수 있는 기업들을 몇 개 만드는 것도 방법입니다. 물론 정부가 그냥 만들어 달라는 게 아닙니다. 책임감이 없으면 기업이 망하니까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수출주도 경제정책을 펼 때 기업에 힘을 줬던 것처럼 탈북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게 지원해 달라는 의미입니다. 현실적으로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요. 제가 5년 동안 ‘통일약과’를 만들고 있는데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다들 좋아해요. 미군 2사단에는 무료봉사의 의미로 전달하고 있는데 인기가 많습니다. 그런데 기계를 사려고 사방에 지원을 요청해도 잘 안 돼요.

 

이 원장의 주장은 ‘탈북자 통일주역론’과 일맥상통한다. 김병조 국방대 교수도 “탈북민은 속성상 통일을 가장 원하면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집단”이라며 “이질적인 체제를 함께 경험하고 장단점을 평가할 수 있는 만큼 통일주역이라는 적극적인 정체성을 부여하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탈북자들은 통일 과정에서뿐 아니라 통일 이후에도 중요한 역할이 있다고 평가되니 미리 준비해야 할 것 같은데….

“국가적인 차원에서 통일을 위한다면 나중에 북한 노동자들과 같이 일할 수 있는 중간관리자가 많이 필요하잖아요. 탈북자들이 서로 경쟁하기도 하고 기존 기업과 경쟁하면서 자본주의 시스템을 배우고 성공한 탈북자가 후대 탈북자를 도와주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지 않으면 나중에는 국가에서 아무리 돈을 많이 들여도 해결이 안 됩니다.

 

―남들보다 훨씬 빨리 자본주의 원리를 깨달은 거 같습니다. 하나여성회라든지 봉사활동도 많이 하고요.  “그렇게 보여요? (웃음) 공동체 생활을 해서 그런지 내가 받은 혜택에 대한 책임감 같은 게 있어요. 이대에서 장학금을 받고 공부하니까 미안한 마음에 봉사활동을 하는 거 같습니다. 한국에 와서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보니까 북한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는 게 너무 억울하고 분노가 치밀더라고요. 북한 사람들이 저렇게 굶어 죽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어요. 단지 체제가 나쁘기 때문인데. 국민의 행복을 위해 돌아가는 게 아니라 고생한 모든 결과물이 어느 한 권력자의 호화나 사치, 권력을 지켜내기 위한 하나의 방패로 악용되다 보니 북한 사람들이 너무 안타까운 거예요. 서울에 와 살면서 늘 북한 사람들 생각만 하는 건 사실 미안하죠. 대한민국을 위해 무엇을 할까 생각해야 하는데…. 저는 여기 와 살면서 ‘북한 사람들 불쌍한데…. 북한이 뭘 하면 망할 수 있을까’ 이런 것만 연구하고 고민하니까요. 

 

―뭘 하면 김정은 정권이 망할 수 있을까요. 

“북한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건 식량 지원, 이런 게 아니라 한국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자유·소유권·투표권’입니다. 통일대토론회에서 나오는 얘기가 ‘북한에 광물이 몇 조 원어치 있으니까 이걸 캐면 대한민국이 더 부자 될 수 있다’ ‘북한 부동산과 싸구려 노동력을 이용하면 한국이 더 부자가 될 수 있다’ 등인데 듣는 북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우리를 침략하려고 통일하려는 거다. 우리는 노예가 되겠구나’고 생각하지 않겠어요. 가뜩이나 굶어 죽는 북한 주민들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지만 생각하는 접근은 통일에 도움이 안 됩니다. 또 북한에서 달라고만 하면 오히려 감지덕지하면서 갖다 주는 식의 햇볕정책도 도대체 말이 되지 않습니다. 

 

―북한 내 장마당 활성화, 시장경제 요소의 확대가 일정 수위에 이르면 내부 변화가 생길 것으로 봅니까.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때 이미 내부 변화는 일어났어요. 19941996년 사이 30만 명이 굶어 죽었어요. 그때 국제사회에서 도와주지 않아서 굶어 죽은 게 아닙니다. 배급제도에서도 장마당을 빨리 이해한 사람은 그나마 안 굶어 죽었고 미처 대처하지 못하고 나라에서 하라는 대로 배급제 지시만 따랐던 사람들은 다 굶어 죽은 거죠. 그때부터 주민들은 기본적으로 정권을 믿지 않게 됐어요. 김일성·김정일은 카리스마나 기존 시스템을 이용했는데 김정은은 그게 안 되니까 공포정치를 하는 겁니다. 예전에도 숙청은 많이 했어요. 그런데 과거엔 비밀 숙청이었다면, 현재는 공개숙청이에요. 보다 많은 공포심을 주기 위해서죠. 북한 정치범들은 숫자도 알 수 없고 재판도 없지 않습니까. 7차 당대회는 1990년대부터 한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못한 이유가 경제 상황이 좋아지지 않아서였습니다.

 

―이제 경제 사정이 그나마 좋아져 당대회(5 6)를 하는 건가요. 대북 제재 때문에 더 힘들어졌다는 평가가 많은데. 

“아무것도 나아진 것은 없는데 김정은이 통치력이 없으니까 또 하나의 모멘텀을 만들려는 선동 전략이죠. 핵·미사일 실험에 과학자 거리 조성 등 주민들 생활과는 상관없는 일만 합니다. 통치력 확보를 위한 쇼맨십일 뿐이에요. 대북 제재로 장마당 경제는 분명 위축됩니다. 그런데 재밌는 게 시장경제는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탈출구가 있어요. 북한 장마당 성장 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은 북·중 접경지역이 하고 있어요. 

 

―김정은 정권을 무너뜨릴 내부 동력은 없다고 봐야 합니까.

“일반 주민들에게는 없다고 봐야 해요. 있다면 측근들이죠. 심리전을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북한은 망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거죠. 이번에 미군이 훈련할 때 ‘참수부대’를 데리고 왔는데 너무 잘한 거예요. 김정은 로열패밀리 중에서 반란이 일어나야 하는데 이런 일을 자꾸 하고 김정은 돈줄을 말리는 게 맞습니다. 그래야 옆에 붙어 있는 사람들이 느끼고 빨리 배에서 뛰어내릴 것 아닙니까.

 

―현 정부도 북한이 곧 망한다는 전제로 정책을 추진했지만 사실 아직도 버티고 있는데요.

“이미 망했죠. 국가 지시가 일사불란하게 관통되는 사회주의 배급체제가 붕괴했다는 측면에서 망했습니다. 망한 상황에서 뇌사·식물인간 상태가 유지된 겁니다. 여기에 링거를 꽂아 준 게 햇볕정책이었습니다. 링거가 들어가서 이상한 암 덩어리를 만들어 낸 게 핵무기죠. 관리는 안 하고 계속 링거만 꽂다 보니 핵이라는 암 덩어리가 커졌습니다. 햇볕정책에 대해 북한 주민 사이에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어요. , 우리나라에는 태양(김일성·김정일·김정은)도 많아서 뜨거워 죽겠는데 남조선이 햇볕까지 더 쪼여서 죽게 만드느냐고. 

 

이 원장은 향후 포부를 묻자 말장난을 섞어 대답했다. 

 

“탈북자를 구제·수혜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면 안 됩니다. 탈북자들이 닻(anchorage)을 내리도록 돕겠어요. ‘너에게는 다리도 팔도 있어. 일어나는 데 조금 힘들 뿐이야’라고 격려하면서 일으켜 세워 주는 거죠. 내가 미 국무부에서 받은 상도 커리지(courage)상이잖아요. 인커리지 펀드로 공장을 세울 겁니다. 사람들이 모여 같이 일하니까 상당히 좋아합니다. 그 과정에서 한국 사회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돼요. 

 

낯선 땅 한국에 닻을 내릴 때부터 이 원장은 용기가 필요했고, 이제 남들이 닻을 내리도록 돕는 험난한 길을 가는 데도 용기를 내 걸어가고자 하는 의미로 풀이됐다

인터뷰 = 김상협 사회부장 jupiter@munhwa.com 

 

▶이 원장은 누구… 1997년 탈북후 호텔청소·보험설계 등 안해본 일 없어

이애란(52) 자유통일문화원장은 1997 8, 4개월 된 아들을 업고 일가족 9명과 함께 탈북했다. 의사였던 남편과는 생이별을 감수했다. 이 원장은 “아버지가 정치범으로 몰릴 상황이라 애라도 피신시켜야겠다는 생각에 남편은 같이 오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아들은 현재 중앙대에 재학 중이다. 

북한 신의주경공업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양강도 혜산시 과학기술위원회 식품품질감독원(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10여 년을 근무했던 그는 탈북 후 19년 동안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많이 고생하고 헤맸다”고 말했다. 호텔 청소부를 시작으로 보험설계사를 거쳐 학업과 직장생활을 번갈아 했다. 그는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보험설계사 일은 많이 힘들었다”며 “서술체계도 다르고 ‘커피를 내린다’와 같은 말의 의미도 몰라 소통에도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이후 이화여대 식품영양학 석사과정에 들어간 뒤 음식점을 차렸는데 도저히 두 가지 일을 하기 힘들어 학업에만 전념했다. 석사학위를 받은 후 국순당 창업자인 배상면 주류연구소에서 근무하다 평화문제연구소(소장 송영대 전 통일부 차관)에서 북한 향토백과사전 편찬위원으로 활동했다.

2009
년 식품영양학 박사학위는 탈북자 여성박사 1호를 기록하게 해줬다. 이를 자산으로 ‘남북한 통일은 밥상에서부터’라는 슬로건 아래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현 자유통일문화원)을 차렸다.

이 원장은 북한 계급과 관련, 출신과 성분에 따라 3대 부류, 51개 계층으로 설명한 뒤 “우리는 3부류, 28계층에 속했는데 이른바 적대계층이었다”고 밝혔다. 모든 생필품 배급에서 차별당하는 것은 물론 기차를 탈 때도 좌석이 나뉘었다. 이 원장은 “북한 기차는 입석, 나무의자, 푹신푹신한 의자, 침대칸 등 4칸으로 나뉘는데 일반 노동자들은 맨날 서서 타야 했다”고 설명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 

1964년 평양 출생 △이화여대 식품영양학 박사 △제18대 국민실향안보당 국회의원선거 출마 △경인여대 식품영양조리과 교수 △하나여성회 대표 △미 국무부 ‘용기 있는 국제 여성상’ 수상 △자유통일문화원장 

 

2017년 03월 08일 北여성 인권도 국제 이슈화 절실하다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

북한이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일부 여성인권 법령과 기념일 제정 및 여성인권 규약 가입과 심사 절차 참여 등을 내세워 북한에서 여성들의 인권을 적극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 북한은 2010년 여성간부 양성과 등용을 의무화한 여성권리보장법을 제정하고 2012년 ‘어머니 날’을 제정했다. 지난해 4월 2001년에 가입한 유엔여성차별철폐협약의 2∼4차 보고서를 제출해 올 10월 보고서의 심사절차를 앞두고 있는 등의 조치들에 대해 “여성 모두에게 행복한 인생의 조건을 최상의 높이에서 마련해주고 있다”(2016.12.3 노동신문), 또는 “수령의 여성존중 정책과 어머니당의 사랑의 표시이다”(2016.3.9 노동신문)라고 강조하고 있다.하지만, 북한 여성들은 성추행은 물론이고 성폭력과 노동력 착취, 가부장적 차별, 비인도적이고 굴욕적인 처우 등 다중고에 시달리는 것이 현실이다. 

 

우선, 북한 여성들은 노동당 입당·취업·승진·출소 등 명목의 대가로, 수시로 뇌물성 성 상납을 강요당하고 있고 상시적인 성폭력 위협에 노출돼 있다. 특히 경제난과 식량난으로 평양과 남포 등 대도시에서는 외화벌이 기관원들이 돈벌이를 위해 당과 권력기관의 비호 하에 직장여성과 여대생을 성매매업소에 종사시키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고 군부대와 교화소에서의 성적 학대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여성 하사관들은 노동당 입당이나 승진 권한을 가진 정치 군관들의 성적 노리개로 전락하고 있고, 임신하게 되면 강제낙태를 강요당하기도 하고 불법임신 때문에 죽음을 강요당하고 있다. 이밖에도 북한군 주둔지역 여성들의 경우 인민군 병사들에게 성폭행당해 임신, 출산, 강제낙태 사례가 일상사일 정도이고, 교화소에 수감돼 구타와 성고문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조기 출소를 하기 위해 성 상납을 자원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할 정도라는 것이 군 출신 탈북 여성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또한 북한에서는 모든 여성이 여성동맹에 의무적으로 가입돼 있고 여맹 간부들의 강요에 의해 여명거리 건설이나 인민반 노역장에 강제 동원되고 있다. 불참하거나 작업량 미달 시 벌금 부과 등의 불이익을 받고 있다. 북한에서 엘리트 계층으로 불리는 해외공관의 외교관 부인들까지도 공관 경비 절감과 상납금 납부를 위해 공관 잡부역이나 콩나물 장사에까지 내몰리고 있는 형편이다. 

 

다음으로 ‘북한의 노동법은 산전 60일, 산후 180일 휴가(66조)’로 규정돼 있고 모성보호에 대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하고 있지만, 직장여성이 결혼하는 경우 해직당하거나 임신하면 출산휴가도 주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한 탈북여성들을 면접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북한 여성들의 일회용 생리대 사용자 비율은 10% 수준으로 최고위층이나 소수의 부유층에서만 가능하고 대부분의 여성은 가제조차 구입하기 어려워 입던 옷을 뜯어서 사용하거나 비위생적인 폐섬유나 휴지 사용으로 피부염과 각종 부인과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북한 여성들은 남존여비와 가부장적 문화로 인해 노동당 입당과 대학 입학 등에서 심한 차별을 당하고 있다. 내각과 기관 간부직 진출은 몹시 제한적으로 북한의 ‘여성인권 보호’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북한의 각종 법령은 물론 여성차별철폐협약 등 국제인권규약은 선전용에 불과할 뿐 실제로는 광범위하게 위반하고 있다. 한국과 국제사회는 중국체류 탈북여성들의 인신매매 등은 물론이고 심하게 왜곡되고 있는 북한 내부의 여성인권문제도 유엔여성지위위원회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도록 국제이슈화해야 한다. ◎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