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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39/국방18/ 참수작전 - 전시작전통제권

상림은내고향 2021. 8. 24. 21:44

대한민국39/국방18/ 

■참수작전

2016.05.20 빈라덴 제거한 美특수부대의 3가지 대북 '참수 시나리오'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예고한 다음 날인 지난 2월 3일,

주한미군의 홈페이지에는 한 줄의 보도자료가 떴다.

 

‘미군 특수부대, 한국에 훈련차 도착.’

제목만 보면 단순한 훈련 공지에 불과해 보이지만 본문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제1특수전단과 제75레인저 연대가 훈련에 참가한다’고 밝혔을 뿐만 아니라 ‘이미 2015년에도 특수전 부대들이 한국의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는 훈련을 해왔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제1특수전단과 제75레인저 연대가 어떤 부대들인가. 제1특수전단은 일명 그린베레로 불리는 미 육군의 핵심 특수전 부대로, 아시아를 담당하는 그린베레들이 제1특수전단이다. 또 레인저 연대는 미국 대통령의 명령을 수행하는 티어1급 특수전 부대의 지원임무나 적의 핵심부에 대한 타격임무를 담당하는 부대로, 2014년 50년 만에 한국에 왔다고 해서 화제가 됐었다. 

 

이번 주한미군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특수전 부대들이 들어와 한반도 적응 훈련을 했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어떤 특수전 부대들이 들어왔는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러한 미군 특수전 부대가 한국에 순환배치되고 있다는 언급이다. 즉 대한민국에 미국 특수부대가 작전태세를 갖추고 항시 전진배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주한미군이 스스로 밝힌 것이다.

 

▲지난 3월 10일 한미 연합 군사연습인 키리졸브·독수리훈련이 실시된 경기도 파주 전방 지역에서 한국군 자주포가 훈련을 하고 있다(위). 아래 사진은 같은 날 해군 부산작전기지 내 지휘소에서 한미 해군 장병들이 키리졸브 연습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조선일보DB·해군작전사령부 제공

 

물론 한국 내에 미국 특수부대가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팀스피리트 훈련이나 최근의 키리졸브·독수리 훈련 때도 미군의 특수부대들이 포함되어 훈련을 실시했다. 하지만 과거의 사례에 비춰볼 때 이런 특수부대들을 통제하기 위한 참모조직 외에 부대 자체가 대규모로 전개되는 것은 쉽게 있는 일이 아니다.

 

설사 전개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존재를 알리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미국이 이번처럼 예외적으로 특수부대의 전개를 ‘의도적으로’ 드러낸 것은 역시 북한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세계 최강의 특수부대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역시 미국이다. 그 배경에는 통합특수전사령부, 즉 SOCOM(소콤)이 있다. SOCOM은 육·해·공·해병대 4군의 특수전 전력을 모두 통괄하는 강력한 통합사령부이다. SOCOM은 실전부대를 운용하는 10대 통합전투사령부 가운데 하나로 사령관은 별 넷, 즉 대장이다.

 

SOCOM 사령관 가운데서 합참의장까지 나오기도 했다. SOCOM에 소속된 특수부대들 가운데는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이 많다. 육군의 그린베레와 레인저, 해군의 실(SEAL) 팀, 해병대의 포스리콘(Force Recon) 등 쟁쟁한 전적을 지닌 특수부대들이 SOCOM의 체계적인 지원하에 전 세계에서 대테러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미군 특수전부대의 한반도 순환배치를 알리면서 주한미군이 공지한 사진에는 미 육군 제1특전단 ‘그린베레’ 대원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주한미군 제공

 

특히 이 중 미군의 대표적인 특수전 부대로는 육군의 그린베레와 해군의 실이 꼽힌다. 그린베레는 애칭으로 본명칭은 ‘미 육군 특수부대(US Army Special Forces)’이다. 1952년 창설돼 비정규전이나 특수정찰 등 전문적인 특수작전을 수행해왔다. 그린베레는 베트남전에서 현지 주민을 규합하며 베트콩에 타격을 입히면서 유명해졌다. 존 웨인 주연의 영화 ‘그린베레’로도 유명세를 탔다. 냉전 시절 전사의 상징인 ‘람보’도 그린베레 대원이라는 설정이다.

 

람보의 주역, 그린베레 왔다

 

냉전 이후 한동안 세간에 잊혀진 듯했던 그린베레는 2001년 아프가니스탄 대테러 전쟁에 참가하며 큰 성과를 올렸다. 9·11테러 직후 10개도 안 되는 A팀(알파팀)만으로 1개월 만에 수도 카불을 점령하고, 2개월 만에 탈레반 정권을 붕괴시키면서 그 능력을 과시했다.

 

손쉽게 설명하면, 드라마 ‘태양의 후예’ 속의 ‘유시진’ 대위가 이끄는 알파팀 정도가 국가를 전복한 것이다. 이라크전에서는 그린베레 2개 대대 병력이 이라크 서부 사막지대를 누비면서 스커드 미사일 사냥임무를 성공리에 수행했다. 우리로 치면 킬체인 작전을 특수부대 2개 대대가 수행한 것이다.

 

그린베레는 현재 7개의 특전단(Special Forces Group)으로 나뉘어 있는데, 이 중에 현역 특전단이 5개, 주 방위군이 2개이다. 특히 현역부대들은 전 세계에 각각 책임구역이 나눠져 있다. 제1특전단이 아시아, 제3특전단이 아프리카, 제5특전단이 중동, 제7특전단이 남미, 그리고 제10특전단이 유럽을 각각 담당하고 있다. 한반도와 관련이 깊은 것은 제1특전단으로 선봉인 제1대대는 일본 오키나와 토리 기지에 전진배치되어 있다. 보통 키리졸브·독수리 훈련 때 이 1대대 병력들이 오키나와에서 전개한다.

 

이번에 그린베레와 함께 들어온 제75레인저 연대는 델타포스, 데브그루 등 티어 1급 최고 엘리트 부대의 지원임무나 적의 핵심부에 대한 타격임무를 수행하는 부대로, 제75레인저 연대가 왔다는 것은 티어 1급 부대가 왔다는 의미도 된다. 특히 티어 1급 부대는 합동특수전사령부(JSOC)라는 별도의 지휘부에 소속돼 백악관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75레인저 연대가 한국에 왔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미국 대통령이 직접 명령을 내리는 특수임무, 이른바 참수작전의 훈련을 위해 온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린베레와 함께 미국의 대표적 특수전 부대로 꼽히는 것은 미 해군의 네이비 실(Navy SEAL) 팀이다. 실(SEAL)은 ‘Sea, Air, Landing’의 준말로 영어단어로는 ‘물개’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상륙작전을 지원하는 UDT(Underwater Demolition Team·수중폭파대)에서 발전한 이 부대는 바다, 하늘 그리고 육지에서 싸울 수 있는 전천후 특수부대로 미국의 44대 대통령인 존 F 케네디의 명령에 의해 1962년에 창설되었다. 실팀은 베트남전에서 메콩델타 등 하천지역의 비정규전을 수행하면서 유명해졌다. 특히 걸프전에서 네이비실은 소수의 인원으로 쿠웨이트 해안에 대한 기만 상륙작전을 감행하여, 이라크군 주력을 쿠웨이트에 묶어놓음으로써 걸프전 승리의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전쟁 종결자, 네이비실도 순환배치 중

2001년 9·11테러가 발발하면서 네이비실은 본격적으로 전장에서 활약하기 시작한다. 네이비실 3팀과 8팀이 먼저 아프간 전선에 투입되어 전략정찰임무를 수행했으며, 알 카에다 지도부를 대상으로 하는 제거작전을 실시했다. 네이비실은 모든 전투에서 언제나 적과 교전하는 용맹성을 보였는데, 특히 2005년 6월에는 탈레반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한 레드윙 작전을 수행하다가 12명의 대원을 잃기도 했다. 이 전투는 이후 동명의 논픽션을 원작으로 한 영화 ‘론 서바이버’에서 자세히 묘사되기도 했다.

 

이라크전에서 기록된 것만 160여명의 타겟을 잡아내며 ‘레전드’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실제 네이비실 저격수의 실화를 브래들리 쿠퍼가 연기한 '아메리칸 스나이퍼'. /워너브러더스 제공

 

이라크전쟁에서 네이비실은 전쟁 초기에는 주로 항만과 해안유류저장소 또는 남부의 유전지대 장악임무를 성공리에 수행하여 전쟁에 핵심적인 보급로 확보에 성공했다. 또한 네이비실은 이라크군에 포로로 잡힌 제시카 린치 일병의 구출작전에도 성공했다.

 

네이비실은 전쟁사에 기려질 전설을 세우기도 했다. 네이비실 저격수 크리스 카일 중사가 ‘공식저격 160여명’을 기록하면서 미국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저격수로 자리 잡은 것이다. 특히 카일 중사는 반군이 넘쳐나던 이라크의 라마디와 사드르시티에서 아군엄호 임무를 수행하면서, 한 발로 적 2명을 사살하거나 2㎞ 거리에서 오발 없이 단 한 발의 저격으로 적을 사살하는 등 영화와 같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공식 사살기록이 160여명이지 실제론 그 두 배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있다. 크리스 카일의 이야기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한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下편에 계속>

 

<上편에서 계속>

현재 네이비실은 1·2·3·4·5·7·8·10팀 등 모두 8개의 팀으로 구성돼 있다. 1개 팀은 중령이 지휘하는데 총원은 약 300명에 이른다. 팀은 다시 3개의 지역대로 나뉘는데, 지역대는 소령이 지휘하며 휘하에는 2개의 소대가 있다. 소대는 실팀의 최소 작전단위이자, 일선에서 싸우는 부대이다. 각 소대는 2명의 장교와 14~16명의 부사관과 병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반드시 소대라는 단위로 싸우는 것은 아니다. 임무에 따라 소대는 2개의 분대나 4개의 화력팀(4~5명의 대원)으로 나뉘어 전투에 투입되기도 한다. 현재 네이비실은 수개의 소대가 한국에 순환배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네이비실은 우리 해군의 UDT/SEAL과 공동훈련을 실시하면서 북한에 대한 작전능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특수부대들이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주목받는 것은 참수작전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핵 미사일의 발사권한을 쥐고 있는 김정은을 제거함으로써 북한의 잘못된 판단을 막고 전쟁의 위험을 원천적으로 제거하자는 것이 참수작전의 목표다. 북한과 같은 1인독재 국가에서는 독재자의 제거가 곧 국가의 기능을 멈추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수작전이야말로 북한에 대한 최고의 억제전력이 될 수 있다.

 

 

사실 미국이 지난 10여년간 수행해온 전쟁은 바로 참수작전을 위한 전쟁이었다. 미국이 싸워온 알 카에다나 IS를 제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테러범들의 리더를 제거하여 무력화시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이라크전쟁에서는 사담 후세인과 그 아들들을, 아프간 전쟁에서는 빈 라덴을 제거했고, 2004년 김선일씨 참수사건의 주범이자 IS의 시조인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도 역시 제거했다. 이러한 참수작전은 모두 미군 특수부대들에 의해서 진행되었다. 미국의 통합특수전사령부 SOCOM은 참수작전에 관한 한 최고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주한미군에도 SOCOM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이 있다. 바로 주한미군 특수작전사령부인 SOCKOR (Special Operations Command-Korea·삭커)로, SOCOM의 능력을 한반도에서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과거 한반도의 특수작전은 주한미군 J3 특수작전처(USFK J3 SOD-K)에서 담당했다. 그러나 1987년 SOCOM이 발족하면서, 한국의 특수작전을 전담하는 SOC-K가 생겨났고, 1995년 SOC-K가 독립기능 사령부로 독립하면서 SOCKOR로 이름이 바뀌었다. 애초에 대령이 지휘하는 8명의 소규모 조직이던 SOC-K는 2000년부터는 장성급(준장)이 지휘하는 조직으로 성장했다. 2010년 기준 80여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OCOM 예하에는 해당작전 지역을 총괄하는 전구특수전사령부 7개가 있는데, 특정 국가에 전구특수전사령부가 설치된 경우는 대한민국뿐이다. 그만큼 한반도 상황을 바라보는 미국의 인식이 치열하다는 말이다.

 

전시가 되면 SOCKOR는 한국의 특전사와 한 몸이 되어 연합특수전사령부(연특사)를 구성한다. 연특사는 사령관이 우리 군의 육군특수전사령관(중장)이 되며, SOCKOR 사령관(준장)은 부사령관이 된다. 연특사가 구성되면 육군 특전사 이외에도 해군 특수전여단(UDT/SEAL) 등 한국 측 특수부대와 미군 제1특전단 같은 미군 특수부대가 편입된다. 이처럼 유사시가 되면 한·미가 한 몸이 되어 싸워야 하기 때문에 평상시 양측의 교류가 중요하다.

 

그래서 키리졸브나 독수리 연습 같은 대규모 군사연습 이외에도 한·미 특수부대 간의 전문적인 훈련이 늘 정기적으로 있어 왔다. ‘그리펀 나이프’나 ‘밸리언트 나이프’ 같은 훈련들이 매년 벌어지면서 양국군의 특수전 능력은 상승효과를 일으켜 왔다. 

 

참수가 가능한 3가지 방법들

지금까지 실시된 미군 특수전 부대들의 참수작전으로 볼 때 한반도 참수작전은 크게 3가지의 방법으로 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경우건 사전에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김정은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첫 번째는 특수부대의 침투에 의한 직접 제거방법이다. 미군이 후세인 체포나 빈 라덴 제거에서 사용했던 방법으로, 특수전 전용 수송기나 특수전 전용 스텔스 헬기 등으로 델타포스나 데브그루 등 ‘티어 1’급 부대를 침투시킨다. 이들은 외부의 경계병력을 제거한 후에 상황에 따라 김정은을 체포 또는 사살한 후에 퇴출하게 된다. 그러나 엄청난 호위병력에 둘러싸인 김정은을 특수부대만을 보내 제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김정은이 특각이나 지하벙커 등 시설에서 철통 같은 경호를 받는 평상시에는 생각할 수 없는 작전으로, 김정은이 비밀리에 이동하는 동선을 따라서 기습하는 등 제한적인 경우에만 활용이 가능하다.

 

지난 3월 15일 미 육군 신속기동부대인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팀이 훈련하던 경기도 포천 로드리게스 훈련장에 예고 없이 그린베레 대원들이 나타났다. /유용원의 군사세계

수송기로 특수부대 침투시켜
표적 직접 제거하거나
적진에 정밀유도탄 투하…
현지 반란세력과 손잡고
스스로 정권 무너뜨리게 할 수도

두 번째는 특수부대원의 항폭유도에 의한 암살이다. 미군은 이미 1970년대부터 지상의 특수부대원들이 항공기의 정밀유도폭탄을 유도하는 임무를 수행해왔다. 맨눈에는 보이지 않는 레이저를 표적에 비추어 폭탄을 유도하거나, 표적의 GPS 좌표나 지형 영상 등을 전송하여 전투기나 폭격기에서 떨구는 스마트 폭탄으로 정밀하게 적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2006년 6월, 당시 알 카에다 이라크지부(AQI·현 IS의 전신)를 이끌던 테러범 알 자르카위를 제거할 때, 미군 특수부대는 자신들이 직접 교전하는 대신 F-16 전투기를 불러들여 정밀한 GPS 유도폭탄인 JDAM을 2발 떨구어 사살한 바 있다. 원래 빈 라덴 사살도 특수부대의 항폭유도가 고려되었지만, 빈 라덴의 시신을 확인해야만 한다는 요구에 따라 직접 제거로 바뀌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가능한 참수작전 방법은 바로 현지 세력의 규합을 통한 참수작전이다. 즉 특수부대들이 북한 현지의 반란세력을 도와 그들 스스로 김정은을 참수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다. 미국이 지난 9·11테러 직후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 전복에 활용했던 방법이다. 당시 미군 그린베레는 CIA와 함께 아프간 반군인 북부동맹과 연합하여 카불을 향해 북쪽으로부터 공격에 나섰다. 동시에 하미드 카르자이와 같은 반체제 지도자를 불러들여 아프간 내의 반군을 구성해 남쪽으로부터도 공격에 나섰다. 이러한 특수부대의 효율적인 작전으로 탈레반 정권은 2개월 만에 무너지고 말았다. 북한의 경우, 이러한 반체제 세력이나 반군을 찾아볼 수 없는 독재사회이기 때문에 세력 규합이 쉽지 않다. 그러나 북한 내부의 권력이 요동치는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북한 현지의 반란세력이나 군단급 지휘부 등을 매수하여 이런 형태의 참수작전을 수행할 수도 있다.

 

▲미국의 특수부대 네이비실

 

참수작전에서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국가지도부의 의지이다. 현재 오바마 정부가 한반도 상황에서 참수작전을 사용하는 것이 자신들의 국익에 부합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명백한 판단은 내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가 미국을 설득하여 그러한 작전능력을 한반도에서 더욱 키워내거나, 우리 스스로 참수전력을 키우는 데 노력과 투자를 집중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육·해·공·해병대의 특수부대를 모아 통합특수전사령부를 만들고, 이 사령부가 참수작전의 사령부가 된다면 김정은의 오판을 막고 전쟁을 억제하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별도의 사령부 창설을 위한 법안과 그 조직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이 필요하다. 참수 전력(戰力)이 생겨나기 위해선, 결국 정치권의 결단이 필요하다.

주간조선  양욱

 

2016.05.28 軍 '北 수뇌부 참수' 특수부대 만든다

특수전 사령부 일부 부대 재편성… 핵시설 타격 등 독립작전 수행

300억 들여 對테러장비 보강… 특수수송기·헬기 등도 마련

▲북한 핵개발을‘악몽’이라고 표현하며 커버스토리로 다룬 영국 주간지‘이코노미스트’의 최근호 표지. /뉴시스

 

군 당국이 유사시 적 핵심 요인을 제거하는 '참수(斬首)작전'을 수행하는 특수부대를 만들기로 하고 화력 보강을 위해 300억원의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특수전사령부 예하의 일부 부대를 재편성해 유사시 적 핵심 표적 타격을 위한 독립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적 핵심 표적은 북한 수뇌부, 핵시설, 미사일 기지,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시설 등으로 알려졌다. 특수부대는 1개 여단 규모를 검토 중이다. 이 부대는 평소 대테러 작전을 수행하다 전면전 상황이 벌어지면 북한 적진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전여단이 몇 명으로 이뤄지는지는 군사기밀이다. 군 당국은 이를 위해 우선 300억원을 '대테러 장비보강' 명목으로 편성해 특수부대가 사용할 소총 등 개인화기, 통신장비 등을 전면 강화하기로 했다. 침낭 등 전투 장구류는 별도의 예산으로 추후 보강할 계획이다.

 

군 당국은 참수작전을 수행하는 특수부대가 독립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밤이나 악천후에 레이더에 걸리지 않고 저공 비밀 침투가 가능한 특수수송기와 헬기 도입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는 적 후방에 침투할 수 있는 특수수송기가 없어 유사시 미군에 의존해야 할 형편이다. 군 관계자는 "특수부대가 독자적인 작전을 수행하려면 별도의 항공 전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특전사 예하에 항공부대 편성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한·미는 참수작전을 수행하는 특수부대의 연합훈련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최근 한반도에 그린베레로 불리는 미 육군의 핵심 특수전 부대인 제1특수전단,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 실 등을 파견했다. 이 부대들은 한국군 육군 특전사와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등과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작년에만 총 10차례에 걸쳐 북한 요인을 제거 하고 북한 대량살상무기와 지휘·통신시설을 타격하는 훈련을 했다고 한다. 

 

육군은 최근 들어 특공·수색부대의 북한 후방 지역 침투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특전 사 특수전교육단에 특공·수색 고급과정 교육도 신설했다. 이곳에선 침투·특수정찰, 화력유도(적지에 침투해 전투기·폭격기 등의 정밀 타격을 유도하는 것), 탐색·격멸, 이동 차단 등의 특수작전 기술을 가르친다. 군 소식통은 "특전사 등 특수부대가 유사시 적 후방에 침투해 북한 핵과 미사일 시설을 선제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석 기자

 

2016-06-09 南 근로자 지갑에서 나온 北의 삐라 자금

몇 번 날리는 시늉만 할 줄 생각했는데 북한 삐라(전단)는 반년째 계속 날아온다. 올 1월 북한 핵실험 이후 남쪽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은 거의 40년 만에 다시 남쪽에 삐라를 날려 보내는 것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삐라 날리기 경쟁을 해서는 남쪽이 북쪽을 이기긴 어렵다. 연중 북에서 남으로 바람 부는 날이 반대의 경우보다 훨씬 많다. 편서풍을 타고 내려온 북한 삐라는 멀리 세종시까지 날아간다.

 

2월 초 경기 고양시에서 10∼15kg쯤 되는 북한 삐라 뭉치가 통째로 떨어져 승용차를 부숴버린 일이 화제가 됐다. 지난달 30일에도 서울 은평구에서 북한 전단용 대형 풍선 2개가 삐라 묶음을 그대로 단 채 주택가 전깃줄에 걸려 발견됐는데 시간 맞춰 삐라 묶음을 터뜨리는 타이머는 발견되지 않았다. 인구가 밀집된 서울에 삐라를 뿌려야겠다는 의지가 애당초 없다는 뜻이다.

 

진짜 웃기는 것은 풍선에 흙을 넣은 비닐봉지만 77개 매달려 있었다는 점이다. 전단은 고작 150장뿐이었다. 그걸 보니 북한 심리전 담당자들이 안쓰러워졌다. 몇 개 날렸다는 실적은 보고해야 하는데 정작 전단 만들 돈은 없으니 무게를 채우느라 흙을 넣는 눈속임을 한 것이다. 그런데 그만 풍선이 전깃줄에 걸리는 바람에 속임수가 탄로 났으니 당을 기만한 죄로 대남 심리전 담당자 몇 명의 목이 날아갈 것 같다. 정말 불쌍한 사람들이다.

 

올해 남쪽에 떨어진 삐라 몇 장을 자세히 보니 종이와 잉크, 풍선 제작용 비닐 등이 모두 외국산이었다. 그래서 “돈도 많네. 언제까지 버티나 보자”고 생각했는데 반년도 안 돼 벌써 달러가 바닥 난 모양이다.

 

삐라와 확성기 방송 등 대남 심리전을 담당한 부처는 북한군 총정치국 적공국(적군와해공작국)이다. 적공국은 외국에서 달러를 벌어오는 부처가 아니다. 그럼 지금까지 어디서 심리전 자금을 충당했을까.

 

북한 내 소식통은 최근 흥미로운 정보를 전해줬다. 남쪽에 보내는 삐라 자금은 개성공단 남쪽 근로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더 정확히는 현대아산이 개성공단 내에 세운 송악프라자라는 5층 건물의 2층에서 나왔다고 한다.

 

송악프라자 운영은 현대아산 최후의 대북사업이었지만 2월 개성공단 폐쇄 때 프라자도 함께 폐쇄됐다. 건물 내부에 식당 마트 노래방 당구장 주점 면세점 등 편의시설이 잘 구비돼 있어 과거 현지 근무하던 남쪽 근로자들이 즐겨 찾았다. 프라자 1층에 남쪽이 운영하는 일식집이, 2층에는 북한이 운영하는 평양식당이 있었다. 이 평양식당을 바로 적공국이 운영했다. 적공국은 적의 돈으로 적을 와해시킨다는 취지를 내세워 운영 승인을 받았다.

 

현대아산 직원으로 1층 일식집에서 오랫동안 일했던 사람을 수소문해 찾았다. 그는 평양관은 큰 무대를 갖추고 아가씨들이 공연도 잘해서 인기가 좋았고 장사도 꽤 잘됐다고 기억했다. 하지만 적공국이 식당을 운영했다는 내막은 모르고 있었다. 부언한다면 그는 현재 북한과는 전혀 무관한 곳에서 일한다. 북한 미녀들의 공연을 보며 남쪽 사람들이 지갑에서 꺼낸 달러가 삐라로 둔갑해 남쪽으로 다시 날아 돌아온다니 기가 막힌 일이다.

 

적공국은 대북 확성기에 대응해 맞불 방송도 하고 있다. 적공국 출신 탈북자는 확성기가 일본 제품이라 부품이 고장 나면 중국을 통해 어렵게 구해야 했다고 증언했다. 거기에 쓰는 외화도 남쪽 근로자의 주머니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과거 북한의 선군(先軍)정치 시절 북한군은 알짜 대남 외화벌이 사업도 차지하고 짭짤한 재미를 봤다. 일례로 금강산 관광이 한창일 때 자연산 회와 털게 등을 팔아 인기를 얻었던 ‘고성항 횟집’도 북한군 총정치국이 직접 운영했다. 그런 내막을 모르는 관광객들은 남쪽 사람들이 자연산 회라면 깜빡 죽는다는 ‘좋은 정보’도 아낌없이 제공했다. 그 덕분에 나중에 간 사람들은 바가지를 뒤집어 써야 했다. 그렇게 남쪽 관광객의 지갑에서 나온 돈으로 총정치국은 방송용 차량을 사와 사단마다 나눠줬다. 그 방송차 스피커에선 지금 “남조선 괴뢰도당을 타도하자”는 구호가 나올 것이다.

 

적공국도 개성공단이 운영될 때엔 좋았을 것이다. 달러가 들어오기만 하고 쓸 일은 별로 없는 호시절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상황이 확 바뀌었다. 지금은 들어오는 돈은 없는데 위에선 “대남 심리전 명분으로 그동안 달러를 벌었으니 이젠 쓸 때”라고 압박할 것이니 죽을 맛이리라. 그동안 번 달러가 전부 금고 속에 있을 리도 만무하다. 사정이 이러니 적공국 사람들은 햇볕정책이 사무치게 그리울 만하다.

 

북한 삐라 대다수는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입에 담지 못할 저질스러운 비방으로 채워져 있다. 졸지에 밥줄이 끊기고 궁지에 내몰린 적공국의 분노가 원색적 삐라 위에 철철 넘치는 듯하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2016.06.13 NLL서 北 함정 호위받는 中 어선, 이게 안보 현실

붕괴로 향하는 막다른 길목에 처한 북한 정권이 중국의 개입과 도움으로 또다시 기사회생할지 모른다. 스위스의 김정은 비자금 동결과 폴란드의 북한 노동력 수입 중단 등 국제사회가 전방위로 북한을 압박하는 가운데, 리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6월 초 전격 방중(訪中)해 시진핑과 면담하고 관계 복원을 시도했다. 중국은 북한 붕괴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전략적 결단을 내린 듯하다.

 

미국은 조약보다 우선하는 국내법으로 북한을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해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특히 중국의 금융기관들을 제재 범위에 포함했다. 중국이 반발하는 가운데 미·중 패권 쟁투의 접점이 남중국해에서 북한으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중국은 유엔 결의 2270호 이후에도 원유와 민생 명목의 대북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BDA(방코델타아시아) 제재 당시보다 훨씬 강력한 미국 주도의 제재·압박이 중국의 '북한 살리기' 책략 효과를 상쇄할 수 있을지가 북한 미래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중국은 북한뿐 아니라 한반도 전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구축(驅逐)하려 한다. 사드(THAAD) 반대 압박이 대표적 사례다. 한·미에 대한 전술 구사도 다양하다. 공세 후 화해 모드로 '치고 빠지는' 모습은 내전 시절 공산당의 담담타타(談談打打) 화전 양면 전술을 연상시킨다. 또 작은 것은 양보하되 안보 관련 중요 사안은 밀어붙여 관철하려 한다. 중국의 평화협정 선동은 그것이 베트남 공산화 이후 지속된 북한 통일전략의 일환임을 잘 아는 한국사회에 발붙이지 못했다. 사드에 관한 중국의 사실 왜곡과 억지 주장은 인내의 한계를 넘어선다.

 

정부는 주한미군에의 사드 배치를 더 이상 지체해선 안 된다. 머뭇거릴수록 내부 혼란이 증폭되고 동맹 간 신뢰는 약화된다. 사드는 북핵 방어 목적의 국가안보 우선 현안이자 한·미 동맹의 지속성을 상징하는 시금석이다. 중국이 경제보복 운운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또 대책을 강구하면 된다. 근거 없는 두려움 때문에 동맹을 잃으면 국가 운명이 풍전등화에 빠질 수 있다. 동맹이 없던 우크라이나가 2년 전 러시아에 영토를 빼앗긴 것과 강대국의 침략에 고초를 겪던 폴란드가 나토(NATO) 일원이 되어 과감한 미사일 방어(MD)에 나선 것은 동맹의 중요성을 알리는 살아 있는 교훈이다.

 

카터 미 국방장관은 싱가포르 안보회의에서 중국에 스스로 고립(self-isolation)의 만리장성을 쌓지 말라고 경고하고, 미국이 아시아 국가들의 중국 포위 '안보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음을 선언했다. 한국이 이 네트워크에서 제외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중국과 영토적으로 인접하다 보니, 곳곳에서 이해가 충돌한다. 동북공정·이어도·미세먼지에 이어 중국 어선의 NLL 해역 불법 조업이 새로운 난제로 떠올랐다. 중국 어선은 북한군에 입어료(入漁料)를 내고 비표를 발부받아 북한 해군의 비호 아래 NLL을 넘나들며 조업한다. 북한군은 중국 어선을 앞세워 NLL을 넘어 남하하기 일쑤다. 중국 어선이 북한군과 결탁해 해상군사분계선인 NLL을 휘젓고 다니는 현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심지어 우리 안마당인 한강 하구까지 침투해 조업을 일삼다 군경과 유엔사에 의해 강제 퇴거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NLL 해역의 첨예한 군사 대치는 과거 일부 정치인이 주장했던 '서해평화지대'의 비현실성을 새삼 일깨운다. NLL 이남에 '군사통제수역'을 선포해 북한과 제3국의 불법 조업을 원천 차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한강의 기적으로 세계 경제 십수위권을 자부하며 북한 붕괴 후의 통일 조감도를 그리다가도 여차하면 치명적인 국가존립 위기로 빠져들 소지가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만큼 취약한 안보 구도 속에 살고 있다. 북·중 밀착을 경계하며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연대 속에 대북 제재의 동력을 이어가야 한다.

홍관희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2016.06.13 북한과 중국, 견해 차 충돌해도 절대 버리지 않는 원칙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리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시진핑(習近平) 6 1일 북한 리수용을 만난 것은 ‘조선노동당 중앙정치국 위원, 중앙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조선노동당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방문했기 때문이었다. 중국 외교부 웹페이지에 따르면, 시진핑은 조선노동당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해서 제7차 당 대회 상황을 통보해준 것을 환영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번 방문은 중·조(中朝) 양당이 전략적 소통의 전통을 체현하고 있는 것이며, 김정은 위원장과 조선노동당 중앙이 양당과 양국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조선 인민들이 경제를 발전시키고, 민생을 개선하며, 조선이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사업에서 더욱 큰 성과를 이룩하기를 바란다.
   
   
이에 대해 리수용은 김정은이 시진핑에게 보내는 구술친서(口信)를 전달했으며, 구술친서의 내용은 ‘조선은 중국과의 공동노력으로 조·중(朝中) 간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강화 발전시키기를 희망하며, 조선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옹호하기를 바란다’는 것이었다.

 

시진핑은 김정은의 구술친서에 대해 “중국은 중·조 우호협력관계를 고도로 중시하고 있으며, 조선과 공동노력으로 중·조 관계를 옹호하고, 공고히 하며, 발전시키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한 것이며, 관련 당사자들이 냉정과 자제를 발휘해서 대화와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옹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외교담당 국무위원 양제츠(楊潔篪)가 배석했다
   
   
이날 시진핑과 리수용의 접견이 이루어짐으로써 북한과 중국 사이에는 2012 11월 중국공산당이 시진핑 당 총서기 체제로 바뀐 이후 북한에서 중국으로 3차례, 중국에서 북한으로 3차례 각각 차상급(次上級) 당 대표단이 방문해 이른바 ‘비교적 낮은 단계’의 외교관계를 이어가는 흐름을 보여주었다.

 

지금까지 북한 측에서는 2013 5 24일 ‘조선노동당 제1서기 김정은의 특사로, 당 중앙정치국 위원’인 최룡해가 베이징(北京)을 방문해서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과 만났고, 이때 최룡해는 김정은의 ‘친필편지’를 전달했다. 최룡해는 다시 지난해 9 3일 천안문광장에서 열린 중국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퍼레이드에 ‘조선노동당 중앙정치국 위원, 중앙위원회 서기 겸 조선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당시 최룡해가 시진핑 주석을 만났는지의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시진핑 시대에 들어 중국 측에서는 2012 11 29일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부위원장 겸 비서장 리젠궈(李健國)가 당시 ‘조선노동당 제1서기 겸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직함을 갖고 있던 김정은을 만났다. 명분은 당시 막 끝난 중국공산당 18차 당대회의 결정 내용을 설명하는 형식이었다. 2013 7 25일에는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국가 부주석 리위안차오(李源潮) 일행이 평양을 방문해서 정전 60주년 기념활동에 참가하고 김정은과 만났다
   
   
지난해 10 10일 조선노동당 창당 70주년 기념 퍼레이드에는 중국공산당 쪽에서 당내 서열 5위의 정치국 상무위원(선전과 이념 담당) 류윈산(劉云山)이 방문해서 김정은으로부터 커다란 환영을 받았다. 10 9일 오전에 평양에 도착한 류윈산은 도착한 날 저녁에 김정은과 접견했다. 김정은은 열병식 퍼레이드 때 류윈산을 자신의 바로 옆에 서게 해서 두 손을 맞잡고 번쩍 쳐들어 보이는 제스처를 취했다. 김정은은 류윈산이 평양을 방문해서 3일간 머무르는 동안 모두 3차례 만나 그때마다 포옹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진핑과 김정은을 핵심으로 하는 중국공산당과 조선노동당이 보여주는 이 같은 외교는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말하는 이른바 ‘저조기(低潮期), 즉 상대적으로 낮은 단계의 흐름으로, 이번 저조기가 중국과 북한 관계사에서 세 번째로 나타난 저조기라고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중국과 북한 사이에 나타난 첫 번째 ‘저조기’는 1966년부터 1976년까지 진행된 이른바 문화대혁명 기간으로, 당시 홍위병들이 북한의 김일성을 비판함으로써 중국과 북한의 외교관계는 최고위층 상호 방문이 없는 저조기에 들어갔다
   
   
두 번째 저조기는 1992 8월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이후 2000년까지 8년간 중국과 북한이 고위층 간의 교차 방문을 거의 하지 않던 기간으로, 이 저조기는 2002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체제가 들어서면서 다시 이전의 활발한 교류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런 저조기에도 중국은 북한을 버린다는 생각, 다시 말해 ‘기조(棄朝)’는 어떤 경우에도 선택가능한 정책이 아니었다고 중국 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서로 견해 차가 있어 충돌하더라도 중국과 북한 사이에는 몇 가지 절대로 버리지 않는 원칙이 있는데, 그것은 첫째, 두 나라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는 어떤 경우에도 계승한다. 둘째, 장기적 관점에서 중·조 관계는 발전시켜야 할 전략적 방침이다라는 것이다. 중국 인민지원군이 1950 6·25전쟁에 참전해서 미국과 싸운 역사는 어떤 경우에도 지우지 않는다는 원칙을 북·중 두 나라가 공유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후진타오 시절에 당중앙 외사영도 소조 회의를 개최해서 “북한의 핵 문제와 북한과의 우호선린을 서로 연계하지 않고, 별개의 정책으로 간주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록 북한이 핵 문제로 중국을 자극하더라도 중국은 결코 북한과의 우호선린은 버리지는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다. 어떨까. 이런 중국에 수소폭탄 폭발 실험을 한 북한에 대한 유엔의 제재 결의안 이행을 제대로 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출처주간조선 2410

박승준 인천대 중어중국학과 초빙교수 중국학술원 연구위원 전 조선일보 베이징·홍콩 특파원

 

2016-06-28 거대한 날개 편 ‘드래건 레이디’… 북한군 움직임 손바닥 보듯

[U-2 정찰기 대북감시]평택 美기지 출격현장 가보니

▲날개폭 31.39m 24일 오전 경기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서 대북 정찰 비행을 앞두고 있는 U-2 고공 정찰기. ‘드래건 레이디’라는 별칭의 U-2 정찰기는 한 차례 비행에 최대 12시간가량 휴전선(MDL) 인근 상공을 오가면서 북한군의 동향을 감시한다. 미 공군의 첨단 전략무기인 U-2를 운용하는 부대가 내부시설을 대대적으로 국내 언론에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평택=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24일 오전 경기 평택시 오산공군기지 내 활주로 이륙 대기선.

굵은 빗줄기를 뚫고 미국 공군의 U-2 정찰기 1대가 고막을 찢는 굉음을 내며 서서히 들어섰다. 30m가 넘는 날개를 단 시커먼 기체는 비상(飛上) 직전 거친 숨을 몰아쉬는 거대한 용처럼 보였다. ‘드래건 레이디(Dragon Lady)’라는 U-2 정찰기의 별칭에 걸맞은 위용이었다. 

 

바로 옆에선 360마력짜리 폰티액 G8 차량의 운전대를 잡은 스티븐 베일리 대위가 조종사와 무선교신을 하면서 U-2기 곳곳을 육안으로 점검했다. 이 차량은 U-2기의 이착륙 때마다 뒤를 바짝 쫓아가면서 이상 유무를 알려주는 ‘체이스카’ 역할을 한다. U-2기는 현존 항공기 가운데 이착륙이 가장 까다롭기 때문에 이런 체이스카가 필요하다. 체이스카의 운전도 U-2기 조종사가 맡는다. 

 

조종사가 이륙 준비를 끝냈다는 수신호를 보내자 베일리 대위는 뒷좌석에 동승한 기자에게 “소음에 대비하라”고 외쳤다. U-2기가 곧바로 엔진 출력을 최대치로 높이며 활주로를 내달렸다. 기자가 탄 차량도 그 뒤를 쫓아 고속으로 질주했다. 차량 계기반의 속도계는 순식간에 180km를 가리켰다. 그 순간 U-2기는 벼락같은 엔진음을 토하며 활주로를 박차고 창공으로 솟구치더니 순식간에 북쪽 하늘 끝으로 사라졌다.

 

출격한 U-2기는 812시간 비무장지대(DMZ) 인근 상공에서 북한군 동향을 정찰한 뒤 귀환하게 된다고 부대 측은 밝혔다. 최근 북한이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강원 원산 지역도 집중 감시 대상이다. 

 

U-2기를 운용하는 미 공군 제5정찰대대는 대북 정보 수집의 최일선 부대다. U-2기는 거의 매일 대북 정찰 임무에 투입된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칠 때마다 그 역할은 더 중요해진다. 부대 관계자는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 이후 바빠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2대의 U-2기가 1시간 간격으로 잇따라 출격해 휴전선 상공으로 날아갔다. 

 

최첨단 전략무기가 배치된 이 부대는 그동안 언론에 내부를 공개한 적이 거의 없다. 고도의 보안시설이라 외부인이 출입하려면 미국 정부의 엄격한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오산기지 내에서도 별도의 비밀취급 인증을 받은 경우에만 드나들 수 있다

 

U-2기는 1976 5월 대북 정찰 임무에 최초 투입된 뒤 40년간 한반도 상공의 ‘감시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간 U-2기 운용 부대도 몇 차례 바뀌었다. 현 제5정찰대대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빌 공군기지 소속 미 공군 제9정찰비행단 소속 부대로 1994 10월 오산기지에서 재창설됐다. 이 부대는 조종사 8명과 정비 및 관제요원 등 200여 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생명유지장치 들고 탑승 24일 오전 경기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서 우주복처럼 생긴 특수비행복을 착용한 U-2 고공정찰기 조종사가 대북 정찰 비행을 위해 기체에 오르기 직전 격납고에 도열한 정비요원 등 부대원들과 서로를 격려하는 악수를 하고 있다. 정비요원(오른쪽)이 조종사의 산소 공급 및 생명유지장치를 들고 뒤따르고 있다. 평택=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격납고와 연결된 사무실에서는 곧 U-2기를 타고 대북 정찰에 나설 조종사가 우주복처럼 생긴 특수 비행복을 착용하고 있었다. 이 비행복은 상용 여객기 고도의 2배가 넘는 약 7만 피트( 21km) 상공을 비행하는 U-2 조종사가 엄청난 기압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한다. 부대 관계자는 “조종사는 출격 한 시간 전 100% 산소 호흡으로 체내 질소를 최대한 제거한다”며 “고공 상승 시 체내 압력과 외부 기압 차로 몸속에 녹아 있던 질소가 기포가 되는 감압증이 발생하면 기억력 상실 등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U-2기 조종사의 고충은 이뿐만이 아니다. 전날에도 대북 정찰에 나섰던 제임스 핑거슨 소령은 “비좁은 조종석에 10시간 넘게 앉아 있으면 등과 허리 등에 통증이 온다”며 “U-2기 조종사는 불편함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C-5 수송기를 조종하다 2년여 전 U-2기로 전환한 그는 500시간의 U-2 비행기록을 갖고 있다. 

 

음식물 섭취와 생리현상 해결도 어려운 과제다. U-2기 조종사는 비행복을 입은 채 치약 형태로 된 음식물(튜브 푸드)을 입과 연결된 헬멧 투입구에 빨대로 꽂아서 먹는다. 엄청난 기압차 때문에 비행복을 벗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부대 관계자가 건넨 튜브 푸드를 시식해 보니 딸기잼 맛이 났다. 소변도 별도의 수거장치를 속옷 안에 착용해 비행복을 입은 상태에서 해결한다. 

 

1950년대 중반 미국이 ‘철의 장막(소련)’을 들여다보고자 극비리에 개발한 U-2기는 냉전시대를 거쳐 50년 넘게 운용 중이다. 그간 지속적인 성능 개량을 거쳐 현재 한국에는 가장 최신형인 U-2S가 배치돼 있다. 

 

17억 달러를 들여 개량된 U-2S는 초기 모델보다 기체가 40% 커졌고, 더 강력한 엔진을 탑재했다. 또 전자광학 멀티센서와 초고해상도 광학카메라, 적외선 센서, 주야간 악천후에도 고해상도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특수레이더, 신호정보 수집 장비 등을 갖춰 최대 160km 밖 적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휴전선 상공에서 원산은 물론이고 평양 인근까지 북한군 병력이나 전차, 이동식발사차량(TEL) 움직임을 샅샅이 훑는다는 얘기다. U-2기가 수집한 대북 정보는 지상 및 위성통신망으로 한미연합사령부와 미 태평양공군사령부 등에 실시간으로 전송돼 북한의 도발 징후를 판단하는 주요 자료로 활용된다.

 

U-2기가 대북 억지력의 핵심으로 불리는 이유도 이런 능력 덕분이다. 부대 관계자는 “북한군의 동향과 의도를 파악해 도발을 억지하는 데 최우선 목적을 두고 임무 수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2016.07.02 8명의 대통령도 안바꾼 음지의 전략가

일본 공안조사청은 우리나라 국가정보원 역할을 맡는다. 공안조사청 조사2부장을 지냈던 사카이 다카시(坂井隆)씨가 아사히신문과 인터뷰를 했다(4 26). 퇴직 후 4년 만에 입을 연 것이다.

 

사카이씨는 국내에 그다지 알려진 인물이 아니다. 그는 30년간 북한을 담당했지만 자료 수집과 분석에만 열중했다. 언론 접촉이나 대외 활동은 삼갔다. 그의 마지막 직책은 우리 중앙 부처 국장급 자리다.

 

일본서 북한을 아는 척하면 국회의원이 되기도 한다. 아베는 북한에 단호한 입장을 취하며 총리직에 올랐다. 북한을 가장 잘 아는 사카이씨야말로 북한을 마케팅에 활용해 출세할 수 있었지만 그러질 않았다.

 

인터뷰를 읽으면서 그가 은퇴 4년 만에 등장한 이유를 짐작했다. "김정은이 엉망진창이고 변덕스러운 게 아니라 합리적 판단으로 국가를 운영하고 있다." 모험을 감행하는 폭주 열차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걸 알고 김정은을 상대해야 한다는 얘기다. 평생 한곳만 지켜본 전문가의 가슴에서 흘러나오는 진심이 그대로 전달되는 기분이었다.

 

미국에는 사카이씨보다 더 지독한 인물이 있었다. 앤드루 마셜(Andrew Marshall)에 관한 책은 작년 1월 처음 출간됐다. 미국판은 '마지막 전사(The Last Warrior)'이고, 일본에선 '제국의 참모'라는 이름으로 출간됐다.

 

▲미국 정보계의 '요다'로 불렸던 앤드류 마샬

 

마셜은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최고의 지도자인 '요다'로 불렸다. 42년 동안 8명의 대통령, 13명의 국방장관에게 미국의 안보 전략을 조언했다. 국방장관 직속 종합전력평가실(ONA) 실장으로 근무하며 장관에게 직보했다. 그는 1973년 그 자리를 맡은 이후 단 한 번도 자리를 옮기지 않았다. 승진도 하지 않았다. 항상 20명 이내 최고 두뇌들만으로 조직을 운영했다. 인터뷰도 하지 않고 세미나에 얼굴을 내밀지도 않았다. 일본에선 '전설의 전략가', 중국서는 '은둔의 제갈량'으로 통했다. 마셜의 공적은 비밀에 싸여 있다가 이제야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냉전 시대에는 소련이 군사력에 과잉 투자하도록 유도해 소련 붕괴를 재촉하는 전략을 세우도록 했다. 냉전이 무너진 뒤에는 이슬람 테러 세력의 등장을 예고했고, 일찌감치 중국이 미국의 다음 상대라고 보고했다.

 

작년 1월 은퇴했을 때 그의 나이는 93세였다. 우리로서는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가 한자리에서 42년 동안 국가에 헌신하는 동안 정권이 바뀌어도 국방장관들, 대통령들은 한결같이 그를 지켰다. 그저 예산을 지원하며 최상의 외교·안보 전략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마셜도 사카이씨처럼 대응 정책은 관료와 정치인들 판단에 맡겼다. 자신은 소련의 군사력, 중국의 전략을 분석하는 일에 몰두했다. 주적(主敵)을 알기 위해 역사와 지방 문화까지 연구했지만 자료 수집과 냉정한 분석에서 그칠 뿐이었다. 사카이씨는 이렇게 말했다. "정보 활동과 정책의 입안·집행은 분리해야 한다. 정보 활동도 수집과 분석을 한 사람이 맡으면 안 된다." 마셜도 똑같은 이유로 구체적인 정책 제시를 생략하곤 했다. 진단이 바르면 처방전은 쉽게 나온다고 믿은 것이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자 문득 두 외골수가 떠올랐다. 독일·프랑스 등 대륙 세력은 똘똘 뭉쳐 영국에 까다로운 이혼 조건을 제시했다. 유럽판 해양 세력과 대륙 세력의 균열이다.

 

▲일본 공안조사청에서 30여년간 북한 문제만 다뤄온 사카이 다카시(坂井隆)씨. 사진은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 때 찍은 사진이다. /아사히신문

 

아시아에서는 몇 년 새 미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일본과 안보 동맹을 강화하자 대만엔 친미(親美) 정권이 등장했다. 미국은 필리핀·호주에 미군 기지를 새로 배치했고 그토록 싸웠던 베트남에도 무기를 팔기로 했다. 인도와는 원자력 협력을 강화하며 밀월 관계다.

 

우선 일본에 큰 점을 찍은 다음 대만에 찍어보라. 이어 필리핀·호주·베트남·태국·인도까지 점을 찍고 죽 선을 그어보면 중국의 목에 걸린 진주 목걸이가 그려질 것이다. 미국이 한·미·일 삼각(三角)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한반도 사드 배치에 집착하는 이유도 이 진주 목걸이를 완성하는 데 있는지 모른다.

 

브렉시트 결정 직후 시진핑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연이틀 회담을 가졌다. 두 사람은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대했다. 미국산 진주 목걸이에 질식당하지 않으려고 대륙 세력끼리 손을 굳게 잡은 꼴이다. 시진핑은 이어 황교안 총리에게 사드 배치에 신중해 줄 것을 강조했다. 그러고선 그동안 반대해오던 한국 총리의 중국 동북 지역 순방을 허용했다. 

 

중국의 의도가 무엇인지 충분히 알 만하다.

 

대륙 파워와 해양 파워의 마찰은 유럽보다 아시아 쪽에서 훨씬 격렬하다. 여기서 우리가 판단을 그르치면 바둑알을 놓는 손이나 손가락이 되지 못하고 바둑알 신세가 될 수 있다. 나라가 바둑알이라는 피동체(被動體)가 되면 나라 운명은 고수들 손이 가는 대로 출렁이게 된다. '한국의 마셜'이 정말 아쉬운 요즘이다.

송희영 주필

 

2016-08-09 유사시 北 주요 시설 타격하는 ‘타우러스’ 올해 안 실전 배치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타격할 수 있어 우리 군 '킬 체인'(Kill chain)의 핵심으로 꼽히는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타우러스'가 올해 안에 실전 배치된다.

 

9일 군 당국에 따르면 타우러스는 올해와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가 타우러스의 핵심장비인 군용 GPS(인공위성위치정보시스템) 수신기의 수출 승인을 미루고 있어 전력화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최근 수출 승인이 결정돼 실전 배치 계획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독일제 장거리 순항 미사일인 타우러스는 우리 공군 주력 전투기인 F-15K에 탑재될 예정이다. 사거리 500㎞로 북한의 영변 핵발전소나 풍계리 핵 실험장, 동창리 미사일 기지 등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특히 6m 두께의 콘크리트 벽을 관통할 수 있어 '벙커 버스터'라고도 불리며, 적의 레이더망을 회피하기 위한 스텔스 기술도 갖추고 있다.

 

군용 GPS는 타우러스가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주요 시설을 탐색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장비로, F-15K 전투기에 장착된 타우러스가 적의 GPS 교란에도 목표 지점으로 정확하게 날아가려면 군용 GPS 수신기가 내장돼야 한다.

 

군의 한 관계자는 "타우러스가 실전 배치되면 유사시 북한의 주요 시설 등에 대한 정밀 타격 능력이 대폭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1월 박근혜 대통령에게 연두업무보고를 하면서 타우러스 실전 배치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군 당국은 대당 20억원인 타우러스를 올해와 내년 170여기 실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서울=뉴시스】

 

2016년 08월 19일 北, 공기부양정 기지 건설에 한·미 아파치대대 창설

北, 공기부양정 전진 배치… 1년내 SLBM 탑재 가능성

南, 아파치 84대로 증강…‘바다의 사드’ SM-3도 도입

 

南北 해상전력 현황은…

 

북한이 올 들어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실험을 비롯해 스커드·노동·무수단 등 지대지(地對地) 탄도미사일, 300㎜ 신형 방사포 실험 등 다양한 군사적 위협을 감행하고 있다. 북한은 육상뿐 아니라 수중 전략무기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잠수함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전진 배치된 대남침투용 공기부양정 기지를 속속 건설, 서해5도와 수도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맞서 한국과 미국 정부는 지난 7월 8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전격 결정했다. 우리 군은 또 2020년 국내 기술로 개발될 3000t급 잠수함 장보고Ⅲ에 한국형 SLBM을 탑재하기 위한 개발을 진행 중이다. 2020년대 중·후반에 완성될 차기 이지스함(광개토Ⅲ 배치-Ⅱ) 3척에는 해상에서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SM-3 요격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최신형 이지스 전투체계인 록히드마틴의 ‘베이스라인(Baseline·BL) 9’이 장착된다. 한미연합사도 공기부양정 킬러인 최신형 아파치 가디언(AH-64E) 아파치대대를 9월 1일 창설하고 오는 10월 주한미군에 1대 아파치대대를 순환배치해 내년초 한미연합사 소속 아파치헬기를 84대로 늘리는 등 대응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남북한 해상전력 개발 현황을 살펴본다.

 

1 北, 서해 공기부양정 기지

북한은 2012년 초 서해 NLL에서 60여㎞ 떨어진 고암포에 70여 척을 수용할 수 있는 공기부양정 예비기지를 완공했다. 최근에는 서해 백령도와 대청도를 마주 보고 있는 황해남도 옹진군 소강리 지역에 공기부양정 새 기지를 건설 중이다. 이 기지에는 작은 통로가 2개씩 있는 3개의 터널이 있으며 터널 안쪽에 고속 공기부양정 등을 숨겨 놓을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해 비무장지대(DMZ) 포격전 전개 후 준전시 상태를 선포하면서 평안북도 철산군 모 기지에 있던 공기부양정 20여 척을 서해 NLL에서 가까운 남포기지로 전진 배치한 적이 있다.

 

2 공기부양정 킬러 신형 아파치

한미연합사는 북한이 서해 NLL 인근에 전진 배치한 공기부양정 등을 격퇴하기 위해 오는 9월 1일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예하에 901아파치대대를 창설한다. 이 부대는 미 록히드마틴의 최신형 아파치 가디언(AH-64E) 18대로 구성되며 내년 초 18대를 추가 도입해 제2 아파치대대가 만들어진다. 2013년 이라크전 참전을 위해 한국을 떠났던 아파치헬기 2개 대대 중 1개 대대(24대)가 오는 10월 순환배치 차원에서 주한미군에 배속된다. 이럴 경우 내년 초 한미연합사 소속 아파치헬기는 모두 84대로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강된다. AH-64E 부대를 보유한 국가는 미국, 대만(36대)에 이어 한국이 3번째다.

 

3 공기부양정-아파치 성능 비교

북한의 공기부양정은 침투 목적의 특수부대원을 신속히 수송하는 선박으로, 북한이 보유한 핵심 3대 침투전력 중 하나다. 공기부양정은 길이 21m로 최대속력 시속 74∼96㎞인 ‘공방Ⅱ’(35t급)와 길이 18m로 최대속력 시속 96㎞인 ‘공방Ⅲ’(20t급) 등 두 종류다. 이에 맞설 아파치헬기는 공기부양정과 전차 킬러로 불린다. 아파치헬기는 신형 전차 900여 대 이상으로 무장한 북한군 기갑전력의 위협과 서북도서로 침투하는 북한군 공기부양정을 비롯해 해안포 등 국지 도발에 대비하는 신속 대응 전력이다. 최대 순항속도는 시속 269㎞(145노트)로 헬파이어 공대지 유도탄 최대 16발, 스팅어 공대공 유도탄 최대 4발을 각각 탑재한다. 70㎜ 로켓 최대 76발과 30㎜ 기관총 최대 1200발을 장착해 전방의 전차와 공기부양정을 단숨에 격파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4 北의 SLBM 개발 완료 시기

현재 북한이 실험 개발 중인 SLBM에 대해 미국 정보분석업체인 ‘올소스 애널리시스’의 조지프 버뮤데스 연구원은 “북한이 1년 안에 SLBM의 사정거리를 최대로 늘린 실험 발사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자력추진사업단장을 지낸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도 “진행 속도를 볼 때 북한이 1년 안에 2000t급 신포급 잠수함에 SLBM 1발을 탑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국방부는 “북한이 SLBM 수중사출능력 등에서 일부 기술적으로 진전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기존 보유국 개발 경과를 감안하면 북한의 SLBM 전력화에 3∼4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나 그들이 역량을 집중할 경우 이른 시기에 전력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5 北의 SLBM 전략 무기화

북한이 지난해와 올해 초 동해에서 발사한 SLBM은 고체연료를 사용한 새로운 미사일로, 아직 사거리는 짧지만 한국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사일 전문가인 에어로 스페이스의 존 실링 연구원은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은 SLBM 실험 발사에서 액체연료 추진 로켓 대신에 고체연료 추진 시스템을 사용, SLBM 개발 기술을 급진전시키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기술진 및 앞선 미사일 기술의 도움을 받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이 SLBM 사거리를 늘리는 등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으나 늦어도 2020년에는 실전 배치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거리 900㎞로도 한국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공해상으로 나오면 일본은 물론 미국의 괌, 하와이까지 타격할 수 있게 된다. 북한은 원거리 항해와 작전을 위해 3000t급 신형 잠수함을 건조 중이고, 연료 공급 없이도 장기간 작전이 가능한 핵추진 잠수함 개발도 모색하고 있다는 첩보가 나오고 있다.

 

6 장보고 Ⅲ에 SLBM 탑재 이유

국방부는 국내 기술로 개발 중인 3000t급 잠수함 장보고Ⅲ에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SLBM을 탑재하기로 했다. 군 당국은 애초 장보고Ⅲ에는 장보고Ⅱ(214급 잠수함)에 탑재된 해성-3 등 잠수함발사크루즈미사일(SLCM)을 탑재할 예정이었으나, 장보고Ⅲ 초도함이 생산되는 2020년까지 독자 기술로 SLBM을 개발해 탑재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한국형 SLBM은 사거리 500㎞ 이상의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 2B를 잠대지(潛對地) 버전으로 개량한 것으로, 목표 사거리는 1000㎞ 이상이다. SLBM이 장착될 수직발사대는 6∼10개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SLBM 개발에 성공한 국가는 5대 핵 강국인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과 2013년 실험 발사에 성공한 인도 등 6개 국가다. 우리가 2020년 개발에 성공할 경우 세계 7∼8번째 SLBM 보유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7 SLCM과 SLBM 차이

SLCM과 SLBM은 잠수함에서 발사되지만 추진기술·유도기술에서 차이가 난다. SLCM은 GPS의 인도 아래 지상 30∼40m 높이에서 마하 0.8∼0.9 속도로 저공 비행해 은밀성이 뛰어나다. 반면 SLBM은 잠수함에서 발사돼 고공으로 올라간 뒤 마하 7∼8 속도로 고속 낙하해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하다. SLBM은 추진체 지름도 SLCM에 비해 커 살상력도 훨씬 크다. 여러 척의 3000t급 잠수함에 6∼10기의 SLBM을 탑재할 경우 북한의 핵미사일 억제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핵을 보유하지 않은 우리로서는 핵탄두 탑재가 불가능해 전략무기로서의 SLBM 보유국 의미는 반감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인도는 1990년대 SLBM 개발을 시작해 2013년 K-15(사가리카) SLBM에 대한 수중발사 실험에 성공했다. 이 SLBM은 길이 10m, 지름 0.74m, 발사중량 6∼7t, 탄도중량 1t이며 사정거리는 700∼1900㎞다. 인도가 자체 개발한 원자력 잠수함 아라한트급에는 수직발사관 12기가 탑재돼 있다.

 

8 ‘BL 9’ 이지스 전투체계는

2020년대 중·후반에 추가로 건조될 차기 이지스함 3척에 방공전 및 대(對)탄도탄전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최신형 이지스 전투체계인 ‘베이스라인(Baseline·BL) 9’이 탑재된다. BL은 이지스 전투체계의 기준이 되는 형상을 의미한다. 이지스 전투체계의 구성장비가 개선돼 전반적인 기능 및 형상이 크게 변화된 경우 새로운 BL 번호가 부여된다. 2012년 미군에 실전 배치된 최신형 BL 9에는 적의 탄도미사일 대응능력을 개선하기 위해 다기능신호처리기(MMSP) 등이 탑재됐다. 현재 실전 배치된 세종대왕함 등 3척의 이지스함 전투체계는 ‘BL 7.1’ 버전으로 SPY-1D 레이더로 1000㎞ 밖의 미사일을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지만 이를 요격하는 시스템은 빠져 있다.

 

9 ‘바다의 사드’ 도입하나

차기 이지스함에는 사드 레이더보다 강력한 레이더가 장착돼 있어 요격 기능을 추가하면 곧바로 ‘바다의 사드’가 된다. BL 9에는 요격미사일 SM-3 탑재가 가능하다. SM-3의 최대 사거리와 요격고도는 각각 500㎞로 사드의 요격고도(40∼150㎞)와 사거리(200㎞)보다 넓다. 미국과 일본 이지스함은 SM-3를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 이지스함은 미사일 요격능력이 없는 SM-2가 탑재돼 있다. 차기 이지스함에는 SM-3와 더불어 해상종말 요격능력이 보강된 SM-6 개량형 도입도 검토 중이다.

 

10 북, 수상공격 능력 강화

북한 해군은 해군사령부 예하에 동·서해 2개 함대 사령부와 13개 전대, 2개의 해상저격여단으로 구성돼 있다. 북한 해군은 공기부양정 등 총 전력의 약 60%가 평양∼원산선 이남에 전진 배치돼 상시 기습공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형 중대형 함정과 다양한 종류의 고속특수선박(VSV)을 건조해 수상공격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수중 전력은 로미오급 잠수함과 잠수정 등 70여 척으로 숫자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상륙전력은 공기부양정, 고속상륙정 등 260여 척으로 구성돼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2016.08.31 왜 원자력잠수함이 필요한가

 

 

 

 

 

 

 

 

 

 

조선일보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2016.09.10  살 길이 있는데도 살기 싫어하는 나라를 구해줄 나라는 없다

 

조선중앙TV는 오늘 오후 ‘조선핵무기연구소’ 명의의 성명을 보도하면서 “핵탄두 위력 판정을 위한 핵폭발 시험을 단행했다”고 했다. 북한은 이춘희 아나운서의 성명서 낭독으로 진행된 방송에서 “이번 핵시험에서는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 부대들이 장비한 전략 탄도 로켓들에 장착할 수 있게 표준화·규격화된 핵탄두의 구조와 동작·특성·성능과 위력을 최종적으로 검토 확인했다”고 주장하였다.

 

이어서 “우리는 여러 가지 분열 물질에 대한 생산과 그 이용기술을 확고히 틀어쥐고 보다 타격력이 높은 각종 핵탄두를 마음먹은 대로 필요한 만큼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우리의 핵무기 병기화는 보다 높은 수준에 확고히 올라서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미국의 가중되는 핵전쟁 위협으로부터 우리의 존엄과 생존권을 보위하고 진정한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국가 핵 무력의 질량적 강화조치는 계속될 것이다”라고 했다.

 

북한은 정권수립일인 이날 오전 9시 30분(한국시각)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서 5차 핵실험을 했고, 이 때문에 규모 5.0~5.3의 인공 지진이 발생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핵실험 위력은 10kt 정도로 추정되고, 현재까지 북한이 한 핵실험 중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1kt은 TNT 1000t의 폭발력에 해당한다. 지난 1월 4차 핵실험 당시의 위력은 6kt이었고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폭은 15kt 정도였다.

 

오늘의 핵실험은 발표문에서 밝혔듯이 미국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미국 서해안을 때릴 수 있는 전략탄도로켓에 장착할 수 있을 만큼 소형화하는 데 성공하였다는 이야기이다.

 

오늘 핵실험의 폭발력으로 미뤄 사용이 가능한 핵폭탄을 확보한 것은 틀림이 없다. 핵실험이 다섯 번째이고 벌써 10년이 흐른 점으로 미뤄 소형화에 성공하였을 가능성도 높다. 플루토늄뿐 아니라 우라늄 농축에 의한 핵폭탄 제조의 길을 걷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그렇다면 수년 내로 핵폭탄을 100개 정도 확보, 수백 개의 단, 중, 장거리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게 되어, 미국 일본 한국, 그리고 중국 심장부까지 사정권에 넣는 핵미사일 실전배치를 완비할 수 있게 된다. 이미 핵미사일 실전배치 단계로 봐야 한다는 관측도 유력하다.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이 다급해졌다. 그런데 올해는 미국 대통령 선거, 내년엔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다. 북한의 핵을 제거하기 위한 근원적 대책을 세우기 어렵게 된 틈을 타서 김정은은 서둘러 핵전력을 최대한 강화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본토가 위협 받는 상황을 내버려둘 수 없는 미국이 직접 북한 핵을 군사적으로 제거하려고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1962년,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을 배치하자 케네디 대통령은 해상봉쇄를 선언, 핵전쟁 일보 직전까지 가는 압박 작전으로 흐루시초프를 굴복시켰다. 소련은 쿠바에 배치하였던 핵폭탄과 미사일을 철수하는 대신에 미국으로부터 쿠바 카스트로 정권의 유지, 이탈리아 및 터키에 배치된 미국 미사일 철수의 양보도 받았다.

 

미국이 이런 방식의 문제해결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북한을 해안봉쇄하고는 핵 폐기를 요구할 경우, 북한이 불응하면 최악의 경우 핵전쟁이 일어날 것이고, 북한이 굴복해도 한국이 國益에 치명적 손실을 볼 수 있다. 미국이 소련에 했던 것처럼 북한에 대하여 타협적 양보를 하는 만큼 한국이 희생될 것이다. 북한이 요구하는 한미동맹 해체, 주한미군 성격 변화, 평화협정, 美北 수교 등에 한국이 반대하더라도 미국은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미국인들은 親中化, 親北化되는 한국을 동맹국으로 보지 않으려 할 것이다.

 

핵이 없는 한국은 그럴 경우 미국에 대한 카드가 없다. 흐루시초프는 쿠바에 배치된 미사일을 철수할 때 카스트로의 반대를 무시하였다. 1938년 9월 뮌헨 회담에서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는 체코 정부를 초청도 하지 않고 체코의 운명을 요리하였다. 체코를 히틀러의 독일에 넘겨 주고 평화를 사는데 그 평화는 1년 만에 파탄이 나 2차 세계 대전이 벌어진다.

 

한국은 여러 번 기회를 놓쳤다. 북한이 핵무장하기 전에 미국과 협력, 예방폭격 등으로 핵시설을 제거할 수 있었다. 김영삼 정부는 이를 반대하였고, 김대중 노무현 정권은 사실상 북한의 핵개발을 도왔다.

 

북한의 핵개발을 돕고 사드 배치와 자위적 핵무장에도 반대해온 세력이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긴다면 미국으로서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 평화를 보장 받는 대신에 한국을 북한과 중국에 종속시키는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는 링컨처럼 전쟁도 민주적 방법으로 수행할 수밖에 없다. 무기보다, 군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의 여론, 즉 결전의지이다. 死生決斷의 생존의지가 없으면 한국은 핵을 가진 북한에 의하여 통일되는 운명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미국이 나서서 이를 막아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誤算이다. 살 길이 있는 데도, 그럴 힘이 있는 데도 스스로 살길을 포기하는 나라를 위하여 대신 피를 흘려줄 나라는 지구상에는 없다. 우리 편은 우리밖에 없는 것이다.

 

국민의 사생결단 의지를 조직화해야 할 책임을 지닌 것은 정치이고, 특히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이다. 여론의 조직화는 투표로 하는 것이다.

 

‘거국적 핵안보 체제 건설’을 걸고 국민투표를 하여 국민의 생존의지를 확인하여야 미국도 움직일 것이다. 한국이 자유와 번영을 누리면서 살 수 있는가의 與否는 앞으로 몇 달 사이에 결정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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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투표의 필요성

대한민국 헌법 제72조는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는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이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실전배치하고, 잠수함에다가 핵미사일을 싣는 시험까지 하고 있는데, 한국은 대응 핵무장은커녕 독자적인 核미사일방어체제도 갖추지 못하여 국가와 국민의 안전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였다. 대통령은 이 문제의 실상을 주권자인 국민들에게 보고한 다음, 핵폭탄을 맞지 않기 위하여 취해야 할 중요 정책을 국민에게 물어 主權的 결단으로 굳히고, 이런 여론을 바탕으로 대내외적인 정책을 추진, 北核 無力化에 나서야 할 것이다.

 

交戰상대이자 戰犯집단인 북한정권이, 핵폭탄 대량 생산 체제 구축 및 核미사일 實戰배치에 착수하였으므로 6·25 不法남침의 피해자인 한국은 국가생존 차원의 정당방위를 결단, 핵개발을 포함한 모든 自衛的 조치를 취할 헌법적 의무와 국제법적, 자연법적인 권한을 가졌다.

 

핵비확산조약(NPT) 제10조의 규정에 의하여 한국은 북한의 핵무장을 막지 못한 NPT 체제에서 탈퇴할 권한이 있다. <10조: 각 조약 당사국은 自國(자국)의 主權(주권)을 행사하는 데 있어서 본 조약의 주제와 관련된 비상사건이 自國의 最高(최고) 이익을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판단한다면, 본 조약으로부터 탈퇴할 수 있다. 그 당사국은 탈퇴 3개월 전에 모든 조약 당사국과 유엔 안보리에 그 탈퇴를 통고해야 한다. 그 통고문에는 自國의 最高 이익을 위태롭게 했다고 간주하는 비상사건에 대한 설명을 포함해야 한다.>

 

대통령이 제안할 '국민투표안'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반영될 수 있을 것이다.

 

1. 자위적 핵무장의 권리를 확인: 유엔과 국제사회가 북한정권의 핵무장을 막지 못하였으므로 대한민국은 국가생존 차원에서 핵무장을 포함한 모든 자위적 수단을 강구할 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선언한다. 국민들은 필요하면 NPT도 탈퇴할 수 있는 권한을 정부에 부여한다.

 

2. 防核 예산: 北核으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핵미사일 방어망 건설 등에 매년 GDP의 1%를 국방 예산에 추가한다.

 

3. 利敵행위자 조사: 북한의 核 및 미사일 개발을 지원하고 비호한 과정을 밝히고, 책임자들을 가려내기 위한 특별조사기구를 구성한다.

 

4. 훈련과 대비: 비상계획위원회를 복원, 核방어시설 건설과 민방위훈련을 전담하도록 한다. 여러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약 70%가 자위적 핵무장을 지지한다. 대통령은 잠재적 피해자인 한국의 자위적 핵무장은 反인도범죄집단의 핵무기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므로 북한정권이 스스로 핵무장을 포기하면 '우리도 포기한다'고 밝힐 필요가 있다. 국민투표안이 가결되면, 이는 주권자인 국민이 NPT 탈퇴나 자위적 핵무장의 권한을 정부에 위임하는 것이므로 정부는 이 권한을 근거로 하여 유연하게 北核 문제 해결을 위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다.

 

5. 대한민국 대통령은 자위적 핵무장 4大 원칙을 발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 우리의 핵무장은 국가생존을 위한 최후 수단이고, 자위적 목적이다. 나. 우리의 핵무장은 합법적 조치이다. 다. 우리의 핵무장은 공격용이 아니다. 北核을 없앰으로써 세계 평화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이다. 라. 따라서 북한이 핵무장을 폐기하면 우리도 핵개발을 중단한다.

 

6. 자위적 핵무장 선택권을 정부에 위임하는 안이 국민투표에서 통과되고 정부가 NPT 탈퇴를 검토하는 순간부터 한국이 핵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잡게 될 것이다. 국내정치는 安保를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고, 국가생존 문제를 구경꺼리로 삼아온 사대주의적 노예근성을 청산, 국민정신과 국가기강을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7. 국민투표에서 압도적으로 가결된 '자위적 핵무장 선택권' 정책은, 중국과 북한 지도부에 심각한 고민꺼리를 제공할 것이다. 레이건 대통령의 ‘스타 워즈’ 계획이 소련을 몰아붙여 개혁의 길, 즉 자체 붕괴의 길로 유도한 것과 비슷한 결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자위적 핵무장 선택권은 자유통일을 앞당길 것이다.

글 | 조갑제(趙甲濟)조갑제닷컴대표

 

2017-02-14 대북(對北) 선제타격, 이렇게 한다

미국 정치권에서 연이어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빈센트 사령관은 전시 한반도 전구(戰區·전쟁,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작전의 지휘관이기 때문에 그의 선제 타격 언급은 미국이 가까운 시일 내에 대북 군사행동을 실행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동안 미국의 대북 군사조치 언급은 외교적 수사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한반도 일대의 군사력을 대대적으로 증강하고 있는 움직임을 고려하면 이번 언급은 단순한 정치적 메시지에 국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만약 미국이 대북 선제타격을 한다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까?


선봉은 대규모 공습

북한은 주체사상이 지배하는 사실상 절대왕정 체제다. 이러한 체제 하에서 국가의 모든 인적·물적 자원은 수령 결사옹위를 위해서만 존재하며, 인민은 수령과 당의 영도 없이는 그 어떤 행위를 할 수도, 해서도 안 된다. 즉 북한 최고 지도부가 제거되고 지휘통신망이 붕괴되면 120만 북한군은 그대로 마비된다. 최근 군 안팎에서 자주 등장하는 ‘참수작전’이라는 개념은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등장했다.


전쟁의 발발은 북한의 전략적 도발이다. 그것이 핵실험이든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든 북한의 도발은 곧 미국의 군사 조치로 이어지는 방아쇠가 될 것이다. 대북 선제타격을 위한 군사력 전진 배치는 키리졸브 / 독수리연습 준비를 명분으로 2월 말 이전에 대부분 전개를 끝낼 예정이다. 현재는 핵과 미사일 개발, 이집트나 시리아 등과의 불법 무기거래 등 명분을 착착 쌓아가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실제 군사 행동은 올해 1/4분기를 넘기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전략적 도발을 감행하면 한미 양국은 즉각 UN 안보리에서 대북 규탄 결의안 채택을 추진함과 동시에 예방적 자위권 행사를 명분으로 북한에 대한 군사작전 실행 절차에 돌입한다. 이러한 선제 타격의 목적은 북한 지휘부의 신속한 제거와 대량살상무기 회수에 있으므로 기존에 수립된 전면전 작전계획인 5027과는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선제타격의 선봉이 될 F-22A 전투기. F-22A는 스텔스 능력 뿐 아니라 강력한 전자전 능력 등을 갖췄기 때문에 B-2A 스텔스폭격기에 대한 엄호 임무 뿐 아니라 북한의 대공감시 레이더를 무력화시키며 폭격 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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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미국 본토 또는 괌에 전진 배치된 B-2A 스텔스 폭격기가 발진, 한반도로 출동해 일본 오키나와의 가네다 기지에서 이륙한 F-22A 전투기의 엄호를 받으며 평양 상공에 진입한다. F-22A B-2A에 대한 호위 임무와 더불어 강력한 전자전 능력을 이용해 평양 일대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신형 지대공 미사일 KN-06을 제압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F-22A
가 평양의 방공망을 잠재우면, 다수의 B-2A 스텔스 폭격기들은 김정은과 북한 지도부가 은거한 지역을 강력한 벙커버스터를 이용해 동시다발적으로 폭격해 초토화시킨다. B-2A 폭격기에는 철근 콘크리트를 60m 이상 관통할 수 있는 GBU-57 벙커버스터가 2발 탑재되며, 필요할 경우 B61-12와 같은 정밀유도 전술핵폭탄도 동원될 수 있다. 미군이 김정은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만 있다면, 이러한 공습에서 김정은이 살아남아 탈출에 성공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미군 스텔스 전투기들이 공습을 마치고 평양 상공을 빠져나갈 무렵, 평양 시내 주요 전략거점에 대한 대규모 미사일 공격이 퍼부어진다. 한국군 탄도미사일 수백여 발과 순항미사일 수백여 발, 그리고 해상에서 발사된 미군 토마호크가 평양 하늘을 뒤덮으며 노동당과 북한군 주요 시설을 초토화시킴으로써 북한의 뇌수는 완전히 제거되고, 북한군은 마비상태에 빠진다.

 

▲항공모함에 착함 중인 미해군의 F/A-18 전투기. 미국의 니미츠급 항공모함은 F/A-18전투기 48대를 탑재하고 있는 움직이는 전투비행단이다. 미군은 현재 이 항공모함 2척을 동아시아에 배치해 놓고 있다.

 

평양의 지도부가 제거되면 EA-18G 전자전기가 나서 KN-06 SA-5 등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을 무력화시켜 하늘 길을 열고, 남한 전역과 일본 요코타, 이와쿠니 기지와 같은 지상기지는 물론 한반도 인근에 전개한 로널드 레이건, 칼 빈슨 등 2척의 항공모함에서 대규모 전투기가 출격한다. 최근 한반도 인근 미 공군과 해군·해병대 항공전력이 대대적으로 강화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300~400대 이상의 전투기가 동시에 북한 전역을 공습하는 대규모 작전이 펼쳐질 수도 있다.

이들의 목표는 북한 전역에 산재한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와 미사일 격납고다. 최근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화살을 막는 것보다 궁수를 제거하는 것이 낫다”는 발언을 한 것은 미사일이 대량으로 발사되기 전 발사대를 파괴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한미연합군은 투입 가능한 모든 전투기와 폭격기는 물론, 바다에서 대량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퍼부어 북한 미사일 발사 차량과 시설을 최대한 신속하게 파괴할 것이다. 북한군 현장 지휘관의 독단적 판단에 의해 발사된 일부 미사일들은 동해와 서해에 배치된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들이 발사한 SM-3 미사일에 의해 일찌감치 요격될 것이므로, 북한군은 과거 이라크군과 탈레반군이 그러했듯 의미 있는 반격조차 하지 못하고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WMD
제거 후 UN 주도 안정화 작전

대규모 공습에 의해 미사일 전력이 초토화되면, 항공모함과 대형 강습상륙함에서 발진한 전투기와 공격헬기들의 공중 엄호를 받으며 대규모 특수부대와 해병대 병력이 투입된다. 이를 위해 현재 한반도 근해에는 4t급 강습상륙함인 본험리처드를 중심으로 한 원정타격전단(ESG)가 전개되어 있고, 포항에도 다수의 미 해병 항공부대가 배치되어 있다.

우리 군 특전사와 UDT/SEAL, 미군 특수부대는 북한 각지의 WMD 보관시설에 침투해 시설 내 보관된 WMD를 파괴 또는 회수하고, 한미연합해병대는 특수부대가 작전을 벌이는 동안 북한군 경비병력 및 증원부대를 저지하며 외곽에서 침투부대를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특히 전략잠수함 건조시설과 SLBM 시험장 등 상당수의 전략시설이 집중되어 있는 강원도 원산의 경우에는 일정규모 이상의 상륙작전이 이루어질 배제할 수 없다.

핵과 WMD 제거 임무에는 중국군도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점차 통제 불능으로 치닫고 있는 북한을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로 규정한 바 있고, 지난해 11월에는 미국과 난민통제 및 인도적 지원에 대한 실무회의와 실제 병력을 동원한 연합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또 함경북도 온성군을 마주보고 있는 카이산툰 지역에 기계화부대를 전진 배치하고, 북한 지역으로 들어가는 주요 축선의 고속도로와 철도를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유사시 북한 영내에 신속하게 지상군을 투입하기 위한 것으로, 북한 북부 지역의 WMD 제거 및 회수작전과 더불어 친중(親中)정권 수립에 대한 노력을 하려 할 것이다. 김정은 정권이 제거된 후 친미정권이 들어서게 되면 중국의 안보에 큰 저해요소가 된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신속하게 북한에 들어와 친중 정권을 세우고 북한 북부지역에 대한 군사적 통제권을 가지며 한·미와의 전략적 완충지대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가 될 것이다.

북한 지도부와 대량살상무기가 제거되고 나면, 북한 영내에 한미연합군 지상군과 중국군뿐만 아니라 UN군 자격으로 파견된 다국적군 부대가 진입해 북한군에 대한 무장해제와 더불어 안정화 작전을 전개하게 될 것이다. 미군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안정화 작전의 어려움을 경험한 바 있기 때문에 북한을 여러 권역으로 나누고, 여기에 한국군과 UN군 등 여러 국가의 병력을 투입해 안정화 작전을 수행하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리영호 총참모장 숙청 이후 김정은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은 북한군 원로 그룹이 UN군에 적극 협조한다면 북한 지역의 안정화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통일 문제와 김정은 정권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공은 이미 강대국들 손에 넘어갔다. 지금 우리나라가 할 일은 대북 군사작전 이후 살아남은 김정은 잔존 일당이 주도하는 사이버 공격이나 테러, 국내 일부 불순세력과 연계한 사회 혼란 조성 시도를 조기에 차단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 그리고 전후 온전한 통일과 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반도 정세 관리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지혜로운 전략을 짜는 것이다.

신인균(辛寅鈞) ()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2017.03.09 나라는 반드시 스스로 기운 뒤에야 외적이 와 무너뜨린다

병자호란 겪은 인조 '적이 오기도 전에 나라는 병들었다' 통탄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는 외적과 싸움엔 등신,

 

우리끼리 싸움엔 귀신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하며 던진 한마디가 긴 여운을 남긴다. '나라는 스스로 기운 뒤에야 외적이 와 무너뜨린다.'

 

1636년 겨울 인조 임금은 흔히 그랬듯이 또 부적격자를 군() 책임자로 임명했다. 이 사람은 청군(淸軍)이 국경을 넘을 때 이를 알리는 봉화가 서울에 도달하지 못하게 했다. 정부 내에 소동이 일어날까 봐 그랬다고 한다. 병자호란은 그렇게 시작됐다. ()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정부는 청군 침입 소식을 들은 뒤 이틀 만에 남한산성으로 도망갔고 다시 47일 만에 항복했다. 나라를 정신적·물질적·육체적으로 짓밟은 청군이 돌아간 뒤 인조는 국민에게 유시를 내렸다. 그 한 구절이다. '나라는 반드시 자신이 해친 뒤에야 남이 해치는 법이다.' 인조는 '(예로부터 전해오는) 이 말을 어찌 안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병자호란 47일의 굴욕' 윤용철 지음)

 

나라는 이미 스스로 기울어 있었다. 9년 전 1차 침입한 청(당시 후금)은 순식간에 두 지역의 수장을 사로잡았다. 황제의 왕자 한 명이 이 두 사람의 아내와 첩들을 막사 안에 두고 온갖 희롱을 했다. 이동할 때는 남편들로 하여금 아내와 첩이 탄 말 고삐를 잡게 했다. 이 나라의 축소판 같은 일들이 연속으로 이어진다. 말 고삐를 잡은 남편들이 아내의 부정(不貞)을 비난하자 말 탄 아내들은 '너는 한 게 뭐냐'는 식으로 맞비난했다.

 

외적과는 변변한 싸움 한번 하지 못하고 붙잡힌 남편과 아내가 그 처참한 상황에서조차 서로 물고 뜯는다. 한 변방서 벌어진 이 작은 장면 하나에 '외적과 싸움엔 등신, 우리끼리 싸움엔 귀신'인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만 같다. 나라로 확대해도 다르지 않다. 군비를 확충하려 했으나 여기저기 반대로 실패했다. 쓸데없는 명분 싸움, 탁상공론만 이어졌다. 인조는 '적이 몰려오기 전에 이미 나라는 병들었다'고 했다.

 

인조는 무능한 사람이었지만 당시 사회 전체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북방에서 강력한 위협이 등장했는데도 평가절하하고 무시하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설마' 하는 안보 불감증이었다. 막상 화()가 닥치자 그렇게 말 잘하는 사람 많은 나라에 싸울 사람이 없었다. 먼저 온 적군은 일종의 선발대였다. 숫자도 적고 장거리 행군에 지쳐 있었다. 결전으로 얼마든지 승부를 볼 수 있었지만 미리 겁을 먹은 장군들은 '못 싸운다'는 핑계만 대고 병사들은 기회만 있으면 도망쳤다. 대신들은 포위된 남한산성 안에서도 언쟁에 끝이 없었다. 전략 도출을 위한 토론이 아니었다. 상대에 대한 적의가 청군에 대한 적의보다 더 컸다. 외적에 대해선 공포만 가득했다.

 

300여년 뒤에 같은 일이 그대로 벌어졌다. 1951년 중공군 100~200명이 국군 후방 고갯마루 하나를 차단했다고 수만명 병력이 순식간에 흩어져 도망쳤다. 한 곳에서는 중공군이 기관총으로 빗자루 쓸듯이 국군을 살상하는데 만명 가까운 국군 병력 중에 총을 들어 응사하는 사람이 단 한 명 없었다는 증언이 있다. 전방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을 때 뒤에서는 우리끼리 무섭게 물고 뜯는 정치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우리는 우리끼리 싸울 때 참 대단한 능력을 발휘한다. 경탄스러울 때도 있다. 그 창의력, 끈질김, 분투 정신, 헌신은 실로 경이롭다. 지금 촛불 시위나 태극기 시위에 나가려고 외국에서 비행기 타고 오는 교민들이 있다고 한다.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엔 나오지 않는다. 각자는 나라 걱정이겠지만 우리 서로를 향한 적대감과 증오가 이만큼 크다. 이 열의를 외적에게 돌렸다면 대한민국은 누구도 만만히 보지 못하는 강한 중견국이 돼 있을 것이다.

 

촛불 시위대가 '사드 배치를 강행하면 1500만 촛불의 분노가 한·미 동맹을 향할 것'이라고 했다. 당장 미군이 없어지면 북·중·러·일 사이에 낀 나라에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한·미 동맹이란 발판 위에 살면서 그 땅이 꺼져라 발을 구르는 사람들도 바보는 아니다. 한·미 동맹에 대한 공격도 우리끼리 물고 뜯는 연장선상에 있다. 내 적()과 친하니까 너도 적이라는 것이다. 우리 서로를 향한 적의에 눈이 멀었다. 우리가 정말 잘하는 우리끼리 물고 뜯기에 먹이가 됐으니 아무리 굳건한 한·미 동맹도 언젠가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사방팔방에서 전에 보지 못한 파도가 치고 있다탄핵보다 더 높은 파고다. 쓰나미로 바뀔 수 있다. 그런데도 세계 돌아가는 것은 단 한 번 제대로 본 적 없는 인물들, 평생 우물 안에서 우리끼리 물고 뜯는 것만 해온 사람들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 있다. 입만 열면 외적이 아니라 우리끼리 물고 뜯는다. 모두가 거기에 정신이 팔려 있다. 나라는 반드시 자신이 해친 뒤에야 남이 해치는 법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

 

■북의 대남 선동 교란 작전

2017.06.09 반기문 네거티브의 시작은 북한이었다!

북한발 가짜뉴스 퍼트리는 162개 친북(親北) 사이트

⊙ 외교상 관례를 치욕으로 포장, 남한이 탈북자를 굶겨 죽였다는 등의 북한발 가짜뉴스 
⊙ 북한 대남 선동기구→ 북한 운영 매체→ 해외 종북 사이트→ 국내 종북 성향 사이트→ 
국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국내 언론이 대표적 유포 경로
162개 친북 사이트 중에는 위장 사이트도 다수
⊙ 북한, 최근 ‘메아리’ ‘서광’ 등 대남 선전선동 사이트 다수 개설 … “사이버 공간 이용하라”
(
김정은 지시)
⊙ 정보통신망법, 통신비밀보호법 등의 보완, 가짜 뉴스 공세 대항 위한 대대적 사상전 등 필요

 

▲ photo 성형주 조선일보 기자

 

  #사례 1.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처음으로 대선 출마를 시사한 건 2016 10 21(현지시각)이었다. 반 전 총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한국인이 한국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 내가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당시 보수 대안 주자로 거론된 반 전 총장의 대선 지지율은 1위였다. 북한은 곧장 선전매체를 동원해 ‘반 전 총장 헐뜯기’에 나섰다. 북한 대남 선동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우리민족끼리’는 10 30일 “남조선 민심은 박근혜뿐만 아니라 권력의 바통을 넘겨받겠다고 모지름(안간힘) 쓰는 반기문에게 이미 사형선고를 내렸다”며 “반기문은 일찍부터 미국에 대한 환상이 골수에 들어찬 친미분자이고 미국이 품을 들여 키운 앞잡이”라고 비난했다.
  
 
반 전 총장의 귀국(2017 1 12)을 열흘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인 1 4일 한 인터넷 매체는 〈반기문, 日 왕세자 부부에게 문밖 90도 인사 친일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선 출마가 확실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과거 일본 왕족을 향해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극진히 인사하는 친일 모습이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 3월 아사히 TV가 촬영한 영상에선 반 전 총장이 일본 왕세자 나루히토와 부인을 접견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영상은 일본 언론 등을 통해 수차례 보도된 바 있다. 반 전 총장은 유엔의 수장으로 일본 왕실과 만남을 가졌다. 영상 속 반 전 총장은 왕세자 부부를 향해 먼발치서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그러나 일본 왕세자는 꼿꼿이 서서 고개조차 숙이지 않고 웃는 모습만 보인다.
  
 
이 인터넷 매체의 기사는 북한의 대남 선전용 사이트에 자주 실린다. 보도 이후 ‘자주시보’는 1 7일 ‘일본 왕세자에게 머리 팍 조아린 반기문 총장’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이같이 썼다.
  
 
〈비굴해도 어쩌면 저렇게 비굴할 수 있는가. 이명박 대통령 부부가 꼿꼿이 서 있는 일왕 부부에게 90도 인사한 것을 보고도 국민들은 치욕감을 금치 못했는데, 그땐 그래도 일왕 부부가 문밖에 나와서 마중이라도 했었다. 이건 왕도 아닌 왕세자 부부가 마중은커녕 방안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문을 열어주자마자 문턱도 넘지 않은 상태에서 세계를 대표하는 유엔사무총장이 고개를 팍 수그린 것이다. (중략) 반기문도 이 한 장의 사진(인사 사진)을 통해 그런 사대주의 정치인임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다. 이 땅에서 진정한 적폐청산은 사대주의자들을 청산하는 일이다.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이 절실한 상황이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귀국(2017년 1월 12일)이 열흘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인 1월 4일 종북, 친북 성향의 인터넷 매체에서는 반 전 총장이 일본 왕세자 부부에게 90도 인사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친일파로 몰아세웠다. 이 사진은 몇몇 국내 언론에도 보도됐다.
  

  ‘자주시보’는 종북(從北) 논란으로 대법원에서 폐간(廢刊) 결정을 받은 뒤 후신(後身) 격인 《자주일보》를 재창간했던 《자주민보》가 만든 인터넷 매체다. ‘자주시보’의 보도 나흘 뒤인 1 11일 통일전선부 소속의 대남 혁명전위기구인 반제민전(반제민족민주전선)은 자신들의 인터넷 사이트인 ‘구국전선’에 격문(檄文)을 실었다.
  
 
〈남한 인터넷 매체에서 기문과 관련된 충격적인 사진을 소개했다. 이 한 장의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하자 국민은 ‘비굴해도 어쩌면 저렇게 비굴할 수 있는가’ 하는 분노로 가득하다. 그 꼴에 권좌를 노리다니 ….
  
 
친북 사이트에는 반 전 총장이 일본 왕세자에게 인사하는 장면을 촬영한 ‘아사히 TV’ 화면을 캡처한 사진이 올라왔다. 이 사진은 개인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됐다. 반 전 총장은 1 12일 귀국해 대선 출마에 시동을 걸었지만, 이 사진과 한일(韓日) 정부의 위안부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 맞물리면서 위기에 몰렸다.
  
 
급기야 그는 한일 위안부 합의 관련 질문을 계속하는 인터넷 신문 기자들에게 “위안부 할머니 문제 되풀이해서 얘기하지 마라. 그건 페어(공정)한 싸움이 아니다”고 짜증을 냈다. 간담회를 마치고 나와서는 대변인에게 “나쁜 ×들”이라고 한 것이 녹음돼 논란이 됐다. 이후 반 전 총장은 각종 구설에 휘말렸고, 급기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북한이 이번 대선에 개입한 대표적 사례”라고 했다. 국제적으로 허리 숙여 인사하는 대표적인 나라는 우리와 일본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는 허리를 90도로 꺾는다. 외교 관례상 일본에서 90도로 인사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일본 재무상이었던 아즈미 준(安住淳) 2011 11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반 전 총장에게 허리를 90도 가까이 숙였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2014년 아키히도(明仁) 일왕을 만난 자리에서 90도로 인사를 했다. 반 전 총장은 북한의 말도 안 되는 네거티브 공세에 당한 셈이다.
  
  
  
#사례 2.
 

▲북한이 직영하는 인터넷매체인 ‘메아리’는 “남한으로 납치된 해외 여성 종업원 중 한 명인 서경아가 북한으로 송환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하다 사망했다”고 거짓으로 보도했다.

 

  2016 4 7일 중국 저장성(浙江省) 닝보(寧波)의 북한 류경식당에서 일하던 지배인과 종업원 등 13명이 집단 탈출해 국내 입국했다. 김정은의 충격은 컸다. 다수의 해외 근무자들이 자유의사로 한꺼번에 탈북을 결정한 것은 중대사건이라 할 만하다. 과거에도 1987년 김만철씨 일가족 탈북 등 집단탈출은 종종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변경의 주민들이 가족을 데리고 탈북한 것이지 이번처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13명이 ‘한 배’를 탄 사례는 없었다. 게다가 잘 알려졌듯이 해외 북한 식당 종업원들은 부모가 대부분 출신 성분이 좋은 평양 주민이고, 본인들도 명문학교를 졸업한 재원들이다. 이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한국행을 결심한 것은 그만큼 김정은 체제에 염증을 느꼈다는 방증이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망명 이후 최대의 정치적 망명이라고 본다”고 했다.
  
 
북한의 공작이 시작됐다. 2016 4 12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 사건을 ‘괴뢰 정보원 깡패들이 조작한 전대미문의 유인·납치’로 규정하고 종업원들의 즉각 송환을 요구했다. 4 28일 북의 대남 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우리 여성 공민들은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일부 어린 처녀들은 실신 상태에 빠져 생사기로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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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북한이 직영하는 인터넷 매체인 ‘메아리’는 “남한으로 납치된 해외 여성 종업원 중 한 명인 서경아가 북한으로 송환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하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2016 5 15일 미국 LA의 ‘민족통신’은 메아리의 기사를 인용해 “꽃다운 애국자 북 처녀 서경아는 국정원이 가둔 독방에서 굶어 죽었다”고 주장했다.

 

▲노길남은 자신이 운영하는 LA의 민족통신에 ‘꽃다운 애국자 북 처녀 서경아는 국정원이 가둔 독방에서 굶어 죽었다’는 글을 실었다. 노길남은 미국 시민권자로 북한을 수시로 드나들며 북한의 주장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민족통신은 미국 교포 노길남씨가 운영하는 친북 성향 인터넷 매체다. 노씨는 미 시민권자로 북한을 수시로 드나들며 북한의 주장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2014 4월 평양에서 김일성상()을 받았고, 북한의 대남 선전 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주최한 경연대회에서도 ‘북녘 동포들 가슴 깊이 젖어든 령도자’라는 작품을 제출해 입상했다.
  
 
민족통신의 기사를 앞서 설명한 것처럼 종북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우리의 인터넷 매체인 ‘자주시보’가 받았다.
  
 
〈국정원에 의해 강제 납치당했던 북 식당 여성종업원 12명 중 한 명인 서경아 양이 북으로 송환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하던 중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5 15일 오늘 1시간 전 민족통신이 페이스북을 통해 올린 급보에 의하면 집단납치 의혹 사건의 중국 류경식당 북 여성종업원 12명 중 한 명인 서경아 양이 “우리들 모두를 공화국으로 보내 달라”고 단식투쟁을 하던 중 사망한 사실이 확인됐다. 청와대를 비롯 국정원, 통일부 등 관계기관들은 쉬쉬하며 입을 다물고 당황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 내용은 국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확산됐다. 그러자 북한 주장에 동조하는 움직임들이 나타났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여러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며 5 13일 국정원에 종업원들에 대한 인신보호구제 심사를 청구했다. 탈출한 북한이탈 주민들이 ‘혹시’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시설에 구금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보자며 재판을 신청한 것이다. 이때다 싶었는지 민족통신은 탈북 여종업원 류모 김모씨 가족과 만난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민변이 따님을 만나는 걸 위임하겠느냐”고 노씨가 묻자 가족들이 “동의한다. 위임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대법원은 2017년 초 민변의 인신보호 청구를 각하했다. 대법원은 “탈북 종업원들은 지난해 8월 순차적으로 북한 이탈주민 보호센터를 퇴소해 원하는 곳에서 살고 있고, 퇴소 후 국가기관에 의해 자유를 제한받고 있다는 자료나 정황이 없다”며 “청구를 모두 각하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했다.
  
 
집단 탈북한 여종업원 12명 대부분은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2017 5월 초 “집단 탈북한 여종업원 대다수가 특례입학 제도를 이용해 올해 대학에 진학했다”며 “20대 초·중반 나이이기 때문에 한국 사회에 적응해서 살아가기 위해 각자 원하는 전공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종업원들의 신변 보호를 이유로 어느 대학에 입학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 가짜뉴스를 통한 대남 선전선동에 주력

▲‘우리민족끼리’는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이다.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의 주요기사를 소개 선전하고 있다.

 

  북한이 일본, 중국, 캐나다 등에 해외 친북단체 명의로 162개의 홈페이지를 구축해 놓고 앞서 설명한 사례와 같이 가짜뉴스를 통한 대남 선전선동에 주력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은 최근 사이버 공간을 통한 선전선동 활동을 급격히 늘릴 것을 지시했다. 유동열 원장은 “김정은이 사이버 공작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국내 사이버 인프라가 세계적 수준이기 때문”이라며 “북한은 잘 발달한 우리의 사이버 공간을 ‘대남 선전선동의 해방구’로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월간조선》은 대남 선전선동을 위해 북한이 자국은 물론 해외에 구축한 종북·친북 사이트 162개를 추적했다.
  
 
‘구국전선’은 대표적인 친북 사이트다. 구국전선은 북한의 대남 통일전선기구인 ‘반제 민족민주전선(반제민전) 중앙위원회’ 기관지로서 반제민전이 운영한다. 일본 측 서버를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 내에 존재하는 것처럼 위장, 국내 주요사건 및 시기별 대남 투쟁의 방침과 투쟁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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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대선 과정에서 반기문 전 총장에 대한 네거티브를 처음 시작한 것도 구국전선이다. 한국어를 사용하며 지난 기사에 대해서는 영문으로도 볼 수 있다. 홈페이지 초기화면 상단에는 “구국전선은 한국 민중의 애국적 전위대인 반제민족민주전선의 홈페이지이며, 자주와 민주, 통일을 위해 투쟁하는 각계 애국민중과 생사를 함께하며 적극적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적혀 있다.
  
 
《조선신보》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중앙위원회 기관지이다. 조선신보사는 1945 10 10일 《민중신문》으로 출발하여 동년 9월 《해방신문》으로 개칭했고, 1961 1월 《조선신보》로 다시 이름을 바꿔 오늘에 이르렀다. 1997년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했다. 홈페이지에는 북한 대남 혁명의 당위성을 피력한 논평 등으로 가득하다. 일본 측 서버를 사용하며 한국어, 일어, 영어를 사용한다.
  
 
‘조선인포뱅크’는 1999 10월 개설됐다. 서버는 중국 베이징에 있다. 이 사이트가 처음 발견됐을 때 개설 주체가 북한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국가정보원 조사 결과 북한이 만든 사이트였다. 사이트에는 한국에 대한 왜곡 비방 내용이 주로 실려 있다.
  
 
‘우리민족끼리’는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이다. 중국에 서버를 두고 한국어를 사용한다.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의 주요기사를 소개 선전하고 있다. 주 내용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혁명투쟁과 사회주의 건설에서 이룩한 선군정치, 주체사상 등 북한사회를 찬양 선전하는 것이다. 다양한 영상물을 통해 국내 청년들에게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도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북한의 영화를 비롯한 전통의상, 관광지, 서적, 음악 등을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리민족끼리는 2010년부터 자체 사이트 외에 유튜브(동영상), 트위터(단문), 플리커(사진) 등의 SNS 계정도 운영하고 있다.
    

 대동연구소 사이트 “한국은 적화통일 대상” 

‘대동연구소’는 2005 6 15일 일본 도쿄에 설립한 친북한 인터넷 사이트이다. 6·15공동선언을 통일의 이정표로 삼고 북한의 통일방안과 북한의 주의, 주장 등을 대변하는 선전선동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논문’이라는 항목을 클릭하면 ‘민족자주이념연구’, ‘북의 미사일 발사 어떻게 볼 것인가’, 21세기 우리민족의 과제로서의 민족관의 통일’ 등의 글을 볼 수 있다. 북한의 통일 방안은 적화통일이다. 핵을 개발하는 것은 적화통일을 위해서다. 6·25 전쟁을 통해 미국과 철천지 원수가 된 북한은 지금도 미국만 빠져 준다면 자신이 원하는 바대로 한반도를 통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이 자국 본토로 날아올 북한 핵미사일을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는 날 북한은 사실상 한국과 1:1로 통일을 위한 결전을 벌일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실제 북한은 항상 ‘북한의 평화체제 구축 대상은 미국’이라고 못을 박아 왔다. 한국은 평화의 대상이 아니라 적화통일의 대상이라고 명시(明示)한 셈이다.
  
 
‘주체사상’ 사이트는 국제주체사상연구소의 홈페이지다. 일본에 서버가 있으며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일어를 사용한다. 김일성 주체사상 학습내용을 전파한다. 주체사상은 김일성을 신격화하고, 일체의 반대나 이견을 허용하지 않는, 세계사에서도 유례가 없는 전체주의 독재의 이념이다.
  
 
재미 한인이 만든 ‘통일학연구소’ 사이트는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으며 한국어와 영어를 사용한다. 통일학연구소의 발표 논문을 주로 다룬다. 논문의 내용은 사회주의 경제의 우월성, 연방제 통일, 주한미군 철수 등이다. 2006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경기지부 홈페이지 이야기마당 게시판에는 통일학연구소의 논문이 게재됐다. 이런 내용이었다.
  
 
〈연방제 통일국가 건설에 합의하여 통일전선정부를 세우는 것은 세계 정치사에서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전혀 새로운 형태와 내용의 정부를 창조하는 대사변이다.
  
 
북한 김정은이 공식적으로 남한에 대해 내놓은 ‘고려연방제 통일’은 남과 북이 각각 사상과 제도를 그대로 둔 채, 남북이 동등하게 참가하는 통일정부를 세운다는 것이다. 하지만 ‘둘이 따로 있으면서 하나’라는 것은 모순된 말의 유희일 뿐, 진정한 통일일 수 없다.
  
 
조총련 산하 조선통신이 운영하는 ‘조선중앙통신’ 사이트의 서버는 일본에 있다. 한국어, 일어, 영어, 스페인어, 러시아어를 사용한다. 조선중앙통신이 노동당 선전선동부의 철저한 지휘를 받는 만큼 사이트 안에는 김정은을 우상화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2004
6월 개설된 ‘내나라’는 조선컴퓨터센터가 독일의 위성통신망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체제 선전 사이트다. 북한 주요 소식, 북한 화보 등을 소개한다. 2004 11월 개설된 ‘우리민족강당’은 김일성방송대학이 운영하는 사이트로 김일성 회고록, 주체사상 관련 자료를 제공한다.


  
관광 사이트로 위장했지만 …

▲‘조선의 오늘’은 북한이 2014년 12월 1일 개설한 사이트다. 관광사이트로 위장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체제 선전용이다.

 

  ‘조선의 오늘’은 북한이 2014 12 1일 개설한 사이트다. 관광 사이트로 위장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체제 선전용이다. 서버는 중국에 있다. 이 사이트는 통일전선부가 주도해 만들었다. 운영은 평양모란봉편집사가 한다. 평양모란봉편집사는 통일전선부 산하 새로운 선전 조직이라는 분석이다. 대북 전문가는 “유람선, 옥류관을 선전하는 것 같지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김정은의 영상사진 문헌, 약력, 혁명 일화 등으로 가득하다”며 “이 사이트는 통일전선부가 김정은 체제 선전을 위해 만든 것”이라고 했다.
  
 
조선노동당 산하 통일전선부는 널리 알려진 공작 기관이다. 1978 1월 “해외 반한(反韓) 단체와 통일전선을 이뤄 남조선에 반파쇼 연합을 형성해야 한다”는 김일성 지시에 따라 설립된 통일전선부는 대남 선전선동 임무를 담당한다.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등 많은 위장 단체를 거느리고 있는 통일전선부는 해외 교포와 외국인 등을 포섭해 남한에 적대적 세력을 확대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1980년대 국내에 많이 유포됐던 김일성 주체사상 선전 책자 등 이념 서적 대부분이 통일전선부에서 만들어졌고, 맥아더 동상 철거나 미군기지 이전 시위 등의 배후 세력으로 의심받는 곳이기도 하다. 요즘은 인터넷과 방송, SNS를 통해 유언비어 유포 등 심리전에 치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그 어느 사이트보다도 선전선동 활동을 활발히 하는 ‘메아리’는 2016 3월 초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한 인터넷 매체다. 북한의 민간단체 아리랑협회가 운영하는 매체로 ‘아리랑통신’ ‘혁명활동소식’ 등 항목에서 기사 형식의 콘텐츠를 게시하고, ‘동영상’ ‘너도나도 찰칵’ 등 메뉴에서 북한을 선전하는 동영상이나 사진 등을 소개하고 있다. 메아리는 대선을 나흘 앞둔 5 5일 어린이날 미 해군 항공모함과 폭격기들이 북한군의 포격에 맞아 불덩어리가 되는 230초짜리 동영상을 띄웠는데 이런 음성이 흘러나왔다.
  
 
“초대형 과녁이 된 미련한 비육(동물), 제 죽을 줄 모르는 가련한 부나비들. 기어들 테면 기어들어 봐라. 세계가 부러워하는 동방의 핵 강국, 아시아의 로켓 맹주국이 본때를 보여주겠다.
  
 
‘김일성방송대학’은 2004 11 8일 기존의 라디오방송 강의를 인터넷 강의로 전환하기로 하고 인터넷 사이트를 열었다. 당시 김일성방송대학 측은 “김일성방송대학은 여러분에게 더 훌륭한 교육환경과 조건을 마련해 드리기 위해 방송 강의를 인터넷 강의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사이트의 서버는 일본에 있다. 김일성방송대학은 1962 3월 설립, 한국인들과 해외동포,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라디오 방송 강의를 시작했다. 사이트를 통해 들을 수 있는 강의 내용은 뻔하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찬양이다. ‘절세 위인 김정일 동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 혁명활동’ 등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다. 2016 4월 김일성방송대학은 애플 팟캐스트(인터넷 방송)에 진출했다.
  
 
‘주체’는 북한 조선사회과학협의회의 사이트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을 찬양하고 선전하는 내용을 주로 게재하고 있다. ‘백두산정세위인들’이란 코너를 보면 3대 세습을 찬양하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김일성-김정일 주의 강좌’라는 코너도 있다.   


  
조선친선협회의 정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이트는 영어로 구성됐다. 조선친선협회(The Korean Friendship Association·KFA)가 운영한다. 스페인에 서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친선협회는 스페인의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 씨가 2000 8월 설립한 해외 친북 단체이다. 미국 스페인 노르웨이 캐나다 브라질 러시아 중국 스위스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터키 이스라엘 폴란드 등 총 120개 국가에 지부가 있으며 본부는 스페인에 있다. 북한으로부터 정식 인정을 받은 조선친선협회의 주 업무는 ‘주체사상’의 해외 전파이다. 조선친선협회가 회원들에게 배포한 주체사상 관련 교육서를 입수해 살펴보니, 이러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김정일 위원장이 말하길 “주체사상은 인간 중심의 체계화된, 진보된 사상이다. 이는 주체사상이 인간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고 했다. ▲김일성 장군은 항상 혁명운동의 필요성을 갈구했고 혁명운동의 이론적·사상적 질문들에 대해 과학적인 답변을 제시하기 위해 주체사상을 창조해 냈다. ▲혁명운동의 깊이 있는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김정일 위원장은 주체사상을 더욱 체계화하고 발전시켰다. ▲김정일 위원장은 김일성 장군이 한반도의 사회주의 건설과 국제사회에서의 독립성을 지키고자 창조해 낸 주체사상을 종합하고 체계화하고 발전시켰다.
  
 
조선친선협회를 설립한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는 2017 4월 “북한의 수소폭탄 세 발이면 세계 전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을 위해 일하는 ‘거의 유일한’ 외국인이다. 핵 문제부터 인권 문제에 이르기까지 북한 관련 사안을 서방 언론에 설명하는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다. 스페인 현지 매체들은 그가 외국인들의 북한관광도 주선하고 한 달에 두 번 정도 북한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조선친선협회는 세월호 참사 직후 회원들에게 “박근혜가 세월호 참사의 원인이라는 주장을 퍼뜨려 여론을 선동하라”는 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서광’은 북한이 가장 최근인 2017 1월 만든 사이트다. 사이트 운영 주체는 서광편집사였다. 민중의 심정을 말하는 홈페이지라고 소개했지만 전부 북한을 선전하고 김정은을 찬양하는 내용뿐이다. 배경음악부터가 ‘김정은 장군가’다. 서광은 김일성이 1937 5 3일 창간한 북한 인민군 기관지 주간정치신문의 이름이다. 조선 혁명의 앞길에 서광이 비친다는 뜻에서 이 같은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범민련 공동사무국’ 사이트의 서버는 덴마크에 있다. 사이트 관리인인 임민식씨가 덴마크에 거주하기 때문이다. 동백림 사건(동베를린을 거점으로 한 반정부 간첩단)과 범민련 활동 등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입국할 수 없었던 임씨는 유학 중이던 덴마크로 망명했다. 현지에서 덴마크인 부인을 만나 결혼해 자녀도 두는 등 덴마크에 정착했다. 임씨는 2008년 북한으로부터 교수직과 사회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가 쓴 논문의 주 내용은 ▲고려연방제 실시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등이다. 범민련은 법원이 이적단체로 규정한 단체다.
  
 
홈페이지뿐만이 아니라 북한이 보유한 SNS 계정도 상당하다. ‘김일성주체사상만세’ ‘stimmekoreas채널’ ‘uriminzok’ ‘rodrigorojo1’ 채널 등이 대표적이다.   


  
앱 하나 설치하면 종북 사이트 접속 가능  

북한의 선전선동 사이트들은 국내 접속이 차단돼 있지만, 인터넷 우회 접속 프로그램을 사용할 경우 국내에서도 들어갈 수 있다. 특정 웹 브라우저에 앱 하나를 설치하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북한 사이트 접속 차단이 무력화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마우스를 15회 정도만 누르면 북한의 대남 선전 사이트인 ‘구국전선’ 등에 접속할 수 있고, 단행본 형태는 아니지만 한글 워드(hwp) 형태로 그 전문(全文)을 내려받을 수 있다. 유동열 원장은 “현 수준의 인터넷 보안이라면 초·중학생만 돼도 쉽게 뚫고 들어가 북한이 뿌린 자료를 접할 수 있다”며 “북한의 허위정보, 역정보 유포로 인해 우리 사회의 남남갈등이 증폭되고, 국론분열이 격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해결책으로 안보부서 내 북한 대남 심리전 분석 및 대응 요원 정예화, 북한의 대남 사이버 선동을 제어할 관련 법령의 신설 및 보완 등 제도적 정비, 정보통신망법, 통신비밀보호법 등의 보완, 가짜뉴스 공세에 대항하기 위한 대대적 사상전, 대남 전용 방송 차단대책 강구, 북한과 종북 세력에 대항하는 민간 차원의 네트워크 구축 등을 꼽았다.

대표적 종북 사이트 목록(사이트 주소 제외)
  
  
구국전선, 우리민족끼리, 코리아북센터, 백두넷,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려명, 조국평화통일협회, 민족통신,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 광명사, 겨레사랑터, 류경, 메아리, 주체, 서광, 코리아네트워크, 재오스트랄리아동포전국련합회, 조선음악, 평화통신, 조선대학교, 조선메디아주식회사, 조선신보, 6·15실천 우리민족끼리, 민족민주대학, 재중조선인총련합회, 조선통신, 조국통일을 논하는 홈페이지(모악산), 조선인포뱅크, 웹우리동포, 실리은행, 선군도서관, 조선우표, 재일본조선사회과학자협회, 조선출판물, 조선도서, 화려은행, 김정일보물관, 김일성방송대학, 자주평화민족대단결, 재미동포 전국연합회, 재일본조선청년동맹, 통일학연구소, 조국통일, 조선의 노래, 내나라, 재중조선인총연합회, 재독일동포협력회, 범민련공동사무국, 조선복권, 조선중앙통신, 고려바둑, 주패사이트, 프랑스 조선친선협회, 주체사상국제연구소, 조선우호협회, 선군정치연구소조, DPRK-North korea, one-corea, 선군포럼, 선군블로그, DPRkorea-Trade, 애국의 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North korea) .

출처월간조선 2017년 6월호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2017.07.28 한반도선진화재단, 남·북한 ‘종합국력’ 해부

평시(平時) 북한 ‘종합국력’은 남한의 62% 수준 … 전시(戰時)엔 양측이 비슷

⊙ “북한 군사력은 남한의 2.2배 … 핵·미사일 고려 시 북한이 압도적으로 우세”
⊙ 한반도 전장(戰場) 특수성과 북한의 양적 우세 극대화 전략 탓에 무기체계의 질적 차이는 무의미
⊙ “북한 핵무기 개발로 북한 주도의 적화 통일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2015년 남한 국민총소득은 15658155억원 … 북한은 1/45에 불과한 345120억원
⊙ 간첩·남한 언론 통해 정보 취득하는 북한의 정보력은 남한의 1.3
⊙ 애국심 낮은 남한 … 자국 역사 자랑스럽다는 답변율은 북한의 2/5 수준 
⊙ 전시 종합국력은 남한이 100점일 때 북한이 97.8점 … 군사력 등 하드파워는 북한이 1.17

배 커

 

 ‘통일’과 ‘선진화’를 주제로 연구하는 민간 싱크탱크 한반도선진화재단이 국가보훈처의 의뢰를 받아 2016 12~2017 2월 수행한 연구용역 결과 북한(北韓)이 남한(南韓)보다 군사력은 2.2, 정보력은 1.2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밖에 기초국력, 경제력과 같은 하드파워와 과학기술력, 국정관리력, 외교력 등 ‘소프트파워’를 망라한 ‘종합국력’은 남한이 100점이라면 평시와 전시의 경우 북한은 각각 62.1, 97.8점인 것으로 추정됐다. 바꿔 말하면 평시엔 남한의 국력이 북한에 다소 앞서지만, 전시엔 양측이 엇비슷한 힘으로 맞붙게 되는 셈이다.   


  
기초국력,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종합한 국력 평가
 

▲한반도선진화재단은 각종 통계와 추정을 통해 기초국력,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로 이뤄진 남ㆍ북한의 종합국력을 평가했다. 사진=연구보고서 〈국력 평가를 통한 국민 호국정신 함양 방안 연구〉 중

 

  한반도선진화재단이 해당 용역의 결과물로 국가보훈처에 제출한 연구보고서 〈국력 평가를 통한 국민 호국정신 함양방안 연구〉에 따르면 ‘종합국력’은 ‘한 국가가 실현하고자 하는 걸 실현해 내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 제반 요소 능력들의 총합’이다.
  
 
종합국력을 구성하는 요소는 크게 세 가지다.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 기초국력이다. 하드파워란, ▲국방력 ▲경제력 ▲교육력 ▲과학기술력 ▲환경관리력 ▲정보력 등 전통적인 국력을 말한다. 소프트파워는 하드파워에 대응해 출현한 개념으로서 한 국가의 ‘정신·문화적 능력’을 말한다. 국력 평가를 위한 해당 연구에선 ▲국정관리력 ▲정치력 ▲외교력 ▲사회응집력 ▲사회자본력 ▲애국심 등을 평가 지표로 꼽았다.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떠받치는 게 ‘기초국력’이다. 이는 그 나라의 국토와 그에 속한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의 양과 질 등을 말한다. 남·북한 기초국력을 비교하기 위한 국토, 인구, 에너지, 식량 측면의 세부 지표는 다음과 같다.
  
 
〈국토 : 총면적, 경작가능 면적, 도시화율, SOC(철도, 도로 총연장, 항만하역 능력, 통신)
  
 
인구 : 총인구, 65세 이상 인구 비율(노령화 정도), 기대수명, 인구 1000명당 영아 사망률, 국민건강
  
 
에너지 : 에너지자원 확보력, 에너지 생산력(발전량, 신재생에너지 공급량), 에너지 기반시설 우수성
  
 
식량 : 식량 등 기초 생활필수품 확보력〉
  
 
통계청에서 발간한 〈2016 북한의 주요 통계 지표〉 등을 비롯한 다수의 연구보고서 및 논문, 기사를 바탕으로 분석한 남·북한의 기초국력은 남한이 100점일 때 북한은 58.3점으로 나타났다. 국토 부문을 조사한 결과 남한을 100점으로 했을 때 북한은 84.7점으로 평가됐다. 인구와 에너지, 식량 부문에선 각각 53.3, 23.4, 55.9점이었다. 북한은 남한보다 인구가 적고, 사회간접자본(SOC)이 구축되지 않았고, 보건 체계가 열악하다. 원유 도입량과 에너지 발전량이 남한의 1/20~1/30인 데다 식량 부족 현상을 겪었던 탓에 북한이 인구와 에너지, 식량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건 당연한 일이다

  
  
남한의 높은 도시화율은 전시에 치명적 약점으로 작용

이와 달리 북한의 ‘국토’ 점수가 예상외로 높은 건 남한의 높은 도시화율 때문이다. 전체 인구 중에서 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비율인 도시화율은 남한이 82.6%, 북한은 61%. 도시화는 밀집된 경제활동인구의 빈번한 접촉 속에서 소득증대와 경제성장이 일어난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시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북한이 핵이나 생물·화학무기 등의 대량살상무기를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 투하할 경우 상상하기 어려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국력을 평가할 때 평시에는 도시화율이 높을수록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지만, 전시에는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북한 국토의 저개발 상태가 전시에는 장점이 된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전시일 경우 북한의 국토 점수는 남한보다 조금 앞서는 100.6점이 된다.
  
 
남한의 에너지·식량 분야의 대북 우위 역시 전시에는 오히려 북한에 유리한 요소가 될 수 있다. 해당 연구 보고서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북한군이 전쟁 야욕을 버리지 못해 선제공격해 올 경우, 에너지와 식량의 절대적인 부족분을 메우고 전쟁 국면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 즉 전쟁 초기 이른 시일 안에 휴전선 근방에 있는 남한의 도로, 철도, 항만 등 SOC를 점거하고 인접한 주유소에서 휘발유 등 에너지를 공급받고, 식량을 탈취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고, 때로는 남한의 에너지나 식량시설에 대한 타격으로 무력화를 시도할 것이다. 따라서 에너지 및 식량비축 시설 등에 대한 방어계획과 대비책을 보다 철저히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 GDP 1/4을 군사비로 써 … 예산 규모는 남한의 1/5 수준

‘하드파워’의 대표적인 지표는 ‘군사력’이다. 군사력은 국가의 제일 의무인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힘이다. 북한은 주민 수백만 명이 굶어 죽는 상황에서도 군사력 증강을 포기하지 않았다. 1994년 김일성 사망 후 집권한 김정일은 원활한 권력승계를 위해 군부의 힘을 강조하는 ‘선군정치’를 내세웠고, 그 기조는 김정은 집권기인 현재에도 유지되고 있다. ‘선군체제’하에서 북한은 국가 자원들을 군사력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남한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로 2.5%를 지출하는 반면 북한은 GDP 24%를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보고서엔 북한 국방비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다.
  
 
〈북한의 국방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다만, 미 국무부가 2016 12 22일 발표한 ‘2016 세계 군비지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중이 23.3% 1위였고, 그 액수를 보면 2004년부터 2014년까지 11년간 남한의 연평균 국방비는 395억 달러이고, 북한은 최소 35억 달러~최대 83억 달러로 산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최고치를 사용할 경우 북한의 국방비는 남한 국방비의 1/5에 해당된다. 


  
전쟁 발발 시 북한은 질적 열세 만회하는 전략 구사 

한반도선진화재단은 남·북한 군사력 평가 기준으로 국방예산 규모와 더불어 보유 무기체계의 양을 비교했다. 질적 차이를 생략한 이유는 예컨대 MIG-29 F-15가 공중전을 벌이면 어느 쪽이 승리할 것인가 등을 두고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 것처럼 계량화한 성능비교가 어렵기 때문이다. 전쟁이 발발하면 북한이 질적 차이를 만회하고, 자신들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므로 질적 차이가 유의미하게 작용하진 않을 것이란 점도 감안했다. 다음은 관련 대목이다
  
 
〈북한의 경우 연료가 충분하지 않은 것이 약점이라고 하지만, 서울까지 진격하는 연료를 골고루 분배한 다음 남한의 연료를 탈취하여 사용할 경우 그 약점은 극복될 수 있다. 북한의 전차가 노후화되었다고 하더라고 공격 직전에 전반적으로 수리하여 최대한 동원할 수 있다. 해군의 경우에도 북한의 함정은 남한보다 그 규모가 매우 작지만, 조수 간만의 차이나 섬 등을 잘 활용할 경우 남한의 대형 함정이 갖는 둔중함을 역이용할 수 있고, 그들 나름대로 수적 우세를 전투에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할 것이다. 공군의 경우에도 남한의 전투기들에 대해서는 대공포로 대응하면서 그들의 전투기들을 보존하였다가 필요할 경우 기습적으로 사용하는 등으로 수적인 우위를 활용하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다. 이런 점으로 볼 때, 무기의 질이 상쇄하기 어려운 수의 이점도 적지 않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1950년의 6·25전쟁에서도 북한과 중국은 수적으로 우세였고, 남한과 유엔군은 질적으로 우위였지만, 남한과 유엔군이 결정적인 승리를 달성하지 못하였다.  


  
이론상 남한은 핵 보유한 북한에 대적할 능력 없어

한반도선진화재단은 군사력을 비교할 때 북한의 핵전력과 미군의 핵 억지력도 고려했다. 사실 대치 중인 쌍방 중 일방만 핵무기를 가진 상황에서 양측의 군사력을 비교하는 건 불필요한 일이다. 재래식 전력에서 절대적인 양적·질적 우세를 갖는다고 해도 핵무기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이론적으로 남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이라고 할 수 있는 북한에 대적할 수 없다.
  
 
연구보고서에도 〈핵무기의 경우 남한은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비교가 난감하다〉고 기술돼 있을 정도지만, 미국의 핵우산을 감안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미국은 핵질서를 지키기 위해 핵무기를 갖지 않은 동맹국이 핵공격을 당할 경우 대규모 핵보복을 한다는 ‘핵우산’을 보장하고 있다. 이는 남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해당 연구에선 미국 핵우산이 북한의 핵공격 시도를 상쇄하는 수준을 70%라고 가정했다. , 북한이 핵무기를 13기 보유하고 있다면 미국의 핵우산 덕분에 실제 그 위력은 4기에 그친다고 계산했다는 얘기다.
  
 
남·북한의 군사력을 ▲국방비 ▲현역 병력 ▲예비역 병력 ▲전차 ▲대포 ▲전투함 ▲잠수함 ▲전투기 ▲방공미사일 ▲공격미사일 ▲핵전력(가중치 2) 11개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하면 남한의 군사력이 100점일 때 북한은 222.1점이다. 북한의 군사력이 남한보다 2.2배 크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연구보고서엔 다음과 같이 기술돼 있다
  
 
〈일반 국민들은 남·북한의 경제력 격차 등을 고려할 때 남한의 군사력이 북한에 비해 클 것으로 판단하지만, 병력이나 장비에 있어서 북한이 워낙 수적인 우세를 유지하고 있어서 그렇게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 (중략)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을 고려하면 남·북한의 군사력 균형은 북한에 압도적으로 유리해지고, 충분히 전쟁을 유발할 수 있고, 승리까지도 가능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중략) 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인하여 남한 주도의 통일은 매우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북한 주도의 통일, 다른 말로 하면 공산통일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의 경제력은 남한의 1/45 … 산업생산성도 1/19

한 국가가 유지되고, 국민들이 삶을 향유하게 하는 물적 기반인 경제력은 전형적인 ‘하드파워’의 한 요소다. 경제력은 종합국력을 구성하는 각 요소에 영향을 미친다. 돈이 있어야 군비를 증강할 수 있다. 국제무대에서 발언권도 커진다. 소득수준이 높아야 향유하는 문화의 질도 높아진다. 투자를 많이 해야 과학기술이 발전한다.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하드파워 또는 소프트파워를 키울 수 없다는 얘기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은 남·북한 경제력을 비교하기 위해 국민총소득(GNI)을 살폈다. 북한 GNI는 북한 스스로 제대로 발표하지 않으므로 한국은행, 국제연합(UN), 미국 중앙정보국(CIA) 등 국내외 기관들이 발표한 통계치를 바탕으로 추정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남한의 GNI 15658155억원인 데 비해 북한의 GNI 345120억원이다. 비율로 따지면 ‘100:2.2’다. 북한의 경제력은 남한의 1/45에 불과한 셈이다
  
 
과학기술력은 경제력 수준에 따라 좌우된다. 북한의 경제력이 빈약하므로 전반적인 북한의 과학기술력은 남한보다 한참 뒤떨어져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지만, 이를 입증할 자료를 찾긴 어렵다. 이에 따라 통계자료의 확보가 가능한 산업생산성을 바탕으로 한 남·북한 산업기술력 비교를 통해 과학기술력 격차를 추정했다. 비교 항목은 농림어업, 광업, 제조업, 전기·건설·가스·수도 등의 SOC, 서비스 등 5개다
  
 
남한 산업생산성의 경우 농림어업은 19.4, 광업은 110.6, 제조업은 105.5였다. SOC 62.3, 서비스는 52.9였다. 북한 산업생산성의 경우엔 각각 1.7, 5.8, 2.4, 7.9, 3.1에 머물렀다. 종합하면 남한의 산업기술력이 100점일 때 북한은 5.3점이란 결론이 나온다.  


  
북한의 교육력과 환경관리력은 남한의 절반에도 못 미쳐  

인적 자원 육성능력을 가리키는 교육력은 국가경쟁력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교육력을 측정하는 기초지표는 문해율(文解率)이다. 국내의 경우 1945년 해방 당시 문해율은 22%였지만, 현재는 98% 이상이다. 이런 상황은 북한도 마찬가지라서 비교는 무의미하다. 대신 정부예산 중 교육예산의 비율, 초등학교 및 중등학교의 학급 사이즈, 초등학교 및 중등학교의 교원 1인당 학생 수, 인구 만 명당 대학생 수 등이다. 북한의 항목당 점수는 남한이 100점일 때 각각 50.3, 78.2, 95, 72.7, 76,4, 33.7점이다. 전체 교육력은 46.4점으로 평가됐다
  
 
환경관리력은 환경적 위해로부터 국민을 지키고 생태계의 활력을 유지·보호하는 국가의 능력이다. 미국 예일대와 컬럼비아대의 산하 기관이 2014년에 발간한 ‘2014 환경성과지수(EPI)’에 따르면 남한은 63.79점을 기록해 178개국 중 43위에 올랐다. 북한은 믿을 만한 통계치가 없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이에 따라 환경관리력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거의 비례하는 걸 감안해 북한의 1인당 GDP 1800달러(2013)와 비슷한 수준인 국가들의 ‘2014 EPI’ 점수의 평균값을 북한의 점수로 가정했다. 결국 남한과 북한의 EPI 점수는 각각 63.79 28.54이고, 남한의 환경관리력이 100점일 때 북한은 44.7점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북한, 정보예산은 남한의 1/5에 불과해도 정보력은 앞서
  

  남·북한의 정보력은 ▲정보예산 규모 ▲인공위성과 정찰기 수 ▲파견수집 요원 수 ▲취약국가 지수 ▲사이버 보안요원 숫자 ▲정보보호 태세 등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보활동이 비밀리에 이뤄지는 관계로 북한뿐 아니라 국내 정보기관의 예산규모를 파악하기 역시 쉽지 않다. 예산 용처도 대부분 비밀이다. 이에 따라 한반도선진화재단은 ‘국방비의 1/10’이란 학계 통설을 근거로 남·북한의 정보예산 규모를 추정했다. 그 결과 남한의 정보예산은 연간 39억 달러, 북한이 남한의 1/5에 해당하는 8억 달러를 쓴다고 가정했다.     

 

파견수집 요원, 즉 간첩의 경우 ▲적극적 운용 ▲소극적 운용 ▲최소한의 운용 ▲무운용 등 네 가지 척도를 설정한 다음 각각 100, 70, 40, 10점을 부여했다. 남파 공작원에게 난수표 방송을 수시로 하는 북한의 경우 적극적으로 운용한다고 보고 100점을 줬다. 남한은 ‘최소한의 운용’으로 판단돼 40점을 받았다

 

     2016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의 사이버전 수행 인력은 6800명이다. 남한의 경우엔 국군사이버사령부 소속 600명이 전부이지만, 이는 민간 부문 인력을 제외한 수치다. 해당 연구에선 남한의 민간 인력을 4000명으로 가정했다. 사이버전 요원 4600명이 남한에 있다고 한 셈이다.     

 

적이 우리의 정보를 제대로 알기 어려운 정도를 나타내는 정보보호 태세는 정보보호를 위한 환경을 분석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근거지표는 세계언론자유지수다. 남·북한의 2016년 언론자유지수 순위는 각각 70, 179위다. 북한엔 사실상 언론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 내부에서 생성된 정보는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작지만, 남한에선 언론이 각종 정보를 매일 전달한다. 북한은 남한을 샅샅이 볼 수 있지만, 남한은 신뢰성 있는 대북 정보를 취득하기 어려운 셈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도출한 남·북한의 정보력 점수는 각각 100, 126.8점이다. 북한의 정보능력이 남한보다 1.3배 높다는 얘기다.        

 

 북한의 ‘외교 영향도’는 남한의 1/1000 수준     

한반도선진화재단은 소프트파워 중 하나인 정치력을 “한 나라에 속한 정치인들과 정치기구들의 우수성과 건전성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며 ▲정치시스템의 전반적인 역량 ▲정치집단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정치인들의 수준 등 3개 부문으로 구분해 평가지표를 설정했다.     

 

남·북한 정치인들과 정치기구들의 우수성과 건전성을 평가한 정치력은 남한과 북한이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시스템의 역량과 정치집단에 대한 신뢰의 경우 북한이 각각 119, 108점을 받아 남한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인 수준은 91.5점으로 평가돼 남한보다 약간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적인 남·북한의 정치력 점수는 각각 100, 102점이다.     

 

남·북한의 외교력은 ‘외교활동의 활성도’와 상대 국가를 설득하여 지원이나 동의, 양해와 협조를 얼마나 잘 받아낼 수 있는지를 의미하는 ‘외교활동의 영향도’ 측면에서 살폈다. ‘외교 영향도’ 측정 지표로는 ▲유엔 분담금 비율 ▲자국민이 기관장으로 있는 주요 국제기구의 수 ▲해외원조 금액 등을 이용했다. ‘외교 활성도’ 지표는 ▲해당 국가가 가입한 주요 국제기구의 수 ▲수교 국가의 수 ▲재외 공관의 수 ▲남·북한 주재 외국 공관의 수 ▲남·북한 주재 국제기구의 지사 수를 사용했다.     

 

비교 결과 수치상으로 외교력 면에서 남한이 북한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지표에서 남한이 북한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북한의 외교 영향도는 0.1점에 불과했다. 외교 활성도의 경우엔 평균 점수가 40.58점에 그쳤다. 종합하면 북한의 외교력은 남한이 100점일 때 25.4점인 것으로 평가됐다     

 

이 밖에 사회적 신뢰와 관계 등의 가치를 나타내는 사회자본력과 ‘사회 구성원들이 사회에 대해 느끼는 매력’인 사회응집력도 남한이 북한의 1.25, 2배로 나타났다. 국정관리력 또한 ▲정치적 안정 60점 ▲법치 8.13점 ▲부패 통제 4.29점 ▲시민참여 0점 등 평균 18.11점으로 평가됐다. 이는 남한의 1/5 수준이다.  

 

       자국 역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남한이 북한보다 2배 많아   

▲북한은 군사력 정치력 정보력 애국심 등에서 대남 우위를 갖는다. 사진=연구보고서

 

  애국심 역시 남한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은 남·북한 주민들의 애국심을 측정하고, 이를 이웃나라들과 비교하기 위해 설문 조사를 했다. 내국인의 경우 20세 이상의 전국 성인남녀 1200명을 의도적 할당 표본추출 방식으로 선정해 대면조사를 시행했다. 중국인은 2300, 대만인은 1238명을 대상으로 각각 해당 국가의 조사기관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북한 주민에 대한 설문조사는 탈북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62, 각종 탈북자 기관의 소속원 30명 등 총 92명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대체했다. 이들에게 주어진 질문은 총 4개다.
  
 
‘정의 실현을 위한 전쟁의 필요성’에 대해 남한 주민 19.4%, 북한의 경우 55.4%가 동의했다. 중국이나 대만의 동의율은 35%였다. ‘전쟁 발발 시 참전 여부’에 대해선 남한 주민 63%가 “참전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보다 12%포인트 낮은 51%가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동일 질문에 대한 중국인과 대만인은 각각 74.2%, 81.1%가 “참전하겠다”고 밝혀 남·북한 모두 중국과 대만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적에 대한 자부심’에 대해선 남한(88.9%), 중국(78.6%), 대만(66.9%) 순으로 긍정적인 답변이 많았다. 북한은 20.6%만이 국적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자국 역사에 대한 자긍심’과 관련해선 남한 응답자의 25.9%만이 “자랑스럽다”고 답했다. 이와 달리 북한의 긍정적인 답변율은 남한의 2.4배인 62.9%였다. 이를 종합한 애국심 부문 점수는 남한이 100, 북한이 103.5점으로 평가됐다. 이에 대해 한반도선진화재단은 연구보고서에서 다음과 지적했다
  
 
〈한국인들의 국가의 역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높게 나타난다. 이는 우리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보는 관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난다. (중략)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북한의 도발에 무감각해지고 남한의 국력이 커져서 북한의 이러한 도발 행위는 무시해도 되는 것처럼 경시하는 풍조가 생기기 시작했다. 아무리 군사력, 경제력, 그리고 외교력 등의 국력이 강해도 애국심이나 국민의 응집력이 약화된다면 전쟁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다. (중략) 애국심은 국가안보의 정신적 초석을 이루는 핵심적 도구이다. 동서양을 막론하여 시대와 나라에 따라 다소 편차가 있기는 하겠으나 강인한 애국심과 군사력의 결합 모형이 이루어져야 종합국력이 향상될 것이다.  


  
전시 상황 감안하면 남·북한 ‘종합국력’ 비슷

한반도선진화재단은 연구보고서에서 ‘대치 상황이라는 특성상 남·북한의 국력은 전시라는 또 다른 측면에서 비교할 필요가 있다’면서 각 항목에 가중치를 달리해 전시 종합국력을 산출했다. 전시 상황의 종합국력 측정을 위해 하드파워 중 경제력과 과학기술력은 평시보다 5%포인트를 감소시켜 각각 15% 5%의 가중치를 부여했다. 반면 전시의 특성상 군사력은 가중치를 25%포인트, 정보력은 10%포인트로 확대했다.
  
 
소프트파워 부문도 가중치를 바꿨다. 정치력과 사회자본력은 평시보다 5%포인트를 축소했다. 정치력은 5%포인트, 애국심은 10%포인트 늘렸다.
  
 
가중치를 달리한 후 분석한 남·북한의 전시 종합국력은 남한이 100점일 때 북한이 97.8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시엔 남한과 북한의 ‘국력’에 격차가 있지만, 전시엔 비슷한 셈이다. 특히 하드파워는 남한이 100점일 때 북한이 117.5점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와 달리 소프트파워는 북한이 남한의 67% 수준으로 나타나 평시처럼 우리가 북한을 압도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출처월간조선 2017년 8월호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2017.10.26 전시(戰時)작전통제권은 민족적 자존심 문제가 아니다

NATO도 창설 이래 미군(美軍) 대장이 계속 사령관 맡아… 유럽인들, 자존심보다 안보 택해

민병돈
1935
년 출생. 육사 제15기 졸업 / 20사단장, 육군본부 정보참모부장, 특전사령관, 육사 교장, 예비역 육군중장

▲키 리졸브 훈련에 참가한 미군들. 전시작전통제권 문제는 미국이 가진 전략자산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민족적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국군의날 경축사에서 “우리가 전시작전권을 가져야 북한이 우리를 더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는 “많은 분들이 한미동맹이 깨진다 하더라도 전쟁은 안 된다고 한다”면서 “동맹하는 목적이 전쟁하지 말라는 건데 동맹이 전쟁하는 기제가 된다면 찬성하는 사람 별로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얘기들은 한미동맹의 가치를 가볍게 보는 것 같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방어작전에서 지뢰는 매우 효과적인 수동적 공격무기이다. 적 병력이나 장비가 이를 직접 밟거나, 지뢰의 폭발장치에 연결한 (눈에 잘 보이지 않을 만큼 가느다란) ‘인계철선’을 건드리는 순간에 폭발하여 그와 그 주변의 적을 죽이고 적 전투원들의 사기를 떨어지게 한다. 이러한 지뢰들이 우리의 휴전선 일대에 매설되어 있음으로써 적의 대·소부대들의 침투 내지 공격을 주저하게 하는 억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전술적 차원에서의 이러한 (지뢰의) ‘인계철선효과’를 대전략(국가전략)의 차원에서 본다면 바로 한미동맹이다. 이 동맹의 구체적 산물인 한미연합사령부 예하의 미군 부대들이 한국에 배치되어 있음으로써 실질적 대북(對北) ‘현장억제력(On Site Deterrence)’을, 그리고 오키나와(일본)와 태평양 일원에 배치되어 있는 막강한 미군 및 지상군 부대와 최첨단 무기들은 강력한 대북 ‘원격억제력(Remote Deterrence)’을 제공하고 있다. 고맙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전작권이 민족적 자존심의 문제?  

일부 정치인들과 젊은이들은 전시작전통제권을 놓고 민족적(국민적) 자존심을 내세우며, 전시 한미연합군의 작전통제권을 그 사령관인 ‘미군 대장’이 행사함으로써 그 부사령관(한국군 대장) 이하 한국군 전투부대들이 ‘미군 대장’의 지휘하에 있게 된 것을 마땅치 않게 생각하며 반대해 왔다. 이들은 더 나아가 주한미군 철수까지 주장한다.
  
 
그러한 ‘자존심’은 누구에게나 있다. 이는 외국인도 마찬가지다. 선진국이라고 하는 유럽의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서유럽 사람들은 이른바 냉전시대 이래 동유럽(공산권) 국가들의 바르샤바조약기구에 대항하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만들고 이에 소속된 군대를 편성했는데 그 연합군(NATO)의 사령관은 계속해서 미군 대장이 맡아왔다. 그 나라들의 국민들에게도 (민족적·국민적) 자존심이 있었을 터인데….
  
 
흔히 미국 사람들을 (문화의 측면에서는) 내려다보는, 콧대 높은 유럽 사람들이 왜 이럴까? 그것은, 그것이 소련(러시아)의 위협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책이고 그들의 국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서유럽 사람들이나 일본 사람들이 그들의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고 미국과 손을 굳게 잡고 그들의 안보(안전보장)를 굳건히 하는 모습을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상황은 안전하지 못하다. 북의 위협 때문이다. 이는 뉴스를 통해서 온 국민이 알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는 일부 사람들의 전작권 전환(환수) 주장이나 주한미군 철수 주장은 오래전부터 북한 당국이 주장하는 바와 놀랍도록 일치한다.  

  
  
‘지휘통일의 원칙’에 부합

▲미국 육군대장인 커티스 스캐퍼로티 나토최고사령관. 나토는 창설 이래 미군 대장이 최고사령관을 맡아왔다. 사진=나토 홈페이지

 

  우리가 겪은 6·25 때를 돌이켜보자. 그 일요일 새벽, 북한의 기습남침을 당하여 삽시간에 38선이 무너지고 전선의 우리 부대들은 지리멸렬하여 3일 만인 28(6)에 수도 서울을 적에게 빼앗겼다.
  
 
천만다행으로 UN의 한국지원 결의에 따라 UN군의 선봉부대로 미 제24사단이 6일 만에 사단장 딘(William F.Dean) 소장 지휘하에 부산에 도착했다. 7 5일 아침 경기도 오산 북방 죽미령(竹美嶺)에서 첫 전투를 시작하였지만 참패하고 지연전을 하며 후퇴하다가 8일 아침 천안 방어전에서 제34연대장 마틴(R.R.Martin) 대령이 분전하던 중 전사했다. 그 후 사단장 딘 소장은 대전 방어전에서 사단을 지휘하며 잘 싸웠지만 적에게 포로가 되고 말았다.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7 17일 우리 정부는 UN군 사령관 맥아더(Douglas MacArthur) 원수에게 한국군의 작전지휘권을 위임하였고 UN군사령관은 17일 그 권한을 다시 미 제8군사령관과 미 극동 해·공군사령관에게 위임하였다. 이는 군대의 지휘에서 매우 중요시하는 ‘지휘통일의 원칙’에 부합하는 적절한 조치였다. 그 지휘체계로 이 전쟁을 지도하여 남침한 적을 북으로 몰아냈던 것이다.
  
 
아직도 심각하게 북한의 위협을 당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미군 대장인 한미연합군 사령관이 6·25 때 우리 정부가 위임했던 전시 한국군 지휘권을 갖는 것은 타당하고도 정당하다. 지금까지 북한이 수많은 대남 국지(局地) 도발을 자행하면서도 전면전쟁을 감행하지 못한 이유가 바로 이 땅에 미 육군대장이 지휘하는 한미연합군사령부(연합사)가 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일부 사람들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환수)’ 주장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국가 안전보장(안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7-11-01 북한에 나포됐다 엿새만에 돌아온 391흥진호의 의문점 5가지 집중분석

▲ 빨간 원에 표기된 것은 흥진호에 장착된 안테나 장비다. 사진=조선일보 캡처 편집

 

북한에 나포됐다가 풀려난 391흥진호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여러가지 의문점이 제기됐다. 기자는 이러한 의문점 외에 흥진호의 여러가지 부분을 면밀히 분석해봤다. 이번에 파악한 의문점은 크게 5가지다. 첫째, 선원의 구성. 둘째, 흥진호에 장착된 통신장비. 셋째, 흥진호가 GPS를 자의적으로 끈 이유. 넷째, 복어잡이 철. 다섯째, 북한 간첩선의 사례.

 

첫째, 선원의 구성과 귀환사례 

일단 온라인상에서 제기된 의문점은 선원의 구성이다. 선원 대부분이 20~30대 청년으로 구성되었으며, 모두 몸매가 뚱뚱하지 않고 다부진 체격의 사람들이다. 국내 어부들이나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봐도 이런 구성은 쉽지 않다고 한다. 최근 젊은 인력이 부족한 어업분야에서 외국인 노동자 없이 젊은 청년들이 한 배를 타는 것 자체가 흔치않은 일이라는 것이다. 흥진호는 총 10명의 선원이 탑승해 있었으며, 이중 7명이 한국인, 3명은 베트남 국적자다. 참고로 지난 김정남 암살범, 두 여성 중 한명인 도안 티 흐엉은 베트남 국적자 였다.

 

이들이 나포되어 있는 동안 방송 등에서 선원 가족들이 이들을 애타게 기다린다는 내용 등은 보도된 바 없다. 또 과거 납북되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어부의 사례 등 유사 사례에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리고 귀환하는 경우는 전례가 없다. 선원들의 신변 보호를 이유로 들었지만, 무슨 신변을 보호를 하겠다는 것인지 그 취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또한 현재 북한에 억류된 미송환 한국인 대부분의 직업은 어부다. 그동안 북한은 납북된 어부를 남측으로 돌려주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전례를 돌아보면 이렇다.

납북된지 30년만에 귀환한 김병도 씨, 이재근 씨

납북된지 31년만에 귀환한 최욱일 씨

납북된지 34년만에 귀환한 진정팔 씨

 

이들은 북한을 탈출해서 국내로 귀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북한에서 흥진호 선원들은 단 6일만에 남으로 돌려보냈다. 이부분에 대해 언론을 통해 확인해보면 흥진호 선원들은 북을 탈출해서 돌아온 것이 아니다.

 

흥진호와 가장 비슷한 사례로는 2010년 북한 경비정에 나포되어, 납북 30일만에 귀환한 41톤급 오징어잡이 어선, 55대승호 사건이다. 당시 송환 모습을 현재 흥진호와 비교하면 다른 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다시 귀환한 어부들은 오자마자 가족을 끌어안고 오열했다. 또 이들은 마스크 따위로 얼굴을 가리지 않았으며, 모든 언론에 맨 얼굴이 그대로 노출됐다. 당시 선장은 61세의 김칠이 씨였고, 그와 그의 아내, 다른 선원들의 가족들은 얼굴이 공개되고 언론의 인터뷰도 있었다. 당시 귀환 사유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선원 중 중국인이 3명이 있어, 중국과 북한의 모종의 협상이 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있었다.

 

최근 남북간 긴장국면과 연이은 북한의 도발 등의 사례를 보았을 때, 북한이 이렇게 쉽게 나포된 선원들을 돌려보낸 배경에 대한 분석도 필요해 보인다.

 

▲ 대승호 55 선원들. 사진=구글 캡처


둘째, 선박의 통신 장비
 

기자가 각종 어선 등을 분석해본 결과,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선박에 장착된 장비다. 국내법상 2톤급 이상되는 모든 어선에는 VHF-DSC 라는 장비를 의무 탑재하도록 한다. 이 장비는 일종의 통신장비로 유사시 다른 배나 해경 등에게 무전 통신 등을 하기위한 것이다. 일종의 어선용 무전기라고 보면 된다. 이 장비 외에는 별도의 장비를 탑재하지만, 이런 장비는 어부가 잡으려고 하는 어종에 맞춰 필요한 장비 등을 장착하는게 보통이다. 그런데 흥진호는 비슷한 규모의 복어잡이 어선과 비교했을 때, 과하다고 싶을 정도로 많은 통신장비가 장착되어 있다.

 

흥진호에는 어선이 아니라 100톤급 이상되는 일반 대형 선박급이 주로 장착 및 사용하는 레이더와 위성전화 장비까지 탑재하고 있다. 안테나부분을 자세히 보면 레이더도 2종류가 달려 있다. 해당 안테나는 긴 막대처럼 생긴 안테나가 회전하면서 작동한다. 크기가 작은 것은 X-밴드 레이더이고, 크기가 큰 것은 S-band 레이더다. 비슷한 규모의 복어잡이 배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장비다. X-band 레이더는 민간과 군에서 소형선박 등에 주로 사용하는 탐지장비로 근거리 탐지에 유용하다. 그런데 S-band 레이더의 경우 중장거리 탐지를 목적이며 해상도와 정확도가 우수하다.이 장비를 흥진호 급 어선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뿐만 아니라 원형으로 동그랗게 생긴 안테나 장비는 위성통신 장비이다. 이 장비가 장착된 어선은 유사시 해양의 어디서도 조난신호를 보낼 수 있다. 이 장비는 국제해양법에 의거한 장비이기 때문에 국내 영해뿐 아니라 국제조업 중 조난되면 구조를 요청할 수도 있다.

 

▲ VHF-DSC 어선 통신장비. 사진=구글 검색


셋째, 자의적(?)으로 GPS를 끈 이유
 

흥진호의 통신장비 스펙만 보면 이런 배가 바다를 헤매고 북으로 들어가기는 어렵다. 일반 어선이 무선통신 장비에만 의존하는 것과 달리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레이더 장비와 위성 통신시스템까지 갖추고 있어, 유사시 언제 어디서든 나포 사실을 해경이나 군에 통보할 수 있다. 그런데 흥진호는 GPS를 끄고 사라졌다고 알려졌다.

 

국회에서 야당이 송영무 국방부장관에게 “흥진호의 나포사실을 어떻게 몰랐냐”고 추궁하는 과정에서 더불어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우리 어선들이 고기떼를 찾아가니 간혹 GPS(위성항법장치)를 끄는 경우가 있다”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말을 했다. 이런 일이 있다는 사실을 어떤 경위로 파악한 것인지, GPS를 끄는 경우라면 정확히 무슨 목적인지, 일개 의원이 어떻게 이런 부분을 잘 아는지 설명이 불가피해보인다.

 

선박이 GPS를 끄는 행위는 자살행위와 같다. 망망대해에서 미아를 자처하는 꼴이다. GPS와 식별장비는 의무적으로 상시 가동해야 한다. 이는 유사시 우리 해경이나 해군이 우리 선박을 북한이나 중국의 선박으로 오인하는 사고를 방지하고, 유사시 구조 등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런 식별장비를 가동하지 않을 경우, 해경이나 해군이 적국의 배로 오인하고 공격을 하거나, 중앙 컨트롤타워에서 군사대응 등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특히 북한과의 접근해역에서는 반드시 장비를 가동해야 한다.

 

그런데 어선이 스스로 GPS를 끄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외부의 물리적 압박 등 없이는 이런 행위는 있을 수 없다. 가령 항공기도 항시 IFF(Identification Friend or Foe) 피아식별장비를 가동한다. 이를 통해서 영공에 있는 항공기를 레이더로 피아식별을 한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식별장치인 IFF를 끄는 경우는 항공기가 공중에서 납치되는 상황에만 발생한다. 즉 레이더 상에서 의도적으로 숨겠다는 뜻이다. GPS와 식별장비를 끄는 행위자체가 불법적이고 위험한 행동이며, 나쁜 의도가 있지 않고서는 발생할 수 없다.

 

그리고 어선 입장에서는 GPS를 가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업을 포기하는 의미다. 어선에 장착된 어군탐지용 레이더와 센서 등을 가동하려면 GPS 작동은 필수다. GPS가 사용되지 않으면, 복어잡이 배인 흥진호는 복어의 어군 이동경로를 파악조차 할 수 없다. 생업의 최전선에 나가 있는 복어잡이 어선이 GPS를 스스로 끌 이유가 불분명해 보인다. 이런 부분은 과거 북한의 대남 GPS 교란에서도 나온 바 있다. 지난 2016년 인천 등의 최전방 지역에서 북한이 GPS를 교란하여, 우리 어선들이 피해를 봤다는 보도가 여럿 나온 바 있다. GPS가 교란되어 그물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 꽃게잡이 어선등이 피해를 본 것이다. 그런데 어선이 GPS를 자의적으로 끈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흥진호가 GPS를 자의적으로 끈 이유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밝혀내야할 필요가 있다. 

 

넷째, 복어잡이 시기

네번째 의문점은 복어잡이 철이다. 복어잡이는 1년중 약 150일 밖에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복어잡이 시기가 시작되면 어부들은 하루 약 20시간을 복어를 잡는다. 복어잡이 시기는 보통 12월부터 다음년도 3월까지로 알려졌다. 그런데 복어잡이 배인 흥진호가 왜 아직 복어잡이가 시작도 안된 10월부터 바다로 나갔는지 의문이며, 그것도 북쪽을 향해서 간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런 부분에 대한 충분한 진상규명이 필요해 보인다.

▲ 일본 영해에서 도주중인 북한의 간첩선. 사진=구글 캡처


다섯째, 북한 간첩선 사례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북한의 간첩선 활동이 한때 국내와 일본에서 이슈가 된 바 있다.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2001 12 22일 일본의 해안보안청 소속의 순시선이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를 침범한 북한 공작선을 추격하여 격침시킨 사건이 있다. 이 사건은 일본 순시선 괴선박 격침사건으로 불린다. 당시 출몰한 북한의 간첩선의 특징이 인천시를 비롯한 여러 국가 관공서의 지침으로 하달되어 있다. 해당 내용을 요약하면, 일반 어선과 유사해보이지만, GPS 안테나를 비롯하여, 잠수함 및 침투요원간 연락을 위한 안테나를 장착해 여러 안테나가 장착되어 있다. 보통 어선보다 안테나가 많고 선미가 넓으며 어장이 아닌 공해상에서 어로 작업을 하는 선박이라고 규명해놨다. 이런 북한의 간첩선은 일반적인 북한 어선이나 중국어선과 달리 한국의 어선과 생김새와 색상이 유사하고, 최고속도가 일반 어선보다 빠르다고 알려졌다.◎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