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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소식2021-1/ 01.07 "이건 혁명" 창문 깨고 의장석 점거…초유의 美의회 점거 - 07.27 ‘중국몽’이 인권·자유보다 더 큰 꿈인가

상림은내고향 2021. 8. 1. 20:55

지구촌 소식2021-1/

01.07 "이건 혁명" 창문 깨고 의장석 점거…초유의 美의회 점거

/트럼프 지지 시위대가 미 하원 본회의장에 진입하려 하자 경찰이 '침입자'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불복이 끝내 무법, 폭력 사태로 이어졌다. 전국에서 워싱턴으로 집결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확정하는 상·하원 합동 회의가 열리는 의회에 난입했다. 

상·하원 모여 바이든 당선인 승리 확정 회의할 때
트럼프 지지 시위대 의회 난입…펜스 긴급 대피
워싱턴시 6시 이후 통행금지 발령, 주 방위군 집결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시위대가 '민주주의의 상징'인 의회를 불법 점거하면서 회의는 중단됐다. 회의를 주재하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경호국 호위를 받아 상원 건물을 급히 빠져나갔다고 CNBC방송을 비롯한 미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날 의회 안에서 여성 한 명이 총상을 입고, 경찰과 시위대 여러 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이날 오후 6시 이후 통행금지를 발령했다. 워싱턴을 지원하기 위해 인근 버지니아주와 메릴랜드주 소속 주 방위군이 워싱턴으로 출발했다고 미 국방부는 밝혔다.  
      

지지자들의 폭력 시위를 제지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앞 공원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연설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6일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확정하기 위한 상하원 합동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상원과 하원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후 1시께 의회에 모여 주별로 대통령 선거 결과를 보고하는 절차를 시작했다. 알파벳 순으로 시작한 회의가 애리조나(Arizona) 선거 결과에 이르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 공화당 의원들은 바이든 당선인이 이 주에서 승리했다는 선거 결과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반대 의견이 있으면 상원과 하원은 각자 흩어져 안건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게 돼 있다. 양원이 각자 회의하던 오후 2시 15분께 경호국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긴급 대피시키면서 회의는 중단됐다.
 
의사당 밖에 모여 있던 시위대가 경찰 통제선을 넘어 건물 2층 테라스까지 올라갔다

 

/트럼프 지지 시위대는 6일 오후 의회에 난입했다. [AP=연합뉴스]

 

회의에 참석했던 의원들은 각자 의원실로 대피했다. 일부 건물은 소개령이 내려졌다. 경찰은 일일이 의원실 문을 두드리며 대피를 명령했다고 한다. 폭탄을 설치했다는 협박도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레인 루리아 하원의원(버지니아주·민주당)은 트위터에 "바깥에 파이프 폭탄이 설치됐다고 해 사무실을 비워야 했다"면서 "수차례 총소리 같은 것도 났다"고 썼다. 실제 총기가 사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CNN은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여러 차례 섬광탄을 쐈다고 전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6일 오후 미 의사당에 난입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확정하는 상하원 합동 회의가 중단됐다. [CNN 캡처]

 

오후 2시 30분께 성조기와 각종 깃발을 든 시위대가 의회 안에 들어가 활보하는 내부 영상을 CNN이 보도했다. 시위대는 깃대와 방패 등으로 의사당 창문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갔다. 
 

미국 연방 의회 관계자가 의회 점거를 시도하는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다. [트위터]

 

폭스뉴스 영상에 따르면 의회 안에 들어간 시위대는 "그들이 선거를 훔쳐갔다"고 외쳤다. 또 다른 이들은 주먹을 불끈 쥐며 "이건 혁명이다"고 말했다. 
 
일부 시위대는 상원 본회의장 안에 들어가 의장석을 점거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6일 오후 미 의사당에 난입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확정하는 상하원 합동 회의가 중단됐다. [CNN 캡처]

 

상원과 하원 건물을 잇는 돔 형태의 로툰다홀을 배회하며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도 영상에 잡혔다. 
 
통상 의회에 들어가려면 보안 검사를 받아야 한다. 무단으로 들어간 시위대가 어떤 물건을 소지하고 있는지 불분명해 경찰은 비상에 걸렸다. 본희의장 밖에 있는 '침입자'를 향해 의회 경호팀이 총을 겨누는 장면도 취재인 카메라에 찍혔다.
 
CNN은 로툰다에서 최루탄이 발사됐다고 전했다. CNN은 "의원들에게 '가스 마스크'를 지급했다는 소식이 있다"면서 "시위대 해산을 위해 로툰다 안에서 최루 가스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위가 격화하자 바우저 워싱턴 시장은 "6일 오후 6시부터 7일 오전 6시까지 워싱턴DC 도시 일대에 통행금지를 명령한다"고 발표했다. 시위대가 불응할 경우 이날 저녁 공권력과의 대치는 한층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01.08 대통령이 선동하고 ‘빠’ 광신도가 맞장구친 민주주의 공격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 시위대 수천 명이 6일(현지 시각)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 모여 있다. 이 중 수백 명은 의사당으로 난입해 원형 홀까지 점거했다.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지지하고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시위대가 6일 의회 의사당에 난입해 대통령 선거 승리 확정 절차가 한때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경찰이 최루가스까지 동원했지만 바리케이드를 넘고 유리창을 깨고 몰려드는 시위대를 막지 못했다. 의사당 안팎에서 폭음이 잇달아 터졌다. 펜스 부통령과 상·하원 의원들은 급히 자리를 피해야 했다. 경찰이 권총을 겨누며 시위대를 막아서야 했다. 폭도와 다름없는 시위대는 상원 회의장에 들어가 의장석을 차지했고, 하원의장 사무실 의자에 앉아 책상에 발을 올렸다. 이들은 인종차별을 상징하는 남부연합 깃발을 들고 있었다.

 

이런 장면은 TV를 통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고스란히 중계됐다. 경찰과 시위대 충돌로 4명이 숨지고 양쪽에서 여러 명이 다쳤다. 미 언론은 “현대사에서 본 적 없는 전례 없는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반란”이라고 개탄했다. 세계의 모범이 돼 온 미국 민주주의가 현직 대통령과 그를 지지하는 선거 불복 시위대에 의해 아수라장이 되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이 벌어졌다. 이는 미국만이 아니라 세계 민주주의에 커다란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난입 사태는 다름 아닌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했다. 그는 4년 전 당내 경선 때도 한 주에서 패하자 “사기를 당했다” “승리를 도둑맞았다”고 했다. 이번 대선에서 패하자 똑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시위 현장에 등장해 의회로 가서 항의하라고 부추겼다. 재임 4년 동안 미국은 물론 세계의 양식과 규율을 파괴해온 트럼프다. 미 정계와 언론에서 ‘쿠데타’ ‘반역죄’란 비판이 나온 것이 지나치지 않다.

 

트럼프 사태는 세계 민주 국가 모두가 심각히 유념해야 할 문제를 던지고 있다. 트럼프의 선거 전략은 철저한 국민 분열이었다. 세계화에 소외되고 일자리를 위협받는 저소득층의 분노와 깊이 감춰져 있던 백인들의 인종차별 의식을 자극했다. 이 전략은 성공해 심지어 패한 이번 대선에서도 무려 7400만표 이상을 득표했다. 인종과 이념, 빈부 격차에 따른 미국 사회 갈등의 골은 적과의 대립처럼 깊어졌다. 나라는 두 동강 났다. 결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트럼프는 쇼셜미디어를 통해 지지자들과 직접 소통했고 지지자들은 트럼프의 쇼와 언행에 열광했다. 반으로 갈라진 국민은 트럼프의 모든 잘못에 눈감았다. 트럼프 팬덤이 형성됐다. 미국 공화당 정치인들은 모두 이들 트럼프 ‘빠'를 두려워했다. 그러다 트럼프 광신도들이 결국 미 의회까지 공격했다. 특정 정치인에 대한 팬덤이 정치에서 막강한 위세를 떨치고 있는 곳이 바로 한국이다.

 

미국의 대통령제는 유럽의 내각책임제와 더불어 선진 민주제도를 대표하는 양대 축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헌법과 법치 수호에 대한 기본적인 사명감이 결여된 포퓰리스트가 그를 맹종하는 광적인 지지자들과 결합됐을 때 대통령제가 얼마나 민주주의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지를 트럼프가 보여주고 있다. 제왕적 대통령제와 적대적인 양당제가 결합한 폐해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는 곳 중 하나도 한국이다.

조선일보 사설

 

01.12  美하원, 트럼프 탄핵안 발의…내란선동 혐의

/지난해 2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서 연설하는 모습을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지켜보고 있다. /EPA 연합뉴스

 

미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들이 11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고 CNN 방송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내란 선동(incitement of insurrection)’ 혐의를 들어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이는 지난 6일 친(親) 트럼프 시위대가 국회의사당을 침입하고 난동을 부린 사건을 트럼프 대통령이 부추겼다는 뜻이다.

 

또한 민주당 하원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소속인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조지아의 선거인단을 이길 수 있도록 충분한 표를 찾아오라고 촉구한 혐의도 들었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하원에서 가결된다면,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두 번 탄핵소추된 첫 대통령이 된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019년 12월 조 바이든 당선인과 아들 헌터 바이든에 대한 수사 압력을 행사했다는 ‘사법방해’ 의혹으로 탄핵소추안이 발의됐지만, 지난해 2월 상원에서 부결된바 있다.

 

탄핵소추안에서는 또 헌법 14조에 있는 ‘어떤 사람도 미국에 대한 폭동이나 반란에 가담한 사람은 집권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규정을 들기도 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CNN은 하원이 이번 주 중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투표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 헌법에 따르면, 탄핵안이 하원에서 가결된 뒤에는 연방 상원에서 심리에 들어간다. 하지만 현재 50대50 상황인 상원에서 트럼프에 대한 탄핵이 가결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상원에서 탄핵을 인용하기 위해서는 출석의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이현택 기자

 

01월 12일  미성년 성폭행한 사이비 교주에 징역 1천75년 선고

▲ 징역 1천75년을 선고받은 사이비 종교단체 지도자 아드난 옥타르(가운데) [아드난 옥타르 인스타그램 캡처]

 

반진화론 사상으로 명성…여성들과 TV 토크쇼 출연
범죄단체 조직·성폭행·탈세·고문·간첩 혐의 등 기소

터키에서 성폭력과 미성년자에 대한 성적 학대, 간첩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사이비 종교단체의 교주에게 1천 년이 넘는 징역형이 선고됐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과 최대 일간지 휘리예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탄불 법원은 11일(현지시간) 사이비 종교 지도자(cult leader) 아드난 옥타르(64)에게 징역 1천75년 3개월을 선고했다.


옥타르는 2018년 7월 범죄단체 조직, 미성년자 성적 학대, 성폭행, 탈세, 고문, 인권침해, 총기 위협 등 15개 혐의로 신도 200여 명과 함께 체포됐다.


이날 법정에서는 옥타르를 포함해 그의 종교단체에 속한 피고인 236명이 재판을 받았다.


옥타르는 1980년대 대학을 중퇴한 후 신정(神政)혁명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체포됐으며, ‘하룬 야햐’라는 가명으로 반진화론을 주장하는 책을 저술해 명성을 얻었다.


2000년대부터는 ‘A9’이라는 TV 채널을 설립하고 토크쇼에 출연해 자신의 반진화론 사상을 설파했다.


그는 체포되기 전 ‘키튼스’(새끼고양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짙은 화장을 한 여성들에 둘러싸인 채 종교와 사회 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해왔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1990년대부터 자신의 조직을 이용해 신도를 모집·세뇌해왔다.


그를 비롯한 신도들은 종교적 가르침을 구실로 여성을 세뇌했으며, 여성을 성폭행하는 장면을 녹화한 것처럼 속여 피해자를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옥타르는 법정에서 “나는 여성에 대한 사랑이 넘쳐나며 가까운 여자친구 1천 명이 있다”며 성범죄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C·C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피해자는 옥타르가 자신과 다른 여성을 반복적으로 성폭행했으며, 성폭행 피해자 중 일부는 피임약 복용을 강요받았다고 증언했다.


이에 옥타르는 자신의 집에서 발견된 약 6만9천 정의 피임약에 대해 피부 질환 치료용이라고 답했다.
< 연합뉴스>

 

01월 16일 ‘첩이 100명·주택 100채’ 상상초월 뇌물 끝판왕

▲ 라이샤오민 전 회장이 숨겨둔 골드바 [웨이보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3천여억원 수뢰…신중국 창건 이래 최고액 “청나라 황제냐” 비난
한번에 최대 1천억원까지 챙겨…방마다 ‘고액 현금다발’ 빼곡
“중국 고위직, 박봉에 정관계 인맥 로비 유혹 견디기 쉽지 않아”
“첩 100여명과 같이 살았다니 현대판 황제나 다름없네요.”

중국에서는 새해 벽두부터 청나라 시대 황제에 버금가는 호화판 생활을 누렸던 뇌물왕이 적발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서 시끄러웠다.


그동안 중국에서는 한국 돈으로 1천~2천억원대 수뢰 혐의로 구속됐던 중국 거물급 관료나 재계 인물들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유독 중국인들이 중국 최대 자산관리회사인 화룽(華融)자산관리 라이샤오민(賴小民) 전 회장의 부정부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 것은 부정 축재 규모 뿐만 아니라 엽기 행각 또한 상상을 초월했기 때문이다.


일단 착복한 액수만 17억8천800만 위안(한화 3천44억원)으로 1949년 신중국 창건 이래 최고다.
부정부패 사범을 단속하는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조차 라이 전 회장만큼 엄청난 뇌물 액수에 엽기적인 범죄를 저지른 인물은 없었다고 밝힐 정도다.


일단 라이샤오민 전 회장이 회사 공금이나 수뢰를 통한 착복 액수만 17억8천800만 위안이며 이외에 다른 사람과 함께 빼돌린 공공 자금도 2천513만 위안(43억원)에 이른다.


라이 전 회장은 뇌물 중 일부 현금과 귀중품을 베이징의 한 대형 저택에 보관해 놓고 이곳을 ‘마트’라고 부르며 관리해왔다.


이 저택을 뒤져봤더니 무려 2억 위안(340억원)이 넘는 현금과 더불어 부동산 증서, 주식, 국보급 서화, 최고급 자동차, 골드바 등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보관된 현금이 너무 많다보니 방마다 대형 캐비닛에 100위안(1만7천원)짜리 현금다발이 빼곡하게 쟁여져 빈틈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현금 2억 위안이면 무게로만 2.5t에 달한다.


아울러 골드바도 대량으로 쏟아져 나왔고 지하 주차장에는 롤스로이스 등 수억원짜리 고급 차들이 즐비해 현장 조사반들을 아연 실색하게했다.


중앙기율위 사건조사 부팀장 리옌루는 “조사 과정에서 거액의 위안화와 국보급 서화, 고급 자동차들을 압수하고 베이징과 주하이, 하이난 등에 있는 고가의 부동산들을 압류 조치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라이 전 회장은 어떻게 해서 이 많은 뇌물을 챙겼을까.


그는 중국 최대 자산관리회사 회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회사 공금을 유용하고 불법 하청, 부정 승진 등을 일삼으며 거액의 뇌물을 착복했다.


건당 수뢰액도 2억 위안(340억원), 4억 위안(681억원), 6억 위안(1천21억원)짜리까지 있을 정도로 통 크게 받아먹었다. 4천만 위안(68억원) 이상 뇌물을 받은 경우도 6건에 달했다.


더 엽기적인 것은 라이 전 회장은 결혼한 유부남임에도 다른 여자와 장기간 부부 사이로 지내며 슬하에 아들 2명을 뒀다는 것이다.

 

웨이보 등에는 라이 전 부회장이 주택만 100채가 넘고 첩도 100여명을 뒀다는 소문이 급속히 퍼졌다.


이들 첩은 모두 한 아파트 단지에 살며 전처부터 시작해 내연녀 등 다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들 첩을 화룽자산 계열사의 주요 보직에도 앉혀 족벌 체제 구축까지 시도했다는 점이다.


중앙기율위 감독실 부주임 천칭푸는 “라이 전 회장의 욕심은 끝이 없었던 거 같다”면서 “한 지하 주차장을 뒤졌더니 수억원 짜리 고급 차들로 가득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라이 전 회장은 중국 당국의 조사를 피하려고 뇌물을 주로 현금으로 받아 자신이 ‘마트’로 부르는 주택에 보관해왔다면서 “하지만 그동안 마음이 조마조마해서 그 많은 돈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했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웨이보 등에서 중국 네티즌은 “탐관오리의 끝판왕이다”, “네가 청나라 황제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결국 라이 전 회장은 톈진(天津)시 중급인민법원에서 뇌물 수수죄, 공금 횡령죄, 중혼죄 등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중국에서는 왜 이런 역대급 부정부패가 계속 나올까.


이는 사회주의 특성상 정부 관리나 국유기업 고위직의 권한이 막강한 반면 실제로 받는 임금은 매우 적어 주변의 유혹에 흔들리기 쉽기 때문이다.


베이징 소식통은 “시진핑 지도부 들어 부정부패 드라이브로 고위직들의 착복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인맥이 중요시되는 중국 사회에서 고위직들이 다양한 정관계 로비에 버텨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01.18 사하라 사막에 쌓인 눈… 사우디 사막에도 50년 만에 첫 눈

/사우디아라비아 타부크 지역에 내린 눈. /페이스북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과 중동 사우디아라비아 사막 지대가 눈으로 덮이는 보기 드문 풍경이 펼쳐졌다.

 

17일(현지 시각) 영국 더선과 데일리메일은 사우디아라비아 남서부 아시르 지역에서 50년 만에 처음 눈이 내렸다고 전했다. 지난 14일 이곳의 수은주가 영하 2도까지 떨어지고 눈이 내리면서 산과 사막 곳곳이 드문드문 하얗게 덮였다. 이례적인 진풍경에 주민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사막으로 몰려들어 눈을 구경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타부크 지역에 내린 눈. /페이스북

 

사우디 북서부 타부크 지역에도 지난 10일 눈보라가 몰아쳤다. 타부크는 사우디에서 가장 추운 지역이긴 하지만, 보통은 평균 기온 4도의 건조한 날씨를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해 작년 4월에도 눈이 내렸다. 일기 예보 서비스 아큐웨더의 에릭 레스터 수석연구원은 “이 지역에 눈이 내리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아주 이상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도 눈이 내렸다. 아마추어 사진작가 카림 부셰타타는 지난 13일 기온이 영하 3도까지 떨어진 알제리 북서부의 아인세프라 마을에 눈 내린 모습을 담아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사하라로 가는 관문’으로 불리는 아인세프라는 아틀라스산맥으로 둘러싸인 해발 약 1000m 높이의 지역이다. 가장 추운 1월에도 보통 섭씨 12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더운 계절에는 40도를 웃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이 지역에서 1979년 이후 37년 만에 눈 쌓인 모습이 포착됐고 이후 2017년, 2018년에도 눈이 내렸다.

 

/'사하라의 관문'으로 불리는 아프리카 알제리 아인세프라 지역에 쌓인 눈. /카림 부셰타타 트위터

/눈 내린 알제리 아인세프라 지역. /카림 부셰타타 유튜브

/눈 내린 알제리 아인세프라 지역. /카림 부셰타타 유튜브

 

차가운 고기압이 육지를 넘어 사막까지 이동하면서 사시사철 덥고 건조한 것으로 알려진 사막에도 눈이 내린 것이다. 수분을 품은 고기압권이 중앙아시아에서 사우디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냉각되면서 눈을 형성한 것이라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해 지난 100년간 사하라 사막의 강수량이 크게 늘었다. 데일리메일은 “사하라 사막은 지난 수십만 년 동안 온도·습도의 변화를 겪어 왔다”며 “약 1만 5000년 후에는 식물이 자라면서 초록빛으로 덮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조선일보 김은경 기자

 

01.21 대통령 바이든 “내 모든 영혼, 미국 통합하는 데 쓸 것”

/바이든은 20일 취임 선서 때 1893년부터 집안에서 전해져 내려온 성경을 쓸 것으로 알려졌다./UPI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낮 12시(현지 시각·한국 시각 21일 오전 2시) 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워싱턴DC 미 의사당 야외무대에 마련된 취임식장에 등장해 취임 선서를 했다. 그는 트위터에 “미국의 새날이 밝았다(It’s a new day in America)”고 썼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통합(unity)’이었다. 그는 “내 모든 영혼은 미국을 다시 합치고 통합시키는 데 있다”며 “통합 없이는 평화가 없고, 오직 쓰라림과 분노만 있다”고 했다. 또 “우리 모두 민주주의 소중함을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느끼고 있다”면서 “오늘은 한 후보의 승리를 축하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승리를 축하하는 날”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과 부정선거 주장을 겨냥해 “사실 자체가 조작되고 심지어 만들어지는 문화를 거부해야 한다”며 “최근 몇 달간 진실을 가로막는 거짓말들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며칠 전 이곳에서 폭력적인 상황을 목도했지만, 지금은 하나 된 국가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과감하게, 또 긍정적으로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연합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태로 대변되는 미국 사회의 각종 분열 문제를 해결하자고 촉구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나를 지지한 사람들은 물론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 열심히 싸우겠다”고 했다.

 

당면한 과제로는 코로나 사태와 불평등, 인종차별, 기후 위기 등을 언급하며 “위기의 겨울을 맞아 해야 할 일이 많고, 고치고 회복해야 할 것도 많다“면서 “백인 우월주의와 국내 테러리즘 부상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협력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국경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며 “우리는 동맹을 복원하고 다시 한번 세계에 관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단지 힘에 의존하지 않고, 모범을 보이면서 이끌어 나가겠다”면서 “우리는 평화, 진보, 안보를 위한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사는 트럼프가 4년 전 취임사에서 미국과 세계를 살육(carnage)과 황폐(disrepair), 슬픔(sad)이 흐르는 곳으로 묘사했던 것과 상반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이든은 취임 첫날부터 ‘트럼프 지우기'에 집중할 예정이다. 취임식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뒤집는 대대적인 행정명령 발동에 나서겠다고 이미 선언했다. 행정명령(executive order)은 대통령 권한으로 발동하는 것으로 의회를 거치지 않지만 입법과 비슷한 효력을 가진다. 이를 통해 신속하게 트럼프의 유산을 지우고 자신의 국정 비전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상원의원 36년, 부통령 8년을 지낸 화려한 경력의 직업정치인이다. 세 번의 대선 도전 끝에 초강대국 미국의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78세로 역대 대통령 중 최고령이다.

조선일보 이벌찬 기자

 

01.21 이건 우리가 바라는 미국의 모습이 아니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한미경제연구소장

 

클린턴 행정부 시절이던 1990년대에 국무부에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유럽담당 국장으로 파견나가 있었다. 백악관 웨스트윙(집무동)에 있는 NSC의 소박한 리셉션 구역에는 ‘1812년 전쟁’(제2차 미영전쟁) 중 영국인들이 1814년에 백악관과 미 연방의회 의사당 건물을 불태우는 장면을 그린 작은 그림 몇 점이 걸려있었다. 미국과 영국의 특수관계 때문에 이 곳을 방문한 수많은 영국인들은 이 굴욕적인 역사적 순간을 중요시하는 점에 놀라거나 당황스러워했다. 당시 나는 1814년 이래 어떠한 외세의 침략에도 우리의 수도나 국가가 점령당한 적이 없다는 사실에 미국인들이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사당 습격, 미수 그친 ‘친위쿠데타’
바이든, 미국민에 대한 믿음 보여야
한미 동반자관계 강화도 더욱 중요
분열·위기 순간에도 돌파구 찾을것

하지만 2001년 9월 11일, 이 의사당 건물은 유나이티드항공 93편에 타고 있던 승객과 승무원들 덕분에 파괴 위기를 모면했다. 그들은 휴대폰으로 세계무역센터(WTC)의 초기 공격 소식을 듣고 항공기 납치범들에 맞서 워싱턴DC에서 멀리 떨어진 펜실베니아주 시골 들판에 비행기를 추락시켰다. 9·11 테러를 계기로 의사당과 모든 공공건물 주변의 보안조치가 강화됐다. 외국 테러리스트 공격에 대한 공포가 만연했다.
 
지난 6일 의사당을 습격한 무리는 대부분 백인 남성에 스스로를 애국자라 칭하는 사람들이었다. 현직 미국 대통령에 의해 선동된 시위대가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내셔널몰을 행진하는 모습에 마치 다른 나라에 와있는 기분이었다. 이번 사태는 우리 외교관들이 다른 나라에서나 경험해 본 미수에 그친 친위쿠데타(autogolpe)였다. 미국은 강력한 기관과 오랜 민주주의 전통 덕분에 이런 종류의 격변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미국 민주주의의 신성한 상징이자 미국에서 가장 웅장한 공공건물이 폭도들에 의해 훼손됐다. 선거 결과를 확정짓는 헌법절차를 완수해야 할 선출직 대표들은 목숨을 지키기 위해 허둥지둥 숨었다.
 
결국 시위대는 실패했고 사건 직후 현직 대통령을 제외한 사방에서 비난이 빗발쳤다. 캐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는 이번 소요사태를 “미국스럽지 못하다”라고 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미국 민주주의가 ‘전례없는 공격’을 받았다고 선언했지만 다른 이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했듯이 의사당에서 펼쳐진 장면들에 대해 “우리를 대표하는 모습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버드대 역사학자 질 레포어는 “우리는 미국 역사의 틀에서 이탈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오마르 와소우 프린스턴대 교수는 지난 7일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칼럼에서 “사실 의사당 습격사건은 참으로 미국스러웠다”고 단언했다. 그는 조지아주 상원의원에 아프리카계와 유대계가 당선되는 역사적인 승리와 같은 시기에 발생한 이번 폭력사태를 미국의 두가지 오랜 전통간의 경쟁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인종간 현상을 유지하려는 민족주의와 오랜 투쟁끝에 얻어낸 평등권을 지키려는 두 전통간의 경쟁 말이다. 날카로운 통찰이다. 우리는 한국인들을 비롯한 전세계 사람들과 아직도 역사의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우리의 역사와 우리가 맹목적으로 믿고 있는 것들에 대해 더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  
     
중앙정보국(CIA) 출신으로 미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엘리사 슬롯킨 미시간주 하원의원은 미국의 가장 큰 국가안보 문제는 미국 내부의 분열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의사당 습격사건이 전세계 민주주의에 대한 타격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우리에게는 “이건 우리의 본 모습이 아니다”라고 외치며 인간의 더 나은 본성에 호소하는 정치 지도자들이 필요하다. 특히 트럼프 시대 이후 등장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국민에 대한 믿음을 계속 보여줘야 한다.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 양국간의 동반자 관계를 새롭게 강화하고 보강하는 것도 더욱 중요해졌다.
 
1월의 암울했던 나날들에 감동적이고 고무적인 순간들도 있었다. 그 중에는 한국계 미국인들의 역할도 컸다. 지난 3일 한국계 미국인 4명이 미 연방 하원의원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세 명의 여성 의원 중 한 명은 이례적으로 한복을 입고 취임선서를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시위대의 습격으로 난장판이 된 의사당의 청소를 도운 앤디 김 의원은 책임감있는 시민의 전형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지난 13일은 도널드 트럼프가 두 번째로 탄핵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한국계 메릴린 스트릭랜드 하원의원이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온라인으로 개최한 ‘미주 한인의 날’ 행사에서 한국인과 흑인의 유산이 그녀의 삶과 가치에 미친 영향의 중요성에 대해 감동적인 연설을 한 날로도 기억될 것이다.
 
미국 여성들이 참정권을 얻은 지 100년이 지난 지금, 카멀라 해리스는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이자 최초의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 첫 여성 부통령에 취임했다. 이것은 저에게 거대한 분열과 위기의 순간에도 희망을 넘어 돌파구를 찾아낼 것이라는 확신까지 줬다.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였던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우리는 미래에 대한 대담한 신념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던 것처럼 말이다.     
중앙일보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한미경제연구소장

 

01.21 취임선서~업무개시까지 한눈에 보는 바이든 취임식

조 바이든 미국 제46대 대통령이 20일 (이하 현지시간) 취임했다. 취임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폭력사태 우려로 역대 취임식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워싱턴DC가 사실상 봉쇄된 가운데 열린 낯선 취임식을 타임라인으로 정리했다. 
조문규ㆍ김홍범 기자 

 

2021.01.20 오전 8:55 

워싱턴DC 세인트매슈 성당 미사 참석

/미국 대통령은 일반적으로 백악관 인근 '대통령의 교회'라고 불리는 세인트존스 교회에서 예배했다.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 당선인은 교회 대신 성당 미사에 참석했다.   

 

2021.01.20 오전 9:20  

바이든,"미국의 새로운 날이 밝았다"

/조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의사당으로 이동하기 전 오전 9시20분 쯤 트위터에 "미국의 새로운 날이 밝았다(It’s a new day in America)"고 썼다.   

 

2021.01.20 오전 10:03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식장 도착

/오바마 뒤를 이어 조지 W. 부시,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가 취임식장에 도착했다. 펜스 부통령도 같은 시각에 식장에 참석했다.

 

2021.01.20 오전 10:11

취임식 참석 위해 의회 도착

/취임식 당일 신구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만나 담소한 뒤 취임식장으로 함께 이동하는 것이 관례였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에 불참하고 이날 오전 플로리다로 가버렸다.

 

2021.01.20 오전 11:00

주한미군 규모에 맞먹는 상엄한 경비

의사당 주변은 철조망과 콘크리트 장벽 등으로 완전 차단된 가운데 자동소총 등으로 무장한 주 방위군이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주한미군 병력 규모에 맞먹는 2만5000명의 주방위군이 동원됐다.

 

2021.01.20 오전 11:36

공식 취임식 시작...레이디 가가 국가 제창

/레이디 가가는 검은색 상의에 큰 금빛 비둘기 모양 브로치로 이목을 끌었다. 2주전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 민주주의를 짓밟은 이곳 현장에서 비둘기는 평화를 호소하는 듯했다.   

 

2021.01.20 오전 11:41 

해리스 부통령 취임선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라틴계 최초의 연방대법관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앞에서 취임선서를 했다. 이날 해리스의 호위는 친트럼프 시위대의 의회 난입 당시 폭도에 용감하게 맞서 영웅이 된 흑인 경찰 굿맨이 맡았다.

 

2021.01.20 오전 11:44

제니퍼 로페스 축하공연

제니퍼 로페스는 축가로 ‘디스 랜드 이즈 유어 랜드(This Land Is Your Land)’와 ‘아메라카 더 뷰티풀(America The Beautiful)’을 불렀다.

      

2021.01.20 오전 11:48

취임선서

미 수정헌법 20조는 대통령 취임을 ‘1월 20일 정오’로 명기하고 있다. 바이든이 선서를 한 시간은 20일 오전 11시48분.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선서가 11시 49분 마무리됐다며 대통령 권한을 공식적으로 넘겨받기 11분 전에 선서가 이뤄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2021.01.20 오전 11:49

잡안의 가보에 손을 얹고...

바이든 대통령이 선서 때 손을 얹은 성경은 집안의 가보로 지난 1893년부터 전해져 내려온 성경이다.

 

2021.01.20 오전 11:49 

“신이여 도와주소서”(so help me God)

 “대통령직을 성실히 수행하고 모든 능력을 다해 미국의 헌법을 보전하고 수호할 것을 엄숙히 맹세한다” 바이든은 이 35개 단어에 관례에 따라 “신이여 도와주소서”(so help me God)란 4단어를 더 붙였다.    

 

2021.01.20 오전 11:51

취임연설

/바이든은 "붉은색(공화당)과 푸른색(민주당), 시골과 도시, 보수와 진보로 분열된 비시민적인 전쟁(uncivil war)을 끝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2021.01.20 오전 11:55 

미국의 귀환 선언

전 세계를 향해서는 "힘의 본보기가 아니라 본보기의 힘으로 세계를 이끌 것"이라며 미국의 귀환을 선언했다.  

      

2021.01.20 오후 12:00

19만 5000여개의 깃발

통상 미국의 신임 대통령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찬 인파를 내려다보며 취임연설을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19만1500개의 깃발을 앞에 두고 했다.코로나19와 의회 난입 사태 이후의 폭력사태 재발 우려로 동원된 고육지책이었다. 

 

2021.01.20 오후 12:19 

전미청소년시대회 첫 수상자인 어맨다 고먼,축시 낭송

고먼은 역대 최연소 축시 낭송자다. CNN은 고먼에 대해 인종차별과 성소수자 문제 등에 적극적인 시인이라고 소개했다. 

 

2021.01.20 오후 1:28 

군 의장대 사열, 의사당 동편 이동

    

2021.01.20 오후 2:43

알링턴 국립묘지 헌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취임식 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 무명용사비에 헌화했다.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도 함께 했다.1921년 만들어진 무명용사의 묘는 제1·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에서 전사했으나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병사들의 유해가 안치된 곳이다.

 

2021.01.20 오후 3:20 

백악관으로 출발

바이든 대통령은 공식 업무를 위해 육군 군악대와 합동의장대 호위 속에 백악관으로 이동했다. 역대 미 대통령들은 취임식을 마친 뒤 백악관으로 차를 타고 이동하는 성대한 퍼레이드를 펼쳤다. 하지만 이번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에 생중계되는 가상퍼레이드로 대체됐다. 

 

2021.01.20 오후 3:52 

백악관 도착

바이든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역임해 백악관이 친숙했지만 이날은 대통령 신분이었다.

 

행정명령에 잇따라 서명하며 업무 개시

바이든 대통령은 선서 후 5시간여 만에 곧바로 본격 업무를 개시했다.파리 기후변화협약 재가입,이슬람 국가에 적용된 입국금지 철회를 비롯해 10여개의 행정명령에 줄줄이 서명했다. 바이든은 행정명령을 속사포처럼 발령해 트럼프의 조치들을 일거에 무효화했다. 

중앙일보  조문규 기자  김홍범 기자

 

01월 21일  78세 최고령·8000만표 최다득표… 직업 가진 첫 퍼스트레이디

 

■ 바이든 ‘최초’의 기록들

 트럼프의 70세 취임기록 깨
퇴임땐 82세 레이건 넘어서
포용·일관성 갖춘 리더십에
성과 쌓아가는‘보텀업’선호


 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이 20일 취임하면서 78세 역대 최고령, 8000만 표 최다 득표, 직업을 가진 최초의 퍼스트레이디 등 역사상 ‘최초’의 기록들이 쏟아지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은 풍부한 경륜을 갖춘 포용의 리더십과 전문가들을 중용하는 예측 가능한 행보로 미국 전체의 통합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942년 11월 20일 태어난 바이든 대통령이 만 78세로 임기를 시작하면서 역대 최고령 미국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역대 취임 시점 기준 최고령은 이날 퇴임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었다. 그는 2017년 1월 취임 때 만 70세였다. 그 이전에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으로, 1981년 첫 임기 개시 때 69세였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해 퇴임 시 최고령 대통령 기록을 갖고 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재선을 마치고 1989년 퇴임할 때 나이가 77세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할지는 미정이지만, 첫 임기를 마친 시점에는 82세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최고령 퇴임 기록을 이미 넘어선다. 반대로 역대 최연소 대통령은 시어도어 루스벨트다. 그는 부통령을 지내던 1901년 9월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 암살로 대통령직에 올랐는데, 당시 42세였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미 대선 역사상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대통령이자 처음으로 8000만 표 넘게 득표한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7300만 표 이상을 득표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두 번째로 많은 표를 얻은 대통령이 됐다. 종전까지 미 대선 득표 최고 기록은 지난 2008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받은 6950만 표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백악관에서 출퇴근하는 최초의 퍼스트레이디가 된다. 질 여사는 노던버지니아 커뮤니티 칼리지의 영작문 교수로,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에도 계속 본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남편이 부통령이 된 2009년에도 강단에 섰던 질 여사는 유급 일자리를 가진 미국 최초의 세컨드 레이디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은 포용의 리더십으로 압축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관례적이고 진정성이 결여된 행동, 비이성적이고 독단적인 정치 행위와 반대로 온화하며 포용적이고 일관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전문가 집단의 탄탄한 실무협의를 바탕으로 차곡차곡 성과를 쌓아가는 ‘보텀업’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정상 간 ‘톱다운’ 방식으로 전개되던 트럼프 정부 때의 협상 방식과는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01.25 WP “트럼프, 재임 중 거짓말 3만번”...코로나 헛소문만 2500번 유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연설하는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기간 3만 번이 넘는 거짓말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트럼프는 취임 첫 해에는 하루 평균 6번 허위 발언을 했지만, 임기 마지막 해에는 매일 39번의 거짓말을 했다.

 

WP는 24일(현지 시각)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 발언 내용을 분석해 그가 임기 4년간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3만 573번 했다고 보도했다. WP의 팩트체커 팀은 지난 4년간 2만5000개가 넘는 트럼프의 트윗을 분석하고 대중 연설 등을 통해 그가 했던 500만 단어를 분석해 이같은 결론을 내놨다.

 

트럼프의 거짓말은 시간이 지날 수록 빈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취임 첫 해에는 하루 평균 6건의 허위 발언을 했고, 2년차에는 16건, 3년차에는 22건, 지난해에는 39건이 됐다. WP는 “허위 발언이 1만개를 돌파하기까지는 27개월이 걸렸지만, 2만개까지는 14개월, 3만개까지는 고작 5개월의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거짓말의 절반을 작년 한 해에 쏟아냈다는 것이다.

 

특정 주제에 거짓말이 집중된 경향도 보였다.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짓말 중 25%는 자신의 업적을 과장하는 내용이고, 15%는 정책에 관한 거짓이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는 500번이 넘게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만들었다”고 말했고, 300번이 넘게 ‘역사상 가장 큰 감세를 이뤄냈다’고 했다. 4개월 동안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을 공격하는 데는 1000번 넘는 거짓말을 쏟아냈고, 코로나 허위 사실 유포는 2500건을 넘겼다.

 

대통령사를 연구하는 작가 마이클 베슐로스는 “트럼프가 대통령 이름으로 계속 거짓말을 하면서 미국민들이 갈수록 진실에 회의적이 됐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이벌찬 기자

 

02.03 “매일밤 끌려가 집단 강간 당해” BBC, 신장 위구르 수용소 만행 폭로

BBC 방송, 탈출 여성들 증언 보도

 

중국 서북쪽에 위치한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위구르족(族) ‘재교육’ 수용시설에선 수감된 위구르 여성들에 대한 조직적인 강간과 집단 성폭행, 고문, 강제피임 등이 자행돼 왔다고, BBC 방송이 이 시설을 탈출한 여성들과 이곳에서 일했던 다른 소수 민족 출신 여성들, 이곳 경비원 출신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3일 보도했다.

 

약1100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은 대부분 무슬림이다. 위구르족의 강제 수용과 ‘재교육’ 프로그램은 위구르 독립주의자들의 테러가 발생한 뒤 2014년 이곳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주석이 “추호도 자비를 베풀지 말고 대응하라”고 지침을 내린 뒤 진행됐다고, 뉴욕타임스가 2019년 11월 유출된 문서를 토대로 보도한 바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1월 7일 “인종 청소(genocide)”라고 중국 정부를 규탄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

 

2018년까지 9개월간 중국 신장의 신위안현에 설치된 수용시설에 감금됐다가 이후 미국으로 망명한 한 위구르족 여성(42)은 BBC 방송에서 “매일 밤 많은 여성이 끌려나가 정장 차림에 마스크를 쓴 중국인 남성들에게 강간당했고, 나도 세 차례 2,3명에게 집단 강간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이런 일을 당하고 14명씩 수감된 방에 돌아와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며 “그들은 영혼을 파괴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 5월 한밤중에 처음 한 방에 있던 20대 여성과 함께 끌려간 일을 BBC에 얘기하면서 “중국인 남성들이 전기충격기를 내 자궁에 넣고 고문을 했으며, 다른 방으로 끌려간 젊은 여성은 계속 비명을 질렀고 방에 돌아온 뒤 완전히 정신이 나가 다른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민간 인권단체인 ‘위구르 인권프로젝트(Uyghur Human Rights Project)’는 별도의 증언 녹취를 통해 “위구르 수용시설에선 전기 의자, 전기 장갑, 전기 헬멧, 전기봉의 항문 삽입 등으로 고문이 자행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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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여성들이 수용됐던 신장 위구르의 신위안현에 위치한 한 수용소의 2017년(왼쪽)과 2019년(오른쪽) 위성사진. BBC는 "지도 상에 '학교'로 표시된 이 시설물은 기숙사와 공장으로 보이는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2년새 크게 확장됐다"고 분석했다.

 

BBC가 인터뷰한 또 다른 여성인 카자흐족 여성은 “18개월간 수용시설에서 내가 한 일은 위구르 여성들의 옷을 벗기고 손을 묶어 중국 공안(公安)이나 수용시설 외부에서 들어온 중국 남성들에게 넘기고 옆방에서 기다렸다가 여성들을 씻기는 일이었다”며 “중국인 남성들은 젊고 예쁜 여성이 걸리면, 내게 일이 끝나고 돈을 주곤 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조직적인 강간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또 이 수용시설에서 중국어를 가르쳤던 한 우즈벡 출신 여성은 “수업 중에도 여성들이 끌려가, 이들의 비명이 건물 전체에 번지는 등 강간은 하나의 문화였다”며 “중국 공안은 집단 강간뿐 아니라, 여성들을 전기처형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여성은 BBC에 “수용소 간수들이 20,21세쯤 된 여성을 공개적으로 집단 강간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간수들은 이 광경에 주먹을 쥐거나 눈을 감거나 외면하는 수용자들을 골라서 고문했다”고 말했다.

 

수용소의 중국인 남성들은 집단 강간만 한 것이 아니라, 피해 여성의 온몸을 물어뜯어 평생에 남는 상처를 남겼다. 피해 여성들은 또 “강제로 자궁내피임기구(IUDs)를 삽입하거나 20세밖에 안 된 여성까지도 ‘백신’이라 불리는 주사를 15일마다 맞으면서 불임(不妊) 시술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밖에 시진핑의 어록(語錄)을 외우지 못하면, 암기 실패 회수에 따라 구별된 색(色)의 옷을 입고 음식 공급 중단이나 구타와 같은 처벌을 받았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1000명당 출생률

 

AP 통신은 작년 6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선 강제 임신중절과 불임 시술이 이뤄져, 위구르족의 출생률이 급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호탄·카슈가르 시의 1000명당 출생률은 2010년 24.27명에서, 2018년 8.17명으로 8년새 확 줄었다. 신장 자치구 전체도 14.85명에서 10.69명으로 중국 전체 평균(10.94명) 밑으로 내려갔다.

 

BBC 방송은 이들 피해자들의 증언을 독자적으로 검증할 수는 없었으나, 이들이 제공한 과거 체류증·통행증과 서류를 통해 이들의 수용시설 체류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BBC의 이번 취재 관련 문의에 직접적인 반응을 하지 않았다. 다만 중국 정부의 한 대변인은 “신장의 수용시설은 ‘감금 시설’이 아니라, 직업교육과 훈련 센터”라며 “중국 정부는 모든 소수 민족의 권익(權益)을 평등하게 보호하며, 특히 여성들의 권리 보호를 매우 중요시한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이철민 선임기자

 

02.10 美상원, 트럼프 탄핵 심판 합헌 결정

미국 상원은 9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 1월 21일(현지 시각) 임기 종료를 앞두고 워싱턴DC 백악관을 떠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 /AFP 연합뉴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상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이 헌법에 합치되는 것인지에 대해 표결을 부쳤고 합헌 56표, 반대 44표가 나왔다.

 

표결에 앞서 퇴임 대통령도 탄핵 대상이 된다는 하원 탄핵소추위원단과 그럴 수 없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4시간에 걸쳐 공방을 벌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 여부는 다음주로 예상되는 표결에서 결정된다. 유죄 판결을 위해선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3분의2 이상인 67명이 찬성해야 한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50석으로 양분된 상황이라 통과 가능성은 낮다.

조선일보 김명진 기자

 

02.20 히말라야선 빙하 홍수로 200명 몰살…전세계 재앙 덮쳤다

2021년 2월이 되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환경 재앙이 동시다발로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절반 이상이 최저 기온이 섭씨 20도 가까이 떨어지는 이상 한파와 폭설을 동반한 겨울 폭풍으로 주민들이 고통을 겪거나 겪고 있다. 텍사스 등에선 한파와 폭설로 인한 정전·단수·교통마비·식료품로 일시적으로 문명이 단절되는 기막힌 상황을 겪고 있다.  

 

/한파와 눈보라로 정전과 단수 사태를 겪은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2월 17일 주민들이 프로판 가스를 사기 위해 가스통을 들고 충전소 앞에 줄을 서 있다. 이들은 눈보라와 한파 속에서 1시간 이상 줄을 서야 했다. 이 지역에서 장작과 프로판 가스는 전기가 들어올 때까지 유일한 에너지원이 됐다. AP=연합뉴스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재앙 현실화 

텍사스, 한파로 가스관 얼고 풍력 발전 정지
경험 못한 한파에 정전·단수까지 고난의 행군
지중해 지역도 한파·눈…예루살렘 6년 만의 눈
인도, 히말라야 빙하 녹아 떨어지며 댐 붕괴
마을·교량 휩쓸어 200여 명 숨지거나 실종
인류 감당 힘든 기후변화 재앙 곳곳서 속출
미 바이든 대통령 탄소제로 전략 힘 받을 듯
미국에선 정전 원인 놓고 정치적 논란까지
빌 게이츠, 탄소제로 에너지 원자력에 관심

 

기후가 온화한 지중해 지역을 포함한 유럽과 근동 지역도 이상 한파와 폭설 피해를 겪고 있다. 심지어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선 산악 빙하가 떨어지면서 생긴 빙하 홍수로 200여 명의 인명 피해까지 났다. 기상이란 게 원래 변화무쌍하지만, 최근 상황은 정도와 빈도로 봐서 분명 정상 범위를 넘어선다.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재앙이 현실화하는 게 아닌가 우려될 정도다.  

 

/2월 9일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가 호수에 떨어지면서 물이 넘쳐 홍수가 발생한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 주 티몰리 지역. 댐 2곳이 붕괴되거나 손상을 입었으며 홍수로 인한 급류에 마을과 다리가 휩쓸려가면서 200여 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AFP=연합뉴스

 

이런 환경 재앙은 2020년 한 해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통을 겪었던 지구촌이 새해 들어 백신 접종의 확대로 희망을 찾아가는 와중에 벌어졌다. 코라나19에 이어 이젠 기후변화에도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질 때다. 그 상황을 살펴본다.  
 

미, 이상한파·폭설로 일시 문명 단절

#1. 미국은 이상 한파를 겪고 있다. 온대성 저기압으로 인한 겨울철 빙설(氷雪) 폭풍과 한파가 이 지역을 덮치면서 전력 시설이 얼어붙는 등의 이유로 정전이 이어졌고, 상수도 동파로 상당 지역에서 단수가 됐다. 이상 한파는 2월 10~11일에 시작됐다. 일부 지역이 영하 20도 가까이 기온이 떨어졌다. 눈보라가 치면서 교통이 마비된 곳도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3억3000만 명의 미국인 중 1억5000만 명 이상이 한파와 눈보라 피해를 입었다. 최소 9명의 인명피해까지 나왔다.  

 

/미국을 덮친 이상 한파와 폭설로 정전과 단수 사태를 겪은 텍사스 샌마커스에서 한 남자가 바베큐 틀에 불을 지펴 냉동 피자를 녹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NYT에 따르면 미국 남쪽 끝으로 멕시코와 국경을 이루는 리오그란데 강부터 중북부 오하이오까지 빙설 폭풍이 휘몰아쳤다. 중서부 미네소타 히빙은 영하 38도까지 기온이 떨어졌다. 눈보라 때문에 14개 주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한파와 폭설로 상당수 남부 주들은 교통이 마비됐다. 조지아 주에선 겨울 폭풍과 연관된 토네이도도 발생해 일부 마을이 피해를 줬다.  

 
2월 11일의 경우 미국 동남부 플로리다와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노스캐롤라이나, 서부의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남부를 제외하고 거의 전 지역이 영하의 날씨로 떨어졌다. 특히 중서부 지역과 남부 텍사스의 북부 지역은 기온이 영하 18도까지 떨어졌다. 그 사이의 지역은 기온이 영하 17도에서 0도 사이였다.  

 

/이상 한파로 전기와 물 공급이 일시적으로 끊긴 미국 텍사스 주 흇스턴에서 2월 18일 주민들이 공원 급수시설에서 물통에 물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텍사스는 유례없는 한파를 겪었다. 기상정보 사이트인 웨더유에스에 따르면 텍사스는 2월에 낮 최고기온이 지역 별로 섭씨 14.4~23.9도를 오가며, 최저기온은 영하 3.3도에서 13.3도를 오간다. 텍사스 중남부에 있는 주도 오스틴의 경우 평균 기온이 섭씨 7.2도에서 18.3도를 오간다. 서부 엘파소는 따뜻할 때는 17.2도까지 올랐다가 추운 밤에는 2.8도까지 떨어진다. 그런 지역에 이런 한파가 몰아닥친 것이다. 
 

친환경 에너지원 동파 vs 가스관 동결  

/미국 텍사스 주의 그렉 애보트 주지사가 2월 18일 주도인 오스틴에 있는 재해 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상 한파로 인한 주민 고통이 가장 심한 곳으로 따뜻한 남부 텍사스가 꼽힌다. 대규모 정전 사태가 며칠째 발생하고 수도도 끊어진 데다 냉장고를 쓰지 못하면서 식료품 부족사태까지 이어지고 있다. 빙설 폭풍은 2월 10~11일에 이어 13~17일에 다시 이 지역을 강타했다. 360만 명 이상이 정전 피해를 입었으며 일부는 며칠 연속으로 전기 없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텍사스 주의 일부가 전기도 물도, 식료품도 없는 ‘난민촌’ 같은 분위기로 변한 셈이다.    

 

/미국 텍사스 주 애빌린의 주민들이 2월 16일 장작을 구입해 나르고 있다. 장작은 50km 떨어진 곳에서 트럭으로 실어왔다. 정전 사태로 프로판 가스와 장작이 일시적으로 에너지원이 됐다.AP연합뉴스

 

정전 사태에 대해 택사스의 그렉 애보트 주지사를 비롯한 일부 공화당 정치인들은 이상 한파로 풍력 터빈이 얼어붙어 가동을 중단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뉴욕타임스 등은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 얼어붙은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텍사스 주가 이 정도 한파를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지만, 온화한 기후의 미국 남부의 주가 이 정도를 대비하지 못했다고 비난할 수가 있느냐는 논쟁도 벌어진다.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에 2월 18일 6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눈이 내렸다. 유대교와 이슬람이 모두 성지로 여기는 성전산에 흰눈에 덮혀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따뜻한 지중해 지역 한파와 폭설

#2. 지중해 지역은 한파와 함께 이상 폭설을 겪고 있다. BBC는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에 2월 18일 6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눈이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 눈으로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의 공동 성지인 예루살렘은 눈에 덮였다. 특히 유대교와 이슬람이 모두 성지로 여기는 성전산에 세운 바위의 돔이 흰눈에 덮히고 그 앞에서 사람들이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기도 했다.  

 

/온화한 지중해 지역의 그리스 아테네에도 한파와 폭설이 내렸다. 고대 그리스 유적인 아크로폴리스와 파르테논 신전이 눈에 덮였다. AP=연합뉴스

 

예루살렘은 1870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1950년 1월과 2월에 대규모 폭설을 경험했으며, 2013년에도 중동 지역을 덮친 이상 한파 속에서 40~70㎝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온화한 기후로 이름난 그리스 아테네에도 2월 16일 폭설이 내려 파르테논 신전과 거리가 눈에 덮였다. 이 때문에 교통이 마비되고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이 일시 중지됐다. 

  

/영국 런던 트라팔가르 광장의 분수대가 2월 9일 한파로 얼어있다. AFP=연합뉴

영국·프랑스도 한파와 눈 

 

프랑스에서도 2월 10일 폭설이 내려 파리의 에펠탑과 몽마르트 언덕이 눈에 덮였다. 파리를 포함한 북부지역에서 교통이 마비되고 상당수 기차와 버스 운행이 중지됐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앞이 2월 10일 눈에 덮여있다. AP=연합뉴스

 

영국도 2월 10일과 11일 이상 한파와 눈을 겪었다. 영국은 겨울이 되면 멕시코 만류 덕분에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고 눈 대신 비가 오는 지역이다. 가끔 영하의 날씨가 예보되면 경찰력과 행정력을 대대적으로 동원해 거리의 노숙자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게 신문의 1면 톱을 장식할 정도다. 하지만 이날 영국은 2월 11일 일부 지역이 섭씨 영하 23도까지 떨어져 1995년 이후 26년 만에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했다고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기상 관측 이후 영국의 최저 기온 기록은 1995년 12월 30일과 1982년 1월 10일에 기록된 영하 27.2도다.  

 

/지난 2월 7일 인공위성으로 촬영한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 지역의 빙하. AP=연합뉴스

 

인도 빙하 홍수로 200여 명 인명 피해

#3. 인도의 환경 재앙은 큰 인명피해가 났다는 점에서 미국이나 유럽·근동의 환경 재앙과 차원을 달리 한다. 우리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2월 7일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 주.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갑자기 홍수가 발생해 댐과 수력발전 시설 한 곳이 완전히 붕괴되고 다른 한 곳은 부분적으로 무너졌다. AP·AFP 통신과 BBC·CNN 방송, 현지 인디아익스프레스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사고는 치명적이었다. 홍수로 마을과 도로 등이 휩쓸리면서 사고 초기 200여 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다. 공사 중인 터널에 갇힌 사람 중 일부만 구조되고 대부분 숨진 채 발견되거나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했다.  

 

/2월 9일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 주에서 발생한 빙하 홍수로 부번적으로 붕괴된 댐이 왼쪽에 보인다. 오른족은 구조작업에 나선 사람들과 장비. AP=연합뉴스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사고 직후 트위터에 “인도는 우타라칸드 주와 함께하며, 국가는 그 지역 모든 사람의 안전을 기도한다”는 내용을 올렸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현지에 급파돼 사고 원인을 조사한 인도 국방연구개발기구의 LK 신하는 “공중 정찰 결과, 이번 사고는 우선 보기에 거대 빙하지대의 끝에 매달려있던 빙하가 빙하 호수로 떨어져 다량의 물이 좁은 계곡으로 넘치면서 홍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인도 현지 매체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 녹은 빙하가 호수에 떨어지면서 물이 넘쳐 홍수를 일으켜 댐이 붕괴되고 200여 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EPA=연합뉴스

 

겨울 빙하 붕괴 이례적…녹는 속도 2배로

가디언은 과학자들은 겨울철에 빙하가 떨어진 것이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기후변화로 인한 빙하 용해는 앞으로 몇 년 안에 이 지역에서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경고는 계속 있어왔다. 2019년 조사 결과 히말라야 산악지역의 빙하 용해 속도는 2000년보다 2배로 높아져 매년 5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자왈할라 네루 대학의 환경대학원의 AP 디브리 박사는 “히말라야는 고산지대에 물을 (빙하 형태로) 담고 있는 수탑 같은 곳”이라며 “지구 온난화가 진행돼 히말라야 상층부가 따뜻해지면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게 된다”고 설명했다.   
     

/2월 7일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 주에서 발생한 빙하 홍수로 실종된 사람들의 사진. AFP=연합뉴스

 

비도 안 왔는데 고산지대 겨울 홍수  

이 사건을 주목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히말라야의 ‘고지대’에서 홍수가 났다는 사실이다. 사고 지역은 인도에서 둘째로 높은 해발 7816m의 난다데비 산에서 멀지 않은 히말라야 고지대다. 난다데비 산은 갠지스 강의 발원지다.  

 
둘째, 홍수가 갑자기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경고나 사전 징후도 없이 갑자가 급류가 상류에서 흘러내려와 인간이 만든 시설인 댐과 수력발전소, 그리고 사람들의 거주하는 마을을 휩쓸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우타르칸드 주 수력발전소 직원인 상그람 싱은 “갑자기 엄청나게 큰 소리가 들린 직후 급류가 흘러내려와 아래쪽에서 일하던 동료를 휩쓸어갔다”고 말했다.  


셋째, 당시 비도 눈도 내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고산지대에는 봄이 되면 눈 녹은 차가운 물이 흘러내리는 게 일상적이지만 이번 홍수는 겨울에 발생했다. 이처럼 고지대에서, 겨울철에, 감자기. 거대한 급류를 형성하며 홍수가 발생해 대형 인명사고가 난 것은 이례적이라고 AFP 통신은 지적했다.  

 
홍수의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고산에 있던 거대한 빙하가 눈사태처럼 아래쪽의 빙하호수에 갑자기 떨어졌고, 이에 따라 빙하 호수가 넘치면서 이어지는 알라크난다와 다울링강가의 두 하천에 홍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 강들은 거대한 갠지즈 강의 상류를 형성한다. 결국 고산의 빙하가 호수에 떨어지고 호수 물이 넘치면서 갠지즈 강의 상류 하천에 빙하 홍수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아래쪽에 있는 댐이 불어난 수량에 무너지면서 다시 부차적인 피해를 일으킨 것으로 본다.  

 

/2015년 4월에 촬영된 인도 북부 히말라야의 빙하지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매년 50cm씩 줄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히말라야에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환경재앙은 이론이 아닌 현실이다. AP=연합뉴스

 

“지구온난화 인한 기후변화가 사고 원인”

이번 사고는 기후변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인도 바르티 공공정책 연구소 교수로 유엔의 제6차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 작성을 주도했던 안잘 프라카시는 “고산지대의 빙하가 지구 온난화 때문에 녹아서 떨어진 기후변화 사고로 볼 수 있다”며 “빙하 융해에 대한 지구온난화의 영향은 이미 잘 밝혀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3년에도 많은 비가 내리는 몬순(계절풍) 시기에 우타라칸드 주에서 빙하 홍수가 발생해 6000명 이상이 숨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홍수는 2013년 참사와 함께 히말라야 지적이 기후변화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홍수로 대규모 피해를 입은 조시마트 지역의 사회활동가인 아툴 사티는 “히말라야 지역은 아이처럼 손상받기 쉽고, 허약한 지역”이라며 “지질학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지역인데도 이를 무시하고 댐과 도로를 건설하면서 문제가 생겼다”라고 주장했다.  

 
우타라칸드 지역은 인도 환경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가디언과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이 지역 여성들은 1973년 무분별한 산림 벌채에 항의하고 환경과 생태계를 보존하는 ‘칩코 안돌란’ 운동을 시작했다. ‘나무를 끌어안는다’는 뜻의 이 운동은 인간 사슬을 연결해 자연 훼손에 반대하는 활동을 벌여온 데서 비롯했다. 간디의 독립투쟁 정신과 방식을 계승한 ‘비폭력·무저항’ 환경운동의 효시로 평가된다.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 주의 차몰리 지역 주민들이 2월 8일무너진 댐을 보고 있다. 이 댐은 전날 발생한 빙하홍수로 붕괴됐다. EPA=연합뉴스

 

“빙하지대 댐·고속도로 건설도 문제”

이 지역 환경활동가들은 2019년 인근 댐 건설 현장에서 벌이는 발파 작업과 토사의 강 유입이 환경 재앙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이를 중지해줄 것을 요구하는 법정 소송을 벌여왔다. 히말라야 산맥 바로 아래에 있는 해발 3700m의 고지대에 댐과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은 전문가들의 권고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인도 대법원은 2013년 빙하 홍수 뒤 과학자인 라비 초프라 인민과학위원회 소장 겸 히말라야 보존재단 위원을 주축으로 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재발 방지를 위한 권고안을 내게 했다.  

 
라비 초프라 위원회는 해방 2000m 이상의 고지대에는 댐이나 보, 수력발전소를 짓지 못하도록 권고했다. 해발 2000m는 빙하가 녹아 바위와 토사가 불안정한 상태로 존재하는 ‘이상 빙하 지역‘이기 때문에 댐과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지적이었다. 그럼에도 지역 정부는 이 지역에 댐을 계속 건설하다 이번에 사고가 났다. 이번에 사고가 난 지역도 바로 ‘이상 빙하 지역‘에 있다. 초프라 박사는 “기후변화로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갈수록 잦아질 것으로 우려되는데도 개발 프로젝트가 계속되면서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환경 재앙의 재발을 막으려면 인도 정부가 과학자와 환경활동가들의 충고와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식 당일에 파리기후변화 협약 복귀를 위한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 바이든 대통령, '탄소제로' 탄력 받아

이처럼 지구촌 곳곳에서 감당하지 못할 수준의 환경 재앙이 속출하면서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내건 ‘탄소제로’ 전략이 힘을 받는 분위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환경과 에너지 분야에서 전임 도널드 트럼프의 정책을 완전히 갈아엎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취임식이 열렸던 지난 1월 20일 날 당일에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탈퇴했던 파리기후협약에 복귀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은 이런 의지를 잘 보여준다. 이제 탄소 배출 감소는 인류의 생존을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청정에너지 분야에 앞으로 4년간 2조 달러를 투입해 ‘탄소 배출 제로 정책’을 추진한다. 전력 분야는 2035년까지 탄소배출을 제로로 목표로 대대적인 개편할 계획이다.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 에너지를 확보하는 방안을 크게 두 가지다.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든지,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원자력을 확충하는 길이다. 아니면 둘다 동시에 추구하는 방법도 있다. 마이크로소트프 창업자인 빌 게이츠 회장은 인터뷰와 기고, 그리고 『빌 게이츠, 기후변화를 피하는 법(김영사)』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탄소제로 정책을 강력하게 지지했다. 2050년까지 탄소제로를 달성하지 못하면 환경 재앙으로 인류가 절멸할 것이라는 경고까지 했다. 게이츠 회장은 원자력을 대표적인 탄소 제로 에너지원으로 제시했다.  

 

/빌 게이츠 빌앤드멜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장은 백신과 탄소제로를 통해 인류 활력을 모색한다. 로이터=연합뉴스

 

 게이츠, 탄소 제로 원자력에 관심 

 원자력은 탄소배출이 전혀 없는 대표적인 ‘탄소 제로 에너지원’이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같은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가동률이 들쑥날쑥 하는 ‘출력 간헐성’과 이에 따른 정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거액을 들여 탄소배출이 적은 천연가스를 이용한 대체 발전 시설을 준비해야 한다. 경국 비용이 많이 들고 전력 공급도 불안정해진다. 탄소배출 제로를 이루려면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원자력 발전을 확충하는 수밖에 없다.  

 
미국 에너지부는 최근 들어 안전성이 높은 소형모듈원자로(SMR·Small Modular Reactors)의 개발과 도입에 적극적인 투자를 해왔다. 2021년을 뒤흔든 글로벌 환경 재앙, 특히 미국의 원유·천연가스 생산지로 이름 높은 텍사스의 정전 사태를 보며 바이든 행정부는 더욱 합리적인 탄소 제로 정책에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다. 그 파급효과는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환경 재앙의 시대를 목격한 인류는 이제 새로운 탄소 제로 기술 개발과 산업화의 시대를 열 수밖에 없다.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nag.co.kr    

 

03.04 "어제하루 38명 죽어나갔다" 전쟁 경고한 유엔 미얀마특사

유엔 미얀마 특사가 3일(현지시간) 미얀마에서 쿠데타 발발 이후 가장 많은 3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고 AFP·AP·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는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2월 1일 쿠데타 발생 이후 가장 많은 피를 흘린 날”이라면서 “이제 쿠데타 이후 총 사망자가 50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얀마에서 진짜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
 
3일 미얀마에선 군부가 실탄을 동원해 반쿠데타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며 전역에서 사망자가 속출했다. 34~3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8일 18명이 숨진 ‘피의 일요일’보다도 더 많은 사망자 수치다. 지난달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최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 국무부 “끔찍하다…잔혹한 폭력 규탄” 

미국은 이와 관련해 미얀마 군정을 규탄할 것을 촉구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끔찍하다”라며 “문민정부 복귀를 평화적으로 요구하는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 국민에게 자행된 폭력을 목격해 간담이 서늘하다”고 비판했다고 AFP·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어 “자국민을 향한 미얀마군의 잔혹한 폭력을 모든 나라가 한목소리로 규탄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미얀마군의 ‘뒷배’로 여겨지는 중국을 향해서도 유혈 진압을 막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은 버마에서, 현지 군정에 대해 영향력을 갖고 있다”면서 “그 영향력을 버마 국민의 이익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건설적으로 활용할 것을 우리는 촉구해 왔다”고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03.26  미얀마, 1967년 反中폭동 재현 우려… “中연결 가스관 테러” 얘기도 나와

미얀마와 중국 ‘악연의 역사’

#1. 지난 14일 오전 쇠파이프와 각목, 휘발유 통을 든 무리가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중국 의류 공장에 들이닥쳤다. 이들은 창고와 기숙사에 불을 지르고 돌로 사무실과 자동차 유리창을 깼다. 검은 연기가 공단 위를 덮었다. 공격은 저녁까지 계속됐다. 중국대사관은 공장 37곳이 피해를 입고 중국인 3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2월 12일 미얀마 양곤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미얀마인들이 군부 쿠데타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 등 문민 정부 인사를 구금하고 권력을 장악했다. 일부 시위대는 아웅산 수지의 사진(왼쪽)을 들고 석방을 호소했고, 다른 시위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얀마 군부를 조정하는 그림이 그려진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중국이 쿠데타의 배후라는 취지다. /AFP 연합뉴스

 

#2. “제발 미얀마의 중국인들을 미워하지 마세요. 우리는 여기서 태어났습니다.” 지난 14일 양곤에서 군경의 총에 숨진 의대 1년생 칸냐헤잉(중국명 린야오종·18)의 어머니 아신씨는 16일 아들 장례식에서 언론에 호소했다. 칸냐헤잉은 중국계 미얀마인이다. 손자를 먼저 떠나 보낸 할아버지는 중국어로 말했다. “중국 정부! 우리는 화인(華人·외국 국적을 취득한 중국 출신)입니다. 우리를 생각해서 미얀마 시민과 미얀마 내 화교를 도와주세요.”

 

2월 1일 아침 미얀마 군부가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이끄는 집권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인사들을 구금하면서 시작된 쿠데타가 26일로 55일째를 맞았다. 미얀마 전역에서는 군부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져 미얀마 군부 발표로 160여명, 시민단체와 언론 집계로는 300명 가까이 군경의 총탄에 희생됐다. 특이한 점은 시위 과정에서 미얀마 내 반중 정서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위대는 미얀마 군부에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이 ‘내정 불간섭’을 내세워 쿠데타를 묵인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 59년 전 군부 쿠데타 이틀 만에 승인

 

미얀마 관련 중국 매체인 ‘면화망’은 지난 16일 “미얀마 소셜미디어에 중국·미얀마를 연결하는 가스관을 훼손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등 미얀마 내 분위기가 1967년 반중 폭동 때와 비슷하다”고 했다.

 

 

미얀마인의 중국에 대한 인식

 

1962년 미얀마에서 네윈 장군이 이끄는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다. 중국 정부는 이틀 만에 네윈 군사독재 정부를 승인했다. 미얀마 군부는 중국이 미얀마 내 공산주의 세력이나 화교를 통해 미얀마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우려했다. 양국의 긴장은 1967년 미얀마 반중 폭동으로 폭발했다. 미얀마 군부가 중국에서 극좌사회운동인 문화대혁명이 시작되자 중국계 학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학생들이 마오쩌둥 배지를 달지 못하게 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교사와 중국계 학생 사이에 시작된 다툼은 급기야 미얀마 시민들이 중국계 학교, 중국 대사관을 공격하는 폭동으로 이어졌다. 중국계 미용실, 영화관, 상점이 불탔고 중국인 30여명이 사망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네윈 정권을 타도해야 한다”는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 공산당의 주장을 게재했다.

 

양국 관계는 단교 직전까지 갔지만 덩샤오핑이 집권하면서 중국은 다시 미얀마 군부를 껴안았다. 특히 1988년 민주화 시위를 탄압한 미얀마 군사 정권이 국제 사회로부터 제재를 받자 중국은 미얀마 군부에 군사, 경제적 지원을 하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미얀마 수도 네피도 국제공항은 중국수출입은행이 융자를 제공하고, 중국 기업이 건설에 참여했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2008년 새 헌법을 도입, 2010년 직접선거를 통한 민정(民政) 이양을 결정했다. 외교가에서는 당시 미얀마 군부의 결정이 미국 등 서방 자본을 끌어들여 중국의 영향력을 상쇄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많았다.

 

중국·미얀마 프로젝트 지연, 미얀마 내 중국계 안전 우려 커져

민주화가 가시화되자 중국은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이끄는 NLD와의 협력에도 공을 들여왔다. 2015년 선거에서 NLD가 승리해 정권 교체에 성공하자 중국 물자와 돈이 미얀마로 몰렸다. 2016~2020년 중국과 미얀마의 무역은 연평균 11% 증가했다. 중국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포위 전략에 맞서 미얀마를 통한 인도양 진출이 필요했다. 집권 초기 친서방 제스처를 취했던 아웅산 수지도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학살로 서방의 비난을 받자 군부 출신보다 더 적극적으로 중국과 협력에 나섰다.

 

그렇다고 중국이 미얀마의 군통수권과 인사권, 의회 의석의 25%를 가진 군부와도 협력을 중단한 것은 아니다. 지난 1월 미얀마를 방문했던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뿐만 아니라 민 아웅 흘라잉 군 총사령관과도 따로 만났다. 이번 쿠데타의 책임자이자 현재 미얀마의 실권자다.

 

군부 쿠데타 직후 중국은 “미얀마 내정”이라며 불간섭 원칙을 천명했다. 하지만 미얀마 사태가 악화될수록 중국은 권력을 가진 군부와 NLD를 지지하는 미얀마인들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양다리 전술’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이 미얀마 군부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반대하면서도 “쿠데타는 중국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천하이 미얀마 주재 중국 대사)라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중국의 이런 태도가 군부에 대한 지지로 비치면서 반중 여론을 넘어 미얀마 내에서 중국의 이익마저 위협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장준영 한국외대 동남아연구소 연구원은 “2012년 중국이 미얀마에서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확대된 미얀마 내 반중 정서가 이번 시위를 계기로 결집,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싱가포르 싱크탱크인 ISEAS가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미얀마 정부·학계·재계 등 오피니언 리더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7%는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가 걱정된다”고 답했다.

 

미얀마 반군부 시위는 이번 주말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시위가 또다시 반중 운동으로 이어질 경우 미얀마 내 중국 기업과 250만명에 달하는 중국인, 중국계 미얀마인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이 미얀마와 추진 중인 각종 경제 프로젝트 추진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 역사학자인 장리판은 소셜미디어에 “중국은 (미얀마 사태에서) 정치는 이기고 경제는 졌다”고 했다.

 

[미얀마와 밀접한 인도·일본, 군부 쿠데타에 ‘잠잠’]

2월 1일 미얀마 쿠데타 이후 미국·EU(유럽연합)·영국 등 서방 정부는 미얀마 군부를 비난하고 제재에 나섰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 등은 제재에 반대하며 불간섭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전통적 대립 가운데 민주 진영에 속한 일부 국가도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침묵을 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도다. 인도는 중국처럼 육로로 미얀마와 국경을 맞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벵골만도 공유하고 있다. 인도는 미얀마의 5위 교역국이다.

 

인도는 1988년 미얀마에서 민주화 시위가 벌어졌을 때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 진영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1990년 치러진 선거에서 민주 진영이 승리하고 미얀마 군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인도는 공개적으로 군부를 비판했다. 상당수 미얀마인은 조국을 탈출해 인도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이후 인도는 군경 진압 과정에서 숨진 시위대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각 측이 최대한의 자제력을 발휘해 평화적이고 건설적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라”고 했다. 중국과 비슷한 입장이다. 또 쿠데타를 피해 인도로 넘어오는 미얀마인들을 막기 위한 국경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는 중국을 견제하려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미국·일본·인도·호주 4국의 안보 협의체 ‘쿼드(Quad)’에도 가입했다. 그럼에도 쿠데타에 침묵하는 것은 미얀마 군부를 비판할 경우 미얀마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만 강화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G7(주요 7국) 회원으로서 미얀마 쿠데타를 비난하는 성명에 동참했지만 자체적으로는 아직도 “상황을 살펴보고 있으며 대응 방법을 고려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일본은 미얀마의 5위 투자국으로 미얀마가 서방 경제 제재를 받을 때도 미얀마와 경제적 협력을 이어왔다. 휴먼라이츠워치, 미얀마 인권단체 등은 일본 정부에 제재 등 행동에 나서라고 요구하고 있다.

조선일보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04월 07일 미얀마 시위대, 직접 만든 총 들고 거리로…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6일 파이프와 부탄가스 등으로 직접 만든 무기를 들고 만달레이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EPA 연합뉴스

 

04.26 “공장처럼 24시간 시체 불태우고 있다”... 코로나 생지옥 된 인도

하루 2700여명 사망… 사흘새 100만명 확진

/24일(현지 시각) 인도 수도 뉴델리의 한 화장터에서 사람들이 코로나 사망자의 시신을 화장하고 있다. 인도에선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 동안 100만명의 확진자가 새로 발생했다. 24일 기준 사망자는 2767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23일 저녁(현지 시각)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州) 아마다바드의 한 대형 노천 화장터. 이곳 근무자들은 쉴 새 없이 흰 천에 감싼 코로나 사망자 시신을 날랐고, 한쪽에선 계속 장작 더미에 불을 지피며 밤새도록 시신을 소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멈추지 않는 공장처럼 24시간 내내 시체를 태우고 있다”며 “인도 전역의 화장터에서 불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수도 뉴델리, 경제 중심지 뭄바이 등 대도시에도 코로나 사망자 시신이 넘쳐난다. 22일 AP통신이 촬영한 사진에는 뉴델리 시내 길거리 곳곳에 시신들이 방치돼 있었다. AP통신은 “화장터가 붐벼 대기하고 있는 시신들”이라고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우타르프라데시·아삼주 등에서도 화장 속도보다 시체 발생 속도가 빨라 며칠씩 대기 중이다.

 

/인도 수도 뉴델리에 마련된 화장터에서 24일(현지 시각) 밀려드는 코로나 사망자들로 한꺼번에 화장이 이뤄지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인도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25일 “전날 일일 확진자가 34만9691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22일 31만명을 넘겨 일일 확진자 세계 최다 기록을 세운 뒤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불과 사흘 만에 확진자 100만명이 나왔다. AFP통신은 인도의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면서 23일 전 세계 하루 확진자가 89만3000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고 했다.

 

사망자도 24일 2767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20일부터 연일 2000명대 사망자가 나와 닷새 만에 1만명 넘게 죽었다. NYT는 실제 사망자는 2~5배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25일 기준 인도의 누적 확진자는 1696만172명(세계 2위), 누적 사망자는 19만2311명(세계 4위)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앞으로가 더 고비”라며 “최악의 사태는 아직 오지 않았을 수 있다”고 했다.

 

/인도 수도 뉴델리의 야무나 강둑에 마련된 화장터에서 22일(현지 시각) 새벽 직원들이 코로나 사망자들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의료 체계는 붕괴 지경에 이르렀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극심한 병상 부족으로 기차역, 호텔, 연회장 등을 긴급 코로나 병동으로 쓰고 있다. 병원에 가지 못한 중환자들이 산소 부족에 시달리기도 한다. 뉴델리 인근 한 병원에서는 산소호흡기 공급이 지연된 탓에 환자 20여 명이 한꺼번에 사망하기도 했다. 중부 마디아프라데시주에선 코로나 환자 가족들이 병원 창고를 급습해 산소통을 약탈해가는 일이 벌어졌다. 인도 정부는 공업용 산소를 병원에 긴급 공급하기 위한 특별 열차까지 운행 중이다. 가디언은 “모든 병원이 포화 지경에 이르렀다. 한계를 넘어섰다”고 했고, NYT는 “기다림 끝에 의사들을 만나보지도 못하고 수많은 환자가 죽어나가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 환자 폭증의 주 원인으론 정부와 국민의 안이한 인식이 꼽힌다. 4월 한 달간 힌두교 최대 종교 축제 ‘쿰브 멜라’가 진행되면서 수천만 인파가 갠지스강에 몰렸는데 이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사회적 거리 두기도 무시했다. 정부도 일차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올해 2월 초 일일 확진자가 1만명 이하로 떨어지자 정부는 방역을 완화하고 힌두교 축제도 허용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지난 17일 지방 선거가 열리고 있는 웨스트벵골주를 방문해 마스크 없이 선거 집회에 참석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각종 변이 바이러스의 출몰도 확산세를 키우고 있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25일 전파력이 강력한 이중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인정했다. 이중 변이 바이러스는 변이 바이러스 두 종류를 함께 보유한 바이러스를 말한다. 최근엔 삼중 변이 바이러스가 나왔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과 중국 등은 인도적 지원에 나섰다. 백악관 대변인은 24일 로이터 통신에 “최근 심각한 발병과 싸우고 있는 인도 정부와 의료 종사자들을 신속히 지원하기 위해 고위급에서 적극적 대화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중국은 인도의 필요에 따라 지원과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이를 위해 인도 측과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영국·독일·캐나다·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는 인도발 여행객 입국 제한 조치에 나섰다.

조선일보 임규민 기자

 

05.07 "백신 달라 서른번 전화" 화이자 감명케 한 비비의 집요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비비’(BB·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애칭)가 백신을 빨리 구해와 코로나19도 극복한 것 아니냐.”   

이스라엘 언론에 숨은 얘기 공개
“오전 3시에도 전화” 백신 외교전
시민들 “총리 덕분에 일상 되찾아”
반대파 “부패 총리 이젠 물러나야”

“비비가 부패했다는 걸 (시민들이) 알고 있다. 이젠 바뀔 때가 됐다.”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향한 현지의 엇갈린 평가다. 코로나19 위기를 빠르게 극복한 주역이란 평가 한편으론 장기 집권에 대한 염증도 표출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모범국으로 꼽힌다. 성인 접종률이 90%를 넘어서며 예전의 일상을 거의 되찾은 모습이다. 지난달 18일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은 데 이어 오는 23일부터는 외국인 단체 관광객도 받는다. 
 
덕분에 경제도 회복되고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 실질 성장률은 ‘-5%’를 기록했다. 2017~2019년 매년 3.5% 안팎의 성장률을 보인 이스라엘이었다. 처음 뒷걸음친 것이다. 하지만 올해 성장률은 다시 2.5% 반등할 전망이다. 

 

/지난달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이스라엘 텔아비브 시내 모습. 임현동 기자

 

화이자 CEO "서른 차례 전화, 집요함에 감동"     

군사 작전하듯 벌인 이스라엘의 백신 도입의 중심에는 네타냐후 총리가 있었다. 모사드 등 국가 기관을 총동원한 것은 물론 그 자신이 백신 제조사들을 상대로 직접 설득에 나섰다.

 

이는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최고경영자)가 공개한 일화에서도 알 수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화이자 백신을 빨리 들여오기 위해 불라 CEO에게 서른 차례나 전화했다. 심지어 이른 새벽 시간에도 불라 CEO에게 전화를 했다고 한다. 불라 CEO는 지난 3월 이스라엘 매체 채널 12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사실을 밝히며 "나는 '총리님 지금 오전 3시입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불라 CEO는 "당시 (백신 공급에 관해) 여러 나라의 지도자들과 이야기 중이었는데, 솔직히 네타냐후 총리의 집요함에 감명받았다(impressed)"고 말했다.   

 

백신 도입은 물론 유통, 접종과정도 꼼꼼히 챙겼다. 지난해 12월 9일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에 도착한 화이자 백신을 직접 마중 나갔고, 같은 달 19일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가장 먼저 백신을 맞았다. 공개적으로 불라 CEO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며 "나의 새로운 친구"라고 칭하기도 했다.

 

/4월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감람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올드시티 전경. 임현동 기자

 

'백신 승부수'로 반전 시도  

이런 성과는 그와 대척점에 섰던 이들의 마음도 움직였다. 지난 1월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그의 방역 실패를 비판하던 비평가들조차 정치 성향을 떠나 백신 접종을 위한 그의 노력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진보 성향 일간지 하레츠도 '네타냐후의 기여를 무시할 수 없다'며 그의 노력을 평가하는 칼럼을 싣기도 했다. 

 

예루살렘 벤 예후다 거리의 한 상인은 “코로나19 백신으로 삶을 되찾고 있다”며 “비비가 다른 나라보다 백신을 빨리 구해와 가능했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가 특히 보수 성향의 국민의 지지를 받는 배경에는 그의 가족사도 자리 잡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형은 ‘엔테베 작전’ 중 전사한 특공대 대장 요나단 네타냐후다. 1976년 우간다 엔테베 공항에서 에어프랑스 여객기가 팔레스타인 무장대원에 의해 피랍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이스라엘 특공대가 투입, 승객을 무사히 전원 구조했는데 작전 과정에서 요나단 네타냐후는 전사했다. 당시 이스라엘에서는 추모 열기가 대단했다고 한다. 엔테베 작전 대신 ‘요나단 작전’으로도 불릴 정도다.

 

/4월 30일(현지시간) 오전 이스라엘 예루살렘 올드시티 '통곡의 벽'에서 한 종교인이 기도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연정 구성 실패, 최대 위기 맞아

하지만 한편에선 '낡고 부패한 정치인'이란 비판도 따라붙는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텔아비브 라마트간 도심. ‘간츠를 뽑지 않으면 또 네타냐후다’라고 적힌 지난 3월의 선거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네타냐후는 두 차례에 걸쳐 15년간(1996년~1999년 · 2009년~) 재임 중인 최장수 총리다. 간츠는 중도성향으로 분류되는 청백당 대표로 네타냐후의 '장기집권 저지'를 선거 구호로 내세운 것이다.  
 
집권 과정에서 여러 비위 의혹도 불거졌다. 호주 사업가 등으로부터 20만 달러 상당의 뇌물을 받고, 뉴스 포털사이트에 친정부 기사를 쓰도록 압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익명을 요청한 이스라엘 교육계 관계자는 “비비는 이제 그만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리쿠드당(네타냐후 소속 당)은 실수하는 거다. 부패한 걸 알고 있으면서 말이다”며 “더욱이 (그는) 4번의 총선 동안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했다. 어쩌면 이제 비비 없는 정부를 볼 때도 됐다”고 말했다.

 

/5일 연정 구성권한을 넘겨 받은 야이르 라피드 예시 아티드 당대표. 로이터=연합뉴스

 

정적에 연정 구성원 넘어가, 실각 위기   

실제 실각 가능성도 생겼다. 지난 총선에서 120개 의석 중 30석밖에 차지하지 못한 데다 지난 4일 자정까지였던 연립정부 구성 시한을 넘기면서다. 그는 지난달 6일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에게 연정 구성 권한을 넘겨받은 뒤 다른 정당들과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정당 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연정 구성에 실패했다. 
 
리블린 대통령은 5일 네타냐후 총리에 비판적인 야권 정치인 야이르 라피드 예시 아티드 당 대표에게 연정 구성 권한을 부여했다. 예시 아티드 당은 제1야당이다. 
 
다만 예시 아티드 당이 연정에 실패할 경우 또 총선을 치르게 된다. 이스라엘은 극심한 정치 분열 속에서 지난 2년간 네 차례 총선을 치렀다.      
예루살렘=김민욱·임현동 기자, 서울=임선영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06.22 매년 한국 크기 얼음 녹아… 지구 재앙 막을 시간, 겨우 30년 남았다

[탄소 제로 30년 전쟁] [1] 인류 생존이 걸렸다

온난화로 기상 이변 피해 속출… 세계 산업·무역구조 다 바꿔야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 목표, G7·한국 등 25國 동참

조선일보 선정민 기자 김민정 기자 김은경 기자

 

/1980년과 2020년의 북극… 매년 한국 크기 얼음 녹아 -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관측한 1980년 9월의 북극(왼쪽 사진)과 2020년 9월의 북극(오른쪽 사진). 북극해에 떠 있는 얼음 덩어리(가운데 뿌연 부분)는 40년 동안 해마다 평균 한국 면적(10만㎢)에 가까운 크기가 줄었다. 오른쪽 사진 주황색 실선 지역이 원래 빙하가 있던 부분이다. 북극해 오른쪽 아래 부분에 보이는 그린란드의 대륙빙하는 지난 2002년부터 매년 평균 2770억t씩 녹는 중이다. ‘지구의 냉장고’ 역할을 하는 북극 지방의 지표면 기온은 지구 평균보다 2배 이상 빨리 상승하고 있다.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북극에서 일어나는 일은 북극에만 머물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NASA 과학 시각화 스튜디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해양대기청(NOAA)은 “2019년 지구의 태양 에너지 흡수율이 2005년보다 두 배로 증가한 것으로 관측됐다”고 지난 15일 발표했다. 위성, 해양 관측 기구 등으로 지구의 태양열 흡수 및 우주로의 방출량 등을 측정한 결과, 지구 표면에 흡수되는 태양열이 14년 만에 곱절이 됐다는 것이다.

 

지구가 가열되면서 극지, 고산지대 빙하는 급감하고 있다. NASA 등에 따르면, 북극 해빙(海氷·바다에 뜬 얼음)은 최근 40년 새 375만㎢ 감소했다. 해마다 한국 면적에 가까운 크기가 줄어든 것이다. 남극 대륙, 알래스카·히말라야 등지 빙하도 각각 매년 평균 1510억~4000억t씩 감소하고 있다고 NASA는 밝혔다.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100m인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하루에 410여~1100개씩 사라지는 셈이다. 전 세계 해수면은 1993년 이후 28년간 평균 9.8㎝ 상승했다.

 

극한 기상 현상도 잦아지고 있다. 미 네바다와 애리조나주는 최근 낮 기온이 46도까지 오르고 밤 11시에도 38도를 기록했다. 4개월 전 한파로 풍력 발전기와 가스 발전 설비가 얼어붙으면서 전력망이 마비된 텍사스는 최근 폭염으로 일부 발전소의 가동이 중단됐다. 폭염에 극심한 가뭄까지 겹치자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구온난화로 예측하기 어려운 기후 위기가 닥치고 있다”고 썼다.

 

/그래픽=백형선

 

기후변화에 대한 인류의 응전도 강도와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기후정상회의(4월), P4G 서울정상회의(5월), 주요 7국(G7) 정상회의(6월) 등 최근 잇따라 열린 글로벌 정상 모임을 관통한 키워드는 ‘탄소 제로(Net Zero)’였다. 산업혁명 이전 대비 지구 기온 상승 폭을 1.5도 아래로 묶기 위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함께 노력하지 않으면 미래의 번영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온실가스 배출 1위 중국 등 25국이 탄소 제로 동참을 선언했다.

 

탄소 제로는 환경 문제에 대응하는 의미를 넘어선다. 글로벌 산업 경쟁과 무역 구조 변화, 에너지 안보 및 첨단 기술 전쟁을 촉발하는 거대 뇌관이다. 세계 각국은 대체에너지 개발, 석탄 발전소 폐쇄, 휘발유·경유차 퇴출은 물론 건물 냉난방에서도 화석 연료를 추방하는 시한을 내놓고 있다. 단거리 비행기 운항을 금지하고, 육식 대신 채식을 권장하고, 탄소국경세 같은 무역 장벽도 세워지고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김용건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30년간 글로벌 ‘탄소 전쟁’이 상상을 초월하는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면서 “탈(脫)탄소 경쟁력 확보와 녹색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빙하가 녹자 1000년만에 가장 느려진 해류… 곳곳서 폭염·폭우

“우리(과학자) 모두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만약 문턱을 넘어서게 되면 지구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대서양 해류의 변화를 분석한 피터 드 메노칼 우즈홀해양연구소(WHOI) 소장(미 컬럼비아대 교수)은 최근 뉴욕타임스(NYT)에 “지구 온난화로 빠르게 녹고 있는 북극 빙하가 대서양의 해류 순환 시스템을 바꾸고, 이로 인해 곳곳에 기후 재앙이 닥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 세계 해류가 순환하는 것은 남반구의 따뜻한 해류가 북쪽으로 올라가 차갑게 식은 뒤 바다 깊은 곳으로 하강하면서 얻는 동력 때문이다. 이 힘을 바탕으로 해류가 마치 컨베이어 벨트처럼 열을 실어 여러 대륙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해류 시스템에 이상 조짐

그런데 10여년 전부터 컨베이어 벨트처럼 움직이는 거대한 해류에 이상 조짐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해양학자들은 분석한다. 그린란드 빙하가 녹은 담수가 바다로 흘러들면서 수천~수만년 안정적으로 이어온 해류 순환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20세기 중반 이후 해류 순환 속도가 15% 줄었고, 최근엔 “1000년 만에 가장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해류 순환이 느려지면 남쪽 바다의 열이 북쪽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정체돼 유럽과 북아프리카 등은 가뭄이 심해지고, 대서양엔 허리케인이 증가하는 등 재앙에 가까운 기후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게 학자들의 우려다. 지구의 거대한 순환 시스템 작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자료=NOAA(미 국립해양대기청)

 

지구의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2도 올랐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그린란드 빙하는 2002년 이후 매년 2770억t, 남극 빙하는 1510억t씩 녹거나 떨어져 나와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독일과 노르웨이 연구팀은 지난달 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내놨다. 그린란드 빙하의 상당 부분이 ‘티핑 포인트(작은 요인만 더해져도 엄청난 변화가 생기게 되는 전환점)’ 직전에 놓여있으며, 수세기에 걸쳐 해수면을 1~2m까지 높일 양의 빙하가 녹아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빙하 꼭대기 표면이 녹기 시작해 빙하 높이가 일단 낮아지기만 하면 대기 온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녹는 속도가 가속화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는 폭염·가뭄·폭우 등 기후 재앙을 체감하고 있다. 미국·유럽 등은 매년 기록적인 폭염과 이로 인한 가뭄과 산불 등으로 인명 피해와 작물 생산량 감소, 산림·생태계 소실 등 피해가 극심하다. 올해 미 서부에선 6월 기준 사상 최고기온을 기록하는 지역이 속출하고 있다. 중동 지역에선 50도 넘는 폭염이 올해 평년보다 한 달 일찍 시작됐다. 작년 대서양에는 역대 가장 많은 30개 허리케인이 발생해 미국과 중앙아메리카를 휩쓸었고, 중국과 인도에선 작년 수개월간 이어진 폭우로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2도 오른 지구의 미래는…

국제사회는 2100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2018년 발표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서 1.5도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많은 지역에서 극한 고온 현상이 늘어나고, 일부 지역에서는 호우와 가뭄, 강수 부족이 나타나며, 곡물 수확량이 감소하고 생물 다양성 훼손도 예상되는 등 기후 위기는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기온이 2도 상승할 경우 예측은 훨씬 파괴적이다. 해수면 높이가 0.3~0.93m 상승하고, 중위도 지역의 연중 최고 기온은 4도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한다. 전 지구 육지 면적의 약 13%는 현재와는 다른 유형의 생태계로 바뀌게 되며, 식물의 16%, 척추동물의 8%, 곤충의 18%는 서식지의 절반 이상을 상실하게 된다는 것이다. IPCC는 “상승 폭을 1.5도 이하로 억제해야 생태계, 식량, 보건 시스템 등에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좀 더 벌 수 있다”고 했다.

 

[’탄소 제로' 3대 키워드]

넷제로(Net Zero):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의 순배출량을 영(0)으로 만드는 것.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 사용을 억제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그래도 나오는 탄소는 포집하거나 흡수해 실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 한국·미국·EU·일본 등 25국이 탄소 중립 선언.

 

탄소국경조정: 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나 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입할 때 추가로 관세 등을 부과하는 조치.

 

탄소발자국: 개인·단체가 어떤 활동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발생시킨 이산화탄소의 총량, 혹은 제품의 생산부터 유통·소비·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산정한 것. 수입품에 탄소발자국을 매겨 과세하겠다는 게 탄소국경조정의 골자.

조선일보 선정민 기자 김민정 기자 김은경 기자

 

06.25 변절 대신 자결 택한 빈과일보

/홍콩의 대표적 반중매체 빈과일보의 폐간 전 '마지막 신문'을 사려는 시민들이 24일 시내 가판대 앞에 길게 줄지어 서 있는 가운데 한 여성이 폐간호 1면을 들어 보이고 있다. 빈과일보는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1주년을 엿새 앞두고 이날 마지막 신문을 발행하며 창간 26년의 역사를 마감했다./AP 연합뉴스

 

필자가 2007년 중국 베이징대학에서 유학할 당시 목요일 아침마다 교내 신문 가판대로 달려갔다. 조금만 늦게 가도 남방주말(南方周末·난팡저우모)이 동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중국 광둥(廣東)성에서 발간하는 주간지인 남방주말은 당시 베이징대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신문이었다. 정부 비판 사설을 거침없이 실었고, 정부 기관 비리와 사회 부조리를 폭로하곤 했기 때문이다. 광둥성 당 기관지라는 ‘태생’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역 없는 보도로 일관하는 주간지에 중국 젊은이들은 ‘중국 언론 자유의 희망’이라며 열광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09년 중국 방문 당시 국영방송국인 CCTV 인터뷰를 거부하고 남방주말과 단독으로 인터뷰했다.

 

그러나 10년 뒤 베이징 거리에서 다시 발견한 남방주말은 과거의 영광을 잃고 가판대 구석에 진열돼 있었다. 매주 목요일을 기다리던 대학생들은 사라졌고, 서방 언론은 남방주말에 대해 ‘과거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던 신문’이라 수식했다. 시진핑(習近平) 정권이 들어선 이후 언론 통제가 심해지면서 보도에 제약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자들의 저항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2013년 1월 정치 권력 분산을 주장한 남방주말의 신년사를 검열 당국이 강제로 개작해 발행하자 분노한 기자들은 직(職)을 걸고 파업에 나섰다. 그러나 파업은 비극으로 끝났다. 수많은 기자가 징계받고 떠났으며 편집국장은 교체됐다. 이후 남방주말은 여느 중국 매체처럼 정부 눈치를 보는 기사를 양산하는 그저 그런 신문이 되기를 택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정부가 관영 매체 언론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산당 충성도 시험을 내부에서 실시하고 있다.

 

남방주말이 중국 정부와 싸우다 끝내 몰락한 과정은 홍콩의 반중(反中) 성향 신문 빈과일보와 닮았지만 내용은 전혀 다르다. 빈과일보는 버티다가 변질되느니 자결(自決)을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빈과일보는 24일 지면 발행을 끝으로 자진 폐간을 선언했다. 사주(社主)가 홍콩 당국의 표적이 돼 감옥에 갇히고, 회사 자금이 동결되고, 사옥 압수 수색마저 시작되자 향후 정상적 기조로 신문 발행하기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찬푸이만 빈과일보 전임 부편집인은 고별사에서 “직원들의 안전을 고려해 폐간이란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썼다.

 

빈과일보 폐간은 그 자체로 강력한 메시지다. 홍콩 주민들에게 한때 아시아 최고를 자랑했던 언론 자유의 종말을 알린 것이다. 750만 홍콩 주민은 중국의 영향 아래에서 언론 자유를 다시 누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빈과일보를 기억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발행한 24일치 빈과일보 1면에는 ‘빗속에서 고통스러운 작별을 고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조선일보 이벌찬 기자

 

06.25 “홍콩인들과 빗속에서 아프게 이별한다”

국가보안법 시행 1년만에 反中 빈과일보 끝내 폐간

/24일 새벽 홍콩 빈과일보 한 직원이 신문사 밖에 모인 지지자와 취재진을 향해 막 발행된 마지막 빈과일보를 들어보이고 있다. 홍콩 당국의 자산 압류로 빈과일보는 이날 창간 26년만에 신문 발행을 중단했다./AFP 연합뉴스

 

홍콩 반중(反中) 신문 빈과일보(蘋果日報)가 발행을 중단한 24일 지지자들은 홍콩 정관오에 있는 빈과일보 사옥 앞에서 “고마웠습니다. 라이 아저씨(老黎)”를 외쳤다. 하지만 빈과일보 사주인 지미 라이(黎智英·73)는 홍콩 감옥에 수감돼 자신이 직접 이름을 지은 신문사가 문 닫는 순간을 보지 못했다. 홍콩의 언론 자유를 지키겠다며 30여 년에 걸쳐 세운 그의 미디어제국은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1년 만에 무너졌다.

 

중국 남부 광둥성에서 태어난 지미 라이는 1949년 중국 대륙이 공산화되자 12살에 홍콩으로 밀항했다. 자유와 돈을 찾아서였다. 그는 지난해 12월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홍콩은 내게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홍콩에서 나는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자유를 맛봤고, 그것은 천국 같았다”고 했다. 지미 라이는 홍콩에서 창고, 가발 공장, 의류 회사 등에서 일을 했다. 1981년에는 의류 브랜드인 ‘지오다노’를 창업하기도 했다.

 

그의 정치 사상을 일깨운 것은 미국이었다. 의류 회사에서 일하던 지미 라이는 미국 백화점에 스웨터를 팔기 위해 20대 때인 1960년대 말부터 미국으로 출장을 자주 다녔다. 이 시기에 그는 사회주의를 비판한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칼 포퍼 책에 매료됐다. 특히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비판한 자유주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Road to Serfdom)’은 책장이 떨어져 나갈 때까지 읽었다고 한다. 지미 라이는 회고록에서 “국가가 지옥이 된 것은 나라를 천국으로 만들려고 했기 때문이라는 하이에크의 주장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1990년 언론 사업에 뛰어든 그는 자신이 창업한 넥스트미디어(현 넥스트디지털) 본사에 하이에크 흉상을 세웠다. 천안문 사태, 소련 해체를 겪으며 자유주의에 대한 그의 믿음은 확고해졌다. 1990년 주간지 일주간(壹周刊), 1995년 일간지 빈과일보를 창간했다. 창간 초기 선정적 연예 뉴스로 인기를 끌었지만 2003년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 2014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요구 시위를 적극 지지하며 홍콩 내 대표 반중 매체로 자리 잡았다. 자미 라이 자신도 시위대 선두에 섰다. 미국 부통령, 국무장관도 만났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지미 라이를 “홍콩을 혼란에 빠지게 만드는 막후의 검은손” “매국노” “배신자”라고 비난했다.

 

/24일 홍콩 반중(反中) 신문 빈과일보가 폐간을 결정하며 26년 역사를 마감했다. 신문이 창간된 해인 1995년, 사주 지미 라이가 빈과일보를 상징하는 사과 그림 옆에 서서 베어 문 사과를 들고 있다(왼쪽 사진). 빈과일보는 창간 초기 선정적 연예 뉴스로 인기를 끌었지만 홍콩 및 중국 당국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이어가면서 2000년대 이후 사회 영향력이 큰 매체로 자리 잡았다. 지미 라이는 지난해 12월 불법 집회 조직·참여 혐의로 구속됐고(가운데 사진) 옥중에서 폐간을 지켜보게 됐다. 빈과일보가 마지막 신문을 발행한 24일, 한 신문 가판대 앞에 시민들이 줄을 서서 빈과일보를 사고 있다. 1면 제목은‘홍콩인들 빗속에서 아프게 이별, 우리는 빈과(일보)를 지지한다’이다(오른쪽 사진). /AFP·AP 연합뉴스

 

2020년 6월 30일 중국이 반중 세력을 감시, 처벌하는 홍콩보안법을 시행했을 때 1순위 체포 대상으로 지목된 것도 지미 라이였다. 지난해 8월 그는 두 아들과 함께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넉 달 후인 같은 해 12월 불법 집회 조직·참여 혐의로 다시 구속됐다. 현재 2019년 불법 집회 3건을 조직한 혐의로 징역 20개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홍콩 당국은 불법 집회 주최, 사기, 홍콩보안법 위반 등 3건의 혐의로 그를 추가 기소한 상태다. 그는 홍콩보안법 중 외세결탁죄 혐의를 받고 있다. 강연, 인터뷰를 통해 중국·홍콩 관리에 대한 서방 제재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홍콩 당국은 지미 라이의 재산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의 재산 가운데 5억홍콩달러(약 730억원)를 동결했다. 홍콩 당국은 지난 17일 경찰 500여명을 동원해 빈과일보를 압수 수색하고 1800만홍콩달러(약 26억원)의 자산을 동결했다. 신문 판매 대금이 들어오고 직원 월급이 나갈 돈줄을 막은 것이다. 빈과일보 편집국장, 주필, 모회사인 넥스트디지털 CEO 등도 체포했다.

 

지미 라이가 71%의 지분을 가진 넥스트디지털은 23일 주간지인 일주간의 발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창간 31년 만이다. 빈과일보 발행 중단 소식도 그 직후 알려졌다. 24일 자를 끝으로 지면 발행을 중단한 것이다.

 

빈과일보는 24일 평소보다 10배 많은 100만부를 발행했다. 1면 제목은 “홍콩인들 빗속에서 아프게 이별, 우리는 빈과(일보)를 지지한다”였다. 시민들은 전날 밤 10시부터 신문 가판대에서 줄을 섰고 3시간을 기다려 막 발행된 빈과일보를 몇 부씩 샀다. 빈과일보 사옥 앞에는 지지자들이 휴대전화 조명을 촛불처럼 들고 빈과일보 지지 시위를 벌였다.

 

23일 오후 11시45분 람만청(林文宗) 빈과일보 집행총편집인은 마지막 신문 발행을 마치고 동료들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기자들은 손뼉을 치며 “힘내라 빈과, 힘내라 홍콩”을 외쳤지만 이내 고개를 떨구고 서로를 끌어안고 회사를 떠나야 했다. 사옥의 불도 하나둘 꺼졌다. 지미 라이의 빈과일보가 첫 신문을 발행한 지 26년 4일 만이다.

 

/홍콩 몽콕에서 24일 새벽 주민들이 빈과일보의 마지막 신문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올해로 창간 26주년을 맞은 빈과일보는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1주년을 엿새 앞두고 이날 폐간됐다.

/AFP 연합뉴스 조선일보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이벌찬 기자

06.25 중국의 민낯 보여준 홍콩 빈과일보 폐간

홍콩의 언론 자유가 24일 조종(弔鐘)을 울렸다. 홍콩의 대표적 반중(反中) 매체인 빈과일보가 폐간된 것이다. 2002년부터 중국 정부의 행태를 비판하고 우산혁명, 송환법 반대에 앞장서 온 빈과일보는 수뇌부 체포와 자산 동결 등 당국의 전방위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24일 새벽 마지막 호 인쇄를 끝으로 문을 닫았다.      

수뇌부 체포·자산 동결로 비판 언론 고사
우리도 통제 목적의 ‘언론개혁’ 신중해야

홍콩 당국은 지난 17일 경찰 500명을 투입해 빈과일보 편집국을 압수 수색하고, 창업주·주필·편집국장을 줄줄이 체포했다. 자산 1800만 홍콩달러(약 26억원)도 동결해 숨통이 막힌 빈과일보가 스스로 문을 닫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자유민주주의 세계에선 상상도 하지 못할 폭거다.
 
창간한 지 26년 된 빈과일보는 일관된 목소리로 베이징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고 홍콩 민주화를 지지해 왔다. 베이징 입장에선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그래서 빈과일보를 사실상 강제 폐간시키면서 “쓴소리하는 언론은 이렇게 된다”는 냉혹한 실례를 만든 것이다. 앞으로 홍콩의 신문·방송들이 자체 검열을 통해 당국에 ‘알아서 기는’ 보도만 하게 될 것임은 불 보듯 뻔하다.
 
중국 정부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시대착오적 언론 탄압을 중단하기 바란다. 빈과일보가 마지막 호를 인쇄한 날 홍콩 시민들은 3시간 전부터 줄 서 기다린 끝에 2~10부씩 사들였다. 이 ‘무언의 시위’ 덕분에 빈과일보는 평소의 약 10배인 100만 부를 찍었다고 한다. 중국 당국은 빈과일보를 없앤다고 자유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꿈마저 제거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중국의 언론 탄압은 우리에게도 ‘강 건너 불’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미디어 혁신 특위가 지난 17일 발표한 언론개혁 방안을 보면 언론 자유에 재갈을 물릴 소지가 다분한 독소 조항이 넘쳐난다. ‘포털의 뉴스 편집권 배제’라는 명분 아래 인공지능(AI)에 의한 뉴스 추천을 막고, 친정부 성향 위원회가 기사 배열 기준의 시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게 대표적이다. 정권에 비판적인 뉴스의 확산을 막으려는 의도가 뚜렷하다. 가짜 뉴스는 손해액에 최대 3배의 배상을 물린다는 ‘징벌적 손해 배상제’도 심각한 독소 조항이다. 허위 보도는 명예훼손에 따른 민형사상 처벌·배상 등 현행 법규로도 충분히 책임을 물을 수 있는데, 과도한 징벌적 배상제를 추가한다면 헌법상 과잉 금지 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이 명약관화하다. 진보 성향인 언론개혁시민연대조차 “고위 공직자나 공인·기업인들이 이 제도를 악용할 수 있다”고 비판했을 정도 아닌가. 민주당이 이런 우려를 무시하고 졸속 입법을 밀어붙인다면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이 중국의 언론 탄압을 비판할 자격이 있나”란 비판이 제기되지 말라는 법이 없을 것이다.

중앙일보 사설

 

07.06 에어컨 필요없던 캐나다 50도 폭염, 1주새 719명 돌연사

/미국 서북부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냉방센터에서 주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캐나다와 미국 등 북미 서부 지역에서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며 일부 지역 병원에선 의료 체계가 일시적으로 마비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열돔’ 현상…지열에 데워진 공기 정체
미국 오리건주에서도 95명 숨져
온열환자 몰리며 대학 응급실 마비
“코로나 최악 때도 이런 적은 없었다”

지난 3일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캐나다 태평양 연안의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선 지난 한 주에만 719명이 돌연사했다. 이날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리사 러포인트 수석 검시관은 “일주일간 719명이 숨졌다”며 “이는 통상 발생할 수 있는 사망자의 3배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는 “극한 날씨가 사망자 증가에 주요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사망자의 상당수가 환기가 잘되지 않는 집에서 혼자 살던 노인이었다”고 설명했다.
 
북미 서북부 일부에선 지난달 30일 최고 기온이 섭씨 50도까지 치솟았다. 캐나다 외에도 미국 오리건과 워싱턴주에서도 같은 기간 각각 사망자가 95명, 30여 명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지역의 폭염은 열돔 현상 때문으로 분석된다. 열돔은 대기권과 성층권 사이에서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를 섞어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대기권에 발달한 고기압이 일종의 지붕을 만들어 지열로 뜨거워진 공기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게다가 태평양 연안 북서부는 여름에도 기온이 크게 높지 않아 에어컨을 설치한 가정이 많지 않다. 이런 지역에 열돔 현상이 발생하면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 등을 중심으로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각 지역 보건 당국은 긴급 냉방센터를 운영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특히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선 긴급 이송이 필요한 환자들이 구급차를 몇 시간이나 기다리는 상황이 계속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리건 보건과학대 응급실이 환자로 넘쳤고, 체온이 너무 높아 중추신경계가 마비된 환자도 있었다”며 “코로나19가 최악이던 때에도 이 대학 응급실이 이렇게 바쁘게 돌아간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시애틀의 한 병원에서는 온열 질환자가 몰려들자 복도에서 환자를 응급 치료하는 일도 벌어졌다. 캐나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폭염으로 브리티시컬럼비아주와 유콘 준주 등 103개 지역은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캐나다 산불관리국은 폭염에 건조한 날씨와 낙뢰까지 겹치면서 긴장하고 있다. 3일 BBC에 따르면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지난 2일 하루에만 번개가 1만2000여 차례 발생해 이 주에서만 170곳 이상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07.15 “만델라의 나라가 이 지경까지…” 남아공 LG공장은 왜 불탔나

/지난 12일(현지시간) 남아공 더반의 상점에서 물건을 약탈해 가는 시민들.[AP=연합뉴스]

 

“아파르트헤이트(흑ㆍ백 분리 정책) 종식 이후 최악의 위기” “넬슨 만델라의 나라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실업률ㆍ코로나가 불지핀 폭동 사태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 최대 위기"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의 투옥을 계기로 폭동ㆍ약탈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사태를 외신들이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주마 전 대통령의 고향인 콰줄루나탈에서 시작된 소요 사태는 북부 하우텡주 요하네스버그까지 번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까지 최소 72명이 사망했고, 1300명 가까이 투옥됐다.
 
소요 사태 속 200개 이상 쇼핑몰이 약탈의 대상이 됐다. 더반 소재의 LG전자 공장은 전소됐고 삼성전자 물류센터도 피해가 컸다. 현지 교민 이광전씨는 1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급 창고란 창고는 전부 습격 대상”이라며 “피해도 심하지만, 상점을 새로 채울 물건이 없어 생필품 구입 자체가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생필품 사재기를 막으려 1인당 구매 개수를 제한하면서 상점 앞에는 긴 줄이 생겼다. 
 

/남아공 더반의 LG전자 공장에서 제품 약탈하는 군중 [교민 제공, 연합뉴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불러온 주마 전 대통령은 13일 “감옥에서 나갈 때까지 평화는 없다”는 옥중 메시지를 냈다. 소요 사태 장기화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소도시는 경찰 인력이 모자라 주민들이 자체 무장을 하고 민병대를 꾸렸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분노한 흑인들과 총으로 무장한 백인 자경단의 모습은 아파르트헤이트 시절의 유혈 사태를 떠오르게 한다고 전했다.
 
아파트르헤이트는 과거 남아공 백인 정부의 인종 분리 및 차별 정책을 말한다. 1994년 첫 평등선거에서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지도자였던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며 종식됐다. 
 
이번 시위를 이끈 건 주마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지만, 일부 시민들이 너도나도 약탈에 가담하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주마 정권(2009년~2018년 집권)의 높은 실업률, 권력층의 부정부패에 최근 코로나 확산까지 겹친 탓”이라고 분석했다. 
 

①청년 실업률 46% 역대 최고치

남아공의 정치분석가 랠프 마테크가 박사는 WP에 “약탈 현상을 범죄로만 보는 것은 너무나 쉬운 선택”이라며 “이 문제의 사회·경제적 뿌리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6000만 인구의 절반이 빈곤에 놓여있고, 역대 최고치를 찍은 청년 실업률이 근본에 있다는 설명이다. 
 
남아공 통계청의 지난달 4일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전체 실업률은 32.6%에 달했다. 15~34세 청년 실업률은 46.3%나 된다. 젊은이들 태반이 무직이란 얘기다. 마테크가 박사는 “왜 약탈에 가담하는 젊은이들이 이렇게 많은가? 그들이 직장에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파르트헤이트는 폐기됐지만 빈부 격차는 종식되지 않았다. 남아공의 소도시마다 도심부에는 부유한 백인과 아시아인들이, 외곽에는 흑인 빈민층이 형성돼 있다. 텔레그래프는 콰줄루나탈주의 북부 호윅시에서 줄지어 생필품을 챙겨가는 흑인 빈민들을 묘사하며 “연민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이들이 값싼 담요 몇 장으로 탐나는 물건을 맞바꾸거나, 약탈한 알루미늄 시트지로 아기의 머리에 빗물이 떨어지지 않게 가려준다면서다.
 

/14일(현지시간) 남아공 더반시의 불타는 창고 옆에서 약탈을 하고 있는 사람들. [로이터=연합뉴스]

 

②코로나가 구조적 문제 악화

세계은행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은 빈자들을 더욱 가혹한 상황으로 몰아넣었다. 전염병으로 남아공의 저임금 노동자들이 고임금 노동자에 비해 4배나 많은 실직을 겪었다고 한다. 팬데믹이 남아공의 구조적인 경제 문제를 악화시킨 셈이다.
 
코로나 확진자 수는 연일 늘고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14일 기준 6만 5595명이 사망했고, 223만여 명이 확진됐다. 남아공의 확진자 수가 전체 아프리카 대륙의 35% 가량을 차지한다. 반면 백신을 한 번이라도 접종한 인구는 전체의 6.7%(한국 약 30%)로 낮은 편이다.  
 
여기다 이번 소요 사태로 백신을 보급할 약국ㆍ병원마저 제대로 기능하지 못 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혼돈’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무슨 일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③만연한 부정부패와 무너진 법질서도 영향

무장한 시위대 등 폭력 행위는 주로 주마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한다. 요하네스버그 비트바테르스란트대의 윌리엄 귀메데 교수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상층부의 법 질서 무시가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마 정권 하에서 대통령과 그의 정치적 동맹들은 수 조 랜드(남아공의 화폐 단위)를 훔치고 약탈하면서도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며 “윗선의 약탈이 이제 풀뿌리 단계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콥 주마 전 남아공 대통령.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집권했다. 각종 부정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법원의 명령을 어겨 지난달 구속됐다. [AP=연합뉴스]

 
15개월형을 받고 지난 7일 수감된 주마 전 대통령은 만델라 전 대통령과 흑백 차별 반대 운동을 펼쳤던 인물로, 남아공 원주민 집단인 줄루족의 정치적 영웅으로 꼽힌다. 정작 대통령 집권 기간엔 무기거래 관련 뇌물수수ㆍ돈세탁ㆍ사기와 같은 부정부패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다.
 
10년의 임기 동안 의회에서 8차례 불신임 투표에 부쳐졌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번 수감도 그의 집권 시기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부패조사위원회에 출석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어긴 혐의(법정모독)가 적용됐다. 그의 입장을 대리해온 주마 재단은 "인권 운동가이자 정직한 정치가를 법원이 정당한 절차 없이 가뒀다"며 정치 탄압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남아공 더반에 있는 삼성전자 물류센터에 화재가 발생한 모습. 한 트위터 유저가 찍어 1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트위터 갈무리]

이유정·정은혜 기자 uuu@joongang.co.kr

 

07.16 독일 100년만의 폭우... 58명 숨지고 70여명 실종

독일 서부를 강타한 기록적인 홍수로 15일(현지 시각) 저녁까지 확인된 사망자가 모두 58명에 달한다고 공영방송 도이체벨레가 보도했다. 비가 멈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실종자가 많게는 70여명으로 추정되고 있어 사망자 및 실종자가 독일에서만 130명 안팎에 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확한 실종자 숫자는 집계되지 않고 있다.

 

이번 폭우로 벨기에에서도 9명의 사망자가 확인됐으며 네덜란드에서도 침수 지역이 늘고 있어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연락이 두절됐던 독일의 한국 교민 3명은 모두 안전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독일 한국대사관이 밝혔다.

 

이번 비는 독일에서 100년만의 폭우라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와 라인란트팔츠주에는 순식간에 불어난 강물이 마을 수십 곳을 강타했다. 집과 자동차들이 한꺼번에 급류에 잠겼다. 군 병력이나 구조요원들이 헬리콥터를 타고 지붕 위로 대피한 주민들을 구하는 장면이 TV 화면에 잡혔다.

 

/폭우로 물에 잠긴 네덜란드 동부 지역/AFP 연합뉴스

 

라인란트팔츠주에서는 28명의 사망자가 확인됐으며, 그중 9명이 장애인 시설 거주자였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 확인된 사망자가 30명이었다. 벨기에 리모주에서는 시장이 주민들에게 집을 버리고 시외로 대피하라는 권고를 하기도 했다.

 

이번 폭우는 지구 온난화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구 기온이 상승하면 대기는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을 수 있어 ‘물 폭탄’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국을 방문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피해 지역을 정부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했다. 독일 정부는 850명의 군 병력을 구조 작업에 투입했다.

조선일보 파리=손진석 특파원

 

07-22 “中서 1000년에 한번 볼 폭우”… 지하철 침수로 12명 사망

中 중부 정저우 최악 물폭탄
사흘간 617mm… 1년치 쏟아진 셈
21일 현재 25명 사망-20만명 대피
500명 탑승한 지하철, 터널서 멈춰… 객차문도 안 열려 제대로 구조 못해

/물바다 된 지하철 객실 20일 오후 중국 중부 허난성 정저우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이날 운행 중 터널 안에서 갑자기 멈춰 선 지하철 차량에도 많은 빗물이 밀려들어 승객 어깨 높이까지 차올랐다(왼쪽 사진). 차량을 빠져나온 승객들이 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대피하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중국 중부 허난성 성도(省都) 정저우에 6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21일 오후 현재 최소 25명이 사망하고 20만 명이 대피했다. 사망자 중 12명은 운행 도중 터널 안에서 갑자기 멈춘 지하철 승객들이었다. 갑자기 쏟아진 빗물이 역사 안으로 밀려든 뒤 지하철 차량까지 덮치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사흘간 정저우에는 예년의 1년 치 비가 퍼부었다. 로이터통신은 지역매체가 보도한 기상학자를 인용해 “1000년에 한 번 있을 법한 폭우”라고 전했다. CNN은 이번 비를 ‘살인적인 홍수’라고 했다. 정저우 외곽엔 아이폰 조립 회사 폭스콘 공장이 있다.


21일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정저우에는 전날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201.9mm의 폭우가 내렸다. 20일 오후 8시까지 24시간 동안 내린 비는 552.5mm였다. 정저우시가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51년 이후 가장 많은 양이다. 17일 오후부터 시작된 이번 비는 20일 오후 6시까지 사흘간 617.1mm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정저우의 연간 평균 강수량은 640.8mm이다. 평소 1년 동안 내릴 비가 사흘 동안 쏟아진 것이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20일 오후 6시경 운행 중이던 정저우 지하철 5호선이 터널에서 갑자기 멈췄다. 이 지하철 차량엔 승객이 500명 넘게 타고 있었다. 열차가 멈추고 30분가량 지났을 무렵부터 터널로 물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물은 순식간에 지하철 차량 안으로도 차올랐다. 승객들이 내부에서 차량 문을 열어보려 했지만 열리지 않았다. 출동한 구조대가 차량 지붕을 뚫고 승객들을 빼내기 시작했는데 12명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차량이 터널에서 갑자기 멈춘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열차가 멈춰 선 지점은 선로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지대가 낮은 곳이었다.

 

구조된 승객 중 한 명은 “지하철이 처음 멈췄을 땐 승객들이 크게 동요하지 않았는데 물이 차오르자 당황하기 시작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는 키가 좀 작은 승객들의 목까지 물이 찼다”고 했다. 차량 내 수위가 계속 높아지자 갇힌 승객들이 소리를 지르며 구조를 요청하는 영상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1일 “(정저우의) 홍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면서 “각급 간부들은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했다. 정저우시 당국은 홍수 대응 태세 단계를 1등급으로 올리고 하천과 저수지, 건설 현장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했다. 또 허난성 이촨현에 있는 댐에 균열이 생겨 붕괴 위험이 높아지자 인민해방군 병력을 긴급 투입했다. 중국군은 약 3000명의 병력을 파견했다. 이번 폭우로 허난성의 피해액은 7200만 위안(약 128억 원)으로 추산됐다.

 

알리바바와 디디추싱, 텐센트 등 최근 당국으로부터 강도 높은 규제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의 기술기업들은 허난성 수해 복구를 위해 기부하겠다고 앞다퉈 발표했다. 알리바바와 디디추싱, 텐센트는 각각 1억 위안(약 180억 원)의 기부금을 내놓겠다고 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07.24 '안전 올림픽'은 어디에? 마스크와 거리두기 실종된 개막식

/'마스크가 뭐에요?' 개막식에 참가한 세르비아 선수단이 노마스크로 단체촬영을 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2020 도쿄올림픽이 공식 개막됐다. 감염 예방이 최우선 과제가 된 올림픽의 개막행사부터 방역 수칙을 망각한 모습들이 자주 노출됐다.

 

/경찰들이 '올림픽 개최 반대'를 외치는 시위대의 경기장 접근을 막고 있다.

 

23일 개막식이 열린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 근처는 일찍부터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거리두기는 애초부터 불가능했고, 마스크를 하지 않은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개막식이 열리는 도쿄 올림픽스타디움 근처는 일찍부터 많은 인파가 몰려 거리 두기 모습이 실종 됐다.

 

'안전 올림픽'을 위해 개막식은 6만 8000 관중석을 비운채 진행 됐다. 20명 미만의 각국 정상급 인사와 950명의 내외빈을 초청한 소규모 행사로 치러졌다.

 

하지만, 경기장 주변은 올림픽 분위기를 만끽하려는 인파와 올림픽을 반대하는 시위대가 엉켜 인산인해를 이뤘다.

/관람객 초청이 무산된 가운데, 개막식장 주변에 시민들이 몰려 들고 있다.

 

노 마스크로 당당하게 입장하거나 거리두기는 무시하고 뭉쳐 다니는 일부 선수단 모습 역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일부 선수단이 노마스크 상태로 입장해 단체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선수단은 태극기가 새겨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정복을 입고 참가 했다. 대한 민국은 일본어로 표기에 따른 국가 순서에 따라 103번째로 입장했다.

 

/우즈배키스탄 선수단 전원이 노마스크로 개막식에 참가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코로나 감염을 우려한 한국 선수단은 4개 종목 선수 22명과 장인화 선수단장과 임원 6명 등 최소 인원만 참석했다. 

조선일보 도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07.23/

  

07.24 ‘도쿄 성화 점화’ 오사카 “생애 최고의 영광”

/오사카 나오미, 도쿄올림픽 마지막 성화주자

 

2020 도쿄올림픽의 시작을 알린 성화 점화의 주인공 오사카 나오미(24·일본)가 “생애 최고의 영광이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오사카는 23일 오후 8시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개회식에서 최종 성화 주자로 불을 밝혔다.

 

올림픽 성화 점화는 개회식의 하이라이트이자 올림픽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뜻깊은 순간이다.

 

오사카는 2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선수로서 최고의 성과이자 내 생애 최고의 영광이었다"며 "이 기분을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감사함에 가득 찼다.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오사카는 2018년과 2020년 US오픈, 2019년과 올해 호주오픈 등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4차례 정상에 오른 세계적인 여성 테니스 스타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전체 선수들 중 두 번째로 돈을 많이 버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대회에 앞서 지난해 5월1일부터 올해 5월1일까지 1년 수입을 바탕으로 오사카가 6000만 달러로 조사됐다며 미국 남자농구대표팀의 케빈 듀런트(7500만 달러)에 이어 전체 2위에 올렸다.

 

아이티 출신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사카는 올림픽이 추구하는 성 평등과 다양성, 조화의 가치에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았다.

 

오사카는 성화 점화자로 참석하면서 대회 첫 일정이 24일에서 25일로 미뤄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

 

07.24 통가 근육남, 이번에도 벗었다... 英 가디언 주목한 개막식 11개 장면

/23일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장면. /신화 연합뉴스

 

영국 가디언이 2020 도쿄 올림픽 개막식의 주요 장면 11개를 꼽아 23일(현지 시각) 소개했다.

 

개막식은 일본 복서 츠바타 아리사가 홀로 트레드밀을 뛰는 것으로 시작했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올림픽이 연기되자 선수들이 홀로 훈련하며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나가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것이다. 이 선수는 코로나 여파로 세계 최종 예선이 취소돼 출전권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츠바타 아리사 일본 복서가 트레드밀 위에서 뛰는 모습. /신화 연합뉴스

 

가디언은 코로나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 시간에도 주목했다. 암흑 속에서 무용수 한 명이 경기장 중앙에서 조명을 받으며 공연을 펼쳤다.

 

개막식에 사용된 곡은 존 레넌의 ‘이매진(Imagine)’이었다. 존 레넌과 함께 곡을 쓴 부인 오노 요코는 도쿄 출신이다. 오노 요코는 이날 트위터에 “‘이매진'은 그 시대를 함께 살아낸 존과 내가 믿었던 것들을 담아낸 곡이다. 그는 서양, 나는 동양에서 왔지만 우리는 여전히 함께다”라고 썼다.

 

선수 입장 행진 때 드래곤 퀘스트, 파이널 판타지, 소닉 등 일본의 유명 비디오 게임 사운드트랙을 쓴 것도 언급했다.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이탈리아 선수단이 아르마니가 디자인한 선수단복을 입고 입장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세계적인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디자인한 이탈리아 선수단복에도 주목했다. 이탈리아 국기를 ‘팩맨’ 모양으로 변형한 무늬가 상의에 그려져 있다. 전 세계 네티즌들 사이에서 ‘참신하다’는 반응과 ‘흉측하다’는 반응으로 갈린 논란의 선수단복이다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통가 근육맨' 피타 타우파토푸아(태권도)가 기수로 입장하고 있다. 리우올림픽과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세 번째로 통가 기수로 등장했다. /연합뉴스

 

가디언은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또 상의 탈의 의상을 선보인 통가의 개막식 기수 피타 타우파토푸아에게 시선이 집중됐다고 전했다.

 

이 밖에 가디언은 픽토그램을 형상화한 공연, 드론 퍼포먼스, 테니스 스타 오사카 나오미의 성화 점화 등을 중요 장면으로 꼽았다.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픽토그램을 형상화한 공연. /신화 연합뉴스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테니스 스타 오사카 나오미가 성화 봉송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조선일보 황지윤 기자

 

07.27 ‘중국몽’이 인권·자유보다 더 큰 꿈인가

中대사 “천하대세 따라야” 발언, 대세 잘못 짚은 나라는 중국
세계는 인권·자유·민주로 가는데 중국은 ‘중화민족’ 부흥 내걸고
거꾸로 가며 세계 상대로 싸움… 中이야말로 대세 따라야 성공

얼마 전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가 한국을 향해 “천하대세를 따르면 창성한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높은 산맥의 나라” 중국의 대사가 “중국몽에 동참하겠다”는 “작은 나라”를 향해 “시진핑 주석의 영도 아래” 욱일승천하는 중국의 질서에 순응하라고 요구한 듯하다. 주권국가 간 외교의 프로토콜을 어기는 비례(非禮)의 언어지만 놀라거나 분노할 필요는 없다. 현재 중국 공산당은 이 세상의 “천하대세”를 잘못 짚고 있고, 천하대세에 거역한 결과 절체절명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중국 자금성 /Pixabay

 

20세기 초 공화 혁명의 아버지 쑨원(孫文)은 청나라 황제를 보위하는 보황파(保皇派)를 향해 일갈했다. “천하대세는 크고도 세차니 순응하는 자는 창성하고 거역하는 자는 멸망한다(天下大勢 浩浩蕩蕩 順之者昌 逆之者亡).” 2000년간 중화 제국을 유지해온 ‘황제 지배 체제’는 세계사의 큰 흐름에 어긋난다는 발언이었다. 그의 예언대로 1911년 제국(帝國·황제의 나라)이 해체되고 민국(民國·국민의 나라)이 들어섰다.

 

당시 쑨원은 널리 알려진 사마천(司馬遷)의 문장을 압축해서 공화 혁명의 당위를 설파하는 16자의 비결(祕訣)로 삼았다. 사마천의 원문을 보면, 천하대세 대신 “음양사시(陰陽四時), 팔위(八位), 십이도(十二度), 이십사절(二十四節)에 각각 교령(敎令)이 있으니”란 표현이 나온다. 여기서 교령이란 시간과 공간에 엄격하게 작동하는 자연의 교시와 명령을 말한다. 자연 질서를 따르면 창성하고, 어기면 망한다는 통찰이다. 결코 어려운 얘기가 아니다. 생존 본능상 인간은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게 마련이다.

 

인류 역사를 돌아보면, 천하대세를 어렵잖게 파악할 수 있다. 개인적 인권 신장, 민주주의 확산, 법치 확립, 권력 분립, 경제적 통합, 문화적 혼융, 범인류적 연대다. 돌려 말하면 집단주의의 퇴조, 전체주의의 몰락, 독재 권력의 파멸, 고립 노선 폐기, 국수주의 퇴출이다. 바로 이러한 인류사의 도도한 흐름을 쑨원은 천하대세라 불렀다. 사마천의 표현을 빌리면 범우주적 교령이다. 인류 역사를 살펴 인간의 관점에서 냉철하게 따져보자. 중국 공산당은 과연 천하대세에 순응하고 있나. 범우주적 교령에 복종하고 있나.

 

1949년 건국 이래 중국 공산당은 천하대세를 거슬러 숱한 위기를 자초했다. 대약진 운동(1958~1962)은 경제적 현실을 무시한 과도한 집산화로 인류사 최악의 대기근을 초래했다. 당시의 천하대세는 좌우 전체주의 정권 타도, 유엔 세계 인권 선언 구현, 자유무역 확대, 빈곤 퇴출이었지만, 중국 공산당은 거꾸로 갔다. 이어진 문화 대혁명(1966~1976) 기간에 중국 인민은 ‘조반유리(造反有理)’의 광열 속에서 인권 유린, 집단 폭력, 대량 학살, 무장 투쟁, 대민 테러로 점철된 ’10년의 대동란(大動亂)’을 겪어야만 했다. 1981년 6월 27일 중국 공산당이 직접 나서 “마오쩌둥 동지가 일으키고 이끈 문화 대혁명은 당과 국가와 인민에게 건국 이래 가장 엄중한 좌절과 손실을 끼쳤다”고 인정했을 정도다.

 

중국은 1978년 이래 비로소 ‘개혁 개방’의 기치 아래 고립과 자폐의 동굴에서 벗어났다. 개개인의 이윤 동기를 인정한 후 자유무역의 천하대세를 따랐기에 30~40년 만에 1인당 GNP 1만달러의 샤오캉(小康) 사회를 달성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현재 중국 공산당은 ‘중화 민족’의 부흥을 외치며 천하대세를 거슬러 전 세계를 상대로 무모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제사회에 약속한 홍콩의 자치를 허물고, 중국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며, 개개인의 일상을 옥죄는 디지털 독재를 강화하고 있다. 오죽하면 수백만 홍콩 시민이 “천멸중공(天滅中共·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망시킬 것이다)” 구호를 외치며 거리에 쏟아져 나왔겠나. 지금 세계 각국의 반중 감정은 인구의 70~80%를 넘어서고 있다. 대체 중국몽이 무엇인가. 개인의 인권, 자유, 반독재, 법치, 민주주의보다 더 큰 꿈인가? 바로 홍콩에서 공화 혁명을 시작한 쑨원의 말 그대로 천하대세에 역행하는 자는 멸망한다. 사마천의 통찰대로 범우주적 교령에 복종할 때 비로소 중국은 인류와 더불어 창성할 수 있다.◎

조선일보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역사학