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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진단7/ 이영종 편3/ 평양 오디세이1/ 2014.4.15 '최고 존엄' 김 자만 건드려도 … 북한 분노조절 장애 - 2014.12.30 오바마엔 "원숭이" 집무실엔 애플 … 평양의 '반미 딜레마'

상림은내고향 2021. 10. 16. 22:51

이영종 편3/ 평양 오디세이1/ 중앙일보 2014 

2014.4.15 '최고 존엄' 자만 건드려도북한 분노조절 장애

▲최고 존엄 사수기관총 차고 위협적 수행 지난해 11 백두산 인근 삼지연군 991공군부대를 방문한 

김정은. 환호하며 뒤따르는 병사들을 기관총으로 무장한 호위무관들이 접근을 막고 있다. [노동신문]


북한이 분노조절 장애에 빠졌습니다. 단순히 뿔났거나 몽니를 부리는 수준이 아닙니다. 대남 비난에 4 핵실험 위협, 추가 미사일 발사까지도발 종합선물세트 준비되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14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하루 국방위원회 측의 박근혜 대통령 비난 공세는 전주곡인 셈입니다. “임기 중에는 청와대가 산무덤 되고, 임기 후엔 처형의 올가미가 씌워질 이란 비방은 저주에 가깝습니다. 선친인 박정희 대통령을애비라고 비하하고같은 운명을 맞을 이란 극언까지 가하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북한 권력기관이 관영매체로 내뱉은 말이니 실망감이 깊어집니다. 그러면서도대체 이럴까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김정은 유고(有故) 대안 없어 민감

▲그럼에도최고 존엄훼손 징후김정일 얼굴 잘린 사진 보도 김정은의 인민무력부 사적관 방문을 

다룬 지난해 11 9일자 노동신문 1 사진. 옆방 벽에 걸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진의 일부(오른쪽은 

확대 모습) 드러나 있다. 최고 존엄을 다루는 금기시되는 편집이다.

 

이런 극단적 감정표현에 숨겨진 핵심 키워드는최고 존엄입니다. 쉽게 말해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은 물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존(至尊)이란 의미죠. 노동신문에는 불난 집에 걸린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를 구하러 들어갔다 숨진 주민이나 침몰하는 선박에서 초상화를 끌어안고 죽어간 선원을 영웅시하는 미담이 가득합니다. 김정은 체제에서 제일 잘나가는 2인자 최용해 총정치국장을 띄우는 선전매체 보도 중에는그의 부친(최현 인민무력부장) 김일성 수령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다 일화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북한이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최고존엄이란 말은 평양에서 발간된 조선말대사전(2007 7 )에는 올라있지 않습니다. 다만존엄이란 단어를함부로 침범할 없는 위엄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국가정보원과 통일부에최고존엄이란 말을 북한이 처음 언제냐 취재해봤습니다. 남북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이던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가 원조라고 하는군요. 단장은 2006 7 부산에서 열린 19 회담 상대 체제의 존엄성을 상징하는 성지와 명소, 참관지를 제한 없이 방문토록 해야 한다 주장합니다. 김일성 시신이 안치돼 있는 금수산기념궁전에 대한 참배를 요구하면서 최고존엄을 대남 압박의 카드로 것입니다.

 최고존엄을 내세운 대남 공세는 김정은 체제 출범 본격화합니다. 비교적 확고한 권력을 쥐고 있던 김정일 시대와 달리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한 겁니다. 이를 두고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취약한 후계권력에 대한 외부 비난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이라고 진단합니다. 지난해 12 장성택 처형 사태 이후반당·종파행위가 현실화했다는 우려에다가 공포에 얼어붙은 핵심 간부들의 과잉충성 분위기까지 겹치면서 최고존엄 논란의 파고는 부쩍 높아졌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여기에는김정은 원수에게 유고(有故) 상황이 닥치면 대안이 없다 절박감이 작용한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할아버지 김일성은 유일지배 체제를 다진 1974 2 장남 김정일을 후계자로 비밀리에 지명합니다. 김정일은 여러 대안을 검토하다 2010 9 노동당 대표자회를 열어 3 세습으로 마음을 굳힙니다. 27세에 권력을 넘겨받은 김정은의 직계는 갓난아기인 딸뿐입니다. 여동생 김여정과 정철도 김정은을 대신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김일성 초상화 안고 죽은 선원 영웅화 

▲2011 12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 운구차를 향해 몰려든 주민들을 호위총국 요원들이 차단하는 장면방탄헬멧에 전투복을 착용한 이들은 운구행렬이 막히자 군용지프에서 황급히 내려 기관총으로 제압했다. [노동신문]

 

최고존엄을 사수하려는 북한 당국의 노력은 절박해보입니다. 2011 12 갑작스레 숨진 김정일 빈소를 찾은 김정은 곁에는 권총을 경호원이 밀착수행합니다. 기관총을 차고 전투헬멧을 호위총국 소속 근접 호위무관들이 군부대 방문 외부활동에 나선 김정은 주변을 에워싸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김정은에게 다가서려는 주민과 군인들을 군복 차림 경호원들이 필사적으로 밀쳐내는 장면도 자주 보입니다. 대북 정보분석을 하는 관계자는김정일 장례식 몰려든 주민들로 인해 운구차가 멈춰 섰을 북한 당국은 아찔했을 이라고 말합니다. 당시 길이 막히자 군용 지프에 타고 있던 군복 차림의 요원들이 기관총까지 동원해 필사적으로 밀쳐내며 길을 확보하는 장면이 조선중앙TV 통해 생생히 중계됐습니다.

  최고존엄을 전가(傳家) 보도(寶刀)처럼 휘두르는 북한의 행보는 당분간 계속될 모양입니다. 이를 면밀히 추적하면 추가 핵실험 같은 도발 시점도 예견할 있을 듯합니다. ·미사일 대북제재에 반발하던 북한은 최근 들어 인권문제에 격앙된 반응을 보입니다. 이동일 유엔 주재 북한 차석대표가 4 기자회견에서우리() 대한 인권 상황 조사를 통해 긴장을 높이고 있다 비난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인권조사위(COI) 활동을 다룰 유엔안보리 논의가 17일로 닥쳤고, 김정은을 기소해야 한다는 국제적 여론이 탄력을 받고 있으니 북한 당국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쯤 핵실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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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사전 "존엄=함부로 침범할 없는 위엄

여기서 잠깐 짚어볼 있습니다. 판문점에서 열린 고위급 접촉 얘깁니다. 김규현 청와대 안보실 1차장과 원동연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은 2 14 상호비방 중단 등을 담은 합의문을 발표합니다. 서로 상대 체제에 대한 중상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이어진 금강산 이산상봉 때만 해도 남북관계는 따뜻한 봄날을 맞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달쯤 북한은 남한 언론의 김정은 비판을 문제 삼았습니다. 고위접촉 당시 김규현 수석대표는당국은 비방중상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민간의 활동은 제한이 어렵다 박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은언론과 탈북자도 제대로 통제 못하는 무능정권이라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당국이 민간을 통제할 없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다원성을 충분히 이해시키지 못한 때문이죠. 최고존엄이란 잔불을 확실히 끄지 않고 덮어버린 두고두고 아쉽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4.22 승마·스키·골프장김정은 상류층 시설 집착할까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오른쪽 둘째) 지난해 4 부인 이설주( 오른쪽) 함께 평양 해당화관을 

방문해 철판구이 요리 시범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해 12 처형된 고모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오른쪽 

셋째 의자에 올린 사람) 보인다. 6 규모의 해당화관은 음식점과 쇼핑센터 등이 갖춰진 편의시설이다.[노동신문]


북한 김정은이 연일 활짝 웃고 있습니다. 노동신문 어제 아침자 1면에는 송도원 국제소년단야영소 앞에서 파안대소하는 얼굴이 크게 실렸습니다. 세월호 침몰 참사로 나라가 슬픔에 잠긴 남녘 사정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무엇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1위원장을 웃음짓게 만든 걸까요. 명사십리와 겨룰 송도원 해수욕장의 절경 때문만은 아닌 듯합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리모델링을 마쳐 재개장이 임박한 야영소에 들른 김정은은 공사가 잘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냅니다. 그러면서야영소의 모든 건축물과 시설들이 규모에 있어서나 형식과 내용에 있어 사회주의 문명국의 체모에 맞을 뿐만 아니라…(후략)”라고 강조합니다. 규모를 가장 앞세워 언급한 눈길을 끕니다. 과거 사회주의권 청소년들에게 캠프 장소로 제공돼 북한체제 선전장으로 활약하던 야영소가 리모델링을 계기로 다시 흥성할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스위스 유학 시절 접한 문물 영향

 

요즘 김정은의 통치활동은 대형 건축시설에 쏠려 있습니다. 신축은 물론 북한에서개건(改建)’이라 부르는 리모델링에 집중 투자 중이죠. <그래픽 참조>


 통일부 정세분석국에 따르면 평양과 지방 대도시 위주로 적어도 18 이상에서 건설이 이뤄졌거나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12 완공한 마식령스키장이 대표적입니다. 원산과 이웃한 강원도 문천에 12개의 슬로프를 갖춘 대규모 스키장을 개월 안에 완성하라며 최고사령관 김정은은 강원도 지역 5군단 병력을 투입합니다. 스키 시즌에 맞춰 개장하라는 통에 횃불을 동원한 야간공사까지 펼쳐마식령 속도 신조어까지 나왔습니다. 지난해 12 31일자 노동신문에는 완공 기사가 실렸습니다. 말도 쉬어 넘는다는 의미의 해발 768m 마식령(馬息嶺)에서 분투했을 군인 건설자들이 눈에 어른거립니다. 지난해 10 평양에서는 문수물놀이장도 단장을 마치고 문을 열었습니다.

 대형 건축물이나 지도자를 우상화하는 거대한 동상은 사회주의 체제의 특성이라고 합니다. 헝가리의 경제학자 야노스 코르나이 박사는 1992 저서 『사회주의 경제 시스템(The Socialist System)』에서 이를 군수·중공업 우선정책 등과 함께 중요한 사회주의 특성으로 꼽았습니다. 그는거대함에 대한 숭배(cult of scale)’거대화(gigantomania)’ 표현으로 이를 설명합니다.

 하지만 북한 경제의 문제점은 거대 건축 자체 때문이 아닙니다. 핵심은 민생과 동떨어졌다는 겁니다. 김정은은 2012 11 평양 외곽 군부대의 기마훈련장을 방문합니다. 멋진 승마 실력을 보인 그는 주민을 위한 승마장으로 바꾸라고 지시했습니다. 승마가 바른 자세를 갖도록 청소년과 인민들의 건강관리에 좋다는 이유였습니다. 2012 7월에는 능라인민유원지를 만들면서 미니 골프장을 만들기도 했죠.


대형 건축·시설 숭배는 사회주의 특성

 승마와 스키·골프는 우리도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3 레저 스포츠입니다.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2012 기준) 우리 137만원으로 2559만원인 남한의 19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김정은 체제가 2400 인구 중에 200~300 명으로 추산되는 특권층만 챙기는 것이란 비판이 나오는 것도 때문입니다. 김정은 1위원장은 2012 4 공개연설에서다시는 우리 인민들이 허리띠를 조이지 않고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이라고 공언했습니다. 2년이 흘렀지만 일반 주민들이 체감할 변화의 조짐은 없어 보입니다. 지난해 3 야심작으로 내놓은경제· 병진노선 1주년을 슬그머니 넘겨야 정도로 시원찮습니다. 핵무기를 가졌으니 군사비를 경제 건설에 돌릴 있게 됐다고 주장했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지난 9 최고인민회의는 지난해 예산 대비 국방비 비중이 16%(실제로는 은닉 예산 등으로 30% 수준)였고 올해는 15.9% 설정했다고 밝혔습니다. 0.1%포인트의 차이로 주민들을 달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경제가 이런데도 김정은이 스키장과 대형 물놀이장에 집착할까요. 흥미로운 분석은 스위스 조기유학과의 관련설입니다. 그가 물장구쳤던 스위스의 초대형 워터파크알파마레 본뜬 문수물놀이장입니다. 스키광으로서 북한에도 번듯한 시설 하나는 갖고 싶었을 있습니다. 평양에 등장한 현대식 수퍼마켓을 김정은이 직접 방문했는데, 진열장을 채운 초콜릿 등이 대부분 스위스산이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문제는 김정은의 꿈과 북한 경제 현실 사이의 간극입니다. 2012 5 평양의 대표적 놀이시설인 만경대유희장을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김정은은 잡초를 제대로 뽑지 않았다면서 자신이 직접 허리를 굽혀 제초작업을 합니다. 마식령스키장의 리프트를 유럽산으로 들여오려던 계획은 유엔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막혀 좌절됩니다. 결국 녹슬고 엉성한 중고품 수준으로 개장할 수밖에 없었죠. 초라한 리프트를 타고 마식령을 오르던 김정은이 손에 담배를 피워물었는지 이해가 갑니다.


건축대학엔 시카고 마리나 시티 사진

지금 북한에선 김정은 1위원장을 막고 나설 사람이 없어 보입니다. 후견 역할을 고모부 장성택이 지난해 12 처형되고, 고모 김경희마저 물러난 상황입니다. 지난해 11 평양건축종합대를 방문한 그는 이곳이사회주의 문명국 건설의 척후대이자 건축 인재 양성의 기지라고 치켜세웁니다. 강의실 벽에는 미국 시카고의마리나 시티빌딩을 콜로세움이나 마르세유 궁전과 함께 세계의 대표 건축물로 소개한 영문 게시물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정은의 곁을 밀착 수행한 마원춘 노동당 재정경리부 부부장은 건축 분야 책사 역할을 하며 최고 실세로 부상했습니다.

 김정은에게 대형 건축 어떤 의미일까요. 국내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김석철 명지대 석좌교수에게 물어봤습니다. 대답은 명쾌합니다. “건축은 체제를 웅변한다는군요. 일찌감치 서방을 향해 눈을 30 청년지도자 김정은은 앞으로 어떤 건축물로 메시지를 전할까요


04.29 신데렐라 vs 백두혈통, 김경희 빈자리 앉을 여인은

평양의 안방 권력이 주인을 기다립니다. 40년간 자리를 지킨경희 고모 얼마 방을 뺐기 때문입니다. 김경희(68) 노동당 비서. 김일성 주석의 딸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이죠. 김성애(김일성의 후처)평양 치맛바람이란 권력남용으로 1974 6 평양시당 전원회의에서 비판받아 위축된 김경희는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자리했습니다. 3 12 김정일 사망으로 조카 김정은이 권력을 잡은 뒤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김정은의 최대 후견인으로 김정일 위원장이 김경희를 낙점한 때문입니다.

 몰락은 급작스레 닥쳤습니다. 지난해 12 남편 장성택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면서 그녀는 급전직하했죠. 내리 4 의원을 김경희는 지난달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서도 탈락합니다. 최근엔 기록영화에서도 삭제됐죠. 지워진다는 권력핵심에서의 퇴장을 의미합니다. 사실상 숙청인 셈이고 재기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기록영화서 삭제된 김경희사실상 숙청

 

무주공산(無主空山)-. 대신 젊은 여인이 떴습니다. 먼저 자리를 노린 이설주입니다. 은하수관현악단 소속 유명 가수이던 그녀는 후계지위를 굳혀가던 청년지도자를 단숨에 사로잡았죠. 2012 7부인 이설주 동지 불리며 등장한평양판 신데렐라입니다. 김정은과 팔짱을 활보하고, 팝콘을 함께 먹는 장면과 걱정스레 지켜보던 노동당과 군부 원로의 표정이 오버랩됩니다.

여동생 김여정은 급부상한 다크호스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투표장에 오빠와 함께 나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그녀를노동당 중앙위 책임일꾼으로 호칭했습니다. ‘일꾼’(북한 표기는일군’) 북측에서 간부를 의미합니다. 정보기관 핵심 관계자에게구체적 정보가 있느냐 물었더니원래 김예정이란 이름을 쓰며 선전선동부의 과장 직함을 가졌는데, 부부장(차관) 이상 자리에 오른 걸로 파악된다 겁니다. · 핵심에서모든 길은 여정 동지로 통한다 얘기가 나올 정도라니 총리나 장관을 능가해 보입니다


이설주내조김여정보좌역할 분담

25 동갑내기인 이설주와 김여정, 파워 우먼 누가 권력중심에 가까운 걸까요. 한마디로남편 김정은 세냐, ‘오빠 김정은 힘이 실리느냐의 문제라 있죠. 물론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김정은과의 연결고리가이성 사랑이냐핏줄이냐 하는 겁니다. 여성편력이 대단했던 김정일 때를 꼼꼼히 짚어보면 잠정결론이 가능합니다. ‘북한 퍼스트 레이디가 누리는 권력지위의 유효기간은 최고지도자의 사랑이 식을 때까지…’ 겁니다. 절대권력자의 불꽃같은 사랑이 타오를 한없이 반짝이지만 열정이 식으면 버림받고 잊혀져야 하는 운명이란 겁니다.

 두 딸을 김정은의 이설주에 대한 애정은 각별합니다. 스위스산 명품 커플시계를 차고 다니는 봐도 있죠. 어린 시절 부모와 떨어져 스위스에서 함께 유학한 여동생과의 끈끈한 혈연도 만만치 않습니다. 종합점수를 내보니 현재로선 이설주의 내조와 김여정의 밀착보좌가 우열을 가리기 힙듭니다. 시누이와 올케의 역할분담이자 안방권력 분점인 셈입니다.

 그동안 평양의 로열패밀리 여인들은 은둔을 강요받았습니다. 김정일과 28년간 고영희(김정은의 생모) 공개석상에 번도 나타나지 못한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이젠 달라졌습니다. 후계지위에 자기 소생을 앉히려 궁중암투를 벌이던 그늘 여인들이 아니란 말입니다. 퍼스트레이디임을 당당히 드러내고, 오빠의 보좌관으로 공직진출에 나섰습니다. 최고지도자를 움직이고, 파워엘리트들을 쥐락펴락할 젊은 여인들의 파워게임이 시작된 겁니다


05.13 김정은 뽐낸 전용기, 해외선 운항금지된 노후기종

 

김정은의 전용기가 단장을 했습니다. 지난달 백두산 삼지연 방문 첫선을 보였는데, 달여 만의 변신입니다. 흰색 동체에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란 글자도 큼지막하게 새기고, 인공기도 그려넣었습니다.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 본뜬 듯합니다. 이번 전용기 운항은 김정은이 부인 이설주와 함께 공군 전투비행술경기대회를 참관하면서 이뤄졌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10 김정은 부부가 전용기에서 내리는 모습과 공군 의장대 사열 장면을 크게 보도했습니다. 행사가 열린 날짜와 장소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서부지구 작전비행장이라고 전했죠. 물론 우리 정보당국은 위성정찰과 감청 등으로 9 오전 행사가 열린 파악하고 있었다고 합니다.50 날아가 착륙과시 이벤트

 핵심 정보 관계자는전용기 동선을 추적했는데 정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귀띔했습니다. 김정은은 평양 중구역 집무실에서 북쪽으로 22 떨어진 평양순안비행장으로 차량 이동해 전용기에 올랐다고 합니다. 그가 착륙한 곳은 북한 공군의 핵심기지인 온천비행장. 이곳은 평양(행정구역상 직할시)에서 남서쪽으로 50 떨어진 남포특별시에 속해 있습니다. 이륙하자마자 착륙 준비를 해야 하는 짧은 거리인데 전용기를 띄운 거죠. 당국이 내린 정보판단은통치행보 과시를 위한 이벤트성 운항이었다고 합니다.

 김정은으로서는 자신도 여느 외국 정상들처럼 전용기로 다닌다고 뽐내고 싶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평가는 기대와 달랐습니다. 그의 전용기가 1963 생산을 시작한 소련 일류신(Ilyushin) 제작사의 IL-62 기종(일반 여객기라면 186인승)이란 드러났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파일을 확대해보니 동체와 날개 곳곳이 땜질 처리됐고, 페인트로 덧칠된 드러납니다. 통일부는 12안전성 문제로 관련 국제기구가 해외운항을 금지시킨 모델이란 사실을 밝혔습니다. 스타일을 구긴 김정은이 새로 전용기를 구매하겠다고 나서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요트·벤츠SUV 타고 아이맥 쓰고

 

최근엔 강원도 원산 지방도시를 경비행기인 미국 세스나(Cessna)사의 기종을 자주 탄다는 정보 관계자의 전언입니다. 차량이동 때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특수 방탄세단을 이용하는 최근엔 차체가 메르세데스 S클래스 리무진으로 바꿨다고 합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메르세데스 GL-63AMG 종종 등장합니다. 열차를 이용한 김정일과 다른 점입니다.

 지난해 5 김정은의 군부대 수산사업소 방문 때는 그의 전용요트가 정박해 있는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구입가만 80억원인 영국제 초호화급인프린세스 95MY’ 모델입니다. 승마를 즐기는 김정은의 애마는 미국 원산 아파루사입니다

 김정은의 물건 가운데는 컴퓨터와 휴대전화도 눈길을 끕니다. 해외(스위스 베른) 유학파인 김정은은 회의 스마트폰과 차량 열쇠를 바로 앞에 두고 있는 경우가 드러납니다. 김정은이 직접 휴대전화 통화를 하고 운전대를 잡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판단할 있습니다. 대만 HTC 최신형 휴대전화 제품을 쓰던 김정은은 최근 들어 중국산 본체에아리랑이란 자체 상표를 붙인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걸로 나타납니다. 김정은의 집무실 책상 컴퓨터는 미국 애플사의 제품입니다.

 여기서 가지 의문이 듭니다. 반미(反美) 최고 가치로 내세운 북한 정권의 최고지도자가 미국 물건을 애용하느냐는 겁니다. 김일성과 김정일 사망 시신을 운구한 차량이 모두 미국 링컨 콘티넨털 리무진이었던 점도 수수께끼입니다. 조기 유학 시절 우상이던 전미프로농구협회(NBA)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을 평양으로 불러 주민들이 보는 앞에서 친분을 과시하는 김정은의 행동은 어떻게 설명할 있을까요. 며칠 버락 오마바 대통령에게 인종차별적 비난을 퍼부은 북한 당국의 행태를 떠올리면 씁쓸한 느낌입니다.

2010 9 처음 등장한 김정은은 독특한 헤어스타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북한정권 수립 시기의 젊은 김일성 모습과 닮은꼴인 드러나면서 할아버지의 통치스타일을 따라 하는 것이란 평가가 나왔죠. 인민복 차림에 통이 지나치게 넓은 바지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세대로서의 면모도 드러납니다. 부인 이설주와 스위스 모바도 명품 커플시계를 차고 나온 대표적입니다. 아버지의 투박한 선글라스와 달리 김정은은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탁자·재떨이 어딜가든 따라다녀
 

김정은의 스타일을 연출하는 보이지 않는 손은 누굴까요. 부인 이설주가 1순위로 꼽힐 있겠지만 당국의 판단은 다릅니다. 여동생 여정의 입김이 절대적이란 겁니다. 평양 로열패밀리의 명운을 거머쥔 김정은의 이미지 메이킹은 안방주인이 아닌, 틀에서 치밀하게 전략을 짜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김정은이 지방 이동 때나 군부대 방문 의자와 탁자·재떨이까지 평양에서 미리 가져간 것으로 배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란 지적입니다. 무자비한 숙청과 롤러코스터식 인사, 좌충우돌의 리더십으로 요동치는 북한 권력 속에서 김정은이 어떤 스타일의 변화를 보여줄지 지켜보겠습니다.


06.03 항일 '백두혈통' 김정은, 대일 관계 정상화 어디까지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이 우리의 어린이날에 해당하는 국제아동절(1) 맞아 평양애육원을 방문해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웃고 있다. 북한의 대표적 고아 보호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원아들의 경우 

깡마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식사인데도 밥그릇이 눈길을 끈다. [노동신문]

 

북한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이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국입니다. 일본의 아베 정권과 대북 제재 해제와 납치 일본인 문제를 맞바꾸는 빅딜에 합의한 겁니다. 김정은은 여세를 몰아 후지산을 넘으려는 걸로 보입니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2 고이즈미 총리와 만나 해결하지 못한 숙제를 풀겠다는 심산으로 보입니다.

아베와 전격 빅딜 합의했는데
김일성 이후 정권 기반은 항일
외조부 친일 행적도 부담 작용

 무엇보다 집권 3년차 외교 파트너로 일본을 선택한 눈에 띕니다. “동북아에서 친구가 없는 김정은과 아베 사람이 손잡은 것일 ”(2 정부 당국자)이란 평가절하도 있지만 결과를 속단할 없습니다. 물론 북한이 납치 일본인과 관련한 모든 털어놓아야 진실의 순간 겁니다. 북한이 약속한특별조사위 제대로 활동할지도 관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합의이행 쪽으로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의기투합의 셈법이 어떻든 간에 양측 모두 서로를 간절히 원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김정은 입장에선 고민이 대목이 있습니다. 북한의 정권 기반인항일(抗日)’ 기치를 어떻게 내릴 것이냐 하는 문제입니다. 할아버지 김일성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수립(1948 9 9)하며 내세운 이데올로기와 · 수교라는 현실의 조화죠. 사실 김일성은 이른바 항일 투쟁 혁명 일화를 만들기 위해 조작과 미화·과장 등의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소련군 장교 시절인 1941 병영에서 낳은 아들 김정일의 출생연도를 바꿔백두산 밀영(密營·비밀캠프)’ 출신으로 만든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북한이 김일성의항일투쟁증거로 내세운 사진(오른쪽). 최현(최용해 노동당 비서의 부친) 중앙에 

자리했던 왼쪽 원본 사진에서 오른편 안길을 떼어내 왼쪽에 옮겨붙여 김일성이 가운데 오도록 조작했다

[중앙포토]


 생모 고영희를 둘러싼친일(親日) 행적논란은 김정은 정권의 아킬레스건이 있습니다. 1952 오사카에서 태어난 고영희는 10 북송선을 타고 원산항에 도착합니다. 북한에서째포’(재일교포를 비하한 표현) 불리는 북송교포가 거죠. 김정일은 만수대예술단 배우 출신 고영희와의 사이에 21녀를 낳습니다. 이런 속사정을 간파한 일부 간부와 주민 사이에서는원수님(김정은을 지칭) 백두혈통이 아니라 후지산 줄기라고 꼬집는 말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합니다. 김정은 집권 만인 2012 2 13일자 노동신문에 고영희를평양의 어머니 미화하는 우상화를 시도했다가 슬그머니 거둬들인 것도 이런 배경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최고지도자의 어머니 고영희의 베일을 벗기기에는 시기상조란 판단이죠.

 

최근에는 고영희의 아버지 고경택이 일본 군수공장 간부로 일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대북정보 관계자는조총련 등을 통해 고영희 관련 일본 행적 지우기에 나섰지만 군수공장이 비밀로 부쳐온 자료가 최근 공개된 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제주 출신인 고경택은 일제시대인 1929 일본으로 건너가 육군성이 관할하는 히로타 군복공장에 들어갑니다. 북한 주장대로라면 김일성이 항일투쟁에서 맞섰던 일본군의 군복을 만들어 며느리 고영희의 부친이란 얘기가 됩니다. 탈북자 1호박사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항일의 혁명 전통을 친일의 외교정책으로 바꾸려면 김정은의 고민이 이라고 코멘트했습니다. 후지산 부담을 떨쳐내려면 차라리 고영희를한라산 줄기 소개하는 나을 것이란 진단입니다.

 북한도 언제까지 반일·반미의 도그마에 갇혀 수는 없을 겁니다. “ 세기에 제국주의 ·일을 타승(打勝)했다 김일성 신화를 버릴 때가 됐다는 얘기입니다. 김정은은 이미 집권 미키마우스가 등장하는 공연을 관람했고, 전미프로농구협회(NBA) 출신 데니스 로드먼을 평양에 초청했습니다. 노동당 간부와 주민들이 충격파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식 대일 접근의 신호탄이 쏘아올려졌습니다. 김정은의후지산 탐험 어떤 루트를 거치게 될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06.10 쏟아져도 과업 받아적는다북한식 '적자생존'

▲지난해 5 동해안 ‘825일수산사업소? 방문한 김정은. 간부들이 수첩을 꺼내 들고 비를 맞아가며 

김정은의 지시사항을 받아 적기에 여념이 없다. 왼쪽부터 이영길 총참모부 작전국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김격식 총참모장, 최용해 총정치국장, 손철주 총정치국 부국장(이상 당시 직책). [노동신문]


김정은 권력을 떠받치고 있는 북한 파워엘리트들은 지금적자생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찰스 다윈이 진화론을 설명하며 인용한 적자생존(適者生存) 아닙니다. ‘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북한식 생존전략을 의미합니다. 수첩과 펜을 갖고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의 교시를 받아 적는 간부만이 권력에서 밀려나지 않고 자리보전을 있다는 얘기죠.

'건성건성' 장성택 괘씸죄 처형
사린 간부들 메모에 열중
언제까지 끝내라내용 많아
김정은 장악력 과시 수단으로

 군부대나 공장·기업소를 방문한 김정은의 이른바 현지지도 사진에 이런 모습은 생생히 드러납니다. 밀착수행하는 노동당과 군부 핵심 간부는 예외 없이 수첩을 펼쳐 들고 있습니다. 폭우 속에서도 수첩이 젖는 모르고 깨알메모에 여념이 없습니다. 걸음을 재촉하는 김정은을 뒤따르면서도 필기를 위한 손놀림을 늦추지 못합니다.

 최고실세인 황병서 총정치국장이나 건축부문 총책인 마원춘 국방위 설계국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와 여동생 김여정 정도가 열외입니다. 이쯤 되면 수첩을 들지 않는다는 평양 로열패밀리로 불리는 김씨 일가의 특권으로 보입니다. 얼마 매체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40 여성이 함께 찍은 사진을 싣고, 설송이라고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확인 결과 여성은 평양백화점 관계자로 드러났죠. 그녀의 손에 들린 수첩과 펜도 그가 설송이 아니라는 판단근거가 됐다고 하는군요. 대북정보 관계자는김정일 유훈(遺訓) 따라 김정은의 보이지 않는 후견 역할을 하고 있는 설송에게 수첩은 어울리지 않는 소품이라고 귀띔합니다.

 지난해 12 장성택(국방위 부위원장) 처형 이후적자생존현상은 극심해졌습니다. 어린 조카에 의해 비참한 죽음을 맞은 바로건성건성이란 괘씸죄에 걸렸기 때문이란 판단이 깔려 있다는 겁니다. 김정은에게 박수를 건성으로 치고, 다들 주목하고 메모에 열중하는데 흐트러진 모습을 드러낸 거죠. 무자비한 숙청을 지켜본 간부들에게 수첩과 펜은 공포심을 이겨낼 부적처럼 인식되고 있는 듯합니다.

 30 청년 지도자가 아버지뻘 되는 간부를 지나치게 하대한다는 주민 반감도 생기지 않을까요. 모두 비를 맞는데 혼자 우산을 김정은의 사진을 놓고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네티즌의 비판여론이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노동당 선전선동가들의 판단은 다른 듯합니다. 이런 장면을 연출해 주민들이노간부들을 김정은이 장악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겁니다. 간부들을 세워놓고 호통치거나 줄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노동신문 등에 공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죠.

 수첩에는 주로 어떤 내용이 담길까요. 북한 매체의 보도에서 일부 드러나듯건설공사를 언제까지 마치도록 하라 시한제시와자재·장비와 인력을 최우선적으로 투입하라 등이 주를 이룹니다. 김정은은 특정 날짜를 던지면서그때 다시 와서 보겠다 말하는 경우도 있죠. 건설속도를 올리고 생산을 늘리라고 지시하면서이건 내가 직접 주는 과업입니다라는 친필서한을 내려 보내면 현장책임자들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할 겁니다.

목표를 달성한 건설부대 등에는 격려와 포상을 합니다. 수천 군인과 단체사진을 찍기도 하죠.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가 최근 펴낸 『북한현대사』에서사진촬영은 최고지도자와 자신의 운명을 하나로 여기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과거 김정일 위원장의 군대장악 과정을 분석한 데서 의도를 엿볼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성에 차지 않으면 질책이 쏟아지죠. 롤러코스터 방식으로 일컬어지는 장성의 계급강등이나 좌천인사가 뒤따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김정은의 곁에는 쓴소리를 사람이 없어 보입니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장성택에 이어 고모 김경희마저 권력전면에서 퇴장했으니 말입니다. 든든해 보이던 최용해마저 총정치국장에서 비서로 밀려 예전 같지 않습니다. 서슬 퍼런 태조 이성계 앞에서백성을 위한 나라 꼿꼿하게 주장하던 정도전 같은 인물이 북녘 땅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북한판적자생존 관료주의의 폐단인 복지부동(伏地不動) 낳습니다. 주민을 위해 일해야 관료들이 눈치만 살피고 소극적으로 임할 주민들의 삶은 고단해질 수밖에 없겠지요


06.24 북한 어선 잇단 표류김정은 '고기잡이 속도전'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이 지난해 12 ‘825 수산사업소 들러 가득 쌓인 냉동생선을 보며 

만족해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북한 주민을 태운 선박이 남쪽으로 표류해 오는 경우가 부쩍 늘었습니다. 이달 중순 독도 부근에서는 침몰하던 2t짜리 북한 어선에 탔던 5명이 우리 해경선에 극적으로 구조됐습니다. 20~40 남성인 이들은 모두 북으로 돌아갔죠. 지난달 말에는 울릉도 인근에서 3명이 구조됐습니다. 귀순을 희망한 2명을 빼고 명만 판문점을 넘어 귀환했습니다

육류 부족, 물고기로 단백질 보충
북한 군부에 수산물 증산 독려
1t
미만 낡은 목선 '묻지마 출어'
엔진 고장, 남으로 오는 경우 늘어

 지난해 11 하순 연평도 근해를 날던 주한미군 헬기는 목선을 타고 떠도는 북한 주민 명의 움직임을 포착했습니다. 추위와 배고픔에 상당 시간 바다를 떠돈 그는 위중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함께 탔던 2명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하니 얼마나 절박했을지 짐작이 됩니다. 주민을 살리려 · 당국은 긴급 작전을 펼쳤습니다. 2011 아덴만에서 총격을 입은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의 치료를 맡았던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가 급히 참여해 목숨을 살렸죠. 이런 대표적 사례 외에 해상에서 긴급구호 조치를 취한 연료와 식량·식수 등을 실어 북쪽 수역으로 인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위는 지난 4 여수 공해상에서 침몰한 몽골 선적 북한 선박에 탔다 구조된 주민이 판문점을 거쳐 북송되면서김정은 만세 외치고 있는 장면.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통치 시기풀판을 고기로 바꾸자 염소(아래) 등을 키우라고 장려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사진 노동신문]

 

 왜 이런 일들이 최근 들어 빈번해졌는지 궁금증이 커지던 차에 정부 관계자로부터 내막을 귀띔받을 있었습니다. 바로김정은의 물고기 사랑 때문이란 겁니다. 귀순 주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파악할 있었다고 하는군요.

 그러고 보니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이 부쩍 수산물 생산을 늘리라고 채근한 떠오릅니다. 올해 김정은이 처음 공개활동 곳도 동해안 원산 지역 수산물 냉동시설입니다. 1 6 이곳을 찾아 냉동 처리된 생선이 빼곡한 틈에서 웃음을 보인 그는 물고기 공급에 대한 특별지시를 내립니다. “전국의 육아원(유아원) 애육원(고아원), 초등 중등학원, 양로원에 일년 365 하루도 번지지(빼먹지) 말고 물고기를 공급하라 내용입니다. 최고사령관을 겸한 김정은은인민군대가 사업을 맡으라 군부가 책임질 것을 명령한 겁니다. 김정은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하루 일인당 생선 300g 먹이도록 공급하라고 말했죠. 생선을 많이 먹는 것으로 알려진 일본인들의 하루 섭취량이 100g 수준이라고 하니 과한 목표 제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김정은 방문 이후 냉동시설은 ‘18 수산사업소 탈바꿈합니다. 최신 선박과 냉동창고, 수백m 부두 등을 갖춘 현대적 시설입니다. 김정은이 자기 생일을 공장 이름을 지은 것에서 각별한 관심을 엿볼 있습니다. 4 30 조업식을 다룬 이튿날 노동신문은최고사령관이 제시한 물고기 잡이 목표를 기어이 수행하는 바다의 어로(漁撈) 결사대가 되자 강조합니다. 이쯤 되면 묻지마식출어(出漁) 이뤄졌고, 엔진 고장과 표류로 이어졌는지 설명이 됩니다. 사실 북한 주민들이 탔던 선박은 1t 미만의 낡은 목선이 대부분입니다. 구조 선박을 우리 함정에 매달아 예인하다 보면 침수되거나 부서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하는군요

 구조된 북한 주민은 숙식이 가능한 보안시설에 머물며 관계당국의 조사를 받습니다. 냉전 시기 체제 대결을 하던 때는 귀순을 설득하는 작업도 이뤄졌다고 합니다. 우리 체제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영상·자료를 강제로 보게 하거나, 백화점이나 빌딩 숲을 돌아보도록 북한의 선전이 거짓이란 깨닫게 하는 방식이죠. 하지만 요즘엔 본인의 의사를 존중한답니다.

판문점에서 이뤄지는 주민 북송 절차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군사분계선상에 걸쳐 지어진 중립국감독위 사무실 10 정도 높이의 콘크리트 경계석 옆에서 남북한 연락관이 인적 사항을 확인해 주고받는 식이죠. 북측으로 넘어가기 직전 우리 연락관은 “○○, 자유 의사에 따라 돌아가시는 겁니까?”라고 묻습니다. 그러면 북한 주민은라고 나지막이 대답하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일부 주민은 경계석에 서서 남측을 향해 김정은 원수님 만세!”라고 외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북측으로 돌아가면 처벌받을 있다는 우려 때문에 과잉 충성을 표해야 하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판단해 막지는 않고 있다 설명합니다.  

육류가 부족한 북한에서 물고기로 단백질을 보충하게 하려는 노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부터 있었습니다. 94 7 김일성 사망 직후 200~300 명이 굶어 죽었다는고난의 행군에는풀판을 고기로 바꾸자 구호가 등장했습니다. 토끼와 염소 키우기를 장려한 것인데, 성과를 거두지 못했죠. 외래산 속성 어류인 열대 메기를 대대적으로 공급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주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하고 실패했죠

 김정은 집권 이후 몰아친 물고기 열풍에 북한 전역이 떠들썩합니다. 김정은이 최신형 어선 단풍호를 만들도록 연간 어획고가 8 늘었다는 사연도 등장했습니다.  


07.08 군부 롤러코스터 인사김정은의 ' 경력 콤플렉스'

원한이 맺힌 사람이나 집단원수’(怨讐)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북한 조선말대사전에는 단어가 없습니다. 대신원쑤라는 색다른 표현이 순우리말로 둔갑해 올라있죠. 북한에서원수 계급으로서의 원수(元帥) 국가 수반을 의미하는 원수(元首) 대부분 쓰입니다. 김일성에 대한 과도한 우상화의 여파라고 합니다. 자칫김일성 원수 호칭을 쓰면서 주민들이 다른 뜻으로 받아들이거나 혼돈하면 안된다는 이유로 아예 말까지 바꿔버린 겁니다.

복무 없이 2010 대장 칭호
아버지보다 빠른 28 '공화국 원수'
인민무력부장 2년여 동안 4 교체
계급 강등 망신 절대충성 요구장성들 사격 시키고 바다서 수영
군부 장악 위해 고위층 군기잡기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은 집권 첫해인 20127(당시 28) ‘공화국 원수자리를 거머쥡니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50(19924),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이 41(19532) 차지한 것보다 훨씬 빠릅니다. 주민들은김일성 수령, 김정일 장군, 김정은 원수 각각 호칭합니다. 이를 혼돈했다가는 멸문지화(滅門之禍) 당합니다. 1997 김일성 사망 3주기 추모 보도를 하던 조선중앙방송 여성 아나운서는위대한 수령 김정일 동지가 서거하신지 3년째...”라는 돌이킬 없는 실수를 했다가 행방을 없는 신세가 됐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김정은은 후계자로 추대된 20109 노동당 3 대표자회 직전 대장 칭호를 받습니다. 사실 김정은은 제대로 군복무를 한적이 없습니다. 북한은 김일성군사종합대학에서 포병학을 배웠다고 선전하지만 근거는 희박합니다. 북한이 그의 대학시절이나 관련 활동 장면을 하나도 제시하지 못한데서도 이를 엿볼 있죠. 김일성종합대 재학 사진과 군사훈련 모습이 드러난 김정일과 차이가 납니다.

 

▲이달초 훈련장을 찾은 김정은이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에게 지시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병서 총정치 국장, 국장, 이영길 총참모장, 김정은. [노동신문]

 

 김정은이 서둘러 원수에 오른 대장 계급으로는 군부장악이 어렵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입니다. 김일성 대원수-김정일 원수라는 체제에 군부원로인 이을설 원수와 여러명의 차수(次帥)그룹이 있으니 아래 대장으로 군을 지휘하기는 어색했을겁니다. 김정일과 이을설이 같은 원수로 불렸지만 무게는 크게 다릅니다. 김정일은공화국 원수, 이을설은조선인민군 원수 구분되고 있습니다. 김정일이 생전에원수면 같은 원수인줄 아느냐 말했다는 것도 이를 염두에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북한군 장성은 하나부터 소장-중장-상장(上將)-대장으로 볼립니다. 위로 차수-원수-대원수가 있죠. 우리 군의 준장-소장-중장-대장과 차이가 납니다. 병력 119만명의 북한군에 대원수 2(김일성·김정일) 원수 한명(김정은) 체제인 두고 계급 인플레라는 곱지않은 지적도 나옵니다. 미국의 아이젠하워·맥아더, 영국의 몽고메리 원수가 있었으나 2차대전 당시 연합군총사령관으로서의 계급이었기 때문이죠. 북한군 장성이 1300 가까운 것도 우리 (65만명) 440여명에 비춰볼때 비대하다는 지적입니다.

 아무튼 일천한 경력 콤플렉스 때문인지 김정은의 군부장악 행보는 몹시 거칠어보입니다. 집권 3년차인 올들어서는 지휘관급 고위간부들에 대한 군기잡기가 가장 눈에 띕니다. 지난 1일에는 해군 장성들을 강원도 원산 인근 동해안에 불러모아 수영대회를 열었습니다. 5월에는 군단장급 이상 육군 간부들의 전투능력을 테스트하겠다면서 실탄사격을 직접 참관하기도 했죠. 3월에는 비행능력을 테스트하겠다며 장성급 간부들을 소집했습니다. 13년간 공군사령관을 지낸 2008 물러난 오금철 상장에게 미그기 조종간을 잡게한 대외적으로 군부 장악을 과시,부각하려는 김정은의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빈번한 인사와 해임도 눈길을 끕니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형국입니다. 우리 국방장관에 해당하는 인민무력부장은 집권 첫해인 20124 김정각 임명을 시작으로 2년여 동안 4차례 바꿨습니다. 김정일 집권시기, 인민무력부장인 김일철과 김영춘이 각각 9년과 3 재임했던 것과 차이가 나죠. 총참모장(우리 합참의장) 이영호를 20127 전격 숙청한 포함해 3 교체했습니다. 최고요직인 총정치국장을 맡아온 최용해를 2년만인 지난 4 노동당 비서로 좌천시킨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정일이 집권초인 1995 임명한 조명록 총정치국장을 15년간 한자리에 것과 비교됩니다.

 계급도 춤을 춥니다. 대장 계급장의 별이 며칠새 한두개 사라지곤 하죠. 이런 공개 망신주기를 통해 간부들에게 극도의 긴장감을 불어넣고, 절대충성을 요구한다는 분석입니다. 이런 현상을 두고 계급에 의미를 두지않은 중국군의 문화를 받아들인 때문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1955 계급제를 도입했다 10년만에 폐지하고, 1988 부활시킨 중국군은 아직 대장 계급도 없이 셋인 상장이 최고계급이죠.

승승장구하는 북한 군부 실세도 눈에 띕니다. 대표적 인물이 국방위 설계국장인 마원춘입니다. 백두산건축연구원의 설계원이던 그는 평양시 살림집(아파트) 마식령스키장 김정은의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마음에 쏙들게 추진함으로써 권력 최측근으로 자리했습니다. 지난 5월엔 중장 계급장을 달고 등장했죠. 최근 원산 일대에서 벌어진 김정은의 군사훈련 참관에는 총참모부 작전국장인 변인선 대장과 화력지휘국장 박정천 상장이 두드러집니다. 이들이 작전지도를 놓고 김정은과 머리를 맞댑니다. 황병서 총정치국장이나 이영길 총참모장도 뒤로 밀릴 정도입니다.

 김정은의 군부장악 실험이 어디로 치달을지 주목됩니다. 원로에게 특각(별장) 벤츠승용차 선물로 환심을 사고, 지지기반으로 삼았던 김정일과 다른 행보라 흥미롭습니다. 김정은은 최고사령관 직책 외에 국방위와 노동당 중앙군사위 등의 최고직책도 갖고 있습니다. 그가 군부를 확고히 장악했다는 관측과 아직 불안하고 미숙한 수준이란 진단이 엇갈리고 있죠. 김정은의 군부 장악은 병영국가 북한의 체제안정을 좌우할 아킬레스건입니다


07.15 평양의 워터파크남자들 '치맥' 먹고 피부관리까지

김정은, 유학한 스위스 시설 본떠
인공암벽·볼링장매점엔 햄버거
, 체제 선전 위해 잇단 대형공사
·, 숨겨진 자금흐름 여부 의심

날씨가 더워지면서 평양 주민들에게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은 문수물놀이장입니다. ‘평양판 알파마레(Alpamare)’ 불리는 워터파크인데요.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이 10 시절 6 정도 스위스에 조기 유학하면서 종종 찾았던 취리히의 대규모 물놀이공원 알파마레를 본뜬 것이라고 합니다. 대동강변 문수지구에 위치한 이곳을 김정은은 공사기간 7차례나 직접 찾을 만큼 공을 들였죠. 북한 관영매체들은희한한 물의 궁전인 문수물놀이장에 인민의 기쁨, 행복의 웃음소리가 한껏 넘쳐나고 있다 전합니다. 

 

1994년에 처음 공원 개장을 했지만 지난해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리모델링이 시작됐습니다. 공사 지연으로 여름철 개장 목표가 늦춰져 올여름이 제대로 손님맞이인 셈입니다. 

 

문수물놀이장의 속살이 궁금하던 차에 며칠 입수된 북한의 컬러판 소개책자를 접했습니다. 체제선전용 사진·자료란 점을 감안해도 솔직히 예상보다 지은 시설이란 생각이 듭니다. 158000㎡의 넓은 부지에 60m 80m 길이의물미끄럼틀(워터슬라이드)’ 다양한 체육·편의시설 등이 들어서 있습니다. 꼼꼼히 살펴보면 실내· 풀이나 인테리어·가구 등이 예전과는 달라진 세련된 모습을 드러냅니다. 홀터넥(Halterneck, 수영복·드레스가 따위로 뒤에서 매게 있는 ) 스타일이 유행인 보면 비키니로 옮겨 듯합니다. 

 

벼랑 타기 소개된 인공암벽 등반과 미국 명품 헬스기구 브랜드인 프레코(Precor) 러닝머신이 설치된 체력단련장에 볼링장까지 문수물놀이장 안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미안실(美顔室) 불리는 방에는 여성 피부관리사에게 서비스를 받는 남성들도 눈에 띕니다. 입장료는 3달러, 자유이용권은 14달러에 이릅니다.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이 지난해 10 고위 간부들을 대동하고 완공된 문수물놀이장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가장 눈길을 해당화청량음료점이란 간판을 곳입니다. 서구 패스트푸드점 분위기에 동화 인물 같은 복장을 갖춘 여성 의례원(판매원) 햄버거와 프렌치프라이·치킨·핫도그 등을 팔고 있는 모습입니다. 서구식 식음료 문화인 이른바양풍(洋風)’ 주민 일상생활로 자리 잡은 겁니다. 음식을 다루는 여성들이 손에 일회용 비닐 위생장갑을 착용하고, 일부는 마스크를 하고 있는 점도 예전에 없던 모습이죠.

 인접한 해당화맥줏집에서는 생맥주까지 만들어 냅니다. 해당화빵집에서도 수영복 차림의 남성들이 대동강맥주를 놓고 즐거워합니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을 계기로 북한에도치맥(치킨+맥주)’ 문화가 상륙했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평양판 한류(韓流) 추이도 지켜봐야겠습니다.

 이런 변화상은 김정은의 등장과 함께 예고됐습니다. 집권 첫해인 2012 7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를 퍼스트레이디로 데뷔시켰습니다. 미키마우스가 등장하는 공연을 보고 미니스커트에 노출이 심한 가수들이 등장하는 모란봉악단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 좋은 세상이라며 지상낙원을 선전하던 노래는 좁은 세상으로 가사를 바꿔세계 추세를 따라잡자 구호로 진화하기도 했습니다. 김정은·이설주 부부가 해맞이식당 커피숍에 들르고, 팝콘을 함께 먹는 장면도 보였습니다.

 요즘 평양의 수퍼마켓에는 쇼핑 카트와 자동계산대가 등장했다고 합니다. ‘전자봉사카드라는 일종의 포인트카드도 선보였다는 최근 평양에 다녀온 인사들의 귀띔입니다. 북한의 근로자 평균 월급은 북한 원화로 3000 안팎인데요. 공정환율이 140~150 정도인 고려하면 20달러 정도 되는 금액입니다. 하지만 암달러상을 통하면 달러당 7300원에 이른다고 하니 월급이 1달러도 된다는 얘긴데 3~4달러 하는 평양호텔이나 해당화카페의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놀랍습니다.

 한· 정보 당국은 북한이 이런 대형 공사를 벌일 있는 돈줄과 자재·장비의 루트에 주목합니다. 유엔 등의 대북 제재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구멍이 뚫렸거나 숨겨진 자금 흐름이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고민스러운 모습입니다. 스키장과 워터파크는 물론 고급 아파트와 체제선전성 우상화물 건설에 거액을 쓰면서도 정작 북한 주민들의 살림살이는 챙기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북 비판여론에 북한 노동신문은알파마레가 어때서?”라며 반발합니다.

 김정은은 2012 4 공개연설에서인민들이 허리띠를 조이지 않고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하겠다 공언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보이지 않습니다. 북한 국방비는 지난해 전체 예산 16%(실제로는 은닉 예산 포함 30% )에서 올해 4월엔 15.9% 0.1%포인트 낮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재래식 무기 군비 지출이 개발로 인해 줄어들었으니 인민생활로 돌리겠다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겁니다.

 올 9 인천 아시안게임의 응원단 파견 비용도 우리에게 떠넘기려 기세입니다. 2002 부산 아시안게임 135500만원의 국민 세금이 북한에 쓰였고, 그중 48300만원이 288명의 북한 응원단 체류 비용이었습니다. 1인당 167만원의 남한 방문 경비를 우리에게 부담토록 겁니다. 이번에 북측 요구를 들어줄 경우 평양 지도부와 집권층에 나쁜 메시지를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입니다.

특권층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평등을 강조하는 사회주의 북한이 ‘10% 공화국 버리는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2400 명의 인구 300 평양시민이나 350~400 명의 노동당원만을 위한 세상이 되는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일반 주민들이 김정은이 약속한사회주의 부귀영화 누릴 날은 언제 올까요.  


07.22 미녀응원단 묵는 만경봉호김정은식 미인계?

▲2002 9 부산 아시안게임 북한 응원단을 태우고 만경봉호가 다대포항에 정박해있다. 배는 

응원단의 숙소 식당으로 사용됐다. [중앙포토]

 

▲입항 행사에서 시범을 보이는 북한 미녀응원단의 모습. [중앙포토]

 

북한 만경봉호가 9 인천에 옵니다. 같은 19 개막할 17 인천아시안게임 북측 응원단의 숙소로 쓰려는겁니다. 2002 9 부산아시안게임 288명이 몰려와 남한을 들썩이게한미녀 응원단입니다. 북한과의 실무협상(17) 타결되진 않았지만 북한은 이번엔 규모를 늘려 350여명정도의 응원단을 보내려 합니다. 개성~파주를 연결하는 경의선 육로로 남한 땅을 밟겠다는 건데요.이와 별도로 선수단 350명은 평양~인천 서해 직항로를 거치는 고려항공편으로 방문한다니 손님맞이를 위한 ·· 입체작전이 펼쳐질 판입니다.

인천 오는 만경봉호의 정치학
12
부산대회땐 선풍적 인기
겉으론 "북남 관계 개선 계기"
5·24
제재 무력화 꼼수 의심도

 실무 협상 결렬로 일각에선 북측 참가가 불발되는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어보이는군요.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이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할 남자축구 검열경기를 지도했다 북한 관영매체가 20 전했습니다. 이쯤 되면 북한의 참가는확정으로 봐도 되겠습니다. 남측 태도를 빌미로 회담판을 깨고참가 재검토운운한 북측 대표단은 서둘러 회담장에 돌아올 명분을 만들어야할 곤혹스런 입장일겁니다.

  만경봉호는 북일간 해상 교류의 대명사로 통합니다. 원산과 일본 니가타((新潟)항을 잇는 · 연락선 역할을 했습니다. 조총련 간부 방북 등에 이용됐고, 일본 물자를 수입하는 통로였죠. 하지만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북제재 차원에서 2006 발이 묶였습니다. 최근 일본의 일부 제재해제에도 만경봉호는 예외로 남았습니다

만경봉호가 우리에게 처음 알려진 재일동포 북송사업 때문입니다. ·일간 합의로 195912월부터 일본 거주 교포를 북한에 영구 이주시키는 일이 추진됐는데요. 847월까지 28000세대 93339명이 북송선을 탔습니다.

 

저는 지난주 니가타항을 찾았습니다. 통일부와 한반도미래재단(이사장 구천서) 주관하는통일 지도자 아카데미소속 탈북 대학생들의 수학여행에 함께 겁니다. 만경봉호가 접안하던 서쪽부두에서 동해를 바라보니지상낙원 꿈꾸며 출항했을 북송교포들의 회한이 느껴졌습니다. 그들이 떠나기전 심었다는 305 그루의 가로수는 일본말 야나기(やなぎ) 아닌버드나무길 불린다고 합니다

 동행한 탈북 대학생들 중엔 북송교포 부모를 경우가 있었습니다. 사상검열에 걸린 아버지가 결국 살아서 나올수 없는 수용소에 갇혀버렸다는 신은진(24·가명)양은엄마·아빠는 무슨 희망을 안고 만경봉호에 올랐을까요라며 먹먹해했습니다. ‘째포’(북송교포를 비하하는 ) 불린 이들은 북한 도착 직후부터 탄압과 감시대상이 됐다고 합니다. 강제로 일본 친척에게 써야했던 북한체제 찬양 편지에 약품·달러를 요청하는 글을 몰래 썼다 들통나 고초를 겪기도했다는 겁니다.

 북한으로 통하는 해상 관문인 니가타에는다시 만경봉호가 들어온다 기대감에 들떠있었습니다. 과거처럼 인적왕래 아니라 북한이 중고차와 기계류를 수입해가고 고급 사케(일본 전통술) 사들이는 통로로 이용하면 장사가 거란 이유에서랍니다. 한국 영사관 관계자는한동안 위축됐던 니가타 조총련도 최근 · 관계개선 분위기에 고무돼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만경봉(萬景峰) 김일성 주석의 생가가 있는 평양 서쪽 대동강변의 봉우리입니다. 20018 방북한 강정구 교수가만경대 정신 이어받아 조국통일 이룩하자 글을 방명록에 남겼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일이 있을만큼 북한 체제를 상징하는 말이죠

 이번에 인천에 오는 만경봉호는 예전 북송 교포를 태웠던 배는 아닙니다. 원래 만경봉호로 불리던 배는 84 북송사업 중단 화물선으로 탈바꿈했다고 합니다. 대신 북한은만경봉 92 불리는 배를 취항시켰죠. 김일성 80 생일을 맞아 조총련이 당시 40억엔(우리 400억원 정도) 성금을 모아 선물한겁니다.

 12 만경봉호는 부산아시안게임 북한 미녀응원단이 타고와 선풍적 관심을 끌었습니다. 경기장은 물론 숙소까지 찾아가려는 일부 남성들의 도를 넘은 구애공세에 경호당국이 진땀을 빼기도 했습니다. 베일에 싸인 선내 생활도 화제가 됐죠. 숙소가 좁아 보조침대를 이용해 잠을 잤다거나 평양 옥류관 냉면 재료를 공수해왔다는 말도 전해졌습니다. 길이 162m 이르는 만경봉호 4층엔 식당과 영화관·목욕탕까지 갖춰져 있다는 점도 드러났습니다. 일부에선김정일식 미인계(美人計) 나라가 들썩인다 걱정이 나올 정도였죠. 북한이 대북비판 여론을 누그러뜨리는데 대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남북정상회담 직후라는 점도 분위기를 띄운듯 합니다. 당시 정부는 135500만원의 국민세금을 들여 북한 응원단과 선수단의 체류비를 댔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달라보입니다. 정부와 조직위는 국제관례를 들어 북한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북한은 과거처럼 체류비용을 대줬으면 하는 눈치입니다. 남측의관례 북측이 주장하는전례 어떻게 추후 협의에서 절충될지 주목됩니다.

육로로 응원단 숙소로 쓰겠다며 굳이 만경봉호를 남한 항구에 진입시키려는 북한의 노림수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천안함 폭침도발에 대응한 우리 정부의 5·24 대북제재 조치를 무력화하려는 꼼수라는 의심도 사고 있습니다.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20038, 303) 인천 아시아육상경기(20059,124) 역대 3차례와 비교해 최대 규모 응원단 파견해 어떤 광경을 연출할지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북남사이 관계개선과 불신해소의 계기가 돼야한다”(20 중앙통신) 김정은의 말에 진정성이 담겨있길 바라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21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비판한 정부에청천벽력 같은 보복대응에 직면하게 이라며 위협했습니다. 김정은은 신성한 체육이 불순세력의 정치 농락물이 돼선 안된다 했다는데, 말의 속뜻이 뭘지도 궁금합니다.


08.12 김여정 손수건 팔찌, 이설주 킬힐평양 여성 '패션 아이콘'

놀이공원 김여정 팔목에 손수건
평양 여학생들 너도나도 따라하기
이설주처럼 원피스·높은굽도 유행
남성들은 김정은식 패기머리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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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요즘 가장 뜨는 놀이공원은 중구역에 자리한 능라인민유원지입니다. 2 전인 2012 7 김정은(30) 국방위원회 1위원장이 부인 이설주(25)퍼스트레이디 처음 데뷔시킨 곳입니다. 당시 개관식 김정은이 쇠약한 고모 김경희와 고령의 간부들을 360 돌아가는 놀이기구인회전매 태워 모두를 아연실색케 장소입니다. 

 

얼마전 곳을 김정은의 여동생 여정(25) 10여명의 친구들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머리에 수수한 옷차림을 하고, 팔목에는 손수건을 감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놀이기구에 다른 친구들이 비명을 지르며 어쩔 몰라하는 것과 달리 여정은 발장난을 하며 여유있게 손을 흔들었다는군요. 아마도 어릴 오빠와 스위스 베른 국제학교에서 조기유학을 하던 시절 일본 디즈니랜드 등을 여행한 경험 때문인 듯합니다. 

 

유원지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수행원은 물론, 주민들이 이를 지켜봤다는데요. 평양 시내에선 여학생들이 팔목에 손수건을 감고 다니는 유행이 되고있다고 합니다. 우리 정보 당국이 입수한 최신 첩보파일에 담긴 스토리인데요. 그만큼 평양 로열패밀리의 핵심인 김여정의 패션 스타일이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동갑내기인 김여정과 이설주는 평양 특권층 여성들의 패션 트렌드를 선도하는 쌍두마차 역할을 합니다. 정부 당국자는시누이인 여정이 이설주의 옷차림이나 몸가짐, 에티켓 등을 직접 지도하고 있고, 이설주는 김여정의 조언에 순응하며 마치 친자매처럼 지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귀띔합니다. 물론 영부인 격인 이설주는 김정은과 스위스 모바도의 명품 커플시계를 차고, 크리스티앙 디오르 핸드백을 들고 나타나 상대적으로 화려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평양 주민들 사이에서도 여름 패션의 변화가 두드러집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드러내 말하지 않지만 재일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를 통해 엿볼 있습니다. 평양 보통강신발공장 구두를 신은 젊은 여성의 사진이 실렸는데, 북한 문제를 다루는 한국 여기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정도였죠. 무엇보다 10센티미터는 넘을 법한 눈길을 끕니다. 사실 북한은 굽이 높은 여성 구두에 관대한 분위기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80년대하이힐이 건강에 좋다 권장한 일도 있는데요. 일반적인 건강상식과 거리가 있지만 최고지도자의 이런교시덕분에 하이힐이 북한에 안착할 있었겠죠. 아무튼 세련된 스타일의 원피스를 입고 핫핑크의 백을 모습은북한 사람이 맞나하는 생각까지 들게 했습니다. 

 

김정은 1위원장도 이런 분위기를 부추기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7일자 노동신문 1면은 그의 평양양말공장 방문 소식을 전했는데요. 여성스타킹 생산라인을 유심히 살펴보는 사진이 눈길을 끕니다. 자리에서 그는계절과 추세에 맞게 인민의 기호와 특성을 고려한 제품을 생산하라 지시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원산구두공장을 찾아대외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신발을 생산하라 강조했죠. 생산품에매봉산이란 이름까지 붙여준 보면 북한에도 이제 브랜드를 중시하는 시대가 오는 듯합니다.

 

민생 챙기기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깔린 공개활동이지만 북한에도 이제 디자인과 품질이 점점 중요해지는가 봅니다. 

 

멋내기에는 남성들도 뒤지지 않습니다. 청년층을 중심으로패기머리 불리는 헤어스타일이 유행인데요. 옆머리와 뒷머리를 삭발에 가깝게 짧게 자르고 윗머리만 길게 남긴 모습입니다. 90년대 북한에서 잠시 유행하다 사라진 머리 모양이 다시 등장한 김정은 때문입니다. 조총련 잡지조국’ 8월호는김정은을 따르려는 열광적인 숭배심이 낳은 결과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김일성종합대 학생인 이정철(27) 인터뷰에서젊고 활력 넘치는 원수님의 모습에 매혹됐다. 외모부터 그대로 담고 싶다 말합니다. 하지만 영국 BBC 보도는 조금 다르군요. 북한 당국이 대학생들에게 김정은처럼 머리를 깎으라는 지시를 내렸기때문이라고 하니 자발적인 유행과는 거리가 있어보입니다. 

 

평양을 중심으로 불어닥친 이런 스타일 변화에는 원래 중국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 국경도시로 유입된 의류나 신발을 최신 유행으로 받아들였다는 건데요. 2000 중반을 넘어서면서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 한류(韓流) 북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개성공단에 진출한 의류업체의 경우 완제품 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옷을 창고에 놓아두면 북한 근로자들이 앞다퉈 가져간다고 합니다. 관계자는여성복에 부착하는 상표가 무더기로 도난당하는 일도 있었다 전합니다. 한때 금기시됐던 한국산 제품이 암시장에선 인기를 끈다는 얘기죠.

지금은 중단된 상태지만 98 배가 출항한 금강산 관광사업도 북한 여성의 스타일 변화에 불을 붙였습니다. 우리 여성 관광조장들의 세련된 차림새와 화장법에 북측 여성 안내원들이 빠져든 거죠. “언니 말짱한 눈썹은 빡빡 밀어버렸습네까라며 호기심을 보이던 북측 여성들은눈이 커보이고 세련돼 보인다 설명에 하나둘 따라하기 시작했고, 눈썹 다듬는 면도칼과 아이펜슬을 구해달라는 요청이 이어졌다고 합니다. 젊은 여성들의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은 김정일·김정은도 막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마침 다음달엔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할 미녀응원단 350명이 남한을 방문합니다. 평양에서 집안 좋고 빼어난 미모를 갖췄다는 그녀들이 이번에는 남녘의 무슨 바람을 북으로 실어갈지 뜨고 지켜봐야겠습니다

 

08.19  대남라인 핵심 72 김양건, 김정은 권유로 스키 타다 골절

장성택 처형 직후 나와 해임설
17
DJ 화환 전달식서 건재 확인
최근 세월호·교황 비방 패착 연발
"
대남라인 보위부에 밀린 "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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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 북한 마식령 스키장에선 군부와 노동당의 나이많은 간부들이 진땀을 빼고 있었습니다. 개장을 며칠 앞두고 곳을 찾은 김정은(30) 국방위 1위원장이 수행한 간부들에게 난데없이 스키를 타보라고 권유한 때문입니다. 고모부 장성택을 전격 처형한 며칠 지나지 않은터라 그의 말은 그야말로 추상(秋霜) 같았죠. 스위스 조기유학 시절 다진 김정은의 스키 실력은 수준급이라고 합니다. 60~70대가 대부분인 간부들은원수님 따라배우기 나서야 했죠. 난생 처음 접하는 스키에 곤혹스러웠을 분명합니다. 평양 놀이시설인 능라인민유원지에 함께 갔다가 360 돌아가는회전매 타고 혼절 직전까지 경험했던 이은 수난입니다. 결국 통일전선부장인 김양건(72) 비서가 스키를 타다 넘어져 다리가 골절되는 변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비서는 넘게 공석에 등장하지 못했고 와병설에 해임설까지 나돌았죠. 대북 정보를 다루는 핵심 당국자는대남라인이 바뀔 가능성까지 주시했지만, 골절 때문이란 첩보를 통해 권력 위상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귀띔했습니다. 정보 당국은 장성택을 처형한 정국 구상차 백두산으로 향한 김정은을 수행한 핵심간부들에 김양건 비서가 포함된 점에 주목합니다. 대남문제 만큼은 김양건이 상당기간 거머쥐고 나갈 것이란 예고였다는 겁니다. 지난 2 청와대와 북한 국방위 판문점 고위접촉 북측 단장으로 나온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 그리고 맹경일 아태부위원장이 바로 김양건 라인의 양대축이란 우리 당국의 분석입니다.

 17 개성공단에 나타난 김양건은 조금 살이 빠진 말고는 건강해보였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서거 5주기(18) 김정은 1위원장이 보내는 화환을 전달하면서 메시지를 읽는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카랑카랑했다고 합니다. 1위원장이 보내는 조의문을 낭독한 것을 김양건은 대남문제에서 만큼은 김정은의 대리인임을 과시했죠.

 그런데 비서가 이끄는 북한 대남라인의 심기는 불편해보입니다. 그가 화환 전달 무슨 일이 자꾸 생긴다. 남측에서 많은 소리가 나는데 반가운 소리가 없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하소연한 데서도 이를 엿볼 있습니다.

 무엇보다 김정은 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남북관계의 돌파구 마련이 쉽지않아 보입니다. 김양건 체제의 대남라인에서는 과거 베테랑 대남통들이 우리 당국을 곤혹스럽게하던 허찌르기와 꼼꼼한 술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전문가 평가입니다. 오히려 패착(敗着) 잇달아 두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4 개성공단 폐쇄를 섣부르게 결정했다가, 결국 우리 정부와 어렵게 담판을 벌여 재개했던 대표적 사례입니다.

 인천아시안게임 참가문제를 두고도 진퇴양난입니다. 판문점 접촉에선 응원단의 체류비 문제와 관련해 남측이 선뜻 답을 주지않자참가문제를 재검토하겠다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그런데 며칠 김정은은 아시안게임 참가 축구 선수단의 기량을 검열하겠다면서 경기를 관람했습니다. 최고지도자가 참가를 기정사실화 행보를 보이자불참위협카드는 무력화됐습니다. 북측 대남통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대북 감정을 악화시키는 자충수도 빈발합니다. 세월호 참사로 숨진 학생들에게물고기 운운하는 망발을 했죠. 며칠 전엔 방한한 교황에게까지 가시돋친 비방을 했습니다. 남한 사회의 여론을 제대로 읽는다면 이런 낙제점 대응을 하지않을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듭니다.

 사실 남한 사회를 들여다보는 북한 대남라인의 눈과 판단력이 미덥지는 않습니다. 지난해 10월엔 북한에 비판 성향의 기사를 우리 언론인들을 겁박하면서 정작 해당 매체와 기자이름이 적잖이 틀려 망신을 샀습니다. 김영삼 정부 때는 한승주 당시 외무장관을 비난하면서, 한승수(당시 주미대사) 총리와 혼동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죠.

 방북취재 만난 북한 대남통에게 이유를 물었습니다. 결론은통제 속의 다른 통제때문이었습니다. 대남인사들도 남한 정보를 자유롭게 접하지 못하고 보위부 공안기관에서 걸러진 극히 제한된 내용만 공급받는다는 거죠. 뒤처지고 부실한 정보가 어수룩한 결과를 초래하는 겁니다.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의 호전적 대남인식도 이들에겐 부담입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최전방 부대를 방문해()들을 수장시켜 버리라거나불바다”, “벌초등을 입에 담으니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기 힘든 겁니다. 대남 접근에는 부담이 커지는 거죠.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엔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우리 당국의북한 주적(主敵)’론에 반론을 제기하던 일부 세력을 말없게 만들어 버린 것도 어찌보면 김정은 1위원장이라 있습니다.

 김양건 비서는 17 화환을 전달하는 자리에서핵을 버리라고 하면서 어떤걸 하자고 (제안)해서야 되겠냐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대해 볼멘소리를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남총책인 김양건이 ·미사일을북과 , 해외 모든 겨레에게 유다른 축복”(조선중앙통신 815)이라고 말이 궤변이란 모를리 없습니다. 교황 방문날짜에 맞춘 로켓 발사에 우리 사회가 어떤 눈총을 보낼지는 겁니다.

 

추모 화환을 받으러 북한 땅으로 달음쳐온 남측 유력인사들을 맞으며 북한의 대남전략가들은따뜻했던 대한 향수를 달랬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않아 보입니다. 어쩌면 김양건 비서가 듣고 싶어하는 방식의반가운 소리 이상 없을 모르죠. 고위급 접촉 제안에 드레스덴 대북선언 남측으로부터 받아놓은 숙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북한 대남라인도 이제 국제정세와 새로운 남북관계에 맞는 변신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와도 대립각만 세우다가는잃어버린 10타령을 해야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08.26 승마 배운 여성 "재미가 붙습니다" … 뉴스엔 꽃미남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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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영TV 비친 북한 세태 변화
말투 빼면 서울과 다를 없어
EPL·
분데스리가 축구 해설하고
세련된 스타일 젊은 방송인 급증

북한 TV라고는 믿기지 않습니다. 핑크빛 승마복에 모자까지 색깔을 맞춤해 한껏 멋을 젊은 여성의 말타기 때문입니다. 백마에 오른 그녀는박자를 맞추니 잘나가고 지내(매우) 재미가 붙습니다라며 활짝 웃습니다. 평양식 말투만 빼면 영락없는 서울 스타일입니다.  

 

강사는발전적 견지에서 제가 결함을 지적하겠습네다라며고삐 유지 중요하다고 가르칩니다. 평양 외곽 미림승마구락부를 무대로 조선중앙TV 승마 강습 프로그램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쌍의 부부가 능라인민유원지 미니골프장에서 퍼팅을 겨룹니다. 아내에게 내기에서 남편이 들어갈 것만 같은데, 생각과 다르구만요라고 머쓱해합니다. 프로그램 진행자는골프는 채와 공으로 하는 경기며 1부터 18까지의 구멍()에서 진행된다 설명을 곁들입니다. 

 

승마와 골프가 등장하는 북한 관영 매체는 뜻밖입니다. ‘혁명위업을 위한 선전 선동 본래의 존재이유니 말이죠. 이런 깜짝 변신은 진화 중입니다.  

 

세계체육소식에는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독일 분데스리가 같은 수준급 축구가 소개됩니다. 해적방송이다 보니 화면 3~4군데를 지운 흔적도 드러나지만 북한식 축구용어를 쓰는 해설가는 진지합니다. 국제음악감상 코너는 오스트리아 작곡가 요한 스트라우스 1세가 작곡한 라데츠키행진곡(Radetzky Marsch) 등이 관현악단의 레퍼터리입니다.

 

세계 여러나라의 동물들이란 프로는 평양판 동물의 왕국이죠. 북한 TV 이런 모습은 예전엔부르주아 날라리 으로 철퇴 맞았을 내용입니다.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의 지시 때문에 지금은 가능한 일입니다. 그는 기마부대 몫이던 곳을 승마구락부로 바꿨고, 평양 대동강변 놀이공원엔 미니 골프 시설을 지었습니다. 클래식 음악프로의 등장도 스위스 조기유학의 영향 때문으로 있겠습니다. 

 

물론 김일성 가계(家系) 찬양하는 모습이 사라진건 아닙니다. 북한TV 화면조정시간을 거쳐 맨처음 애국가로 시작합니다. 우리와국가(國歌)’이름은 같지만아침에 빛나라 조선~’으로 시작하는 전혀 다른 노래죠. 이어 한복차림의 아나운서가오늘은 8 25, 음력으로 8 초하루입니다라고 말한뒤 곧바로 김일성 장군의 노래와 김정일 장군의 노래가 이어집니다. 

 

어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선군(先軍)정치를 시작했다는선군명절이라 휴일이었죠. 오전 9 프로그램은 기록영화절세의 애국자 김정일 장군이었습니다. 이어 김정은의 지난주 ‘11 2 공장 방문 담은 15분짜리 영상물이 방영됐습니다. 김정일·김정은 찬양물로 이어지던 방송은 오후 아동시간에도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대원수님의 어린시절 이야기 내보냈습니다. 오후11시까지 24 프로가 짜여졌는데, 5개가 이미 방영됐던 내용의 재탕입니다. 오후 5시와 8 차례 메인보도는 어김없이위대한 영도자 김정은 동지…” 시작합니다. 

 

무리수다 싶은 장면도 포착됩니다. 얼마 김정은의 군부대 방문 영상에는병사들의 체조경기 모습도 보아주시었다 소개멘트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정작 화면엔 병사 한명이 평행봉에 올라 회전하는 전부였죠. 김정은도 썰렁한 상황에 기가 막혔던지 실소를 금치 못하는 표정이었습니다. 대북 정보 관계자는동원된 주민·군인들에 밀려 김정은 경호라인이 붕괴하는 예상치 못한 장면도 그대로 방영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귀띔합니다. 

 

일부 평양 특권층을 위한 선전 보도일 뿐이란 지적도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북한TV 변신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정은 체제 들어 나타난 북한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죠. 방송인 세대교체도 하나입니다.  

 

4 김정일 사망 부고를 알린 이춘희(71) 김정은 보도를 전담하는 이른바 ‘1 아나운서입니다. 원로급인 그녀의 아성에 이젠 젊은세대가 바짝 다가섭니다. 스포츠 뉴스시간에는 머리를 짧게 잘라 멋을 꽃미남 앵커가 같은 또래 여성 아나운서와 호흡을 맞춥니다. 한복 일색이던 여성 아나운서들의 복장도 세련된 스타일로 바뀌면서 유행을 이끌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북한TV 직접 수는 없느냐고요. 가능합니다

김대중 정부 때인 199910 우리 당국이 시청을 허용했습니다. 복제·전파 등의 행위없이 단순히 시청하는 문제없다는 결론입니다. 100만원 안팎인 위성방송 수신장비를 갖춰야합니다. 그런데 조심해야할 있습니다. 자극적 선전·선동과 반복 때문에 중독성이 강하다는 점입니다. 잘못 중독되면 들인 돈이 아까워질 있습니다. 며칠 시청하다보면 찬양가요를 저절로 흥얼거릴 있죠. 직업상 매일 들여다보고 분석해야 하는 제겐직업병 셈입니다.

09.16  평양을 들여다보는 , 중국대사관 홈피엔 무슨 일이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이 운영 중인 인터넷 홈페이지 메인화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 고위인사를 

접견하는 사진만 있을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의 모습은 없다. [사진 주북중국대사관 홈페이지]

 

 

북한 내부를 은밀히 들여다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평양 모란봉구역에 자리한 중국대사관이 운영하는 홈페이지(http://kp.china-embassy.org)입니다. 주로 영사업무와 ·중관계를 소개하려 만들었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유용한 북한 정보가 적지않습니다. 부임 4년째인 중국 외교가의 마당발 류홍차이(劉洪才) 대사 덕분이죠. 그는 그가 만난 북한 권력의 핵심 인사들과 방문지 소식을 사진과 함께 홈페이지에 올립니다. 거기엔 미처 몰랐던 북한 주요인물의 직책 변동이나 얼굴 사진은 물론 최신 지역정보도 생생히 드러납니다. 대북 정보 관계자들조차 곳에서 가끔월척 낚는다고 합니다.

초기 화면에 3 김정일 사진만
"
혁명 계승" 김정은 환영하던 중국 
잇단 미사일· 도발로 관계 꼬여 
'
전략적 가치' 의식 불만 표출은 안해

 그런데 홈페이지엔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집권 3년차를 맞았지만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의 존재가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초기화면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1110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부총리( 총리) 만나는 장면이 실려 있습니다. 김정은에 대해선조선(북한)정치 항목에 국가원수임을 나타내는김정은 영도인(領導人)’이라는 문구가 전부입니다. 지난 7 홈페이지를 개편했지만 별반 달라진 없습니다.

 이를 두고 김정은 체제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불편한 심기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사실 최근 북한과 중국 사이엔 냉기가 가득합니다. 노동신문엔 요즘중국 없습니다. 15일자에 북한 정권수립(9·9) 66주년을 맞아 해외 각국에서 열린 행사가 소개됐지만 친구인 중국은 빠졌습니다. 자리를 러시아가 차지합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축하전문을 3 귀퉁이로 밀어버리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것을 1면에 전한 대표적입니다. 이쯤되면산과 물이 잇닿은 인방(隣邦)’이나순망치한(脣亡齒寒)’으로 불리던 · 관계는 추억이 듯합니다.


 이달 · 국경을 취재한 일이 있습니다. 옌지(延吉)에서 만난 중국 전문가들은 김정은 체제에 대해 분노에 가까운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조선반도 문제 전문가라는 A씨는김정은이 내놓는 ·경제 병진노선이란 쓸데없는 소리라고 일갈합니다. 중국이 시도한 개혁 개방정책을 본받아 인민들에게 땅을 나눠주고 농사를 짓게 하면 식량난과 경제가 풀리는데 딴청을 부리고 있다는 겁니다. 시진핑 체제의 중국 지도부도 공개적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못마땅해하는 정황이 역력합니다. 미국 하원의 에드 로이스 외교위원장은 지난 3 언론인터뷰에서중국이 북한의 잦은 도발에 짜증을 내고 있다 전했는데요. 당시 리커창 총리를 만난 직후라 중국의 의중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관측이 나왔죠. 올들어 중국이 대북 송유관 밸브를 잠가버렸다는 보도도 이런 분위기와 맞물려 눈길을 끕니다.

 중국과의 관계가 본래 이랬던 아닙니다. 정권수립 시기 북한과 중국은 김일성과 마오쩌뚱(毛澤東) 친교를 토대로 혈맹을 맺었습니다. 마오 주석의 장남 마오안잉(毛岸英) 6·25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했고, 평북 회창에 있는 그의 묘는 · 친선의 상징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생전에 평양주재 중국대사관을 차례 찾아 대사·직원들과 식사를 했습니다. 외교 의전상 파격행보죠. 만일 우리 대통령이 주한 미국대사관을 방문한다면친미 굴종이라며 여론의 뭇매를 피할 없을겁니다.

 김정은도 중국 측의 두터운 후원에 힘입어 권력을 거머쥘 있었습니다. 26살에 불과하던 그가 2010 9 후계자로 지명되자 중국은조선혁명의 계승문제가 빛나게 해결됐다 환영했습니다. 국제사회가 북한 3 세습에 비판의 날을 세우던 시점이어서 북한으로선 천군만마(千軍萬馬) 얻은 격이었죠. 김정일 사망(201112) 김정은이 권좌에 오른 뒤에도 이런 우호관계는 유지됐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도발(201212) 3 실험(20132)으로 ·중관계는 꼬여버립니다. 제멋대로 나가는데 심기가 불편해진 중국 지도부는 유엔의 대북제재에 동참했죠. 북한은힘있는 유관국이 제정신을 못차리고…”라며 베이징을 향해 직격탄을 날려버립니다. 양국 관계의 치명상은 지난해 12 김정은이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겁니다. 사형 판결문엔나라의 지하자원을 외국에 헐값에 팔아넘겼다 친중(親中) 죄가 덧씌워졌고, 장성택과 교분이 있던 중국 영도그룹은 분개했다고 합니다.

 물론 중국 지도부는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불만을 꽁꽁 감춥니다. 북한의 전략적 가치 때문이겠죠. ‘중국의 의식한 김정은도 본격적으로 발톱을 드러내진 않습니다. 대신 푸틴의 러시아에 구애합니다. 당분간 우리는 반세기 펼쳐진 김일성식 · 등거리 외교의 설익은 버전을 지켜봐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09.23 외화벌이 나선 해외식당, 김일성 배지 떼고 성형도

▲화보사진 모두보기3

 http://news.joins.com/article/15888738

·한복 차림 서빙하다 무대 공연
출신 좋고 가창력 모란봉악단 수준
영업 끝나면 청소, 새벽 1~2 귀가
10
개국 30여곳첩보수집 임무도


입구에 들어서자 4인조 북한 여성 전자악단이 영화러브스토리 주제가를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한국인 손님들이 무리 들어서는데도 익숙한 담담한 표정이었습니다. 메뉴판에 25위안(한국 4200)으로 적힌 칭타오·하이네켄 대신 60위안(1만원)짜리 평양 대동강맥주를 주문하자 여종업원은 보시면 반하실 겁네다라고 반색합니다. 노란 한복 저고리를 걸친 그녀의 왼쪽 가슴엔 김일성 배지 대신 인공기 모양의 아크릴 명찰이 달려 있습니다. 성형을 아니냐고 묻자대외봉사부문은 적십자병원에서 무상으로…”라며 살짝 웃어보입니다.


이달 중국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 옌지(延吉)시의 국제호텔. 오후 9시를 넘긴 시간 로비층에 자리한 북한식당평양 아리랑 현지인과 관광객들로 70여석이 찼습니다. 음식보단 술을 팔고 공연하는 곳입니다. ‘ 나라 제일 좋아같은 곡의 북한 가요가 흘러나오더니 검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 연주자가 무대 중앙에 자리했습니다. 첼로를 들고나온 그녀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노래마이웨이 연주했습니다. 일제 야마하의 키보드와 전자기타가 어우러졌습니다.

 잠깐의 휴식 이번엔 한복 차림 단원들이 등장해 21현의 개량 가야금을 켜며 전통무용과 민요를 선사했습니다. 이어 투피스 양장에 하이힐을 신은 단원들이 댄스공연을 선보였죠. 이렇게 옷차림과 레퍼터리를 완전히 바꿔가며 차례 무대가 이어졌습니다. 유심히 보니 단원과 종업원의 구분이 없었습니다. 방금 공연한 악단원이 메뉴판을 들고 손님을 맞는 겁니다

 특이한 신청곡 코너입니다. 100위안(17000) 내면 악단 연주에 맞춘나만의 무대 마련해줍니다. 북한 악단원은 꽃바구니를 건네며 함께 노래를 부르는데요. 북한 가요엔 흥을 돋구다가도 팝송엔 침묵하거나 자리를 살짝 피하더군요.

 중국 주요 도시를 주축으로 해외에 진출한 이런 북한식당은 외화벌이의 거점입니다. 폐쇄체제 북한에 대한 호기심과 엿보기 심리를 활용한 겁니다. 현지 물가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성업 중인 때문입니다. 관계당국은 러시아와 이탈리아·태국·캄보디아 10 국에 적어도 30 이상의 식당·술집이 있는 걸로 파악합니다.

곳에서 일하려면 출신성분이 확실하고, 경력이 있어야 합니다. 여종업원은 집안 배경을 묻자아버지는 내각 사무원이고 어머니는 교원이라고 답하더군요. 평양상업대학을 나와 고려호텔에서 일하다 기회를 얻었다는 겁니다. 다른 단원은예술대학을 나와 전자악단에 소속됐다 소개합니다. 평양 모란봉악단에 버금가는 가창력과 연주실력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하는 이유입니다.

 북한에 있을 때보단 낫다지만 근무여건은 열악해 보입니다. 2~3 동안 고향에 가는 엄두도 냅니다. 공연과 서비스·청소 13~4역도 해야 합니다. 제가 들렀던평양 아리랑 12시에 영업을 마친 청소 마무리를 하고나면 새벽 1~2시가 된다고 하더군요. 이튿날에도 오전 9~10시께 출근해 영업준비를 해야한다는데요. 이들을 가장 괴롭히는 총화 불리는 평가시간이랍니다. 서로의 잘못을 지적해야 하는 물론이고, 한국 손님을 상대하며 듣고본 내용을 빠짐없이 보고해야 한다는 겁니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해외에 진출한 북한 식당은 외화벌이와 함께 첩보수집 임무도 띈다는군요. 2011년엔 네팔에 진출한 북한 식당에서 첩보 수집 등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현지 옥류관을 탈세혐의로 급습했는데, 컴퓨터에서 한국 상사원·관광객들의 신상자료와 녹음파일이 발견된 겁니다. 옌지 북한식당에서도 여종업원은와이파이 비밀번호는 9 네개, 8 네개(99998888)입네다라고 알려줬습니다. 하지만 일행 보안전문가인 인사가정보 유출이 우려되니 여기 와이파이엔 접속하지 말라 권했습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정부는 해외 북한식당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합니다. 4 북한이 천안함 폭침사건을 일으킨 5·24조치가 시행되면서 이용객 수도 줄었다고 합니다. 해외 여행길에 가슴졸이지 않고 북한식당에서 가자미식혜와 대동강 맥주를 즐길 날은 언제 올까요.

 

09.30 김정은 위원장 한달째 두문불출 붙은 대북 첩보전쟁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1위원장의 두문불출이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처음엔건강 이상설정도로 간주됐죠. 마지막 공개활동(3 모란봉악단 공연 관람) 직전 양쪽 다리를 심하게 저는 모습이 관영TV 드러난 근거였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정보 당국이 중국·러시아의 정형외과 의사가 비밀리에 방북한 정황을 포착한 것도 그랬습니다. 다리 관절 등에 상당한 이상이 있는 듯하나권력 공백 아니라는 정부의 판단입니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이런저런 소문은 빠르게 확산되는 중입니다. 건강 문제를 넘어 유고(有故) 이야기도 나옵니다. 지난 주말에는 베이징의 외교가를 중심으로 쿠테타설까지 등장했죠

북한 군부 핵심인사들이 체제 전복을 기도해 김정은에게 위해를 가했다는 스토리인데요. 주역이 조명록 북한군 총정치국장이란 대목을 접하곤 실소를 금할 없었습니다. 조명록은 이미 2010 11 사망해 장례까지 치른 군부실세기 때문이죠. 누군가 루머를 만들면서 최소한의 검증조차 못해 저급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걸로 보입니다. 뒤늦게죽은 조명록이 아니라 총정치국장인 황병서라는 수정판이 돌았지만 이미 떨어진 신뢰를 되찾긴 힘들었죠.

 

 

죽은 조명록 쿠데타? 베이징발 헛소문

 

 어제는 서울 증시와 인터넷 공간에 김정은의 병세가 지속적으로 악화된다는 말까지 나돌았습니다. 특이하게도 이란의 이슬람 관련 매체를 근거로 제시했죠. 후계자에서 밀려난 김정철에 대한 관리가 강화됐다는 그럴듯한 이야기까지 덧붙여졌습니다. ‘뇌어혈(<8111><6DE4>)’이란 병명까지 붙여서 말입니다.

 이런찌라시성대북첩보는 북한체제의 폐쇄성에 기인합니다. 북한 체제를 들여다 보는데는 아직도크레미놀러지(Kreminology)’ 기법이 동원됩니다. 소련시절 관영매체에 실린 사진에서의 위치로 권력 핵심 인물의 부침을 판단하고, 정책을 분석·예측했던 방법입니다. 평양에서 열린 정치행사의 자리 배치나 김정은과의 거리 등을 토대로 실세여부를 판가름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한동안 자취를 감추면 대북 정보 분석가들은 불안해집니다. 누군가 슬슬 발동을 거는 겁니다. 평양 권력 동향에 온통 촉각을 곤두세운 상황에선 근거없는 첩보도 일파만파로 번집니다. 정보당국이나 언론 모두 경쟁적일 밖에 없는거죠

2008
8 중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 때도 일파만파 소문이 번지면서 결국 사망설까지 등장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정부 핵심관계자는양치질은 혼자 있는 정도라고 말해 그의 병세가 매우 위중함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11 축구경기장에 등장해 건재를 과시하자 당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죠. 뇌졸중의 후유증인 팔과 다리 등의 움직임이 불편한 말고는 식물인간이었다고 볼만한 징후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북한 최고지도자와 관련한 루머는 호사가들만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때론 한국과 서방의 정보기관들이 의도적으로 만들어 퍼트리기도 하죠


·, 역정보 흘리고 북한서 역이용도

전직 대북정보 관계자는과거 김정일의 동정이 파악되지 않을 슬쩍 사망설을 띄우면 평양 쪽이 어떤 형태로든 움직이더라 귀띔합니다. 후속동향을 추적하면서 추가 첩보 수집에 집중한다는 겁니다. 2003 5 불거졌던 북한 고위관리 길재경(노동당 부부장) 서방망명설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정일 비자금을 관리하던 그의 동향을 추적하던 중앙정보국(CIA) 서울 요원이 망명설을 퍼트렸고, 국내 언론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결국 중앙일보의 특종으로 이미 3 전에 숨져 평양에 묻혀있다는 사실이 묘비 사진과 함께 공개된 후에야 진화됐습니다.

 북한이 이런 상황을 역이용하거나 부추기며 동향을 떠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1987 김일성 주석의 사망설이 나돌았을 때도 그랬습니다. 유고사태가 벌어졌다는 관측이 힘을 얻어가던 시점에 최전방 북한군 초소에 조기가 게양됐다는 관측 결과가 보고됐고, 합참의장이 국회에서 보고까지 했는데요

김일성은 며칠 방북한 몽골 대통령을 맞이하려 순안비행장에 나타나는 깜짝쇼를 벌였습니다. 한국 정보당국이 뒤통수를 맞은 셈이죠. 이번 쿠데타설, 식물인간설 등에는 북한이 앞으로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심입니다.

 어느 나라든 정보를 다루는 기관은 속성상 최고권력자의 정책 결정에 필요한결정적 단서 필요로합니다. 정보 관계자는의미있는 첩보가 입수되면 정보당국 상층부에선 추가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닦달하게 된다건강이상설이나 유고설이 나오면 그야말로 첩보전이 벌어진다 말합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북정보전도 목숨을 걸어야 하는, 그대로 전쟁입니다. 우리의 정보전에 대응한 북한의 반탐(反探, 간첩을 색출하는 작업)공작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죠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중국 동북지역에서 은밀히 활동하던 국군정보사령부 영관급 대북정보 요원의 신분이 노출돼 북한에 납치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정보 베테랑들 사이에선 그의 이름을 ‘CKW 사건으로 불리는 사건인데요. 극악한 고문 끝에 우리 대북관련 정보를 모두 털어놓은 뒤에야 6개월만에 돌아올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북한이 그를 살려보낸 배경을 미심쩍어한 당국이 심문한 결과 간첩임무를 부여해 내려보낸 사실이 드러나 한번 충격을 주었다고 합니다.


깜깜이대북정보망 복원될지 주목
 

1990년대 말에는 북한의 추정 시설에 잠입해 토양 샘플을 수집해온 요원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전시도 아닌, 평시에 화랑무공훈장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관계자는당시 이들을 도왔던 조선족 청년들이 나중에 체포돼 처형되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전합니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청사 안보전시관에는 대북정보 수집 등에 나섰다 순직한 요원을 상징하는 48개의 별이 새겨져 있습니다

김정은의 건강을 둘러싼 이번 첩보전은 우리 정보기관의 대북 정보력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계기가 있습니다. 정보 당국은 김정일 사망이나 북핵 실험 같은 대북정보에깜깜이였다는 비판을 받아온게 사실입니다. 정보의 세계에는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Garbage in,garbage out)” 금언이 있습니다. 잘못된 정보의 폐해를 지적하는 얘기입니다. 이번엔 퍼즐을 맞춰나가듯, 검증되지 않은 첩보를 신뢰할만한 정보로 창출해낼 있는 우리 국가정보기관을 기대해봅니다. 올바른 대북정보가 바람직한 대북정책을 이끌어 있습니다. 

 루머가 난무하는 상황인 만큼 위원장이 언제 어떤 자리에서 건재를 과시하느냐도 눈여겨 대목입니다. 건강이상설에도 불구하고 위원장의 나이는 아직 서른에 불과합니다


10.14 , 대북전단에 라면·스타킹 'DMZ 여군 목욕' 심리전

▲북한의 대남전단은 반정부 선동과 체제 찬양에 맞춰졌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이 13 공개한 북한의 해병대원 위협 전단. 실업사태를 겨냥해 투쟁을 선동하기도 했다. 남측은 월남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과 배우 강수연씨를 내세운 대북전단을 뿌렸다. [중앙포토]

 

삐라(bill)’ 알고 있습니다. 70 가까운 분단 시기 남북한이 휴전선을 마주하고 일을 벌였는지 말입니다. 이젠전단(傳單)’이란 고상한 이름으로 변신한 삐라엔 분단과 대결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분단 이후 남북 '삐라 전쟁' 계속
북한, 국력 앞설 빌딩 사진 공세
최근엔 인터넷 패러디 사이트까지

 삐라의 기원 격인 6·25전쟁 때는 한국과 유엔군 측이 물량 면에서 압도했습니다. 투항권고가 주목적이었는데, ‘삐라 주우면 귀순 신분보장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중공군은 최신무기를 쓰는데 당신들에겐 낡은 줬다 다소 유치한 내용도 눈에 띕니다. 북한도 만만치는 않았습니다.

 미군 위문 방한했던 여배우 메릴린 먼로의 사진을 담고당신이 돌아오길 기다린다 영문전단으로 미군 병사를 유혹했죠. 크리스마스 칠면조 요리가 놓인 파티 사진으로 향수를 자극하는 수법도 동원했습니다. 전의(戰意) 상실할 아이템과 타이밍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심리전술입니다.


 북한이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던 1950~60년대엔 대남공세가 거셌습니다. 평양의 빌딩과 가정집을 전단에 담아오라 북으로라며 월북 아파트와 자동차까지 주겠다는 형태였죠. 미인계는 북한의 단골메뉴입니다. 우리 여배우의 수영복 차림 사진을 따다가 만든 컬러전단이 유행했는데요. 비무장지대 북측 하천에 여군들이 집단으로 목욕을 하는실전 펼치기도 우리 병사들은 애를 태워야 했습니다.

 남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 212달러로 처음 북한(194달러) 앞지른 1969 이후부터는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71 완공 서울에서 가장 높던 삼일빌딩(31) 내세웠죠. 우리도 물론 미인계를 썼습니다. 정보당국이 주도한 그때 전단 살포는 정확도가 지금 민간단체의 것과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군의 협조로 비무장지대 깊숙이 들어가 날린 데다 공군기상대의 정확한 풍향정보를 토대로 원하는 곳에 보낼 있었죠.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있습니다

 

전단과 함께 소형 라디오와 라면·스타킹·콘돔 등도 날려 보냈습니다. 탈북자들은전단과 함께 발견된 식품엔남조선 괴뢰들이 독을 넣었다 보위부가 선전했지만 믿지 않았다 말합니다. 요즘 민간단체는 달러에다 영화·가요가 담긴 CD·USB 등을 보냅니다.

 심리전은 방송과 편지 다양한 수단을 동원합니다. 사면초가(四面楚歌) 고사성어도 결국 한나라 유방(劉邦) 군에게 포위당한 ()나라 항우(項羽)군에게 고향노래를 들려줘 모두 투항케 했다는 고전적 심리전술이라 있죠.

 휴전선 확성기로 남북은 병사의 귀를 아프게 정도로 출력경쟁을 벌였습니다. 북한은 귀순유도 방송을, 우리는 가요로 맞서는 형국이었습니다. 주로 여가수 노래를 틀었는데, 84 ‘J에게 데뷔한 이선희씨는 오랫동안 심리전 요원들이 꼽는 베스트 가수였습니다.

 양측은 위장 라디오 방송으로도 경쟁했습니다. 북한은민민전방송으로 마치 서울에 추종단체가 활동하는 것처럼 선전했죠. 우린용미(龍尾)방송이란 있었습니다. 서울외곽 모처에 자리한 이곳에선 평양의 자생적 반체제 세력이 보내는 것처럼 방송을 했는데요. 94 김일성 사망 때는 출력을 너무 높이는 바람에 남한 (HAM·아마추어무선사)들이 관계당국에평양발 반체제 방송이 있다 신고하는 해프닝도 있었죠.

 1990년대까지는 우리 정보기관의 작품인서신공작 은밀히 진행됐습니다. 일제 편지지와 봉투로 북한 핵심인사에게 서신을 재일 조총련이 보낸 것처럼 국제우편을 평양에 보내는 겁니다. 첫머리엔 김일성·김정일 찬양을 늘어놓다가 말미에 비판하는 식으로 검열을 피하는 건데요. 내로라하는 대북 전문가와 학자가 짭짤한원고료때문에 서로 나섰다는군요.

당국 심리전은 2004 6·4합의로 막을 내렸습니다. 북한의 집요한 요구 때문이었죠. 남한 발전상을 생생히 보여주는 전단·방송은 물론 고화질 대형전광판이 문제였다고 합니다.

 북한은 인터넷 선전·선동으로 방향을 바꿨는데요. 노동당 통일전선부의우리민족끼리사이트가 대표적입니다. 우리 민간에서 똑같은 이름의 반북 패러디 사이트를 열어 김정은 비판에 나서자 북한은 당혹해하고 있다고 합니다.

 요 며칠 민간단체의 대북전단으로 시끌벅적합니다. 솔직히 관영매체까지 동원해 우리 국가원수를 비방하던 북한이 민간전단에 발끈하는 이해하기 힘듭니다. 아무튼 풍선에다 총까지 겨눈 보면 다급하긴 다급해진 모양입니다.

10.21 김일성 도끼만행, 김정일 잠수함 침투 사과김정은은?

북한이 과연 사과를 할까요. 5·24조치 해제 목소리가 높아진 요즘 자주 드는 생각입니다. 남북한이 ‘5·24 장애물 뛰어넘기 23 경기를 완주하려면 넘어야 천안함 폭침도발 사과이기 때문이죠. 양측은 머지않아 이를 회담 테이블에 올려야 하는진실의 순간 맞닥뜨릴 겁니다.

, 7·4성명 청와대 습격 사과
5·24
풀려면 사과로 물꼬 터야
김정은 천안함 폭침 시인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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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통일준비위 회의에서 “5·24 문제도 남북 당국이 만나서 책임있는 자세로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눠 풀어나가야 한다 운을 뗐습니다. 대북제재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경협기업뿐 아니라 여권 내에서까지 해제 여론이 높아진 따른 화답으로 해석됐죠. 8 통준위 회의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며 통일부 장관이 손사래를 것과는 달라진 분위기입니다.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일행의 이달 깜짝방문과 고위 접촉 재개 합의도 힘을 보탠 같습니다

하지만진정성 있는 대화 말처럼 쉽지 않다는 판문점 군사접촉의 전말을 놓고 요며칠 남북당국이 벌인 진실공방에서도 드러납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The Devil is in the details)’ 말은 남북관계에도 들어맞습니다. 대화를 통한 해결이란 화두에 공감하지 않을 사람이 없겠죠. 그런데 돋보기로 들여다 보면 녹록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5·24조치를 해제하려면 북한 당국의 시인, 사과와 재발방지라는 3박자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겁니다.

 5·24조치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도발에 따른 대응차원에서 나왔습니다. 4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46명의 해군 장병들이 희생당한 따른 응징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알맹이가 그리 튼실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우리 국민의 방북을 불허하고, 남북교역 중단 대북 신규투자 금지 대북지원 보류 북한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 차단 등을 담았는데요. 제재 효과가 의문입니다. 오히려 대북경협사업에 참여한 우리 기업들의 발만 옥죈다는 불만도 적지 않습니다. 제재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자 이명박 정부는연간 3 달러 이상의 고통이 북한에 가해지고있다 주장한 일도 있습니다. 사실 국제 경제제재가 제대로 약발을 발휘한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북한은 중국이란 비상구가 있으니 더욱 그렇겠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5·24 제재가 아닌 자해(自害)’ 자조까지 등장한 겁니다.


 북한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사과라는 고도의 정치행위를 실행에 옮겼는지 짚어봐야겠습니다.

 대남도발 사과는 김일성이 내각 수상이던 1972 5 처음 나왔는데요. 당시 7·4 남북공동성명 조율 극비 방북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에게 김일성은 청와대 습격사건에 대해 사과합니다. “나도 모르게 좌경맹동분자들에 의해 야기된 일로 박정희 대통령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말입니다. 68 1·21사태 김신조 특수부대원 31명을 내려보내 대통령을 시해하려다 실패하고, 시민들을 살상한 대한 4 만의 유감표명이었던 겁니다. 김일성은 76 8·18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때도 물러섭니다. 가지치기 작업 중이던 미군 2명을 도끼로 무참히 살해하자, 미군이 항공모함과 전폭기를 동원한 응징에 나섰죠. 김일성은 사흘 만에 군사정전위 북측 수석대표 명의로유감 표한 겁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96 9 강릉에 침투한 북한 잠수함 사건으로 사과해야 했습니다. 유감 표명과 재발 방지 약속이 담겼죠. 그는 2002 9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에게 한번 고개를 숙였습니다. 평양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에 대해참으로 불행한 일로, 솔직히 사과하고 싶다 겁니다. “관계자를 처벌했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을 이라고 말한 대목은 아버지 김일성의 청와대 습격 미수 사과 때와 판박이입니다.

 이제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 차례입니다. 올해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4주년인데요. 그가 시인과 사과, 재발방지를 통해 5·24 굴레를 벗고 남북관계 진전과 대외 개선에 나설 용단을 내릴지가 관건입니다. 할아버지 김일성이 1·21사태 4 만에 대북특사에게미안하다 말을 건넸듯이 말이죠.

 사실 천안함·연평도 도발은 김정일 벌어진 일입니다. 그런데도 김정은에게 시선이 쏠리는 후계자 시절 그의 작품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때문입니다. 김정일이 후계자였던 시절 아웅산 폭탄테러(83, 각료 17 사망) 대한항공기 폭파사건(87, 115 사망) 저절렀던 것처럼 말입니다. 김정일은 끝내 사건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미국과 일본에만 사과한다는 카드를 꺼냈죠. 김정은은 할아버지의 사과 따를까요, 아니면사과 불가 길을 택할까요. 지켜볼 대목입니다.

 북한의 사과에는 공통된 코드가 있습니다. 그건 힘의 논리에 굴복하는 철저한 현실주의적 접근이란 겁니다. 76 8 판문점 도발 미국의 무력응징을 초래했죠. 평양 시민 30 명을 소개(疏開)해야 정도로 정권 몰락의 위기가 닥치자 서둘러 사과했습니다. 대화국면이 절실할 때도 북한은 사과합니다. 정세현 원광대 총장( 통일부 장관)주체가 누구인지 없게 얼버무린 재발 되게 서로 노력하자는 식으로 매듭짓는 북한식 사과법이라고 분석합니다.

이명박 정부 남북한은 비밀접촉에서서해상에서 그동안 발생한 모든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천안함 해법을 추진했다고 합니다. 북한은 남북 양측의 책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장할 있고, 우리는 북한의 사과로 받아들일 있는 방안입니다. 남북관계에서 종종 등장하는, ‘상호 편리한 해석 가능한 합의문입니다. 그렇지만 북한의 일방폭로로 비밀이 깨지면서 파국을 맞았죠.

 지금 우리에겐 북한을 압박해서 얻을 득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5·24해제와 북한 사과를 둘러싼 우리 내부의 논란도 횡행합니다. 틈을 북한은 노리는 형국이죠. 평양 당국의사과라는 정거장을 거치지 않고는 5·24조치 해제라는 종착역에 도착하긴 힘든 국면인데요. 북한은 정말 사과할 있을까요.

10.28 구리선 통화 43, 철모 경비 4시간이 비껴간 판문점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이 20123 판문점 북측 판문각에서 남측 지역을 살펴보고있다. [사진=노동신문, 중앙포토]

 

▲남북 직통전화와 팩스. [사진=노동신문, 중앙포토]

 

전통문이란 뭡니까. 어떻게 남북이 주고받는 건가요.”

냉전·햇볕 모두 지켜본 최전선
숱한 비밀 간직한 현대사 증인
정주영 명예회장 소떼 방북
북측어떻게 지킨 건데반발도


 현장취재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회담이건 기싸움이던 남북 소통을 뭘로 하는지 궁금하다는 말씀인데요. 얼마 판문점 방문 대목을 꼼꼼히 취재했습니다. 한마디로 남북 직통전화를 통해 문서나 메시지를 주고받는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간단한 문건은 팩스로 보냅니다. 긴급한 사항은 상대가 불러주는 메모해 서울·평양에 즉각 보고하죠. 이산상봉 서류 같은 두툼한 문서는 군사분계선상의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등에서 만나 주고받습니다. 이럴 경우엔판문점 채널로 교환했다 표현을 쓰죠.

 

 

놀라운 1971 9 5 회선의 남북 직통전화가 개통된 43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이란 점입니다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 자리한 통일부 전방사무소는 연락채널의 중심축인데요. 맞은 북측 판문각에 구리선 직통전화와 팩스로 연락합니다. 오는 30 열자고 제안한 남북 고위급 접촉의 회신도 북한이 경로로 보내올 것으로 판단해 당국자들은 매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북한은 국방위 항의서한 같은 군부관할 문건은 별도의 군사통신선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판문점 연락관으로 불리는 베테랑 직원들은 오전 9귀측(북한) 안녕하십니까라며개시통화 하고 오후 4시엔마감통화 합니다. 어쩌다오늘은 전달 사항이 있으니 대기해주시오라고 북측이 요청하면연장근무 돌입하죠. 뭔가 중대한 발표가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비밀내용이 많다보니연락관은 입이 없다 말이 나올 정도죠.

 남북한 군과 유엔사가 공존하는 판문점은 일반인들에겐 접근 불가 지역입니다. 20057 군사실무회담 북측 단장인 유영철 인민무력부 대좌가 뇌졸중으로 실려나간 일이 있습니다. 그를 태운 우리 앰블런스가 군사분계선을 넘는 상황까지 벌어졌지만 당시 언론엔 줄도 실리지 않았죠. 그만큼 철통 보안이 가능한 곳입니다.

 

 더 많은 비밀을 판문점은 알고있습니다. 7·4 남북공동성명 대북밀사인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은 72 52 판문점을 넘어가 김일성을 만났습니다. 같은 29 박성철 남북조절위 북측위원장 대리는 청와대로 박정희 대통령과 면담했죠

2000
정상회담 물밑 주역인 임동원 국가정보원장도 회담 개최 전인 5 곳을 거쳐 방북했는데요. 얼마나 많은 남북 인사들이 오갔는지, 지금은 누가 오갈지 판문점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습니다.

 

곳은 체제경쟁의 최일선입니다. 1970~80년대 표류 어부나 군인들은 북송될 우리측이 옷과 선물을 던져버리고 팬티차림으로 돌아갔습니다. 요즘엔 그런 일은 사라졌다고 합니다. 관계자는가끔 남측을 향해김정은 원수님 만세 외치기도 하지만, ‘생계형으로 보여 안쓰러울 때가 많다 귀띔합니다.

 판문점은 얼굴입니다. 냉전시기 치열한 남북 체제대결 때는 피비린내가 풍겼죠. 76 8·18 도끼만행사건으로 미군 장교가 살해됐을 때가 최악이었다고 합니다.

햇볕정책과 교류·협력의 열기로 들뜬 때도 있었죠. 986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을 위해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 산비탈에 트럭이 다닐 임시도로를 내기도 했는데요. 북한 군부는우리가 어떻게 지킨 분계연선(휴전선)인데 남조선 재벌노인과 소떼 무리가 짓밟고가게 하냐 볼멘소리를 했다는 후문입니다.

10 가까이 반짝했던 남북 화해무드는 이제 추억이 됐습니다. 4 북한의 천안함 도발로 5·24 조치를 발표하자 북한은 긴장수위를 올렸죠. 판문점 북측 경비병들은 철모로 갈아쓰고 나왔는데요. 아직도 벗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에 자리한 판문점은 서울에서 불과 60km 거리입니다. 평양에선 180km 남쪽이죠

널문리라 부르던 마을이 정전협정 장소가 되면서 판문점(板門店)으로 굳어진 건데요. 군사분계선의 동서 800m, 남북 400m 장방형공동경비구역(JSA)’ 남북 분단의 상징으로 굳어졌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미래연합 대표 때인 2002 5 방북해 판문점으로 돌아왔습니다.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도 2012 3 곳을 찾았죠

통일대박 화두로 던진 대통령. 그리고북남관계 돌파구 필요한 1위원장. 최고지도자는 언제, 어떻게 판문점을 가로지를 있을까요


11.11 장성택 몰락 1김정은 체제 굳히려다 외교 꼬였다

그날 새벽잠에서 미처 깨어나지도 못한 시각에 그의 부고(訃告) 접했습니다. 오전 6 북한 관영매체에서인민의 이름으로 사형에 처하기로 했다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한 재판 결과를 들은 겁니다. 하루 열린 국가안전보위부 특별재판과 처형 소식을 전한 조선중앙방송의 지난해 12 13 보도입니다

고모부도 가차없이 처형한 권력 
얼어붙은 분위기 절대충성 
중국과 관계 악화 잇단 패착 
강경파 득세로 남북관계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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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처형은 전격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설마했는데 결국 29(당시 나이) 조카 손에 67 고모부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겁니다. 부위원장이 방심했을지 모릅니다. ‘정은이가 나를 죽이기까지야 하겠나 잘못된 판단을 거죠. 하지만 최고 권력을 거머쥔 김정은은 이상 고모부에게 용돈을 받아 챙기던 어린 조카가 아니었습니다

 

 장성택 몰락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진 이번주 1년을 맞습니다. 휘하인 이용하 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 노동당 행정부의 핵심이 전격 체포된 지난해 11 중순인데요. 행정부는 공안기관을 총괄하는 당내 핵심부서지만 꼼짝하지 못했습니다. 은밀한 내사와 치밀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거세가 단행된 겁니다. 장성택도 동시에 연금에 처해졌죠.

 

 지난 1 김정은 권력은 크게 요동쳤습니다. 기준은 장성택 반당·종파 사건에 대한 공과(功過) 듯합니다. 장성택·김경희 부부와 함께 후견그룹의 축이던 최용해 정치국상무위원의 독주가 두드러집니다. 황병서 차수에게 총정치국장 자리를 내주는 한동안 주춤했지만 현재로선 견제세력이 없어 보입니다.

 장성택이 맡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자리도 최용해의 몫이 됐죠. 체포·수사에서 재판과 사형 과정을 깔끔하게 처리한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도 승승장구합니다. 김정은의 스위스 조기유학 시절 대사로 뒷바라지를 했던 이수용은 4 외무상을 맡아 날개를 달았습니다.

 남편을 잃은 김경희 비서는 1 가까이 행적이 묘연합니다. 사망설까지 나돌지만 우리 정보 당국은신상에 문제는 없으며 다만 장성택 처형에 따라 공개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합니다. 행정부는 아예 해체됐고, 멤버들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장성택 직계로 분류된 문경덕 평양시당 책임비서가 숙청되는 피바람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자리엔 장성택 처형에 앞장선 군부실세 김수길 중장(우리의 소장에 해당) 앉았죠.

 많은 화제와 유행어도 낳았습니다. 판결문에 김정은 1위원장에게건성건성 박수를 쳤다 대목이 그중 하나죠. 장성택을 추종자들이 ‘1번동지 불렀다는 판결문 내용도 회자됐는데요. 앞뒤가 다르게 행동한다는, 면종복배(面從腹背) 같은 뜻의양봉음위’(陽奉陰違)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정은 지시 사항을 고개숙여 수첩에 꼼꼼히 받아적는 간부들을 두고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의미의적자생존이란 말이 나온 것도 때쯤입니다.

 이젠 북한에서장성택이란 글자는 최고의 금기어가 됐습니다. 김정은 1위원장도 흔적 지우기에 나선 듯합니다. 장성택의 돈줄이던 대동강타일공장의 이름을 최근에 천리마공장으로 바꿔버린 대표적입니다. 김정일 타일벽화를 세우라고 지시했는데 장성택이 공장 한귀퉁이에 건립토록 했다는 내용의 판결문에 등장하는 시설이다 보니 아예 개칭을 겁니다.

 장성택 처형사태는 잊혀져 가지만 여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북한 권력 내부를 꽁꽁 얼어붙게 했죠. 고모부도 가차없이 형장으로 보내는 분위기에서 소신 있게 의견을 제시하거나 개혁·개방을 주장할 간부는 없을테니 말이죠. 오직 김정은을최고존엄으로 떠받들고, 절대충성만 강조하는 강경노선만이 살길이란 얘기입니다. 지난달 황병서 총정치국장의 방남(訪南)으로 반짝했던 남북관계가 대북전단 등을 빌미로 파국을 맞은 것도 평양 권력 내부의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장성택 제거로 그를 후견하던 중국 지도부를 불편하게 것도 패착인 듯합니다. 중국을 겨냥해석탄 국자자원을 헐값에 팔아넘겼다 대목은 사실과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처형 이후에도 북한은 여전히 중국에 석탄을 팔아 외화를 챙긴다는 점에서죠. 국제사회가 북한인권 문제에 관심을 돌리게 측면도 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COI) 김정은 1위원장을 국제형사재판소(ICC) 제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게 것도 결국 장성택 처형의 부메랑이란 지적입니다.

 김정은 1위원장은 선대 수령인 아버지가 하지 못한 가지 일을 감행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여동생 김경희에 대한 각별한 애정 때문에 차마 장성택을 손보지 못했는데요. 김정은은 처형이란 극단적 결정을 내렸죠. 대남카드로 만지작거렸지만 끝내 결정 못한 개성공단 폐쇄도 그렇습니다. 앞으로 대남 접근이나 대외 정책에서 어떤 조치들이 나올지 우려됩니다.

 지난 1년을 돌이켜 보면 장성택 처형은 결국 권력기반을 다지려는 극단적 카드로 풀이됩니다. 김정은 1위원장은 신년사에서종파 오물 제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대세력을 척결해 권좌가 더욱 안정됐다는 얘기인데요. 하지만 평양과 서울뿐 아니라 국제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장성택 처형이 정말 권력 안착의 지름길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일러 보입니다. 다른 권력 드라마를 예고한 아닌지 지켜봐야겠습니다.

11.18 “최고존엄만은국제인권 압박 비상 걸린 북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유엔과 국제사회의 비판이 전에 없이 강경합니다. 9 69 유엔총회에서 이슈로 제기돼 후끈 달아올랐는데요. 외교소식통은 17아프리카 등의 인권문제를 다룰 유엔 소위원회에 서기관급 실무자가 오지만 북한 인권이 테이블에 오르면 각국 대사들이 몰려든다 귀띔했습니다. 지난 실태조사차 한국에 마루주키 다루스만 유엔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북한 최고지도자가 광범위한 북한 인권침해에 사실상 직접적 책임이 있다 강조했습니다. 집어 얘기하진 않았지만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을 겨냥한 겁니다.

EU 전례없이 강경하게 비판 
“ICC 제소만 빼달라총력전 
유엔, 오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상황이 심상치않게 돌아가자 평양의 움직임이 부산합니다. 최근 북한 외무성의 이흥식 국제기구국장을 다루스만 보고관의 전담대사로 임명했습니다. 9월에는 강석주 부총리를 EU(유럽연합) 파견했고, 이수용 외무상을 15 만에 유엔총회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조선인권연구협회란 기구를 내세워인권보고서 대외에 선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주민들에겐 인권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북한 ·미사일에 이어 위조달러(슈퍼노트) 마약·가짜담배가 골치거리로 등장한 2000년대 중반다음 차례는 북한 인권일 이란 예상이 · 당국자들 공통 예상이었습니다. 마침내 것이 게죠.

 북한 인권문제가 몰고온 파장은 만만치 않습니다. 유엔의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발표 이틀 아프리카 보츠와나는 북한과의 단교를 선언했습니다. 3 25 유엔인권이사회는 COI보고서를 추인했고, 북한 인권문제를 다룰 현장사무소(FBS) 한국에 설치키로 했습니다. 북한도 분위기에 밀리는 형국입니다. 줄기차게 거부해온 다루스만 보고관의 방북 조사를 허용하겠다고 태도를 바꾼 겁니다. 그런데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ICC) 기소하는 구절만 빼달라는 조건을 내세웁니다. ‘최고존엄만은 상처받지않게 하겠다는 절박한 모습인데요.

 수미 테리 컬럼비아대 동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은인권 이슈가 북한을 움직이는 놀라운 레버리지(지렛대) 작동하고 있다 분석합니다. 마치 2005 미국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자금을 포함한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 계좌를 동결한 북한 정권이 보인 반발을 떠오르게 하는데요. 당시 당국자는평양의 팔을 살짝 비틀려했는데 비명을 지르며 쓰러져 놀랐다. BDA 북한의 급소란 알아차리게 됐다 말한 적이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 개선 노력을 취재하다보면 우리의 현실에 부끄러움을 느낄 때도 적지 않습니다. 정부가 발행하는 권위있는인권백서조차 없어 어느 참고해야 할지 모를 정도입니다. 북한과 대화 분위기를 만들겠다며 인권문제에 침묵한 결과입니다. 중국 탈북자의 북송을 저지해야 외교당국이 뒷북을 치는 것도 눈치보기 정책의 결과입니다.

 미국도 10 북한인권법을 만들었는데, 정작 대한민국 국회는 2005 8 김문수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발의한 인권법안을 9년째 방치하고 있습니다. 시민단체는 지난달 14일부터 매주 화요일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지만 의원들은 꿈쩍 않습니다. 김태훈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상임대표는여건 성숙을 운운하며 인권법에 미적거린다면 훗날 북한 동포들에게 뭐라고 말할 있겠느냐 말합니다.

 2015년은마그나 카르타(Magna Carta· 영국 대헌장)’ 발표 800주년입니다.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중심에 북한 인권문제가 자리할 겁니다. 유일지배· 수령독재란 허상에 갇혀최고존엄 챙기는 북한 당국이 2400 주민의보편적 존엄성 눈뜨게 날은 언제 올까요.

최고위층 책임결의안 채택 유력=북한 내에서 반인도범죄를 자행한 법적 책임이북한 최고위층 지도부에게 있음을 명시한 최초의 유엔총회 북한 인권 결의안이 18(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표결에 부쳐집니다. 우리 정부는 가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하는군요.투표가 진행될 유엔총회 3위원회에는 EU 제안한 결의안과 쿠바가 제안한 수정안 개가 상정돼 있습니다. 표결은 모든 유엔 회원국이 참여할 있으며, 찬성이 표라도 많으면 가결되는 방식입니다. 한국 50여개국이 공동제안자로 참여한 EU 대북결의안은 북한 내에서 최고위층이 수립한 정책에 의해 반인도범죄가 자행됐음을 인정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하도록 독려하고 반인도범죄에 책임이 있는 개인을 제재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북한과 가까운 쿠바는 EU 결의안에서 골자 조항들을 모두 삭제한 수정안을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는그간 추이를 보면 EU 결의안이 압도적 차로 통과될 것같다쿠바 수정안이 가결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10% 이라고 말했습니다.

11.25 ·원자재 차관 1조원, 갚을 생각 없는 북한

북한에 국제사회의 차관 제공 룰을 가르치고, 자본주의를 학습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200010 남북 사이엔 대북 식량·비료 지원 차관계약이 맺어졌습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무상지원이 아니란 의미를 실었죠.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정상회담이 열린지 만이었습니다. 북한이 떼어먹으면 어떡하느냐는 질문에 당국자는반드시 상환할거고 그렇게 만들 이라고 장담했습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차관계약 
재작년부터 상환기일 닥쳤지만 
북측, 전통문 받고 모르쇠 일관

 노무현 정부 마지막해인 2007년까지 거의 매년 40 가량의 쌀이 북송됐습니다. 대북지원 식량을 군사용으로 전용하거나 시장에 팔아 차익을 챙겼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당국자들은상업차관으로 보낸 거라 우리가 뭐라하기 어렵다 입장을 취했죠.

 지난 2012 1차분 상환기일이 닥쳤습니다. 식량차관 조건이 10 거치 20 상환( 이율 1%)이었는데요. 통일부는 북측에 전통문을 보냈지만 답이 없었습니다. 채권추심의 악역을 떠안은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차례 독촉에 나섰지만 아직 반응이 없다고 합니다.

 

 

차관으로 240만톤은 40kg 포장으로 6000 포대입니다. 북한 주민(2400만명) 사람당 2포대 반이 돌아갈 정도의 천문학적인 양이죠. 북한 전역이 남한 ·비료 포대로 뒤덮였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는데요. 경공업 원자재 8800 달러 어치와 남북 철도·도로 연결 공사에 14000 달러 상당의 자재도 모두 차관형식으로 가져갔습니다.

 북한은 약속을 지키지 않을까요. 200~300만명이 아사(餓死)했다는고난의 행군때와 달리 식량사정이 나아졌다는 세계식량계획(WFP) 평가인데 말이죠. 마식령스키장이나 특권층 선물용 고층아파트 건설에 자금을 쏟아붓는 보면 연간 500 달러 정도인 차관 상환은 어렵지 않아보입니다.

 채무불이행을 북한의 논리로 풀어보면 어렴풋이 답이 보이긴합니다. 아마 북한은 제국주의와의 항전을 위해 남조선에서 군량미를 조달한 으로 여기는듯 한데요. 허위·과장 논란이 있지만 북한이 선전하는 김일성의 항일 빨치산 시기 식량 징발이나 약탈과 마찬가지란 얘기입니다.

 지난달 23 평양에서 열린 빨치산 오백룡 출생 100 행사에서는 “1940 사령부의 800여섬 식량마련 명령을 필사적 식랑공작전투로 해결했다 찬양이 쏟아졌죠. 북한 국방위가북핵은 민족공동의 보검(寶劍)”이라며 보유로 한반도를 지켜주고 있으니 고마워해야한다고 대남선전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런 북한을 그냥 두고봐야할까요. 아쉽게도북한이 반드시 갚을 이라 호언하던 우리 고위 당국자들은 자리에 없습니다. 국민혈세를 날린 책임을 물을 길이 없는데요. 대북차관을 내줬던 분들이 나서 김정은 1위원장에게아버지가 빌려간 쌀이지만 후계권력자로서 갚아야할 의무가 있다 점을 촉구해줬으면 좋겠지만 기대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이대로가면 식량차관 7 2000 달러와 경공업 원자재, 철도·도로 공사자재 모두 9 4800 달러(1 540 억원) 국민 혈세가 고스란히 떼일 판입니다.

 이제라도 정부가 북한의 돈줄을 꼼꼼히 살펴 회수에 나섰으면합니다.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으로 북한 당국이 챙겨가는 연간 8000 달러도 하나입니다. 150달러의 임금 실제 북한 근로자에게 주는 극히 일부란 점에서 우리 정부가 북한을 압박할 명분은 충분합니다

  북한 주민을 돕는 대북지원에 힘이 실리려면 평양 당국이 신뢰를 보여야 합니다. 우리 정부 당국자들이 혈세 한푼이라도 허투루쓰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야하는건 물론입니다


12.16 애연가 김정은, 스위스서 담배 제조기까지 수입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1위원장(왼쪽) 담배를 피우며 잠수함 부대를 시찰하고 있다. 수행원들이 

위원장의 말을 수첩에 받아 적고 있다. 사진은 13일자 노동신문에 실렸다. [노동신문]

 

요즘 평양의 애연가들은 말그대로지상낙원 만났습니다. 최고지도자가 줄담배를 즐기고, 장면이 노동신문을 비롯한 관영매체에 연일 실리고 있어서입니다. 한때 북한을 휩쓴 금연 캠페인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1위원장이 집권한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습니다.

간부들 세워놓고 피워 권력 과시
금연정책 사라져 평양 '흡연낙원'
40
일간 잠행 뒤엔 담배도 바꿔
녹색 필터 말보로 캐너비스 가능성

 TV에서 흡연 장면은 모조리 모자이크 되고, 담배값 인상에다 식당·공공장소에서의 금연까지 흡연자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우리완 딴판입니다.

 

 얼굴이 활짝 펴졌을 노동당 통일전선부 간부 B씨가 떠오릅니다. 과거 방북 취재 자주 만나곤 했던 그는 당의 금연지시 때문에 곤혹스러워했습니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담배는 심장을 겨눈 총과 같다 금연 교시를 내린 상태였죠. “흡연자와 음치, 컴맹은 21세기의 3 바보라는 말도 했다는데요. 김정일은 2001 중국 방문 건강을 위해 담배를 끊었다 선언했더랬습니다


연신 담배를 피워대던 B씨에게장군님(김정일) 지시를 결사관철해야지, 어기냐 농을 건네면 어쩔줄몰라하며다른 몰라도 이건 어려워라고 토로하곤 했습니다. 서울에서 준비해간 붉은색 말보로 보루를 선물로 건네면 선생, 필요한 없나. 뭐든 얘기해보라우. 방조(도움)해줄테니라고 반색하던 모습도 생각납니다.

 

김정은은 골초 수준의 애연가입니다. 조선중앙TV에는 연신 담배를 그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임신한 아내 이설주 옆에서도 흡연을 정도니 말리기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집무실은 물론 군부대 야외 훈련장까지 그가 가는 어디든 크리스털 재털이와 담배가 준비되죠. 집권 김정은이 손에 담배를 삭제하는 흡연 장면 노출을 꺼리던 북한당국은 지난해 12 노동신문 1면에서부터 적극 공개 쪽으로 돌아섰는데요. 탈북1 박사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60~70 노간부를 세워놓은 앉아 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드러내 권력 장악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하고 원숙한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말합니다

 

김정은은 북한산 ‘7·27’ 브랜드를 즐겨왔는데요. 이른 전승절이라고 북한이 주장하는 휴전협정 체결일을 상징하는 숫자입니다. 탈북자들은그렇게 고급담배는 아니고 간부들이 즐겨피는 제품이라고 귀띔합니다. 특이한 라이터가 아닌 성냥을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최근엔 주목할만한 변화가 생겼는데요. 건강 이상으로 40일간 공개활동을 중단했다가 10 중순 복귀한 김정은이 담배를 바꾼 겁니다. 지난달 25 노동신문은 신천박물관을 찾은 김정은이 담배 피는 사진을 1면에 크게 실었는데요. 필터부분이 녹색인게 포착돼 대북 정보 당국을 바짝 긴장케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담배회사 필립모리스가 만든다고해서 일부 네티즌사이에 화제가 됐던말보로 캐너비스’(Marlboro Cannabis)라는 제품일 가능성 때문인데요. 담배에는 마리화나 성분이 포함됐다고 합니다.

 관계당국은 김정은이 과거 스위스 조기유학 호기심 수준에서 이런 종류의 담배를 접했을 있다고 봅니다. 김정일의 요리사 출신인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씨도 저서에서김정은이 10 중반에 담배를 배웠다 밝혔죠. 상반기에만 스위스에서 담배 제조 관련 설비를 18만달러(우리 19000만원)어치 수입한 것도 김정은의 기호에 맞는 담배를 맞춤생산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입니다

북한은 성인 남자의 흡연률이 54.7%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세계 평균 48% 비해 높고, 아시아권에선 중국·라오스 다음입니다. 체제의 특성상 스트레스가 지속되고, 다른 기호품이 많지않은 이유로 꼽히는데요. 한때 북한은 가짜담배 생산으로 막대한 달러를 챙겼습니다. 2006 다국적 담배제조회사들이 보고서에는 북한이 10~12개의 공장에서 매년 410억개의 말보로·마일드세븐 등의 위조품을 생산해 52000~7200 달러의 불법수입을 거두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담겼습니다.

 김정은의 과도한 흡연을 통치 스트레스에서 찾는 시각도 있습니다. ·미사일을 놓고 미국 등과 벌이는 도박, 후견국 중국마저 달라진 기류 고립감 속에 경제난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현실이 줄담배를 피우게 한다는 겁니다. 남북관계 경색과 유엔의 인권결의안 등으로 북한 최고지도자와 주민들의 흡연률은 앞으로도 줄어들기 어려워보입니다


12.23 초코파이 철수한 개성공단, 천하장사·막대커피 떴다

▲평양어린이식료품공장을 찾은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 . 북한은 개성공단 근로자에게 초코파이 대신 

북한 과자를 간식으로 것을 요구했다. [사진 노동신문]

 

개성공단에서 초코파이가 사라졌습니다. 한때 125 업체에서 일하는 53000 북한 근로자의 입맛을 사로잡은 간식거리지만 겨울 들어 퇴출당했다고 합니다. 한국산 초코파이의 달콤함에 빠진 주민들이 자칫황색바람’(자본주의 문화를 일컫는 북한식 표현) 물들까 우려한 북한 당국의 통제 때문이죠. 자리를 찰떡파이와 간식용 소시지천하장사 채웠는데요. 북한에선막대커피 불리는 커피믹스도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합니다

북측 "포장지서 한글 상표 빼달라"
북한 과자로 간식 주라 요구도
근로자들 배터리 챙겨와 전기 충전
집에서 전등 켜고 TV 보는 사용
 

라면전쟁 벌어진다는데요. 북한 당국은 끓인 라면을 제공하길 원하지만, 근로자들은 포장을 뜯어낸 내용물을 챙겨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하지만 초코파이의 인기를 넘어서긴 어렵다고 합니다.

 그런데 북측 공단 관리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에서 최근 황당한 요구를 해왔다고 합니다. 간식용 과자류 포장에 한글이나 관련 상표를 빼고 아무것도 표기하지 말라는 주장인데요. 한발 나가 포장지에 고유한 일련번호를 새겨달라는 요구도 했다는군요. 암시장이나 전문 수집상에게 팔아넘기는 돈벌이에 경우 쉽게 추적하려는 의도에서라고 우리 당국자들은 분석합니다. “일일이 번호를 매기는 기술적으로 어렵고, 말도 되지 않는다 겨우 설득시켰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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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특정 북한 과자를 간식으로 써달라고 우기는 바람에 몇몇 업체는 울며겨자먹기로 이를 받아들였다고 하는군요. 북측 근로자 대표격인 직장장이 현지 우리기업 법인장에게노동자들은 과자가 좋다고 한다 강매하다시피 했다는 건데요. 저도 평양이나 금강산 방문 비스켓 형태의 북한 과자를 적이 있는데 품질이나 맛에서 우리 과자와 현격한 차이가 났습니다. 정부 당국자는북한이 간식으로 외화벌이를 하려는 이라고 꼬집습니다.

 

개성공단을 매개로 한류(韓流)’ 유입을 막으려는 북한 당국의 노력은 이처럼 집요합니다. 하지만 이미 초코파이로 남한 사회를 체험한 북한 근로자와 가족·친지 (정보 당국자들은 20~30 명으로 추산) 다잡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개성공단의 의류 브랜드들은 품질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완성품을 창고에 쌓아 두는데요. 대부분 북측 근로자들이 챙겨 간다고 합니다. 업체 관계자는옷에 부착할 상표가 통째로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전합니다. 암시장에서 한국 옷이 인기를 끌자 중국산에 한국 상표를 달아 거래한다는 겁니다.

 개성공단은 북한 주민들의 전력 공급원이기도 합니다. 대북 전략물자로 간주돼 엄격히 금지된 전기를 북한에 대준다니 무슨 말이냐고요. 공단 근로자들이 출근 챙겨오는 배터리형 충전기가 있어 가능한 일입니다. 아침에 공장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콘센트에 충전기를 꽂습니다. 퇴근 가져가 전등도 켜고, TV 시청하는 쓴다는 얘기인데요. 너도나도 충전하다 보니 과열돼 화재사고도 심심찮게 발생했다는군요. 이제는 전용 콘센트까지 마련해준 기업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개성공단 근로자만이 누릴 있는 특혜라 있죠.

 근로자 출퇴근엔 280 대의 공단관리위 버스가 동원됩니다. 서울에서 운행되던 시내버스를 중고로 도입한 건데요. 북측 주민들 사이엔 좋고 고장없는 입소문이 났다고 합니다. 공단 탁아소엔 미만 유아 600명이 있는데요. 최근 2대의 최신형 한국산 버스가 제공돼 화제가 됐다고 합니다. 탁아소엔 우리 민간단체가 지원한 분유·기저귀 등이 제공됩니다.

개성공단은 지난 15일로 가동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생산품인 개성공단 냄비가 가동 당일 서울의 백화점에서 판매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금강산 관광과 함께 대북 햇볕정책의 쌍둥이로 불렸지만 이젠 홀로 남아 남북경협과 교류의 산소호흡기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북한은 최근에도 공단근로자의 임금 상한제한(연간 5%) 합의를 일방적으로 깨겠다고 나서 불안하게 만들고 있죠.

 연간 8000 달러(876억원) 임금을 북측에 건네면서도 우리 기업인들이 북한당국에 말을 제대로 못하는 같아 안타까운 생각도 듭니다. “교회를 불허한다면 공장을 철수하겠다 버텨 북한으로부터 개성공단 교회설립을 얻어낸 현지 의류업체 신원그룹 박성철 회장의 뚝심은 좋은 사례입니다.

 내일은 북한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개성공단을 찾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3주기에 김대중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조의를 표한 대한 답례 온다는 겁니다. 지난해 4 김양건이 곳을 다녀간 직후 공단 폐쇄조치가 내려졌다는 때문에 우리 당국은 긴장하고 있습니다


2014.12.30  오바마엔 "원숭이" 집무실엔 애플평양의 '반미 딜레마'

▲반미 사상교양 시설인 황해남도 신천박물관을 찾은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 [노동신문]

 

북한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원숭이’ (27 국방위 담화)운운하며 발끈했습니다. 유엔 대북 인권결의를 주도했고, 코미디 영화인터뷰상영을 강행토록한 장본인이라며 화풀이를 겁니다. 북한이최고존엄으로 칭하는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을 겨냥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관영 선전매체에서 욕설에 가까운 비방을 퍼부어야 하는 북한 기자·아나운서를 보면서 안쓰러움이 앞섭니다.

서방, 초기엔 "뭔가 다를 " 기대
장성택 처형, 소니 해킹잇단 패착
관영매체 " 부숴버릴 " 화풀이
관계개선 조바심 역설적으로 드러내

 반미(反美) 나라평양 공화국에선 미국을 저주하는 생활입니다. 주민들에게 미국은 분단의 책임자이자 6.25전쟁 도발자, 대북 침략전쟁의 주범 등으로 각인됩니다

 지난달 황해남도 신천박물관을 찾은 김정은 1위원장의 반미의식도 만만치 않아보입니다. 미국을미제 살인귀 부르며적에 대한 환상은 죽음이라고 말했는데요. 노동신문은 신천박물관을미제승냥이들의 잔인성을 보여주는 역사의 고발장이라고 주장했죠. 6·25 전쟁 좌우 대립으로 발생한 참극의 가해자를 미국으로 날조했고 , 주민 35000여명을 학살했다며 박물관을 반미 교육장으로 삼는 겁니다

▲2011 김정일 국방위원장 운구차로 등장한 미국 포드사 링컨컨티넨탈. [노동신문]


 이런 모습은 집권 초기와 다릅니다. 위원장은 2012 7 모란봉악단 공연 자본주의의 상징 미키마우스 캐릭터가 등장한 레퍼토리를 관람했는데요. 국제사회에서서방 유학(스위스 베른국제학교) 김정은은 뭔가 다를 같다 진단이 나왔죠. 전미프로농구협회(NBA) 출신 데니스 로드먼을 평양에 초청해 농구경기를 벌이자 마찬가지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김 위원장의 이런 엇갈린 행보 때문에 주민들은 적잖이 혼돈을 느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군부대 방문 때는미제 침략자를 소멸하라 지시를 하고, 집무실엔 애플 컴퓨터를 쓰는 최고지도자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문제입니다. 북한을 취재·보도하며 풀리지 않는 반미관련 수수께끼도 있습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마지막 가는 길엔 운구차로 미제 링컨컨티넨탈을 이용했을까 하는 점입니다

 30 청년지도자 김정은으로선 미국이란 벽앞에 좌절과 열패감을 느낄 있습니다. 대북제재망은 평양을 더욱 옥죄는 형국입니다. ‘최고존엄 부각해 권력기반을 다지려했는데 스타일을 구겼죠. 핵과 미사일 위협도 약효가 떨어졌고, 미국인 인질외교도 먹히지 않습니다.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 때는 조명록-올브라이트 특사교환이란 반짝 해빙기도 있었지만, 이젠 꿈같은 얘기가 됐죠.

 

▲김정은 집무실 책상에 놓인 애플 컴퓨터. [노동신문]


가시돋친 평양발 대미 비난의 행간엔 워싱턴에 대한 갈구도 드러납니다. “ 부숴버리겠다 선전매체의 파국적 언술을 들여다보면 이면에는 우리만 미워하냐 볼멘소리가 들리는 같습니다. 53년만에 미국과 국교정상화를 선언한 쿠바마저 떠나고 반미전선에 홀로 남게된 김정은 정권의 고립감도 커보입니다
.

 고모부 장성택에 대한 무자비한 처형은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영화인터뷰제작사인 소니에 대한 해킹은 오히려 영화에만원사례라는 덤을 주기도 했죠. 이상의 패착은 곤란합니다. 70 묵은 반미 이데올로기에 홀로 갇혀있기엔 세상의 변화가 너무 빠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